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화 〉5월 11일 일요일 PM 10시 (5)
길동3리 : 그것도 하나의 방법 같은데?
길동3리 : 굳이 정리할 필요 있어?
길동3리 : 어차피 지금까지도 못했잖아
나 : 내가 말한 걸 어디로 들었냐
나 : 시발놈이ㅋㅋㅋㅋㅋ
나 : 그럼 지금까지 못했으니까
나 : 앞으로도 계속 이러란 거야?
길동3리 : 미안한 얘기긴 한데
길동3리 : 5년 후고 나발이고
길동3리 : 이제 와서 될 것 같냐?
나 : 아니, 그러니까 말했잖아 내가
길동3리 : 한두 번이리면 모를까
길동3리 : 벌써 몇 번째냐 이게
나 : 시발……ㅋㅋ
길동3리 : 그동안 너 정리하겠단 소리에
길동3리 : 대체 몇 번이나 술을 사줬냐고
나 : 다짜고짜 팩트를 꽂아버리네
길동3리 : 래퍼토리는 항상 다르게 시작하지만
길동3리 : 결국 똑같은 전개로 끝나잖아
길동3리 : 터미네이터가 왜 욕을 처먹었는데
나 : 이번엔 진심이야
길동3리 : 매번 진심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길동3리 : 이번엔 진짜 맘 접을 거라고
길동3리 : 내가 얼마나 속았다고 생각하냐
나 : 그 핑계로 많이 얻어먹긴 했지……ㅋㅋ
길동3리 : 물론 이대로 안 된다는 건 찬성이고
길동3리 : 너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을 테니
길동3리 : 포기하겠다고 하면 말리진 않겠는데
나 : 뜯어말리겠단 소리 같은데
길동3리 : 일단 들어보기나 해봐 새꺄
나 : ㅇㅇ
길동3리 : 너희 둘 소개해준 사람이기도 하고
길동3리 : 사귀고 싸우고 깨지는 것까지
길동3리 : 가장 가까이서 본 사람이 나잖아?
나 : 뭐, 그렇지
길동3리 : 고민도 많이 들어줬고
길동3리 : 아마 넌 모르겠지만
길동3리 : 소개팅 인질로 잡혀서
길동3리 : 초코 상담도 많이 했거든?
나 : ㅇㅇ
나 : 본인한테 들었어
길동3리 : 니가 알고 있는 것보다
길동3리 : 훨씬 많아 새꺄ㅋㅋ
나 : 많으면 뭐 어때서 그래
나 : 상담 정도는 할 수 있잖아
길동3리 : 그만큼 잘 안다 이거지
나 : 둘이 만나서 내 욕도 하고
나 : 세상이 다 그런 거지 뭐
길동3리 : ㅇㅇ
나 : 서두가 길다
나 : 그래서?
길동3리 : 얼마나 대단한 결심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길동3리 : 그 년 성격 생각해보면ㅋㅋㅋㅋ
길동3리 : 뭐든 제대로 될 것 같진 않다 이거지
나 : 그러니까 내가 독하게 맘 먹고
길동3리 : 지금까진 진심이 아니었다?
나 : 시발
길동3리 : 그리고 보통 진심이 될 때는
길동3리 : 여자 쪽이 훨신 지독한 거
길동3리 : 슬슬 알 때도 되지 않았냐ㅋㅋ
나 : 그거야 뭐, 알고는 있는데
길동3리 : 평소엔 서로 까고 노니까
길동3리 : 그렇게 안 보이는데
길동3리 : 솔직히 상대도 안 되잖아
나 : 상대가 안 된다는 게 무슨 소리야
나 : 싸우면 무조건 진다고?
나 : 딱히 그렇지도 않았을 텐데
길동3리 : 너희 둘이 싸워서 누가 이기든
길동3리 : 거기까진 내 알 바 아니고
나 : 그럼?
길동3리 : 사귀는 동안이든 헤어지고 나서든
길동3리 : 진짜 단 한 번이라도
길동3리 : 경은이가 하고 싶다고 했던 거
길동3리 : 거절할 수 있었던 적이 있었냐?
나 : 아픈 곳을 찌르네
길동3리 : 못 이기는 척 들어준 거라고
길동3리 : 말하고 싶을진 모르겠는데
길동3리 : 결과만 보자고 지금은ㅋㅋㅋㅋ
나 : 질질 끌려다녔지 그래
길동3리 : 그럴 바엔 차라리 다시 시작해 그냥
길동3리 : 딱히 거리낄 게 있는 것도 아니고
나 : 그게 왜 거기로 이어지냐
나 : 아니, 그리고ㅋㅋㅋㅋ
나 : 거리낄 게 없긴 왜 없어
길동3리 : 얼마나 가까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길동3리 : 으랑이랑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며?
나 : 거야 뭐, 아직은
길동3리 : 아예 맘이 떠났다면 모를까
길동3리 : 경은이도 너한테 미련 있고
길동3리 : 관계를 끊는 것보다야
길동3리 : 그쪽이 훨씬 나아보인다
나 : 그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닌데
길동3리 : ㅇㅇ
나 : 애초에 우리 헤어진 이유가
나 : 성격차이라고 해야 할지
나 : 더는 못 견디겠어서 그런 건데
길동3리 : ㅇㅇ
나 : 이제 와서 사귄다고 해도
나 : 결과가 달라질까 싶다
길동3리 : 학생 때랑 비교하면 안 되지
길동3리 : 지금은 많이 둥글어졌잖아
길동3리 : 전처럼 신경질적이지도 않고
나 : 그건 진짜 다행이지
길동3리 : 사람 됐어
길동3리 : ㅇㅇ
길동3리 : 넌 아직 멀었지만
나 : 굳이 말 안 해도 안다
길동3리 : 그래도 최소한 싸우고 싶을 때
길동3리 : 얘가 지금 왜 이러는지
길동3리 : 한 번 생각해볼 수는 있잖아
나 : 음
길동3리 : 그거 우습게 보면 안 된다
길동3리 : 늬들처럼 싸우다 헤어졌으면
길동3리 : 서로 충돌하는 것만 조심해도
길동3리 : 충분히 오래 갈 수 있어 임마
나 : 아니, 근데
길동3리 :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것도 아니고
길동3리 : 아직 서로 미련이 남았으면
길동3리 : 다시 제대로 사귀어본 다음에
길동3리 : 털어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
나 :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아
길동3리 : 아까부터 자꾸 뭐가 아니란 거야
나 : 물론 친구로선 꽤 좋아하고
나 : 앞으로도 잘 지내고 싶은데
길동3리 : 그 지랄을 하다가
길동3리 : 지금 어떻게 됐지?
나 : 시이발……ㅋㅋㅋㅋ
길동3리 : 어떻게 됐냐고
길동3리 : 말해보라고
나 : 그건 진짜 할 말 없다
길동3리 : 것 봐라
나 : 근데 이것만큼음 말해야겠다
나 : 이번에 확실하게 알았는데
나 : 전처럼 미련은 안 생기더라
길동3리 : 흠
나 : 애초에 그럴 생각이 있었으면
나 : 멘탈이 나가지도 않았을 걸
나 : 경은이랑 다시 사귀게 됐다고
나 : 얘기하러 여기 왔겠지ㅋㅋㅋㅋㅋ
길동3리 :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나 : 어딜 봐서
길동3리 : 경은이는 성격이 성격이니까
길동3리 : 누가 계속 옆에 있어줘야 되고
길동3리 : 너도 안 그런 척하면서
길동3리 : 그런 거 좋아하는 거 안다
나 : 그런 게 뭐야
길동3리 : 응석 받아주는 거
나 : 딱히 좋아한다기 보다는
나 : 이상하게ㅋㅋㅋㅋ
나 : 주변에 있는 여자들이
나 : 응석 부리는 걸 좋아하네
길동3리 : 못 이기는 척 받아주면서
길동3리 : 실제론 질질 끌려다니고
길동3리 : 어떤 게 맞는 건지
길동3리 : 너도 솔직히 잘 모르지?
나 : 가끔이긴 하지만ㅋㅋㅋㅋ
나 : 헷갈릴 때가 있긴 해
길동3리 : 것 보라니까
나 : 으랑이랑 놀아주다 보면
나 : 가끔 그럴 때가 있어ㅋㅋㅋ
길동3리 : 일일이 다 받아주니까 그렇지
나 : 적당히 하려고 노력 중이긴 한데
나 : 왠지 외롭다는 애들한테는
나 : 좀 더 마음이 쓰이긴 하더라고
나 : 웬만하면 다 들어주고 싶고ㅋㅋㅋ
길동3리 : 퍽이나 그러시겠지
나 : 아니, 농담 아니라 진짜
나 : 그래서 으랑이한테도
나 : 가능하면 하고 싶다는 거
나 : 다 하게 해주는 편이야ㅋㅋ
길동3리 : 예를 들면?
나 : 오빠라고 부르고 싶다길래
나 : 그것도 바로 허락해줬고
길동3리 : 그게 허락까지 필요한 일이냐??
나 : 호칭 문제인데 당연하지
길동3리 : 평소에 얼마나 기강을 쎄게 잡았으면
길동3리 : 난 그런 쪽 취향은 전혀 없는데
길동3리 : 가끔 널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아
나 : 냅둬
길동3리 : 너랑 경은이 보고 있으면
길동3리 : 아까도 말했지 이거?
길동3리 : 누가 누굴 길들였는지
길동3리 : 솔직히 잘 모르겠다ㅋㅋㅋ
나 : 근데 어쩔 수 없어ㅋㅋㅋㅋㅋ
나 : 주도권은 저쪽이 쥐고 있었고
나 : 나이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나 : 내가 먼저 리드하기가 힘드니까
길동3리 : 너한테 들어서 좀 알고 있긴 한데
길동3리 : 결국 최종적인 판단이나 결정은
길동3리 : 너 스스로 하는 거 아니냐?
길동3리 : 그러니까
길동3리 : 플레이하는 도중에 말이야
나 : 최종적인 판단은 내 몫이긴 하지
길동3리 : 최종결재를 내리는 사람한테
길동3리 : 주도권이 없다는 건 이상하잖아?
나 : 행동의 우선권이라고 할까 그럼?
길동3리 : 설명해봐
나 : 우리 집만 이랬던 건 아니겠지만
나 : 침대에 퍼질러서 뒹굴거리다가
나 : 슬슬 공부나 해볼까?
나 : 이렇게 생각한 적 있잖아
길동3리 : 항상 그 순간 들어오지ㅋㅋㅋ
나 : 그러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센서 같은 게 있는 것 같아
나 : 꼭 일어나려는 순간 들어와서
나 : 하루 종일 누워만 있는다고
나 : 공부하는 꼬라지를 못 봤다고
나 : 잔소리 듣고 그랬잖아ㅋㅋㅋㅋ
길동3리 : 타이밍 기가 막히지 진짜
길동3리 : 꼭 뭔가 하려고만 하면
길동3리 : 방문 열고 들어와서
길동3리 : 잔소리를 시작하는데
나 : 지금 하려고 했다고 해도
나 : 믿어주지도 않고ㅋㅋ
나 : 막상 공부하려고 앉아도
나 : 잔소리 때문에 시작하는 것 같아서
길동3리 : 할 기분이 안 나지
나 : ㅇㅇ
길동3리 : 어차피 다 핑계지만ㅋㅋ
길동3리 : 무슨 기분인지는
길동3리 : 소름끼치도록 잘 안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그거랑 비슷하다는 거야?
나 : 말하고 보니까 좀 이상한데
나 : 어떤 계획을 갖고 있어도
나 : 저쪽에서 선수를 치면
나 : 이상하게 밀리는 느낌이잖아
나 : 왠지 끌려가게 된다고 해야 하나?
길동3리 : 뭔 소린지 알 것 같다 그래
길동3리 : 치킨이 먹고 싶었는데
길동3리 : 먼저 먹으러 가자고 하면
나 : ㅇㅇ
길동3리 : 찾아보면서도 떨떠름하지
나 : 분명 하려고 하긴 했는데
나 : 내 의지가 아닌 것 같은
나 : 무슨 느낌인지 알잖아ㅋㅋ
길동3리 : 대충은
나 : 게다가 경은이는 그것도 모자라서
나 : 자기 맘대로 하고 싶어 하는 편이고
나 : 그걸 또 혼내주길 바라고 있으니까
나 : 나도 진심인지 아닌지 파악해야 되고
길동3리 : 아니, 성적 취향 얘긴 그만 됐고
나 : 설명해달라며
길동3리 : 아무리 그래도
길동3리 : 너무 자세하겐 파고들기 싫다
나 : 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그래서 거기에 길들여졌다는 거야?
나 : 익숙해졌다고 하자
길동3리 : 뭐가 다른데?
나 : 내 기분이 다르지
길동3리 : 병신
나 : 그냥 서로 너무 익숙해진 거야
나 : 경은이는 경은이대로ㅋㅋㅋ
나 : 걔가 좀 그런 성격이잖아
나 : 사람 열 받게 만들고
나 : 자꾸만 도망치려고 하고
길동3리 : 피곤한 스타일이지
나 : 근데 난 어쨌든 남친이면서
나 : 뭐라고 해야 되지
나 : 아무리 플레이라지만
나 : 입장 상 위에 있다보면
나 : 뭘 바라는지 대충 보이잖아?
길동3리 : 다른 남자들은 그렇게 못한다?
나 :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인간이 흔하진 않겠지
나 : 지금까지 걔가 사귀었던 남자들 봐라
나 : 다들 멘탈 아작나서 오래 못 갔잖아ㅋㅋ
길동3리 : 슬슬 그만둘 때도 됐을 텐데
나 : 그리고 저번에 경은이랑
나 : 잠깐 얘기해보니까
나 : 아예 오픈을 안 하더라고
길동3리 :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고
길동3리 : 아닌 사람이 있으니까
길동3리 :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 아닌가?
나 : ㅇㅇ
길동3리 : 거기에 어울려주는 건
길동3리 : 또 다른 문제고ㅋㅋㅋㅋ
나 : 노멀한 건 아니니까
길동3리 : 그래서
길동3리 : 욕구불만이시다?
나 : 그런 건 본인한테 물어보시고
길동3리 : 뺨 맞으려면 뭔 짓을 못해
나 : 아무튼 간에 나는 또 나대로
나 : 경은이가 처음이기도 하고
나 : 첫 연애를 그런 식으로 하면
나 : 싫어도 거기에 익숙해지잖아?
길동3리 : ㅇㅇ
나 : 그러다 보니까ㅋㅋㅋㅋㅋ
나 : 야 이건 진짜
나 : 너한테만 하는 얘긴데
나 : 이상한 습관이 생기더라
길동3리 : ?
나 : 보통 의견대립이 있을 땐
나 : 거절하거나 반대하거나
나 : 생각이 달라서 그러는 거잖아?
길동3리 : ㅇㅇ
나 : 근데 난 먼저 열이 받더라고ㅋㅋㅋㅋ
나 : 누가 나한테 다른 의견을 말하면
나 : 이 새끼가 나 빡치게 하려고
나 : 지금 일부러 반대하는 건가? 싶어서
길동3리 : 시발ㅋㅋㅋㅋㅋㅋㅋ
나 : 물론 아닌 거 알아ㅋㅋㅋㅋㅋ
나 : 알고는 있는데ㅋㅋㅋㅋㅋ
나 : 이성적으로도 알고 있고
나 : 당연히 드러내지도 않지만
나 : 가장 먼저 그런 생각이 드니까
길동3리 : 성격파탄자 되기 딱 좋네ㅋㅋ
나 : 너도 그런 여자랑 사귀어봐
나 : 성격파탄자가 안 되고 배기나
나 : 심지어 난 헤어지고도
나 :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렸어
길동3리 : 후유증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직도 완전히 벗어났다곤 못하겠고
나 :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서 아마 으랑이한테도
나 : 짜증 많이 냈을 거야
나 : 제대로 기억은 못하지만
길동3리 : 으랑이도 대단하다 정말
길동3리 : 이런 새낄 어떻게 참아주지
나 : 그러게나 말이다
길동3리 : 으랑이한테 고마워해라
나 : 고맙기도 하고
나 : 미안하기도 하고
길동3리 : 그리고 고마워하기 전에
길동3리 : 머리 박을 생각부터 하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웃으라고 한 소리 아니다
나 : 근데 잘 모르겠다
나 : 사과해야 하나?
길동3리 : ?
나 : 아니, 미안한 건 사실인데
나 : 뭘 사과해야 하는지
나 : 그걸 잘 모르겠어ㅋㅋㅋ
길동3리 : 그럼 으랑이한테 왜 미안하단 거야
나 : 나도 모르겠다니까?
나 : 그냥 죄책감이 들어
길동3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너 아까 뭐라 그랬냐
길동3리 : 이럴 땐 솔직해지자고?
나 :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나 : 속담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길동3리 : 으랑이랑 어디까지 갔냐
나 : 데이트 한 번이 전부라고
나 : 계속 말했잖아 내가
나 : 만난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나 : 대체 뭘 바라는 거야ㅋㅋㅋ
길동3리 : 원래 썸을 탈 때는
길동3리 : 늦어도 2주면
길동3리 : 결론이 나니까
길동3리 : 슬슬 됐다 싶었지
나 : 되긴 뭐가 돼
길동3리 : 잘 될 것 같긴 해?
길동3리 : 아니면 가망이 없어?
나 : 으랑이 얘긴 그만하면 안 될까
나 : 점점 말하기 어려운데ㅋㅋ
나 : 난 아직 미움받고 싶지 않아
길동3리 : 새끼
나 : 제발 부탁이다 진짜ㅋㅋ
길동3리 : 그래 알았어
나 : ㅇㅇ
나 : 아무튼
길동3리 : 그럼 으랑이 얘긴 접어두고
나 : 미련이 남는 이유? 원인?
나 : 그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어
길동3리 : 서로 뭐가 문제인지 알고 있는데
길동3리 : 사실 그렇지 않냐?
길동3리 : 사귀던 때보다 더 잘 알잖아
나 : 그거야 뭐, 그렇지
길동3리 : 서로 취향도 잘 맞고
길동3리 : 너로선 손해볼 게 있나 싶은데?
나 : 그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길동3리 : 그러냐
나 : ㅇㅇ
나 : 이제 와서 이성으로 보기도 힘들고
나 : 사귄다고 해도 말만 그렇단 거지
나 : 지금이랑 별반 다르지도 않을 걸?
길동3리 : 새삼스럽긴 하지
나 : 이번에 확실하게 알았어
나 : 더 늦어지기 전에
나 :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지
나 : 안 그러면 진짜 큰일 날 것 같아
길동3리 : 그래 뭐, 본인이 그렇다면야
나 : ㅇㅇ
길동3리 : 제3자가 뭐라고 하겠냐
길동3리 : 그냥 지켜보면서
길동3리 : 팝콘이나 씹는 거지
나 : 들쑤시고 돌아다니지만 않아도
나 : 충분히 고마워할 수 있을 것 같다
길동3리 : 그건 장담 못함
나 : 시발
길동3리 : 한 가지만 충고하자면
길동3리 : 새겨들어라 새끼야
나 : 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여자랑 헤어진 다음에는
길동3리 : 세 가지만 기억하면 돼
길동3리 : 1. 번호를 차단한다
길동3리 : 2. SNS를 탈퇴한다
길동3리 : 3. 기억에서 지운다
나 : 내 눈엔 하나로 보이는데
길동3리 : 물리적으로 연결고릴 끊어야지
길동3리 : 안 그러면 계속 생각난다 그거
길동3리 : 특히 너처럼 친구랍시고
길동3리 : 툭하면 연락하는 사이에는
나 : 그게 가장 확실하긴 하겠지만
길동3리 : 그게 싫으면 다른 방법도 있지
길동3리 : 4.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나 : 음
길동3리 : 근데 너한테 침 발라놓는 거 보면
길동3리 : 그것도 그리 만만하진 않을 테고
길동3리 : 그냥 연락 끊고 잠적해버려ㅋㅋㅋㅋ
나 : 죄 지은 것도 아니고ㅋㅋㅋ
길동3리 : 시간이 해결해주길 기다리는 거지
나 : 만약 그랬다간 봐라
나 : 집으로 찾아올 걸?
나 : 이렇게 말하니까
나 : 왠지 좀 무섭게 들리는데
길동3리 : 이사하면 되겠네
길동3리 : 본가로 돌아가
나 : 슬슬 귀찮아졌냐?
나 : 막 던지기 시작하네
길동3리 : ㅇㅇ
나 : 시발……ㅋㅋㅋㅋㅋㅋ
나 : 어쩐지 좀 전부터
나 : 이상하게 온순하다 싶었다
길동3리 : 잠 온다
나 : 좀만 더 버텨봐
길동3리 : 출근 못해서 짤리면
길동3리 : 니가 책임질 거냐
길동3리 : 이제 진짜로 자야 돼
나 : 그거 하나를 못 참아서
나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 : 밤새면서 레이드 뛰더니
길동3리 : 너 예비군 간다며
나 : 그러게
길동3리 : 가서 뺑이나 치고 와라ㅋㅋ
길동3리 : 안 그래도 아까 비 존나 오던데
나 : ㅇㅇ
나 : 지금은 그쳤어
길동3리 : 내일은 비가 어중간하게 내려서
길동3리 : 판초우의 입고 야외훈련해라 제발
나 : 퇴소한 즉시 집으로 찾아간다 그럼
길동3리 : 안 열어주면 그만이지
길동3리 : 아
길동3리 : 됐고
길동3리 : 난 진짜로 간다
나 : 아직 얘기가 덜 끝났는데
길동3리 : 나중에 해
길동3리 : 나중에
길동3리 : 내 밥줄 갉아먹지 말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길동3리 : 어차피 당장 연락 끊고
길동3리 : 잠적할 것도 아닌데
길동3리 : 뭐가 그리 급하냐 시발
나 : 아니
길동3리 : 그리고 너도 임마
길동3리 : 우울할 때 결심하지 말라 그랬어
길동3리 : 어느 정도 수습했다곤 해도
길동3리 : 멘탈 나간 게 눈에 보이니까
나 : 알았어
길동3리 : 지금은 일단 그냥 푹 쉬고
길동3리 : 예비군 다녀온 다음에
길동3리 : 다시 얘기하던가 하자고
나 : ㅇㅋ
길동3리 : 지금은 잠 와서 안 되겠다
길동3리 : 난 진짜로 자러 간다
나 : 고생했어
길동3리 : ㅅㄱ
나 : ㅂ
SYSTEM :// [길동3리]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SYSTEM :// [김낭] 님이 퇴장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