〈 227화 〉5월 26일 월요일 PM 5시 (6)
나 : 노력은 하고 있는데
나 : 솔직히 좀 힘드네
나 : 좀 전까지만 해도
나 : 머리 끝까지 화가 난 줄 알아서
나 : 어떻게 사과할지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초코우유 : 아니, 이젠 진짜로 화가 났어ㅋㅋㅋ
초코우유 : 원래는 적당히 불평한 다음에
초코우유 : 사과하면 받아줄 생각이었는데
초코우유 : 손절하겠단 소리까지 나왔으면
초코우유 : 이제는 말 다 한 거 아니야?
초코우유 : 내가 더 참아야 할 이유가 있어?
나 : 아니, 지금은 그런 생각 안 해
초코우유 :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나 : 잘못한 거 없어
초코우유 : 아니, 솔직하게 말하겠다며
초코우유 : 말해보라고 어디ㅋㅋㅋㅋ
초코우유 : 나한테 불만이 있으니까
초코우유 : 지금 그런 소릴 하는 거 아냐
나 : 굳이 불만……이라고 하면
초코우유 : 있긴 하다는 거지?
나 : 지금 이렇게 된 상황 자체가
나 : 마음에 안 든다는 것 말고는
나 : 딱히 없는 것 같은데
나 : 굳이 따지고 들자면
나 : 내가 잘못한 건데
나 : 너한테 불만이 있겠냐
초코우유 : 마음에 안 든다고?
나 : 적반하장 같아서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나 : 나라고 시발 그럼 마음이 편하겠냐ㅋㅋ
나 : 무슨 반응이 돌아올지도 뻔히 다 알고
나 : 나도 미안하다는 말밖엔 할 수가 없잖아
초코우유 : 너무 어이가 없어서
초코우유 : 머릿속이ㅋㅋㅋㅋ
초코우유 : 정리가 안 되네 지금
나 : ㅇㅇ
나 :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서
나 :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해
나 : 근데 계속 말했던 것처럼
초코우유 : 이대로는 안 된다고?
나 : 그 부분에선 너도 같은 생각일 것 같은데
초코우유 :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나 : 거짓말 안 해도 그 정도는 다 알아
나 : 갑자기 약속도 안 했으면서
나 : 집에 오겠다면서 떼를 쓰질 않나
나 : 숙취로 시름시름 죽어가는 놈한테
나 : 편의점에서 맥주 사온 거 건네면서
나 : 난 요리하느라 아직 덜 마셨다면서
나 : 이틀 연속 술자리에 어울리게 하고
초코우유 : 그래 알았어
초코우유 : 잘못했어
초코우유 : 그게 그렇게 힘들었어?
초코우유 : 손절해야겠다고 결심할 정도로?
나 : 그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잖아
초코우유 : 처음엔 그런 생각을 하긴 했다며
나 : 반성하고 있다니까
초코우유 : 그냥 아저씨한테 혼나서 그런 건 아니고?
나 :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말을 잘 들었다고
초코우유 : 할 말 없게 만드네
나 : 그리고 너도 불만이 있으니까
나 : 불만인지 불안인지는 몰라도
나 : 아마 으랑이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 :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던 거 아냐?
초코우유 : 으랑이는 또 왜?
나 : 그게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나 : 나더러 으랑이한테 질투할 것 같다고
나 : 대충 그런 뉘앙스의 얘길 했던 것 같아서
초코우유 : 나랑은 대우가 너무 달라서 그랬지
나 : 아무래도 더 관심이 가긴 하지
초코우유 : 그런 얘길 하는 게 아니잖아
나 : 그럼?
초코우유 : 나한테는 그렇게 안 해줬으면서
초코우유 : 애초에 그런 성격도 아니니까
초코우유 :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초코우유 : 으랑이한테는 아주 지극정성으로
초코우유 : 응석도 다 받아주고 귀여워해주니까
나 : 너 지금 멘탈 많이 나간 것 같다
초코우유 : 그런 것 같아
나 : 그리고 너한테 안 해줬다는 건
나 : 평소 같았으면ㅋㅋㅋㅋㅋ
나 : 사람마다 다른 거라고
나 : 그렇게 말했을 것 같은데
초코우유 : 입버릇이지
나 : 나한테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나니까
나 :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나 : 너한테 소홀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
초코우유 : 이런 거 진짜 싫다 낭이야
나 : 그러게
초코우유 : 남친이랑은 많이 헤어져봐서
초코우유 : 대충 무슨 느낌인지 아는데
초코우유 : 딱 차이기 직전에 그 느낌이야
초코우유 : 근데 기분은 더 처참하거든?ㅋㅋ
나 : 뭐라 할 말이 없다 정말
초코우유 : 솔직히 너랑 다시 잘해보고 싶어서
초코우유 :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것도 맞는데
초코우유 : 솔직히 그때 너 얼굴 생각해보면
초코우유 : 나도 우리한테 뭐가 최선인지
초코우유 : 싫어도 생각이란 걸 하게 되더라
나 : ㅇㅇ
초코우유 : 으랑이랑 사귈 거야?
나 : 모른다니까?
초코우유 : 그게 최선이면 그렇게 할 거잖아
나 : 아마 그렇게 되겠지
초코우유 : 그럼 사귀면 되잖아
초코우유 : 굳이 누나랑
초코우유 : 손절하겠다고
초코우유 : 그런 소리까지 해야 돼?
나 : 손절하겠다는 소리가 아니잖아
나 : 우리한테도 어떤 게 최선인지
나 : 같이 생각을 해보자는 거지
나 : 꼭 극단적으로 갈 필요는 없어
초코우유 : 같은 소리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지금 나한테 그런 말을 하면
초코우유 : 너는 이제 조용히 입 닥치고
초코우유 : 뒤로 물러나란 소리밖에 더 돼?
나 : 솔직하게 말한다고 했으니
나 : 굳이 부정하진 않을게
나 : 그것도 방법 중 하나긴 해
초코우유 : 것 봐
나 : 근데 시발 손절이 그렇게 쉬웠으면
나 : 헤어진 그날 너랑 이미 등 돌렸어
나 : 미련은 누구나 남는 거고
나 : 내가 좀 더 확실한 성격이었으면
나 : 시간이 지나면 더 어려워지는 걸 알면서
나 : 지금까지 너랑 애매한 관계로 남았겠냐?
초코우유 : 이젠 아예 적반하장이네ㅋㅋ
나 : 헤어질 때 미련이 없는 사람이 어딨어
나 : 5년 10년을 사귄 커플도 헤어지고
나 : 평생을 같이 산 부부도 이혼하는데
나 : 거기서 나만 특별할 이유가 있냐고
나 : 그냥 존나 멍청하고 병신같았으니까
나 : 질질 끌면서 여기까지 오게 만든 거지
초코우유 : 그래서?
나 : 뭐가
초코우유 : 나더러 뭘 어쩌라는 건데?
나 : 서두르라는 소린 하고 싶지 않으니까
나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봐
나 : 나는 이대로 안 된다고 생각해서
나 : 최대한 솔직하게 말하긴 했는데
나 : 너는 또 다르게 생각할 수 있잖아
초코우유 : 결론이 안 나면?
나 : 둘 다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이 나기 전까진
나 : 당분간은 뭐, 아무것도 못하겠지 시발
나 : 근데 나는 적당히 넘어갈 생각 없어
나 : 그동안 몇 번이나 어영부영 넘어갔다가
나 : 결국 어떤 꼬라지로 돌아왔는지 생각하면
나 : 다음에도 똑같은 이유로 후회할 것 같아서
초코우유 :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는 것 같아서
초코우유 : 아까부터 기분이 진심 엉망이다
초코우유 : 나는 왜 항상 끝이 이 모양이지
초코우유 : 처음부터 사귀지 말았어야 한다고
초코우유 : 너랑은 진짜로 안 맞는 것 같다고
초코우유 :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나 :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 같아서 미안하긴 한데
초코우유 : 진짜로 미안하면
초코우유 : 아니, 됐어
초코우유 : 어차피 싸울 생각 없는데
초코우유 : 여기서 더 뭐라고 해봤자
초코우유 : 했던 소리만 반복할 테고
나 : 그렇겠지
초코우유 : 그럼 또 나만 구질구질해지잖아
초코우유 : 누나도 자존심이란 게 있거든?
초코우유 : 너 앞에서 추해지고 싶진 않다
나 : 천천히 생각해보고 말해줘
초코우유 : 내가 가끔씩 하는 생각이 있거든?
나 : 갑자기 뭔데 또
초코우유 : 갑자기가 아니라 전부터 그랬어
초코우유 : 진짜 더럽게 우울하던가ㅋㅋㅋ
초코우유 : 아니면 자존심 바닥에 떨어져서
초코우유 : 나는 왜 살아있을까 싶은 새벽에
나 : 한 달에 서너 번 정도 있지
초코우유 : 근데 그럴 때마다 너한테 고마웠다?
초코우유 : 늦게까지 안 자니까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전화해도 매번 받아주고
초코우유 : 푸념도 많이 들어주고
초코우유 : 사실 안 그랬던 적이 더 많지만
초코우유 : 위로해주면서 격려도 해줬잖아
나 : ㅇㅇ
초코우유 : 근데 진짜로 우울한 날에는
초코우유 : 내가 너한테 이런 식으로
초코우유 : 대우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초코우유 :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ㅋㅋ
나 : 하소연 좀 들어준 걸 가지고
나 : 대우는 무슨 대우라고ㅋㅋ
나 : 그리고 너한테만 그랬던 것도 아니야
초코우유 : 너 성격에 퍽이나 그랬겠다
나 : 나 의외로 상담 같은 거 많이 들어줘
초코우유 : 그래 알았어ㅋㅋ
초코우유 : 그렇다고 치고
나 : 그래서 그랬던 거야?
초코우유 : ?
초코우유 : 뭐가
나 : 아니, 가끔씩 너 하소연 들어주다 보면
나 : 이상하게 찜찜하게 끝나는 날이 있어
나 : 이상할 정도로 얌전해진다거나ㅋㅋ
나 : 왠지 모르게 맥락이 안 이어지는?
나 : 되게 두서없는 얘기만 주절거리다가
나 : 축 가라앉아서 고맙다고 하고 끊는 날
초코우유 : ㅇㅇ
나 : 그러면 꼭 조만간 술 마시고
나 : 꽐라가 돼서 전화를 하더라
나 : 누나 얼마나 힘든지 아냐면서
초코우유 : 혼자 있는 게 너무 싫은 날이 있어
나 : 그래그래
초코우유 : 암튼 그래서 되게 고맙긴 한데
초코우유 : 얘가 날 아직도 좋아하니까
초코우유 : 이런 식으로 잘해주는구나
초코우유 : 근데 앞으로 나한테 정 떨어지거나
초코우유 : 아님 진짜로 좋아하는 여자 생겨서
초코우유 : 내가 옆에 있는 게 불편해지면
초코우유 : 그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 : 하아
초코우유 :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거든?
나 : ㅇㅇ
초코우유 : 사실은 어떤데?
나 : 미련……이 남아있긴 했는데
나 : 별로 깊게 생각은 안 했어
나 : 다시 사귈 수 있다고
나 : 그런 생각은 없었던 것 같아
초코우유 : 그럴 것 같더라
나 : 그동안 남친이랑 왜 헤어졌는지
나 : 몇 번씩 듣고 있는데ㅋㅋㅋㅋㅋ
나 : 얘랑 다시 사귀기 시작하면
나 : 진짜로 쪽박 차겠구나 싶고
초코우유 : 그렇게 생각했다 이거네
초코우유 : 머리통으로 쪽박 함 깨줘?
나 : 아니 뭐, 반은 농담이지
나 : 뭐야 아까부터ㅋㅋㅋ
나 :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초코우유 : 니가 말하는 미련이 연애감정은 아니지?
초코우유 : 헤어진 직후엔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초코우유 : 최소한 지금은 그런 게 아니잖아ㅋㅋㅋ
나 : 그게 아니면 뭔데?
초코우유 : 니가 더 잘 알지 않을까 그건?
초코우유 : 이번에 잠수 타는 거 보니까
초코우유 : 혼자 고민하는 게 특기 같은데
SYSTEM :// [소으랑]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소으랑 : 안녕하세요
소으랑 : ?
초코우유 : 으랑이 안녕?
소으랑 : ??
소으랑 : 왜 이런 시간에 계세요?
소으랑 : 오늘 출근 안 하셨어요?
나 : 컨디션이 안 좋으시단다
소으랑 : 많이 아프세요?
소으랑 : 그럼 병원 가야 하는데
초코우유 : 괜찮아ㅋㅋ
나 : 너는 왜 이렇게 일찍 왔냐
소으랑 : 좀 늦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나 : 그러니까 왜 지금 왔냐고
소으랑 : 왜여??
소으랑 : 도서관 가서 스캔 뜨고 바로 온 건뎅
나 : 그래그래
나 : 잘했어
초코우유 : 바쁠 텐데 낭이랑 놀아주느라 고생 많네ㅋㅋ
소으랑 : 괜찮아요……ㅋㅋ
소으랑 : 그렇게 시간 뺏기지도 않구
초코우유 : 으랑이가 착해ㅋㅋ
귓속말 [초코우유] 님 : 나중에 다시 얘기해
귓속말 [초코우유] 님 : 전화하면 잘 받아라
귓속말 [초코우유] 님 : 누나 오늘 진짜 화났어
귓속말 [초코우유] 님에게 : ㅇㅋ
귓속말 [초코우유] 님 : 누나가 너무 당황해서
귓속말 [초코우유] 님 : 말이 잘 안 나오는데
귓속말 [초코우유] 님 : 생각 좀 정리한 다음에
귓속말 [초코우유] 님에게 : 알았다니까
SYSTEM :// [초코우유]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소으랑 : 인사도 없이 가셨네
소으랑 : 몸은 괜찮으신지
소으랑 : 물어보려고 했는뎅
나 : 서윤아
소으랑 : 넹?
나 : 몸은 좀 괜찮아?
소으랑 : 그거 아까도 물어봤잖아요
소으랑 : 많이 괜찮아졌어요ㅋㅋㅋ
소으랑 : 다행히 주인님이
소으랑 : 어제 약이랑 죽 사다 줘서
소으랑 : 지금은 많이 나아진 것 같음
소으랑 : 병원은 안 가도 될 것 같아요
나 : 다행이네
소으랑 : 근데 무슨 일 있었어요?
나 : 왜?
소으랑 : 왠지 분위기가……ㅋㅋ
소으랑 : 이상한 타이밍에
소으랑 : 들어온 것 같아서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나 위로 좀 해주라
소으랑 : ???
나 : 반응이 왜 그래
소으랑 : 주인님 무슨 일 있었구나
소으랑 : 그런 것 같은데ㅋㅋㅋㅋ
소으랑 : 갑자기 웬 위로를 해달라고
나 : 나도 사람인데 그럼ㅋㅋ
나 : 위로가 필요하지 않겠냐
소으랑 : 무슨 일인데 그래요??
나 : 자세하게는 묻지 말고
나 : 그냥 이쁜 짓 좀 해봐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진짜 기분 같아서는
나 : 집까지 찾아가서 문 따고
나 : 하루 종일 무릎 위에 앉혀서
나 : 못 도망가게 끌어안고 싶은데
소으랑 : 허얼……ㅋㅋ
나 : 솔직히 지금 나도 아슬아슬하거든?
소으랑 : 저번에 사진 보냈더니
소으랑 : 별로 안 좋아하시던데
소으랑 : 이쁜 짓……ㅋㅋㅋㅋ
소으랑 : 갑자기 말씀하시니까 당황스럽다
나 : 요 며칠 아무리 자업자득이라지만
나 : 혼나고 치이고 반성하고 후회하고
나 : 까이고 욕먹고 재촉당하고
나 : 잘못한 걸 알고 있으니까
나 :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참고
나 : 이래저래 사방에서 개갈굼을 먹다 보니
나 : 나도 위로받고 싶은 생각이 든다ㅋㅋㅋ
소으랑 : 왜 이렇게 약해졌어요ㅠㅠ
나 : 인생에서 힐링이 너밖에 없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뭐가 그렇게 힘들어요
소으랑 : 공부가 잘 안 돼요?
소으랑 : 아니면 다른 문제인가??
나 : 자세한 건 묻지 말라니까
나 : 너도 말 존나 안 듣는다
나 : 진짜ㅋㅋㅋㅋㅋㅋㅋ
나 : 체할 때부터 알아봤어
소으랑 : 긴장해서 그런 걸 어떡해요…
나 : 에혀
소으랑 : 근데 진짜 무슨 일 있었어요?
소으랑 : 갑자기 왜 위로를 해달라고
소으랑 : 저번에 한 번 아팠을 때였나?
소으랑 : 그때 말곤 들어본 적이 없는데
나 : 인생이 항상 무슨 일이지 시발
소으랑 : 그건 그래요ㅋㅋㅋㅋ
소으랑 : 나도 오늘 강의 중에
소으랑 : 낼모레 퀴즈 낸다고
소으랑 : 성적에 반영된다고 그래서
소으랑 : 진짜 책 던져버리고 싶었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던져서 맞출 자신 있었는데
나 : 우리 서윤이가 은근히 사납지ㅋㅋ
나 : 절대로 얌전하진 않은 것 같아
소으랑 : 갈수록 할 일이 많아지니까 그러죠
소으랑 : 자기 수업만 듣는 줄 알잖아요ㅋㅋ
나 : 교수란 것들은 원래 그래
소으랑 : 안 그래도 기말고사까지
소으랑 : 한 달밖에 안 남았는데
소으랑 : 과제는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이고
나 : 그러고 보니
나 : 너 기말고사
나 : 언제냐 그건
소으랑 : 16일부터 시작인 건 맞는데
소으랑 : 언제 끝나더라??
소으랑 : 잠시만요
소으랑 : 캘린더에 적어놨음
나 : ㅇㅇ
소으랑 : 20일에 끝나요
나 : 정확하게 일주일이네
소으랑 : 등록금 아깝지 말라고
소으랑 : 일정 꽉꽉 채우는 듯ㅋㅋ
나 : 아 그래
나 : 서윤아
나 : 말해줄 게 있는데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우리 서버 21일에 닫기로 했다
소으랑 : ??
나 : 여기서 운영하던 서버 있잖아
나 : 길동이가 네버 아재랑
나 : 둘이서 이야기해보더니
나 : 다음 달까지만 유지하기로 했어
소으랑 : 그럼 어떡해요……?
나 : 뭘 어떡해
소으랑 : 채팅은 상관없나??
나 : ㅇㅇ
나 : 채팅은 그대로 계속 할 수 있어
소으랑 : 그럼 그 안에 있는 영상은
소으랑 : 전부 다 날아가는 거예요?
나 : 미리 백업해두지 않는 이상은
나 : 그 전에 싸그리 다 지워야지
나 : 서버를 닫는다고는 해도
나 : 접근권한이 사라지는 거라서
나 : 어떻게 나돌아다닐지 모르니까
소으랑 : 다행이다……ㅋㅋㅋ
나 : 뭐가 다행이야?
소으랑 : 주인님이 전에 벌칙으로ㅋㅋ
소으랑 : 제가 잘못하는 일 있으면
소으랑 : 야한 영상 서버에 올려서
소으랑 : 다들 보게 할 거라구 그랬잖아요
나 : 내가 그랬나??
소으랑 : 주인님 진짜 치매 아니에요??
소으랑 : 아니, 어떻게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본인이 말한 것도 기억을 못해
나 : 요즘 기억할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나 : 계속 뭐가 줄줄 흘러내리는 기분이네
나 : 그런 말을 했던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
소으랑 : 옆에서 계속 상기시켜줘야 돼ㅋㅋㅋ
소으랑 : 아예 비서를 옆에 두고 살아요 그럼
나 : ㅋㅋㅋㅋㅋ
소으랑 : 오늘 기분 많이 안 좋아요??
소으랑 : 아까부터 대답이 이상한데
소으랑 : 엄청 지친 것 같아요ㅋㅋㅋ
나 : 그게 채팅으로 보여?ㅋㅋ
소으랑 : 평소엔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소으랑 : 막 물고 늘어지잖아요ㅋㅋ
소으랑 : 방금도 저렇게 말했으면
소으랑 : 뭐라고 한 마디 받아쳤을 텐데
소으랑 : 오늘은 어째 조용하다 싶어서요
나 : 너도 안 그러는 것 같으면서도
나 : 살살 긁는 거 알고 있냐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뭐지 진짜ㅋㅋㅋ
나 : 이런 건 닮지 마
소으랑 : 은근 중독성 있어요
소으랑 : 주인님처럼ㅋㅋㅋ
소으랑 :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거
나 : 반성할 게 산처럼 쌓여있다 정말
소으랑 : ㅎㅎ
나 : 됐으니까 이쁜 짓이나 해봐
나 : 평일엔 바쁘다고
나 : 주말엔 아프다고
나 : 한동안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소으랑 : 예쁜 짓?
나 : ㅇㅇ
나 : 요즘 너무 힘든 일만 많아서
나 : 너 보면서 힐링 좀 해야겠다
소으랑 : 어떡해야 기분이 나아지실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