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6화 〉5월 7일 수요일 PM 11시 (14)
나 : 엄밀히 말하면
나 : 끝난 건 아니지
소으랑 : ??
나 : 친구로 지내기로 했잖아
소으랑 : 짜증……ㅋㅋ
나 : 연락을 끊은 것도 아니고ㅋㅋㅋ
나 : 아직도 잘 만나고 있으니까
나 : 아주 관계가 끝난 건 아니잖아
소으랑 : 옆에 있었으면
소으랑 : 깨물었을 거예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알아
나 : 왜 그러는지
소으랑 : 알고 있으면 좀 제발
소으랑 : 아니, 진짜로
소으랑 : 주인님ㅠㅠ
소으랑 : 심장에 안 좋아요
나 : 근데 뭐, 워낙 오래 봐서 그런가
나 : 이제는 별다른 감정도 없어
나 : 지금은 같이 술을 마셔도
나 : 군대 동기랑 만나는 기분이야
소으랑 : 그게 무슨 기분이데요
나 : 여자로 안 보인다고ㅋㅋ
소으랑 : 거짓말
나 : 왜 거짓말이야ㅋㅋㅋㅋㅋ
나 : 오히려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게
나 : 친구 사이에 더 실례 아니야?
소으랑 : 전에 유튜브에서 봤는데
소으랑 : 남자랑 여자 사이엔
소으랑 : 우정은 존재할 수가 없대요
나 : 누가 그래ㅋㅋ
소으랑 : 근데 맞는 얘기 같음
나 : 보통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나 : 동성인 친구도 없던데ㅋㅋㅋ
소으랑 : 으
나 : 아니 뭐, 저격하는 건 아니고
나 :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나 : 그리고 서윤아ㅋㅋㅋ
소으랑 : 멍
나 : 나만 해도 연락처의 1/3은 여자인데?
소으랑 : 다 연락하는 건 아니잖아요
소으랑 : 거기에 가족도 있을 테고
나 : 이게 아픈 곳을 찌르네ㅋㅋㅋ
소으랑 : 것 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자주 연락하는 건
소으랑 : 몇 명 안 될 것 같은데
소으랑 : 1/3이 무슨 소용이에요
나 : 눈치 빠르긴
소으랑 : ㅎㅎ
나 : 생각해보니 그것도 그렇다
나 : 단톡방은 빼고
나 : 매일 카톡하는 건
나 : 경은이 정도밖에 없네
소으랑 : 언니랑은 매일 연락해요??
나 : 너도 매일 보면서 뭘 그래
나 : 카톡이든 채팅이든
소으랑 : 방금은 언니밖에 없다면서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원래 카톡이
나 : 대화 올라온 순서대로
나 : 위에서부터 정렬이 되잖아
소으랑 : 그럼 나랑 카톡했던 건
소으랑 : 벌써 아래로 묻혔어요?
나 : 내가 단톡이 좀 많아서
소으랑 : 눈에 안 보이면 잊어먹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그래
나 : 서윤이랑도 매일 하지
소으랑 : 빼놓지 마요……ㅋㅋㅋ
나 : 아니, 근데 서윤이랑은
나 : 뭐랄까
나 : 카톡보단 채팅으로
나 : 시간을 더 많이 보내잖아
소으랑 : 아
나 : 그렇지?
소으랑 : 그렇긴 해요
나 : 카톡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소으랑 : 제가 손이 좀 느려서……;;;
소으랑 : 강의 중엔 눈치 보이고
소으랑 : 집에 온 다음엔
나 : 그냥 채팅이 더 편하지?
소으랑 : ㅎㅎ
나 : 그리고 아침마다 인사하는데
나 : 그걸 어떻게 잊어버리겠어ㅋㅋ
소으랑 : 답장은 1시 넘어서 오지만……ㅋㅋ
나 : 아무리 그래도
나 : 아침 7시는
나 : 너무 빠르지 않냐
소으랑 : 주인님이 너무 늦는 거예요
소으랑 : 맨날 점심시간 넘어서 일어나고
나 : 그걸 알고 있으면ㅋㅋㅋㅋ
나 : 오후에 보내도 될 텐데
나 : 왜 고집을 부리는지 모르겠네
소으랑 : 일어나자마자 인사하고 싶음
나 : 나중에 서윤이 남친은
나 : 고생 많이 하겠다ㅋㅋㅋ
소으랑 : ?
나 : 그냥 그런 게 있어ㅋㅋ
나 : 아직 어리니까
나 : 그럴 수도 있긴 한데
소으랑 : 별로 어리진 않은데;;;
나 : 나이 말고 정신연령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혹은 인생경험
나 : 액면가도 그렇고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나 : 나이만 성인이지
나 : 너 속알맹이는
나 : 아직 중학생이잖아
소으랑 : 알았다고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제 그만 해요 좀ㅋㅋ
나 : 그러고 보니 생일도 안 지났네?
나 : 만으로 봐도 19세고
나 : 이걸 성인으로 봐야 하나?
나 : 지덕체 전부 모자란데?ㅋㅋㅋ
소으랑 : 아 진짴ㅋㅋ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성인으로 안 보면 어쩔 건데요
소으랑 : 미성년자인 쪽이 더 좋아요?
나 : 어쩌긴 뭘 어째
소으랑 : 주인님이 좋다고 하면 19살 할게요
소으랑 : 그래봤자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소으랑 : 고등학생이 더 좋아서 그래요?
나 : 그게 왜 그렇게 되냐
나 : 좋긴 뭐가 좋아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이 원하시면 교복도 입을게요
소으랑 : 어차피 몇 달 전까지 입었던 거라
소으랑 : 아직은 그쪽이 더 익숙한데ㅋㅋㅋㅋ
나 : 누구 잡혀가게 할 일 있니
나 : 무서운 소릴 하고 있어
소으랑 : 남자들 교복 좋아하잖아요
소으랑 : 사랑하는 주인님 소원이라는데
소으랑 : 그 정도는 제가 해드릴 수 있음
소으랑 : 스물이나 열 아홉이나
나 : 서윤아?
소으랑 : 한 살이라도 어린 게 좋다는데
나 :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 : 그런 소린 하지 마라 진짜
나 : 제발 부탁이다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런 소리가 뭔데요ㅋㅋㅋ
소으랑 : 아까 주인님이 말했던 것처럼
소으랑 : 막 따먹고 싶다고
소으랑 : 보지를
소으랑 : 뭐라 그랬더라
소으랑 : 씹창내고 싶다고 한 것도 아닌데
나 : 서윤아……ㅋㅋㅋ
소으랑 : 왜 자꾸 불러요
나 : 알았어
소으랑 : 뭘요
나 : 알았으니까 진정하자
나 : 우리 강아지
나 : 내가 좀 과했다 그래
나 : 잘못한 거 인정할게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잘못한 거 없어요
소으랑 : 내 속이 좁아서 그런 건데요 뭘
소으랑 : 키도 작고
소으랑 : 가슴도 작고
소으랑 : 커다란 게 하나도 없네
소으랑 : 무슨 인생이 이 모양이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알았어
나 : 내가 잘못했어
소으랑 : 주인님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나 어린애 아니에요
나 : 알지 그럼
소으랑 : 그러지 마요 진짜
나 : 서윤이가 싫어하는 거
나 : 잘 알고 있으면서
나 : 장난이 지나쳤네ㅋㅋ
소으랑 : 왜 항상 이렇게 되는지 모르겠음
소으랑 : 나도 주인님이랑 투닥거리다가
소으랑 : 무슨 일 있으면 걱정하고
소으랑 : 서로 챙겨주기도 하고
소으랑 : 달달하게 그러고 싶은데
나 : 달달한 거 진짜 좋아하네
소으랑 : 혹시 언니한테도 이래요??
나 : 뭔 소리야 그건 또
소으랑 : 주인님 나한테는 맨날 놀리고
소으랑 : 야한 거 얘기하고
소으랑 : 막 애기 다루는 것처럼
나 : 음
소으랑 : 아무튼 그러잖아요
나 : 아무래도 서윤이는 좀 그렇지?
나 : 옆에 두고 가르쳐야 한다는
나 :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가
나 : 귀여워해주고 싶은 인상이 강해서
소으랑 : 귀여워만 해줘요
소으랑 : 놀리지는 말고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아니, 그래서!!
나 : ?
소으랑 : 혹시 언니 같은 사람한테도
소으랑 : 똑같이 그러나 싶어서요
나 : 언니 같은 사람이 뭔데?
나 : 서른 가까이 처먹고도
나 : 아직도 철이 덜 든 인간?
소으랑 : 어른이요……ㅋㅋ
소으랑 : 직장인
소으랑 : 성인 여성
나 : 직장인도 맞고
나 : 성인도 맞는데
나 : 어른은
나 : 글쎄
소으랑 : ??
나 : 아마 본인한테 들려주면
나 : 부끄러워서 죽으려고 할 걸?
나 : 자기도 양심이 있으면
나 : 어른이라곤 안 하겠지ㅋㅋ
소으랑 : 충분히 어른 같은데
나 : 그래 뭐, 몸은 어른이지
나 : 머리는 아니지만ㅋㅋ
소으랑 : 왠지 야하게 들린다
나 : 나도 방금 그 생각함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리고 별로 안 좋아할 거야
나 : 특히 서윤이가 그러면
나 : 생각을 해봐라
나 : 일곱 살 차이잖아ㅋㅋ
나 : 차라리 학생 같다고 해줘
소으랑 : 잘 아시네요
나 : 몇 년째 알고 지낸 사이인데
소으랑 : 그보단……ㅋㅋㅋㅋㅋ
소으랑 : 많이 놀려봐서
소으랑 : 익숙한 것 같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것도 그렇지
소으랑 : 그럼 둘이 있을 땐 어떡해요?
소으랑 : 서로 막 싸우고 그래요?
나 : 여기랑 별로 다를 거 없는데?
나 : 딱히 싸우는 건 아니고
나 : 늘 하던 잡담의 연장선이지 뭐
소으랑 : 그것밖에 없어요?
나 : 개인적인 애기도 하긴 하는데
나 : 차마 거기까진 말 못하겠고
소으랑 : 아
나 : 프라이버시는 중요하잖아
소으랑 : 네
소으랑 : 주인님
나 : 서윤이도 내가 다른 사람한테
나 : 나한테만 털어놓았던
나 : 비밀이나 고민상담 같은 거
나 : 떠들고 다니면 기분 나쁘겠지?
소으랑 : 죄송해요 주인님
나 :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까
나 : 사과할 필요는 없는데
나 : 앞으로는 조심하자?
나 : 왜 그런 걸 물어보냐고
나 : 화내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소으랑 : 다음부턴 조심할게요
나 : 그래그래
나 : 아무튼
나 : 걔는 떠드는 걸 좋아해서
나 : 딱히 알맹이는 없는데
나 : 화제는 되게 넓은 편이야
소으랑 : 그래도 좋아하는 화제? 주제?
소으랑 : 그런 게 있을 거 아녜요
나 : 자주 하는 얘기?
소으랑 : 네네
소으랑 : 그거요
나 : 자주 하는 얘기라고 해봤자
나 : 글쎄
나 : 뭐가 있더라
나 : 잠깐만 기다려봐
소으랑 : 네엥
나 : 아 그래
소으랑 : ?
나 : 이거 어제 왔던 카톡이긴 한데
나 : 그대로 복붙하자니
나 : 너한테 보여주긴 좀 그렇고
소으랑 : 무슨 내용인데요??
나 : 청담동에 맛있는 가게 있다고
나 : 조만간 먹으러 가자더라
나 : 어디서 또 무슨 리뷰라도 읽었나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저게 제일 흔한 패턴이야
나 : 맛집이랑 먹고 싶은 거
나 : 그리고 먹었던 거ㅋㅋㅋ
소으랑 : 실제로 만나는 사이라 그런가
소으랑 : 같이 가자는 얘기가
소으랑 : 되게 자연스럽게 나오는구나
나 : 실제로 만나는 사이인 건
나 : 너도 마찬가지잖아ㅋㅋㅋ
소으랑 : 아
나 : 아까까지만 해도
나 : 언제 만나냐고
나 : 투덜거리더니ㅋㅋ
소으랑 :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나 : 딱히 자주 만나지도 않아
소으랑 : 집에도 막 간다고 하면서
소으랑 : 서로 거리낌이 없던데ㅋㅋ
나 : 바쁜 애를 맨날 그렇게 부르겠냐
나 : 항상 피곤해서 죽으려고 하는데
나 : 조금이라도 집에서 쉬게 해야지
소으랑 : 맨날 술 마시면서……ㅋㅋ
나 : 매일 그러는 것도 아니고
나 : 길동이까지 셋이잖아
나 : 그리고 믿어줄지는 모르겠는데
나 : 난 진짜 어지간한 경우 아니면
나 : 되도록 둘이 만나는 건 피하고 있어
소으랑 : 엥?
나 : 좀 전에 서윤이가 그랬잖아
나 : 내 성격 생각해보면
나: 남친이 있는데 만나겠냐고
소으랑 : 어……
나 : 걔가 그동안 남자를 얼마나
나 : 아니
나 : 아니다
나 : 이건 너한테 할 얘긴 아니고
소으랑 : 엄청 인기 많은가보다
나 : 방금 그건
나 : 실수한 거니까
나 : 그냥 잊어버려
나 : 알았지?
소으랑 : 네엥
나 : 그리고 나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나 : 내 입장에서도 전 여친이잖아
나 : 불편……하다고는 못하겠는데
나 : 솔직히 좀 그렇긴 해
나 : 나름대로 거리를 두고 있긴 한데
나 : 서윤이처럼 보는 사람도 있으니까
소으랑 : 아니, 진짜로 친하니까
나 : 뭐라고 하는 건 아니고ㅋㅋㅋ
나 : 그래서 가능하면
나 : 약속은 셋이서 잡는 편이야
소으랑 : 글쿠나
나 : 아니 뭐, 아예 안 만나는 건 아닌데
나 : 그럴 경우엔 술을 안 마시고 있어
소으랑 : 나름대로 거리를 두고 계시네요
나 : 아무래도 좀 그렇지ㅋㅋ
나 : 아무리 가까운 친구 사이라도
나 : 사귈 때랑은 전혀 다르니까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뭐, 어쨌든
나 : 서윤이가 왜 이런 걸 물어보고
나 : 불안해하는지도 알겠는데
나 : 애초에 알고 지낸지 5년이다?
나 : 헤어진 것도 벌써 재작년 일이고
소으랑 : 그래도 아직 연락하잖아요
나 : 연락하는 게 뭐 어때서 그래
소으랑 : ㅠ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무슨 기분인지
나 : 이해는 하겠는데
나 : 나도 난감하긴 하다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아니, 죄송할 건 없는데
나 : 음
나 : 그럼
나 : 하나만 물어보자 서윤아
소으랑 : 네
나 : 서윤이는 만약 남자친구 생기면
나 : 그동안 알고 지내던
나 : 남자들이랑 모조리 연락 끊을 거야?
소으랑 : 알고 지내는 남자 없는데요
나 : 나 있잖아
소으랑 : 주인님은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아니, 그리고
소으랑 : 주인님이 있는데
소으랑 : 제가 왜 남친을 사귀어요
나 : 사귈 수도 있지 왜ㅋㅋ
소으랑 : 그걸 허락하면 안 되죠
소으랑 : 난 주인님 소유인데
나 : 당연히 내 소유일 때는 안 되지
소으랑 : 근데 왜 그래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요즘 내가 자주 하는 말 있지?
나 : 천천히 길게 보고 가자고
소으랑 : 네
나 : 그게 왜 그런다고 생각해?
소으랑 :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니까
소으랑 : 괜히 서두르다 다치지 않도록
소으랑 : 주인님이 진도를 조절해서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그러니까
소으랑 : 너무 빠지지 않게
소으랑 : 밸런스를 잘 잡도록?
소으랑 : 대충 그런 거 아니에요?
나 : 서윤이 입장에서 보면 그렇지
나 : 어쨌거나 처음이기도 하고
나 : 가르칠 것도 많으니까
나 : 일상과의 밸런스도 중요하고
소으랑 : 네
나 : 근데 내 입장에서 생각하면
나 : 좀 더 길게 즐기고 싶은 거야
나 : 그래서 굳이 서두르지 않는 거고
소으랑 : 가르치는 게 재밌어요?
나 : 그것까지 포함해서 전부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아마 없을 것 같긴 한데
나 : 가족이나 친척 외에
나 : 5년 이상 알고 지낸
나 : 지인이나 친구 있어?
소으랑 : 알면서 왜 물어봐요
나 : 혹시나 싶어서
소으랑 : 없어요
나 : 사람을 오랫동안 사귀다 보면
나 : 반드시 정상이 나오거든?
나 : 등산이랑 똑같은 거야
나 : 일단 올라가잖아?
나 : 더 이상 뭘 하기가 귀찮아져
나 : 딱히 목표도 없고 목적도 없고
나 : 그냥 천천히 내려올 수밖에 없어
소으랑 : 음
나 : 그래서 매너리즘이 무서운 거야
나 :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닌데
나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 관계에 대한 불만이
나 : 그 사람한테 옮겨가거든
소으랑 : 서로 열심히 노력하면……;;;
나 : 그게 정답이긴 한데
나 : 그러기 쉽지 않지ㅋㅋ
소으랑 :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나 : 음
나 : 그럼 이렇게 물어볼까?
소으랑 : ?
나 : 서윤이는 취미생활이 있어?
소으랑 : 주인님이랑 대화하는 거요
나 : 그건 취미가 아니잖아
나 : 그냥 평소 일과지ㅋㅋㅋ
소으랑 : 그럼 딱히 없어요
나 : 너도 참 큰일이다
나 : 인생이 지루하겠네
소으랑 : 요즘은 딱히 그렇지도 않은데
나 : 나 때문에?
소으랑 : 네엥
나 : 나랑 대화하면 편하지?
나 : 얘기도 잘 들어주고
나 : 하고 싶은 말도 할 수 있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왜?
소으랑 : 주인님이 그러니까 웃겨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
소으랑 : 진짜 그렇긴 해요
소으랑 : 주인님은 다 들어주고
소으랑 : 지킬 것만 제대로 지키면
소으랑 : 짜증을 내도 다 받아주니까
나 : 근데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지?
소으랑 : 처음에?
나 : ㅇㅇ
나 : 여기 처음 왔을 때
나 : 무슨 생각했어?
소으랑 : 솔직히 말해도 돼요??
나 : 빈말이든 거짓말이든
나 : 내 앞에선 항상 솔직해야지
소으랑 : 화내실까봐……ㅋㅋ
나 : 적절히 걸러서 얘기해봐
소으랑 : 솔직하라면서요ㅋㅋㅋ
나 : 진실을 덜 말하는 건
나 : 거짓말이 아니잖아
소으랑 : ?
나 : 왜
소으랑 : 거짓말이랑 뭐가 달라요ㅋㅋ
소으랑 : 속이는 건 마찬가지인데
나 : 어쨌든 사실에 기초하고 있잖아
소으랑 : 주인님 진짜 이상해요
나 : 알아
소으랑 : 그렇게 생각했다구요ㅋㅋ
나 : ?
소으랑 : 여기 처음 왔을 때
소으랑 : 무슨 생각했냐면서요
나 :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처음 만났을 때부터
소으랑 : 그렇게 생각했어요
소으랑 : 이 사람 진짜
소으랑 : 되게 이상한 사람이다
소으랑 : 가까워지면 안 될 것 같아
나 : 가까워지면 안 될 것 같았어?
소으랑 : 가까워지기 싫었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