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219)화 (219/313)



〈 219화 〉5월 24일 토요일 AM 0시 (4)

나 : 그 전에


네버다이 : 네?


나 : 따뜻하게 물 좀 끓여올게요
나 : 겸사겸사 세수하고
 : 정신 좀 차리고 오겠음


네버다이 : 그러세요.ㅎㅎ


길동3리 : 웬일이냐
길동3리 : 얼어 죽어도 차가운 물 아니면
길동3리 : 입에도  대던 새끼가
길동3리 : 물을 끓여마시는 꼴을 다 보네


나 : 누가 좋아서 마시는 줄 아냐


길동3리 : 싫어하는  죽어도 안 하는 새끼가 뭐래
길동3리 : 마음에 안 들면 의사 말도 안 듣는 주제에


나 : 그나마 속이 좀 편해지니까 마시는 거지
나 : 꾸역꾸역 악 먹는 것보단 훨씬 낫더라고
나 : 즉각적인 효과가 있다고 해야 하나

네버다이 : 아무래도 그렇죠.


길동3리 : 오래 사는데 미련 없다던 놈이
길동3리 : 건강 생각하는 꼴이 왜 웃기지
길동3리 : 막상 아파보니 생각이 달라지던?

나 : 냅둬 시발


길동3리 : 냅둘 테니 꺼져


나 : 꺼지라니 꺼져야겠다


길동3리 : ㅇㅇ


네버다이 : 다녀오십쇼.ㅎㅎ


길동3리 : 저 새끼 저거 요즘 약을 달고 산다고
길동3리 : 소으랑 님한테 쿠사리 먹더니
길동3리 : 웬일로 얌전하게 말을 듣네ㅋㅋ

네버다이 : 그런가요?

길동3리 : 아주 극진하게 관리를 하던데요?
길동3리 : 잔소리가 얼마나 정성스러운지
길동3리 : 좆낭이 새낀 대답도 안 하는데
길동3리 : 걱정하는 카톡만 줄줄이
길동3리 : 나 같았으면 벌써 학을 뗐어요

네버다이 : 소으랑 님도 그런 부분이 있군요.

길동3리 : 옛날에 초코 생각나서 좀 질리더라구요
길동3리 : 여자 취향이 한결같다고 해야 하는지
길동3리 : 아니면 저런 여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인지

네버다이 :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한 남자는
네버다이 : 그만큼 매력적으로 보이기 마련이지요.ㅎㅎ


길동3리 : 저 새낀 자신감이 넘치는 게 아니라
길동3리 : 그냥 아무런 생각이 없는 거예요
길동3리 : 인생에 계획이란 게 없으니
길동3리 : 당연히 충동적일 수밖에 없지


네버다이 : ㅎㅎ

길동3리 : 당당한 게 아니라 싸가지 없는 거고
길동3리 : 시발 다들 속고 있는 거라니까요
길동3리 : 사귀는 족족 헤어지는 거 보면 모름?

네버다이 : 아직 학생 기분에 젖어있어서 그래요.
네버다이 : 몇 년만 지나면 괜찮아질 겁니다.ㅎㅎ


길동3리 : 빨리 취직해서 죽도록 굴렀으면

네버다이 : 요즘 같은 취업난에 말입지요.

길동3리 : 그리고 꼭 손 매운 제수씨 만나서
길동3리 : 평일엔 출근하느라 좆뺑이치다가
길동3리 : 주말마다 설거지 안 한다고
길동3리 : 바가지나 실컷 긁혔으면 좋겠다

네버다이 : 덕담인지 험담인지.ㅎㅎ


길동3리 : 말하다 보니 나도 헷갈리네요
길동3리 :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길동3리 : 기혼자 입장에서 봤을 


네버다이 : 제수씨 부분만 동의하겠습니다.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버다이 : 길동 님도 어서 좋은 분 만나셔야죠.


길동3리 : 시간이 없다 이겁니다 시간이
길동3리 : 같이 축구 보면서 맥주 마실
길동3리 : 그런 취미의 여자 어디 없나


네버다이 : ㅎㅎ


길동3리 : 진짜 떠받들면서 살 텐데

네버다이 : 길동 님은 잘하실 거라 믿습니다.
네버다이 : 다음엔 더 성실한 분을 만나셔서
네버다이 : 예쁜 사랑하셨으면 좋겠네요.

길동3리 : 저런 새끼도 쫓아다니는 여자가
길동3리 :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길동3리 : 인생이  싫어지려고 그럽니다

네버다이 : 취향이란 다양하니까요.


길동3리 : 그게 그런 문제일까요?

네버다이 : 그래도 자신감이 부족하고 의지할 곳이 필요한
네버다이 : 혹은 스스로 결정하는데 망설임이 있는 사람은
네버다이 : 낭이  같은 성격이 취향일 수도 있지요.
네버다이 : 겉으로만 보면 결단도 빠르고 시원시원하니까요.

길동3리 : 막상 열어보면  볼일 없는 놈인데

네버다이 : ㅎㅎ

길동3리 : 방구석에 처박혀서 게임만 하던 놈이
길동3리 : 여자 문제로 고민하는 꼬라지를 보니
길동3리 :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길동3리 : 배알이 꼴리기도 하고 그럽니다

나 : 그런 말은 본인 없는 곳에서 해주라


길동3리 : 무슨 물이 벌써 끓어

나 : 주전자 올려놓고 왔지

길동3리 : 그러다 또 태워먹는다


나 : 언제  얘길 하는 거야

네버다이 : 그럼 아직 물이 끓을 때까지는 시간이 좀 있군요.
네버다이 : 간단히 얘기 나눌 정도론 정신을 다잡으셨는지요.


 : 그럭저럭요

네버다이 : 다행입니다.ㅎㅎ


길동3리 : 형님


네버다이 : 네?

길동3리 : 형님이 저 새끼 멘탈 깨버리면
길동3리 : 그거 내가 수습해야 되거든요?

네버다이 : 적당히 하겠습니다.ㅎㅎ

길동3리 : 아니, 어차피 깨질 멘탈이니까
길동3리 : 철저하게 박살을 내달라고요
길동3리 : 맨발로 밟아도 안전할 만큼
길동3리 : 그래야 귀찮은 뒤처리도 안 하지
길동3리 : 어중간하면 괜히  술값 나가요


 : 옘병

네버다이 : 저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닙니다.^^

나 : 옘병…


길동3리 : 군대에서도 저딴 식으로
길동3리 : 착한 척을 하던 선임이
길동3리 : 가장 피해야  상대였지

나 : 군대 얘긴 그만 하고


길동3리 : 담배나 한 대 피우고 와야겠다
길동3리 : 늦게까지 고생하십니다 형님

네버다이 : 물론 시간도 늦었는데 적당히 해야죠.ㅎㅎ
네버다이 : 안 그래도 와이프가 잔소리 하기 전에
네버다이 : 오늘은 괜찮은 곳에서 마무리 짓고
네버다이 :  다음 기회에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나 : 니미


네버다이 : 그래서, 낭이 님은 어떠신가요.
네버다이 :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은 충분히 있었을 텐데
네버다이 : 그동안 뭐든 좋으니 떠오른 생각이 있었나요?

나 : 떠오른 생각 뭐요

네버다이 : 그야 물론 앞으로의 일이지요.ㅎㅎ
네버다이 : 소으랑 님과는 진지하게 생각하는  같으니
네버다이 : 이제  부분은 따로 말씀드리진 않겠지만
네버다이 : 아무래도 초코 씨 쪽은 보고 넘기기 어렵거든요.


나 : 초코랑

네버다이 : 아까는 해결책이라고 말씀드렸지만 뭐든지 괜찮습니다.
네버다이 : 일주일이나 고민하면서 떠오른 게 있다면 알려주시지요.

나 : 그냥 뭐, 좀처럼 안 떠오른다……정도?


네버다이 :  떠오른다는 건?

나 : 앞으로 어떡해야 하는지

네버다이 : 그렇군요.

 : 사람이랑 관계를 끊는다는 게
 : 그렇게 쉬운 게 아니더라구요
나 : 처음엔 당연히
 :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 : 왠지 갈수록 확신이 없어져서

네버다이 :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니 어렵기도 하겠지요.

나 : 근데 이번에 확실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네버다이 : 잠시만요, 낭이 님?

나 : 왜요

네버다이 : 그 전에 한 가지, 확실하게 짚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네버다이 : 초코 님이랑은 완전히 관계를 정리하기로  건가요?

 : 아니, 알았어요
나 : 집요하네 진짜
 : ㅋㅋㅋㅋㅋㅋ
 :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한 거예요
나 : 경은이한테는 말도 안 했어요
나 : 어차피 눈치로 알고는 있겠지만

네버다이 : 탓하려는 게 아니라, 알고 싶어서 그런 겁니다.ㅎㅎ
네버다이 : 어쨌든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지 않겠습니까.
네버다이 : 그걸 완전히 정리하는 건 무척 힘든 일이거든요.

나 : 그렇더라구요


네버다이 : 확실하게 결심하신 건가요?

나 : 예…

네버다이 :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나 : 꼭 말해야 돼요?


네버다이 : 사실 두 분이서 싸웠던 게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네버다이 : 그럴 때마다 항상 화해하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네버다이 : 이 아저씨는 낭이 님의 생각을 잘 모르겠습니다.
네버다이 : 게다가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네버다이 : 이젠 친구로 지내자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요.


 : 뭐, 그렇죠

네버다이 : 두 분이서 헤어졌을 때도 좋은 친구로 남자며
네버다이 : 그동안 꾸준히 관계를 이어왔던 걸 생각하면
네버다이 : 등을 돌린다는 말이 쉽게 나올 리가 없을 텐데요.


나 : 나도 쉽게 하는 말은 아닌데요

네버다이 : 그래서 더욱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나 : 아니, 솔직히 내가 생각해도
 : 이래도 괜찮은가 싶은 거라
 : 누구한테 말하기가 좀 그런데

네버다이 : 사소한 계기도 커다란 결심의 이유가 될  있겠죠.
네버다이 : 정 힘들다면야 어쩔  없지만, 그래도 듣고 싶네요.

나 : 

네버다이 : 만약 낭이 님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네버다이 : 좀처럼 판단을 못 내리고 망설이고 있다면
네버다이 : 조금이나마 도와드릴 수는 있지만
네버다이 : 제가 아까도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네버다이 : 인간관계는 결과보다 원인이 중요하다고.
네버다이 :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알아야지만
네버다이 : 제대로 된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 : 그거야 뭐, 그렇겠죠


네버다이 : 저번에 그랬던 것처럼 만약에, 그리고 남의 얘기라면
네버다이 : 조언하는 상대도 거기에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니까요.

나 : 다들 나한테 음흉하다고 라는데
나 : 저런 사람이 세상에 있으면
나 : 난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어서
나 : 가끔씩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네버다이 : 저도 잡아먹은 나이가 있는데요.ㅎㅎ
네버다이 : 연륜이란 걸 무시할 수는 없지요.


나 : 시간 그만 끌고 적당히 넘어가란 소리네요


네버다이 : 그게 그렇게 들렸나요?

나 : 아무튼 징그러운 인간이라니까
 : 으랑이가 보고 배웠으면 어쩔 뻔 했어


네버다이 : 소으랑 님이요?

나 : 내가 하는 건 다 따라하려고 하던데요
나 : 말투부터 시작해서
나 : 은근슬쩍 떠보는 것까지
나 : 진짜로 보고 배워서 그런 건지

네버다이 : ㅎㅎ

나 : 아무튼 뭐, 그래요
나 : 여기까지 와서
 : 발뺌하기도 그렇고
나 : 이유……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게 들리는데


네버다이 : 괜찮습니다.

나 : 솔직히 그동안 계속 생각해봤거든요
 : 어쨌든 초코가 첫 여친이기도 하고
 : 걔도  나랑 만나서 사람 됐다고
나 :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닐 정도인데

네버다이 : 거기에 불만이 있으신가요?


 : 아뇨 뭐, 자기 친구들 만날 때마다
나 : 내가 전부 가르쳤다면서
 : 자꾸 들먹이는  좀 빡치지만
나 : 이것저것 많이 배우긴 했으니까
나 : 사람 됐다는 말이 틀린 것 같진 않아요


네버다이 : 그렇군요.


나 : 솔직히 내가 경은이랑 안 만났으면
나 : 어떻게 됐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 아직도 방에서 게임이나 하면서
 : 여자 손도 못 잡아봤겠죠 뭐
나 : 옛날엔 누구랑 사귈 생각도 없었으니까

네버다이 : 그래도 전역한 후엔 생각이 달라지지 않던가요?
네버다이 : 초코 씨가 면회도 가고 많이 챙겨주던 것 같은데.


나 : 아니,  얘긴 하지 말죠
나 : 솔직히 반칙이잖아요
나 : 알만한 사람이  이래

네버다이 : 조심하겠습니다.


 : 외나무다리에서도 마주치기 싫은
 : 원수를 만났어 반가웠을 판인데
 : 당연히 존나게 기쁘지
나 : 미련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 그만한 애가 나 보겠다고 왔는데


네버다이 : 휴가 나왔을 때 하셨던 말씀이 아직 생생하네요.ㅎㅎ


나 : 아무튼 경은이한테 고마워하고 있긴 해요
나 :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는 몰라도
나 : 방구석에 처박혀서 게임하던 놈
나 : 바깥으로 데리고 나돌아다니면서
나 : 운동도 시키고 옷도 사서 입히고ㅋㅋ
 : 솔직히 아직도 패션은 잘 모르겠지만

네버다이 : 아무래도 관심이 없으면 어렵죠.ㅎㅎ

 : 그렇게 옆에서 누가 닦달을 하니까
나 : 나도 약간은 사람 꼴이 되더라고요
나 : 그러니깐 뭐, 당연히 좋지
나 : 자신감도 생기고
나 : 똑같이 싸가지 없단 소릴 들어도
나 : 옆에서 감싸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네버다이 : 초코 씨가 많이 데리고 다녔나요?

나 : 생전 가본 적도 없는 바에서
 : 칵테일도 처음 마셔봤고
 : 그러고 보니ㅋㅋㅋㅋ
나 : 술도 경은이랑 처음 마셨던 것 같은데


네버다이 : ㅎㅎ

나 : 아닌가?
나 : MT에서  마셨을 리가 없는데
 : 왜 경은이랑 처음 마신 것 같지
나 : 입대하기 전은 기억에서 지웠나


네버다이 : 뭐든 어떻습니까.ㅎㅎ


나 : 아니, 생각하니까 웃겨서요ㅋㅋ
나 : 이런 건 누나한테 배우라면서
나 : 친구나 동기들이랑 마시면서
나 : 쓸데없이 사고 치지 말고
나 : 차라리 누나 불러서 마시라고
나 :   잔 사달라고 하라고ㅋㅋㅋ
나 : 자기도 자취하느라 쪼들리던 주제에

네버다이 : 두 분 다 학생이었으니까요.


나 : 술도 약한 인간이 허세 부리느라고
나 : 소주는 이렇게 따는 거라고 흔들고
나 : 나는 또 그거 보면서 감탄하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생각하니 웃기네 시발ㅋㅋㅋㅋㅋ
 : 둘 다 시발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버다이 : 물 끓는 소리  들리나요?

나 : ㄱㅏㅂ자기 뭔 소리에요


네버다이 : 가서 보고 오세요.

나 : 

네버다이 : 어서요.ㅎㅎ
네버다이 : 안전제일 아니겠습니까.

나 : 알았어요

네버다이 : ㅎㅎ

길동3리 : 병신 모질이 새끼 같으니


네버다이 : 사람의 감정이란 게 정말 다루기가 어려워요.
네버다이 : 본인은 독하게  먹고 결정했다고 생각한 것도
네버다이 : 가만히 돌이켜보면 어느 순간 의문이 들거든요.
네버다이 : 누구나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네버다이 : 자신의 판단을 100% 확신하면서
네버다이 : 의심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길동3리 : 그래도 난 경은이 편입니다


네버다이 : 알고 있습니다.ㅎㅎ

길동3리 : 솔직히 매번 사귀고 헤어지고
길동3리 : 펑펑 우는 꼴을 보는 것보단
길동3리 :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더라도
길동3리 : 자기가 좋아하는 놈이랑 사귀는 게 낫지


네버다이 : 초코 씨는 아직 마음이 있으신 거죠?


길동3리 : 말해서 뭣해요

네버다이 : 그렇군요.

길동3리 : 좆낭이 새낀 아직 멀었지만
길동3리 : 이젠   나이도 먹었고
길동3리 :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도 아니까
길동3리 : 전처럼 파탄이 나진 않을 겁니다

네버다이 : 흐음.

길동3리 : 5년이나 봤으면 알아서 잘하겠지
길동3리 : 솔직히 세상에 천생연분처럼
길동3리 : 잘 맞게 태어난 인간이 얼마나 있어요
길동3리 : 다들  감고  막고 참으면서 사는 거지

네버다이 : 기혼자들에겐 절실한 말이네요.ㅎㅎ

길동3리 :  연애도 시발 존나 개판이라
길동3리 : 눈이 낮아졌는지는 몰라도
길동3리 : 어느 정도 상대의 결점이 눈에 보이고
길동3리 : 덮어줄  있는 사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네버다이 : 담백한 의견이군요.


길동3리 : 오래 사귀면 어차피 그렇게 돼요
길동3리 : 갈수록 눈치도  보기 시작하고
길동3리 : 데이트 패턴도 거기서 거기고
길동3리 : 서로 말하는 것도 점점 짧아지고


네버다이 : 아무래도 그렇죠.

길동3리 : 그걸 보고 다들 매너리즘 어쩌고 하는데
길동3리 : 그건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거지
길동3리 : 서로한테 질린 건 절대로 아니거든

네버다이 : 정이 떨어지면  먹는 꼴도 보기 싫다 그러더라구요.
네버다이 : 저희 와이프가 조심하라면서 해준 말이긴 합니다만.


길동3리 : 그동안 좆낭이 새끼 사귀는 여자마다
길동3리 : 오래  가고 나가 떨어지는  보면
길동3리 : 저 새끼한텐 관리자가 필요해요
길동3리 : 아무리 머저리 짓을 해도 다 받아주고
길동3리 : 이해해주는 여자가 흔한 게 아니라는 걸
길동3리 : 이젠 슬슬 알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시발
길동3리 : 아직도 철이 덜 들어서 개소릴 하고 있으니 원

네버다이 : 글쎼요, 철이  들어서 그런 걸까요?

길동3리 : 아니면 뭐겠어요


네버다이 : 흐음.

길동3리 : 내가 볼 땐  다 똑같아요
길동3리 : 초코는 초코대로 나이를 그쯤 처먹었으면
길동3리 : 멘탈이 튼튼해질 때도 되지 않았니 싶은데
길동3리 : 아직도 툭하면 위로 좀 해달라면서
길동3리 : 컨디션 망가질 때까지 술이나 마시는데
길동3리 : 이런 년놈들이 대체 어딜 봐서 성인입니까

네버다이 : ㅎㅎ

길동3리 : 좆낭이 새끼도 곧 20대 후반인데
길동3리 : 초코는 이미 진작에 넘었고
길동3리 : 아직도 보면 애새끼들이 따로 없어요


네버다이 : 아무래도 길동 님이 가장 잘 아시겠죠.

길동3리 : 내가  새끼들한테 사준 술만 해도
길동3리 : 가게를 하나 차리고도 남을 걸요
길동3리 : 내가 마신 술도 꽤 되긴 하겠지만


네버다이 : 저도 거기에 일조하고 싶었는데 말입니다.ㅠㅠ

길동3리 : 아무튼 뭐, 그러네요
길동3리 : 남의 연애에 참견하고 싶진 않지만
길동3리 : 나도 귀찮아서 미치겠어요 시발
길동3리 : 뭐든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네요


네버다이 : 이러니 저러니 말은 험하게 해도
네버다이 : 길동 님이 동생들을 많이 챙기죠.

길동3리 : 동생은 무슨
길동3리 : 웬수들이지


네버다이 : 원래 다 그런  아니겠습니까.

길동3리 : 지금까지 한두 번 싸운 것도 아니고
길동3리 : 그때마다 안 본다고 지랄을 했는데
길동3리 : 매번 똑같이 화해했던 거 보면
길동3리 :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고
길동3리 : 셋이서 소주나   때리게 될 걸요


네버다이 : 마지막은 길동 님의 희망사항인가요?


길동3리 : 설마 그럴 리가요
길동3리 : 형님 같으면ㅋㅋ
길동3리 : 술값 내는 게 희망사항이겠습니까?

네버다이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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