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화 〉5월 15일 목요일 PM 6시 (13)
나 : 글쎄
나 : 선물이라고 해야 할지
소으랑 : 착한 일도 하나도 안 했고
소으랑 : 말도 제대로 안 들었고
소으랑 : 안 울었던 것도 아닌데
소으랑 : 갑자기 무슨 선물을 준다 그래요
나 : 좀 뜬금없긴 하다
나 : 그렇지?
소으랑 : 뜬금없기도 하고……ㅋㅋ
소으랑 : 살짝 당황스러워서요
소으랑 : 생일도 아닌데 선물이라고 하시니까
나 : 그럼 그냥 줄 게 있다고 하자
나 : 조만간 필요해질 것 같아서
나 : 지난 주에 배송시켰는데
나 : 해외에서 오는 거라 그런지
나 :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리더라고
소으랑 : 해외에서 뭘 시켰길래……??
나 : 어제 저녁에서야 물건 받았는데
나 : 사실 아직 뜯어보지도 않았어
나 : 서윤이가 열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소으랑 : 그니까 뭔데요;;;
나 : 조만간 건네주려고 했는데
나 : 어째 또 이렇게 기회가 생기네
소으랑 : 주인님?
나 : 궁금하면 내일 나오면 되지ㅋㅋ
소으랑 : 으
나 :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래?
소으랑 : 그……것도 그런데
소으랑 : 솔직히 지금
소으랑 : 실컷 혼나고 난 뒤라
소으랑 : 주인님 얼굴 보기가 좀 그래요
나 :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하면
나 : 강요하진 않겠지만
나 : 바빠지기 전에 만나는 게 낫지 않겠어?
소으랑 : 저도 주인님 보고 싶긴 한데
나 :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하면
나 : 화낼 것 같긴 한데ㅋㅋ
나 :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나 : 엄청 꾸미고 나올 필요는 없어
나 : 난 좀 자연스러운 스타일이 좋더라고
소으랑 : 그때 그건 미용실에서 손 봐준 거라;;;
나 : 서윤이는 화장 안 해도 예쁠 것 같다고
나 : 내가 전에 얘기했던가?
소으랑 : 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소으랑 : 어차피 저 혼자선
소으랑 : 화장도 제대로 못해서
나 : 정 부담스러우면 어쩔 수 없고
나 : 근데 이번에 못 만나면
나 : 다음이 언제일지 모르겠네
나 : 대학생들 요즘 한창 바쁠 때라서
소으랑 : 시간은 괜찮은데……요
나 : 그럼?
소으랑 : 있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은 한참 싸우고 난 다음엔
소으랑 : 불편하다는 생각 안 들어요?
나 : 누구
나 : 서윤이가?
소으랑 : 네
나 : 방금은 싸운 것도 아니잖아
소으랑 : 일방적으로 혼난 거였죠…
나 : 사실 혼났다고 하기에도 좀 그렇지만
나 : 진짜로 혼낼 생각이었으면
나 : 말로만 반성하라곤 안 했겠지
소으랑 : 주인님 화나신 것 같아서
나 : 머리에 피가 쏠리긴 했는데
나 : 지금은 그럭저럭 침착해졌어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아니 뭐, 언젠가 한 번은 일어날 일이었어
나 : 내가 소홀했던 탓이기도 하고
나 : 근데 서윤이 성격 생각해보면ㅋㅋㅋ
나 : 좀 더 조심스럽게 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나 : 생각보다 훨씬 더 막무가내라 놀랐던 거지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그래서 혼내면서도 벌을 줄지 말지
나 : 고민을 엄청 했는데
나 : 멘탈 터진 게 눈에 보여서
나 : 오늘은 그냥 관두기로 했어
소으랑 : 벌 받아야 돼요……?
나 :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나 : 원래 다 그런 거잖아
소으랑 : 더 혼내진 않으신……다고
나 : 혼내는 거랑은 별개의 문제잖아
나 : 잘못한 걸 알아들었으면
나 : 더 혼내진 않더라도
나 : 벌은 받긴 해야 할 거 아냐
나 : 그래야 반성하고 다신 안 그러지
소으랑 : 반성은 하고 있는데
나 : 말로만 하는 반성은 안 믿어
나 : 나중에 또 그럴지 어떻게 알아
나 : 이러면 안 된다고
나 : 확실하게 가르쳐주려면
나 : 거기에 상응하는 벌이 있어야지
소으랑 : 화나서 그러는 건 아니구요……?
나 : 서윤이가 잘못한 것 때문에
나 : 화가 날 수는 있겠지만
나 : 설령 화가 안 났더라도
나 : 잘못한 게 있으면 벌을 받아야지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너도 확실하게 끝내는 게 좋잖아
나 : 괜히 두루뭉실하게 넘어갔다가
나 : 똑같은 문제로 또 잘못하면
나 : 그땐 나도 못 참을 것 같은데
소으랑 : 으
나 : 사실 서윤아
소으랑 : 네
나 : 나도 고민이 많다ㅋㅋㅋㅋㅋㅋ
나 : 플레이 중에 잘못을 했다면
나 : 즉각 체벌이 기본이지만
나 : 지금은 플레이 중도 아니고
나 : 지금껏 사생활이 문제 된 적도 없어서
소으랑 : 깨끗하게 사셨구나
나 : 그렇다기보다는
나 : 서윤이처럼
나 : 여기까지 간섭하려는 애가 없었지
소으랑 : 아…
나 : 물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나 : 가볍게 타이르고 넘어가면
나 : 나도 당장은 편하겠지만
나 : 다음에 똑같은 일이 벌어졌을 땐
나 :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놔야 해서
소으랑 : 그럼 벌 받아야 돼요…?
나 : 그래서 고민 중이야 지금
나 : 아니 뭐, 오늘이란 소린 아니고
나 : 아까 말했던 것처럼
나 : 오늘은 더 혼내지 않을 테니까
나 : 뭘 잘못했는지 생각하면서 반성해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그렇다고 다음에 잘못했을 때
나 : 오늘 잘못했던 것까지
나 : 한꺼번에 얹어서 혼내자니
나 :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는 것 같고
나 : 아닌가
나 : 이미 선고유예 같은 느낌이라
나 : 그거랑은 딱히 상관이 없는 건가
소으랑 : 주인님은요
나 : ?
소으랑 : 별로 섭 다루는 것 같지가 않아요
나 : 섭을 어떤 식으로 다뤄야 하는지
나 : 지침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나 : 서윤이가 그걸 어떻게 알아ㅋㅋㅋㅋ
소으랑 : 그냥 혼내고 싶으면 혼내면 될 텐데
소으랑 : 혼나는 이유도 제대로 설명해주고
소으랑 : 플레이랑 사생활 구분해가면서
소으랑 : 벌을 줄지 말지 엄청 고민하고 있고
나 : 물론 불합리하게 혼나고
나 : 트집 잡아서 벌 주고
나 : 그걸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 : 그건 어디까지나 자기 역할에 익숙할 때 얘기지
소으랑 : 저는 안 익숙해요……?
나 : ㅇㅇ
나 : 당연한 거 아니냐
소으랑 : 언제는 천성이라 그랬으면서
나 : 그건 그냥 소질이 있다는 거고ㅋㅋ
나 : 그리고 그런 식으로 따지면
나 : 세상에 섭 성향인 여자는 꽤 많아
나 : 근데 그게 전부 에쎄머인 건 아니잖아
소으랑 : 그……렇겠죠?
나 : 서윤이한테 마조 기질이 보인다고 해서
나 : 당장 때리면서 가르치지 않는 것처럼
나 : 소질이 있다고 끝날 문제였으면
나 : 교육이란 게 왜 필요하겠냐
소으랑 : 아픈 건 싫은데…
나 : 글쎄
나 : 뭐, 아무튼
나 :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이니까 넘어가고
나 : 소질이 있는 거랑은 전혀 다른 문제란 거야
소으랑 : 솔직히 좀 자신 없어졌어요
소으랑 : 그냥 주인님 말만 잘 듣고
소으랑 : 야한 것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나 : 요즘 서윤이가 제일 못하는 두 가지 아닌가?
소으랑 : 야한 건 어쩔 수 없잖아요
나 : 너 요즘 말도 지지리 안 듣잖아ㅋㅋㅋ
나 : 아까도 세수하고 오라고 했더니
나 : 바로 싫다 소리부터 나오는 거 봐
소으랑 : 그러는 주인님도 아까 그랬잖아요
소으랑 : 사생활에선 눈치 안 보고
소으랑 : 좀 더 멋대로 굴어도 된다고
나 : 멋대로 굴고 싶으면
나 : 일단 그 주인님 소리부터 그만두자
소으랑 : 으
나 : 주인으로 모시고 있으면서
나 : 건방지게 굴었다는 건
나 : 혼나도 상관없다는 소리잖아
나 : 아니면 아예 혼내달라는 거야?
소으랑 :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 : 주인님이라고 부르면서
나 : 계속 고집부리고
나 : 짜증내고
나 : 말도 안 듣고
나 : 뒤지게 맞아도 안 이상하지?
소으랑 : 그냥 혼내주세요
나 : 오늘은 아니라고 했잖아
소으랑 : 그럼 벌 받을게요
나 : 그런 소리 함부로 하지 마라
나 : 어차피 들어주지도 않을 거지만
소으랑 : 왜요??
나 : 벌 받고 싶다는 애를 괴롭혀봤자
나 : 아무런 재미도 없는데 뭘
나 : 본인이 잘못한 걸 알면서도
나 : 제발 봐달라면서 펑펑 우니까
나 : 괴롭히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거지
소으랑 : 그럼 울면 돼요……?
소으랑 : 지금 좀 그런 기분인데
나 : 벌 받고 싶어서 그래?
소으랑 : 전 혼나고 나면 엄청 우울하거든요
소으랑 : 끝도 없이 기분이 가라앉아서
소으랑 : 솔직히 지금 좀 많이 불편해요
나 : 내가 불편해?
소으랑 : 주인님보다는
소으랑 : 이 상황 자체가……?
나 : 좀 전까지 왕창 혼나고 있었는데
나 : 금방 평소처럼 대해줘서 불만이란 거야?
소으랑 : 불만……까진 아니구요
소으랑 : 불안? 초조?
소으랑 : 좀 가시방석이에요
나 : 그래 뭐, 서윤이가 소심한 성격이라
나 :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고
나 : 아님 아직 양심에 찔리는 게 있나?
소으랑 : …
나 : 그런가 보네
소으랑 : 그게요
소으랑 : 사실
소으랑 : 음
소으랑 : 제대로 반성은 하고 있어요
소으랑 : 이젠 고집도 안 부리고
소으랑 : 다시는 안 그럴 거긴 한데
나 : 서윤이도 좀 끈질긴 구석이 있지?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눈치도 없고 말이야
소으랑 : 안 그럴게요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흠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제대로 벌을 받고 아픈 꼴을 겪어야
나 : 확실하게 반성할 수 있을 것 같아?
소으랑 : 반성은 지금도 하고 있어요
소으랑 : 아픈 꼴이란 것도 싫고…
소으랑 : 근데
소으랑 : 음
나 :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소으랑 : 약간……요
소으랑 : 그런 기분이 들어요
나 : 보통은 운이 좋았다면서
나 : 그냥 넘어가려고 할 텐데
소으랑 : 솔직히 그러고 싶은 생각이
소으랑 : 아예 없는 건 아닌데요
소으랑 : 좀 전에 주인님이 그랬잖아요
나 : ?
소으랑 : 계속 주인님이라고 부를 거라면
소으랑 : 거기에 걸맞은 책임을 지라고
나 : 그런 뜻은 아니었지만
나 : 그래 뭐, 됐다
나 : 딱히 틀린 말도 아니고
소으랑 : 주인님이 싫어한다고 했던 것도
소으랑 : 오늘 전부 다 저질러 버려서
소으랑 : 왕창 깨져도 안 이상한데
소으랑 : 근데도 저 멘탈 나갔다면서
소으랑 : 안 혼내고 넘어간다고 하시니까
나 : 엄밀히 말하면 넘어가는 건 아냐
나 : 어떻게 해야 할지
나 : 판단이 안 서서
나 : 고민하고 있을 뿐이지
소으랑 : 차라리 그냥 아프게 해주세요
나 : 그런 소린 함부로 하지 말라 그랬지?
나 : 너한테 언제 어디서
나 : 무슨 이유로
나 : 벌을 주는지는
나 : 내가 판단할 거니까
나 : 혼자 맘대로 요구하지 마
소으랑 : 죄송해요
소으랑 : 그냥
소으랑 : 좀 우울해서 그래요
소으랑 : 주인님이랑 잘 지내고 싶은데
소으랑 : 어째 생각대로 안 되는 것 같아서
나 : 그러게
나 : 나도 요즘 그런 기분인데
소으랑 : 진짜요?
나 : ㅇㅇ
나 : 좀처럼 생각대로 안 흘러가더라
소으랑 : 갈수록 꼬이는 기분만 들고
나 : 그러게나 말이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나 : 근데 뭐, 내 경우엔 자업자득이라
나 :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곤 있어
나 : 서윤이 문제까지 포함해서
나 : 위통이 심해진 게
나 : 좀 걱정되긴 하지만
소으랑 : 병원 안 가도 돼요…?
나 : 더 심해지면 가봐야지
소으랑 : 으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불만이 있을 때
나 :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좋은 거야
나 : 너한테도 항상 그렇게 가르쳐줬잖아
소으랑 : 근데 오늘은 그걸 넘어서
소으랑 : 억지를 부렸으니까…
나 : 다음부터는 고집 부리고 싶으면
나 : 한두 번 간을 본 다음에
나 : 그래도 각이 안 보이면
나 : 그냥 포기하는 게 좋아ㅋㅋㅋ
나 : 거기서 더 나가봤자 좋은 게 없다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도저히 납득이 안 될 것 같으면
나 : 그냥 다음에 다시 물어보던가
나 : 그렇게 하는 게 좋아
나 : 아까도 봤으니까 알지?
나 : 어느 쪽이 고집을 안 꺾는 이상
나 : 계속 평행선이잖아 결국ㅋㅋㅋㅋ
소으랑 : 네…
나 : 그런 종류의 감정소모를 안 좋아해서
나 : 필요 이상으로 날카로워지거든 내가
나 :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면서도
나 : 나도 모르게 울컥하더라
나 : 그러니까 서윤이가 좀만 이해해주라
소으랑 : 죄송해요
소으랑 : 안 좋아한다고 계속 들었는데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이 얘긴 여기까지 하고
나 : 그래서 내일 올 수 있을 것 같아?
소으랑 : 내일 몇 시에요……?
소으랑 : 그리고
소으랑 : 주인님 어디 사는지도 몰라요
나 : 왕십리 쪽으로 올 수 있으면
나 : 내가 마중 나갈게
소으랑 : 왕십리?
나 : ㅇㅇ
나 : 2호선
소으랑 : 생각보다 멀리 사시는구나
나 : 전에 찾아보니 한 시간 정도 걸리던데
소으랑 : 음
소으랑 : 잠시만요
나 : ㅇㅇ
소으랑 : 한 번에 가는 버스는 없어요
소으랑 : 갈아 타야 하니까
소으랑 : 50분 정도는 걸린다고 함
나 : 1시간 넘게 잡아야겠네
소으랑 : 멀긴 하다……;;;
나 : 아니면 내가 그쪽으로 가도 되고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이번엔 제가 갈게요
나 : 그럴래 그럼?
소으랑 : 근데 꼭 내일이어야 돼요?
소으랑 : 하루만 더 시간을 주시면
나 : 주말은 내가 바빠서 안 될 것 같아
소으랑 : 아
나 : 그렇다고 무리하진 마ㅋㅋ
나 :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소으랑 : 저한테 줄 것도 있담서요
소으랑 :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으랑 : 암튼 외국에서 왔다는 그거
나 : 아 그거
나 : 글쎄
나 : 딱히 급한 건 아니라서
나 : 좀 늦어져도 상관없어
소으랑 : 뭔데요?
나 : 에그
소으랑 : ?
나 : 로터라고 하면 알아들으려나?
나 : 동글동글하게 생겨서
나 : 스위치가 달려있고
나 : 진동하는 자위기구인데
SYSTEM :// [소으랑]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STEM :// [소으랑]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나 : 도망치면 안 되지
소으랑 : 좀만 기다리면 어련히 들어올 텐데
소으랑 : 전화까지 해서 재촉해야겠어요?
나 : 아니,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소으랑 : 계속 웃기만 했으면서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확 전화 끊어버리고 싶었는데
나 : 알았어
나 : 그만 웃을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갑자기 주인님 안 보고 싶어졌어요
나 : 뭐, 일단 얘기라도 해보자
나 : 당장 그 자리에서
나 : 써보란 소리는 안 할 테니까
소으랑 : 저게 왜 선물이에요 진짜;;;
나 :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어
소으랑 : 차라리 속옷 선물이 덜 당황스러웠겠다
나 : 그래?
소으랑 :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고……ㅋㅋ
나 : 필요하면 말해
나 : 괜찮으니까
소으랑 : 야한 속옷만 골라줄 거잖아요
소으랑 : 저번에 보여준 것처럼
소으랑 : 아래쪽이 뚫려서 훤히 드러나는
소으랑 : 속옷처럼 보이지도 않는 야한 거로
나 : 보고 싶으니까 선물하는 거지 뭐
소으랑 : 아까까지만 해도
소으랑 : 거리감이나 신뢰가 어쩌구 했으면서
소으랑 : 집 데이트는 안 되면서
소으랑 : 야한 속옷은 선물해도 돼요?
나 : 까딱하면 성희롱이라서
나 : 나도 허락 받기 전엔 안 해
소으랑 : 로터……는 이미 샀잖아요
나 : 양심이 안 찔리는 건 아닌데
나 : 조교에 필요한 거니까
나 : 그냥 그런 셈 쳐줘ㅋㅋㅋ
소으랑 : 얼마였는데요?
소으랑 : 해외에서 오는 거면
소으랑 : 배송비도 엄청 들었을 텐데
나 : 그 가격만큼 널 아낀다고 생각해주라
소으랑 : 주인님 진짜……;;;;
나 : ㅋㅋㅋㅋㅋ
소으랑 :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소으랑 : 왜 쓸데없이 낭비해요
소으랑 : 함부로 펑펑 쓰면 안 되잖아요
나 : 정확한 액수도 안 말해줬는데
나 : 낭비한다고 단언하는 것도
나 : 진짜 대단한 것 같다ㅋㅋㅋㅋㅋ
나 : 본인이 사랑받는단 자각은 있나 봐?
소으랑 : 으
나 : 어쨌든 자잘한 건 내일 만나서 얘기하자
나 : 난 오늘은 슬슬 누워야겠다
나 :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나 : 아까부터 계속 위가 쑤시는 게
나 : 조만간 닳아 없어질 것 같은 느낌이야
소으랑 : 괜찮으세요??
나 : 일단 가게 위치 카톡으로 보내 놓을게
나 : 5~6시 사이에 만나면 될 거야
나 : 정확히 말하면
나 : 쌀국수 전문은 아니고
나 : 베트남 요리 전문점인데
나 : 한 번 가보니까 괜찮더라고
소으랑 :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나 : 그래그래
나 : 걱정하는 거 알아
소으랑 : 걱정해도 되는 거죠……?
나 : 그건 또 뭔 소리래
소으랑 : 아니, 그러니까
소으랑 : 제가 주인님 걱정하면
소으랑 : 참견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괜찮으니까
나 : 얼마든지 걱정해
소으랑 : 그것도 좀 이상하긴 하다……ㅋㅋ
나 : 그러게
나 : 걱정할 만한 일을 안 해야 하는데
소으랑 : 내일이라도 병원 가라고 하면
소으랑 : 사생활 간섭이라고
소으랑 : 뭐라고 하실 거예요……?
나 : 앞으로 그거 꾸준히 물어볼 것 같다?
나 : 설마 비꼬는 건 아니겠지만ㅋㅋ
나 : 이것도 저것도 괜찮냐고 할 것 같네
소으랑 : 당연히 비꼬는 건 아닌데ㅋㅋ
소으랑 : 제가 어디까지 참견? 간섭? 상관?
소으랑 : 암튼 그럴 수 있는지
소으랑 : 솔직히 좀 자신 없어졌어요
나 : 그냥 간단하잖아ㅋㅋ
나 : 내가 안 된다고 하는 건 안 하면 돼
나 : 괜히 하고 싶다면서 고집 부리지 말고
소으랑 : ㅋㅋㅋ
나 : 그렇잖아?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물론 너한테만 양보하랄 생각은 없고
나 : 어느 정도는 같이 맞춰가야겠지만
나 : 천천히 느긋하게 가자ㅋㅋ
나 : 서둘러서 좋을 거 없으니까
소으랑 : 가끔은 좀 서둘러도 될 텐데
나 : 서윤이는 느긋할 것 같으면서
나 : 의외로 그런 면이 좀 있네
소으랑 : 주인님은 안 그럴 것 같은데
소으랑 : 은근히 참을성이 강하구요
나 : 이렇게 가까워지는 거지 뭐
소으랑 : 사귀면서 안 싸울 순 없다는 말이
소으랑 : 살짝 이해가 될 것 같긴 해요
소으랑 : 아 이건 저번에 언니가 해준 말이에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알았으니까
나 : 오늘은 이쯤 하자
소으랑 : 아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오늘 고생했고
나 : 반성할 건 확실히 반성하고
소으랑 : 네…
나 : 고집은 적당히 부리고ㅋㅋ
나 : 그래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쪽♡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그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소으랑 : 오늘 잘못한 거
소으랑 : 제대로 반성할게요
소으랑 : 그니까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나 : 이제 와서 미워할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나 : 나도 신경 못 써줘서 미안했고
나 : 앞으론 무슨 일이 있으면
나 : 가장 먼저 연락할게ㅋㅋㅋㅋ
소으랑 : 네…
나 : 여친이랑 싸우고 난 다음 같네ㅋㅋ
나 : 정신없는 것도 그렇고
나 : 비슷할 정도로 위도 아프고
나 : 바로 데이트 잡는 것도 그렇고
소으랑 : ㅎ…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내일 보자
나 : 난 가서 뜨거운 물에 담가야겠다
소으랑 : 네 주인님
소으랑 : 들어가세요
나 : ㅅㄱ
SYSTEM :// [김낭] 님이 퇴장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