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4화 〉5월 15일 목요일 PM 6시 (9)
나 : 고작 채팅인데 오래 붙잡혀 있었지
나 : 그것도 거의 매일매일
나 : 개근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나 : 성실하게도 다녔다 정말ㅋㅋㅋㅋ
소으랑 : 왜 그래요 진짜……ㅋㅋ
소으랑 : 언니랑 싸웠어요?
소으랑 : 그래서 그러는 거예요?
나 : 그 년이랑 치고받는 게
나 :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나 : 설마 싸웠다고 이런 소릴 하겠냐
소으랑 : 그럼 더 심각한 문제에요?
나 : 심각한 건 서윤이 같은데
나 : 왜 이렇게 호들갑스러워ㅋㅋ
소으랑 : 지금 안 그러게 생겼어요??
소으랑 ; 싸웠으면 화해를 해야지
소으랑 : 자리를 피할 생각을 하면 어떡해요
나 : 아니, 애초에 싸운 것도 아니고
나 : 자리를 피하는 것도 아닌데
소으랑 : 그럼 왜 그런 소릴 해요
나 : 아니,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나 : 요즘 채팅에 시간을 너무 뺏긴다고
나 : 원래 취미생활이란 게 그렇잖아
나 : 일단 한 번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면
나 : 그만둘 때가 됐다는 거지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
나 : 왜 성질을 부리고 그래ㅋㅋ
소으랑 : 빨리 언니랑 화해해요
소으랑 : 당장 전화해서
소으랑 : 미안하다고 그래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웃지 말구요
소으랑 : 진짜 진심이에요
소으랑 : 이러다가 큰일나요
소으랑 : 평생 아예 못 볼 수도 있어요
소으랑 : 무슨 일이 있었는진 모르겠는데
소으랑 : 갑자기 거리를 두겠다는 것도 그렇고
나 : 서윤이는 그게 어지간히 트라우마인가봐?
소으랑 : 당연한 거 아니에요??
나 : 그게 왜 당연한지는 나도 모르지ㅋㅋ
나 : 서윤이가 겁을 내는 게
나 : 일반적으론 그래
나 : 평범한 사람이 보이는
나 : 거부감보다 훨씬 더하니까
소으랑 : 으
나 : 물론 억지로 캐묻진 않을 거야
나 : 말해줄 때까지 기다리겠지만
나 : 솔직히 좀 궁금하긴 하네ㅋㅋㅋ
소으랑 :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나 : 그것도 그렇지
소으랑 : 언니랑 싸운 거 아니죠?
소으랑 : 진짜 아무 일도 없었죠?
나 : 아니라니까
소으랑 : 근데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소으랑 : 주인님이 안 오시면
소으랑 : 여기 관리는 누가 하구요
나 : 관리할 필요가 뭐가 있냐ㅋㅋㅋㅋㅋ
나 : 어차피 매일 보던 얼굴이고
나 : 이젠 새로 오는 사람도 없는데
소으랑 : 저번처럼 이상한 사람이 오면?
나 : 서윤이가 관리자 할래?
나 : 저번에 하고 싶다 그랬잖아
소으랑 : 싫어요
나 : 왜 싫어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한테 관리자 주면
소으랑 : 다 쫓아낼 거예요
소으랑 :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할 거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우리 강아지
나 : 삐졌구나?
나 : 안 온다고 해서
소으랑 : 아슬아슬해요
나 : 아슬아슬하게 참고 있어?ㅋㅋ
소으랑 : 네
나 : 근데 이건 한참 전부터 나온 얘기야
나 : 내가 안 오겠다는 거랑은
나 : 좀 다른 문제일 수도 있는데
나 : 지금 서버비는 아저씨가 내고 있거든?
소으랑 : 네버 님이요?
나 : ㅇㅇ
소으랑 : 혼자서??
나 : 혼자만 유료회원이라서ㅋㅋㅋㅋ
나 : 닉네임 옆에 마크 기억나지?
나 : 그게 한 달에 5.99달러짜리거든
소으랑 : 반짝거리는 그거죠?
소으랑 : 뭔지 궁금하긴 했는데
나 : ㅇㅇ
나 : 그거 맞아
소으랑 : 글쿠나
나 : 그래서 혹시 기억할까 모르겠는데
나 : 저번에 서윤이 조교 전용으로
나 : 비밀번호 걸린 방 하나 만들었잖아
소으랑 : 조교 전용……;;;
나 : 야한 거 할 때만 쓰니까
나 : 조교전용 맞지 왜ㅋㅋ
소으랑 : 한동안 쓴 적이 없는 것 같아서요
나 : 그럴 타이밍이 안 나오긴 했지
나 : 조만간 놀아줄 테니까
나 :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ㅋㅋ
소으랑 : 딱히 기다리는 건 아닌데;;;
나 : 정말로?
소으랑 : 그냥 넘어가요 좀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무튼 틈만 나면
소으랑 : 야한 쪽으로 몰아가려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뭐, 어쨌든
나 : 거기에 업로드하면 안 되냐고
나 : 서윤이가 물어본 적이 있었지?
소으랑 : 그……랬던가?
나 : 내가 돈 내야 한다고 그랬잖아
소으랑 : 아
소으랑 : 맞아
나 : 기억 나?
소으랑 : 유료 서비스라고 하셨어요
나 : ㅇㅇ
소으랑 : 아 그럼 여기 서버비는
소으랑 : 네버 님이 내는 거예요?
나 : 그런 셈이지
소으랑 : 몰랐어요;;;
나 : 말할 이유가 없지ㅋㅋㅋㅋㅋ
나 : 업로드하는 걸 생각해보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어쨌든 채팅 자체는 무료로 할 수 있는데
나 : 그 아저씨 덕분에 이것저것 혜택이 많아서
나 : 여태껏 빌붙어서 고맙게 잘 썼지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글쿠나
나 : 덕분에 클라우드 서버도 유지할 수 있고
나 : 몇 년 전에 우린 돈이 없었거든ㅋㅋ
소으랑 : 다들 어렸구나
나 : 물론 얼마 안 되는 돈이긴 하지만
나 : 그럴 돈이 있으면 밥을 먹지
나 : 인터넷 채팅에 꼬라박겠냐?ㅋㅋㅋ
소으랑 : 그것도 그러네요
나 : 그래서 혼자만 어른이란 이유로
나 : 거의 5년을 혼자 부담했는데
나 : 형수님이랑 싸울 때마다
나 : 항상 콕 찝어서 바가지 긁힌다더라
나 : 대체 이건 몇 년째 나가는 거냐고ㅋㅋ
소으랑 : 한 달에 6천원씩 5년이면
나 : 그래봤자 얼마 안 되지만ㅋㅋ
나 : 유부남한텐 좀 그렇지
나 : 용돈 받아서 쓰는 처지인데
소으랑 : ㅠㅠ
나 : 특히 딸 낳은 뒤로는 더 심해졌다고
나 : 그래서 우리한텐 결혼하지 말래
나 : 외로워도 꾹 참고 혼자 살라고
나 : 특히 길동이한테 가끔 그러더라ㅋㅋ
소으랑 : 다들 힘들게 사는구나
나 : 그래서 조만간 다른 누가 부담하던가
나 : 아니면 이제 서버를 보내주던가
나 :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나 : 어째 어영부영 시간만 흐르고 있네
소으랑 : 무슨 상황인지 이해는 했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 안 오는 거랑
소으랑 :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어요
나 : 다들 부담스러워하더라고ㅋㅋ
나 : 자주 오지도 못하는데
나 : 매달 돈이 나간다고 하니까
소으랑 : 그……렇겠죠?
나 : 다들 그리 여유 있는 게 아니라
나 : 나도 마찬가지고ㅋㅋㅋㅋ
나 : 얼마 안 되는 돈이긴 한데
나 : 네버 아재의 전례가 있으니까
나 : 한 번 이어받으면 끝이 안 보이잖아
소으랑 : 그래도 몇 천원밖에 안 하는데;;;
나 : 그만큼 여기에 돈을 들일 만큼
나 : 가치가 없다는 걸 아는 거지
나 : 사실 길동이는 바빠서
나 : 요즘 잘 모습도 안 보이고
나 : 경은이는 원래 들쭉날쭉하고
소으랑 : 그래요?
나 : 원래 남친 생기면 한참 안 보이다가
나 : 갑자기 나타나서 헤어졌다고 징징거려
소으랑 : 헤휴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한숨밖에 안 나오지
나 : 그 기분 나도 잘 알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어쨌든 다들 예전만큼 좋지가 못한데
나 : 거기다 쌩으로 나가는 돈이 달갑겠니
소으랑 : 주인님도 그래요?
나 : 난 사회인이 아니란다
나 : 쟤네들보다 더 쪼달려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어쨌든 서버는 폐쇄하는 걸로
나 : 결론이 날 것 같은데ㅋㅋㅋ
나 : 그건 그렇다 쳐도
나 : 의욕이 없다는 게 크지
나 : 아무래도 다들 바쁘다 보니
소으랑 : 하긴……ㅠㅠ
나 : 나도 서윤이 보고 싶어서
나 : 이런 시간에 오는 건데
나 : 앞으로는 점점 어려워질 것 같아서
소으랑 : 그럼 나 때문이에요?
나 : 그건 또 뭔 소리냐ㅋㅋㅋ
소으랑 : 언니랑 싸운 것도 아니라고 하고
소으랑 : 시간을 너무 뺏긴다고 하시니까
소으랑 : 혹시 나 때문인가 싶어서
소으랑 : 가뜩이나 주인님이랑은
소으랑 : 제일 많이 시간을 보내는데
소으랑 : 혹시 그게 부담이었다고 하면
나 : 음
소으랑 : 진짜로 나 때문에 그래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네
나 : 제일 처음에 말했던 것 같은데
나 : 서윤이가 오기 전까지는
나 : 다들 잠수만 타고 있었거든?
나 : 접속만 해두고 대화가 없었어
소으랑 : 알아요
나 : ㅇㅇ
소으랑 : 조용했다고 하셨음
나 : 얼마나 조용했냐면ㅋㅋㅋㅋ
나 : 가끔 누가 채팅을 치면
나 : 대답엔 30분~1시간이 걸려
나 : 그거보다 더 늦어질 때도 있었고
소으랑 : 헐
나 : 아니면 늦게나마 확인해서
나 : 대답해주려고 봤더니
나 : 정작 본인이 없었던 적도 있고
소으랑 : 답답해서 어떻게 살았어요??
나 : 다들 여기 상주하는 게 아니다보니
나 :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ㅋㅋ
나 : 어차피 중요한 얘기도 없었고
나 : 대답을 해도 안 해도 상관없으니까
소으랑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 : 언제인지는 말 못하지만
나 : 정말로 심했을 때는
나 : 들어와서 ㅎㅇ
나 : 나갈 때 ㅂ2
나 : 두 마디만 남기고
나 : 사라지는 날도 많았고
소으랑 : 상상이 잘 안 가요;;;;
나 : 지금은 다들 서윤이 보러 오니까ㅋㅋ
나 : 오자마자 인사도 받아주고 그러지
소으랑 : 주인님은 안 그러시지만……ㅋㅋ
나 : 그리고 요즘은 언제 들어오든
나 : 저녁~밤 시간만 되면
나 : 사람들이 항상 있잖아ㅋㅋ
나 : 난 보통 서윤이랑 둘이 만나니까
나 : 기다리기보단 잠깐씩 사라지는 거고
소으랑 : 전 자주 확인한단 말이에요
소으랑 : 좀만 기다려주시면 좋을 텐데
나 : 그러게 말이야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진짜……ㅋㅋㅋㅋ
소으랑 : 절대로 그러겠단 소리는 안 하세요
나 : 나도 나름대로 페이스란 게 있으니
나 : 그렇게 휙휙 바뀌기가 쉽지 않지
나 : 그래 뭐, 어쨌든
나 : 얘기가 좀 샜는데
나 : 서윤이랑 만나는 시간을
나 : 낭비라고 생각하는 건 아냐
나 : 당연히 나도 재밌으니까 하는 거지
소으랑 : 집요해서 귀찮아지지 않았어요……?
나 : 그것도 귀엽다고 느끼는 걸 보면
나 : 나도 참 어지간하지 싶다ㅋㅋ
소으랑 : 아깐 막 당황했으면서
나 : 그런 식으로 정면에서 들어올 줄은 몰랐거든
나 : 그래도 반 정도는 양심의 가책이야ㅋㅋㅋ
나 : 내가 그동안 소홀했던 것도 맞고
나 : 서윤이가 불만스러운 것도 당연해서
소으랑 : 그래도 전 웬만하면 그러기 싫어요
나 : 불만을 갖는다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야
나 : 기대하는 게 없으면 그럴 일도 없으니까
나 : 그렇잖아?
나 :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는데
나 : 불평불만이 쌓일 수나 있겠어?
소으랑 : 그……건 그렇지만
나 : 그만큼 기대한다는 거니까
나 : 거기에 응해줘야겠다고
나 : 나도 생각하는 거지ㅋㅋㅋㅋ
소으랑 : 안 들어오신다고 그랬으면서
나 : 당장 내일부터 안 오겠다고
나 : 그렇게 말하진 않았잖아
나 : 복학시기도 다가왔고
나 : 슬슬 인생 살러 가야지 나도
소으랑 : 아
나 : 한동안 공부에 손 놓고 있었더니
나 :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온다 지금
나 : 몇 달 안 남았는데ㅋㅋㅋㅋ
나 : 자격증이랑 공모전부터 시작해서
나 : 프로젝트도 빡세게 준비해야 되고
소으랑 : 주인님은 이공계에요?
나 : 뭐, 그렇지
소으랑 : 아 어쩐지
나 : 어쩐지?
소으랑 :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나 : 이상한 곳에서 눈치가 빠르다니까
나 : 아니면 그냥 감이 좋은 건가ㅋㅋ
소으랑 : 프로그램 같은 것도 잘 다루고
나 : 어느 정도 공부만 하면
나 : 누구든 나만큼은 해
소으랑 : 난 절대로 무리……ㅋㅋ
소으랑 : 기계는 너무 힘들어요
나 : 사람마다 잘하는 게 다르니까
나 : 서윤이는 서윤이대로
나 : 내가 절대로 무리라고 할 정도로
나 : 특출난 분야가 있을 테고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자꾸 말 돌리지 말고……ㅋㅋ
소으랑 : 제대로 설명해줘요 좀
소으랑 : 그래서 왜 안 오신다는 거예요
나 : 아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건 좀 억울하다 서윤아
나 : 이공계냐고 물어본 건 너잖아
나 : 말을 돌리긴 누가 돌렸다고 그래
소으랑 : 아무튼 간에요
나 : 거 참
소으랑 : 나 진심으로 충격받았단 말이에요
나 : 좀 전에 말했잖아ㅋㅋㅋㅋ
나 : 복학 준비해야 한다니까?
나 : 그동안 손 놓고 있었던
나 : 코딩도 다시 건드려야 하고
나 : 앞으로 계속 바빠질 것 같은데
소으랑 : 지금처럼 접속을 못한다는 거죠?
나 : ㅇㅇ
소으랑 : 그럼 그냥 그렇게 말씀하시면 되는데
소으랑 : 왜 안 오시겠다고 그래서……ㅠㅠ
소으랑 : 심장 철렁하게 만드는 거예요 진짜
나 : 아마 여유시간이 있어도
나 :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 : 안 오지 않을까 싶은데
소으랑 : ?
나 : 옛날엔 지금보다 사람도 많았고
나 : 어그로도 계속 들어오고
나 : 밤새도록 채팅만 붙잡고 있어도
나 : 최소한 심심하진 않았거든ㅋㅋㅋ
소으랑 : 그……랬던 것 같아요
소으랑 : 들어오면서 봐도
소으랑 : 요즘은 여기 포함해서
소으랑 : 대화 올라오는 채팅방이
소으랑 : 기껏해야 서너 개밖에 없어서
나 : 옛날엔 훨씬 더 많았지?
소으랑 : 네
나 : 아직까지 붙잡고 있는 게 이상한 거야
나 : 다들 인생 살러 떠났지 벌써ㅋㅋㅋ
나 : 길동이 새끼만 봐도 알잖아
나 : 밤새도록 레이드 뛰면서
나 : 현실은 좆까라고 하던 놈이
나 : 취직하자마자 야근에 치이는데
소으랑 : ㅠㅠ
나 : 집에 오면 이미 늦은 시간이고
나 : 몇 시간 뒤에 출근인데
나 : 맥주 한 캔 마시고
나 : 담배 한 모금 빨고
나 : 진흙처럼 쓰러져 자야지
나 : 채팅에 접속할 시간이 어딨어
소으랑 : 직장인은 힘들겠다
나 : 그래서 난 오히려 지금이 더 이상해
나 : 최근 몇 년 동안 두드렸던 것보다
나 : 서윤이랑 떠들었던 채팅이 더 많거든
소으랑 : 그래서 뭐에요 지금ㅋㅋㅋ
소으랑 : 전보다 사람이 없어서
소으랑 : 심심해서 안 오겠단 거예요?
나 : 왜 그게 또 그렇게 되니ㅋㅋㅋ
소으랑 : 아니, 주인님이……요
나 : 사람이 없어서 안 오겠다는 거였으면
나 : 서윤이랑 만나지도 못했을 걸
나 : 꼴랑 4명 남았을 때 접었겠지ㅋㅋ
소으랑 : 그럼 뭐가 문제에요
소으랑 : 점점 더 모르겠네
나 : 바빠질 것 같아서 관두려는 게 50%
나 : 살짝 현자타임이 온 게 30%정도
나 : 장장 5년이나 꼬박 출석했으면
나 : 슬슬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냐
나 : 고작 채팅인데 너무 붙잡혀 있었지
소으랑 : 나머지 20%는요??
나 : 어차피 복학하면 눈 돌아가게 바쁠 테고
나 : 어쩌다 시간이 조금 생간다고 해도
나 : 밤 늦게나 들어오게 될 텐데
나 : 사실 난 지금도 서윤이한테 미안해
나 : 수업도 있는데 새벽까지 붙잡아둬서
소으랑 :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괜찮아요
나 : 근데 갈수록 힘들어질 거야ㅋㅋ
나 : 서윤이도 슬슬 느끼고 있지 않아?
소으랑 : 아주 아니라곤 말 못하겠지만……;;;;
소으랑 : 그래도 제대로 하고 있어요
소으랑 : 수업도 잘 듣고 과제도 리포트도
나 : 그건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소으랑 : 그러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되는데
나 : 서윤이는 약간 맹목적인 스타일이라
나 : 옆에서 브레이크를 밟아줘야 하거든
소으랑 : 주인님은 엑셀이잖아요ㅋㅋㅋㅋㅋ
나 : 두 가지를 겸하는 거지
나 : 주인의 역할이 뭐겠어
나 : 제어와 통제잖아
나 : 서윤이가 무리하지 않도록
나 : 의욕을 조절하는 것도 일이야
소으랑 : 으
나 : 지금이야 시간이 남아도니까
나 : 이렇게 만나서 대화하고
나 : 오랫동안 떠들 수 있는 건데
나 : 이번에 그랬던 것처럼 3~4일 정도
나 : 자리를 비우게 되면 어떻게 할 거야?
소으랑 : 주인님한테 전화해서
소으랑 : 무슨 일인지 듣고
소으랑 : 기다릴 수 있으면 기다리고
나 : 그게 나머지 20%야
소으랑 : ???
나 : 나 없으면 주구장창 기다리는 애를
나 : 덩그러니 혼자 놔두기도 그렇고
나 : 하루이틀이야 그런다고 쳐도
나 : 매번 올 수 있냐 없냐 연락하면서
나 : 못 오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
소으랑 : 안 돼요……?
나 : 안 되는 게 아니라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그런 경우가 좀 많았거든
나 : 명확한 이유가 있더라도
나 : 시야에서 벗어나면
나 : 그것만으로도 서운해져
나 : 그러니까 싸우게 되는 거고
소으랑 : 저는 안 그래요
나 : 참을 수 있어?
소으랑 : 네
나 : 근데 그게 정답이 아니라고 아까 말했지?
소으랑 : 그럼 어떡하라구요……ㅋㅋㅋㅋ
소으랑 : 자꾸 그렇게
소으랑 : 안 좋은 얘기만 하고
소으랑 :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소으랑 : 세상에 되는 게 어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