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176)화 (176/313)



〈 176화 〉5월 15일 목요일 PM 6시 (11)

나 : 확인하고 싶다는  무슨 소리야?

소으랑 : 그러니까
소으랑 : 그게


 : 뭘 확인하고 싶다는 거야ㅋㅋㅋㅋ
 : 쌩얼은 거울 보면 되고
나 :  자취방 꼬라지가 궁금해?


소으랑 : 주인님  가보고 싶어요ㅠㅠ


나 : 구질구질한데

소으랑 : 알고는 있는데……ㅠㅠ
소으랑 : 그래도

나 : 아니, 서윤이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 방금 내 방을 둘러봤더니ㅋㅋ
나 : 생각보다  구질구질하네
나 : 이런 꼬라지는 보여주기 싫다


소으랑 : 언니한테는 보여줬잖아요


나 : 그땐 당연히 청소했지


소으랑 : 이번에도 하면 안 돼요?

나 : 아무리 그래도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제 겨우   정도 만난
나 : 다섯  연하한테는
 : 보여주기 좀 그렇다 서윤아
 : 남자 혼자 사는 꼬라지라는 게
 : 생각보다 충격적인 비주얼이거든?


소으랑 : 괜찮아요

나 : 그게 괜찮지가 않아요


소으랑 : 갑자기  존댓말ㅋㅋㅋㅋㅋㅋ

나 : 평소에 내가 어떤 꼴로 사는지
나 : 경은이는 잘 알고 있으니까
나 : 대충 눈 감아줄  있는 건데


소으랑 : 나는 못할 것 같아요??

 : 아니, 일일이 대항의식을 불태우진 말고
나 : 서윤이는 그게 왜 꼼꼼하잖아?
 : 나처럼 자취하면서도
나 : 규칙적으로 생활하기도 하고
나 : 분명 깔끔하게 살고 있을 텐데


소으랑 : 어지르진 않아요

 : 내 방을 보여줘서 점수 깎아먹고 싶진 않다

소으랑 : 그렇게 지저분해요?

나 : 지저분……하다기보다는
나 : 뭐라고 해야 하나
나 : 그냥 구질구질하지
 : 이게 제일 정확하겠다ㅋㅋㅋㅋ


소으랑 : ?


나 : 찌들었다고 해야 하나
나 : 경은이가 올 때마다
나 : 예전엔 안 그랬는데
나 : 군대 전역하고 나니까
나 : 냄새 난다고 잔소리 엄청 하거든


소으랑 : 냄새 나요??

 :  잘 모르겠는데 그렇다더라
나 : 계속 창문 열어놓고 살아도
나 : 절대로 안 사라지는 거 보면
나 : 그냥 내가 원인인  같기도 하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아무튼 서윤아

소으랑 : 멍멍

 : 서윤이도 같은 심정이겠지만
 : 나도 너한테는ㅋㅋㅋ
 :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거든?
나 : 그러니까 이해  해주지 않을래?


소으랑 : 당연히 이해하죠


나 : 너도 방에 남자를 들이고 싶진 않잖아

소으랑 : 여자를 들이고 싶은 것도 아니잖아요

 : 아니 뭐,  부분은ㅋㅋㅋ
나 : 나한테 동의를 구해봤자
나 : 그래
나 : 입장의 차이가 있지
나 : 어쨌든 이해한다고 하니까

소으랑 : 괜찮아요ㅋㅋㅋ
소으랑 : 청소하면 깨끗해질 거예요


나 : ?

소으랑 : ??


나 : 혹시  이해했다는 건지 물어봐도 되냐

소으랑 : 주인님 집이 더럽다면서요
소으랑 : 환기를 충분히 시켰는데
소으랑 : 냄새가 난다는 건
소으랑 : 보통 이불이 문제인데
소으랑 : 집에 청소기랑 탈취제는 있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내 말을 하나도 안 들었네
나 : 아니
 : 야
나 : 서윤아
나 : 우리 이러지 말자 진짜
나 : 오늘은 이제 충분하잖아
나 : 여기서  나쁜 놈으로 만들진 말아줘


소으랑 : ?

나 : 나도 자주 잊고 살긴 하지만
 : 서윤이는 스무 살이지?

소으랑 : 


나 : 서윤이 입장에서 보면ㅋㅋㅋㅋㅋ
 : 난 그냥 25살 아저씨야
나 : 군대도 다녀왔고
 : 담배는 안 태우지만
나 :  복학생이 될 아저씨라고


소으랑 : 주인님은 아저씨 안 같은데
소으랑 : 아저씨는 네버 님이나 길동 님이죠


나 :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나 : 아직은 괜찮다고
나 : 근데 니가 그러면 안 되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는 서윤이 나이일 때 5살 차이라고 하면
나 : 솔직히 안중에도 없었어ㅋㅋㅋㅋㅋㅋ
나 : 거기 있는 줄도 몰랐고
나 :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진짜


소으랑 : 전 원래 그렇게 살아서 괜찮아요

나 : 아니 뭐, 그거야 어쩔  없긴 한데
나 :  가끔 서윤이 나이 생각하면
나 : 의아할 때가 있거든ㅋㅋㅋ
 : 새파랗다고 하기에도 좀 그런
 : 고등학교 졸업한지 얼마  된 어린애인데


소으랑 : 성인이라니까요;;;

나 : 생일 안 지났잖아

소으랑 : 으

 : 서윤이가 나한테 이럴 때마다
 : 솔직히 죄책감이 장난 아냐
나 : 억지로 어른스러우려고 하는 것 같아서


소으랑 : 부담스러워서요……?

나 : 아니, 그냥 미안해서 그렇지
나 : 고맙기도 하고ㅋㅋㅋㅋㅋ
나 : 나도 한참 어릴 때부터
나 : 애늙은이 소리 듣고 자랐는데
 : 서윤이도 나이에 안 맞아 보여서

소으랑 : 그런가??

나 : 적어도  5년 전까진  생각밖에 안 했거든
나 : 누굴 챙겨줘야 한다거나
 : 챙겨주고 싶단 생각은 못했어
나 : 그냥 내 몸 하나 건사하기 바빴지
나 : 여자친구한테 제대로 잘해준 적도 없고


소으랑 : 가끔 느끼는 건데
소으랑 : 주인님은
소으랑 : 약간
소으랑 : 자학적인 부분이 있는  같아요

 : 소심해서 그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마음에 두지 마요
소으랑 : 그냥 잊어버리는 게 좋음

나 : 그래그래
나 : 아무튼
나 : 서윤이는 내 눈치 안 보고 멋대로 해도 돼
 : 그런 식으로 마음에 들려고  해도
나 : 충분히 이쁘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소으랑 : 멋대로 하면 혼나잖아요

나 : 그러니까 그 선을  지키란 거지
 : 그리고 내가 혼을 내는 건
 : 어디까지나 플레이 중이잖아
나 : 정신  차리고 주제를 넘는다거나


소으랑 : 그……건 그래요
소으랑 : 평소엔
소으랑 : 좀 다른 걸로 혼나니까

나 : 평소엔 일반적으로 해선 안 되는 것들
 : 예를 들면 아까처럼 앙심을 품는다던지


소으랑 : 네


나 : 그런 게 눈에 보여서 타이르는 거고ㅋㅋㅋ
나 : 사생활에서까지 순종적일 필요는 없어
나 : 물론 그 마음은 고마운데
 : 다섯 살 연하한테 면전에서
나 : 넌 아무것도 못하니까 챙겨줄게
나 : 라는 말을 듣는 내 기분도 생각해주라


소으랑 : 나이가 그렇게 중요한가
소으랑 : 어차피 둘 다 성인인뎅

나 : 기분 문제야


소으랑 : 야한 건 하고 싶으면서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나 : 서윤아


소으랑 : 막 따먹고 싶다고 그랬으면서
소으랑 : 야한 것도 엄청 가르쳤으면서
소으랑 : 주인님 때문에
소으랑 : 그러고 보니
소으랑 : 주인님이란 말도 입에 완전히 붙었고
소으랑 : 보지로 절정하는 법도 가르쳐줬으면서

나 : 미치겠네……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성인으로는 안 보이는데
소으랑 : 야한 건 하고 싶어요?
소으랑 : 그게 더 위험한 거 아니에요?

나 : 아니, 그게

소으랑 : 정성스럽게 봉사하라면서
소으랑 : 얼마 전에는
소으랑 : 펠라하는 법도
소으랑 : 연습하라고 그랬고


나 : 위가 아프다

소으랑 : 애초에 주인님한테 헌신하고 봉사하고
소으랑 : 항상 사랑받을  있게 노력하라고
소으랑 : 그렇게 가르쳤으면서
소으랑 : 왜 이제 와서 안 된다고
소으랑 : 딱히 순종적일 필요는 없다 그래요

 : 이건 사생활 문제잖아
 : 내가 항상 말했지
 : 스위치
나 : 응?
 : 플레이랑 구분하라고

소으랑 : 주인님도 포기한 거 아니었어요?

 : 내가 언제 포기했다고 그래ㅋㅋㅋㅋ

소으랑 : 평소에 주인님이라고 불러도
소으랑 : 가만히 내버려두길래
소으랑 : 이제 포기한  알았는데


나 : 그건 니가 시발
 : 말을 해도 안 들어처먹으니까
나 : 아니
 : 어쨌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급발진해서 미안한데
 : 포기한 건 아니야
 : 그래서 나도 이것저것 시도했잖아
나 : 얼마 전에 옆자리 앉은 사람한테
 : 아침인사하고 오라고 과제도 내줬고

소으랑 : 그게 그런 뜻이었어요??

나 : 그럼 무슨 뜻인  알았니

소으랑 : 그냥 자신감 키워주려고……;;;

나 : 그게 그거지 뭐
나 : 유별나게 모난 성격만 아니면
나 : 남자친구는 몰라도ㅋㅋ
 : 친구 정도는 사귈  있어
나 : 서윤이는 아직 앳돼서 그렇지
나 : 충분히 귀여운 얼굴이기도 하고


소으랑 : 으


나 : 남들 보기에 사근사근할 정도면
나 :   대화도 할 수 있을 테고
나 : 그러다 보면 같이 밥도 먹고
나 :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생기니까

소으랑 : 되게 멀리까지 생각하고 계셨구나

나 : 처음에 나한테 그랬잖아
나 : 학기 끝날 때쯤에는
나 : 같이 밥 먹을 친구가 있음 좋겠다고

소으랑 : 헐
소으랑 :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그걸 어떻게 기억해요??


 : 이것도 몇 번 했던 말 같은데
 : 너는  얼마나 우습게 보는 거냐

소으랑 : 아니, 우습게 보는  아닌데……ㅋㅋ
소으랑 : 그거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한테는 되게 오래되기도 했고


나 : 지나가는 말이라고 진심이 아니겠냐
 : 물론 나도 너만큼은 아니지만
나 : 친구가 적은 성격이라 잘 아니까
나 : 그쪽이   붙이기 쉽다고 생각한 거고

소으랑 : 주인님……ㅠㅠ

 : 절대로 포기했던 건 아니야ㅋㅋ
나 : 그런 거였으면
나 : 서윤이가 바라는대로
나 : 집에 묶어놓고 개처럼 길렀겠지
 : 그리고 지금쯤 잡혀갔을 수도 있겠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집에 가면
소으랑 : 묶어놓고 기를 거예요?


나 : ㅇㅇ
 : 그러니까 오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도 규칙적인 일상생활이 있어야
나 : 가끔씩 있는 일탈이 짜릿한 거지
나 : 다른 사람한테 복종하고 봉사하고
 : 그게 일상이 됐다간 모럴 다 망가진다
나 : 평범하게 남자친구도 사귀고 그래야지

소으랑 : 주인님도 나랑 같이 있는 동안
소으랑 : 여자친구 사귈 생각 없다면서요

나 : 나중에 말이야

소으랑 : 나중……;;;;

나 : 지금이야 이렇게 귀여움 받으면서
나 : 찰싹 달라붙는 게 행복할지 몰라도
나 : 5년 뒤엔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거니까


소으랑 : 왜 하필 5년이에요?

 : 아니 뭐, 그냥
나 : 갑자기 생각났어


소으랑 : 언니랑 알고 지낸 기간이랑 똑같다

나 : 그렇다기 보다는ㅋㅋㅋㅋ
나 : 저번에 길동이랑 잠깐 얘기했거든
나 : 나도 5년 뒤엔 서른인데
나 : 뭘 하고 있을지 궁금해서

소으랑 :  스물 다섯이네
소으랑 : 주인님 나이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지금도 가끔 섬짓할 때가 있는데
나 : 서윤이가 내 나이가 되면
나 : 그땐 완전히ㅋㅋㅋㅋㅋㅋㅋ
나 : 여우가 됐을  같아서 무섭다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뭐, 아무튼
 : 지금 나한테는
나 : 서른 즈음
 : 그러니까
나 : 5년 후가 상상할  있는 마지노선이야
 : 그 이후엔 어떻게 됐을지 짐작도 안 가서

소으랑 : 2019년?


나 : ㅇㅇ


소으랑 : 한참 남은 것 같은데

 : 순식간이라 그러더라……ㅋㅋ
나 : 정신 차려보면
나 : 20대는  지나갔고
나 : 서른이 코앞이라던데

소으랑 : 으음


나 : 서윤이한테는 아직 먼 얘기지ㅋㅋ
 : 물론 나도 마찬가지지만
 : 가끔 생각하면 무서울 때가 있어

소으랑 :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나 역시 주인님 집에 갈래요

나 : 기껏 화제 돌려놨더니
 : 그 얘기가 갑자기 왜 나오니


소으랑 : 길어질  같아서 다시 돌려놨어요
소으랑 : 주인님은 한번 삼천포로 빠지면
소으랑 : 하류까지 떠내려가잖아요ㅋㅋㅋㅋ


나 : 우리 강아지ㅋㅋㅋㅋㅋㅋㅋㅋ
 : 나한테 너무 익숙해졌나
나 : 이젠 점점 감당이  된다

소으랑 : 갈래요

 : 안 돼요


소으랑 : 그리고 주인님……ㅋㅋㅋㅋ
소으랑 : 집안일은
소으랑 : 진짜 하나도 못하잖아요
소으랑 : 암것도 못하면서  그래요

 : 그럭저럭 할  있다니까?
나 : 안 해서 그런 거야
나 : 경은이도 그렇고
 : 주변에서 다 해주니까
나 : 그럴 기회가 있었던 거라고

소으랑 : 좀만 더 아무것도 못해봐요 그럼

나 : 거 진짜 막무가내네ㅋㅋㅋㅋㅋㅋ
나 :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라
나 : 그리고
나 : 아무것도 못해보라니
나 : 이젠 그냥 막말이잖아

소으랑 : 암튼 주인님 집에 갈래요
소으랑 : 청소도 해야 되고


나 : 누가 들으면 내가 시킨  알겠다;;

소으랑 : 아 맞아
소으랑 : 주인님 저한테
소으랑 : 밥해달라고 그랬잖아요

나 : 그건 그냥 해본 말이잖아

소으랑 :  드시고 싶으세요??
소으랑 : 언니처럼 막 화려한
소으랑 : 외국요리는  만들지만


나 : 내가 하는 말은 귀에  들어오니?
나 : 오늘은 되게 단호하네
나 : 막무가내기도 하고
나 : 유난히 말을 안 듣는 것 같다


소으랑 : 주인님은 항상 그랬으면서


나 : 한 마디를 안 지려고 아주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보면서 배웠어요
소으랑 : 뒷감당 생각 안 하고
소으랑 : 일단  나가면
소으랑 : 주변에서 끌려온다는 거

 :  이상한 쪽으로 깡이 생겼네


소으랑 : 그리고 주인님은……ㅋㅋ
소으랑 : 언니한테도
소으랑 : 청소랑 요리 시켰으면서
소으랑 : 왜 나한텐 죄책감이 들어요

나 : 걔는 부려먹어도 양심이  아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도 그냥
소으랑 : 막 부려먹으면 될 텐데


나 : 서윤이는 안 돼

소으랑 : 왜요ㅠㅠ

나 : 너 함부로 부려먹었다간
나 : 들어처먹은 욕으로
나 : 불로장생할  같아서

소으랑 : 그럼 같이 술 마셔요

나 : 그것도 안 됩니다

소으랑 : 아 왜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전부 안 된다고만 하고

나 : 가뜩이나 맨정신에도 막무가내인데
나 : 혹시 취하기라도 하면
 : 도저히 감당 못할 것 같아


소으랑 : 안 취하게 조심할게요

나 : 마셔본 적도 없는 주제에
나 : 어떻게 조심하려고ㅋㅋㅋㅋ


소으랑 : 혀만 살짝 담글게요

나 : 그럴거면 술을 왜 마셔


소으랑 : ??

 : 아니,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좀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소으랑 : 뭘요ㅠㅠ

나 : 남자 혼자 사는 집에 오겠다는 게
나 : 말이나 되는 소리냐 지금
 : 이 대책없는 아가씨야ㅋㅋㅋㅋㅋ


소으랑 : 왜 말이 안 돼요


 : 말이 안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 아니,  필요 없어 시발
나 : 내가 전에 말했지?
나 : 오고 싶으면 콘돔 사와
나 : 아니면 문도 안 열어줄 거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혹시 언니한테도 그랬어요?

나 : 자꾸 경은이 걸고 넘어지지 말자

소으랑 : 그냥 놀러가겠다는 건데


나 : 뭐가 있어야 말이지
나 : 아무것도 없어 여긴
 : 침대랑 냉장고
나 : 책상이랑
나 : 컴퓨터밖에 없어
나 : 그냥 평범한 원룸이야

소으랑 : 나 원래 혼자 잘 놀아요


나 : 나도 마찬가지니까
나 : 혼자  있게 헤주라

소으랑 : 그럼 소원 쓸게요


나 : 소원을 준 기억이 없는데
 : 쓰긴  쓴다고ㅋㅋㅋ
 : 기껏 하나 줬더니
나 : 내 과거 파헤친답시고
나 : 받자마자 써버렸으면서


소으랑 : 하나만 가불해주세요

나 : 가불이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얘가 큰일 날 소릴 하네
나 : 서윤아
나 : 그러면 안 
나 :  그런 식으로
나 : 빚지고 다니다간
나 : 나중에 인생 조진다


소으랑 : 갚을게요

 : 깊긴 뭘 갚아ㅋㅋㅋㅋㅋㅋㅋ
나 : 소원을 어떻게 갚을 건데?

소으랑 : 주인님 소원 들어드릴게요

 : 내가 바라는 소원 중에
 : 서윤이가 가능한 게
나 : 없을 텐데 아마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소원이 뭔데요??

 : 석유재벌
나 : 아니면
나 : 로또 1등

소으랑 : 나쁜 어른……ㅋㅋㅋㅋ


나 : 엑슨모빌 주식도 괜찮은데
나 : 아니면 강남에 아파트라던가
 : 그럴 능력 없으면 돌아가 빨리


소으랑 : 주인님


나 : ㄴㄴ
나 : 이젠 서윤이가 뭐라고 하든
나 : 안 들을 거다
나 : 부탁해도 소용 없어
나 : 안 되는 건  되는 거야


소으랑 : 나 혼자만 따돌리지 마요
소으랑 : 그런 거 서운하단 말이에요

나 : 아니
나 : 야
나 : 따돌리는 게 아니라


소으랑 : 그럼  나만 안 된다고 해요
소으랑 : 나도 주인님이랑
소으랑 :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소으랑 : 지금도 엄청 용기 내고 있는 건데

나 : 물론 그렇겠지
 : 근데
나 : 서윤아


소으랑 : 나도 바보 아니거든요?
소으랑 : 주인님 생각만큼
소으랑 : 순진한 것도 아니고
소으랑 : 남자 혼자 사는 집에 간다는 거
소으랑 :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것도 아닌데

나 : 아니, 근데


소으랑 : 물론 그럴 생각으로 간다는 건 아니에요
소으랑 : 혹시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 거임

나 : 당연히 알지
나 : 그래
나 : 알고는 있는데


소으랑 : 아마 조만간 경험하게  것 같아서
소으랑 : 슬슬 각오해야 하나 싶긴 한데요
소으랑 : 주인님이 싫은 건 아니지만
소으랑 : 그래도 아직은  무섭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엄청 부끄럽기도 하고 실망하실 것 같아서


 : 내 말은 안 듣기로 작정했구나ㅋㅋ

소으랑 : 근데 그래도
소으랑 : 만약에
소으랑 : 주인님이


나 : 말해

소으랑 : 절대로  된다고 하시면
소으랑 :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소으랑 : 그러니까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콘돔도
소으랑 : 사갈게요
소으랑 : 딱 하나만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