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214)화 (214/313)



〈 214화 〉5월 22일 목요일 PM 5시 (2)



소으랑 : 어차피 이해해 줄 거란 생각도 안 했다 뭐

나 : 그럼 왜 불렀어 시발

소으랑 : 같이 놀자고 불렀다니까요……ㅋㅋㅋㅋ
소으랑 : 혼자 있으니까 자꾸 거울만 보게 돼서
소으랑 : 그러느니 차라리 주인님이랑 놀려고
소으랑 : 그쪽이 더 재밌을 것 같았단 말이에요

나 : 거울은  


소으랑 : 그냥 신경이 쓰여서…


나 : 비교해봤자 의미 없다 서윤아


소으랑 : 알아요…


 : 그리고 니가 아직 못 만나봐서
나 : 약간 환상을 가지고 있는 건데
 :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니까
나 : 그냥 동네 아줌마 만난다고 생각해


소으랑 : 아줌마라니……ㅋㅋㅋ


나 : 너랑 무려 일곱 살 차이인데
나 : 언니라고 부르라는 것도
나 : 솔직히 양심 없는 거 아니냐?


소으랑 : 그런 생각  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혹시라도 내일 언니 앞에서
소으랑 : 이상한 소리 하면 안 돼요 진짜


 : 얼마나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나 : 솔직히 난 짐작도 안 가지만
나 : 쓸데없이 무리는 하지 마
 : 괜히 의욕 넘치는 화장을 한다던가


소으랑 : 으…


 : 나도 패션엔 문외한이라서
나 : 뭐라고 조언은 못하겠는데
 : 그냥 평소대로 하고 나와
나 : 그래도 괜찮으니까ㅋㅋㅋㅋ

소으랑 : 아 진짜!!!!

나 : 왜 성질이야 갑자기

소으랑 : 주인님 바보

나 : ??
나 : 이게 미쳤나

소으랑 : 나중에 둘이서 데이트할 때
소으랑 : 내가 평소대로 하고 나가도
소으랑 : 뭐라고 하기 없기에요?
소으랑 : 예쁘게 안 꾸몄다고 그러면
소으랑 : 그 자리에서 울어버릴 거임


나 : 너도 참 우는 거 좋아한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울면 버리고 갈 거야
나 : 모르는 사람인 척
나 : 그대로 집에 가야지

소으랑 : 너무해……ㅋㅋ


나 : 알았으면 애처럼 굴지 말고
나 : 내일 인사나 똑바로 해라
 : 너는 뭘 입을지 보다
나 : 그걸 먼저 고민해야 돼

소으랑 : 알았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
소으랑 : 연습할게요

 : 내일까지
나 : 안녕하세요
나 : 300번 복창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맞아
소으랑 : 근데 주인님


 : ㅇㅇ


소으랑 : 내일 약속 장소 아세요?
소으랑 : 언니가 아직  알려줘서


나 : 아니, 나도  들었는데


소으랑 :  알려주셨죠?

나 : ㅇㅇ
나 : 그냥 연남동이란 말밖에  들었어
나 : 대충 근처에서 전화하면 되겠지 뭐

소으랑 :  거기 가본  없는데…

나 : 그래?


소으랑 :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랑 같이 가면  돼요??
소으랑 : 그게 더 마음 편할 것 같은뎅
소으랑 : 어차피 언니랑도 만나야 하고
소으랑 : 둘이 같이 움직이는 게 낫잖아요

나 : 그것도 그러네

소으랑 : 그쵸?

 : 약속 장소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나 : 따로따로 찾으러 다니는 것보다
나 : 같이 다니는  편하겠다
나 : 어차피 초코랑도 합류해야 하니까

소으랑 : 그니까요


나 : 알았어
나 : 5시
나 : 아니다
나 : 4시 50분에 데리러 갈 테니까
나 : 흑석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소으랑 : 이쪽으로 오시게요??

나 : 중간에 합류하는 것보단 낫지
나 : 어차피  2호선이라
 : 지하철 타면 바로인데
나 : 너는 갈아타야 하잖아


소으랑 : 어…

나 : 어차피 6시~7시 사이에 만나자는 거 보면
나 : 7시 넘어서 기다려야  수도 있으니까
 : 적당히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음 되겠지

소으랑 : 퇴근하고 오신다고 했어요

 : 그래서 늦어질 거야 아마
나 : 걘 퇴근시간이 고무줄이라

소으랑 : 알았어요
소으랑 : ㅋㅋㅋ
소으랑 : 역 앞에서 기다릴게요


나 : 지금 잠깐 찾아봤는데
나 : 그냥 버스 타고 갈까
나 : 시발ㅋㅋㅋㅋㅋㅋ
나 : 금요일 저녁에 홍대는
나 : 진심으로 가기 싫은데
나 : 얘는 왜 장소를 거기로 잡아서

소으랑 : 사람 많아서요?


나 : 많다고 하기도 좀 그런 
나 : 최소한의 공간만 남기고
나 : 꽉꽉 들어찬 느낌이라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웬만하면 발도 들이기 싫다


소으랑 : 주인님한테 부탁하길 잘했다…ㅋㅋ
소으랑 : 혼자였으면 거기서  잃었을 듯


나 : 그러고 보니 저번에 그런 얘기 했었지?


소으랑 : 넹?

나 : 휴대폰 압수한 다음에
 : 주말 홍대에 던져놓고
 : 사람들한테 물어봐서
나 : 약속 장소까지 찾아오게 하는 거


소으랑 : 그……런 얘기를 했었나??


나 :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어때

소으랑 : 싫어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 사람 많은 곳에선
소으랑 : 현기증 비슷하게
소으랑 : 어지럽단 말이에요

나 : 그래 알았어ㅋㅋ

소으랑 : 근데 그 정도로 많으면
소으랑 : 조금 걱정되긴 하네요
소으랑 : 이상한 사람도 엄청 많을 듯

나 : 괜찮아
나 : 걱정 안 해도 돼


소으랑 : 오옹?


나 : 너한텐 관심 없을 거야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너무 많은 걸 바랐어
소으랑 : 그런 사람 아닌데


나 :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니까
나 : 그게 초등학생 때였나
나 : 아니면 중학생 때였나
나 :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소으랑 : ?

나 : 그런 소문이 있었거든?
나 : 비가 오는 날만 되면
나 : 홍대 근처 원룸촌에서

소으랑 : 그거 혹시 괴담이에요……?

나 : 꼭 가로등이 있는 전봇대 아래에
나 : 하얀 우산 하나가 버려져 있는데

소으랑 : 하지 ㅏㅁ욬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진짜로ㅋㅋㅋㅋㅋ
소으랑 : 진심으로 무섭단 말이에요


나 : 매번 비가 오는 날에만 발견되니까

소으랑 : 하지 말라고욬ㅋㅋㅋㅋㅋ

나 : 거기 사는 사람들은 다들 무시하는데


소으랑 : 제발 진짜 주인님
소으랑 : 하지 마요 진짜
소으랑 : 부탁드릴게요
소으랑 : 계절에도 안 맞게
소으랑 : 갑자기 무슨 괴담이에요

나 : 곧 여름인데 뭘ㅋㅋ

소으랑 : 여름에도 하지 마요

나 : 호러 싫어해?


소으랑 : 예전에도 싫었는데
소으랑 : 혼자 살다 보니까
소으랑 : 요즘은  심해졌어요
소으랑 :  떨어지는 소리만 들려도
소으랑 : 흠칫흠칫 놀라고 그러는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런 적 없어요?


나 :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
나 : 수도꼭지가 새나 싶어서
 : 수도세 먼저 걱정할 걸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혼자 사는 사람한테는
나 : 다른 게 공포가 아니야


소으랑 : 너무 현실적이어도 좀 그렇다

나 : 솔직히 귀신이 나타나면
나 : 세금 고지서 보여주면서
 : 여기서 살아도 되니까
나 : 여름에 에어컨 대신 써도 되냐고 물어보고 싶어


소으랑 : 대단하다 진짜ㅋㅋㅋㅋ
소으랑 :  죽어도 싫어요
소으랑 : 차라리 이사를 하고 말지

나 : 같이 살면 되지 


소으랑 : 누구랑요???

나 : 귀신이랑

소으랑 : ㅡㅅㅡ


나 : 왜ㅋㅋㅋ


소으랑 : 강심장인 건지
소으랑 : 무신경한 건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귀신도 질색하겠다


나 : 처음엔 몇 번 놀라겠지만
나 : 나중에 익숙해지고 나면
나 : 의외로 괜찮을지도 모르잖아

소으랑 : 꼭 그렇진 않을 텐데……ㅋㅋ


나 : 세상에 귀신보다 무서운 게 얼마나 많은데
나 : 고작 심령현상 같은 거에 겁을 먹고 있냐
 : 당장 오늘도 세금 내라고 고지서 날아왔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겨울에는 난방비
 : 여름에는 누진세
나 : 이렇게 꼬박꼬박 세금 거둬가서
나 : 대체 어디다 쓰는지 궁금하지 않냐

소으랑 : 그……건 말하지 말죠ㅋㅋ

나 : 그래

소으랑 : 그래도 자취하는 사람들은
소으랑 : 룸메이트가 있으면
소으랑 : 조금 편하다고 하던데


나 : 전혀

소으랑 : 뭐든지 반반 나눠서 내고
소으랑 : 밥도 많이 만들어도 되고
소으랑 : 아니, 최소한
소으랑 : 대화할 상대라도 있으면
소으랑 : 심심하진 않으니까……ㅋㅋ

나 : 말했잖아
 : 난 딱히 외로움 타는 성격도 아니고
나 : 오히려 누가 주변에 있으면 불편해


소으랑 : 귀신은 괜찮으면서??


나 : 걔가 거기서 뭘 하겠니
나 : 가끔 물건이나 떨어트리고
나 : 전등이나 깜빡거리게 하고
나 : 밤에 가위 정도만 눌리면

소으랑 : 나도 이제 주인님한테  익숙해졌나 봐요


 : ㅇ?

소으랑 : 농담을 구분할 수 있게 됐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가뜩이나 농담인지 아닌지
소으랑 : 구분이  되는 사람인데
소으랑 : 요즘은 살짝 느낌이 와요ㅋㅋ

나 : 대단한데?

소으랑 : ㅎㅎ

나 : 하긴 그래
나 : 나만 익숙해지겠냐
나 : 너도 마찬가지겠지


소으랑 : 좀 더 익숙해지면
소으랑 : 얼굴만 보고도
소으랑 : 무슨 기분인지 맞출 수 있을 듯


 : 그 전에 눈부터 맞춰야겠지?

소으랑 : 네엥…


나 : 좀 더 자주 만나면 괜찮아지려나
나 : 온라인이랑 갭이 너무 심해서
나 : 평소처럼 대하다가도ㅋㅋㅋ
나 : 반응이 안 돌아와서 당황하니까

소으랑 : 근데요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애완동물 키울 생각 없어요?

나 : 이젠 아예 키워달라는 거야?


소으랑 : 진짜 애완동물이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 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강아지나 고양이 말하는 거잖아요

나 : 갑자기 그 얘기가  나와

소으랑 : 그냥 궁금해서?

나 : 화제 전환이 진짜 뜬금없네


소으랑 : 냅둬요
소으랑 : ㅋㅋㅋ
소으랑 : 어차피 중요한 얘기도 아니면서


나 : 얼씨구

소으랑 : 암튼 애완동물 어때요?
소으랑 : 만약 키우게 된다면
소으랑 : 뭐가 좋을지……는
소으랑 : 어차피 귀찮다고 할 텐데
소으랑 : 물어보는 의미가 없당ㅋㅋ

나 : ㅇㅇ
 : 귀찮아

소으랑 : 안 귀찮은 게 뭐예요 대체

나 : 말 좀 이쁘게 해라 제발
나 : 내가 그래도 연상인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오늘따라  이렇게 시비조야

소으랑 : 아…

나 : 누굴 보고 배웠는지는 알겠는데
나 : 가르치지도 않은 걸 닮고 있네
나 : 조심  해라 진짜ㅋㅋㅋㅋ
나 : 내가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나 : 그거 입에 붙으면  떨어진다


소으랑 : 일부러……는 아니었는데
소으랑 : 앞으로 조심할게요 주인님


나 : 거 참
나 : 그래
 : 알았어
나 : 그래서 뭐였지?
나 : 어떤 애완동물이 좋냐고?

소으랑 : 네…

나 :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나 : 서윤이는 뭐가 좋은데?
 : 전에 강아지가 좋다고 하지 않았나?

소으랑 : 난 포메라니안 기르고 싶어요
소으랑 : 작아서 귀엽기도 하구
소으랑 : 사고를 쳐도 혼내기도 좋고
소으랑 : 같이 뒹굴거리기도 좋을 것 같음

 : 말만 들어도 귀찮다 야

소으랑 : 근데 다른 사람이랑 같이 살면
소으랑 : 애완동물은 못 기르니까……ㅋㅋ

나 : 뭐, 그렇지

소으랑 : 애완동물 진짜로 싫어요?

나 :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기르고 싶으면 길러
나 : 나는 날 기르기도 벅차다

소으랑 : 그렇게 벅찬 사람이
소으랑 : 나는 왜 기르겠다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말이 좋아서 기르는 거지
나 : 우리 집에 들어와 사는 것도 아니고
나 : 숙식을 책임지는 것도 아닌데ㅋㅋㅋ

소으랑 : 가끔 놀아주면 그걸로 끝이에요?


 : 장난감도 몇 개 사줬잖아

소으랑 : 장난감이란 의미가……ㅋㅋ


나 : 그러고 보니 어쩌고 있냐 지금
나 : 가르쳐준 대로 소독해놨어?
나 : 제대로 소독  하면  쓴다


소으랑 : 소독한 다음에  말렸어요
소으랑 : 동글동글한 헤드만 적시고
소으랑 : 컨트롤러 부분은 안 젖게
소으랑 : 혹시 몰라서 건전지도 사놨구

나 : ㅇㅇ
나 : 잘했어


소으랑 : 지금은 책상 서랍에 있어요

 : 혼자 사는데  어때
 : 그냥 꺼내놓지ㅋㅋ
나 : 굳이 감출 필요 있어?


소으랑 : 부끄럽잖아요

나 : 그래그래
나 : 아무튼
나 : 관리는 꼼꼼하게 해줘


소으랑 : 네엥

나 : 난 귀찮아서 못하겠더라
나 : 가죽 손질하는 법 듣고
 : 정나미가 떨어지던데
나 : 서윤이는 그런 거 잘하지?

소으랑 : 나한테 맡기려구요??


나 : 손질이랑 관리는
나 : 너무 귀찮아 진짜


소으랑 : 가끔 생각하는 건데ㅋㅋ
소으랑 : 주인님 말하는  보면
소으랑 :  쉬는 것만 빼면
소으랑 : 다 귀찮은  같은데
소으랑 : 길들이는 건 괜찮아요?


나 : 맘에도 없는 짓 하려면 귀찮지

소으랑 : …

나 : 근데 가끔 서윤이처럼 마음에 들고
나 : 그런 쪽으로도 관심이 있어 보이면
 : 별로 귀찮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
 :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지ㅋㅋ

소으랑 : 반대?


나 : 빨리 진도 나가고 싶어서
나 : 손이 근질근질한 느낌
나 : 물론 서두르면 안 되니까
나 : 천천히 가르치고 있긴 해도


소으랑 : 변태……ㅋㅋ


나 : 그리고 이게 말만 주인이지
 : 사실상 집사나 다름없어
나 : 매번 기분 맞춰줘야 하고
나 : 사소한 것까지 챙겨줘야 하고
나 : 혹시라도 다칠까 봐 신경 쓰고

소으랑 :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

나 : 이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 보면
 : 너도 이제 슬슬 익숙해졌구나 싶다


소으랑 : ?


나 :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 : 주인 노릇 힘들겠다고
나 : 빈말이나마 걱정해줬는데

소으랑 : 아…

나 : 이젠 내 고생이 당연한 게 돼버렸어


소으랑 : 아니, 그건……ㅋㅋㅋㅋ
소으랑 : 옆에서 봤으니까
소으랑 : 주인님 고생하는 
소으랑 : 당연히 알고 있는데

나 : 그래 시발
나 : 검은 머리 짐승이 별거냐
나 : 챙겨주는 보람도 없고
 : 갈수록 말은 지지리 안 듣고

소으랑 : 아니, 그러니까……ㅋㅋㅋ
소으랑 : 당연히 고생해야 한다고
소으랑 : 그런 소리가 아니라
소으랑 : 주인님이 그만큼 고생하니까?
소으랑 : 저도 열심히 하겠다는 의미로?


나 : 수습하기엔 늦었다고 생각  하니

소으랑 : 죄송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도 서윤이 정도면
 : 말은  듣는 편이지
 : 이상한 고집을 부리지도 않고


소으랑 : 이상한 고집?

나 : 아니 뭐, 그런 게 있어


소으랑 : …
소으랑 : 
소으랑 : 주인님

 : ?

소으랑 : 그게요

 : 뭔데


소으랑 :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소으랑 : 순수하게 궁금해서
소으랑 : 물어보고 싶은데……요

나 :  여친에 대한 질문은  받는다

소으랑 : 전 여친이 아니라ㅋㅋ

나 : 그럼 뭔데


소으랑 : 보통 주인님이랑 만나서
소으랑 : 아니, 오빠가 아니라
소으랑 : 그냥 말 그대로의 의미로
소으랑 : 도미넌트? 역할의 사람들요


나 : ㅇㅇ


소으랑 : 서로 디엣……을 시작하게 되면
소으랑 : 보통 얼마나 오랫동안 만나요?


나 : 내가 뭐라고 대답할지  것 같은데


소으랑 : 사람마다 다르다고……ㅋㅋ
소으랑 : 말씀하실 것 같아요


나 : 잘 아네


소으랑 : 그래도 궁금한뎅

나 : 나도 몰라서 대답을 못해주겠다
 : 두세 달 만에 그만두기도 하고
나 : 좀 더 오래 만나면 년 단위?
나 : 그런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이니까


소으랑 : 그 이상은요?


 : 그 이상으로 가면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글쎄
 :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나 : 그냥 결혼하는 게 낫지 않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도 슬슬 알겠지만
나 : 솔직히 존나 드라이하게
나 : 만나서 플레이만 하고
나 : 깨끗이 헤어지기가 어렵잖아

소으랑 : 그……렇죠?


나 : 가볍게 노는 정도라면 모르겠지만
 : 실제로 디엣을 시작하게 된다면
나 : 누굴 길들이고 지배한다는 게
나 : 그렇게 쉽게 끝나는 게 아니니까


소으랑 : 그리고

 : ㅇ?


소으랑 : 순종하고 복종하는 것도
소으랑 : 말을 잘 듣는 게 아니라
소으랑 :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소으랑 : 좀  여러 가지로
소으랑 : 생각해야 할  있구나
소으랑 : 요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나 : 그건 그렇지

소으랑 : 기쁘게 하는 법……이라든가
소으랑 : 암튼 잘 설명은 못하겠는데
소으랑 : 명령만  듣는 걸로는
소으랑 :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 : 글쎄 뭐, 그렇게 느꼈으면
나 : 뭔가 불만족스럽단 거겠지


소으랑 : 불만족……인가?


 : 저번에도 한 번 말했지만
나 : 서로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 : 플레이랑 일상을
 : 딱딱 나누기가 힘들어서

소으랑 : 

나 : 그리고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 : 가까워질수록 맘이 풀어지거든


소으랑 : 제 얘기에요?ㅋㅋ

나 : 아니, 그냥 일반적으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처음엔 당연히 기합이 빡 들어있으니까
나 : 말도  듣고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데
나 : 점점 친해질수록 느슨해진다고 해야 하나
나 : 말도 안 듣고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고

소으랑 : 그럼 혼나야죠…

나 : 그야 그렇지ㅇㅇ
나 : 근데 마음이 풀어지는 건 주인도 마찬가지라
나 :  정도는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나? 싶어서
나 : 처음엔 엄격하게 규칙을 적용하다가도
나 : 점점 갈수록 예외가 많아지기도 하고 그래
나 : 가까운 사람한테 칼같이 대하기는 힘들잖아

소으랑 : 아무래도 좀 그렇죠


나 : 게다가 취향이 맞는 남녀 사이인데
나 : 연애 감정을 완전히 배제시키기도
나 :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서


소으랑 : …

나 : 사실 말로만 디엣관계인 거고
나 : 커플 비슷하게 되는 일도 많거든

소으랑 : 그래서 연디가?


 : 뭐, 그렇지

 : 안 그래도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
 : 거기에 저런 연애 감정까지 더해지면
나 : SM은 그냥 조미료가 되는 거지ㅋㅋ
나 : 그래서 연디를 싫어하는 사람도 되게 많아

소으랑 : 주인님은요……?


나 : 나?

소으랑 : 싫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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