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2화 〉5월 17일 토요일 AM 0시 (2)
나 : 양손에 수갑을 채우면?
소으랑 : 네…
나 : 정말 몰라서 묻는 건 아닐 테고
나 : 정 해보고 싶다면 말리진 않을게ㅋㅋ
소으랑 : 말려봐요 쫌……ㅋㅋㅋ
나 : 내 말은 지지리 안 듣는데
나 : 말려서 뭐하겠냐ㅋㅋㅋ
나 : 어차피 또 맘대로 할 텐데
소으랑 : 말 잘 듣는데 왜 그러시징
나 : 그건 니 생각이고
소으랑 : 주인님 말씀하시는데
소으랑 : 막 반항하고 말대답하고
소으랑 : 그랬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나 : 길어질 것 같으니까
나 : 그 얘긴 고만 하고
소으랑 : ㅠㅠ
나 : 바보 같은 짓거리 하기 전에
나 : 미리 말해두겠는데
나 : 수갑 때문에 어떻게 돼도
나 : 난 거기까지 도와주러 안 간다
소으랑 : 그럼 누구한테 도와달라 그래요
나 : 119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양손이 묶여 있어도
나 : 통화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소으랑 : 전화해서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뭐라 그래요ㅋㅋㅋㅋㅋㅋㅋ
나 :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
나 : 충동에 몸을 맡긴 탓에
나 : 양손이 꽁꽁 묶여버린
나 : 짐승만도 못한 년이니까
나 : 제발 좀 와서 도와달라고
소으랑 : 짐승만도 못한……ㅋㅋ
나 : 사실이잖아
소으랑 : 진짜로 그런 기분인데 어떡해요
소으랑 : 뭔가 간질간질하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이상하게 조마조마한 것 같은……?
나 : 이 맛에 장난감 사주는구나
소으랑 : ?
나 : 반응이 재밌어
나 : 조카 보는 것 같아
소으랑 : 으…
나 : 그래도 조심해서 갖고 놀아ㅋㅋㅋㅋ
나 : 장난감이라도 다칠 수 있으니까
소으랑 : 나 어린애 아니에요
나 : 좀 전에 뭐라고 했는지 벌써 잊었냐?
나 : 어린애 아니라고 하고 싶으면
나 : 충동적으로 행동하진 말아야지
소으랑 : 아니, 근데……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이런 적 없어요?
나 : 뭐가 없어
소으랑 : 눈 앞에서 불이 활활 타고 있으면
소으랑 : 왠지 손을 집어넣고 싶은 충동?
소으랑 : 물론 진짜로 그러진 않지만
소으랑 : 가끔씩 그런 생각이 들잖아요
소으랑 : 그거랑 약간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나 : 그런 생각 안 하는데
소으랑 : 엥?
나 : 당연한 것처럼 말하지 마ㅋㅋㅋ
나 : 불에 손을 집어넣으면 안 되지
나 : 크게 다칠 게 뻔한데
나 : 그런 멍청한 짓을 왜 해
소으랑 : 가끔 위험한 짓을 저지르고 싶은
소으랑 : 지하철 선로로 떨어진다거나
소으랑 : 차도에 뛰어들고 싶은
소으랑 : 충동이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강박……같은 느낌 없어요?
나 : 한 번도 없었는데
소으랑 : 신기하다
나 : 너 좀 이상한 것 같아
소으랑 : 나만 그런 거구나……;;;
나 : 불안해서 내버려두겠냐 이거
나 :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나 : 속으로 배배 꼬였는데
나 : 당장 내일이라도
나 : 대형사고 치는 거 아냐?
소으랑 : 그런 거 안 해요ㅋㅋㅋ
나 : 믿을 수가 있어야지 원
소으랑 : 암튼 수갑은 이제 벗을래
소으랑 : 자꾸 손목에서
소으랑 : 짤랑짤랑
소으랑 : 정신 사나워요
나 : ㅇㅇ
소으랑 : 한 달 전까지만 해도ㅋㅋㅋ
소으랑 : 수갑을 차게 될 거라고는
소으랑 :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데
나 : 체포당하는 상상은 한 적 없어?
소으랑 : 그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별로 하고 싶은 얘기 아니에요
소으랑 : 특히 주인님 앞에서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도 생각했던 것만큼
나 : 거부감이 심하진 않아서 다행이야
소으랑 : 없……진 않아요ㅋㅋㅋ
소으랑 : 묶이는 것도 무섭고
소으랑 : 주인님이니까 괜찮은 거지
나 :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도 괜찮아ㅋㅋㅋㅋ
나 : 묶인다는 행위 자체가 무섭기도 하고
나 : 어느 정도 부상의 위험을 동반하니까
나 : 아프고 무서워서 싫다는 여자도 많거든
소으랑 : 음
나 : 그래서 에쎄머 중에서도
나 : 본격적인 구속이나 결박을
나 :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어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전에 가르쳐주셨어요
소으랑 : 밧줄로 사람을 묶는 게 되게 어렵다고
나 : 실제로 어렵기도 하고
나 : 위험하기도 하고
나 : 결국 기술 문제지 뭐
나 : 그리고 연습할 상대가 없다는 것 정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
소으랑 : 전 그렇게까지 싫진 않아요
소으랑 : 거부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소으랑 : 주인님이 주신 선물이기도 하고
나 : 그래 뭐, 그게 마음에 들었으면
나 : 앞으로 이것저것 선물해줄게
나 : 서윤이 체력을 생각해보면
나 : 일반적인 구속구도 힘들겠지만
소으랑 : 주인님
나 : ?
소으랑 : 구속구라는 게 그거죠?
소으랑 : 전에 설명했주셨던
소으랑 : 못 움직이게 만드는 거
나 : ㅇㅇ
소으랑 : 그게 일반적인 거예요?
나 : 일반적이라기보다는
나 : 가장 평범하단 의미에서?
소으랑 : 더 하드한 것도 있어요 그럼??
나 : 수갑 한 번 차보더니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갑자기 궁금해졌어?
소으랑 : 약간……요ㅋㅋ
나 : 가르쳐줘도 딱히 상관은 없지만
나 : 괜히 충격받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소으랑 : 이제 와서???
나 : 그런 소릴 들어도 할 말 없긴 한데ㅋㅋ
나 : 내가 마구잡이로 떠드는 것 같아도
나 : 나름대로 서윤이 수준에 맞춰서
나 : 어느 정도 수위조절은 하고 있었어
소으랑 : 아직도 모르는 게 많구나
나 : 당연한 거 아니냐ㅋㅋㅋ
나 : 나도 배워야 할 게 산더미인데
소으랑 : 그래도 알아두는 게 좋잖아요
소으랑 : 아는 게 힘이라고 하잖아요
나 : 모르는 게 약이란 말도 있는데
소으랑 : 궁금하단 말이에요ㅋㅋ
나 : 그래 뭐, 머리로 알고 있다고 해서
나 :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소으랑 : 막 묶어서 매달고 그래요?
나 :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나 : 구속구라는 건 결국
나 : 신체의 자유를 뺏는 거잖아?
소으랑 : 넹
나 : 만약 내가 침대에 누워있는 너한테 다가가서
나 : 천천히 하나하나 입고 있던 옷을 벗긴 다음
나 : 하나씩 신체의 자유를 빼앗는다고 상상해봐
소으랑 : 묶……는다는 의미죠?
나 : 그럼?
소으랑 : 이상한 주사를 놓는다거나
소으랑 : 위험한 약을 마시게 하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어디까지나
나 : 플레이 영역에서
나 : 상상해보란 소리였어
소으랑 : 일단 팔다리를 꽁꽁 묶을 것 같아요
소으랑 :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소으랑 : 그래야 괴롭힐 수 있을 테니까
나 : ㅇㅇ
소으랑 : 그리고 안대로 눈을 가려서
소으랑 : 앞을 못 보게 할 수도 있고
소으랑 : 전에 주인님이 했던 것처럼
소으랑 : 입을 막아서 말도 못하게 하고
소으랑 : 암것도 안 들리게 할 수도 있겠다
나 : 그리고?
소으랑 : ?
나 : 서윤이가 상상할 수 있을 정도면
나 : 하드한 레벨이라고 안 했겠지?ㅋㅋㅋ
소으랑 : 혹시
소으랑 : 그
소으랑 : 생리현상……이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그래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그런 것도 있지
소으랑 : 또 뭐가 남았어요?
나 : 잘 생각해봐
소으랑 : 모르겠어요
소으랑 : 의식을 잃게 만든다던가??
나 : 음
나 : 결과적으론 비슷한가?
소으랑 : 헐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정확히 말하면
나 : 호흡이지
소으랑 : ???
나 : 전에 오르가즘 컨트롤 가르쳐줬지?
나 : 비슷……하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나 : 신체반응을 컨트롤하는 카테고리엔
나 : 브레스 컨트롤이라는 플레이도 있거든
소으랑 : 브레스??
나 : ㅇㅇ
나 : 숨 쉬는 거 말이야
소으랑 : ??
나 : 호흡을 컨트롤한다고 해야 하나
나 : 간단히 말하면 목 조르기지 결국
소으랑 : 주인님
나 :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진 알아
나 : 굉장히 위험한 플레이라서
나 : 가르쳐줄 생각도 없었고
나 : 서윤이한테 권하지도 않을 거야
소으랑 : 그런 건 왜 하는 거예요??
나 : 기분 좋으니까
소으랑 : ??
나 : 사람은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
나 : 느껴지는 공포나 긴장감을
나 : 흥분이라고 착각하기 쉽거든
나 : 실제로 목숨이 위험하면 엔돌핀이 팍팍 나오니까
소으랑 : 아무리 그래도 목숨이 위험하면……;;;;
나 : 아예 숨을 못 쉬게 하는 게 아니라
나 : 산소를 아주 적게 받아들이도록
나 : 호흡을 컨트롤하는 거라서
나 : 쉽게 정신을 잃거나 하진 않아
나 : 그래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지만
소으랑 : 왜 하드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아요
나 : 그렇지?
소으랑 : 어우
나 : 질식 플레이라고도 부르는데
나 : 양손으로 목을 감싼 다음
나 : 턱 아래쪽을 꾹 눌러서
나 : 기도를 압박하면
나 : 야
나 : 서윤아
나 : 혹시라도 시도하지 마라?
소으랑 : 안 해요……ㅋㅋ
나 : 어쨌든 그렇게 뇌에 산소가 차단되면서
나 : 몽롱하고 황홀한……?
나 : 내가 경험해본 게 아니라
나 : 뭐라고 설명은 못 하겠는데
소으랑 : 으
나 : 아무튼 이건 진짜 위험한 거야
나 : 그만큼 제대로 겪어보면
나 : 중독되는 사람도 많다고 하지만
소으랑 : 중독돼요?
나 : 뇌내마약이 콸콸 쏟아지는 건데 그럼
나 : 일반적으로 받는 자극에 비하면
나 : 당연히 훨씬 강력하겠지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찔하다……ㅠㅠ
나 : 그래서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구속구는
나 : 아예 안면 전체를 고무로 덮어서
나 : 호흡을 완전히 차단한 다음에
나 : 바깥에서 펌프를 통해
나 : 공기를 줄 수 있게 만든 것도 있어
소으랑 : 그럼 주인님이 공기를 안 보내주면
나 : 자기 힘으로 어떻게 못하면
나 : 그대로 죽는 거지 뭐
나 : 움직이지도 못한 채로
소으랑 : 저 지금 약간 소름 끼쳤어요
나 :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소으랑 : 주인님은 저한테 안 시킬 거죠?
소으랑 : 막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플레이
나 : 하고 싶다고 해도 안 시킬 거야
나 : 까딱하면 죽을 수도 있고
나 :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수도 있는데
나 : 처음부터 시도 안 하는 게 가장 나아
소으랑 : 으
나 : 무서워졌어?ㅋㅋ
소으랑 : 무서운 것도 사실인데
소으랑 : 좀 더
소으랑 : 뭐랄까
소으랑 : 몸도 마음도
소으랑 : 주인님 손에 달렸다는 게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내가 항상 강조하는 거 있지?
나 : 언제나 네 의사가 우선이고
나 : 억지로 시키지도 않을 뿐더러
나 : 넌 노예가 아니라 파트너라고
소으랑 : 네…
나 : 서로 기분 좋으려고 하는 건데
나 : 다치거나 위험하면 안 되지
나 : 만약 그런 플레이를 하더라도
나 : 충분히 준비하고 리스크를 숙지한 다음에
나 :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하는 게 내 역할이고
소으랑 : 요즘 자주 하는 생각인데요
나 : ?
소으랑 : 주인님이라서 다행이에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만약 다른 사람이
소으랑 : 날 길들여서
소으랑 : 하고 싶은 대로 막 강요하면
소으랑 : 거부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음
나 : 그래 뭐, 그런 사람들이 있긴 하지
소으랑 : 그래서 항상 제가 우선이라고 할 때마다
소으랑 :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서 되게 행복해요
나 : 그래 알았어ㅋㅋ
나 : 낯간지럽다 야
소으랑 : 그니까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다음부터 이런 거 살 때는요
소으랑 : 저한테 미리 말씀해주세요 제발
나 : 이상한 거 살까봐 무서워?
소으랑 : 그게 아니라……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소으랑 : 음
소으랑 : 약간 그것도 걱정이긴 한데
소으랑 : 꼭 그래서 그런 건 아니구요
나 : 그럼?
나 : 궁금해서 그래?
소으랑 : 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꿋꿋하다 정말
나 : 저 얘길 듣고도
나 : 아직도 궁금하다니
소으랑 : 가능하면 주인님이랑 같이 고르고 싶어요
소으랑 : 어차피 나한테 쓸 거니까…ㅋㅋㅋ
소으랑 : 되도록 제 취향인 게 좋잖아요
소으랑 : 색깔이라던가
소으랑 : 디자인 같은 것도
나 : 그건 그렇지
소으랑 : 그리고
소으랑 : 그게
나 : 그리고?
소으랑 : 갖고 싶은 게 있을 수도 있고ㅠ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알았어
나 : 다음엔 미리 말할게
소으랑 : 약속?
나 : ㅇㅇ
나 : 알았어
소으랑 : ㅎㅎ
나 : 근데 뭐가 갖고 싶어서 그러냐?
나 : 수갑을 봐서 알겠지만
나 : 구속구는 혼자 사용하긴 힘들고
나 : 웬만하면 하지도 못하게 하는데
소으랑 : 목줄……이요
나 : 목줄?
소으랑 : 목에 채우는 그거……요
소으랑 : 주인님 성격 생각하면
소으랑 : 가장 먼저 샀을 것 같은데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웃으면 화낼 거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화낼 거예요
소으랑 : 엄청 떽떽거릴 거예요
나 : 알았어ㅋㅋ
소으랑 : 웃기만 해봐요 진짜
나 : 알았다니까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뭐, 목줄이라
나 :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나 : 아직 너한텐 좀 이를 것 같더라
소으랑 : 수갑보다 더??
나 : ㅇㅇ
나 : 아무래도 목줄은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니까
나 : 되도록이면 가죽제품으로 맞추고 싶어서
나 : 이것만큼은 장난감으로 때우면 안 되잖아
소으랑 : 아…
나 : 그리고 당장 목줄을 선물한다 그래도
나 : 가죽은 생각보다 관리 까다롭다?
나 : 피부에 직접 닿는 거라서
나 : 손질도 꼼꼼하게 해줘야 하고
소으랑 : 글쿠나
나 : 그리고 이건 좀 쪽팔린 얘기지만
나 : 원래 가죽제품이 비싸거든ㅋㅋ
나 : 괜찮은 거 사려면
나 : 10만원 단위로 깨지니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해했어요
나 : 주문제작도 알아보고 있긴 한데
나 : 이니셜도 새겨야 하고
나 : 서윤이 목에 딱 맞게
나 : 전용으로 제작하려면
나 : 목 사이즈도 재야 할 텐데
나 : 머리 굴려선 견적이 안 나오네
소으랑 : 주문제작……
나 : 오더 메이드가 고급스러워서 좋긴 좋아
나 : 어쨌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으니까
나 :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는 것만 빼면ㅋㅋ
소으랑 : 금액……이 문제인 거면
소으랑 : 많이는 아니지만
소으랑 : 저도 좀 낼 수 있어요
소으랑 : 당분간 생활비 좀 아끼면
나 : 그렇게 갖고 싶어?ㅋㅋ
소으랑 : 주인님 혼자 부담하기엔
소으랑 : 아무래도 좀 그렇잖아요
소으랑 : 그리고
소으랑 : 내 목에 채우는 거니까
소으랑 : 조금은 보태야 할 것 같아서
나 : 그래 뭐, 마음만 받을게
소으랑 : 진짜루요
나 : 알았어 알았어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도 아직 먼 얘기니까
나 : 당분간 장난감으로 참자
나 : 그동안 돈 많이 모아놓을게
소으랑 : 왜 항상 마지막엔 현실적인지……ㅋㅋ
나 : 어쩔 수 없지 뭐ㅋㅋㅋ
나 : 잔고는 거짓말을 안 하니까
소으랑 : 슬프당
나 : 원래 취미생활엔 돈이 드는 거야
나 : 나야 뭐, 생활비도 적게 들고
나 : 다른 취미도 없으니까
나 : 남들보단 여유가 있지만
소으랑 : 가끔 보면 주인님이 젤 불건전해요
나 : 그걸 꼭 가끔 봐야 알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진짜
소으랑 : 이런 식으로
소으랑 : 주인님이랑 떠드는 거
소으랑 : 되게 오랜만인 것 같당
나 : 우리 어제도 만났잖아
소으랑 : 아니, 그게 아니라……ㅋㅋ
소으랑 : 조금 야한 대화?
소으랑 : 그동안 일이 많았으니까
소으랑 : 주인님이랑 같이 있으면서도
소으랑 : 오랜만에 콩닥거리는 것 같아요
나 : 갑자기 이상한 소릴 하는 거 보니
나 : 슬슬 다른 장난감이 눈에 들어오나 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빨리 열어보고 싶겠지 그래
소으랑 : 나 집에 CCTV 있나 확인해볼래요
소으랑 : 도대체 어떻게 아는 건지
소으랑 : 진짜로 너무 궁금함ㅋㅋㅋㅋ
나 : 근데 먼저 말 꺼내긴 또 싫고
나 : 마지못해 끌려가고 싶은데
나 : 도통 그럴 기미가 안 보였지?
소으랑 : 진짜 오랜만이다ㅠㅠ
소으랑 : 훤히 다 들여다 보이는 기분
나 : 그래 뭐, 잡담은 그만 하고
나 : 궁금할 텐데 빨리 열어봐
나 : 아마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일 테니까
소으랑 : 그 전에
소으랑 :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진짜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소으랑 : 혹시라도 다른 여자들한테
소으랑 : 그게 여친이라도ㅋㅋ
소으랑 : 이런 선물하면 뺨 맞아요
소으랑 : 나니까 받아주는 거지……ㅋㅋ
나 : ㅋㅋ
소으랑 : 비웃지 말구요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나 : 의외로 좋아하는 여자가 많았다는 건
나 : 무덤까지 비밀로 가져가도록 할게ㅋㅋ
소으랑 : 으
나 : 색깔은 마음에 들어?
소으랑 : 검은색인 이유가 있어요?
소으랑 : 까만색 동그란 손잡이에
소으랑 : 스위치 달려 있으니까
소으랑 : 왠지 다른 리모콘 같아요
소으랑 : 자동차 키 같은 느낌도 들고ㅋㅋ
나 : 그래야 들켰을 때 얼버무리기 쉽지
소으랑 : 왜 들키는 게 전제에요;;;;
나 : 빨간색이나 분홍색은
나 : 아무래도 눈에 잘 띄잖아
나 : 일부러 디자인도 무난한 걸로 샀는데
소으랑 : 아니, 그러니까
소으랑 : 이런 건 꼭꼭 숨겨둬야지
소으랑 : 왜 남들 눈에 띄는 게 전제냐구요
나 : 저번에 서윤이가 실패했던 플레이 있잖아
나 : 학교 화장실에서 사진 찍기였나?
나 : 도저히 부끄러워서 못하겠다고 했던 거
소으랑 : 주인님 설마
나 : 조만간 다시 도전해봐야지?
소으랑 : …
나 : 도구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많거든
나 : 작동시킨 채로 돌아다니는 건
나 : 아무래도 난이도가 높겠지만
나 : 가방 안에 넣어두기만 해도
나 : 꽤 스릴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걸?
소으랑 : 그러다 들키면요?
나 : 안 들키게 잘 해야지
나 : 스릴은 리스크를 동반하니까
소으랑 : 바깥에선 안 돼요
소으랑 : 싫어요 진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차라리 집에선 뭐든 괜찮으니까
소으랑 : 들키지만 않게 해주세요 제발ㅠㅠ
나 : 뭐, 이것저것 생각해보자
나 :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아ㅋㅋ
나 : 너도 얼른 새 장난감으로 놀고 싶을 테고
소으랑 : 으
나 : 일단 그래
나 : 먼저 익숙해져야겠지
나 : 쓰는 법도 배워야 할 테고
소으랑 : 쓰는 법도 따로 있어요?
나 : 말로 설명하기보단
나 : 스위치 한 번 눌러볼래?
소으랑 : 네 주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