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3화 〉5월 26일 월요일 PM 5시 (2)
나 : 아니, 갑자기 그 얘기가 왜 나와
초코우유 : 궁금하잖아
나 : 별걸 다 궁금해하네
초코우유 : 뭐 어때서 그래
나 :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성격이니까
나 : 가십에 관심이 많은 건 알겠는데
나 : 사람한텐 프라이버시란 게 있거든?
나 : 아무 데나 쑤시고 다니는 건 자제하자
초코우유 : 나도 사람은 가린다 뭐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나 : 나 메일 보내고 올 테니까
나 : 잠깐만 좀 기다리고 있어
나 : 급한 거라서 빨리 해야 돼
초코우유 : 이따 으랑이 오면 해
나 : 그러면 늦는다니까ㅋㅋㅋ
나 : 너 때문에 학점 조지고
나 : 졸업 꼬이면 책임질 거냐?
초코우유 : 그래도 안 돼~
나 : 아니, 시발 진짜
초코우유 : 니가 진짜로 급했으면ㅋㅋㅋㅋ
초코우유 : 말하는 족족 다 받아주는 대신
초코우유 : 그것도 쓸데없는 소리인데
초코우유 :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간에
초코우유 : 개무시하고 하던 일 마저 했겠지
나 : 쯧
초코우유 : 아직 여유 있지?
초코우유 : 누나는 다 알아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내가 널 몇 년째 보고 있는데
나 : 이래서 너무 잘 알아도 문제야
초코우유 : 예전에 과제할 때도 그랬는데
초코우유 : 이제 와서 수작질이 통하겠니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솔직하게 말해봐
초코우유 : 언제까지 해야 하는데?
나 : 내일 모레 맞아
초코우유 : 진짜루??
나 : ㅇㅇ
나 : 아까 낮에 학과사무실에 전화하니까
나 : 28일까지 메일 달라고 했거든
나 : 그러니까 낼모레까진 보내야 됨
초코우유 : 너 방금은ㅋㅋㅋㅋ
초코우유 : 내일 모레까지
초코우유 : 답장 받아야 한다며
나 :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인데
나 : 시간 있고 한가할 때
나 : 빨리 해치우려고 했지
나 : 어차피 으랑이 오고 나면
나 : 한참 붙잡혀 있을 테니까
초코우유 : 근데 누나가 와서 방해했다 이거야?
나 : 솔직히 방해하는 거 맞잖아 시발
초코우유 :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초코우유 : 뭘 그렇게 부지런을 떨어
초코우유 : 그런 성격도 아니면서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누나한테 거짓말까지 하고
나 : 니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나 : 내가 바쁜지 아닌지
나 : 시간이 많이 남았는지 아닌지
나 : 어떻게 알아서 그런 말을 하냐
초코우유 : 그래서 지금 잘했다는 거야?
나 : 그렇게는 말 안 했다
초코우유 : 그럼 거짓말은 왜 했어
나 : 귀찮아서 도망가려고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아무리 그래도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너무 솔직한 거 아니냐ㅋㅋㅋ
초코우유 : 누나 생각은 요만큼도 안 하지?
나 : 필요할 땐 솔직해야지
초코우유 : 그래서
초코우유 : 자꾸 누나한테 거짓말 할 거야?
나 : 알았어 시발…
초코우유 : 누나한테 왜 거짓말했어 어?
초코우유 : 낭이 너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누나 얼굴 보고 말해봐
초코우유 : 누가 거짓말하라고 그랬어
나 : 조카 다루는 것처럼 하지 마라
나 : 콱 숨통을 끊어버리기 전에
나 : 20+5살한테 뭐 하는 짓이야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나 : 아무튼 시발 진짜
나 : 내 인생에 미리미리란 단어는 없나 보다
나 : 주변에 방해하는 인간이 이렇게 많은데
나 : 충동적이란 소릴 들어야 하다니
나 : 억울함이 뼈에 사무치는 기분이다
초코우유 : 나는 왜 바쁜 낭이 방해할 때가
초코우유 : 가장 재밌는지 모르겠어ㅋㅋㅋ
나 : 너야말로 내 생각은 좆도 안 하는 것 같은데
초코우유 : 핫식스 빨면서 과제하는 낭이 뒤에서
초코우유 : 티셔츠 안에 손 넣어서 간지럽히면
초코우유 : 인상 팍 쓰면서 낮은 목소리로
초코우유 : 깝치면 뒤진다고 하는 게 멋있었는데
나 : 진짜로 급했으니까 그렇지
나 : 내가 성질 같았으면
나 : 핫식스 캔으로 후려쳐서
나 : 기절시킬까 생각도 했는데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난 왜 저런 거에 끌릴까
초코우유 : 살짝 함부로 다루는?
초코우유 : 업신여기는 느낌이라 좋아
나 : 주변에서 떠받들어주기만 하면
나 : 사람이 저렇게 되는 건가 싶다
나 : 저러니까 착하기만 한 남자는 싫다고
나 : 그따위 배부른 소리나 지껄이고 있지
초코우유 : 사실이 그런데 뭘
나 : 남자친구가 착하면 행복한 줄 알아야지
초코우유 : 착한 거랑 지루한 건 다른 거야
초코우유 : 적당한 긴장감은 있어야지ㅋㅋ
초코우유 : 밀당이란 말이 괜히 있겠니
초코우유 : 무작정 착하기만 하면 재미없어
나 : 밀당이고 나발이고ㅋㅋㅋ
나 : 잘생기면 뭐든 좋으면서
초코우유 : 잘생기면 얼굴만 봐도 좋아
초코우유 :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라
초코우유 : 지루할 틈이 없는데……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여자들 눈에 남자란
나 : 미남 or 그 외
나 : 이렇게 나눠진다는데
나 : 팩트인 것 같아서 슬프다
초코우유 : 그건 모든 여자들이 똑같을 걸?
나 : 남자들이 가슴 커서 좋다고 하면
나 : 니들은 이래서 안 된다고ㅋㅋㅋ
나 : 여자는 가슴이 전부가 아니라고
나 : 당장 그런 소리가 튀어나오는 주제에
초코우유 : 난 그런 말한 적 없는데?
나 : 어련하시겠어
초코우유 : 누구한테 무슨 소릴 들었는데 그러냐
초코우유 : 생전 가슴으로 불평은 안 하던 애가
초코우유 : 복에 겨운 줄도 모르고 말이야
초코우유 : 만질 거냐고 물어봐도ㅋㅋㅋ
초코우유 : 꺼지라고 찰싹찰싹 때렸으면서
나 : 그냥 보편적인 의견이지 뭐
초코우유 : 으랑이?
나 : 저번에 껌딱지라고 하니까
나 : 아니라고 화내더라ㅋㅋㅋ
나 : 아닌가?
나 : 과속방지턱이라고 했었나
초코우유 : 인간아…
나 : 아무튼 걔도 트라우마 덩어리라
나 : 어딜 어떻게 찌르든 터지니까
나 : 나도 난감해서 미치겠다ㅋㅋㅋ
초코우유 : 굳이 건드리는 너도 어지간하다
초코우유 : 그동안 얼마나 당하고 살았는지
초코우유 : 대충 상상이 간다 가
초코우유 : 불쌍한 애를 괴롭히고 그러냐
나 : 그래서 요즘은 자제하고 있어
초코우유 : 왜?
나 : 그냥 뭐, 불쌍하기도 하고
초코우유 : 그럴 만한 이유라도 있었어?
나 : 뭘 그리 꼬치꼬치 캐묻냐
나 : 아까부터 별걸 다 궁금해하네
초코우유 : 아니면 본인한테 물어볼까?
나 : 으랑이한테 그런 거 물어봤다간
나 : 너랑 다시는 얘기 안 하려고 할 걸
나 : 그래도 괜찮으면 한번 물어보던가
초코우유 : 그건 싫은데
나 : 바로 탈주한 다음에 나한테 전화 온다
나 : 저렇게 물어보는데 못하게 좀 해달라고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
나 : 그리고 으랑인 원래 자기 얘기 잘 안 해
나 : 본인이 말하기 싫어하니까
나 : 나도 굳이 물어보진 않는데
나 : 이래저래 속으로 많이 꼬였을 걸?
나 : 흥미 위주로 건드릴 생각은 하지 마라
초코우유 :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아쉽네
나 : 뭐가 그렇게 궁금한데?
초코우유 : 남자 취향?
나 : 저번에 너도 같이 있었잖아
나 : 으랑이 여기 처음 왔을 때
나 : 이것저것 떠들었던 것 같은데
초코우유 : ㅇㅇ
초코우유 : 리드해주는 남자가 좋다 그랬는데
초코우유 : 겪어보니 생각이 바뀌었나 싶어서
나 : 아마 본인도 잘 모를 걸
초코우유 : 하긴 그것도 그렇지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런 쪽으론 잘 모를 것 같더라
초코우유 : 숫기도 되게 없구
초코우유 : 애초에 대화가 안 되니까
초코우유 : 사람 사귀긴 힘들겠다 싶었지
나 : 그거야 뭐, 본인 하기 나름이지
초코우유 : 그러니까 낭이한테 물어보려구
나 : 처음으로 다시 돌아온 거야?
초코우유 : ㅇㅇㅋ
초코우유 : 요즘 으랑이랑은 어때?
초코우유 : 저번에는 뭐랬더라
초코우유 : 뭔가 이것저것 금지시켜서
초코우유 : 길들인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나 : 별로 대답하고 싶지가 않아
초코우유 : 누나한테는 말 못하겠어?
나 : 그런 식으로 물어보는데
나 : 퍽이나 대답해주겠다
나 : 그것도 시발
나 : 존나 개인적인 문제잖아
초코우유 : 뭐 어때
초코우유 : ㅋㅋㅋ
초코우유 : 우리 사이에
나 : 우리 사이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나 : 니가 지금 알고 싶어하는 건
나 : 으랑이랑 나 사이의 문제잖아
초코우유 : 나랑은 상관없다 이거야?
나 :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나 : 그런 문제가 아니라ㅋㅋ
나 :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나 : 허락도 없이 말할 건 아니다 이거지
초코우유 : 언제부터 그렇게 자상해지셨나 몰라
나 : 철석같이 믿고 있던 사람이
나 : 자기도 모르는 곳에서ㅋㅋ
나 : 아무리 험담이 아니라도
나 : 개인적인 얘기를 떠들었으면
나 : 당연히 기분이 나쁘지 않겠냐
초코우유 : 안 들키면 괜찮은 거 아니었어?
나 :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나 : 너 같으면 괜찮겠냐??
나 : 들키든 안 들키든 간에
나 :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할 거 아냐
초코우유 : 저번엔 말해줬으면서
나 : 그……러게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땐 으랑이한테
초코우유 : 말해도 된다고
초코우유 : 허락받았던 거였어?
나 : 그런 건 당연히 아니지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진
나 : 도저히 기억이 안 나더라
초코우유 : 기억력 수준하고는
나 : 니가 신경을 건드리는 바람에
나 : 울컥했던 것만 떠오르는데
나 : 정작 이유는 생각이 안 나니까
나 : 괜히 말했다고 후회 많이 했다
초코우유 : 누나한테 말해서 후회했어?
나 : 누구한테 말했어도 후회했을 걸
초코우유 : 또 누구한테 말했는데?
나 : 말한 적 없을 걸……?
나 : 모르겠다ㅋㅋ
나 :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 : 요즘 내 기억력을 자신할 수가 없어
초코우유 : 울 낭이 스트레스가 심한가 보네
나 : ㅇㅇ
초코우유 : 으랑이 때문에?
나 : 뭐든지 으랑이 탓으로 몰아가지 마라
나 : 스트레스 받는 원인의 8할은 너니까
초코우유 : 누나 때문이야?
나 :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니까 넘어가자
초코우유 : 으랑이가 말은 잘 듣나 봐?
나 :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건
나 : 따라가기 힘들다고 시발
나 : 머리꼬리 다 떼놓고
나 : 몸통만 남아있으면ㅋㅋ
나 : 어떻게 알아들으란 거야
나 : 제발 맥락이란 걸 갖춰주라
초코우유 : 으랑이 때문에 힘들다고
초코우유 : 그런 소리는 안 하잖아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글구 아까부터 은근히 말투에서
초코우유 : 감싸주려는 게 눈에 보이는데?
나 : 아니, 감싸주고 자시고
나 : 상식적인 대답 아니었냐
초코우유 : 아무튼 간에
초코우유 : 으랑이 때문에 힘들다는 건 아니잖아
초코우유 : 그럼 말은 잘 듣는다는 거 아니겠어?
초코우유 : 우리 낭이 스트레스 받는 이유가
초코우유 : 따로 있는 것도 아닐 테고ㅋㅋㅋㅋㅋ
나 : 말은 항상 잘 듣지ㅋㅋ
나 :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나 :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
초코우유 : 기특하네
나 : 아니, 니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 : 그런 의미가 아니라ㅋㅋ
나 : 그냥 원래 성격이 그렇다고
나 : 고분고분하고 얌전하고 순종적이고
초코우유 : 순해 보이긴 하더라
초코우유 : 순한 걸 넘어서
초코우유 : 음
초코우유 : 글쎄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뭐라고 하든 험담이 될 것 같아서
초코우유 : 말하기 조심스러워지네……ㅋㅋㅋ
나 : 비속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성격이지
초코우유 : 말하기가 미안해서……ㅋㅋ
나 : 그래도 성깔이 없는 건 아니라서
나 : 요즘은 바락바락 대들기도 하고
나 : 나한테 짜증도 부리고 그래
나 : 근데 그게 스트레스 때문인지
나 : 아니면 원래 성격인지 모르겠어
초코우유 : 어느 쪽이려나
나 : 모르지 나도
초코우유 : 으랑이도 스트레스 많은 것 같네
초코우유 : 누나가 생각하기에ㅋㅋㅋㅋ
초코우유 : 원인의 8할은 낭이 너 아닐까?
나 : 부정은 못하겠다
초코우유 : 좀처럼 생각대로 안 되지?
나 : 그러니까 뭐가요 아주머니
초코우유 : 으랑이 말이야ㅋㅋㅋ
초코우유 : 어차피 울 낭이 수법이야 뻔하지 뭐
초코우유 : 일단 강하게 나가서 겁부터 주고
초코우유 : 좀 심하게 긴장했다 싶으면
초코우유 : 칭찬해서 느슨해지게 만들고
초코우유 : 그럼 또 꼬투리 잡아서 갈구고
초코우유 : 그렇게 몇 번씩 반복하는 거잖아
나 : 다 아는 것처럼 말씀하시네
초코우유 : 뭐래
초코우유 :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나 : 이러면 안 되는데
나 : 자꾸 빡쳐서
나 : 열이 오른다 시발
초코우유 : 요즘은 으랑이가 막 대들고 그래?
나 : 아니, 그러니까 그걸 왜 궁금해하냐고
나 : 으랑이가 대들면 어쩔 거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잘 안 풀리면 뭐 어쩔 건데
초코우유 : 그럼 안 궁금하겠어?
초코우유 : 너도 내가 남친 사귈 때마다
초코우유 : 어떤 인간이냐고 물어보잖아
나 : 안 물어보면 서운해하는 년이잖아 넌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나 : 관심도 없는 거 그냥 넘어가려고 하면
나 : 물어봐달라고 집요하게 달라붙으면서
나 : 진짜 존나 뻔뻔하다고 생각 안 하냐
나 : 어떻게 그걸 피장파장으로 몰고 갈 생각을 하지
초코우유 : 그렇게 나를 잘 아는데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왜 대답을 안 해줄까
초코우유 : 계속 물어볼 거 알면서
나 : 내가 진짜 너 때문에 미치겠다
초코우유 : 계속 이렇게 대답 안 해주면
초코우유 : 이따가 으랑이 오면
초코우유 : 으랑이한테 물어볼 거다?
나 : 미쳤구나 진짜
초코우유 : ㅎㅎ
나 : 묻는 말에 대답도 못하고
나 : 체하는 거 뻔히 봤으면서
초코우유 : 그 전에 우리 선에서 끝내자
초코우유 : 나도 진짜 으랑이랑
초코우유 : 친하게 지내고 싶거든?
나 : 하아아아아아아
초코우유 : 아 그래
초코우유 : 아니다
초코우유 : 반대일 수도 있겠다
나 : 뭔 소리야 그건 또
초코우유 : 으랑이가 너무너무 맘에 들고
초코우유 : 취향을 저격하는 여자라서
초코우유 : 지켜주고 싶고~
초코우유 : 보호해주고 싶고~
초코우유 : 그래서 말을 아끼는 거 아냐?
초코우유 : 왠지 모르게 아까부터ㅋㅋㅋ
초코우유 : 함부로 못 다가가게 하는 것 같은데
나 : 돌겠네 시발
초코우유 : 하긴 그래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만난 지 한 달 정도 됐나?
초코우유 : 그럼 정이 들 만도 하겠다
초코우유 : 누나가 이런 건 전문가거든
초코우유 : 원래 썸은 1~2주면 결판이 나잖아
나 :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듣지?
초코우유 : 그럼 아니야?
나 : 아니, 아니란 게 아니라
나 : 저게 어딜 봐서 시발
나 : 됐다 시발
나 : 네버 아재 말대로
나 : 이기지도 못할 건데
나 : 싸워서 뭐하나 싶다
초코우유 : 아저씨가 그랬어?
나 : ㅇㅇ
초코우유 : 나랑 싸우지 말라고?
나 : 아니, 핀 포인트로 저격한 건 아니고
나 : 그냥 본인 결혼생활 얘기하면서
나 : 어차피 싸워봤자 이길 방법도 없고
나 : 손해만 보니까 꾹 참고 넘어가라더라
초코우유 : 언제?
나 : 엊그제였나
초코우유 : 아저씨랑 만나긴 했구나?
초코우유 : 혼나는 거 무섭다면서
초코우유 : 그동안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계속 피해 다니는 것 같더니
나 :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하기엔
나 : 너무 오래 걸리긴 했는데
나 : 더 미뤄봤자 답도 없을 것 같고
나 : 슬슬 결론을 내려야겠다 싶어서
초코우유 : 그렇구나
나 : 아무튼 뭐, 그렇게 됐다
초코우유 : 아저씨한테 많이 혼났어?
나 : 그건 좀 이따가 얘기하자
나 : 너한테 사과도 해야 하고
나 : 이래저래 여러 가지로
나 : 할 말이 쌓여 있긴 하잖아
초코우유 : 사과를 해?
나 : ㅇㅇ
나 : 연락 씹어서 미안하다고
초코우유 : 웬일이래
나 : 웬일은 무슨
초코우유 : 사과하는 법은 어디서 배워왔어?
나 : 갑자기 으랑이가 독해진 이유가
나 : 반드시 내 탓만은 아닐 거라고
나 : 그런 생각이 드는데 시발
나 : 그냥 환경이 안 좋은 것 같지 않아?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무튼 뭐, 그렇다
나 : 으랑이 문제는
나 : 솔직히 지금 별 상관도 없고
나 : 너도 하고 싶은 얘기 많을 거 아냐
초코우유 : 이렇게 은근슬쩍 넘어가시겠다?
나 : 은근슬쩍 넘어가자는 게 아니라
나 : 으랑이가 자리에 없는 동안
나 : 우리끼리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는 거지
초코우유 : 누나 이런 식으로 주도권 뺏기면
초코우유 : 솔직히 좀 기분 상하는데ㅋㅋㅋ
나 : 아까는 우리 사이 어쩌고 했으면서
나 : 그놈의 주도권은 시발 진짜ㅋㅋㅋ
나 :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짓은 안 하시겠다?
초코우유 : 딱 봐도 으랑이 얘기 꺼내기 싫어서
초코우유 : 다른 문제로 화제 돌리려는 게
초코우유 : 너무 뻔히 보여서 문제인 거잖아
나 : 근데 여기서 같은 얘기 계속 이어나가면
나 : 반드시 빈정 상하는 거 너도 알잖아
나 : 너도 슬슬 짜증 내는 게 눈에 보이는데
초코우유 : 그래서 너 원하는 방향으로 가자?
나 : 좀 더 중요한 쪽으로 핸들을 꺾자는 거지
초코우유 : 싫다면?
나 : 솔직히 너도 지금 억지 부린다는 거 알고 있잖아
나 : 본인 없는 자리에서 프라이버시를 떠드는 게
나 :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 : 결국 내 입장만 곤란해진다는 것도 알고 있을 텐데
초코우유 : 아무튼 이럴 때만 정론이지?
나 : 나도 이제 너랑 싸우기 싫다ㅋㅋ
나 : 근데 네버 아저씨가 말한 것처럼
나 : 무작정 참기만 하는 건
나 : 내 성격 상 무리니까
나 : 적어도 싸우지 않는 방법으로
나 : 진지하게 얘기를 하고 싶어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