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화 〉5월 7일 수요일 PM 11시 (13)
나 : 사귄 적이 있냐고?
소으랑 : 네
나 : 내가?
소으랑 : 네
나 : 초코랑?
소으랑 : 경은 언니랑
나 : 무슨 차이야ㅋㅋ
소으랑 : 기분 문제니까
소으랑 : 대충 넘어가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잘 모르겠네
소으랑 : 뭐가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또 기억 안 나요?
나 : 내가 그렇게 바보로 보이냐
소으랑 : 기억력은……ㅋㅋㅋ
소으랑 : 솔직히 주인님
소으랑 : 못 믿을 수준이라
나 : 그건 딱히 기억할 필요가 없으니까
나 : 머릿속에서 지우는 거지ㅋㅋㅋ
나 : 전에 사귀던 사람을 어떻게 까먹냐?
소으랑 : 그건 그것대로 좀……;;;;
나 : 잊어버렸다는 게 아니라
나 : 니가 무슨 기분인지
나 : 잘 모르겠다는 소리였어
소으랑 : 아니, 상관없잖아요 그건
소으랑 : 내가 무슨 기분인지가
소으랑 : 지금 그렇게 중요해요??
나 : 항상 중요하지
소으랑 : 어……
나 : 어떻게 안 중요하겠냐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음
나 : 아니야?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감사합니다
나 : 에휴
소으랑 : 주인님은 왜 항상……ㅋㅋㅋ
소으랑 : 타이밍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소으랑 : 일부러 그러는 거겠지만
소으랑 : 이렇게 갑자기
소으랑 : 예고도 없이 들어와서
소으랑 : 할 말 없게 만들고 그래요
나 : 뭐가
소으랑 : 아 진짜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 너무 쉬운 것 같아
소으랑 : 짜증낰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점점 더 모르겠는데
나 : 정서불안도 적당히 해라
소으랑 : 그런 거 아니에요
소으랑 : 그보다 빨리
소으랑 : 대답이나 해줘요
나 : 머리가 높다?
소으랑 : ?
나 : 한동안 지적을 안 했더니
나 : 부탁하는 방법도 잊었어?
소으랑 : 아
나 : 부탁할 땐 어떻게 하라고 했지?
소으랑 : 부탁드릴게요 주인님
나 : ㅇㅇ
나 : 그래야지
소으랑 : 그니까 빨리 대답해줘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되게 재촉하네
나 : 그러니까
나 : 내가 경은이랑 사귀었냐고?
나 : 그거 물어본 거지 지금?
소으랑 : 네
나 : 왜??
소으랑 : 저야 모르죠……ㅋㅋ
나 : 볼 때마다 싸우기 바빴는데
나 : 우리가 언제 한 번이라도
나 : 달달하게 보였던 적이 있었어?
소으랑 : 항상요
나 : 그래?
소으랑 : 싸우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소으랑 : 저러다 큰일나는 거 아닌지
소으랑 : 보는 내가 불안해질 만큼
소으랑 : 험담만 엄청 하잖아요
소으랑 : 근데 막상 보면
소으랑 : 서로 걱정도 엄청 해주고
소으랑 :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니까
나 : 나 길동이랑도 그러고 노는데
소으랑 : ?
나 : 저러다 큰일나는 게 아닌가 싶은 건
나 : 오히려 그 놈이 더 가깝지 않냐?
나 :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날 것처럼
나 :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주제에
소으랑 : 어
나 : 좋은 거 있으면 나눠먹고
나 : 필요하면 가서 도와주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거 보고
나 : 나랑 길동이랑
나 : 사귀고 있다고 할 거야?
소으랑 : 그……것도 그러네요
나 : 인정하면 어떡해ㅋㅋㅋ
소으랑 : 잠깐 혼란스러워졌어요
나 : 저건 그냥ㅋㅋㅋㅋㅋㅋ
나 : 친구 사이면 평범한 거잖아
나 : 서윤이는 없어서 모르나?
소으랑 : 인신공격 금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뭔데 이거
나 : 진지한 거 맞지?
소으랑 : 엄청 진지해요
나 : 그렇게 안 보이는데
소으랑 : 암튼 길동 님이랑은 달라요
소으랑 : 그쪽은 너무 살벌해서
소으랑 : 전혀 달달하지가 않음……ㅋㅋ
나 : 끔찍한 소린 안 하면 안 될까?
소으랑 : 넹?
나 : 남자 둘이 치고받는 게
나 : 달달해 보였으면
나 : 그건 그것대로 문제잖아
소으랑 : 전혀 그렇게 안 보이니까
소으랑 : 걱정하지 마요ㅋㅋㅋㅋ
나 : 휴우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하마터면 자제할 뻔 했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암튼
소으랑 : 소원까지 썼으니까
소으랑 : 제대로 대답해주세요
나 : 알아서 어쩌려는 건지 모르겠네
소으랑 : 이런 질문 싫어하시는 거 아는데
소으랑 : 이번엔 진짜 꼭 들어야겠음
소으랑 : 나중에 혼나는 한이 있더라도
나 : 서윤이가 의외로 끈질긴 구석이 있지?
소으랑 : 여기까지 왔는데
소으랑 : 양보 못해요……ㅋㅋ
나 : 아니 뭐, 대답은 해주겠는데
나 : 이렇게 되니
나 : 나도 좀 궁금해지네
나 : 혹시 경은이가 뭐라 그랬어?
소으랑 : 왜요?
나 : 요즘 너네 둘이 연락하잖아
소으랑 : 연락……을 하긴 하는데
소으랑 : 자주 하진 않아요
소으랑 : 언니가 먼저 말 걸면
소으랑 : 제가 답장만 하는 정도?
나 : 왠지 그럴 것 같긴 했는데ㅋㅋ
나 : 그래도 먼저 인사하고
나 : 말도 걸고 좀 그래라
나 : 경은이는 얼마나 서운하겠냐
소으랑 : 이것 봐요
소으랑 : 또 언니만 챙기잖아
나 : 아니, 챙기는 게 아니라
소으랑 : 잔소리
소으랑 : 잔소리
나 : 이걸 진짜 확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죄송해요……ㅋㅋ
나 : 쯧
소으랑 : 안 그럴게요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이런 얘길 하려던 게 아니니까
소으랑 : 네
나 : 경은이나 다른 사람한테
나 : 이상한 소릴 들은 건 아니지?
나 : 그냥 너 혼자 추측한 거지?
소으랑 : 들었다고 하면 들은 건데
소으랑 : 주로 주인님한테ㅋㅋ
소으랑 : 그보다
소으랑 : 되게 친근하게 부르신다
나 : 실제로 친하잖아
소으랑 : 그건 그런데;;;
나 : 그리고
나 : 좀 전엔 기분 문제라며?
나 : 그새 또 바뀌었어?
소으랑 : 맘대로 하세요 그냥……ㅋㅋ
나 : 우리 서윤이 정말ㅋㅋㅋㅋ
나 : 널 어떻게야 좋을까 모르겠다
나 : 물어볼 게 있다고 하길래
나 : 대체 뭐지 싶었는데
나 : 내 과거가 그렇게 궁금했어?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저번에도 한 번 혼났었지?
나 :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건데
나 : 궁금해해서 어쩔 거냐고
소으랑 : 네
나 : 그런데 질리지도 않고
나 : 또 물어보는 거 보면
나 : 진짜로 궁금했나 보다?
소으랑 : 아니, 그게요
나 : 서윤이 새가슴인 거 생각해보면
나 : 충동적으로 그랬을 리는 없고
나 : 내 눈치 슬슬 보면서
나 : 한동안 고민도 많이 했을 텐데
소으랑 : 으
나 : 그럼 어제오늘 일이 아니란 거네?
소으랑 : 사실 꽤 오랫동안……;;;
나 : 왜 그렇게 생각했어?
나 : 대답하기 전에
나 : 이유나 좀 들어보자
소으랑 : 저번에 한 번 물어봤다가
소으랑 : 엄청 혼나서……ㅋㅋ
소으랑 : 지금도 엄청 무서워요
나 : 그래 뭐, 궁금하다는데 어쩌겠냐
나 : 혼날 각오하고 물어볼 정도면
나 : 말린다고 들을 것도 아니고
나 : 그래 뭐, 이해한다
나 : 오히려 나한테 물어봐줘서
나 : 차라리 고맙기도 하고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말고 누구한테 물어봐요
나 : 들쑤시고 다니지 않아서 다행이란 거지
소으랑 : 다른 분들은……ㅋㅋ
소으랑 : 이런 걸 물어볼 정도로
소으랑 : 친한 사이도 아니고
나 : 처음으로 서윤이가 찐따라서
나 :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소으랑 : ㅇㅅㅇ
나 : 사회성이 없어서 정말 고마워
나 : 덕분에 별로 화낼 기분도 안 든다
소으랑 : 칭찬 아닌 것 같긴 한데
소으랑 : 진짜로 화 안 내요?
나 : ㅇㅇ
나 : 근데 그 전에 알려주면 안 될까?
나 : 서윤이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나 : 도대체 어딜 어떻게 보면
나 : 걔가 내 여자친구가 되는 건지
소으랑 : 아니에요
나 : 그래
나 : 아니지
소으랑 : 전 여친이에요
나 : 전 여친이지
소으랑 : 네
나 : 아무튼 간에ㅋㅋ
나 :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소으랑 : 그게 그러니까
소으랑 : 주인님이랑 경은 언니랑
소으랑 : 오래 알고 지냈잖아요?
소으랑 : 한 5년쯤 됐다면서요
나 : 5년?
나 : 음
나 : 대충 그 정도 됐지
소으랑 : 그니까요
나 : 뭐가?
소으랑 : 언니가 가끔 주인님더러……ㅋㅋㅋ
소으랑 : 사람 됐다고 말씀하시는 거 보면
소으랑 : 1~2년 된 사이는 아니란 거잖아요
나 : 오래 알고 지내긴 했지
소으랑 :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거 들어보면
소으랑 : 꽤 옛날부터 주인님 밥도 챙겨주고
소으랑 : 이것저것 돌봐줬다는 것 같은데
나 : 아니, 그걸 돌봐줬다고 하면
소으랑 : 옆에서 안 챙겨주면
소으랑 : 하루 종일 굶으니까
소으랑 : 어쩔 수 없이
소으랑 : 챙겨줬다고 하시던데
나 : 아까 했던 말이지 그거?
소으랑 : 네
나 : 쯧
소으랑 : 아니에요?
나 : 내가 너무 병신 같아서
나 : 인정하긴 싫은데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맞아
나 : 경은이가 잘 챙겨주긴 했어
나 : 혼자 있으면 안 먹는다고
나 : 일부러 집까지 오고 그랬는데
소으랑 : 것 봐요
나 : 지금 생각해보니까
나 : 새삼 미안해지네
소으랑 : 그리고 전에 주인님이 그랬잖아요
소으랑 :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소으랑 : 저보고 밥 만들어 달라고
소으랑 : 누가 만들어준 밥이 그립다고
나 :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소으랑 : 옛날엔 여친이 밥 만들러 왔는데
소으랑 : 헤어지고 나선 도시락만 먹는다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나 : 잠깐만
나 : 내가 그런 소릴 했다고?
소으랑 : 네
나 : 진짜 별의별 소릴 다 했네
나 : 쓰잘데기 없이ㅋㅋㅋ
나 : 넌 왜 그런 걸 다 기억하냐
소으랑 : 주인님 일인데 기억해야죠
나 : 거 참
나 : 기특하다고 해야 하나
나 : 아니, 근데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유도심문 아니고 진짜?
나 : 내가 정말로 그랬어?
소으랑 : 내가 주인님인 줄 알아요?
소으랑 : 심장 떨려서 못해요 그런 거
소으랑 : 그리고 혹시라도
소으랑 : 주인님한테 거짓말했는데
소으랑 : 기억하고 있으면 어떡해요
나 : 뒤지게 혼나는 거지 뭘
소으랑 : 그니까요
소으랑 : 상상만 해도 무서운데;;;;
나 : 흠
소으랑 : 거짓말 못해요 저
나 : 그래 알았어
나 : 믿을게
나 : 근데
나 : 이게 참……ㅋㅋ
소으랑 : 계속해도 돼요?
나 : 알았어
나 : 해봐
소으랑 : 근데 다른 여친이 있었다고 하기엔
소으랑 : 주인님 성격 생각해보면……ㅋㅋ
소으랑 : 여자친구가 있는데
소으랑 : 아무리 친한 사이라지만
소으랑 : 언니가 집까지 찾아오는 걸
소으랑 : 내버려 뒀을 리가 없거든요?
나 : 그건 어떠려나
나 : 잘 모르겠네
소으랑 : 모르긴 뭘 몰라요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그런 쪽으론
소으랑 : 되게 예민하잖아요
나 : 아니 뭐, 나도 남자인 이상
소으랑 : 오해 받을 만한 행동은
소으랑 : 아예 안 하기도 하고ㅋㅋ
나 : 믿어주는 건 고맙긴 한데
소으랑 : 그리고 주인님 입으로 그랬잖아요
나 : 또 뭐라 그랬냐 내가
나 : 이젠 무섭다 시발
소으랑 : 전에 후배 만나서 밥 먹고
소으랑 : 술 한잔 하려고 했다면서요
니 : 후배랑 술 좀 마실 수도 있지
나 : 그게 뭐 어때서 그래
소으랑 : 그래서 제가 그랬거든요
소으랑 : 그 분은 남친 없냐고
나 : ㅇㅇ
소으랑 : 그랬더니 주인님이……ㅋㅋㅋ
소으랑 : 있으면 마시자고 했겠냐고
소으랑 : 절대로 안 그랬을 거라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도대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와
나 : 이건 진짜
나 : 뭐라고 할 말이 없네 정말
소으랑 : 묵비권은 안 돼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이거 어떡하냐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 지금 살짝 소름 돋았다
나 : 슬슬 무서워지는데
나 : 아니, 무슨ㅋㅋㅋㅋㅋㅋ
나 : 취조당하는 기분이야 지금
소으랑 : ㅎㅎ
나 : 과거의 발언이 다 캡쳐당해서
나 : 옴짝달싹 못하게 묶인 것 같아
나 : 와 뭐지
나 : 이런 기분 처음인데 시발
소으랑 : 계속해도 돼요?
나 : 뭐야 지금 이거ㅋㅋㅋ
나 : 내가 항복할 때까지
나 : 계속 이어지는 거야?
소으랑 : 아무튼 그래서
소으랑 : 혹시 두 분이
소으랑 : 아
소으랑 : 지금은 아닌 거 알아요
소으랑 : 주인님이 직접 여친 없다고
소으랑 : 자기 입으로 말했으니까
나 : 그래
나 : 그랬겠지ㅋㅋ
나 : 그래서 주인님이 몇 년 전에
나 : 언니랑 사귄 적이 있었나
나 :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ㅋㅋ
나 : 후
소으랑 : 아니에요?
나 : 넌 어떻게 생각해?
소으랑 : 8할……정도는 확실한 것 같아요
소으랑 : 사실 이상하잖아요
소으랑 : 친남매도 아니고
소으랑 : 서로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소으랑 : 그런 식으로 챙겨준다는 게
나 : 그렇긴 하지
소으랑 : 친남매라도 안 그러겠다……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 참
나 : 진짜
나 : 웃음밖에 안 나오네
소으랑 : 왜요?
나 : 그걸 일일이 기억하고 있다는 게ㅋㅋㅋ
나 : 기억력이 좋은 줄은 알고 있었는데
나 : 그렇게까지 자세할 줄은 몰랐지 나도
소으랑 : ㅎㅎ
나 : 웃을 일이 아닌 것 같은데ㅋㅋㅋ
나 : 서윤이한텐 거짓말도 못하겠네
소으랑 : 하면 안 되죠……ㅋㅋ
나 : 그렇긴 한데
나 : 와
나 : 진짜 이건 좀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
나 : 아니,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나 : 그냥 가벼운 쇼크야ㅋㅋㅋ
나 : 저게 그러니까
나 : 너한테 했던 얘기란 거지?
소으랑 : 네
나 : 너 진짜 장난 아니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지금 감탄하고 있어
소으랑 : 감탄도 좋은데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대답 먼저……ㅋㅋ
나 : 사실 별로 대단할 것도 없는데
나 : 어차피 연애사는 엇비슷하고
나 : 굳이 들어봤자 의미 같은 것도
소으랑 : 주인님
나 : 그래 알았어ㅋㅋㅋㅋ
소으랑 : 나 지금 너무 긴장해서
소으랑 : 손이 저릿저릿하거든요?
소으랑 : 속도 아프고……ㅋㅋ
소으랑 : 여기서 더 기다리게 하면
소으랑 : 진짜 쓰러질지도 몰라요
나 : 쓰러지면 안 되지
소으랑 : 그니까 빨리요
나 : 그래 뭐,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나 : 본론만 간단하게 끝낼게 그럼?
소으랑 : 네
나 : 경은이랑 사귀었던 거 맞아
소으랑 : ?
나 : 왜
소으랑 : 끝이에요?
나 : 그럼 뭐가 더 필요한데?
나 : 본론만 간단히 말하라며?
소으랑 : 아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래도 좀 더 자세하게
소으랑 : 언제부터 사귀었는데요??
나 : 스무 살 때부터
소으랑 : 5년 전에??
나 : 세세하게 챙기는 성격이 아니라
나 : 제대로 기억은 안 나는데
나 : 대충 1100일 정도 사귀었을 걸?
소으랑 : 오래 사귀었네요?
나 : 군대도 기다려줬으니까
나 : 아마 대충 비슷할 걸?
나 : 1200일까진 안 갔을 거야
소으랑 : 글쿠나
나 : 됐어?
소으랑 : 그럼 언제 헤어진 거예요?
나 : 재작년
소으랑 : 거의 3년 가까이 사귀었는데
소으랑 : 그렇게 오래 만났으면서
소으랑 : 둘이 왜 헤어진 거예요……?
나 : 그건 프라이버시인데?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죄송할 건 없는데ㅋㅋㅋㅋㅋㅋㅋ
나 : 헤어지는데 큰 이유가 있겠냐
나 : 서로 성격이 안 맞으니까
나 : 항상 자기만 생각해서
나 : 데이트가 점점 지겨워서
나 : 밥 먹는 모습이 맘에 안 들어서
소으랑 : ?
나 : 그런 게 눈에 밟히기 시작하면
나 : 어지간히 노력하지 않는 이상
나 : 거기서 끝나는 거지 뭐ㅋㅋㅋㅋ
소으랑 : 아
나 : 우리라고 다를 거 없어
나 : 그냥 성격 차이가
나 : 야
나 : 나중에 혹시라도
나 : 내가 이런 소리 했다고
나 : 경은이한테 말하면 안 된다?
소으랑 : 비밀이에요?ㅋㅋ
나 : 아니, 비밀까진 아닌데ㅋㅋㅋㅋ
나 : 너한테 이상한 소리 했다고
나 : 등짝 존나 때릴지도 몰라
소으랑 : 비밀로 할게요……ㅋㅋㅋ
나 : 그래 뭐, 아무튼
소으랑 : ㅎㅎ
나 : 걔랑은 친구로 지내는 쪽이
나 :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더라고
소으랑 : 엥?
나 : 왜
소으랑 : 싸워서 헤어진 게 아니라?
나 : 당연히 싸우기도 했지
나 : 존나 싸웠어 진짜
나 : 얼굴만 보면 싸웠는데
나 : 나중엔 그것도 지치더라
소으랑 : 성격이 안 맞았어요?
나 : 서로 바라는 게 달랐으니까
나 : 그러면 뭐, 싸우게 되지
나 : 근데
나 : 서윤아ㅋㅋㅋㅋ
소으랑 : 멍
나 : 지금도 딱히 철이 든 건 아니고
나 : 나이를 먹었단 실감도 없긴 한데
나 : 몇 년 전이라곤 하지만
나 : 나나 경은이나
나 : 지금보다 더 어렸잖아?
소으랑 : 망나니 시절……ㅋㅋ
나 : 좀 더 나이 먹고 만났으면
나 : 안 헤어졌을지도 모르겠다
나 : 만날 때마다 싸우면서도
나 : 3년 넘게 사귀긴 했으니ㅋㅋ
소으랑 : 끝난 거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