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7화 〉5월 7일 수요일 PM 11시 (5)
나 : 조교받는 걸 미뤄달라?
소으랑 : 안 될까요……?
나 : 넌 어떻게 생각할진 몰라도
나 : 내가 꽉 막힌 인간은 아니거든?
나 :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나 : 유독 불합리한 것 같지도 않고
나 : 어떻게 생각하니 서윤아
소으랑 : 주인님요?
나 : 응
소으랑 : 종잡을 수가 없는데……ㅋㅋ
나 : 그래?
소으랑 : 평소에 말씀하시는 거 들어보면
소으랑 : 되게 성실하고 착실하고
소으랑 : 또 상식적인 사람인데
소으랑 : 정작 취향이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성향이 외도……같은 느낌이라
나 : 외도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리고 또 다정한 것 같은데
소으랑 : 혼날 땐 엄청 무섭고
소으랑 : 그래도 불합리하진 않은 것 같아요
소으랑 : 항상 혼나는 이유도 가르쳐주고
소으랑 :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주니까
소으랑 : 가끔 짜증을 내긴 하지만
소으랑 : 화풀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ㅋㅋ
나 : 그럼 제대로 된 이유가 있으면
나 : 허락해준다는 것도 알겠네?
소으랑 : 이유
소으랑 : 물어보시게요……?
나 : 그럼 물어보지 말까?
소으랑 : 말하기 좀 그런데
소으랑 : 거짓말……로는 안 돼요?
나 :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소으랑 : 전에 약속날짜 잡을 때 주인님이요
소으랑 : 적어도 속았다는 기분은 안 들게
소으랑 : 거짓말이라도 해보라고 하셔서
나 : 그러고 보니 그때도ㅋㅋㅋ
나 : 이유도 말 안 하고
나 : 막무가내로 미뤄달라 그랬지
소으랑 : 네엥
나 : 11일이 안 된다고 했지?
소으랑 : 왜 그런 것만 기억해요
소으랑 : 진짜……ㅋㅋㅋ
소으랑 : 이상한 사람이야
소으랑 : 다른 건 맨날 잊어버리면서
나 : 예비군 가기 전이거든
소으랑 : 다음 주에요?
나 : ㅇㅇ
나 :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나 : 2박3일로 동원훈련
소으랑 : 3일이나 안 들어와요?
나 : 뭐, 그렇지
소으랑 : 나 혼자 놔두고
소으랑 : 어딜 가려구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국민의 의무라는데 어쩌겠냐
나 : 나도 좋아서 가는 게 아니란다
소으랑 : 그래도 싫어요
나 : 고작 예비군 가지고 뭘 그러냐ㅋㅋ
나 : 재입대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나 : 21개월 꼬박 기다린 여자도 있는데
소으랑 : 안 가면 어떻게 돼요?
나 : 3년 이하의 징역
나 : 또는 벌금 3천만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다녀오세요
소으랑 : 되게 빡세네요
나 : 그러게 말이야
소으랑 : 훈련은 언제 끝나요?
소으랑 : 밤에 전화해도 돼요?
나 : 휴대폰은 반납이라서ㅋㅋㅋ
나 : 쓰다가 걸리면 퇴소조치야
소으랑 : 퇴소?
나 : 쫓겨난다고
소으랑 : 그럼 어떻게 되는데요?
나 : 나중에 또 가야 돼
소으랑 : 헐
나 : 그리고 규칙이잖아
나 : 2박3일이라지만
나 : 공동체 생활인 이상
나 : 지킬 건 지켜야지 않겠어?
소으랑 : 이것 봐
소으랑 : 또
나 : 뭐가
소으랑 : 이상한 곳에서 상식적이잖아요ㅋㅋ
소으랑 : 주인님 평소에 성격 생각하면
소으랑 : 몰래 숨겨서 들어갈 것 같은데
나 : 안 그래ㅋㅋ
소으랑 : ㅎㅎ
나 : 군대에서 장난치면 안 돼
소으랑 : 알았어요
소으랑 : 참아볼게요
나 : ㅇㅇ
나 : 그래도 예비군만 끝나면
나 : 크게 급한 일 없으니까
나 : 없나?
나 : 없지?
소으랑 :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요ㅋㅋ
나 : 내가 이런 거에 좀 약하거든
나 : 나중에 서윤이가 대신 해줄래?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기억력도 좋고 꼼꼼하니까
나 : 시키면 잘할 것 같은데
소으랑 : 이젠 별걸 다 시키려고……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시간적으로 여유가 좀 있으니까
나 : 방학 전에 진도를 빼고 싶은데
나 : 서윤이가 5월엔 할일이 꽤 많지?
소으랑 : 오늘도 조별과제 내줬어요
나 : 저런
소으랑 : 우리 조별과제 진짜 많아요
소으랑 : 경영학과 괜히 온 것 같음
나 : 경영이 좀 그렇지
소으랑 : 조별과제 없는 수업이 없어요
소으랑 : 진짜 거의 매일 발표인 것 같음
소으랑 : 아니다
소으랑 : 매일은 좀 그렇고
소으랑 : 일주일에 서너 번쯤?
나 : 아싸한테는 힘들지
소으랑 : 제가요
소으랑 : 주인님한테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소으랑 : 스트레스 진짜 장난 아니에요
소으랑 : 다 죽었으면 좋겠어요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그래
나 : 그 심정 이해한다
나 : 주변에 머저리들밖에 없지
소으랑 : 제가 진짜 어떻게든 발표만 피하려고
소으랑 : 자료조사랑 ppt 다 떠맡은 적도 있고
소으랑 : 애초에 회의엔 거의 참석을 안 하고
소으랑 : 카톡으로만 연락을 받는데
소으랑 : 왜 내가 가장 열심히 하냐구요
나 : 서윤이가 과제 때문에 짜증내는 거
나 : 처음 듣는 것 같은데ㅋㅋㅋㅋ
나 :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심해 보이네
소으랑 : 다들 회의시간에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소으랑 : 빨리 끝내면 아쉬워서 남겨두는 거야?
나 : 워워
소으랑 : 주제는 자기들끼리 멋대로 정해놓고
소으랑 : 열심히 자료조사해서 보냈더니
소으랑 : 자기는 ppt 예쁘게 못 만드니까
소으랑 : 자료조사한 사람이 만들어달라고
소으랑 : 그딴 소리나 하고 있고
소으랑 : 그럴 거면 왜 하겠다고 했냐고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우리 서윤이
나 : 마음고생이 심했구나?
소으랑 : 그래놓고 나한테 협조성 없다고
소으랑 : 무임승차한다는 소리나 하고
소으랑 : 진짜 무책임한 게 누구인데
소으랑 : 왜 할일 다 하고도 욕을 먹어야 돼요?
나 : 그러다 울겠다
나 : 진정진정
소으랑 : 주인님도 이런 얘기 듣기 싫죠?
나 : 나는 뭐, 솔직히 말하면
나 :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나 : 모조리 다 듣고 싶긴 한데
소으랑 : 그렇다고 욕을 할 순 없잖아요
소으랑 : 전부……라고는 못하겠지만
소으랑 : 대화의 80%는 쌍욕일 것 같은데
나 : 뭐 어때ㅋㅋㅋㅋㅋㅋㅋ
나 : 가끔은 쌍욕도 필요한 거야
나 :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소으랑 : 주인님 앞에선 싫어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오늘도 앉은 순서대로 조 짜고
소으랑 : 주제 정해서 다음주까지 발표하라고
소으랑 : 진짜 왜 교수란 인간들은
소으랑 : 하나같이 사람 속을 모르는 건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는 확실히
나 : 몸이 아프면 신경이 곤두서나 봐
나 : 평소보다 표현이 스트레이트하네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여기까지만 할래요
소으랑 : 더 말했다간
소으랑 : 멈출 수가 없을 것 같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알았어
나 : 그만해도 되니까
나 : 일단 진정 좀 해
소으랑 : 다들 진짜 너무 싫어요
나 : 그러게 말이야
나 : 왜들 이렇게
나 : 우리 강아지를 괴롭히냐
나 : 열심히 하는데 몰라주네
소으랑 : 주인님은 잘하면 칭찬해주고
소으랑 : 잘못하면 혼나지만……ㅋㅋ
소으랑 : 제가 실수한다고 해서
소으랑 : 막 뭐라고 하진 않잖아요
나 :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 거지
나 : 그런 걸로 트집 잡아서 혼내고
나 : 난 그런 사람 아니야
소으랑 : ㅎㅎ
나 : 그렇다고 서윤이 머리가 나쁘거나
나 : 말귀가 어두운 것도 아니니까
나 : 좋게 말하면 다 알아듣잖아ㅋㅋ
소으랑 : 그러니까 주인님이랑은
소으랑 : 뭐랄까
소으랑 : 좀 더
소으랑 : 안심이 된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기운이 나는 얘길 하고 싶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나 주인님 없으면 안 돼요
소으랑 : 위로해줄 사람도 없고
소으랑 : 얘기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나 : 그런 것치곤
나 : 나한테 안 하는 애기가 좀 많지?
소으랑 : 네?
나 : 조별과제 때문에 많이 빡쳤나보네
나 : 무슨 얘기 하고 있었는지 잊었어?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사람을 납득시킬 때도 그렇지만
나 : 허락을 받으려면 이유가 필요하잖아
소으랑 : 이건 진짜 말하기 싫은데;;;;
나 : 얘기하기 힘든 거야
나 : 아니면 싫은 거야?
소으랑 : 둘 다요
나 : 그건 상대가 나라서 그런 거야?
나 : 아니면 누구한테나 껄끄러운 거야?
소으랑 : 아마 후자……인 것 같아요
나 : 어디 보자
나 : 그럼
소으랑 : 뭐에요 이거
소으랑 : 스무고개?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하지 마요 진짜
소으랑 : 기분 나빠요
소으랑 : 아니, 기분이 나쁘다기보단
소으랑 : 억지로 캐묻는 것 같아서
소으랑 : 기분이 좀 그래요
소으랑 : 나는 분명 싫다 그랬는데
나 : 그래 알았어
나 : 더 안 물어볼게
나 : 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항상 그러잖아요
소으랑 : 내 입으로 말하게 하려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어차피 다 알고 있으면서
나 : 그거야 뭐, 진작부터
소으랑 : 주인님 진짜 이럴 때 보면
소으랑 : 너무하다 싶기도 하고
소으랑 : 좀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래요
나 : 대놓고 물어보는 것보단 낫잖아?
소으랑 : 아무것도 안 물어보고
소으랑 : 그냥 넘어갔으면
소으랑 : 더 좋았을 것 같은데요
나 : 근데 이게 꽤 중요한 문제라서
나 : 나도 안 물어볼 수는 없거든
나 : 생각을 해봐
나 : 나는 평소처럼 대했는데
나 : 갑자기 와락 짜증이 돌아오면
나 : 누구라도 당황스럽지 않겠어?ㅋㅋ
소으랑 : 짜증 안 냈어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주인님한테 안 그랬는데
소으랑 : 왜 자꾸 짜증 부린다고
소으랑 : 그런 거 진짜 싫은데
나 : 알았어 미안해ㅋㅋ
소으랑 : 다른 여자들 때문에 그런 거죠?
소으랑 : 맨날 주인님한테 짜증만 부리고
소으랑 : 신경질 나게 했으니까
나 : 무슨 소리야 그건 또
나 : 다른 여자들 누구
소으랑 : 아니 뭐, 이것저것……?
소으랑 : 있잖아요
소으랑 : 그 왜
소으랑 : 길들였던 섭이나
소으랑 : 전 여자친구도 그렇고
나 : 글쎄?
소으랑 : 대답 안 해주실 거예요?
나 : 서윤이가 요즘 내 과거에 관심이 많아서
나 : 이런 거 얘기했다가 화내는 거 아냐?
소으랑 : 화 안 내도록 말해줘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화 안 낼 테니까 말해보라고
나 : 그렇게 말해야 하는 거 아냐?
소으랑 : 자신이 없어요……ㅋㅋ
나 : 그래 알았어
나 : ㅋㅋㅋㅋ
나 : 우리 강아지
나 : 오늘 좀 예민하네
소으랑 : 죄송ㅠㅠ
나 : 죄송할 건 없고
나 : 음
나 : 어디 보자
나 : 사실 유별나게 짜증을 부렸다기보단
나 :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렸던 것 같아
나 : 데이트도 웬만하면 미뤘고
나 : 달달한 거 사다 바치고
나 : 가끔 심부름도 좀 해주고
소으랑 : 여친한테만……?
나 : 딱히 그렇지만도 않은데ㅋㅋ
나 : 부탁하면 해주는 거지 뭐
나 : 그거 말고는
나 : 평소보다 자잘하게 신경 쓰고
나 : 농담이랑 헛소리 자제하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평소보다 스킨십 많이 하고
나 : 또 맛사지를 해준다거나
소으랑 : 맛사지?
나 : ㅇㅇ
나 : 서윤이 크기의 사이즈면
나 : 무릎에 앉혀도 될 것 같은데
나 : 보통은 뒤에서 끌어안고
나 : 손으로 배 맛사지 많이 해줬지
소으랑 : 그럼 좀 나아져요?
나 : 나야 모르지
나 : ㅋㅋㅋㅋ
소으랑 : 뭐야……ㅋㅋㅋㅋ
나 : 본인이 괜찮아졌다고 하니까
나 : 그런가보다 하는 거지 뭐
소으랑 : 하긴
나 : 근데 심리적인 안정감 때문인지
나 : 많아들 나아졌다고 하던데
나 : 개인차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소으랑 : 주인님 손 크던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까부터 그 소리네
나 : 왜
나 : 지금이라도 갈까?
나 : 가서 끌어안고 쓰다듬어줘?
소으랑 : 유혹하지 마요ㅋㅋ
나 : 해달라고 하면 해줄게
나 :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소으랑 : 안 돼요
나 : 그래 알았어
나 : ㅋㅋㅋㅋ
소으랑 : 진짜로 안 돼요
소으랑 : 그러지 마요
나 : 알았다니까ㅋㅋㅋ
나 : 그래도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진짜로 힘들다 싶으면
나 : 아무 때나 괜찮으니까
나 : 바로 연락하고ㅋㅋ
소으랑 : 괜찮아요
나 : 괜찮은 게 아니라
나 : 내가 걱정돼서 그래
소으랑 : 전화하면 오실 거예요?
나 : 당연하지
소으랑 : 새벽에도?
나 : 택시 타고 갈게ㅋㅋ
소으랑 : 주인님 진짜……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렇게 응석 받아주다가
소으랑 : 기어오르면 어떡하려고요
나 : 기어오를 거야?
소으랑 : 아뇨
나 : 근데 왜 걱정하고 있어
나 : 서윤이가 그럴 성격 아니니까
나 : 나도 편하게 편하게 가는 거지
소으랑 : 그래도 만약이란 게 있잖아요
나 : 만약 그러면?
소으랑 : 네
나 : 당연히 짓밟아야지ㅋㅋ
나 : 누누히 말하지만
나 : 무턱대고 봐주는 건 없어
소으랑 : 그건 알아요
나 : 평소에 서윤이가 잘하니까
나 : 그만큼 챙겨주는 거지
나 : 안 그랬으면
나 : 아프다고 달래주지도 않아
소으랑 : 주인님이니까요
나 : ㅇㅇ
나 : 애인이나 가족이 아니니까
나 : 오히려 알기 쉽지 않아?
소으랑 : 뭐가요?
나 :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지치는 이유가 뭐겠어
나 : 그게 애정이나 관심일 수도 있고
나 : 이도저도 아니면 노력에 대한 보상이든
나 : 자기가 준 만큼 받질 못하니까 실망하는 거잖아
소으랑 : 그……런가?
나 : 그거에 비하면 서윤이는 어때?
나 :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나 : 보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잖아
소으랑 : 음
나 : 이 얘기 전에 한 적 없나?
나 : 왠지 했던 것 같은데
소으랑 : 몰라요ㅋㅋ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확실하게 보상이 돌아온다고
나 : 알고 있다는 게 중요하거든
나 : 그래야 더 노력하고 열중하고
나 : 어떤 식으로든 나아질 수 있도록
나 :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거라서
소으랑 : 주인님이랑 말하다 보면요……ㅋㅋ
나 : ?
소으랑 : 살짝 뭔가가 어긋나는 것 같은데
소으랑 : 납득이 안 되는 건 아니라서
소으랑 : 뭐가 뭔지 잘 모르게 돼요
나 : 나 방금 이상한 얘기했어?
소으랑 : 아뇨
소으랑 : 되게 당연한 얘기 같은데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ㅋㅋ
소으랑 : 맞는 말이긴 한데
소으랑 : 뭐랄까
소으랑 : 인정해버리면
소으랑 : 거기서 끝날 것 같은 느낌?
나 : 그럼 서윤이는 노력하기 싫어?
소으랑 : 그런 건 아니에요
나 : 노력에 대한 대가가 없는 건?
소으랑 : 그것도 싫어요
나 : ㅇㅇ
나 : 서윤이가 뭐에 거부감을 느끼는지
나 : 아주 약간 짐작가는 게 있긴 한데
나 : 그래도 이건 아주 기본적인 얘기잖아
소으랑 : 그건 그런데……;;;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
소으랑 : 뭔가 이상한 듯? 아닌 듯?
나 : 왜 그럴까?
소으랑 : 천천히 생각해볼래요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 주인님
소으랑 : 진도는 어디까지 뺄 거예요?
소으랑 : 여름방학이라고 해봤자
소으랑 : 한 달하고 조금 더 남았는데
나 : ?
소으랑 : 좀 전에 그랬잖아요
소으랑 : 방학 전에 진도 좀 뺀다고
소으랑 : 나한테 뭐 시킬 거예요?
소으랑: ㅋㅋㅋㅋㅋㅋㅋ
나 : 시킬 거야 많지
소으랑 : 뭐 시키고 싶은데요?
소으랑 : 그니까
소으랑 : 앞으로요
나 : 앞으로 뭘 시킬 거냐고?
소으랑 : 네
나 : 글쎄 뭐, 여러 가지?
소으랑 : 여러 가지가 뭔데요?
나 : 궁금해?
소으랑 : 네
나 : 서윤이가 기대하는 거랑은
나 : 약간 다른 방향이겠지만
나 : 일단은
나 : 너 방학해서 집으로 가기 전에
나 : 미리 준비해둘 게 좀 있어서
소으랑 : 집 안 가요
나 : 엥?
소으랑 : 자취방에 계속 있을 거예요
나 : 부모님이 그걸 허락하셔?
소으랑 : 방학 때 여기 있겠다고 하면
소으랑 : 그냥 그러라고 할 걸요
소으랑 : 저한테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
나 : 음
소으랑 : 그니까 신경 안 써도 돼요
나 : 그래 뭐, 그럼
나 : 방학 전까지 서윤이한테
나 : 대답을 들은 다음에
나 : 마음의 준비를 시키겠지
소으랑 : 아
나 : 조만간 과제랑 시험 준비로
나 : 본격적으로 바빠질 텐데
나 : 그 전에 시간 좀 내봐
나 : 몇 번 더 만나서 얘기해보고
나 : 조만간 대답 들어야 하니까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정말 나한테 길들여저도 괜찮은지
나 : 만약 괜찮다고 생각하면
나 : 끝까지 해낼 자신이 있는지
나 : 뭐, 이젠 굳이 말 안 해도 알겠지만
소으랑 : ㅎㅎ
나 :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 맞지?
소으랑 : 진지하게 생각은 하는데요
소으랑 : 요즘 들어서
소으랑 : 아니, 굳이 말하면
소으랑 : 좀 오래된 걱정이긴 한데
나 : ?
소으랑 : 또 뭐라고 하실까봐
나 : 뭔데 그래
소으랑 : 주인님은 괜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