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6화 〉5월 24일 토요일 AM 0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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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합니다, [김낭] 님. 매너 채팅 부탁드려요^^
현재 참여 인원 : 3명 [길동3리, 김낭, 네버다이]
길동3리 : 집 도착했으니 곧 온다고 함
길동3리 :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될 듯요
네버다이 : 그렇군요.
SYSTEM :// [김낭]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나 : ㅎㅇ
길동3리 : 왔냐
네버다이 : 안녕하십니까.^^
나 : 안녕 못하면 가도 돼요?
길동3리 : 오자마자 뭐래 시발
나 : 부르니까 오긴 했는데
나 : 진심으로 싫다 진짜
나 : 나중에 하면 안 될까
나 : 오늘은 진짜 지쳤는데
길동3리 : ㅗ
나 : 보기만 해도 텁텁하다고
나 : 시발 진짜ㅋㅋㅋㅋㅋㅋ
나 : 아저씨 둘이 모여서
나 : 사이좋게 뭐 하는 거야
길동3리 : 너 기다리고 있었다 시발아
나 : 심지어 남자 기다리고 있었어
나 : 징그럽다 시발……ㅋㅋㅋㅋ
나 : 니가 생각해도 비참하지 않냐?
길동3리 : 누구 때문에 이런다고 생각하냐
길동3리 : 그것도 황금 같은 금요일 밤에
나 : 어차피 할 것도 없으면서
나 : 금요일 핑계는 왜 붙이냐
나 : 어차피 혼자 컴퓨터 앞에서
나 : 맥주나 마시고 있었을 텐데
길동3리 : 그것도 옆에 여자 둘 끼고
길동3리 : 데이트하고 온 새끼한테
길동3리 : 뭣하러 시간을 내야 하는지 씨발
나 : 부러우면 부럽다고 말해
길동3리 :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길동3리 : 부러워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길동3리 :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나 : ㅇㅇ
나 : 사실 나도 그래
네버다이 : 낭이 님은 굉장히 오랜만에 뵙는 것 같네요.
나 :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나 : 안 봐도 괜찮았을 듯
나 : 그럼 또 길동이 새끼가
나 : 당장 오라고 지랄했으려나
네버다이 : 안 그래도 앞으로 점점 더 바빠질 텐데.ㅎㅎ
네버다이 : 벌써 이렇게 얼굴 보기가 어려워서 어떡합니까.
나 : 서로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나 : 좋은 추억만 간직하는 걸로
네버다이 : ㅎㅎ
길동3리 : 아마 니가 원하는 대로 되긴 할 거다
길동3리 : 과연 좋은 추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 : ?
길동3리 :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길동3리 : 난 이쯤에서 그만 빠질란다ㅋㅋㅋ
길동3리 : 하고 싶은 말이 한두 개가 아니라
길동3리 : 입이 근질거릴 사람이 하나 있어서
나 : 젠장
네버다이 : ㅎㅎ
나 : 본격적으로 처맞기 전에
나 : 먼저 마실 것 좀 가져오겠음
네버다이 : 일단은 그래요.
네버다이 : 며칠 전에 와이프랑 만났다고 방금 길동 님이 말씀해주셔서 알았네요.
네버다이 : 딸내미 재우고 나오니까 와이프가 노트북 앞에 앉아있어서 식겁했지 뭡니까,
네버다이 : 다행히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고 해서 안심했지만……섬뜩했지요.ㅎㅎ
나 : 감사 인사는 계좌이체로 해줘요
길동3리 : 염병을 한다 진짜
네버다이 : 아니, 진짜로 덕분에 살았습니다.^^
네버다이 : 염치 불구하고 사례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요.
네버다이 : 아까까지만 해도 결혼기념일을 완전히 잊고 있었던지라.
네버다이 : 하마터면 제대로 큰일 날 뻔 했네요.
나 : 내가 말하는 것도 좀 그런데
길동3리 : 그럼 말하질 마라
나 : 솔직히 아저씨도 문제 있지 않아요?
길동3리 : 하지 말라고 임마ㅋㅋ
길동3리 : 나도 닥치고 있는데
길동3리 : 팩트라고 다 말해도 되는 줄 아나
나 : 아니, 잊을 걸 잊어야지
네버다이 : 가장 노릇하다보면 잊고 사는 게 정말 많답니다.ㅠㅠ
네버다이 : 마흔이 가까우니 슬슬 기억력도 까무락까무락 하는데요 뭘.
네버다이 : 제 자신 생일 챙기는 것도 귀찮아진지 20년이 넘었습니다.
네버다이 : 그나마 기억하고 있는 기념일은 딸내미 생일밖에 없습니다요.
나 : 형수님이 생일 안 챙겨줘요?
네버다이 : 와이프한테 남편의 생일이란 건 핑계에 불과한 거예요.
네버다이 : 어쨌든 하루 날 잡아서 놀고 싶은 구실을 원하는 거라서
네버다이 : 축하해주고 싶다면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하는데 말입지요.
나 : 이건 형수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길동3리 : 그거야 그렇지
네버다이 : 어쨌든 덕분에 당분간 와이프가 잠잠할 것 같습니다.
네버다이 : 낭이 님이 나서주신 덕분에 의심도 안 하는 듯 하고요.
네버다이 : 이번엔 진짜로 살았습니다 정말.ㅎㅎ
네버다이 : 결혼기념일 얘길 듣고 내심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나 : 알면 됐어요
네버다이 : 그것까지 포함해서 할 얘기가 많을 듯 한데.ㅎㅎ
네버다이 : 오늘은 시간이 좀 괜찮으신지 모르겠네요.
네버다이 : 정 바쁘시다면야 다음을 기약해야 할 테지만.
나 : 맘대로 하십쇼
나 : 나도 지쳤수다
나 : 굽든 삶든
나 : 빨리만 끝내요
네버다이 : 오늘도 많이 고된 하루였나보네요.
나 : 말해서 뭐해요 시발
네버다이 : 소으랑 님은 오늘 안 오시나요?
나 : 별로 기분이 안 좋대요
나 : 집까지 데려다주고
나 : 좀 전에 통화했는데
나 : 아무래도 체한 것 같다고
네버다이 : 저런.
길동3리 : 뭐 먹었는데?
나 : 한정식 코스
길동3리 : 미친…
나 : 뭔가 이것저것 나오더라
나 : 떡갈비에 버섯 구이에
나 : 또 뭐더라
나 : 아무튼 간에
나 : 코스라서 그런지
나 : 메뉴가 되게 많았어
길동3리 : 한정식이 의외로 복불복인데
길동3리 : 설마 으랑이까지 불러놓고서
길동3리 : 맛없는 곳은 안 데려갔겠지
길동3리 : 그런 쪽으론 믿을 만하니까
길동3리 : 워낙 많이 돌아다니기도 하고
나 : 맛이라고 했냐 지금?
길동3리 : 뭐냐
길동3리 : 맛 없었어?
나 : 차라리 맛이 없었으면 덜 억울했지
나 : 내 돈 주고 먹는데
나 : 아무것도 안 느껴지더라
나 : 지우개 씹는 기분이었어
길동3리 : 오죽하시겠어
길동3리 : 자업자득이지
나 : 지우개 실컷 뜯어먹고
나 : 내일부턴 컵라면이다
길동3리 : 얼마나 뜯겼냐
나 : 14만원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좀 괜찮은 한정식이면
길동3리 : 그 정도는 나오지
길동3리 : 게다가 코스 요리면
나 : 몰라 시발
나 : 한정식 같은 거 먹어본 적도 없고
길동3리 : 세 명 전부 니가 계산했냐?
나 : 으랑이 몫은 당연히 내가 내야 하는데
나 : 그럼 그 자리서 너만 따로 계산하라고
나 : 한바탕 붙어야겠냐ㅋㅋㅋㅋㅋㅋ
나 : 그냥 닥치고 카드로 긁고 나왔지
길동3리 : 초코가 고른 가게지?
나 : ㅇㅇ
나 : 가게 이름은 안 알려주고
나 : 연남동으로만 오라길래
나 : 뭔가 싶었는데 시발
나 : 미리 알려주면 지랄할 것 같아서 그랬나 봄
길동3리 : 회식 때도 안 가는 한정식 집을
네버다이 : 초코 씨도 할 말이 많았나 봅니다.^^
네버다이 : 시끄러운 장소에선 대화하기 어렵죠.
나 : 그런 것치곤 잡담만 하던데요
나 : 대놓고 지랄하는 것도 아니고
나 : 난 걔가 그렇게 웃는 거
나 : 진짜 오랜만에 본 것 같다
길동3리 : 아 그거
나 : 남자 만날 때마다 하는 그거
길동3리 : ㅇㅇ
길동3리 : 입 가리고 교양 있는 척
길동3리 : 얌전하고 순진한 척
길동3리 : 화장 지우면 척 노리스 같은 년이
나 : 게다가 풀 메이크업이야
나 : 옷도 존나 골라 입었고
나 : 보는 내가 다 질리더라
나 : 나는 대충 입고 나갔는데
길동3리 : 작정을 했네ㅋㅋㅋㅋ
나 : 옆에서 걷기 싫을 정도였음
나 : 사람들 눈치 보여서ㅋㅋㅋ
나 : 으랑이는 으랑이대로
나 : 아니, 시발
나 : 안 그래도 대인기피증에
나 : 히키코모리 비슷한 거라서
나 : 내 앞에서도 긴장하는 애를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 옆에다 세워놓으면
나 : 생각을 해보라고 시발
나 : 가뜩이나 사람 많은
나 : 주말의 홍대인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지하철에서 내릴 때부터
나 : 거의 패닉 비슷하게 돼서
나 : 쓰러지려고 하는 애라니까?
길동3리 : 그건 확실히 문제가 있다
나 : 새파랗게 질려선ㅋㅋㅋ
나 : 숨도 쌕쌕 몰아쉬는데
나 : 결국 만나기 전에
나 : 진정하라고 KFC에서
나 : 콜라 하나 사서 먹이고
나 : 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다는 거
나 : 달래느라 기진맥진해 있었더니
네버다이 : 양쪽 다 챙기느라 힘드셨겠군요.
나 : 정작 언니라는 년은ㅋㅋㅋㅋㅋ
나 : 작정하고 기 죽이는 것처럼
나 : 완전무장을 해서 나왔는데
나 : 내가 짜증이 안 나겠냐
나 : 으랑이가 보더니 울려고 그러더라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버다이 : 초코 씨도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ㅎㅎ
네버다이 : 당연히 예쁘게 꾸미고 나오고 싶었겠죠.
나 : 뭐든 적당히란 게 있잖아요
길동3리 : 둘이 비교가 많이 되든?
나 : 아니 뭐, 으랑이도 귀여웠어
나 : 항상 보던 모습이라 그렇지
나 : 근데 심하게 풀이 죽어서
나 : 안쓰럽단 생각이 먼저 들더라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미안해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고
길동3리 : 누구
길동3리 : 경은이?
나 : ㄴㄴ
나 : 으랑이
길동3리 : 주둥이 빼면 시체인 놈이
길동3리 : 미안해서 닥칠 정도면
길동3리 : 뭘 그리 잘못했는지
길동3리 : 상상도 안 간다 시발ㅋㅋㅋ
길동3리 : 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러냐
나 : 아니 뭐, 말이 그렇단 거지
나 : 양심상? 도리상? 도의상?
나 : 책임이 있다는 거라서
나 : 잘못했다고 할 건 없는데
길동3리 : 혓바닥이 길다 새끼야
나 : 진짜라니까ㅋㅋㅋㅋㅋ
길동3리 : 됐으니까 설명 ㄱ
길동3리 : 듣고 판단하겠다
나 : 딱히 설명이고 자시고도 없어
나 : 전에 셋이 같이 쇼핑 가자고
나 : 경은이가 말 꺼낸 다음부터
나 : 둘이서 계속 대화를 했는데
나 : 아니, 근데 시발
나 : 이건 너도 알지 않냐?
나 : 그 자리에 같이 있었잖아
길동3리 : 알지
나 : 그래서 경은이가 셋이 만나자고 했고
길동3리 : ㅇㅇ
길동3리 : 근데 형님은 모르잖아
나 : 배려심이 넘쳐서 몸 둘 바를 모르겠네
길동3리 : 알면 됐어
네버다이 : ㅎㅎ
나 : 아무튼 뭐, 일단 그렇게 됐는데
나 : 정작 실제로 만난다고 하니까
나 : 부담스러워서 죽으려고 하더라
나 : 뭘 입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나 : 말도 제대로 못할 것 같다면서
길동3리 : 말만 들어도 귀찮다 시발
나 : 아니, 본인은 엄청 심각했어ㅋㅋㅋ
나 : 그런데 어떻게 귀찮다고 무시하냐
길동3리 : 얼씨구
네버다이 : 좋은 마음가짐입니다 그려.ㅎㅎ
길동3리 : 아니, 귀찮긴 했다는 것 같은데요
나 : 그거야 뭐, 사람이면 당연한 거고
나 : 일주일 내내 같은 소릴 들어봐라
나 : 심지어 승급전 중에 불러내서
나 : 갑자기 놀아달라고 엉겨 붙는데
길동3리 : 승급전인데 불러냈어?ㅋㅋ
나 : 전화를 걸었다고 임마
길동3리 : 그걸 가만히 놔뒀고?
나 : 그럼 가만히 놔두지ㅋㅋㅋㅋ
나 : 거기다 대고 화를 내야겠냐
나 : 놀아달라는데 놀아줘야지 어쩌겠어
길동3리 : 진짜 인정하긴 싫은데
길동3리 : 이 새끼 왜 이렇게
길동3리 : 갑자기 사람처럼 굴지
나 : 아니, 예전에도 가만히 있었는데
길동3리 : 게임할 때 전화만 걸어도
길동3리 : 발작을 하던 새끼가 뭐래
나 : 그건 상대가 너였으니까
길동3리 : 하긴
길동3리 : 아니, 시발
길동3리 : 초코한테도 발작했잖아
나 : 으랑이는 악의가 있는 건 아니니까
나 : 그리고 승급전이 뭔지도 모르는데
나 : 다짜고짜 화를 낼 수는 없잖아
나 : 다 알고서 방해하는 거랑 같냐
길동3리 : 너도 철이라는 게 들긴 하는구나 시발
길동3리 : 잘 된 일이긴 한데 왜 소름이 끼치지
나 : 아가리
길동3리 : 그래 뭐, 아무튼
나 : 그리고 보통 남자한테 전화받고
나 : 기분 좋을 일은 별로 없지 않냐
나 :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길동3리 : 카톡으로 하면 될 것을
길동3리 : 왜 전화하냐고 쌍욕 박아야지
길동3리 : 어르신은 어르신대로 빡세고
나 : ㅇㅇ
네버다이 : ㅎㅎ
나 : 무슨 얘기하다가 여기까지 왔지
나 : 아 맞아
나 : 아무튼 뭐, 고민을 하는데
나 : 맞장구를 쳐줄 순 없잖아
나 : 어떻게든 달래줘야 할 거 아냐
길동3리 : 적응이 안 돼 시발
나 : ?
길동3리 : 왜 맞는 말하고 그러지
길동3리 : 진짜 뭘 잘못 처먹었나
길동3리 : 아니면 둘만 있을 땐 항상 저러나
나 : 계속해도 돼?
길동3리 : ㅇㅇ
나 : 아무튼 뭐, 너무 긴장할 필요 없다고
나 : 동네 아줌마 만나는 것처럼
나 : 편하게 생각하면 될 거라고
나 : 평소처럼 입어도 귀여우니까
나 : 너무 그렇게 고민 안 해도 된다고
네버다이 : 아이고.ㅎㅎ
나 : 어차피 초코도 퇴근하고 오는 거니까
나 : 그렇게까지 꾸미고 오진 않을 거라고
나 : 대충 그런 소릴 했단 말이에요?
나 : 그런데 초코 이 년이 진짜
나 : 이게 무슨 느낌이냐면ㅋㅋㅋㅋ
나 : 형님도 간신히 딸내미 재워놨더니
나 : 갑자기 택배가 초인종 누르면 빡친담서요
네버다이 : 자식 키우는 부모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싶네요.
나 : 내가 딱 그런 기분이었어요 시발
길동3리 : 근데 초코한테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닐 걸?
길동3리 : 그 년 성격 생각해보면
길동3리 : 딱히 깊게 생각도 안 하고
길동3리 : 그냥 ㅎㅎ거리면서 입고 왔을 텐데
네버다이 : 그러게나 말입니다.
나 : 그거야 뭐, 그렇겠지만
네버다이 : 소으랑 님과는 처음 만나는 자리였죠?
나 : 경은이요?
네버다이 : 네.
나 : ㅇㅇ
네버다이 : 그런 자리에 잘 차려입고 나오는 게 크게 잘못된 일인 것 같진 않은데.
나 : 아니, 그러니까
나 : 뭐든 적당히란 게 있잖아요
나 : 애가 그런 성격인 거 알면
나 : 스스로 조심을 했어야지
나 : 기어 3단 넣고 들이받으면
길동3리 : 너야말로 중립 기어를 못 박는 것 같은데
나 : 쯧
길동3리 : 솔직히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길동3리 : 평소에 안 그러는 년도 아니고
길동3리 : 그 꼴을 나보다 많이 봤으면서
길동3리 : 갑자기 왜 지랄인지 이해가 안 가네
나 : 아니 뭐, 지랄이라기 보다는
길동3리 : 소으랑 님이랑 뭔 일 있었냐?
나 : 야
길동3리 : ?
나 : 내가 중립 기어를 못 박는 것처럼 보이냐?
길동3리 : 누가 봐도 그러니까
길동3리 : 지금 묻는 거잖아
길동3리 : 무슨 일 있었냐고
나 : 내가 괜히 예민하게 지랄하는 것 같음?
길동3리 :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정확하게 맞췄다
나 : 와 시발
길동3리 : 뭐야 이 새끼
나 : 뒤통수 한 대 맞은 기분인데
길동3리 : 그러는 줄도 몰랐냐 설마?
나 : ㅇㅇ
나 : 아까부터 그것 때문에
나 : 계속 짜증스러웠는데
나 :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시발
길동3리 : ㅉㅉ
나 : 왜 몰랐지
길동3리 : 그래서 뭔데
길동3리 : 고백이라도 했냐?
나 : 아니, 받았다
길동3리 : 엥?
네버다이 : 헙
나 :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 : 고백은 아니었는데
나 : 고백이랑 비슷한
나 : 이걸 뭐라고 해야 되냐
길동3리 : 그런 성격인 줄은 몰랐는데
나 : 그래서 나도 좀 당황했어
나 : 존나 뜬금없는 타이밍에
나 : 갑자기 그런 말이 나오니까
길동3리 : 사귀자고 하든?
나 : 대놓고 말하진 않았는데
나 : 그걸 못 알아들을 만큼
나 : 눈치가 없는 것도 아니고
길동3리 : 거 참 그래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인기 많아서 좋겠다
길동3리 : 인생에서 한 번은 그래봐야지
나 : 근데 본인도 의도한 건 아닌 것 같고
나 : 나한테 울컥해서 짜증을 내다보니까
나 : 어쩌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서
나 : 그렇게 됐다는 느낌이 강하긴 한데
길동3리 : 어쨌든 그런 뉘앙스였다는 거 아냐
나 : ㅇㅇ
길동3리 : 얌전한 줄 알았는데 의외네
나 : 으랑이가 평소엔 얌전한데
나 : 가끔씩 무슨 일이 있으면
나 : 본인이 맘에 안 들거나
나 :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나 : 급발진……처럼 갑자기 들이받거든
길동3리 : 아니,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성격이 왜 이렇게 극단적이야
나 : 몰라 나도
나 : 예측이 안 돼
길동3리 : 히키코모리에 아웃사이더고
길동3리 : 사람 만나는 거 싫어하는데
길동3리 : 브레이크 없이 노빠꾸라고?
나 : 그런 느낌이긴 한데
길동3리 : 괜찮은 거냐 그거?
나 : 히키코모리까진 아니야
나 : 집에 처박혀 있긴 해도
나 : 아예 안 나가는 것도 아니고
나 : 의외로 생활력도 강하고ㅋㅋ
길동3리 : 아싸라며
나 : 그거야 뭐, 어떻게든 되겠지
나 : 그래도 많이 나아진 거야
나 : 일단 직접 얼굴만 안 보이면
나 : 통화할 때도 은근히 잘 떠들어
길동3리 : 허 참
나 : 요즘은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
길동3리 : 쉴드 한 번 눈물겹긴 한데
길동3리 : 거 진짜 적응 안 되네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말하면서도 안 이상하냐?
나 : 아니, 쉴드를 치려는 건 아니고
길동3리 : 언제부터 그렇게 감싸주는 인간이었다고
나 : 평소엔 안 그랬나?
길동3리 : 평소에 그랬는지 아닌지는 몰라도
길동3리 : 그런 인간이 아닌 건 아주 잘 안다
나 : 네버 아재 쉴드 친 건 기억 못함?
길동3리 : 그러네
나 : 그냥 본성이 착하다는 걸로 하면
나 : 아니, 미안하다
나 : 잠깐 개소리 해봤다
길동3리 : 벽돌 찾으려다 참았다
나 : 방 안에서 그런 걸 왜 찾아 시발
네버다이 : 우선 그만들 하시고.ㅎㅎ
나 : 네
길동3리 : 예
네버다이 : 의도적으로 꺼낸 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네버다이 : 낭이 님이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좋은 일이죠.ㅎㅎ
네버다이 : 저번에 타일렀던 게 엊그제 같은데,
네버다이 : 그 뒤로도 여러 가지로 생각해보신 것 같으니
네버다이 : 소으랑 님과의 관계에 대해선 깊게 묻진 않겠습니다.
나 : ?
나 : 아저씨 그것 때문에 벼르던 거 아니에요?
네버다이 : 제가 소으랑 님에 관한 이야길 하고 싶다고 말했던가요?
나 : 아니었음?
네버다이 : 소으랑 님한텐 이미 든든한 아군이 있으니까요.ㅎㅎ
네버다이 : 연장자로서 몇 마디 서툰 조언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네버다이 : 낭이 남이 제대로 자제하고 절도 있게 굴 수 있다면
네버다이 : 처음부터 지금 이상으로 파고들 생각은 없었습니다.
네버다이 : 애시당초 낭이 님도 그래서 물어봤던 게 아닌가요?
나 : 아니 뭐, 그렇긴 한데
네버다이 : 물어보고 싶은 건 여러 가지 있지만서도
네버다이 : 그건 또 다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기다리기로 하고.
네버다이 : 제가 진지하게 얘기하고 싶었던 건 다른 일이라서요.
나 : 뭔데요
나 : 그럼
나 : 괜히 쫄았네 시발
네버다이 : 낭이 님은 오늘 느낀 게 없으신가요?
네버다이 : 유독 초코 씨에게 비판적인 것 같던데.ㅎㅎ
나 : 그건
나 : 뭐
나 : 그렇죠
네버다이 : 낭이 님이 그렇게 생각하신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려.ㅎㅎ
네버다이 : 두 분이 평소 같은 사이였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겠지만
네버다이 : 어느 한 쪽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네버다이 : 자기도 모르게 사고와 시야가 기울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나 : 그러니까 아저씨 말은 지금
네버다이 : 그래서 더욱 초코 씨 얘길 해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