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화 〉5월 16일 금요일 PM 11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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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안녕
길동3리 : ㅇㅇ
나 : 인사 좀 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나 : 민들레 홑씨 같은 새끼야
나 : 불면 훨훨 날아갈 것 같은 새끼야
길동3리 : 형 바쁘다
길동3리 : 성질 건드리지 말고
길동3리 : 조용히 있다 가라
나 : 회사냐?
길동3리 : 집이지만 크게 다를 게 없다
나 : 근데 왜 들어왔어
나 : 일이나 할 것이지
길동3리 : 좀 전까지 초코 있었다
길동3리 : 아니
길동3리 : 좀 전은 아니구나
길동3리 : 2시간 정도 된 것 같네
나 : 아 그래?
길동3리 : ㅇㅇ
길동3리 : 그리 오래 있진 않았고
나 : 별말 안 하던?
길동3리 : 내일 잠깐 만나자던데
길동3리 : 물어볼 거 있다면서
길동3리 : 같이 술 한잔 하자더라
나 : 요즘 위통이 심해져서 큰일이야
길동3리 : 자업자득이다 새꺄
길동3리 : 그래서
길동3리 : 너도 올 거냐?
길동3리 : 집 근처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 : 도랐나
나 : 안 가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배짱이라곤
길동3리 : 쥐좆만한 새끼
나 : 지금 만나서 무슨 말을 하라고
나 : 솔직히 기분으로만 따지면
나 : 막 헤어진 거랑 다름 없는데
길동3리 : 걔는 할 말 많아 보이던데
나 : 그렇겠지
길동3리 : 넌 없다고 전해줄게 그럼
나 : 내 얘긴 하지 마 그냥
나 : 아니
나 : 아니지
나 : 그건 안 되겠구나
길동3리 : 그럼 당연히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너 때문에 만나자는 걸 텐데
길동3리 : 아님 뭣하러 여기까지 온다 그러겠냐
나 : 그러고 보니 왠지는 모르겠는데
나 : 네버 아재는 부산이니까 빼고
나 : 우린 다 같은 서울이면서
나 : 이상할 만큼 겹치는 곳이 없네
길동3리 : 존나 다양하긴 하지
나 : 이상하게 하나씩 흩어져 있지ㅋㅋ
나 : 게다가 으랑인 동작 살고
나 : 거기도 강남은 강남이지 뭐
길동3리 : 남서?
나 : 귀찮으니까 구분하진 말자
나 : 여기서 거기까지 가려면
나 : 못해도 1시간이라서ㅋㅋㅋㅋㅋ
길동3리 : 서로 마찬가지지 뭐
나 : 으랑이도 오늘 여기까지 오는데
나 : 버스 놓쳤다고 1시간 30분 걸리던데?
길동3리 : 오늘 만났냐?
나 : 같이 저녁 먹었지
나 : 자기 늦는다고
나 : 전화 걸어서
나 : 어떡하면 좋냐고
나 : 발을 동동 구르더라ㅋㅋㅋ
나 : 사람이 너무 많아서 버스를 놓쳤다고
길동3리 : ㅋㅋㅋㅋ
나 : 30분 동안 미안하다는 소리만
나 :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길동3리 : 그럴 때 괜히 면박 주지 말고
나 : 카페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지
나 : 근데 아무 생각 없이
나 :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셨다가
나 : 속 쓰려서 뒤질 뻔 했다ㅋㅋㅋ
길동3리 : 이 새낀 관리자가 필요하다니까
나 : 나도 주문해놓고 아차 싶었는데
나 : 이미 받아온 걸 어쩌겠어
나 : 그냥 내 피지컬을 믿었지
길동3리 : 초코한테 들려줄 얘기 하나 생겼네
나 : 술 취해서 연락 존나 오겠네 또
길동3리 : 업보려니 해라
나 : 술 많이 먹게 두지 마라
나 : 옆에서 마시고 있으면
나 : 계속 따라 마시는 애라서
길동3리 : 그래도 걱정은 되나 봐?
나 : 후환이 두렵다
길동3리 : 말로만 그러지 말고
길동3리 : 와서 돕기라도 해라
길동3리 : 내가 누구 때문에
길동3리 : 바쁜 와중에 시간 내서
길동3리 : 술 상대까지 해야 하는데
나 : 아니, 무슨 얼굴로 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나 : 당분간은 좀 뭐라고 해야 하나
길동3리 : 그동안 연락 없었어?
나 : 누구
나 : 경은이한테서?
길동3리 : ㅇㅇ
나 : 그냥 뭐, 짧게?
나 : 잘 다녀왔냐 정도
길동3리 : 대답 정도는 해줘라
나 : 씹지는 않았는데
나 :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더라
길동3리 : 그따위로 내팽개쳐놓고
길동3리 : 안 서먹하길 바라냐?
길동3리 : 양심 밥 말아먹은 새끼
나 : 그건 좀 이따 얘기하고
나 : 그보다
나 : 네버 아재는?
길동3리 : 모르지
길동3리 : 오늘 안 왔어
나 : 아멘
길동3리 : 븅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그럴 거면 왜 들어왔냐
길동3리 : 요즘 잘 피해 다니는 것 같더니
나 : 딱히 피해 다녔던 건 아닌데
나 : 예비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
길동3리 : 끝나고도 안 오더만 뭘
나 : 아
나 : 어제
길동3리 : 형님이 너 언제 오냐고 벼르더라
길동3리 : 나보고 전화해보라고 하던데
나 : 앞으로 여기 오지 말까 봐
길동3리 : 자수해서 광명 찾아라ㅋㅋ
나 : 아니, 꼭 아저씨 때문은 아니고
나 : 그냥 이것저것 생각해봤더니
나 :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ㅋㅋ
길동3리 : 또 쓰잘데기 없는 거나 생각했겠지
나 : 어제 으랑이한테도 얘기했던 건데
길동3리 : 어제 둘이 있었어?
나 : ㅇㅇ
나 : 그게 몇 시였더라
나 : 대충 6시쯤이었을 걸
길동3리 : 아무도 없이 꽁냥대기엔 좋은 시간이지
나 : 꽁냥대기는 시발ㅋㅋㅋㅋㅋ
길동3리 : 너희 둘만 있으면
길동3리 : 맨날 하는 게 그거잖아
나 : 으랑이랑 한 2시간? 대화했더니
나 : 위에서 산이 역류하더라ㅋㅋ
나 : 결국 포기하고 일찍 쉬러 갔는데
나 : 꽁냥대기에 좋은 시간은 시발ㅋㅋㅋ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서 밤새 상태가 많이 안 좋았어
나 : 뭘 먹기만 해도 계속 올라오니까
길동3리 : 그런데 커피 마실 생각이 들던?
나 : 나도 깜빡했다니까
나 : 습관처럼 주문한 거야
길동3리 : 괜찮은 묫자리 알아봐줄까?
나 : 너네 집 뒷산은 어때
나 : 이름이 뭐더라 그거
나 : 승상산이었나?
길동3리 : 깊이 파묻기만 하는 거라면야
길동3리 : 지금 당장이라도 가능한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새끼
길동3리 : 웃기는
나 : 진짜로 묻히고 싶은 기분이다 요즘
나 : 약간 우울증 걸릴 것 같아ㅋㅋ
나 : 아니, 그거랑은 좀 다르다
나 : 의욕이 사라졌다고 해야 하나
길동3리 : 그런 주제에 팔자는 늘어져가지고
길동3리 : 데이트 즐길 여유도 있고 아주
길동3리 : 자기가 싼 똥을
길동3리 : 누가 치우는지도 모르고
나 : 알았어 미안해
길동3리 : 말로만?
나 : 그리고 오늘은
나 : 으랑이 기분 풀어주려고 만난 거야
나 : 어제 좀 그럴 만한 일이 있어가지고
길동3리 : 둘이 싸웠냐?
나 : 싸……웠다기 보다는
나 : 아닌가
나 : 싸운 건가
길동3리 : 뭐라는 거야
나 : 그냥 그렇다고 치자
나 : 크게 다른 것 같지도 않고
길동3리 : 데이트 맞긴 했냐?
나 : 데이트……지 뭐
길동3리 : 확실해?
길동3리 : 2차전 아니고?
나 : 적어도 으랑이는 데이트라고 생각할 텐데
나 : 나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뭐야
길동3리 : 알았어
나 : 둘이 만나서 밥 먹고 놀았으면 데이트지 뭘
길동3리 : 알았다고 새끼야
길동3리 : 찔리는 거라도 있냐?
길동3리 : 왜 이렇게 변명이 구구절절해
나 : 아니 뭐, 그냥 그렇다고
나 : 그리고 으랑이는
나 : 말해도 되나 싶긴 한데
길동3리 : 말해도 되나 싶으면 하지 마라 그냥
나 : 실제로 만나면 아무 말도 못해
나 : 2차전이고 나발이고ㅋㅋㅋㅋ
나 : 그렇게 크게 싸운 것도 아닌데다
나 : 물론 나한테 서운한 게 없진 않겠지만
나 : 눈치 보느라 그럴 정신이 없는 것 같더라
길동3리 : 개새끼네 이거ㅋㅋㅋㅋ
길동3리 : 그래서 만나자고 한 거 아냐?
나 : 아니, 그냥 갑자기 얼굴 보고 싶더라
나 : 그래서 만나자고 한 건데
길동3리 : 얼씨구
나 : 아니나 다를까ㅋㅋㅋㅋㅋㅋ
나 : 오늘도 고개 푹 숙이고
나 : 젓가락만 우물우물거리던데
길동3리 : 으랑이한테는 미안한 소리지만
길동3리 : 난 그런 여자는 싫더라
길동3리 : 보고 있기 답답해서
길동3리 : 불만이 있어도 말을 안 하잖아
나 : 그래도 귀엽잖아
길동3리 : 어련하시겠어
나 : 처음에 만났을 땐 눈도 못 마주쳤는데
길동3리 : 그야 당연히 그렇겠지
길동3리 : 누가 너 같은 새끼랑
길동3리 : 눈 마주치고 싶어 하겠냐
나 : 지금은 그래도 꽤 많이 나아진 거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근데
나 : 이렇게 말하니까
나 : 되게 오래된 것 같다
나 : 일주일 조금 더 됐을 뿐인데
길동3리 : 뭐가 나아졌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나 : 오늘은 내가 상태가 안 좋아서
나 : 다 못 먹고 남기니까
나 : 많이 안 좋냐고 물어봤다
길동3리 : 대학생 아니었냐
나 : ㅇㅇ
길동3리 : 4살배기 얘기하는 거 아니지?
나 : ㅇㅇ
나 : 스무 살
길동3리 : 내가 한 마디 하면 화낼 거냐?
나 : 화가 안 나도록 말해봐
길동3리 : 아니 뭐, 본인이 좋다면 상관없지만
길동3리 : 넌 훨씬 취향이 확실한 줄 알았는데
나 : ?
길동3리 : 내가 이걸 누구한테 들었는지
길동3리 :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데
길동3리 : 으랑이 뭐, 키도 작고
길동3리 : 딱히 가슴도 없다면서
길동3리 : 머리카락은 길다고 했나
나 : 그렇긴 한데
나 : 누구한테 들었냐 그건
길동3리 : 니가 말한 거 아닌가?
나 : 그런가?
길동3리 : 내가 너 아니면 누구한테 들었겠냐
나 : 그것도 그러네
길동3리 : 그렇겠지?
나 : 까내리려고 꺼낸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나 : 어디서 이어진 내용인지 모르겠다ㅋㅋㅋ
길동3리 : 모르지 나야
길동3리 : 아무튼
길동3리 : 말도 제대로 못하고
길동3리 : 몸매가 좋은 것도 아니고
길동3리 : 애교가 많은 것도 아닐 텐데
나 : 애교는 많더라
길동3리 : 채팅으로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으랑이랑 통화해보면
나 : 애교가 없진 않아
나 : 부끄러워해서 그렇지
길동3리 : 얼굴만 안 보이면 괜찮은 건가
나 : 익숙해지면
나 : 좀 달라지겠지 뭐
길동3리 : 대답은 잘 하고?
나 : 아직은 고개만 끄덕끄덕
길동3리 : 여기선 잘 떠들던데
나 : 얼굴 보고 말하는 게 무서운가 봐
나 : 눈앞에 사람이 보이면 겁을 먹는다나
길동3리 : 하이고
나 : 으랑이 보고 있으면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알아?
나 : 앞으로 얘랑 싸울 일이 있을까 싶어
나 : 만약 싸운다고 해도 소소하게 끝나던가
나 : 아님 내가 먼저 죄책감으로 쓰러질 것 같더라
길동3리 : 중증이네
나 : 아니, 어제도 분명히ㅋㅋㅋㅋㅋ
나 : 화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 : 이상하게 그럴 기분이 안 들더라고
길동3리 : 뭐지 시발
나 : ?
길동3리 : 듣다 보니 배알이 꼴리는데
길동3리 : 여친 자랑 듣는 기분이다 지금
나 : 아니 뭐, 그만큼 귀엽다는 거지
길동3리 : 자랑 맞네 씹새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귀여운 걸 어떡하냐
나 : 본인한테 말할 수도 없고
나 : 들어줄 사람이 너밖에 없는데
길동3리 : 본인한테 말해 시발
나 : 안 그래도 오늘 귀엽다고 했더니
나 : 사람 많은 곳에서 그러지 말라고
나 : 이 악물고 퍽퍽 때리더라ㅋㅋㅋㅋㅋ
길동3리 : ?
나 : 꽤 아프던데
길동3리 : 날 꼽게 만들어서 좋을 게 없을 텐데
길동3리 : 어지간히도 삶에 미련이 없나 보다
나 : 나도 모르겠다 시발ㅋㅋㅋㅋ
길동3리 : 너 성질머리 생각해보면
길동3리 : 그런 성격의 여자는
길동3리 : 답답하다고 싫어할 것 같은데
길동3리 : 의외로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다?
나 : 아니, 원래 나도 이런 소리 잘 안 하잖아
나 : 내가 누구랑 사귄다면서
나 : 떠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나 : 딱히 자랑하는 성격도 아닌데
길동3리 : 그러니까 신기하다는 거지
길동3리 : 예비군 다녀 오더니
길동3리 : 사격장에서 총 맞았나 싶고
길동3리 : 오랜만에 짬이 입에 잘 붙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냥 그러려니 해라
나 : 나도 왜 이러는지
나 : 잘 모르겠으니까 지금
길동3리 : 중증이라니까
길동3리 : 설마 지금
길동3리 : 침대에 누워있다거나
길동3리 : 그딴 소릴 하진 않겠지?
나 : 누가
나 : 으랑이?
길동3리 : ㅇㅇ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미 일찌감치
나 : 막차 끊기기 전에
나 : 버스 태워서 보냈다
길동3리 : 그렇게 귀엽다는 애를
길동3리 : 뭣하러 그냥 보냈냐
길동3리 : 어차피 주말인데
길동3리 : 자고 가라고 하지ㅋㅋ
나 : 안 그래도 어제 그것 때문에
나 : 으랑이랑 한바탕 했는데
길동3리 : 구질구질한 새끼
나 : 아니, 내가 매달린 게 아니고
나 : 기분은 알겠는데ㅋㅋㅋ
나 : 사람이 말을 하면
나 : 끝까지 좀 듣고 까라
길동3리 : 떠들어봐
나 : 집에 오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더라
나 : 원래 그런 소리 잘 안 하는데
나 : 어제는 이상하게 끈질기더라고
길동3리 : 느그 돼지우리?
나 : ㅇㅇ
나 : 경은이 다녀갔다는 거 듣더니
나 : 왜 그랬냐고 하는 걸 봐선
나 : 그냥 그게 부러웠던 것 같아
길동3리 : 정확히 뭐가 부럽다는 거야
나 : 아무 때나 집에 올 수 있다는 거?
나 : 왜 자기는 못 오게 하냐고
나 : 한참 투덜거리더라ㅋㅋㅋㅋ
길동3리 : 난 또 뭐라고
나 : 아직 거기까진 말 안 했어
나 : 들으면 뭐라고 할지 몰라서
길동3리 : ㅇㅎ
나 : 형
길동3리 : ㅗ
나 : 이러지 말자 진짜
나 : 안 그래도
나 : 어제 으랑이 살벌했다고
길동3리 : 정확히 뭘 알고 있는지 불어 그럼
나 : 내가 알려준 건 딱히 없어
나 : 그냥 경은이가 전화해서
나 : 안부 물어보는 겸 해서
나 : 나 술 취해서 쓰러졌으니
나 : 숙취 간병해줬다고 했다더라
길동3리 : 그거 의도적인 거 아니냐?
길동3리 : 견제 각이 보인 것 같은데
나 : 그냥 말하다 보니 나온 거겠지 뭐
길동3리 : 글쎄
나 : 걔는 그런 거 안 해
길동3리 : 그런 쪽은 여자들이 더 지독하다는 거
길동3리 : 잘 알고 있으면서 그런 소리가 나오냐
나 : 알고는 있는데ㅋㅋㅋㅋ
나 : 경은이는 아니야
나 : 누구랑 붙어도 자신 있다잖아
나 : 어떻게든 바람 피우고 싶으면
나 : 자기보다 예쁜 여자랑 만나라고 하는 년인데 뭘
길동3리 : 으랑이는 안 그러든?
나 : 으랑이는
나 : 글쎄
나 : 음
길동3리 : 짐작 가는 게 있긴 하구만?
나 : 짐작이라기보단
나 : 거의 확신인데
나 : ㅋㅋㅋㅋㅋ
나 : 으랑이도 약간 그런 면이 있더라
길동3리 : 내일 만나서 좀 물어봐야겠네
나 : 아니, 쓸데없이 자극하진 마라 진짜
나 : 괜히 나 모르는 곳에서
나 : 일이 커지는 건 진짜 싫거든?
길동3리 : 거기까진 내 알 바 아니고
길동3리 : 너도 새끼야
길동3리 : 무슨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길동3리 : 헛짓거리 하지 말고 처신 잘해
나 : 알았어
길동3리 : 경은이랑 관계 정리할 거면
길동3리 : 뺨 한두 대 맞을 각오하고
길동3리 : 확실하게 대답을 하던가
길동3리 : 그런 식으로 시간 끌면서
길동3리 : 괜히 일만 커지게 하지 말고
나 : 조만간 만나긴 해야지
길동3리 : 조만간이 언제인데
나 : 일단 병원 좀 다녀온 다음에
나 : 안 그러면 진짜
나 : 다음엔 스트레스 때문에
나 : 피 토하고 쓰러질지도 몰라
길동3리 : 새끼……
나 : 그리고 거리를 두겠다고 말은 했는데
나 : 경은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나 : 나도 아직 제대로 감이 안 잡힌다
길동3리 : 거기까진 나도 못 도와준다
나 : ㅇㅇ
나 : 내가 해야지 뭐
길동3리 : 대신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길동3리 : 칼 들고 찾아가는 것까진
길동3리 : 대충 어떻게든 막아보지 뭐
나 : 그건 으랑이도 만만치가 않아서
길동3리 : 거기까진 커버 못 쳐주고 씹새야
나 : 뭐, 날붙이는 그렇다 치더라도ㅋㅋ
나 : 팔다리 하나쯤 부러질 생각은 해야겠지 뭐
길동3리 : 어영부영 살아왔으니까
길동3리 : 중요할 때 발목 잡히지 새끼
나 : 그 말 똑같이 돌려줄게
길동3리 : 새끼…
나 : 설교는 그냥 네버 아재한테 맡겨라
나 : 아마 한 달 정도는 못 일어날 만큼
나 : 때려눕힐 것 같으니까ㅋㅋㅋㅋ
길동3리 : 알면 그쪽도 빨리빨리 해
길동3리 : 중간에서 나만 골치 아프다
나 : 위가 못 버티겠다 정말
길동3리 : 후
나 : 토요일에도 병원이 열던가
길동3리 : 난 담배 좀 태우고 와야겠다
길동3리 : 좆낭이 넌 언제까지 있을 거냐?
나 : 나?
길동3리 : 이젠 자기 부르는 소리도 못 알아듣네
나 : 으랑이 오면 나가려고
길동3리 : ?
나 : 집 오면 전화하라고 했거든
나 : 슬슬 도착할 때 되지 않았나 싶은데
길동3리 : 눈치껏 빠지라 이거야?
나 : 그렇게까진 말 안 했다
길동3리 : 그게 그거지 뭐야
나 : 그냥 니가 으랑이 거북하니까
나 : 자릴 피하겠다는 건 아니고?
길동3리 : 그렇게도 말하지
길동3리 : 어차피
길동3리 : 더 올 사람도 없을 텐데
길동3리 : 오면 나가던가 해야겠다
나 : 사람 많이 줄었다 진짜
길동3리 : 어쩔 수 없지 뭐
길동3리 : 바쁜 사람들한테
길동3리 : 채팅만 붙잡고 있으라고 할 수도 없으니
나 : 슬슬 보내줄 때가 된 거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