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2화 〉5월 26일 월요일 PM 5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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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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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
나 : ㅂㄱㄷ
SYSTEM :// [초코우유]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초코우유 : 안녕안녕~
나 : 어 그래
나 : ?
나 : 뭐야
초코우유 : ㅎ
나 : 잘못 본 줄 알았네
나 : 이 시간에 뭐하냐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직장은 아예 때려치웠어?
초코우유 : 휴가 내고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시당
나 : 옘병
초코우유 : 넌 어쩜 그렇게 잘못한 게 있어도
초코우유 : 말하는 싸가지가 달라지질 않냐ㅋ
나 : 헛소리를 하니까 그러지
초코우유 : 진짜거든??
나 : 그렇게 가치 있는 인생이 아니잖아
초코우유 : 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지금 그런 말 들으면
초코우유 : 진지하게 받아들이니까
초코우유 : 누나 너무 괴롭히지 마랑
나 : 뭐야 진짜였어?
초코우유 : 진짜라고 했잖아
나 : 농담인 줄 알았지
초코우유 : 우린 이래서 문제야ㅋㅋ
초코우유 : 심각한 얘기를 하려면
초코우유 : 술이 좀 들어가야 돼
초코우유 : 맨정신이니까 농담인 줄 알잖아
나 :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초코우유 : 글쎄?
나 : 넌 컨디션이 기분 따라 바뀌잖아
초코우유 : 컨디션이 좀 나쁘긴 한데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렇게 걱정되면 나올래?
초코우유 : 얼굴 보면 나을 것 같은데
나 : 뭐라고 대답할지 알면서 그러냐
초코우유 : 잡아먹을까 봐 그래?ㅋㅋ
나 : 뼈도 안 남을까 봐 무섭다
초코우유 : 오늘 많이 바빠?
나 : 그냥저냥
초코우유 : 나 월요일에 쉬는 거 되게 오랜만이야
초코우유 : 근데 막상 집에 있으니까
초코우유 :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ㅋㅋㅋ
나 : 잠……이나 자라고 하기엔
나 : 시간이 너무 어중간하다
나 : 생활패턴 망가지면
나 : 출근하는데도 지장 생기니까
초코우유 : 그치
나 : 5시면 저녁 먹기도 애매하고
초코우유 : 그리고 오늘은 누굴 만나고 싶지도 않아
나 : 근데 왜 나오라고 그랬어
초코우유 : 만나고 싶진 않은데
초코우유 : 너 나오겠다고 하면
초코우유 : 씻고 준비하고
초코우유 : 생각하니 또 귀찮네
나 : 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래도 나가긴 하겠다 이거지
나 : 아무도 만나기 싫은데
나 : 나만 예외인 거야?
나 : 아니면 말만 그런 거야
초코우유 : 아무랑도 만나고 싶진 않은데
초코우유 : 그래도 혼자 있긴 싫은 느낌?
초코우유 : 집에 혼자 있으면 쓸쓸하잖아
나 : 뭐라는 거야
나 : ㅋㅋㅋㅋ
나 : 멀쩡한 거 맞아?
초코우유 : 낭이 넌 그런 적 없어?
나 : 정신이 오락가락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초코우유 : 그런 거 말고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냥 갑자기 사는 게 싫어서
초코우유 : 휴가 내서 출근도 안 하고
초코우유 :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초코우유 : 침대에서 밍기적거리고 있는데
초코우유 : 시간이 남아서 주체가 안 되는 느낌?
나 : 바쁘게 살다가 한가해지면
나 : 그런 느낌이 들긴 하지ㅋㅋ
초코우유 : 뭔가 붕 뜨는 것처럼
나 : ㅇㅇ
초코우유 : 왠지 인생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나 : 이대로 괜찮나 싶고
초코우유 : SNS에 올라온 친구들 사진은
초코우유 : 하나같이 잘 사는 것 같은데
초코우유 : 근데 또 남들이 볼 때는
초코우유 : 나도 충분히 잘 사는 것 같다니
초코우유 : 원래 다 이렇게 사는 건가 싶고
나 : SNS를 안 해서 모르겠네
초코우유 : 인스타에 사진 좀 올려라
초코우유 : 계정만 만들어놓고
초코우유 : 왜 활동을 안 하니ㅋㅋ
나 : 그것도 니가 같이 있는 사진 올리자고
나 : 억지로 만들라고 해서 만든 거잖아
나 : 난 그런 거 귀찮아서 관리 못 한다니까
초코우유 : 얘는 왜 이렇게 사회성이 떨어지지
나 : 그냥 관심이 없는 거야
나 : 사진을 뭣하러 공개해
나 : 우리 둘만 보면 됐지
나 : 오늘은 뭘 먹었고
나 : 어딜 갔는지까지
나 : 남들이 다 알아야 되냐
초코우유 : 다들 그러고 노는 건뎅
나 : 불특정 다수의 누군가가 내 활동 범위랑 동선을
나 :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 끼치지 않냐?
나 : 인싸들의 사고방식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어
초코우유 : 비뚤어졌어 진짜ㅋㅋ
나 : 그거 다 개인정보잖아
초코우유 : 그렇긴 한데……
나 : 모르겠다 시발
나 : 관심도 없고
나 : 자기가 좋다는데
나 : 말릴 것도 아니고
나 : 같이 하잔 소리만 마
초코우유 : 어차피 안 할 거면서
나 : ㅇㅇ
초코우유 : 심심한데 놀아주지도 않고
나 : 쉬어라 그냥
나 : ㅋㅋㅋㅋ
나 : 오빠 바쁘다
초코우유 : 지루해
초코우유 : 심심해
초코우유 : ㅋㅋㅋ
초코우유 : 재미없어
나 : 쉬고 싶어서 휴가 낸 거 아니었냐
나 : 그럼 제발 좀 얌전히 누워서 쉬어
나 : 애꿎은 사람 괴롭히지 말고
초코우유 : 집에 있으면 한가하단 말이야
초코우유 : 딱히 할 만한 것도 없고
초코우유 : 대낮부터 불러낼 친구도 없고
초코우유 : 그렇다고 술을 마시기도 싫고
나 : 술이랑 친구 말곤 즐길 게 없어?
초코우유 : 없……는 것 같은데
나 : 스스로 말하면서도 울적하지?
초코우유 : 진짜로 인생 헛살았나 싶당
나 : 그래 뭐, 그런 상황이면ㅋㅋㅋ
나 : 인생에 회의가 들 만도 하겠다
초코우유 : 평소 같았으면 지금쯤 밥도 못 먹고
초코우유 : 남의 손이나 만지작거리면서
초코우유 : 이상한 얘기나 듣고 있던가
초코우유 : 아님 클레임 상대하고 있었을 텐데
초코우유 : 애들이 잘하고 있을지 걱정도 되고
나 : 기왕 쉬는 건데 마음이라도 편해야지
나 : 어차피 걱정해봤자 소용도 없을 텐데
초코우유 : 자꾸 쓸데없는 생각만 드니까 그렇지
나 : 심심하면 청소나 해라
초코우유 : 모처럼 휴일인데?
나 : ㅇㅇ
초코우유 : 청소나 하라고?
나 : 저번에 보니 좀 해야겠더라
초코우유 : 이불 빨래도 하라고 하지 왜
나 : 할 수 있으면 해야지
초코우유 : 저건 누나가 심심하다는데
초코우유 : 같이 놀아주진 못할 망정
초코우유 : 집안일이나 하라고 하네ㅋㅋ
나 : 느그 집 청소도 누가 시켜야 하냐
초코우유 : 시켜도 안 하는 누구보단 깨끗해
나 : 난 최소한 어지르진 않아
나 : 근데 넌 침대에 쌓아놓고
나 : 잘 공간만 확보해두잖아
나 : 아니, 어떻게 사람이ㅋㅋㅋ
나 : 침대랑 옷장을 구분 안 하고 사냐
초코우유 : 그러는 너는 맨날 양말도 뒤집어놓고
초코우유 : 다 쓴 수건도 아무렇게나 내팽개치면서
나 : 어차피 내가 빨래하는 건데 뭐 어때
초코우유 : 그러면 수건에서 냄새 난다고
초코우유 : 내가 벌써 몇 번을 말했냐
초코우유 :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라
나 : 그러는 너는
초코우유 : 내가 뭘
나 : 냄새가 그렇게 싫어서
나 : 다 입은 옷을
나 : 침대에 던져두냐
초코우유 : 아니, 그건 퇴근하면 힘드니까
초코우유 : 클렌징도 겨우 하는데ㅋㅋㅋ
초코우유 : 누우면 쓰러지고 싶단 말이야
나 : 저번에 보니까 걸리적거린다면서
나 : 침대에 누워서 발로 밀어내던데
나 : 그것도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을 만큼
나 : 아슬아슬한 정도까지만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럼 그냥 치우는 게 낫지 않을까?
나 : 마음에 든다고 옷을 샀으면
나 : 관리를 해야 할 거 아냐
나 : 심지어 비싼 옷은 옷장에 넣어두면서
나 : 속옷이랑 파자마는 꼭 그냥 놔두더라?
초코우유 : 비싼 옷은 당연히 관리해야지
초코우유 : 클리닝 비용만 해도 얼만데
초코우유 : 주름 잡히게 침대에 던져두냐?
나 : 좀 치우고 살라는 거지
초코우유 : 싫어 귀찮아
초코우유 : ㅋㅋㅋㅋ
초코우유 : 저녁도 시켜 먹을 거다
초코우유 : 족발~보쌈~막국수~
초코우유 : 거기에 맥주 한 잔을 딱
나 : 다이어트는 포기했구나?
초코우유 : 죽는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가뜩이나 스트레스인데
초코우유 : 너까지 그러면 진짜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콱 죽여버리고 싶네
나 : 알았으니까
나 : 인생에 대해 고민이나 마저 해라
초코우유 : 놀아줘
나 : 이따가 놀아줄게
나 : 좀만 기다려
나 : 지금은 바빠서
나 : 여기저기 메일 보낼 게 많다
초코우유 : 그런 거 하지 말고 누나랑 놀자
나 : 그런 거라니ㅋㅋㅋㅋ
나 : 자기 일 아니라고
나 : 막말하는 거야 지금?
초코우유 : 누나보다 중요해?
나 : 학교에 보내는 거라고 시발
나 : 학점 관련해서ㅋㅋㅋㅋㅋ
나 : 안 그래도 주말 끼어서
나 :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 : 뭐가 더 중요하냐고 하면
나 :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되냐
초코우유 : 누나가 언제 그렇게 가르쳤어
초코우유 : 니가 지금 뭘 하고 있든 간에
초코우유 : 누나가 더 중요하다고 해야지
초코우유 : 긴장 안 하닝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한동안 풀어줬더니 감 다 잃었네
나 : 언제 적 얘길 하는 거야
나 : 심심하면 방해하지 말고
나 : 가서 청소기나 돌려
초코우유 : 낭이가 바빠 죽겠다고 신경질 내는데
초코우유 : 옆에서 툭툭 건드리고 있으면ㅋㅋㅋ
초코우유 : 누나는 옛날 생각나서 좀 그리워지거든?
나 : 누군 할 일 많아서 죽겠구만
나 : 그립긴 뭐가 그립다고ㅋㅋ
나 : 이따가 놀아줄 테니까
나 : 한 시간 정도만 기다려봐
초코우유 : 그럼 으랑이 올 시간 아냐?
나 : 그렇겠지
초코우유 : 나만 눈치 없는 사람 만들게?
나 : 아니, 시발ㅋㅋㅋㅋㅋㅋㅋ
나 : 부탁이니까 메일 좀 쓰자
나 : 낼모레까지 답장 받아야 한다고
초코우유 : 으랑이가 심심하다고 불렀을 땐
초코우유 : 게임하다가도 왔다고 했으면서
초코우유 : 이제 누나랑은 놀아주지도 않네
나 : 아니, 갑자기 전화해서
나 : 큰일이라고 하는데
나 : 거기서 안 가면
나 : 나만 쓰레기 되잖아
나 : 그거랑 비교를 하냐
초코우유 : 나도 큰일이야
나 : 뭐가 큰일인데
초코우유 : 몰라
초코우유 : 놀아줘
나 : 오늘따라 왜 이렇게 떼를 쓰지
나 :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나 : 심심해서 정신연령이 퇴행했나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게 웃기냐?
초코우유 : 그러고 보니 으랑이는?
초코우유 : 당연히 같이 있을 줄 알았는데
나 : 거 참 빨리도 물어본다
초코우유 : 어디 갔어??
나 : 오늘 도서관 가야 해서
나 : 좀 늦을 거라고 하더라
나 : 과제 때문에
나 : 자료 조사해야 한대
초코우유 : 아직 안 왔구나
나 : ㅇㅇ
초코우유 : 바쁠 때지 그래
나 : 기말 얼마 안 남았잖아
나 : 그리고 과제가 좀 많냐
나 : 심지어 경영인데ㅋㅋ
나 : 안 그래도 지난 주에 약속 잡았더니
나 : 과제 폭탄 맞고 죽으려고 하더라ㅋㅋ
초코우유 : 어머
나 : 금요일까지 과제 세 개 끝냈다고
나 : 나한테 계속 뭐라고 하더라ㅋㅋ
나 : 이틀 내내 4시간밖에 못 잤다면서
초코우유 : 혹시 그래서 안색이 안 좋았나?
나 : 그건 그냥 긴장해서 그래
초코우유 : 인사하던 중에 딸꾹질하는 거 보고
초코우유 : 진짜 낯 많이 가리는구나 싶었는데
초코우유 : 그거 달래느라 고생 좀 했지ㅋㅋ
나 : 아무것도 안 했으면서
초코우유 : 낭이가 고생했다구ㅋㅋ
나 : 본인은 얼마나 패닉이었겠냐
나 : 준비 열심히 하고 나왔는데
나 :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 : 현기증 난다고 칭얼거렸지
나 : 인사도 열심히 연습했는데
초코우유 : 그거 연습한 거였어?
나 : ㅇㅇ
나 : 전날 나랑 통화하면서 연습했어
나 : 처음에 만나면 어떻게 인사할지
나 : 긴장을 안 할 자신은 없는데
나 : 미리 연습해야 맘이 편할 것 같다면서
초코우유 : 어떡해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딸꾹질 하다가
초코우유 : 울려고 하던데
나 : 그러니 울고 싶었겠지
나 : 게다가 언니란 년은
나 : 어디 아픈 거 아니냐고
나 :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초코우유 : 나도 당황해서……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긴장해서 그런 줄 알았으면
초코우유 : 낭이한테만 맡겨두지 말고
초코우유 : 내가 직접 달래줄 걸 그랬네
나 : 실제로 봤으니 만족하냐 이제
초코우유 : 귀엽더라
나 : 에휴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전에 너한테 듣긴 했는데
초코우유 : 진짜로 말도 못하고
초코우유 : 고개로만 대답할 줄 몰랐어
나 : 그건 내 앞에서도 그래
초코우유 : 그 그 뭐였지?
초코우유 : 내가 뭐라고 했었는데
나 : ?
초코우유 : 그거 조별과제 얘기 나왔을 때
초코우유 : 내가 으랑이한테 물어봤잖아
초코우유 : 요즘도 막 탈주하고 그러냐고
초코우유 : 언니는 공부를 잘 못해서ㅋㅋㅋ
초코우유 : 조별과제 할 땐 항상 업혀갔다고
나 : 아 그래
나 : ㅇㅇ
나 : 기억난다
초코우유 : 그랬더니 대답은 안 하고
초코우유 : 숟가락 물고 있다가ㅋㅋ
초코우유 : 고개만 끄덕이는데
초코우유 : 나 그거 너무 귀여웠어
나 : 내가 생각을 잘못했어
초코우유 : 왱
나 : 니 옆에 앉히는 게 아니었는데
초코우유 : 누구 옆에 앉든 무슨 상관이야
초코우유 : 우리 낭이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런 걸로 질투할 나이인가?
나 : 집까지 바래다주고 왔더니
나 : 체했다고 카톡 왔더라ㅋㅋ
나 : 속이 안 좋아서
나 : 식은땀이 흐른다고
초코우유 : 엥
초코우유 : 진짜로?
나 : ㅇㅇ
초코우유 : 혹시 나 때문에 그래……?
나 : 자기 탓이란 자각은 있냐?
초코우유 : 약간……은?
나 : 그렇게 생각하면 조심 좀 해라
나 : 나야 익숙해졌으니 괜찮지만
나 : 으랑이 같은 애들한테는
나 : 솔직히 존나 부담스러울 걸
초코우유 : 진짜로 나 때문이라고 그래?
나 : ㄴㄴ
나 : 그냥 컨디션이 안 좋아서
나 : 그것 때문인 것 같다더라
나 : 안 그래도 너랑 만나기
나 : 대충 일주일 전이었나
나 : 그때부터 계속 긴장하고 있었으니
나 : 컨디션이 좋을 리가 있나ㅋㅋㅋㅋ
나 : 나한테 신경질도 얼마나 부렸는데
초코우유 : 긴장할 게 뭐가 있냥
나 : 원래 으랑인 모르는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해
나 : 아는 사람이라고 긴장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나 : 내 앞에서도 완전 똑같아
나 : 너한테만 그러는 거 아니야
초코우유 : 그래도 좀 충격이다
초코우유 : 그렇게 긴장할 만큼
초코우유 : 나랑 만나는 게 싫었나
나 : 싫다기보단 부담스러운 거지 뭐
초코우유 : ??
나 : 왜 그렇게 긴장하냐고 물어봤더니
나 : 얼굴도 이쁘고 요리도 잘하고
나 : 스타일은 모델 뺨치는 데다
나 : 남자한테 고백도 많이 받고
나 : 친구도 많고 사교성도 좋은데
나 : 혹시 자길 보고 비웃으면 어떡하냐고
초코우유 : 나 그렇게밖에 안 보여?
나 : 그릇이 작긴 하지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누굴 비웃진 않는데
초코우유 : 으랑이가 오해하고 있네
나 : 아니, 니가 그렇게 보인다기보다
나 : 그냥 피해망상같은 거야ㅋㅋ
나 : 나한테도 천적이니 뭐니 하더니
나 : 요즘은 바락바락 대들기도 하고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
나 : 좀 더 가까워지면 의외로 잘 떠들어
나 : 그러니까 의욕만 넘쳐서
나 : 쓸데없이 지뢰 밟고 미움 받지 말고
나 : 친해지고 싶으면 천천히 다가가라고
초코우유 : 길냥이야?
초코우유 : ㅋㅋㅋㅋ
초코우유 : 낯을 많이 가리네
나 : 알았으면 자제 좀 해
나 : 니가 평소에 만나서
나 : 같이 수다 떠는
나 : 그런 애들 아니니까
초코우유 : 알았어……ㅋㅋ
나 : 전에는 좀 억지로라도
나 : 사람 만나게 하면서
나 : 많이 대화하다 보면
나 : 좀 나아질까 싶었는데
나 : 저렇게까지 긴장하는 걸 보면
나 : 굳이 무리할 필요가 있나 싶다
초코우유 : 으랑이 생각 많이 하는구낭
나 : ?
초코우유 : 그날도 계속 으랑이만 챙기던데
초코우유 : 먼저 바래다주겠단 소리도 하고
초코우유 : 누나가 우리 낭이ㅋㅋㅋㅋ
초코우유 : 그렇게 젠틀한 줄 미처 몰랐잖아
나 : 그럼 거기서 그냥 집에 가야겠냐?
초코우유 : ㅎㅎ
나 : 내가 길동이처럼 차가 있어서
나 : 둘 다 데려다 줄 수 있으면
나 : 당연히 그게 베스트겠지만
나 : 그럴 수 없는 상황이잖아ㅋㅋ
초코우유 : 그것도 그렇지
나 : 물론 그래
나 : 나랑 할 얘기가 있어서 만났는데
초코우유 : 낭이야
나 : ㅇㅇ
초코우유 : 으랑이랑 많이 친해졌어?
나 : 오늘 좀 많이 뜬금없다?
초코우유 : 그냥 뭐, 겸사겸사ㅋㅋㅋ
초코우유 : 단 둘이 얘기해본 적이
초코우유 : 진짜 얼마 만이야 이게
초코우유 : 되게 오랜만인 것 같은데
나 : 오래 되긴 했지
초코우유 : 항상 으랑이랑 붙어 다니고 말이야
나 : 아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확실하게
초코우유 : 낭이야?
나 : ㅇㅇ
초코우유 : 으랑이랑 요즘 어떻냐고
초코우유 : ㅋㅋㅋㅋㅋㅋㅋ
초코우유 : 물어보잖아 누나가
나 : 어떻냐고 물어보는 의미가
초코우유 : 잘 되고 있냐는 거지ㅋㅋㅋ
초코우유 : 순조롭게 길들이고 있어?
초코우유 :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초코우유 : 울 낭이가 좋아하는 취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