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1화 〉5월 15일 목요일 PM 6시 (6)
나 : 어쨌든 난 그런 쪽 취미는 없어
나 : 빼앗기느니 반 죽여놓고 말지
나 : 가만히 앉아서
나 : 두고보진 않을 거야
소으랑 : 그래봤자 살인이 폭행이 된 건데
소으랑 : 별로 달라진 게 없잖아요
소으랑 : 어쨌든 둘 다 범죄고……ㅋㅋ
나 : 그만큼 빡친다는 거지
소으랑 : 주인님 여자친구는 진짜ㅋㅋㅋ
소으랑 : 혹시라도 다치는 사람 없도록
소으랑 : 항상 신경 곤두세우고 다녀야 할 듯
나 : 연애하기 좋은 성격은 아니거든
나 : 딱히 추천하지도 않고ㅋㅋㅋ
소으랑 : 그거 마음에 두고 있었어요?
나 : 아니, 나도 그렇게 생각해ㅋㅋ
나 : 서윤이 너도 그랬잖아
나 : 저 성질머리 어떻게 감당하냐고
나 : 초코한테도 똑같은 소릴 들었는데
소으랑 : 세상 어딘가엔 있겠죠
소으랑 : 특히 주인님은ㅋㅋ
소으랑 : 파트너의 이해와 사랑
소으랑 : 특히 인내심이 필요한 타입이니까
나 : 그러게나 말이야ㅋㅋ
소으랑 : 인정하는 거예요??
나 : 자주 듣던 말이라서ㅋㅋㅋ
나 : 솔직히 좀 당황하긴 했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심리테스트를 싫어하는 이유가
나 : 드문드문 정곡인 게 있으니까
나 : 아닌 걸 알면서도 찔리잖아ㅋㅋㅋ
나 : 그 부분을 걸고 넘어지면 할 말이 없거든
소으랑 : 되게 정확한 것 같은데
나 : 정확하긴 뭐가 정확해ㅋㅋㅋㅋㅋ
나 : 무신경하다는 건 인정하고
나 : 그래 뭐, 소심하다는 것도
나 :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이 있지만
나 : 내가 일부러 거리를 두진 않잖아
소으랑 : 근데 주인님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그놈의 심리 테스트 때문에
나 : 이야기가 자꾸 새는데
소으랑 : 저랑은 거리 두잖아요ㅋㅋ
나 : ?
소으랑 : 요즘 살짝 그러시던데
나 : 내가?
소으랑 : 저한테 별로 관심이 없는 느낌?
소으랑 : 계속 한눈 파는 것 같고……ㅋㅋㅋ
나 : 내가 너한테 관심이 없다고?
소으랑 : 그럼 아니에요??
나 : 24시간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면서
나 : 옆에 끼고 살지 않는 이상ㅋㅋㅋ
나 : 지금보다 얼마나 더 관심을 가져주냐?
소으랑 : 그건 주인님이 싫다면서요
나 : 나보단 서윤이가 싫어해야지ㅋㅋㅋ
나 : 요즘도 잘 생각해봐라
나 : 거의 매일 밤낮으로 카톡하지?
나 : 채팅으로 만나서 4~5시간 떠들고
나 : 지금보다 어떻게 더 많이 관심을 쏟냐
소으랑 : 주인님 카톡도 맨날 단답이잖아요
나 : 그럼 이모티콘에 뭐라고 대답해야 되냐
나 : 연달아 다섯 개를 동시에 보내는데
나 : 반응이라도 해주는 걸 고맙게 여기렴
소으랑 : 이쁜 게 너무 많아서……ㅋㅋ
소으랑 :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나 : 내가 사준 것까지 보여줄 필요는 없는데
소으랑 : 선물 감사합니다
소으랑 : 잘 쓰고 있어요ㅋㅋ
나 : 나 말고 또 누구한테 보여줬는데?
소으랑 : 조별과제 톡방에……ㅋㅋㅋ
소으랑 : 다들 귀엽다고 해줬어요
소으랑 : 자기들도 사러 간다고 막
나 : 잘 됐네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도 상황 잘 봐가면서 써라
나 : 괜히 또 눈치 없단 소리 듣지 말고
소으랑 : 네엥
나 :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나 : 몇 개 더 골라놔
나 : 돈도 없는 주제에
나 : 또 충동구매하지 말고
소으랑 : 그래도 돼요??
나 : 대신 이모티콘 2개 이상
나 : 연달아 보내는 건 금지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알람을 꺼놨으니까 망정이지
나 : 안 그랬으면 몇 번 빡쳤을 거다
소으랑 : 알람 꺼놨어요??
나 : ㅇㅇ
소으랑 : 아니, 왜요ㅋㅋㅋㅋㅋㅋㅋ
나 : 난 원래 기본이 무음모드야
나 : 벨소리도 그렇고
나 : 시끄럽게 울리는 게 싫어서
나 : 다른 톡방도 전부 알람 꺼놨어
소으랑 : 그러니까 맨날 대답이 늦지
나 : 그래도 읽씹은 안 하잖아
소으랑 : 그건 당연한 거고요……ㅋㅋ
소으랑 : 답장도 엄청 느리면서
소으랑 : 읽씹까지 하면 저 울어요
나 : 그리고 그렇게 늦는 것도 아니잖아
나 : 게임하고 있을 때나 좀 늦는 거고
나 : 서윤이한테 번호 알려준 뒤엔
나 : 꽤 자주 확인하면서 대답해주는데?
소으랑 : 그건 그렇긴 한데……ㅋㅋㅋ
나 : 그리고 너 기본 세 줄이 넘어가잖아
나 : 그거 읽고 있으면 또 다음 카톡이 오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도 뭐라고 대답은 해야겠는데
나 : 장문으로 적으려니 시간이 없고
나 : 그러다 보니까 단답이 되는 거지
나 : 딱히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야
소으랑 : 그래도 맨날 ㅇㅇ은 좀 그렇지 않음?
소으랑 : 너무 성의없어 보이잖아요
소으랑 : 채팅으로는 길게 잘 쓰면서
나 : 카톡은 이상하게 길게 쓰기가 싫더라
나 : 글자 수가 많아지 손해보는 느낌이라
나 : 짧게 끊어서 쓰는 게 보기 좋던데ㅋㅋㅋ
소으랑 : 카톡만 그런 거 아니에요
소으랑 : 주인님 통화할 때도
소으랑 : 듣고 있으면……ㅋㅋ
소으랑 : 어
소으랑 : 응
소으랑 : 그래
소으랑 : 그렇지
소으랑 : 알았어
소으랑 : 이것만 돌려 쓰잖아요
나 : 아 그거
소으랑 : 하나 더 있다
소으랑 : 그렇구나
소으랑 : 이것도 자주 쓰시고
나 : 귀찮아서 그러는 건 절대 아니고
나 : 서윤이 텐션 따라가다 보니까
나 : 에너지가 바닥나서 그래ㅋㅋㅋㅋ
소으랑 : 틈만 나면 끊으려고 그러고
나 : 한 시간이나 붙잡고 있었으면
나 : 그만 좀 보내주라ㅋㅋㅋㅋ
나 : 아무리 누워있었다지만
나 : 목소리에서 피곤이 안 느껴지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예비군 잘 다녀왔냐고 물어봐놓고
나 : 초등학교 다닐 때
나 : 문방구 옆에 있었던
나 : 닭꼬치 가게 얘긴 왜 나오는데?
소으랑 : 맛있었단 말이에요ㅠㅠ
나 : 아니, 맛있는 건 알겠어
나 : 알겠는데ㅋㅋㅋㅋ
나 : 나도 닭꼬치 좋아하거든?
나 : 근데 그게 울 정도의 일이야?
소으랑 : 울진 않았어요ㅋㅋㅋㅋㅋㅋ
나 : 훌쩍거렸잖아
소으랑 : 엄청 서운했단 말이에요
소으랑 : 오랜만에 가봤는데
소으랑 : 통학로부터 싹 갈아 엎어서
소으랑 : 거기 아줌마랑 친하게 지냈는데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그리고 주인님도……ㅋㅋㅋㅋ
소으랑 : 대답에 영혼이 없었는데
소으랑 : 나보고 뭐라고 할 처지 아니잖아요
나 : 진작 영혼이 빠져나갔는데 어떡하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도 처음부터 그러는 건 아니잖아
나 : 갈수록 기력이 쇠하니까ㅋㅋㅋ
나 : 정신줄을 붙잡아두기가 힘들어서
나 : 불가항력으로 말수가 줄어드는 거지
소으랑 : 그 나이에 벌써 그러면 어떡해요ㅋㅋㅋ
나 : 눈치로 알아차리는 관계가 목표야
소으랑 : 주인님이 그렇게 말해봤자
소으랑 : 하나도 안 로맨틱해요
소으랑 : 그냥 말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잖아요
나 : 불가항력이니까 너무 뭐라고 그러지 마라
나 : 나도 노력은 하고 있는데……ㅋㅋㅋㅋ
나 : 기초체력이랑은 다르게
나 :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나 : 절대량이 늘어나질 않는 거라서
소으랑 : 막 귀찮아지고 그래요?
나 : 말없이 조용히 듣고만 있으면 괜찮아
나 : 그럼 아마 종일이라도 상관없는데
나 : 목소리를 좀 크게 내거나
나 : 호들갑스럽게 리액션을 해주면
나 : 체력소모가 극심하더라고ㅋㅋㅋㅋㅋ
소으랑 : 전에 만났을 땐 안 그랬잖아요
나 : 만나서 떠드는 건 의외로 괜찮아
나 : 빨리 지치지도 않고ㅋㅋㅋ
나 : 그냥 전화통화가 힘든 거라서
소으랑 : ??
나 : 제발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믿고 싶다
나 : 이렇게 또 쓰레기가 될 수는 없어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차라리 저처럼
소으랑 : 대화가 힘들다고 하면
소으랑 : 이해를 하겠는데ㅋㅋㅋㅋㅋ
나 :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 아니면
나 : 대화가 불편하진 않아ㅋㅋ
나 : 웬만하면 말문이 막히지도 않고
소으랑 : 아버님한테 왜 그래요;;;;
나 :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은 좀 힘겨워
나 : 사고방식이 너무 다른 것도 그렇고
소으랑 : ㅠㅠ
나 : 그리고 우리 만났을 때는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가 얼어붙어 있었잖아
나 : 나라도 열심히 떠들어야지 그럼
나 : 둘 다 조용하면 그게 무슨 데이트야
소으랑 : 언니랑은 밤새도록 통화했으면서ㅠㅠ
나 : 그때도 비몽사몽이었어
나 : 내가 뭐라고 했는지도
나 : 제대로 기억이 안 나는데 뭘
소으랑 : 마음 먹기 나름 아닐까요??
나 : 밑바닥까지 닥닥 긁어모으면
나 : 못할 것도 없지 그래ㅋㅋ
나 : 한동안 입도 뻥끗 안 하겠지만
소으랑 : 왤케 극단적이에요 진짜ㅋㅋㅋ
나 : 그러는 서윤이는 의외로 잘 떠들더라?
나 : 얼굴이 안 보여서 그런가ㅋㅋㅋ
나 : 지치지도 않고 신나서 막 재잘거리던데
소으랑 : 사람마다 달라요
나 : 나한테만 이러는 거야?
소으랑 : 주인님한테는 하고 싶은 얘기가 많으니까
소으랑 :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ㅋㅋ
소으랑 : 말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그리고 주인님 목소리 너무 좋단 말이에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근데 주인님이 귀찮아하시니까
나 : 아니, 잠깐만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이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
나 : 서윤이가 귀찮은 건 아니야
나 : 너랑 떠드는 것도 좋고
나 : 통화도 그래 뭐, 지치긴 하는데
나 : 서윤이 목소리 듣는 게 싫진 않아
소으랑 : 그냥 힘들어서 그래요?
나 : 미안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
나 : 어제는 좀 피곤한 날이라서
소으랑 : 아
나 : 평소보다 훨씬 심했을 거야ㅋㅋ
나 : 다른 날이라고 해서
나 : 생기가 넘치는 건 아니지만
소으랑 : 고생하셨으니까 어쩔 수 없긴 한데;;;
나 : 나중에 서윤이가 우리 집에 와서
나 : 내 무릎에 앉아서 떠들면
나 : 머리도 쓰다듬어주면서
나 : 어제보단 훨씬 잘 받아줄 거야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너도 이쪽이 더 좋지?
소으랑 : 좋……긴 한데요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렇게 되면
소으랑 : 이번엔 제가 긴장해서
소으랑 : 말이 안 나올 것 같은데
나 : 익숙해지면 의외로 괜찮아
소으랑 : 그럼 제가 주인님더러ㅋㅋㅋ
소으랑 : 허벅지 베고 누우라고 해도
소으랑 : 긴장 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 : 긴장을 왜 해
소으랑 : 또 또 쎈척한다……ㅋㅋ
나 : 우리 사이에 그렇게까지 불신이 팽배하다면
나 :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지ㅋㅋ
소으랑 : 나중에 꼭 해봐야지
소으랑 : 일단 누우면ㅋㅋ
소으랑 : 못 일어나게 할 거임
나 : 이젠 당황하지도 않네
나 : 다부지게 컸다 정말ㅋㅋㅋ
소으랑 : 야한 것도 아닌데 뭐 어때요
나 : 놀리는 맛이 없어져서 그러지
나 : 한동안 재미가 쏠쏠했는데
나 : 익숙해진 걸 보니 좀 아쉽다
소으랑 : 그게 왜 아쉬워요
나 : 뭐야
나 : 왜 그래
소으랑 : 익숙해졌으면 좋은 거 아니에요?
소으랑 : 항상 신선하고 새로울 순 없잖아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아니, 주인님이 방금
나 : 나 무슨 이상한 소리 했어?
소으랑 : 으
나 : 너 오늘 좀 이상하다?
나 : 아까부터 왜 그래?
소으랑 : 아무것도 아니에요
소으랑 : 그냥
소으랑 : 아무튼 주인님은
소으랑 : 직접 만나는 게 좋다는 거죠?
나 : 아무래도 그렇지
소으랑 : 오랫동안 통화하는 것도 싫고?
나 : 만약 서윤이가 하고 싶다고 하면
나 : 최대한 노력은 해보겠는데ㅋㅋ
나 : 당분간은 인내심이 좀 필요할 거야
소으랑 : 괜찮아요ㅋㅋㅋㅋ
소으랑 : 굳이 안 그래도
소으랑 : 어쩔 수 없죠 뭐
나 : 거리 둔다는 소릴 듣는 것보단
나 : 그쪽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래
소으랑 : 그건
소으랑 : 음
나 : 항상 서윤이한테 양보하라고 할 수만도 없고
나 :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일이 아닌 이상
나 : 나도 맞출 수 있는 부분은 맞춰가야지ㅋㅋ
소으랑 : 감사하긴 한데
나 : 내가 왜 서윤이랑 거리를 두겠어ㅋㅋㅋ
나 : 아직 그만큼 가까워지지도 못했는데
소으랑 : 주인님은 진짜……ㅋㅋㅋ
소으랑 : 좀 뭐랄까
소으랑 : 이상한 사람이에요
소으랑 : 모순적이라고 해야 하나?
나 : 왜
나 : 뭐가
소으랑 : 그냥 전체적으로?
나 : 뭔 소리야ㅋㅋ
소으랑 : 너무 심하게 가까워지면ㅋㅋㅋㅋㅋ
소으랑 : 일부러 거리를 두고 싶어서
소으랑 : 떨어지라고 가시를 세운다잖아요
나 : 아까 그 심리테스트?
소으랑 : 네
나 : 재미로만 보자고 했잖아ㅋㅋ
나 :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소으랑 : 그냥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소으랑 : 주인님이 전에 그랬잖아요ㅋㅋ
소으랑 : 일단 정상에 오르고 나면
소으랑 : 다시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소으랑 : 그래서 천천히 올라가는 거라고
나 : 그랬었지
소으랑 : 그거랑 왠지 맥락이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비슷한 의미인 것 같아서……ㅋㅋ
나 : 내가 틀린 말을 한 것 같진 않은데
소으랑 : 그런 건 아닌데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슬아슬한 곳까지 친해지고 나면
소으랑 : 주인님 쪽에서 거리를 벌리니까
소으랑 : 내려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나 : 이래서 문제라니까ㅋㅋㅋㅋㅋㅋ
나 : 범용성이 너무 좋으니까
나 : 뭐든 엮을 수 있고
나 : 그래도 대충 말이 되거든
소으랑 : 아니, 잘 생각해봐요ㅋㅋㅋ
소으랑 : 얼추 들어맞는 부분이 있는데
나 : 그 얼추라는 말이 싫은 건데
소으랑 : 주인님 성격이랑 평소 행동을 보면
소으랑 : 뭐든지 서둘러야 직성이 풀리고
소으랑 : 미적거리는 걸 질색할 것 같은데
나 : 그런데?
소으랑 : 저한테 하시는 것만 봐도
소으랑 : 굉장히 느긋하게ㅋㅋ
소으랑 : 생각할 여유도 많이 주고
소으랑 : 망설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 : 그건 충분히 설명했잖아?
소으랑 : 네엥
나 : 난 오랫동안 만날 수 있는 파트너를 원하고
나 : 일단 한 번 그런 관계가 되면
나 : 전처럼 되돌리기가 쉽지 않으니
나 : 호기심에 휩쓸려서 판단하지 말고
나 : 충분히 고민한 다음에 결정하란 건데?
소으랑 : 주인님 말씀이 맞긴 한데요……ㅋㅋ
나 : 설명이 부족했나?
소으랑 : 처음에는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소으랑 : 며칠 전부터 살짝……ㅋㅋㅋ
소으랑 : 다른 식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나 : 어떤 식으로?
소으랑 : 귀찮은 여자라고 생각하실까봐
소으랑 : 거기까진 말 못하겠는데ㅋㅋ
소으랑 : 왠지 요즘 들어서 계속
소으랑 : 바깥으로 떠밀리는 것 같아서
나 : ?
소으랑 : 당연히 머릿속으론 이해하고 있거든요?
소으랑 : 바쁜 일도 많았고 술도 많이 마셨고
소으랑 : 그게 얼마나 힘든지는 잘 모르지만
소으랑 : 아무튼 3일이나 훈련 받고 왔으니까
소으랑 : 그걸 가지고 불평할 생각은 없는데ㅠㅠ
나 : 괜찮으니까 계속 말해봐
소으랑 : 오랜만에 만났는데 별로 반가워하지도 않고
소으랑 : 항상 나만 들뜨는 것 같고……ㅠㅠ
소으랑 : 주인님은 계속 한눈 파는 느낌이라서
나 : 서윤아
소으랑 : 점점 밀려나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나 : 서윤아?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너 이거 방금 떠올린 거 아니지?
소으랑 : 뭐가요?
나 : 말하는 거 보니 어제오늘이 아닌데?
나 : 심리테스트는 구실일 테고
나 :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한 거야?
소으랑 : 그니까 뭐가요……ㅋㅋ
나 : 내가 거리를 두는 것 같았다며
나 :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했냐고
소으랑 : 꽤 오래 전부터요
나 : 그게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기억해?
나 : 나에 대한 불만은 그렇다 치고
나 : 그렇게 느끼게 된 시점이 있을 거 아냐
소으랑 : 지난 주……부터요
나 : 꽤 오래됐네?
나 : 그것도 하필 가장 우울할 때
소으랑 : 계속 얘기할 기회가 없었으니까;;;;
소으랑 : 주인님은 카톡만 짧게
소으랑 : 근황만 말씀해주셨잖아요
소으랑 : 어젯밤에 겨우 시간이 나서
소으랑 :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거고
나 : 그랬지
소으랑 : 그래서 오늘 좀 날카로웠어요
소으랑 : 오랜만에 만나는 건데
소으랑 : 번번이 말꼬리만 붙잡고
나 : 알고는 있었어?
소으랑 : 잘못했어요
소으랑 : 죄송해요 주인님
나 : 아니, 죄송할 건 없는데
나 : 내가 방금 말했잖아
나 : 일부러 거릴 두진 않았다고
소으랑 : 네
나 : 골치 아픈 일들이 좀 생겨서
나 : 서윤이한테 소홀했던 건 맞는데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여러 번 사과하지 말라고 했지 내가
소으랑 : 주인님 귀찮아하시는 걸 아니까
소으랑 : 웬만하면 안 이러고 싶은데
소으랑 : 남자들은 달라붙는 여자
소으랑 :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ㅋㅋㅋㅋ
나 : 그건 또 어디서 들은 소리야
소으랑 : 그냥 여기저기서요
나 : 인터넷으로 이상한 것 좀 찾아보지 마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