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2화 〉5월 5일 월요일 PM 4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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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안녕
나 : 나 잠깐 마실 것 좀
나 : 기다리고 있어라
소으랑 : 오셨어요?
나 : ㅇㅇ
소으랑 : 주말 잘 보내셨어요?
나 : 나야 뭐, 그럭저럭 피곤하게 보냈지
소으랑 : 어차피 기다리는 건 똑같은데
소으랑 : 푹 쉬고 오지 그러셨어요
나 : 말에 가시가 있는 것 같다?
소으랑 : 뾰족해서 찔려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오랜만이다?
소으랑 : 그러게요
나 : 우리 한 이틀 못본 것 같은데
소으랑 : 오늘도 늦게 들어왔으니
소으랑 : 사흘이라고 하고 싶은데요
나 : 그래도 오늘은 평소 시간에 왔잖아
소으랑 : 평소가 몇 시인데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것도 그렇지
나 : 하긴 맞아
나 : 보통은 서윤이가 먼저 와있지
나 : 나 언제 오나 기다리면서
소으랑 : 그니까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대답하기 싫어요
나 : 그래도 대답은 해야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아?
소으랑 : 싫어요……ㅋㅋㅋ
나 : 어차피 못 이기는 거 알면서
나 :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ㅠㅠ
나 : 우리 강아지
나 : 화났어?
소으랑 : 제가 왜요?
나 : 글쎄
나 : 왜 그럴까
소으랑 : 맞춰봐여 한번
소으랑 : ㅎㅎ
나 : 웃는 게 무섭다 야ㅋㅋㅋㅋㅋㅋ
나 : 나 오자마자 바로 대답한 것도 그렇고
나 : 종일 챗방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니지??
소으랑 : 저도 그렇게까진 안 해요
나 : ㅇㅇ
나 : 그래야지
소으랑 : 항상 노트북으로 채팅 켜놓고
소으랑 : 과제를 하거나 딴짓하는데
나 : 오늘은 뭐하고 있었어?
소으랑 : 그냥 이상하게 의욕이 안 생겨서
소으랑 : 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했어요
나 : 의욕이 안 생겨?ㅋㅋㅋ
소으랑 : 내일 주인님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소으랑 : 싱숭생숭하기도 하고
소으랑 : 엄청나게 긴장도 되고 해서
소으랑 :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혀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이것도 나만 그래요?
나 : 아니 뭐, 긴장 정도는 할 수 있지
소으랑 : 주인님은 긴장했어요??
나 : 딱히?
소으랑 : 맨날 나만 혼자 심각해……ㅋㅋ
나 : 성격이니까 그러려니 해라ㅋㅋ
나 : 긴장을 안 했다고 해서
나 : 기대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니까
소으랑 : 아니, 애초에!!!
소으랑 : 언제 어디서 만날지 하나도 안 정해놓고
소으랑 : 무작정 기다리게만 하니까
소으랑 : 나 진짜 초조해서 미칠 것 같았다구요
소으랑 : 어떻게 연락할 방법도 없고
소으랑 : 주인님은 언제 오실지 기약도 없는데
소으랑 : 약속은 어떻게 된 건지 불안하고
나 : 초코 통해서 전화했잖아 그래도?
소으랑 : 주인님이 약속시간이랑 장소도 안 알려주고
소으랑 : 어디 갔는지 계속 안 보인다 그랬더니
소으랑 : 초코 님이 화내면서 자기가 연락해보겠다고
소으랑 : 얘는 이래서 문제라고
소으랑 : 기다리는 사람이 어떤 기분인지
소으랑 : 잘 알지도 못하고 생각하지도 않으니까
소으랑 : 친구도 없고 여친이랑도 오래 못 가고
소으랑 : 자기 멋대로에다가 진짜 아무 생각도 없는
소으랑 : 아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그니까;;;;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ㄴㄴ
나 : 왜
나 : 재밌는데 계속해봐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여기까지만 할게요
소으랑 : 더 하면 안 될 것 같음
나 : 괜찮은데?
소으랑 : 제 입으로 주인님 욕하긴 싫어요
소으랑 : 아무리 화가 나도 그건 안 돼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그래
나 : 나 없는 동안 내 욕이나 하라 그랬는데
나 : 진짜 살벌하게 쏟아냈나보네ㅋㅋㅋ
소으랑 : 화날 때 누가 옆에서 거들어준 게 첨이라
소으랑 : 솔직히 초코 님한테 너무너무 고마웠어요
나 : 초코 착하지?
소으랑 : 너무너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기왕 이렇게 됐으니
소으랑 : 지금 불만 있는 거 저어어어언부
소으랑 : 주인님한테 직접 말하라고
소으랑 : 번호도 알려주셨는데
나 : 초코가 내 번호 알려줬어?
소으랑 : 네
나 : 별일이네
나 : 근데 왜 전화 안 했어
소으랑 : 근데 그런 식으로 주인님한테
소으랑 : 음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소으랑 : 아무튼 그런 식으로는 싫었어요
나 : 뭔 소리야 그게ㅋㅋ
소으랑 : 주인님한테 듣고 싶은 말은 따로 있는데
소으랑 : 제가 전화하면 주인님
소으랑 : 미안하다고 사과하실 거잖아요
소으랑 : 그게 좀 싫게 느껴졌어요
나 : 나한테 무슨 말이 듣고 싶은데?
소으랑 : 그건 제 입으론 말 못하겠고……ㅋ
소으랑 : 암튼 그래서
소으랑 : 주인님이랑은 좀 더 좋게 만나고 싶어서
소으랑 : 초코 님한테 대신 해달라고 했어요
나 : 귀여운 년ㅋㅋ
소으랑 : 이번엔 진짜 서운했어요 주인님
나 : 그래 알았어
나 : 미안해
나 : 잘못했다고 생각은 하고 있어
소으랑 : 오늘 오신다는 거 못 들었으면
소으랑 : 나 진짜 울었을지도 몰라요
소으랑 : 내일 얼굴 퉁퉁 붓는 것도 생각 안 하고
소으랑 : 주저앉아서 펑펑 울었을 거예요
나 : 미안해 진짜로ㅋㅋ
나 : 우리 강아지
나 : 어떡하면 기분이 풀릴까
소으랑 : 집에 갔다 오신 거죠?
나 : ㅇㅇ
소으랑 : 다른데 들린 건 아니죠?
나 : 다른데 어디ㅋㅋㅋㅋㅋ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아무튼 간에요
소으랑 : 집에만 다녀오신 거죠?
나 : 그렇다고 했잖아
소으랑 : 주인님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
나 : 그래 서윤아
나 : 왜
소으랑 : 주인님 보고싶어하는 거 알면서
소으랑 : 왜 혼자 내버려뒀어요 진짜……ㅠㅠ
소으랑 : 주인님이 만나자고 해서
소으랑: 백화점 가서 옷도 사고
소으랑 : 진짜진짜 용기 내서 미용실 예약도 해보고
소으랑 : 주인님 와서 오늘 뭐했냐고 물어보면
소으랑 : 나 이렇게 열심히 했다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진짜 왜 그랬어요
소으랑 : 말해봐요 빨리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아니, 이게
나 : 음
소으랑 : 또 붙잡혀서 술 마셨어요?
나 : 아니, 술도 술인데
나 : 이것 참
나 : 뭐라고 해야 할지
나 : 그냥 내가 멍청했어ㅋㅋㅋ
소으랑 : ??
나 : 연휴라는 걸 생각을 못했어ㅋㅋㅋ
나 : 그래서 평소처럼 예매 안 하고
나 : 바로 터미널로 갔는데
나 : 서울 올라오는 버스가 없더라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헐?
나 : ㄹㅇ 자리가 하나도 안 남아서
나 : 7시인가 8시에 출발하는 일반 타고
나 : 밤 12시 넘어서 도착했지 아마
소으랑 : 엄청 늦게 도착하셨네요
나 : 그대로 쓰러져서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다
소으랑 : 고생하셨구나……;;;
나 : 좀 힘들긴 했지
소으랑 : 주인님은 집이 어디에요??
나 : 서울
소으랑 : 지금 살고 있는 집 말고
소으랑 : 어머님 댁이요
소으랑 : 아니다
소으랑 : 이건 말이 좀 이상한데;;;
소으랑 : 어머님이 아니라
소으랑 : 음
소으랑 : 부모님?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본가 말하는 거야?
소으랑 : 아
소으랑 : 본가
나 : 별걸 다 궁금해하네ㅋㅋㅋ
소으랑 : 아니, 그게요
소으랑 : 저번에 집에 한 번 다녀오시고 나서
소으랑 : 꽤 멀리 산다고 말씀하시기도 했구
소으랑 : 오늘도 버스로 5시간이나 걸렸다고;;
소으랑 : 그래서 혹시나
소으랑 : 내려가는데 반나절쯤 걸리는
소으랑 : 그런 곳에 사시나 싶어서요
나 : 반나절까지는 아니고
나 : 4시간 좀 넘게 걸리지?
나 : KTX로는 2~3시간쯤이던가
소으랑 : 집이 어딘데요……??
나 : 울산
소으랑 : 진짜요???
나 : 진짜지 그럼ㅋㅋㅋㅋㅋ
나 : 거짓말이겠니
소으랑 : 울산……이면 저기 아래쪽이잖아요
송르아 : 조금 멀다는 수준이 아닌데요?
나 : 뭐, 가깝진 않지
소으랑 : 그럼 주인님 경상도 남자에요?
나 : 아니, 서울 토박이인데?
소으랑 : ?????
나 : 할머니 계신 본가가 거기라는 거고
나 : 난 서울 벗어나본 적이 없어ㅋㅋ
소으랑 : 근데 부모님 만나러 가셨다고……;;;;
나 : 부모님이 일 정리하고 내려가셨지
나 : 아무래도 이젠 나이가 있으시니
나 : 혼자선 힘들다고 하셔서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여기 남고요?
나 : ㅇㅇ
나 : 나야 뭐, 가만히 냅둬도 잘 살고
나 : 대학도 졸업 못했는데 뭘
나 : 말했잖아
나 : 나 거의 내놓은 자식이라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서울에서 울산까지 가야 하는데
소으랑 : 그걸 당일 아침에 말씀하신다구요??
나 : 우리 부모님이 좀 그래
나 : 뭘 하든 미리 알려주는 법이 없어
나 : 항상 갑작스러운 양반들이라
소으랑 : 그건 좀 주인님 닮았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지
나 : 정확히는 내가 부모님을 닮은 거지
소으랑 : 하긴……ㅋㅋㅋ
나 : ㅇㅇ
소으랑 : 그럼 차가 없어서 못 오신 거예요?
나 : 내가 서윤이를 많이 보고 싶긴 했지만
나 : 그렇다고 KTX를 타고 올 순 없잖아
나 : 버스는 2~3만원이면 끝나는데
나 : KTX는 얼마냐 그거
나 : 대충 두 배 넘어가지 않나?
소으랑 : 그……건 그래요
나 : 가뜩이나 부모님도 어차피 쉬는 날인데
나 : 뭘 그리 급하게 가냐고 붙잡고
나 : 전날 마신 술 때문에 숙취는 덜 풀렸고
나 : 아부지는 낚시 가는 게 취미라
나 : 아침 댓바람부터 사방으로 끌려 다니고
소으랑 : 으;;;;
나 : 양손 무겁게 터미널로 나오니까
나 : 서울 가는 버스는 없다 그러지
나 : 늦게라도 그나마 있는 차 타고 가려니까
나 : 앞으로 5시간을 더 기다려야 된다네?
나 : 안 그래도 피곤해 죽겠는데
나 : 피시방에서 죽치고 있느라 죽을 맛이었다
소으랑 : 그렇게 멀리 다녀오신 줄 몰랐어요;;;;
소으랑 : 아니, 그리고
소으랑 : 그런 사정이 있었으면
소으랑 : 왜 초코 님한테 말을 안 했어요??
소으랑 : 주인님이 아무 말도 안 하니까
소으랑 : 초코 님도 펄쩍펄쩍 뛰던데
나 : 버스 안이었거든
소으랑 : 우리도 사정을 알아야
소으랑 : 조금이라도 덜 답답하죠
나 : 그래서 내일 보자고 했잖아
소으랑 : 아니, 그래도;;;;
나 : 초코가 넌 왜 그러냐고 화를 존나 내는데
나 : 버스 안에서 똑같이 언성 높이면서 싸워야겠니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것도 밤 10시 넘어서 늦은 시간인데
나 : 거기다 대고 바보짓 하느라 늦었다고 하면
나 : 퍽이나 싸움이 안 났겠다ㅋㅋㅋㅋㅋ
소으랑 : 으
나 : 그리고 사실 너무 지쳐서
나 : 사정이고 나발이고
나 : 뭐라고 설명할 겨를이 없었어
나 : 서윤이가 걱정하는 거 알곤 있었는데
나 : 힘들어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러면 제가 미안해지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도 엄청 고생하셨는데
소으랑 : 아
소으랑 : 진짜
소으랑 : 죄송해요ㅠㅠ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괜찮아ㅋㅋㅋㅋ
나 : 내가 말 없이 늦은 것도 사실이고
나 : 불안하게 만든 것도 사실인데
나 : 왜 니가 죄송하고 그래
소으랑 : 아니, 그게 저번에도 그랬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 집 다녀오시면
소으랑 : 항상 짜증스러워하셨잖아요
나 : 버스에서 4시간 넘게 흔들리면 힘들거든
소으랑 : 근데 전 어떻게 된 건지
소으랑 : 제대로 알아보려고도 안 하고
소으랑 : 주인님한테 불평만 해서
소으랑 : 아으
소으랑 : 어떡하지 진짜ㅠㅠ
소으랑 : 죄송해요
소으랑 : 잘못했어요
나 : 괜찮아
나 : ㅋㅋ
나 : 난 오히려 서윤이가 나 없는 동안
나 : 혼자 미용실도 예약하고 쇼핑도 하고
나 : 그래서 칭찬해주려고 했는데ㅋㅋ
소으랑 : 초코 님이 추천해주셨어요
소으랑 : 아는 언니가 하는 곳이라고
소으랑 : 미리 연락해놓을 테니까
소으랑 : 내일 가서 자기 이름 대면
소으랑 : 알아서 잘해줄 거라면서
나 : 걔가 그렇게 말했어?
소으랑 : 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초코가 너 정말 마음에 들었나보다
나 : 그렇게까지 해주는 거 보니까
소으랑 : 솔직히 좀 많이 감사해요
나 : 걔가 진짜로 친한 사람 아니면
나 : 그런 식으로 부탁하는 거
나 : 정말로 안 좋아하거든ㅋㅋㅋ
소으랑 : 아 진짜요??
나 : ㅇㅇ
소으랑 : 죄송해서 어쩌지
나 : 나중에 똑바로 고맙다고 하자
소으랑 : 그건 이미 많이 했어요
나 : 그래그래
나 : 잘했어
나 : 우리 강아지
소으랑 : ㅎㅎ
나 : 상대가 주인님이 아니더라도
나 : 감사인사는 똑바로 해야지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근데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초코가 자기 이름 대라고 했어?
소으랑 : 네
소으랑 : 경은 언니한테 듣고 왔다고
소으랑 : 그렇게 말하라던데요?
나 : 나 없는 동안 많이 친해졌네
나 : 통성명도 하고ㅋㅋㅋㅋ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중요한 약속을 앞두고 잠수 타는 바람에
나 : 서윤이가 많이 힘들었던 거 이해하고
나 : 그 부분은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나 : 근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들어서 알잖아ㅋㅋㅋㅋㅋㅋㅋ
나 : 나도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으니까
나 : 서윤이가 이해를 좀 해주면 좋겠다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너한테 말도 없이 가서 화났어?ㅋㅋㅋ
소으랑 : 사실 화는 별로 안 났어요
소으랑 : 부모님 보러 갔다는데
소으랑 : 그것도 되게 갑작스럽게 연락 받고
소으랑 : 다음 날 바로 떠난 건데
나 : ㅇㅇ
소으랑 : 그리고 주인님 저랑 못 놀아줄 만큼
소으랑 : 하루 종일 계속 바빴으니까
소으랑 : 뭐라고 하기도 힘들구……ㅠㅠ
소으랑 : 암튼
소으랑 : 그것 때문에 화는 안 났어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좀 쓸쓸하긴 했지만ㅋㅋㅋ
나 : 너 놔두고 어디 가겠냐 이거ㅋㅋ
나 : 고작 이틀 못 봤다고
나 : 이렇게 외로워하는데
소으랑 : 사실 말도 없이 가서 화났다기보단
소으랑 :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기다려야 해서ㅠㅠ
소으랑 : 그리고 내 주인님인데
소으랑 :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서
소으랑 : 연락하고 사정을 들어야 한다는 게
소으랑 : 엄청나게 싫게 느껴졌어요
나 : 그래도 이젠 연락할 수 있잖아
소으랑 : 그건 그렇죠……ㅋㅋㅋ
나 : 혼자 고민 엄청 했겠다
나 : 오늘도 전화할까 말까
나 : 계속 망설였을 것 같은데
소으랑 : ㅇㅇ……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 주인님이 기다리라 그랬고
소으랑 : 오늘 온다고 하셨으니까
소으랑 : 착하게 기다리고 있었어요
나 : 기특한 강아지야 정말
소으랑 : 기특한 거 아니에요
소으랑 : 암것도 모르면서 투정이나 부리고
소으랑 : 주인님도 많이 힘들어서 짜증났을 텐데
나 : 뭐, 서로 힘들었다는 걸로 퉁치자
소으랑 : 주인님은 저 안 보고 싶었어요?
나 : 보고 싶었지 당연히
나 : 왜 안 보고 싶었겠어
소으랑 : 그럼 됐어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 혼자 애타게 기다린 것도 아니구
소으랑 : 주인님도 나 보고 싶었는데
소으랑 : 실수 때문에 그렇게 된 거니까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실수 맞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님 뭐겠어
소으랑 :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소으랑 : 저도 그만할게요
소으랑 : 아직도 쫌 서운하긴 한데
소으랑 : 주인님 잘못 아니니까
나 : 우리 서윤이
나 : 많이 컸다 정말
나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갑자기 왜요……ㅋㅋ
나 : 너 저번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
소으랑 : 뭐가요?
나 : 내가 집에 갔다 오는 바람에
나 : 고작 하루 못 왔다고ㅋㅋㅋㅋㅋ
나 : 오자마자 뿌루퉁하게 볼이 부어서
나 : 막 쪼아댔던 거 말이야
소으랑 : 그때는……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내가 기다리든 말든
소으랑 : 별로 신경도 안 쓰는 것 같구
소으랑 : 나 혼자 일방적으로 보고 싶어 하니까
소으랑 : 서운해서 투정을 부렸던 건데ㅠㅠ
나 : 이제는?
소으랑 : 주인님도 절 보고 싶었다고 하시니까
소으랑 : 그것만으로도 많이 위로가 돼요
나 : 우리 강아지 정말
나 : ㅋㅋㅋㅋㅋㅋ
나 : 왜 이렇게 사랑스럽냐
소으랑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