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5화 〉5월 2일 금요일 PM 2시 (3)
소으랑 : 근데 진짜로 쫌 그래요
소으랑 : 나 혼자 괜히 들떠서 주인님한테 매달리다가
소으랑 : 결국 정나미 떨어지면 어떡하나 싶어서
소으랑 : 솔직히 좀 무섭기도 하고 ……ㅋㅋㅋ
나 : 너도 말 존나 안 듣는 거 알아?
소으랑 : 왜요ㅠㅠ
나 : 반항을 한다는 건 아니고ㅋㅋ
나 : 똑같은 말을 몇 번씩 시키는 게
나 : 귀담아듣질 않는 것 같아
소으랑 : ??
나 : 고작 그런다고 정나미 떨어질 거였으면
나 : 뭣하러 시간이랑 노력을 쏟아부어서
나 : 널 교육하고 있다고 생각하냐?
나 : 잠깐 가지고 놀 여자한테 이렇게까지 하겠어?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
나 : 나도 그렇게 마냥 한가한 사람이 아닌데 말이야
소으랑 : 알고는 있는데ㅠㅠ
소으랑 : 왠지 주인님은 항상 마지못한 것 같고
소으랑 : 나 혼자만 졸라대는 것 같아서요
나 : 왜 그래 또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오빠라고 부르기로 한 것도
소으랑 :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드린 거잖아요
나 : 아니 뭐, 진짜로 싫었으면 허락 안 했지
나 : 항상 말하지만 난 호불호가 강한 사람이라
나 : 싫어하는 건 죽어도 싫은 거야ㅋㅋㅋ
소으랑: 주인님 그런 사람인거 알고는 있는데
소으랑 : 음
소으랑 : 그냥 잘 모르겠어요ㅋㅋㅋ
소으랑 : 남자랑 이런 식으로 대화하는 게 첨이라
소으랑 : 어디까지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소으랑 : 솔직히 잘 구분이 안 가요……ㅋㅋ
나 :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으면 될 것을
소으랑 : 그래두 선 넘으면 안 되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도 귀찮아하실 테고
나 : 근데 서윤아
나 : 뭐 하나만 물어보자
소으랑 : 멍?
나 : 너 혹시 전에 남자한테 비참하게 차인 기억이라도 있어?
소으랑 : 남자는 무슨 남자예요ㅋㅋㅋ
소으랑 : 제대로 얘기해본 것도 주인님이 처음인데
소으랑 : 딱히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었고
나 : 아니 뭐, 꼭 애인이라기보다는
나 : 그보다 보통 거기선 아버지 얘기가 나오지 않냐?
소으랑 : 가족 얘긴 하고 싶지도 않고
소으랑 : 애초에 보면 알잖아요
소으랑 : 별로 사이 안 좋아요
나 : 그래 알았어
나 : 깊게 안 파고들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 그건 왜요?
소으랑 : 나 모쏠인 거 알면서
나 :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나 : 왠지 모르게 대사 하나하나에서
나 : 그런 경험이라고 해야 하나
나 : 트라우마 같은 게 묻어나오길래
소으랑 : 음
나 : 전부터 물어봐야겠다고 생각은 했거든
나 : 버려진다고 하면 좀 그런가?
나 : 손절당하는?
나 : 이것도 좀 이상한데
나 : 아무튼
나 : 관계가 끊어진다는 화제에 대해서
나 : 되게 민감하게 반응하더라고
소으랑 : 그건 다들 그러지 않아요?
나 : 그렇게 받아치면 할 말 없지
소으랑 :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랑
소으랑 :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끊어져서
소으랑 : 다시는 못 본다고 생각하면
소으랑 : 되게 무서운데……ㅋㅋㅋ
소으랑 : 나만 그러는 거예요?
나 : 글쎄
소으랑 : 하긴
소으랑 : 주인님은 별 신경 안 쓸 것 같긴 해요
소으랑 : 누구랑 손절을 하든ㅋㅋㅋㅋ
나 : 아니, 신경을 안 쓰는 건 아닌데
나 : 그게 누군지보단 이유가 중요하지 않을까?
나 : 잘못해서 손절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나 : 서로 싸워서 어색하게 되는 일도 흔하잖아
나 : 사람이랑 연을 끊으려면
나 :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소으랑 : 내가 잘못했으면요??
나 : 사과해야지
소으랑 : 그럼 상대가 잘못했으면?
나 : 그것도 뭐, 상황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나 : 실수에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실수가 있고
나 : 어느 정도 참아줄 수 있는 실수가 있잖아
소으랑 : 그건 그렇죠
소으랑 : 근데요
소으랑 : 주인님은 이미 알고 있을 것 같은데ㅋㅋ
소으랑 : 저 은근히 맹목적이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일단 친해지면 되게 편파적이거든요?
소으랑 : 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는데
소으랑 : 암튼 되게 일방적으로 편을 들고 나서서
소으랑 : 그 사람이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어도
소으랑 : 무조건 감싸주고 싶어져요
나 : 은근하진 않고 존나 대놓고 편파적이긴 하지
소으랑 : 그쵸??
나 : 나한테 하는 것만 봐도 알겠던데 뭘
소으랑 : 주인님도
소으랑 : 네
소으랑 : 저한테는
소으랑 : 암튼 그런 사람이니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너랑 가까운 사람을 나쁘게 말하는 게 싫지?
소으랑 : 네엥
나 : 다른 것보다 먼저 그런 상황 자체가 마음에 안 들고
나 : 잘잘못을 떠나서 뭐가 됐든 일단 감싸주고 싶지?
소으랑 : 항상 그랬지만
소으랑 : 이번에도 정확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충성심이 강하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충성심……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소으랑 : 어쨌든 그러다보니
소으랑 : 내심 상대도 나한테 그래주길 바라서
소으랑 : 그것 때문에 되게 말이 많았어요
소으랑 : 주로 나쁜 쩍으로……ㅋㅋㅋ
나 : 사람이란 게 원래 그래
소으랑 : 근데 주변에선 그렇게 안 보이나봐요
소으랑 : 물론 이쪽이 잘못한 거 아는데
소으랑 : 친구는 감싸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소으랑 :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건데
소으랑 : 왜 싸잡아서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는지
소으랑 : 진짜 진짜 진짜로 모르겠어요
나 : 음
소으랑 : 그래놓고 정작 잘못한 장본인은
소으랑 : 사과 한 마디로 넘어갔는데
소으랑 : 왜 난 계속 나쁜 년 소리 들으면서
소으랑 : 다들 나만 이상한 사람 취급하고
나 : 서윤아
소으랑 : 진짜 왜 계속 나한테만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알았으니까 그만해도 돼
나 : 대충 이해는 했어
소으랑 : 듣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
나 : 억지로 물어보려던 건 아니야ㅋㅋ
나 : 괜히 끄접어낼 필요 없어
나 :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았으니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맨날 그래요
소으랑 : 먼저 얘길 꺼냈으면서
소으랑 : 싫으면 안 해도 된다고
소으랑 : 별로 궁금한 거 아니라고
소으랑 : 뭐 어쩌란 건지ㅋㅋ
나 : 들어서 즐거운 얘기면 나도 이런 말 안 해
나 : 근데 이런 건 서로 불편하잖아
나 : 억지로 캐물어봤자 찝찝하기만 하고
나 : 너는 너대로 기분 나쁠 텐데
소으랑 : 다정한지 무심한지
소으랑 : 아님 귀찮아하는 건지 모르겠음……;;;
나 : 아마 셋 다일걸?
소으랑 : 갠적으론 좀 더 강하게 밀어붙였음 좋겠는데
나 : 그래도 그러면 쓰나
소으랑 : 주인님은 막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보고 자기 여자라고 그러면서
소으랑 : 이럴 때만 배려해주고 존중해주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말은 똑바로 해야지 서윤아
나 : 내가 언제 그랬어ㅋㅋ
소으랑 : 이번에 야한 거 하면서 그랬잖아요
나 : 제대로 기억은 안 나는데
나 : 니가 생각하는 그런 뜻은 아니었을 거야 아마
나 : 설마 너더러 내 여자라고 했겠냐
나 : 아직 아무런 대답도 못 들었는데ㅋㅋㅋ
나 : 그렇게 함부로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 아니야
소으랑 : 왜 이럴 때만 단호해요 진짜ㅠㅠ
소으랑 : 주인님이 자꾸 그러니까
소으랑 : 입을 틀어막힌 기분이잖아요
나 : 그래 뭐, 아직이라고 해두자 그럼
소으랑 : 주인님이 진작 강하게 밀어붙였으면
소으랑 : 이미 주인님 옆에서 비비적거리고 있었을 텐데
소으랑 : 맨날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하다 그러니까
소으랑 : 저한테 관심 없나 싶잖아요ㅠㅠ
나 : 준비가 부족했단 소리는 니가 하지 않았냐
소으랑 : 주인님이 시켜주면 되죠 뭐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그것도 그렇지
소으랑 : 난 빨리 주인님한테 길들여지고 싶은데
소으랑 : 자꾸 무슨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소으랑 : 이젠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단 말이에요
나 :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나 : 좋으면 실컷 기뻐하고
나 : 싫으면 확실하게 의사표현하고
나 : 내 앞에선 그냥 그러면 돼
나 : 다른 건 바라지도 않아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이 자꾸 그렇게 받아주니까
소으랑 : 갈수록 내가 진짜 애완동물처럼 느껴지는 거 알아요?
소으랑 : 주인님한테 더 사랑받고 싶고
소으랑 : 이뻐해주셨음 하고ㅋㅋ
소으랑 : 조금이지만
소으랑 : 그
소으랑 : 야한 것도……ㅋㅋㅋㅋㅋ
소으랑 : 최근엔 꽤 흥미가 생겼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이러면 안 된다는 거 아는데
소으랑 : 자꾸 주인님이랑 있으면 야한 것만 생각나고
소으랑 : 다음 플레이는 언제가 될지 기대하게 되고
소으랑 : 계속 그런 것만 생각하다보면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 없이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나 : 그래 뭐, 생각보다 빠르긴 한데
나 : 너 같은 애들은 원래 그래
나 : 종속이라고 해야 하나?
나 : 거기서 안정을 찾는 거라
소으랑 : 근데 그만큼 무서워요
소으랑 : 여기서 더 앞으로 나가면
소으랑 : 어떻게 되는 걸까 싶어서
소으랑 : 정작 용기가 안 나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굳이 용기 낼 필요도 없고
나 : 그런 거 바라지도 않으니까
나 : 그냥 하던 대로 해ㅋㅋ
나 : 솔직하게
나 : 거짓말 같은 건 입에 담지도 말고
나 : 야한 거 하고 싶으면 음란하게 졸라대고
나 :그럼 어련히 알아서 귀여워해줄 테니까
나 : 넌 그게 가장 이쁨 받을 수 있는 방법이야
소으랑 : 근데 주인님 아실라나 모르겠는데
소으랑 : 점점 갈수록 절 사람이 아니라
소으랑 : 강아지처럼 대하고 있는 거 알아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항상 그랬는데?
소으랑 : 아니, 그게 아니라
소으랑 : 강아지 같은 여자가 아니라
소으랑 : 그냥 강아지요ㅋㅋㅋㅋ
소으랑 : 멍멍하는 애완동물
나 : ㅇㅇ
나 : 항상 그랬어 난
소으랑 : 사람으로 안 봤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너도 자기가 애완동물처럼 느껴진다며
나 : 상호이해가 일치했다면
나 : 자잘한 건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소으랑 : 그……건 그런데ㅋㅋ
나 : 싫으면 말을 해
소으랑 : 싫진 않아요
소으랑 : 그런데
소으랑 : 음
소으랑 : 주인님으로 모시고 싶은 것도 맞고
소으랑 : 주인님한테 사랑받으면서
소으랑 : 행복한 것도 맞거든요?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 이래도 되나……싶어서
소으랑 : 약간이지만 걱정이 돼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솔직히 요즘 좀
소으랑 : 너무
소으랑 : 주인님한테 빠지는 것 같아서
소으랑 : 위험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나 : 흠
소으랑 : 웬만하면 생각 안 하려고 하는데
나 : ㄴㄴ
나 : 아니야
나 : 오히려 그렇게 계속 생각하는 게 좋은 거야
나 : 답이 나오든 안 나오든 간에
나 : 그래야 정확한 문제가 뭔질 알지
소으랑 : 주인님이 보기엔 뭐인 것 같아요?
나 : 너?
소으랑 : 네엥
나 : 여러 가지로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나 : 일단 가장 커다란 줄기는
나 : 음
나 : 괴리감이겠지 역시
나 : 어쨌든 이게 정상적인……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나 : 일반적이고 평범한 관계는 아니잖아?
소으랑 : 그거야 뭐
나 : 그렇다고 서윤이가 딱히 개방적인 것도 아니고
나 : 오히려 꽤 보수적인 편인 것 같은데
나 : 쉽게 말하면 이성&상식이랑 싸우고 있다고 보면 될 거야
나 : 맘속으로는 주인님을 따르고 싶고 애정을 받고 싶은데
나 : 정작 머릿속에선 그게 비상식이란 걸 인지하고 있잖아
나 : 그러니까 계속 잘못된 거라고 끊임없이 브레이크를 거는 거지
소으랑 :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나 : 일상과 플레이를 구분해야 한다는 게 그것 때문이야
나 : on/off로 확실하게 나눠서
나 : 이건 어디까지나 일탈에 불과하고
나 : 욕구해소라고 자신을 납득시켜야 하는데
나 : 넌 그 스위치가 망가져 있어서 그래
소으랑 : 으
나 : 친구도 만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나 : 같이 쇼핑 다니고 카페에서 수다 떨고
나 : 그렇게 좀 건전한 일상을 보내야 하는데
나 : 아예 그런 쪽의 생활이 없으니까
나 : 음
나 : 시소나 저울을 생각하면 되겠다
나 : 넌 지금 어느 한쪽에만 무게가 실려 있는 거야
나 : 그러니까 당연히 끝도 없이 내려앉겠지?
소으랑 : 근데 그게 싫은 기분은 아니에요
소으랑 : 그래서 더 헷갈려요
소으랑 : 내가 뭘 하고 싶은 건지
나 : 뭘 하고 싶은데?
소으랑 : 처음에는요
소으랑 : 되게 단순하게 같이 있는 게 좋아서
소으랑 : 주인님이 다정하게 대해주니까
소으랑 : 길들여지고 싶다고 말을 했었는데
소으랑 : 이제는
소으랑 : 음
나 : 생각이 달라졌어?
소으랑 : 방향……이 달라진 것 같아요
나 : 설명해봐
소으랑 : 그게요
소으랑 : 길들여지고 싶은 건 맞는데
소으랑 : 그거랑 비슷할 정도로
소으랑 : 주인님을 모시고 싶어요
나 : 봉사하고 싶다고 그랬었지 너
소으랑 : 네
나 : 그래 뭐, 마음은 기특한데
나 : 정확히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잖아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냥
소으랑 : 음
소으랑 : 주인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고
소으랑 : 날 귀여워해주시는 것만큼
소으랑 : 아니, 그렇다고 해서
소으랑 : 보답하겠단 생각을 하는 건 아니구
소으랑 : 그냥 주인님이 날 보면서 웃었음 좋겠어요
소으랑 : 되게 건방지게 들린다는 건 아는데ㅋㅋ
소으랑 : 주인님한테 뭔가 해드리고 싶어요
나 : 건방질 건 없지
소으랑 : 암튼 잘 설명을 못하겠는데……ㅋㅋ
소으랑 : 사실 귀여움만 받을 거면
소으랑 : 딱히 주인님이 아니어도 괜찮잖아요
나 : ㅇㅇ
나 : 다른 남자들 많지
소으랑 : 근데 점점 갈수록
소으랑 : 주인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고
소으랑 : 그런 마음이 들기 시작하니까
소으랑 : 주인님한테 길러지고 싶다고
소으랑 : 그렇게 생각하게 돼요……ㅠㅠ
나 : 어제 하루 종일 그것만 생각했어?
나 : 평소보다 말이 술술 나오네?
소으랑 : 진짜 이상한 게
소으랑 : 오히려 못 만나니까 생각이 더 나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 고민했어요
소으랑 : 앞으로 어떡하고 싶은 건지
나 : 그래서 결론이 그거야?
나 : 나한테 길러지고 싶다는 거?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야
나 : 서윤아
나 : 알고 있어?
소으랑 : 멍멍
나 : 너 그거 이미 대답한 거나 마찬가진데?
소으랑 : 알아요
나 : 괜찮겠어?
소으랑 : 그니까 이건 선수금……같은 느낌으로ㅋㅋ
나 : 선수금은 또 뭐야ㅋㅋㅋ
소으랑 : 솔직히 아직 불안불안하기도 하고
소으랑 :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데
소으랑 : 그래도 생각이 바뀔 것 같진 않아서
소으랑 : 미리 말씀드리는 거예요
나 : 그러면 안 되지ㅋㅋㅋㅋㅋ
나 : 생각이 바뀔 수 있게 시간을 주는 건데
소으랑 : 어차피 늦든 빠르든 그렇게 될 거잖아요
나 : 이젠 아예 확신을 하고 있고
소으랑 : 암만 생각해도 벗어나긴 힘들 것 같아요
소으랑 : 그리고 딱히 그러고 싶지도 않고
소으랑 : 너무 강하게 묶여버려서……ㅋㅋㅋㅋ
나 : 그 정도야?
소으랑 : 주인님이 이렇게 만들어놓고
소으랑 : 굳이 물어보시는 이유가 뭐에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진도 확인?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솔직히
소으랑 : 나중에 제가 못하겠다고 할까봐
소으랑 : 아예 달아날 길을 막아버리고 싶은데
소으랑 : 그건 허락 안 해주실 거죠?
나 : ㅇㅇ
나 : 당연하지
소으랑 : 그니까 지금 말씀드리는 거예요
소으랑 : 혹시라도 제가 맘이 바뀔까봐ㅋㅋ
소으랑 : 주인님도 알고 계시라구요
나 : 야
나 : 이거 오히려 내 퇴로가 막힌 것 같은데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런 말까지 들은 이상
나 : 어떻게 다른 선택지가 없잖아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뭐, 일단은 알았어
나 : 그래도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아직 고민한다는 걸 보니 확신은 못하겠지?
나 : 진짜로 이래도 되는 건가 싶고
나 : 내가 몸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고
나 : 진짜 조교를 받게 되면 어떻게 될지 무섭고
소으랑 : 아니, 주인님을 못 믿는다는 건 아닌데요
나 : ㅇㅇ
나 : 무슨 말인지 이해해
나 : 이건 생리적인 불안이니까
나 : 뭐라고 할 생각 없어
소으랑 : 네……
나 : 그러니까 방금 서윤이가 한 말은
나 : 나중에 직접 서면에 계약할 때를 위해서
나 : 구두약속 같은 느낌으로 기억해둘게
소으랑 : 계약도 해요?
나 : 설명 안 했었나?
소으랑 : 노예계약……같은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