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화 〉5월 7일 수요일 PM 11시 (4)
소으랑 : 주인님
나 : 어 그래
나 : 잠깐만
소으랑 : 주인님……?
나 : 됐으니까
나 :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소으랑 : 네
나 : ㅇㅇ
나 : 괜찮아
나 : 잠깐 세수 좀 하고 왔어
나 : 갑자기 위가 아파서
소으랑 : 괜찮으세요?
소으랑 : 약 먹었어요?
나 : 습관성이라 괜찮아
소으랑 : 아니, 안 되죠
소으랑 : 습관성이면 특히
소으랑 : 빨리 약 먹어요
나 : 뭐,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지
나 : 대부분은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나 : 아니, 그런 것보다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오늘 많이 힘들었어?
소으랑 : 갑자기 왜요??
나 : 갑자기 왜요, 는 무슨
나 : 무슨 일이 있으면 말을 해봐
나 : 아까 카톡으론 괜찮다며
소으랑 : 괜찮은데요
나 : 아무 일도 없었어?
소으랑 : 네
나 : 거 참 신기하네ㅋㅋㅋㅋ
나 : 아무 일도 없었고 힘들지도 않은데
나 :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인다는 거지?
소으랑 : 화나셨어요??
나 : 아니, 화가 난 건 아닌데
나 : 이유를 좀 듣고 싶어서
나 : 오늘 왜 이렇게 저기압이야?
소으랑 : 별로 저기압 아닌데……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그렇게 티 나게 굴어놓고
나 : 아니라고 하면 뭐야
나 : 그냥 짜증이 나서 그랬어?
소으랑 : 왜 그러세요;;;
소으랑 : 무섭게
소으랑 : 저 짜증 안 부렸어요
나 : ㅇㅇ
나 : 짜증은 안 부렸는데
나 : 누가 봐도 그렇게 보일 만큼
나 : 저기압이긴 했거든?
소으랑 : 화나신 것 같은데……;;;;
나 : 이유가 있으면 말을 하고
나 : 말 못할 것 같으면
나 : 그냥 그런 기분이라고 말을 해
나 : 나도 괜히 지뢰 밟기 싫으니까
소으랑 : 괜찮아요
나 : 정말로?
소으랑 : 네
소으랑 : 주인님도 좀 전에 그랬잖아요
소으랑 : 어떻게 맨날 기분이 좋겠냐고
소으랑 : 나도 그냥 이럴 때가 있어요
나 : ㅇㅇ
나 : 이유 없이 울적해질 때가 있긴 하지
소으랑 : 별로 울적하진 않은데
나 : 옆에선 충분히 그렇게 보여
소으랑 : 조심할게요
나 : ㄴㄴ
나 : 조심하란 소리가 아니라
나 : 이유가 있으면 말해달라는 거지
나 : 서윤이도 좀 전에 그랬잖아
나 : 고민상담은 내가 해주니까 괜찮다고
나 : 지금 이렇게 물어보는 것도
나 : 너한테 화를 내는 게 아니라
나 : 무슨 일이 있었나
나 : 걱정돼서 물어보는 거니까
나 :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별일 없는 거지?
소으랑 : 네
나 : 알았어
나 : 그런 날도 있는 거지 뭐
나 : 바쁘다고 그랬지?
나 : 오늘은 괜찮으니까 그만 가봐
나 : 내일 연락할게
소으랑 : 벌써요?
나 : 왜
소으랑 : 좀 더 있을래요
나 : 할 거 많다며
소으랑 : 괜찮아요
나 : 괜찮긴 뭐가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이랑 아직 얘기 못했잖아요
소으랑 : 그리고 오늘 보고할 것도 있구
소으랑 : 말씀드리고 싶은 것도 좀 있어서
나 : 몸이 안 좋으면 쉬어야지
소으랑 : 몸은 괜찮은데요?
나 : 아니, 미안
나 : 말이 헛나왔어
소으랑 : ?
나 : ㄴㄴ
나 : 아무것도 아니야
나 : 그보다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보고부터 끝내자
나 : 오늘 있었던 일
나 : 하루일과
나 : 미션까지 포함해서
소으랑 : 일과도 보고해야 돼요?
나 : 그동안 안 했었나?
소으랑 : 무슨 일이 있는지 정도만
소으랑 :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소으랑 : 특별히 보고하라고는……;;;
소으랑 : 음
소으랑 : 아마 안 했던 것 같아요
나 : 그래 그럼 뭐, 지금부터 하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단편적으로 듣긴 하지만
나 : 한계가 있기도 하고
나 : 이제 생활관리도 시작한 참이니
나 : 되도록 빨리 익숙해져야지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ㅇㅇ
나 : 말귀를 잘 알아들어서 좋아
소으랑 : 감사합니다
나 : 됐으니까 보고해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오늘은요
소으랑 : 오전에 전공수업이 있어서
소으랑 : 한 9시쯤?
소으랑 : 일어났던 것 같아요
나 : 평소보다 늦네?
나 : 많이 피곤했구나?
소으랑 : 조금……요
소으랑 : ㅋㅋㅋ
소으랑 : 늦잠 잤어요
나 : 점점 늦어질 거다 이제
나 : 자취하면 그렇게 돼
나 :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소으랑 : 저는 안 그래요ㅋㅋ
나 : 다 경험해보고 하는 말이니까
나 : 섣불리 장담하지 마라
나 : 너라고 뭐가 다르겠니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항상 게을렀으면서
나 : 거기서 더 늘어진다 이거지
나 : 이제 점점 두고 봐라
나 : 오전에 일어나는 것도 귀찮아진다
나 : 아침식사는 거르는 게 당연하고
나 : 브런치가 일상이 될 걸?ㅋㅋ
소으랑 : 절대로 안 그래요
나 : 그래그래
나 : 서윤이는 부지런하니까 괜찮겠지
소으랑 : 주인님 모닝콜 해드려야 돼요
나 : 모닝콜?
나 : 그거 그냥 해본 말인데
소으랑 : 주인님도 일찍 일어나봐요 좀
소으랑 : 규칙적으로 생활해야죠
소으랑 : 맨날 오후에 일어나지 말고
나 : 거 잔소리 진짜ㅋㅋㅋㅋㅋ
나 : 알았어
나 : 나중에 꼭 필요할 때 부탁할게
나 : 지금은 그냥 졸릴 때 자고
나 : 꼴릴 때 일어나고 싶어서 그래
소으랑 : 그러면 안 되는데;;;
나 : 그래그래
나 : 잔소리는 나중에 들을 테니까
나 : 일단 하던 것부터 끝내자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ㅇㅋ
나 : 계속해
소으랑 : 일어나서……뭐했더라?
소으랑 : 딱히 뭘 하진 않았는데
소으랑 : 일어나 앉아서
소으랑 : 잠깐 멍하니 있다가
소으랑 : 씻고 준비하고 학교 갔더니
소으랑 : 시간이 좀 아슬아슬하더라구요
나 : 그렇게 오래 씻었어?
소으랑 : 자리요 자리
나 : 아 그래
나 : 맞아
소으랑 : 주인님이 앞자리에 앉으라고 했잖아요
소으랑 : 근데 이미 사람들이 꽤 많아서
소으랑 : 두 번째 줄에 앉아서 강의 들었어요
나 : ㅇㅇ
소으랑 : 솔직히 가운데는 너무 눈에 띄어서
소으랑 : 아무리 주인님 말씀이라지만
소으랑 : 너무 무서웠어요
소으랑 : 시선 받는 것도 싫고
소으랑 : 혹시 누가 비켜달라고 할까 봐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소으랑 : ㅎㅎ
나 : 처음부터 둘 중 하나라고 했잖아
나 : 어차피 중앙엔 못 앉을 것 같았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굳이 변명 안 해도 돼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암튼 그랬어요
나 : 뭐가?
소으랑 : 오늘 있었던 일이요
나 : 그걸로 끝이야?
소으랑 : 넹?
나 : 그건 어디까지나 조건이라고 했을 텐데
나 : 내가 앞에 앉기만 하면 된다고 했어?
소으랑 : 어……;;;;
나 : 정작 중요한 건 빼먹어놓고
나 : 왜 혼자 마무리하려고 그래
나 : 과제 있었잖아
나 : 그것도 보고해야지
소으랑 : 그게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설마 잊은 건 아니겠지만
나 : 내가 너한테 뭘 시켰는지
나 : 다시 한 번 말해볼래?
소으랑 : 가장 처음 옆에 앉은 사람한테
소으랑 : 웃으면서 아침인사 하라고……요
나 : 그런데?
소으랑 : 그게요 주인님;;;
소으랑 : 화내기 전에
소으랑 : 제 말 좀 들어주세요
나 : 화내는 건 아니지만
나 : ㅇㅇ
나 : 알았어
나 : 들을 테니까 말해봐
소으랑 : 옆자리에 사람이 앉긴 했거든요?
소으랑 : 근데 그게요
소으랑 : 살짝
나 : 살짝 뭐
소으랑 : 그게 좀
나 : 이상한 사람이었어?
소으랑 : 아으……ㅠㅠ
나 : 뭐야
나 : 말을 해야 알지
나 : 복학생이었어?
소으랑 : 남자였어요
나 : 그런데?
소으랑 : 근데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소으랑 : 저보다 나이가 많은 것 같았어요
소으랑 : 그 사람 옆에 앉은 여자가
소으랑 : 오빠라고 부르는 걸 들었거든요
나 : 복수전공인가?
소으랑 : 몰라요
나 : 동갑이어도 애인 사이엔
나 : 오빠오빠 부르기도 하는데
나 :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나 : 아무튼 간에
나 : 그래서 인사했어?
소으랑 : 제대로 못했던 것 같아요
나 : 제대로 못했다는 게 무슨 소리야
나 : 하면 한 거고
나 : 못했으면 못한 거지
소으랑 : 갑자기 말하려고 하니까
소으랑 : 목소리가 갈라져서
소으랑 : 약간
소으랑 : 약간 그게;;;;
나 : 삑사리 났구나
소으랑 : 네……ㅠㅠ
나 : 나랑 만났을 때도 그랬는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평소에 말을 너무 안 하면
나 : 삑사리 나기가 쉬운가?
소으랑 : 몰라요
나 : 그래서?
나 : 대답은 들었고?
소으랑 : 제가 뭐라고 했는지도 모를 걸요
소으랑 : 안ㄴㅕ……까지만 말했는데
소으랑 : 목소리가 갈라지는 바람에
소으랑 : 둘 다 저한테 고개를 돌리는데
나 : 아이고
소으랑 : 그게 너무 무서워서
소으랑 : 바로 고개 숙였어요
나 : 많이 민망했겠다
소으랑 : 고개 들 엄두가 안 났어요
소으랑 : 막 둘이서 소근소근
소으랑 : 방금 뭐냐고
소으랑 : 너도 들었냐고
소으랑 : 그렇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으랑 : 키득거리는 게 비웃는 것 같아서
나 : 음
나 : 그래
소으랑 : 그래도 주인님이 시킨 거니까
소으랑 : 아무렇지 않게 고개 들고
소으랑 : 다시 인사할까 생각도 했는데
소으랑 : 도저히 그럴 용기가 안 나서
나 : 괜찮아
나 : 고생했어ㅋㅋ
소으랑 : 수업 내내 필기도 제대로 못하고
소으랑 : 교수님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소으랑 : 자꾸 나만 쳐다보는 것 같고
소으랑 : 계속 나 보면서 웃는 것 같아서
나 : 하이고
소으랑 : 화장실에서 좀 울었어요
나 : 왜 울고 그래
나 : 실수할 수도 있지
소으랑 : 그냥 좀
나 : 그리고 울 정도면 나한테 전화를 해
나 : 뭐하러 화장실에서 그러고 있어
나 : 우울할 땐 혼자서 삽질하면 안 돼
소으랑 : 전화해서 뭐라고 해요……ㅋㅋ
소으랑 : 창피하니까 죽고 싶다고?
나 : 뭐든 좋으니까 말을 했어야지
소으랑 : 시키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데
소으랑 : 그런 말을 어떻게 해요
나 : 오늘 하루 종일 기분 안 좋았던 게
나 : 실수해서 그랬던 거야?
소으랑 : 네……
나 : 그래
나 : 무슨 일이 있을 것 같긴 하더라
나 : 그런데 왜 거짓말 하고 그래
나 : 그것도 몇 번씩이나
나 : 내가 계속 물어봤잖아ㅋㅋㅋ
소으랑 : 너무 한심하잖아요
소으랑 :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것도 주인님이 시킨 건데
나 : 한심할 것 까진 없지
나 : 너도 내가 처음 말했을 때
나 : 무섭다고
나 : 안 받아주면 어쩌냐고
나 : 걱정 많이 했잖아ㅋㅋㅋ
소으랑 : 그러니까요
나 : ?
소으랑 : 안 받아주면 어쩌나
소으랑 : 비웃으면 어쩌나
소으랑 : 그런 걱정만 했지
소으랑 : 인사도 제대로 못할 거라곤
소으랑 : 주인님도 생각 안 했잖아요
나 : 음
소으랑 : 그리고 주인님이 날 생각해서
소으랑 : 연습해보라고 기회를 줬는데
소으랑 : 그것도 하나 제대로 못하는 게
소으랑 : 내가 생각해도 너무 한심하니까
나 : 서윤아
소으랑 : 주인님이 또 실망하시는 거 아닌지
나 : 서윤아?
소으랑 : 네
나 : 괜찮으니까 일단 진정 좀 하고ㅋㅋ
나 : 내가 고작 그런 걸로 실망하겠어?
소으랑 : 그건 모르는 거죠
나 : 글쎄
소으랑 : 모르는 거예요
나 : 내가 볼 땐 서윤이가 실수도 했는데
나 : 오늘따라 컨디션이 안 좋아서
나 : 더 우울해하는 것 같거든?
소으랑 : 컨디션 얘기는 왜 자꾸 해요
소으랑 : 괜찮다니까
나 : 아까부터 대답에 짜증이 섞였잖아
나 : 너는 어떨지 몰라도
나 : 옆에서 보기에는
나 : 별로 안 괜찮아 보이거든?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아니, 죄송할 건 없고
나 : 컨디션이 나쁘면 얘기를 해
소으랑 : 이제 짜증 안 부릴게요
나 : 그런 얘기가 아니라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됐다
나 : 일단 하던 얘기부터 끝내자
소으랑 : 끝났는데요?
나 : 그걸로 끝이야?
나 : 더 할 말 없어?
소으랑 : 주인님이 내준 과제
소으랑 : 제대로 못했어요
소으랑 : 죄송해요
소으랑 : 벌 받을게요
나 : 아니
나 : 음
나 : 일단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혼낼 생각은 없고
나 : 일단 해보려고는 했잖아
나 : 그게 중요한 것 같은데
나 : 그렇게 생각 안 해?
소으랑 : 진짜 그럴 생각이 있었으면
소으랑 : 실수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소으랑 : 제대로 다시 인사했을 걸요
나 : 서윤이가 생각보다 자기한테 엄하네
나 : 그런 강박 같은 게 있는 걸까?
소으랑 : 몰라요
나 : 그래 알았어ㅋㅋ
소으랑 : 아니, 죄송해요
소으랑 : 자꾸 주인님한테 짜증을
나 : 괜찮다니까ㅋㅋㅋㅋ
나 : 서윤이 말대로
나 : 그런 기분일 때도 있는 거지
소으랑 : 좀 전까진 괜찮아진 것 같았는데
소으랑 : 주인님한테 말하고 나니까
소으랑 : 다시 떠올라서
소으랑 : 지금 속이 좀 안 좋아졌어요
나 : 큰일이네
소으랑 : 저 잠깐 물 좀 마시고 올게요
나 : ㅇㅇ
나 : 다녀와
소으랑 : 속 쓰려……ㅠㅠ
나 : 큰일이네
나 : 많이 안 좋아?
소으랑 : 메스껍고 울렁거리고 그래요
소으랑 : 머리도 어질어질하고
나 : 컨디션이 안 좋구만
나 : 괜찮긴 뭐가 괜찮아
소으랑 : 걱정하실 정도는 아니에요
나 : 약 사다줄까?
소으랑 : 괜찮아요
소으랑 : 약 있어요
소으랑 : 걱정하지 마세요
나 : 불안한데
소으랑 : 괜찮아요
나 : 알았어
나 : 일단 그래
나 : 말 그대로 연습이었으니까
나 : 혼낼 생각은 전혀 없고
나 : 사람마다 잘하는 게 있고
나 : 못하는 게 있는 법이잖아?
나 : 그러니까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한 거야
소으랑 : 해보지도 못했는데요
나 : 그래도 시도는 했잖아
나 : 합격점……은 무리인가?
나 : 뭐, 어쨌든
나 : 과락은 피했다고 하자
소으랑 : D학점이네요……ㅋㅋㅋ
나 : 거기서부터는 뭐, 능력의 문제니까
나 :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길게 보자
소으랑 : 천천히 싫어요
나 : 왜?
소으랑 : 주인님 혼자만 느긋하잖아요
나 : 각자 페이스라는 게 있으니까
나 : 서두르고 싶어도 그러면 안 되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오늘처럼 일단 해보고
나 : 그래도 나아질 것 같지 않으면
소으랑 : 버릴 거예요?
나 : 버리긴 왜 버린다고 그래
나 :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
나 : 정 힘들 것 같으면
나 : 엊그제 만났을 때처럼
나 : 그냥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나 : 전부 나한테 맡겨도 되는 거고
소으랑 : 난 그게 더 좋아요
나 : 그래도 포기부터 하진 말자ㅋㅋ
나 : 나중을 위해서라도
나 : 대화하는 연습 정도는 해둬야지
나 : 실수 한 번으로 우울해지면
나 : 그건 그것대로 인생이 힘들 거야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나중에 어떻게 되든
소으랑 : 지금 알 바 아니에요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나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죄송해요
소으랑 : 원래 안 이러는데
나 : 아니 뭐, 괜찮아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이 정도는 애교지
소으랑 : 주인님이 다 받아줘서 그래요
나 : 나 때문이야?ㅋㅋ
소으랑 : 기어오른다고 혼내야죠
소으랑 : 애완견 주제에 건방지다고
나 : 아프다는 애한테 그러겠니
소으랑 : 버릇없는 강아지는
소으랑 : 좀 아파도 돼요
나 : 오늘 왜 이렇게 자학적이야?
나 : 멘탈이 많이 망가졌네
나 : 우리 강아지ㅋㅋㅋ
나 : 뭘 해줘야 기운이 날까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 보고 싶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하루밖에 안 됐는데?
소으랑 : 우리 또 언제 봐요?
나 : 시간이 되면 내일이라도 상관없는데
나 : 지금처럼 컨디션이 안 좋으면
나 : 너도 사람 만나기 싫을 거 아냐
소으랑 : 주인님 손 크던데
나 : 갑자기?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나 부탁 하나만 해도 돼요?
나 : 오늘 되게 맥락이 없네
나 : 떠오르는 대로 말하는 거야?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대답도 없고ㅋㅋㅋ
나 : 무슨 부탁인데?
소으랑 : 그게 있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
나 : 말해
소으랑 : 이런 거 말해도 되나 모르겠는데
소으랑 : 아니, 잘못이란 거 알긴 하는데요
소으랑 : 그래도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나 : 화를 낼 것 같진 않지만
나 : 일단 말해봐
나 : 듣고 판단할게
소으랑 : 그게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이 시키는 것들이요
나 : 뭐
나 : 과제?
소으랑 : 과제라고 해야 할지
소으랑 : 촬영 같은 것도 그렇지만
소으랑 : 플레이라던가
소으랑 : 아무튼 야한 거요
나 : 조교
소으랑 : 네
나 : ㅇㅇ
나 : 그게 왜
소으랑 : 제가 주인님한테 조교받는 거
소으랑 : 주인님한테 다 계획이 있으니까
소으랑 :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소으랑 : 한 일주일 정도만
소으랑 : 멈춰달라고 해야 할지
소으랑 : 미뤄주시면 안 될까요……?
나 : 미뤄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