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8화 〉5월 17일 토요일 AM 0시 (8)
나 : 이 정도로 멍청할 거라곤
나 : 전혀 상상 못해봐서
나 : 솔직히 좀 당황스러운데
소으랑 : 죄송해요 주인님
나 : 죄송하다고 말만 해봤자ㅋㅋㅋㅋ
나 : 넌 지금 왜 멍청하다고 까이는지
나 : 전혀 짐작 가는 이유가 없을 거 아냐
소으랑 : 네…
나 : 일단 수갑 채우고 나면
나 : 서윤이 힘으로는
나 : 절대 못 풀 것 같아?
소으랑 : 네…
나 : 열쇠는 창밖으로 던져버렸냐?
소으랑 : 아까 주인님이 그러셨잖아요…
소으랑 : 장난감에 가깝긴 하지만
소으랑 : 제 힘으론 안 망가지니까
소으랑 : 혼자 있을 땐 쓰지 말라고
나 : ㅇㅇ
나 : 맞아
나 : 그래서?
소으랑 : 네?
나 : 그렇게 말한 거 맞다고
냐 : 혼자 사는 주제에
나 : 양손이 묶이면 난감하니까
나 : 혹시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나 : 재미 삼아서 사용하지 마라
나 : 내가 분명 그렇게 말했었지?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그리고 수갑은 발에 채우라고 했고
소으랑 : …
나 : 내가 케이블 타이로 조이라고 했냐
나 : 노끈으로 하반신을 묶으라고 했냐
나 : 양손 다 멀쩡하고 자유로우니까
나 : 가볍게 다리 벌린 다음에
나 : 열쇠 꽂아 넣으면 되는 것을
나 : 내가 이런 것까지 설명해야 돼?
나 : 아니면 벌써 열쇠 잃어버려서 그래?
나 : 척추가 통나무라서 휘어지질 않아?
소으랑 : 그런 건 아닌데…
나 : 얘가 오늘 왜 이러지?
소으랑 : 죄송해요 주인님
나 : 아니, 죄송하고 자시고를 떠나서
나 : 이게 처음이란 이유만으로
나 : 넘어갈 수 있는 문제야 지금?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일일이 하나하나 가르치고
나 : 옆에서 설명해주지 않으면
나 :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 : 혼자선 생각도 못해?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사과하면 다 된다는 태도가 말이지
나 : 평소 같았으면 빡대가리 년이라고
나 : 존나 갈궜을 것 같은데
나 : 이렇게까지 한심하면
나 : 불쌍해서라도 못 갈구겠다
나 : 지능이 의심스러울 정도야
소으랑 : 주인님이
나 : ?
소으랑 : 주인님이 시키는 것만 하라고
소으랑 : 쓸데없이 의욕만 앞섰다간
소으랑 : 바닥까지 끌어내릴 거라고
소으랑 : 자신만만하지도 말고
소으랑 : 괜히 의욕 넘치지도 말고
소으랑 : 그냥 주인님 말만 잘 들으라고
나 : 그래서 지금 말을 잘 듣는 것 같아?
나 : 내 눈에는 일부러 태클 거는 것 같은데
소으랑 : …
나 : 시키는 대로 하고 있긴 하고?
소으랑 : 주인님이
소으랑 : 주인님이
나 : 내가 뭘 시켰는지 다시 한 번 말해봐
소으랑 : 못 움직이도록
소으랑 : 수갑…
소으랑 : 발에 채우라고 하셨어요
나 : 그렇지?
소으랑 : 네…
나 : 그리고 분명히 가르쳐줬을 텐데?
나 : 제대로 상황파악을 못하겠고
나 :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을 땐
나 : 일단 머리 비우고 순종하라고
나 : 어차피 판단은 니 몫이 아니야
소으랑 : 근데 위험하잖아요
소으랑 : …
소으랑 : 열쇠가 있긴 해도
소으랑 : 다리를 못 움직이면
나 : 족갑이랑 다르게
나 : 체인이 짧아서
나 : 일단 한 번 채우고 나면
나 : 일어서서 걷진 못하겠지
소으랑 : 족갑……?
나 : 손에 채우니까 수갑
나 : 발에 채우니까 족갑
소으랑 : 아
나 : 그건 좀 더 체인이 길어서
나 : 균형감각만 사람다우면
나 : 종종걸음으로 걸을 수 있긴 해
나 : 근데 수갑은 애초에 그런 용도가 아니니까
소으랑 : 혹시 무리해서 움직이다가
소으랑 : 넘어져서 다칠 수도 있고……
나 : 애초에 움직이지 못하도록
나 : 다리를 묶어두는 건데 말이야
소으랑 : 별로 유연하지도 않고
소으랑 : 되게 뻣뻣한 편이라서
소으랑 : 다리가 묶인 채로
소으랑 : 어떻게든 풀어보려다가
소으랑 : 열쇠가 구부러지기라도 하면
나 : 그래 뭐, 개소리라고 하고 싶지만
나 : 가능성이 낮긴 해도
나 : 별로 튼튼한 게 아니라서
나 : 아예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긴 해
소으랑 : 게다가 주인님
소으랑 : 이제부터 로터…도 사용해서
소으랑 : 천천히 느긋하게 괴롭힌다고
나 : 근데?
소으랑 : 주인님이랑 야한 걸 하고나면
소으랑 : 항상 마지막엔 너무 느껴서
소으랑 : 제 의지랑은 상관없이
소으랑 : 막 움찔움찔하면서
소으랑 : 몸이 맘대로 움직이니까…
나 : 흠
소으랑 : 제대로 못 움직이는데
소으랑 : 몸이 멋대로 움직이면
나 : 됐다 그래
나 : 알았어
나 : 그만해도 돼
나 : 왜 그러는지 이해했으니까
소으랑 : 네?
나 : 무섭다는 거잖아 결국
소으랑 : …
나 : 갑자기 되도 않는 질문을 하길래
나 : 서윤이가 오늘 뭘 잘못 먹어서
나 : 지능지수가 떡락했나 싶었는데
나 : 무서워서 미리 밑밥 깔던 거였어?
나 : 솔직하게 말하면 혼날 것 같으니까?
소으랑 : 주인님이 그동안 계속……
나 : 계속 뭐
나 : 이번엔 또 뭐라고 했는데
나 : 어디 한번 들어나 보자 그래
소으랑 : 저처럼 운동도 안 하고
소으랑 : 뻣뻣하기까지 한 사람
소으랑 : 잘못 묶었다가는
소으랑 : 진짜 큰일 날 수도 있다고
소으랑 : 인대부상부터 탈구……까지
나 :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진 몰라도
나 : 애초에 그건 전신이 묶여있고
나 : 혼자선 꼼짝도 못하는 상태를
나 : 전제했을 때의 리스크 아니었나?
소으랑 : 어쨌든 비슷한 거잖아요…
나 : 약을 먹어서 발작하는 것도 아니고
나 : 너도 사람인데 당연히
나 : 아프면 멈추지 이 년아
소으랑 : 몸이 생각대로 안 된단 말이에요
나 : 그래서 혹시 크게 다칠까 봐
나 : 무섭다는 거 아냐 지금
소으랑 : 네…
나 : 그래 뭐, 기분은 충분히 이해한다
나 : 혼자라서 도와줄 사람도 없고
나 : 주인이니 뭐니 잘난 척 떠들어도
나 : 결국 부상의 위험은 본인 몫이지
소으랑 : …
나 : 아 괜찮아 진짜로
나 : 탓하는 거 아니야
나 : 사람인 이상 당연한 거지 뭐
나 : 종이에 손가락 베이는 것도 싫은데
나 : 심각한 부상을 각오하라고 했다간
나 : 누구든 당연히 반발하고 나서겠지
소으랑 : 그게 아니라요…
나 : 만약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나 : 곧바로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닌 이상
나 : 리스크 관리라고 해봤자 뭣도 아니고
소으랑 : 으
나 : 잘못했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
나 : 이건 누구나 해당되는 거니까
나 : 특히 서윤이처럼
나 :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 : 통증에 대해 신경질적이면
나 : 걱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봐
소으랑 : 그럼
소으랑 : 어떡해요?
나 : 뭘?
소으랑 : 만약의 경우를 생각하면
소으랑 : 무서운 것도 맞고
소으랑 : 걱정되기도 하고
소으랑 : 전부 주인님 말씀대로인데
나 : 어떡하긴 뭘 어떡한다고 그래
나 :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나 :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 : 최종적인 선택은 니 몫이니까
소으랑 : 방금 전엔 아니라고 그랬으면서
나 : ?
소으랑 : 판단은 제 몫이 아니라면서요
나 : 내 의도에 대한 판단은 물론 아니지
나 : 무슨 생각으로 저런 명령을 하는지
나 : 하나하나 일일이 따지다 보면
나 : 제대로 진행이나 될지 모르겠다
소으랑 : …
나 : 어쨌든 서윤이가 플레이 중에
나 : 제일 우선해야 할 건
나 : 주인님 명령 아니겠어?
나 : 그에 대한 판단이나 피드백은
나 :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 거잖아
소으랑 : 네…
나 : 근데 선택은 항상 가능한 거야
나 : 그만두는 것도 계속하는 것도
나 : 항상 서윤이가 판단하는 거고
나 : 전에 몇 번 말했었지?
나 : 내가 니 주인이긴 하지만
나 : 어쨌든 주도권 자체는 섭한테 있다고
소으랑 : 세이프 워드?
나 : ㅇㅇ
나 : 할 수 있으면 하는 거고
나 : 도저히 무리다 싶으면
나 : 여기서 관두는 거고
나 : 항상 그랬던 것처럼
나 : 절대로 강요하진 않아
소으랑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참다가
소으랑 : 도저히 못 버티겠을 때 쓰는
소으랑 : 일종의 안전장치라면서……요
나 : 난 참으란 소리 한 적 없다 서윤아
나 : 그것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 : 누구 망가트릴 일 있냐
나 : 참으면 병신 되는 세상인데
소으랑 : 이건 더 이상 못하겠다
소으랑 : 힘들어서 안 되겠다
소으랑 : 싶을 때
소으랑 : 쓰는 거라고
소으랑 : 말씀하셨는데
나 : 더 이상 못하겠다는 의미가
나 : 끝까지 참으란 건 아니잖아
나 : 척 보면 모르겠어?
나 : 이건 아닌 것 같다
나 : 도저히 안 될 것 같다
나 : 똥인지 된장인지 찍먹해봐야 알아?
소으랑 : …
나 : 말을 잘 듣는 거랑은 별개로
나 : 멍청하게 아무 생각도 없이
나: 끌려다니기만 하는 사람은
나 :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나 : 보통 사랑받기 힘들다 서윤아
소으랑 : 주인님은
나 : 또 왜
소으라 : 일단 제가 뭐든 해보려고 하니까
소으랑 : 그래서 사랑스럽다고 해주셨는데
나 : 그게 싫은 것도 참으란 소린 아니잖아
소으랑 : 주인님 말씀은 그럼
소으랑 : 절대로 못하겠다고
소으랑 :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해도
소으랑 : 아무 상관 없단 거예요?
나 : 나랑 무슨 상관이야 그게
나 : 본인이 못하겠다고 하는데
소으랑 : 이것도 제대로 못하냐고
소으랑 : 나한테 실망했다면서
소으랑 : 싫게 느껴지거나
소으랑 : 질렸다고 하실까 봐
나 : 그럼 반대로 물어보겠는데
나 : 서윤이 너 지금 내 앞에서
나 :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있긴 해?
소으랑 : …
나 : 뭔가 하나라도?
소으랑 : 없……어요
나 : 인사도 제대로 못해
나 : 대답도 잘 못해
나 : 눈치만 계속 보고
나 : 큰소리는 인터넷에서만
나 : 실제론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지?
소으랑 : 네…
나 : 그쪽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 안 해?
소으랑 : …
나 : 오늘도 좀 익숙해졌다고
나 : 은근슬쩍 내 머리 위에
나 : 올라가 앉으려다가
나 : 결국 다 박살내버린 주제에
나 : 그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 안 하냐고
소으랑 : 잘못했어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나도 꽤 다혈질인 성격이라
나 : 끓는점이 낮다고 해야 하나
나 : 짜증도 금방 치밀어오르고
나 : 빡치는 것도 존나 순식간이긴 해
나 : 어디 가서 순하단 소리도 못 들어봤고
소으랑 : ㅋㅋ…
나 : 근데 의외로 참을성은 강하거든?
나 : 못하는 게 있으면 가르쳐야지
나 : 사람은 그리 쉽게 안 바뀌어
나 :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나 : 같은 말을 몇 번씩 반복하면서
나 : 용케 홧병 안 생기고 살아남았더니
나 : 이젠 어지간해선 포기를 못하겠더라
소으랑 : 네…
나 : 일단 한 번 손에 들어왔으면
나 :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이상
나 : 내팽개치는 일도 없는데
나 : 이제 좀 알 때도 되지 않았냐 이것아
나 : 고작 그걸로 실망할 거였으면 진작 손절했어
소으랑 : 그럼 만약에
소으랑 : 있잖아요
나 : 아직도 할 말이 남았어?
소으랑 : 제가 주인님 말씀 잘 듣고
소으랑 : 제대로 마지막까지 하면
소으랑 : 서윤이 잘했다고
소으랑 : 칭찬해주실 거예요……?
나 : ?
소으랑 : 꼭 오늘 얘기는 아니에요
소으랑 : 잘한 것도 없는 주제에
소으랑 : 칭찬해달라고 하는 거
소으랑 : 혼날 짓이란 건 알고 있어요
나 : 그래 뭐, 알고 있다고 하니
나 : 일단 끝까지 들어는 볼게
나 : 대답은 그 다음에 해도 될 것 같네
소으랑 : 앞으로도 주인님이 명령하셨는데
소으랑 : 주인님 보시기에 엄청 답답하고
소으랑 : 제대로 못하거나 실수만 하더라도
소으랑 : 결국 끝까지 잘할 수 있게 되면……요
나 : 잘한 건 칭찬해주지 당연히
소으랑 : 당연히 해주는 칭찬이 아니라…
나 : 그럼?
소으랑 : 그러니까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좀 더
소으랑 : 뭐랄까
나 : ?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암것도 아니에요
나 : 말을 해야 알지
소으랑 :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나 : 칭찬보다 더 강한 게 필요해?
소으랑 : 나중에……요
나 : 쯧
소으랑 : 나중에 제대로 말씀드릴게요
소으랑 : 지금은 어떻게 말을 해도
소으랑 : 칭찬해달란 것처럼 들려서
소으랑 : 별로 좋게 안 보일 것 같아요
나 : 알긴 아네
소으랑 : 이상한 거 물어봐서 죄송해요
나 : 서윤이가 오늘 했던
나 : 죄송하단 말만으로
나 : 음반 하나 채우겠다
소으랑 : 혼나는 주제에 이것저것 말해서
소으랑 : 괜히 시간 잡아먹기만 했으니까
나 : 그래서?
소으랑 : 네…?
나 : 어떻게
나 : 계속 할 거야?
소으랑 : 혹시 모르니까
소으랑 : 우리 집 주소
소으랑 : 카톡으로 보낼게요
나 : 보험 드는 거야 지금?
소으랑 :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소으랑 : 주인님밖에 없어요
소으랑 : 119도 무섭고
소으랑 : 대답이 없으면
소으랑 : 빨리 좀 와주세요
나 : 그렇게 걱정이면 안 해도 돼
나 : 뭣하러 개인정보 까발리면서
나 :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거
나 : 무리하게 해보려고 그러냐
소으랑 : 별로 안 좋아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나 : 싫어하겠지
소으랑 : 묶이는 게 싫다는 건 아니에요
소으랑 : 아까 한 손이긴 하지만
소으랑 : 수갑 채웠을 땐
소으랑 : 조금 두근거리기도 했고
소으랑 : 그냥 다칠까 봐 무서운 거지
나 : 그럼 포기하라니까?
나 : 아무도 뭐라고 안 해
소으랑 : 주인님은 화도 안 났고
소으랑 : 혼내는 것도 아니라고
소으랑 : 그냥 교육이라고
소으랑 :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소으랑 : 전 혼나는 기분이가든요
나 :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 : 혼나고 싶다는 건 아닐 테고
소으랑 : 혼내주세요
나 : 혼나고 싶어?
소으랑 : 요즘 들어 계속 혼내는 거 아니라고
소으랑 : 플레이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겠다고
소으랑 : 자꾸 그렇게만 말씀하셨잖아요
나 : 불만이야?
소으랑 : 진짜로 건방져지면 어쩌나 싶어서
소으랑 : 오늘도 그럴 생각이 없었는데
소으랑 : 사실 없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소으랑 : 크게 생각을 안 하고 했던 말인데
소으랑 : 주인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니까
나 :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 : 할 말이 있으면
나 : 확실하게 하자 우리
소으랑 : 주인님은 기다려준다고 했지만
소으랑 : 솔직히 전 아직도 불안해서
소으랑 : 주인님이 저한테 안 질리도록
소으랑 : 앞으로도 계속 사랑받을 수 있게
소으랑 : 노력도 정말 많이 하고 싶거든요
나 : 노력하고 싶다고 말은 하면서
나 : 정작 노력하는 건 아니란 게
나 :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나 : 솔직하다고 칭찬해줘야 하나
소으랑 :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나 : 그래 뭐, 그렇겠지
소으랑 : 근데 주인님이 좋아하는 건
소으랑 : 나도 똑같이 좋아하고 싶으니까
나 : 딱히 묶는 걸 좋아하진 않는데
소으랑 : 아픈 것도
소으랑 : …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견뎌보겠다고
소으랑 : 말하고 싶긴 한데
소으랑 : 되도록 안 아프고 싶어요
나 : 너는 꼭 그렇게 한 마디가 많더라
소으랑 : 주인님 말씀 잘 들을 테니까
소으랑 : 다치지만 않게 해주세요
소으랑 : 무서운 건 열심히 참을게요
나 : 무리할 필요 없는데?
소으랑 :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나 : 그래 뭐, 끝까지 들은 것 같으니까
나 : 이제 더 하고 싶은 말은 없지?
소으랑 : 네…
나 : 너 마음 편해지고 싶으니까
나 : 나더러 혼내달란 거지 지금?
소으랑 : 그게 아니라…
나 : 아까부터 계속 말했지만
나 : 혼내는 게 아니라 재교육이니까
나 : 헷갈리지 말고 똑바로 알아들어
나 : 얼마나 대단한 결심을 했든 간에
나 : 잘못했다는 생각도 안 하면서
나 : 혼내달라고 하는 건 건방진 거고
나 : 설령 잘못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나 : 지금 서윤이 태도는 주제넘은 게 맞아
소으랑 : …
나 : 니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나 : 그만둘 건지 아닌지
나 : 겨우 그것밖에 없어
나 : 그것만 하면 되는 거야
나 : 쓸데없는 핑계를 주렁주렁 매달아서
나 : 내 의도랑 행동에 주석을 붙이는 거
나 : 허락해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 니 주인은 도저히 용납 못하겠거든?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제대로 이해도 못했으면서
나 : 습관처럼 사과하는 것 봐
나 : 내가 분명히 말했지
나 : 값어치가 떨어진다고
나 : 오늘은 더 이상 안 받는다
소으랑 : …
나 : 니가 지금 제일 우선해야 할 건 뭐라고?
소으랑 : 주인님 명령이요
나 : 그럼 이제 뭘 해야 하는지
나 : 아직도 감이 안 와 썅년아?
소으랑 : 주인님이 시킨 대로
소으랑 : 못 움직이게
소으랑 : 수갑 채울게요
나 : 이것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는데
나 : 다행히 니 주인은 참고 기다리는 건
나 : 이골이 난 사람이라서
나 : 그만둔다고 하지 않는 이상
나 :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 때까지
나 : 머릿속에 계속 때려 박아 줄 테니까
나 : 오늘은 그걸 위한 교육이라고 생각해
소으라 : 네 주인님…
나 : 아 그래
나 : 수갑 채우기 전에
나 : 팬티 벗는 것도 잊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