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5화 〉5월 22일 목요일 PM 5시 (3)
나 : 근데 서윤아
소으랑 : 넹?
나 : 우리 이 문제에 대해서
나 : 전에도 한 번 말하지 않았었나?
나 : 왠지 기억이 나는 것도 같은데
소으랑 : 연디요?
나 : ㅇㅇ
소으랑 : 싫……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나 : 내가?
소으랑 : 네
나 : 싫다고 했을 리가 없는데 이상하네
소으랑 : 그럼 좋아해요?
나 : 너무 그런 식으로ㅋㅋㅋㅋ
나 : 매사를 흑백으로 나누면
나 : 나도 대답하기 곤란한데
소으랑 : 좋아하는지
소으랑 : 싫어하는지
소으랑 : 둘 중 하나 아니에요?
나 :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서
나 : 필요에 따라 고른 적은 있어도
나 : 딱히 호불호를 생각해본 적은 없네
소으랑 : 이거 대답 안 해주는 흐름이다
소으랑 : 또 은근슬쩍 넘어가려구……ㅋㅋ
나 : 아니, 애초에
나 : 서윤아ㅋㅋ
나 : 질문이 이상하다
소으랑 : 왜요??
나 : 연애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나 : 그런 식으로 물어보면ㅋㅋㅋㅋ
나 : 당연히 좋아한다고 해야지
나 : 대체 누가 싫다고 대답하겠어
소으랑 : 그……런가?
나 : 취미랑 취향이 딱 맞고
나 : 서로 잘 알고 있는데다
나 : 저런 여자라면
나 : 오랫동안 만날 수 있겠다
나 :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은
소으랑 : 아…
나 : 당연히 사귀고 싶기도 하겠지
소으랑 : 그것도 그렇다
나 : 그렇지?
소으랑 : 은근히 얘기도 많이 해야 하고
소으랑 : 서로 취향도 잘 맞아야 하니까
나 : 나랑 취향이 잘 맞는 사람이
나 : 그렇게 흔한 것도 아니잖아
나 : 그럼 뭐, 생각은 해볼 수 있겠지
소으랑 : 네…
나 : 근데 나중에 트집 잡힐 것 같으니
나 : 대답은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은데
나 : 이게 참 애매하네ㅋㅋㅋㅋㅋ
나 : 호불호를 고르라고 하니까
나 : 거 참
나 : 그러니까 서윤이 질문은 이거잖아
소으랑 : ?
나 : 파트너랑 사귈 수 있는지
나 : 디엣 관계에서 애인이 되는 거에
나 : 거부감이 있냐고 물어보는 거지?
소으랑 : 네…
나 : 그래 뭐, 개인적으로는
나 : 어차피 본인 선택이고
나 : 그게 필요하다면
나 :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소으랑 : 나쁘지 않다는 의미가…
나 : 여친이랑 파트너는 다른 거니까
나 :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겠지만
나 : 본인들이 원한다면야 뭐
나 : 사귀는 것 자체는 괜찮다고 봐
나 : 물론 나도 별다른 거부감은 없고
소으랑 : 아니, 거부감이 없다고
소으랑 : 괜찮은 것 같다고
소으랑 : 그런 대답이 아니라요
나 : 음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아니 뭐, 괜찮아
나 : 사과 안 해도
나 : 기분은 이해하니까
소으랑 : …
나 : 일단은
나 : 그래
나 :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나 : 서로 얘기를 많이 해본 다음
나 : 소중하게 아껴줄 자신이 생기고
나 : 사귀어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면
나 : 고백할 맘이 들지 않을까 싶은데
소으라 : 그……렇겠죠?
나 : 물론 상대도 마찬가지여야 할 테고
나 : ㅇㅇ
나 : 당연한 거잖아
소으랑 : 너무 당연한 얘기라서
소으랑 : 솔직히 할 말이 없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무래도 그렇죠
소으랑 : 여친이랑은 다른 거니까
소으랑 : 이래저래 귀찮아질 테고
나 : 아니, 귀찮은 건 아닌데
소으랑 : 근데 전에는
나 : ㅇ?
소으랑 : 귀찮다고 했었나
소으랑 : 힘들다고 했었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암튼 별로 그렇게
소으랑 : 좋은 말은 안 했는데
나 : 아 그래
나 : ㅋㅋㅋ
나 : 힘들긴 하지
나 : 그건 확실하다
소으랑 : 글쿠나…
나 : 이젠 서윤이도 알겠지만
나 : 나는 좀 뭐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자기 멋대로
나 :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소으랑 : 충동적
소으랑 : 기분파
소으랑 : 욕망에 충실
나 : 알았어
나 : 그만
나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대충 그런 느낌 아니에요?
소으랑 : 가끔씩 계획적으로 보이긴 해도
소으랑 : 그게 어디서부터 설계한 건지
소으랑 : 아님 충동적으로 생각난 건지
소으랑 : 솔직히 잘 모르겠을 때가 많아서
나 : 제멋대로……라고 할까 그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기본적으로 내가 쥐고 휘두르는 걸 좋아해서
나 : 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거든
나 : 그런데 연애를 하게 되면 그럴 수가 없잖아
나 : 되도록이면 여자가 원하는 쪽으로 맞춰주니까
소으랑 : 그……래요?
나 : 웬만하면 다들 그러지 않나?
소으랑 : 저는 잘 몰라서;;;
나 : 그럼 내 경우로 한정해두자
나 : 어차피 너도 그게 좋잖아
나 : 굳이 남 얘기 들먹여서 뭐해
소으랑 : 네
나 : ㅇㅇ
나 : 어쨌든 뭐, 그래
나 : 철이 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 난 여자를 길들이는 취향이거든?
나 : 확실하게 주종관계를 확립해서
나 : 지배하고 통제하면서
나 : 서로 역할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나 : 내 방식대로 귀여워해 주는 게 좋아
소으랑 : 알아요
나 : 아니, 아마 모를 거야
소으랑 : …
나 : 지금이야 뭐, 처음이란 이유로
나 : 응석도 다 받아주고 있으니까
나 : 감이 안 오는 것도 당연한데
나 : 어쨌든 뭐, 그래서
나 : 서윤이가 시간을 두고
나 : 고민도 많이 해본 다음에
나 : 결정했으면 하는 거였지만
소으랑 : 네…
나 : 이건 다른 얘기니까 넘어가고
나 : 어쨌든 그래서 연애를 해도
나 : 그리 오래는 못 가
나 : 스트레스 받으니까
나 : 서로 마찬가지겠지만
소으랑 : 주인님 취향 아는 사람은요……?
나 : 그런 여자들은 또 그쪽대로
나 : 나한테 원하는 게 있으니까
나 : 남자친구로는 안 보이지
나 : 애초에 연애 디엣이란 게
나 : 말이 쉬워서 자주 들먹이는 거지
나 : 실제론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거야
소으랑 : …
나 : 사귀고 있을 때도 문제가 많은데
나 : 헤어지고 나서는 훨씬 큰일이고
나 : 그렇게 파트너랑 헤어지면
나 : 아니, 됐다
나 : 이런 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고
소으랑 : 싫지 않다고 했으면서
나 : 서윤이가 좀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그래
소으랑 : 그럼 주인님은 평생 연애도 안 할 거예요?
나 : 아픈 곳을 찌르네……ㅋㅋㅋ
소으랑 : 취향 맞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나 : 뭐든지 적당히 타협하는 게
나 : 인생 사는데 중요하긴 하지
소으랑 : 답답해
소으랑 : 맨날
소으랑 : 이래서 안 되고
소으랑 : 저래서 안 되고
나 : 단호해진 건 좋은데
나 : 어째 좀ㅋㅋㅋㅋ
나 : 이상한 쪽으로
나 : 폭주하는 것 같다?
소으랑 : 어차피 평범하게 사귀어도
소으랑 : 문제는 항상 생기잖아요
소으랑 : 성격 차이든 뭐든 간에
소으랑 : 나는 잘 모르지만
소으랑 : 주인님은 알 거 아녜요
나 : 거야 그렇지
소으랑 : 애초에 주인님이 그랬잖아요
소으랑 : 취향이나 그런 게 다르니까
소으랑 : 서로 맞춰가야 하는 거라고
소으랑 : 근데 왜 연애는 그게 안 돼요?
나 : 내가 그랬어?
소으랑 : 맨날 그랬어요
나 : 내가 했을 법한 소리긴 한데
나 : 이렇게 들으니까 쪽팔린다
나 : 지금 시간에 듣기엔 좀 그렇네
소으랑 : 아니, 그건 둘째치고
소으랑 : 그게 왜 안 되나구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대답할 때까지
나 : 계속 물어볼 거지?
소으랑 : 네
나 :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그래
나 : 진짜 툭하면 싸우고 화내고
나 : 대체 왜 짜증을 내는지
나 : 나로선 알 방법도 없고
나 : 아니, 이런저런 문제를 다 떠나서
나 : 애초에 연애에 대해 좋은 추억이 없어
소으랑 : …
나 : 좋은 추억이 없다는 건 좀 그런가?
나 : 아예 최악이었던 적은 없으니까
나 : 이렇게 말하면 상대한테도 실례겠다
소으랑 : 실례 같은 거 신경 쓰지 마요
나 : 그래그래
나 : 아무튼
나 : 서로 맞출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
나 : 서로 안 맞는 부분을 계속 참다가
나 : 쌓이고 쌓여서 결국 터지는 거라
나 : 아직 철이 덜 들었다고 하면
나 : 그래 뭐, 할 말은 없지ㅋㅋㅋㅋ
소으랑 : 복잡해…
나 : 그러니까 서윤아
나 : 오늘은ㅋㅋㅋㅋ
나 : 여기까지만 하자
나 : 너무 진지해진다
나 : 이러다 내일 불편하겠어
소으랑 : 이것도 매번 말하는 것 같은데
나 : 뭔데?
소으랑 : 주인님 진짜 힘들게 연애했구나 싶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게 뭐, 나만 힘들었겠냐
나 : 스트레스는 서로 받는 거야
소으랑 : 그래두
나 : 어느 한 쪽만 잘못한 경우는
나 : 의외로 생각보다 별로 없어
나 : 그리고 웬만하면
나 : 서로 잘못했으니까
나 : 싸움이 나는 거지ㅋㅋㅋ
소으랑 : 보통 어떤 이유로 싸워요?
나 : 응?
소으랑 : 연애랑 디엣이랑
소으랑 : 같이 병행하는
소으랑 : 그런 사람들이요
소으랑 : 싸우는 이유가 있을 거 아녜요
나 : 그냥 뭐, 여러 가지 있지
나 : 서윤이가 말한 것처럼
나 : 성격 차이라든지
나 : 평범하게 사소한 걸로 싸워
소으랑 : 흐응
나 : 연애는 수평적인 거고
나 : 디엣은 수직적이니까
나 : 서로 그 부분에서
나 : 원하는 게 있을 텐데
나 : 타협점을 찾기가 힘들지
소으랑 : 사실 잘 이해가 안 가요
소으랑 : 그게 그렇게 힘든가……?
나 : 방금 전에도 말했던 것처럼
나 : 사람은 조금만 가까워져도
나 : 긴장을 쉽게 놔버리니까
나 : 아무래도 힘들지ㅋㅋㅋㅋㅋ
나 : 그게 애인이면 더더욱 그렇고
소으랑 : 긴장 풀면 안 돼요……?
나 :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나 : 뭐라고 해야 하나
나 : 각자 역할이 다르니까
나 : 남자친구로서 해야 할 일이랑
나 : 주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나 : 구분해야 할 경우도 자주 있고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
나 :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긴 힘들지만
나 : 그래야 할 일들이 종종 있더라고
나 : 아무래도 요구받는 입장이다 보니
나 : 그리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고
소으랑 : ?
나 : 만약 서윤이가
나 : 혹시 나중에
나 : 아니
나 : 음
나 : 이런 예시를 들어도 괜찮은가 싶은데
소으랑 : 괜찮아요……ㅋㅋㅋ
소으랑 : 대충 상상은 가니까
나 : 그래?
소으랑 : 여자친구이면서
소으랑 : 길들여지는?
소으랑 : 노예? 섭? 애완동물?
소으랑 :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소으랑 : 아무튼 좀 그런 느낌이잖아요
나 : 그렇긴 한데
소으랑 : 노예면서 여친?
소으랑 : 아님 그 반대든
소으랑 : ㅋㅋㅋㅋ
소으랑 : 이상한가
나 : 노예 여친이라고 하니까
나 : B급 포르노 제목 같은데
나 : 왠지 본 적이 있는 것도 같고
소으랑 : 아 쫌……ㅋㅋㅋㅋㅋ
나 : 그냥 여자친구라고 하자
소으랑 : 네
나 : 어차피 사귀기 시작하면
나 : 그쪽이 메인이 되니까
나 : 지금이야 서윤이도
나 : 주인님이라고 부르지만
나 : 바깥에서 그럴 수는 없잖아
소으랑 : 그……건 그렇죠
나 : 그리고 아무래도 사귀다 보면
나 : 여친으로 지내는 시간이 길고
나 : 그러다 보면 플레이 중에나
나 : 주인님이라고 부를 텐데
나 : 그리고 사실ㅋㅋㅋㅋㅋ
나 : 일단 사귀는 사이가 되면
나 : 플레이를 그렇게 자주 하지도 않아
소으랑 : 어…
나 : 왜?
소으랑 : 자주 안 해요……?
나 : 아쉬워?
소으랑 : 아니, 그게ㅋㅋㅋ
소으랑 : 좀 의외라서
소으랑 : 사귀는 사이라도
소으랑 : 자주 할 줄 알았는데
나 : ㅇㅇ
나 : 이것도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 : 적어도 난 그렇게 되더라ㅋㅋㅋ
나 : 애초에 플레이라는 게
나 : 그렇게 간단한 것도 아니고
나 : 준비랑 계획이 필요한 건데
나 : 그리고 은근히 시간도 오래 걸려
소으랑 : 그건 저도 알아요
소으랑 : 주인님도 매번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간단히 끝내자고 하면서
소으랑 : 항상 2~3시간은 하니까
소으랑 : 막판에는 엄청 지치거든요
나 : 그건 잡담이 너무 많아서 그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쓸데없이 말이 길어지니까
나 : 설명할 게 많기도 하고ㅋㅋ
나 : 시간을 다 잡아먹는 건데
나 : 서윤이가 좀 더 익숙해지고
나 :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건지
나 : 대충 머리에 집어넣고 나면
나 : 그때부턴 조금 더 빨라질 거야
소으랑 : 보통 얼마나 걸리는데요……?
나 : 이것도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 : 2시간 정도가 적당한 것 같더라
나 : 내용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나 : 그 정도면 대충 다 할 수 있어
소으랑 : 2시간…
나 : 짧은 것 같아?
소으랑 : 항상 그 정도는 걸렸으니까
소으랑 : 본격적……이라고 하면
소으랑 : 훨씬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나 : 막상 해보면 절대로 짧지 않을 걸
소으랑 : 그른가……;;;;
나 : 2시간 넘어가면 지치기도 하고
나 : 모티베이션 유지도 힘드니까
나 : 그리고 집중력도 흐트러져서
나 : 넘어간다고 해도 30분이야
나 : 애프터 케어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나 : 넉넉히 4~5시간 정도는 잡아야 하고
소으랑 : 아
나 : 보통은 플레이 시작하기 직전에
나 : 적당히 떠들면서 분위기 만들고
나 : 준비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니까
나 : 거기에 또 시간을 할애해야 해서
나 : 기본적으로 반나절은 잡아야 돼
소으랑 : 그 정도면 하루 종일 같이 있어야겠다
나 : 아무래도 그러는 쪽이 좋지
나 : 서로 안심할 수 있을 테니까
소으랑 : 그게 피곤해서 자주 안 하는 거예요??
나 : 꼭 그런 건 아닌데……ㅋㅋ
나 : 디엣은 아예 그런 관계가 목표니까
나 : 플레이 위주로 돌아가게 되지만
나 : 아무래도 여자친구랑은
나 : 관계의 방향성? 이 다르니까
나 : 가끔은 평범하게 서로 안아주면서
나 : 느긋하게 보내고 싶을 때도 있잖아
소으랑 : 난 그런 거 몰라요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나 : ㅋㅋㅋ
나 : 어쨌든 뭐, 말이 길어졌지만
나 : 여친이랑 파트너는 별개야
나 : 좋은 파트너가 좋은 여친이란 법도 없고
나 : 당연히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ㅋㅋㅋ
소으랑 : 그럼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
소으랑 : …
소으랑 : 저기 있잖아요
나 : 말해
소으랑 : 만약
소으랑 : 진짜
소으랑 : 만약에
소으랑 : 혹시라도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음
나 : 나 잠깐 마실 것 좀 가져와도 될까?
소으랑 : 안 돼요
나 : 알았어
나 : 그래서
나 : 뭔데?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아무것도
소으랑 : …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아무것도 아니야?
소으랑 : 네
나 : 그래 뭐, 서윤아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나 : 나한테 조금만 시간을 줄 수 있을까?
소으랑 : …
나 : 우리 서윤이 착하고 이쁘고
나 : 말도 잘 들어서 귀여운데
나 : 조금 전에 했던 말은
나 : 서윤이를 그렇게 볼 수 없으니까
나 : 파트너로 만족하란 말이 아니라
나 : 그냥 말 그대로의 의미였거든?
나 : 파트너랑 여자친구는 다른 거야
소으랑 : 그……렇겠죠
나 : 서윤이가 그 부분에 대해서
나 : 조금 오해하는 것 같아서
나 : 그렇게 만만치 않다고
나 : 알려주려고 했던 거고
소으랑 : 네
나 : 애초에 아직 파트너도 아니잖아
나 : 물론 우리 둘 다 잠정적으로
나 :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긴 하지만
나 : 아직까지는 그런 사이가 아니지?
소으랑 : 그……렇죠
나 : 내가 서윤이랑 진도를 빨리 안 빼고
나 : 천천히 해나가려는 이유도 설명했지?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지금 서윤이가 느끼는 기분을
나 : 뭐라고 해야 할까
나 : 절대로 무시하려는 건 아닌데
나 : 좀 더 나를 잘 알게 된 다음에
나 : 다시 말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
소으랑 : …
나 : 아 그래
나 : 서윤아
나 : 말이 나온 김에
나 : 나도 하나만 물어보자
소으랑 : 뭘요?
나 : 좀 전에 나한테 어떻게 생각하냐며
나 : 넌 연디에 대헤 어떻게 생각하는데?
소으랑 : 음
나 : 남자친구랑 주인님 사이에서
나 : 요령 좋게 구분을 해가면서
나 : 일상이랑 중심을 잘 잡고
나 : 자기 자신까지 포함해서
나 : 전부 다 만족시킬 수 있겠어?
소으랑 : 같은 사람 말하는 거죠……?
나 : 뭔 소리야 그건 또
소으랑 : 주인님이랑 남자친구랑
소으랑 : 같은 사람이라곤 거죠?
소으랑 : 따로따로 있는 건 아니죠?
나 : 너한테 그런 걸 바라겠냐
소으랑 : ㅎ…
나 : 그래서 어때?
소으랑 : 그렇게 말씀하시면
소으랑 : 별로 자신은……
소으랑 : 애초에 지금도
소으랑 : 할 수 있는 게 없고
나 : 뭐라고 대답하기 어렵지?
소으랑 : 네…
나 : 그걸 뭐라고 할 생각은 없는데
나 : 역할이 하나 더 얹어지는 거야
나 : 해야 할 일이 늘어난다는 거고
나 :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던 게
나 : 서운하게 느껴진다는 거라서
소으랑 : …
나 : 스스로 그걸 감당할 수 있는지
나 : 잘 생각해서 결정했음 좋겠어
나 : 물론 나도 서윤이한테
나 : 아니, 서윤이랑 나 사이에
나 : 어떤 게 최선인지 생각도 많이 하고
나 :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 중이거든?
소으랑 : 알아요
나 : 그러니까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어
소으랑 : 시간?
나 : ㅇㅇ
나 : 내가 너한테 생각해보라면서
나 : 시간을 줬던 이유랑 똑같이
나 : 이번에는 서윤이가
나 : 나한테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다
소으랑 : 네…
나 : 내가 그렇게 고성능 회로가 아니라
나 : 한 번에 하나씩밖에 처리가 안 돼
나 : 솔직히 지금도 머리가 터지든
나 : 조만간 위에 구멍이 나든
나 : 둘 중 하나로 실려갈 것 같거든?
소으랑 : 주인님 힘든 건 싫어요…
나 : 아니 뭐, 고생은 어쩔 수 없다지만
나 :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좋겠어ㅋㅋ
나 : 나도 서윤이랑 만나기 전까지
나 : 이래저래 정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소으랑 : 그럼 있잖아요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이
소으랑 : 그니까
소으랑 : …
소으랑 : 혹시라도
나 : 싫어해서 그러는 건 아니야
소으랑 : 네…
나 :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는데
나 : 당분간은 좀만 기다려줘
나 : 그런 다음에 둘이서
나 : 어떻게 해야 할지 얘기하자
소으랑 : 약속할 수 있어요?
나 : ㅇㅇ
나 : 약속할게
소으랑 : 약속한 거예요?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소으랑 : 기다릴게요 그럼
나 : ㅇㅇ
나 : 고마워
소으랑 : 대신 다 끝나면
소으랑 : 어떻게 된 건지
소으랑 : 하나부터 열까지
소으랑 : 다 말해줘야 돼요
나 : 글쎄
나 : 그건 어떨지
소으랑 : ?
나 : 알았어……ㅋㅋㅋ
나 : 알았는데
나 : 일단 그 문제는
나 :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소으랑 : 갈래요
나 : 그럴래?
소으랑 : 더 있으면 어색할 것 같아서
소으랑 : 침대에 쓰러져서
소으랑 : 베개에 얼굴 파묻고
소으랑 : 밤까지 뒹굴거릴래요
나 : 미안해 서윤아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
소으랑 : 나랑 있으면 재밌어요?
나 : 같이 있으면?
소으랑 : 네
나 : 서윤이랑 같이 있으면
나 : 재밌지 그래
나 : ㅋㅋ
나 : 당연히
소으랑 : ㅎ…
나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 : 항상 네 의사가 우선이고
나 : 그걸 무시할 생각은 없어
소으랑 : 저도 알아요
나 : 그래 알았어
나 : 내일 보자
나 : 바쁜데 붙잡아뒀네
소으랑 : 주인님이야말로
소으랑 : 바쁘실 텐데
소으랑 : 불러서 죄송해요
나 : 바쁘긴 뭘
소으랑 : 이따가 전화할게요
나 : ㅇㅇ
나 : 기분 좀 풀리면 전화해
소으랑 : 오늘은 왠지 쪽♡ 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야
나 : 그래그래
나 : ㅋㅋㅋ
나 : 그런 날도 있는 거지
소으랑 : 내일 늦으면 안 돼요
나 : 알았어
나 : ㅇㅇ
나 : 내일 보자
소으랑 : 내일 봬요
SYSTEM :// [소으랑]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SYSTEM :// [김낭] 님이 퇴장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