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화 〉5월 2일 금요일 PM 2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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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으랑 :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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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
나 : 어 씨
나 : 뭐야
소으랑 : 뭐가요?
나 : 시스템 메시지에 가려서 못 봤어
나 : 너 왜 지금 들어와
소으랑 : 벌써 2시인데요?
나 :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나 : 토요일도 아니고
나 : 새벽 2시도 아닌데
나 : 학교는 어쩌고 여기 있냐
나 : 오늘 공강 날이야?
소으랑 : 안 갔어요
나 : 왜
소으랑 : 그냥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요
나 : 몸이 안 좋아?
소으랑 : 주인님은 뭐하고 계셨어요?
나 : 나?
나 : 대답하다 말고
나 : 갑자기 난 왜
소으랑 : 평소보다 일찍 들어와 계시길래
나 : 그냥 뭐, 컴퓨터 앞에 붙어앉아 있을 일이 생겨서
나 : 생각난 김에 길동이 새끼 부탁한 것부터 마무리하려고
소으랑 : ??
나 : 며칠 전에 나한테 볼 게 없다고
나 : 취향인 야동 좀 올려달라고 그랬거든
나 : 겸사겸사 신작체크도 좀 하고
소으랑 : 주인님 진짜 꾸준히 변태같아요
나 : 그러게 말이야
소으랑 : 대낮부터 할 일이 그거밖에 없어요?
나 : 혹시 누워서 침 뱉기라는 말 알아?
소으랑 : 전 심심해서 들어온 건데요
나 : 컨디션이 나쁘면 쉬어야지
나 : 어디가 얼마나 나쁜데?
소으랑 : 그냥 기분이 별로에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기분이 별로라고
나 : 학교까지 쉬는 거야?
소으랑 : 주인님은 그런 적 없어요?
나 : 그래서 나쁘다곤 안 했잖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진짜
소으랑 : 오늘 처음 웃었당
나 : 어지간히도 웃을 일이 없나보네
소으랑 : 하루 종일 누워만 있는데
소으랑 : 웃을 일이 뭐가 있겠어요
소으랑 : 딱히 웃고 싶은 기분도 아니고
나 : 그 정도로 아파?
소으랑 : 걍 앉아있으면 어지러워서 그래요
나 : 그거 컨디션이 나쁘다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거야?
소으랑 : 괜찮으니까 이러고 있는 거죠 뭐
소으랑 : 진짜 힘들면 저도 안 이러고 있어요
나 : 그거야 그렇겠지만
소으랑 : 그래도 주인님 보니까 좋당ㅎㅎ
소으랑 : 어제도 많이 보고 싶었는데
나 : 그러게
나 : 안 왔더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기다렸어요?
나 : 그리 오래 기다리진 않았어
나 : 나도 너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나 : 어제 피곤하긴 드럽게 피곤하더라
소으랑 : 나도 그랬는데ㅋㅋ
나 : 그러니까 서윤이 너도 어지러우면
나 : 일어나 있지 말고 누워서 쉬어
나 : 괜히 또 앉아서 자판 두드리지 말고
소으랑 : 하루 종일 누워있어서 지쳤어요ㅋㅋ
소으랑 : 원래는 더 자려고 했는데
소으랑 : 땀 좀 닦느라 일어나 있었더니
소으랑 : 잠이 다 달아나는 바람에
소으랑 : 혹시나 싶어서 들어와본 거예요
나 : 마침 내가 있을 때 들어와서 다행이긴 한데
나 : 그래도 가서 눕는 게 좋지 않겠냐
나 : 나 따로 할 일이 있어서 놀아주진 못할 것 같은데
소으랑 : 괜찮아요ㅋㅋㅋ
소으랑 : 혼자 놀고 있을 테니까
소으랑 : 가끔 확인만 해주세요
나 : 아니, 괜찮은 게 아니라
나 : 가서 누우라고 당장
소으랑 : 걱정하실 정도는 아닌데
나 : 사람이 아프다는데
나 : 어떻게 걱정을 안 하냐
소으랑 : 괜찮다니까요
소으랑 : 저 원래 자주 아파요
소으랑 : 이맘때면 항상 감기 걸려서
소으랑 : 앓아눕는 게 연례행사인데
소으랑 : 올해는 좀 늦었음ㅋㅋ
나 : 니 기준엔 그게 괜찮은 거야?
소으랑 : 그만큼 익숙하다는 거죠 뭐
나 : 아니, 됐으니까 가서 얌전히 누우라고 빨리
나 : 익숙하고 자시고가 어디 있어
나 : 환절기마다 감기를 달고 살 정도면
나 : 일반인만큼의 체력도 없다는 거잖아
소으랑 : 컨디션이 나쁜 거라고 했잖아요
소으랑 : 그냥 몸이 좀 나른나른하고
소으랑 : 살짝 피곤할 뿐이지
소으랑 : 딱히 감기 같은 건 아니에요
나 : 확실해?
소으랑 : 왤케 호들갑이야 진짜ㅋㅋ
나 : 너무 무리를 시켜서 그런가?
나 : 체력이 못 버틸 것 같긴 했는데
나 : 진짜로 앓아누울 줄은 몰랐지
소으랑 : 아니, 글쎄 아픈 거 아니라니깐;;;;
나 : 시끄러
나 : 그럼 그냥 눕기라도 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글구 그거 때문에 그런 거 아니에요
나 : 아니, 근데 내가 생각해도
나 : 가뜩이나 몸도 약한 애를
나 : 너무 오래 벗겨놨다 싶긴 했어
나 : 혹시 기침은 안 하냐?
소으랑 : 감기 아니라구요……ㅋㅋㅋ
나 : 그럼 뭔데?
소으랑 : 그냥 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소으랑 : 생각할 것도 많고
소으랑 : 이것저것 마음이 심란해서
소으랑 : 열이 오른 것 같은데
나 : 그 와중에 열까지 났어?
소으랑 : 암튼
소으랑 : 주인님 때문 아니니까
소으랑 :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나 : 어제 하루 종일 안 보이다가
나 : 이런 시간에 뜬금없이 나타나선
나 : 아프다고 그러는데
나 : 퍽이나 걱정을 안 하겠다
소으랑 : 진짜 괜찮다니까요ㅋㅋ
나 : 그래 뭐, 각자 몸관리는 알아서 하는 거니까
나 : 나한테 걱정 안 끼치게만 해라 서윤아
나 : 아프다고 하면 나 때문인가 싶어서 마음이 안 좋아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
나 : 아니, 그 전에 아프면 너만 손해야
나 : 자취하는데 병나면 존나 서럽다 진짜
나 : 내가 겪어봐서 알아ㅋㅋㅋㅋ
소으랑 : 그거 지금 쫌 많이 공감ㅠㅠ
나 : 누가 챙겨주는 것도 아니고
나 : 아파서 골골거리는데
나 : 배가 고프니 마냥 누워있을 수도 없고
나 : 삐그덕거리는 몸뚱이 끌고 부엌에 서봤자
나 : 당장 뭔가 만들 수 있게 되는 것도 아니라서
나 : 결국 짜장면이나 배달시켜서 먹고 있으면
나 : 그렇게 집 생각이 나고 그러더라
소으랑 : 아니, 전 그렇게까지 비참하진 않았어요;;;;
소으랑 : 글구 아픈데 짜장면을 왜 먹어요
소으랑 : 소화가 잘 되는 걸 먹어야지
소으랑 : 전에는 숙취에 불짬뽕 먹었다 그러더니
나 : 먹고 싶으니까 먹은 거지
나 : 이유가 왜 필요해
소으랑 : 주인님은 진짜 혼자 살지 마요
소으랑 : 그러다 일찍 죽어요
소으랑 : 아플 때 혼자 죽도 못 끓이는 사람이
소으랑 : 왜 자취를 한다고 나와살고 그래요
나 : 그걸 다섯 살 연하한테 듣는
나 : 내 기분도 좀 생각해주라
소으랑 : 저도 어지간하면 안 그러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챙겨줘야 할 게 너무 많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누가 누구한테 할 소리인데
소으랑 : 서로 챙겨주면 되죠 뭐
나 : 이젠 한 마디도 안 지려고 하네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리고 왜 아까부터 주인님이냐 너
나 : 오빠라고 부르겠다 그러지 않았어?
나 : 허락까지 받아놓고 왜 도로 돌아갔냐
소으랑 : 주인님은 오빠가 더 좋아요?
나 : 아니, 니가 그렇게 부르겠다며
소으랑 : 지금은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싶은 기분인뎅
나 : 기분따라 골라잡겠다고?
소으랑 : 안 돼요?
나 : 왜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왜 안 되는데요
나 : 호칭은 하나로 통일하는 게 편하고 좋지
나 : 괜히 쓸데없이 오락가락하면 귀찮잖아
나 : 부르는 입장에서도 헷갈리고
나 : 아니, 애초에 주인님이라고 하지 말라 그랬는데
나 : 왜 안 되냐고 물어보면 난 뭐라고 해야 되냐?
소으랑 : 오빠라고 하는 게 아직 입에 안 익어서
소으랑 : 당분간은 좀 오락가락할 것 같아요
소으랑 : 사람들 앞에선 낭님이나 오빠라고 할 테니까
소으랑 : 둘만 있을 땐 다 섞어서 불러보려구요
나 : 후우우우우
소으랑 : 갑자기 주인님이라고 하다가
소으랑 : 오빠라고 하려니까
소으랑 : 쫌 이상하기도 하고ㅋㅋ
소으랑 : 익숙해질 때까지만 이러고 싶은데
소으랑 : 안 돼요……?
나 : 그래 시발
나 : 맘대로 해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프다는데 붙잡고 혼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 : 옆에 있었으면 뺨이라도 붙잡아서 쭉쭉 늘릴 텐데
소으랑 : 각오해야겠다……ㅋㅋ
나 : 참아야 한다는 게 생각보다 엄청 스트레스네
소으랑 : 주인님 은근 이런 거에 약하잖아요
소으랑 : 말하면 말하는 대로 다 들어줌
소으랑 : 절대로 안 그럴 것 같은데ㅋㅋㅋㅋ
나 : 다 나으면 두고보자 서윤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적당히 할게요
소으랑 : 몸 상태가 안 좋으니까
소으랑 : 자꾸 달라붙고 싶음
나 : 무슨 기분인지 이해는 하는데
소으랑 : 받아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소으랑 : 이상하게 그러고 싶은 기분이 들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방금 전까지만 해도
소으랑 ; 앉아서 멍하니 창밖만 보고 있었는데
소으랑 : 이틀 내내 그러고 있다가
소으랑 : 얘기할 사람이 생겨서 들떴나봐요
나 : 쯧
소으랑 : 주인님이 있어서 다행ㅋㅋ
나 : 알았으니까 너도 기왕 쉬기로 했으면
나 : 괜히 들떠서 열 오르지 말고 느긋하게 있어
나 : 혼자 사는 사람들은 오래 아프면 안 돼
소으랑 : 저 지금 처음으로
소으랑 : 살짝 후회하고 있어요
나 : 자취 시작한 거?
소으랑 : 네엥
나 : 통학은 통학대로 힘들어
소으랑 : 빨리 집 나오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소으랑 : 막상 아플 때 혼자 있으니까
소으랑 : 생각보다 더 외로운 것 같아요
나 : 이제 거기서 몇 년만 더 지나면
나 : 이러다 아무도 모르게 죽어서
나 : 한 달 정도 지난 다음 시체로 발견되면
나 : 조간신문 헤드라인 정도는
나 : 장식할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하게 될 걸
소으랑 : 아니, 전 그렇게까지는;;;;
나 : 그렇게까지는 뭐
소으랑 : 그렇게까진 되고 싶지 않다구요ㅋㅋ
나 : 그게 싫으면 기숙사 들어가야지 뭐
소으랑 : 그건 진짜 더 더 더 더 싫어요
소으랑 : 모르는 사람이랑 어케 살아요
나 : 다 싫으면 어쩌라는 거야
소으랑 : 그냥 그렇다는 거죠 뭐
나 : 아프다고 뭐든 받아줄 거라 생각하지 마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조심할게요
나 : 그리고 또 운동하라고 잔소리하기 전에
나 : 자기 컨디션 정도는 알아서 관리해
나 : 밥도 잘 챙겨먹고
나 : 나가서 햇볕도 좀 쐬고 말이야
소으랑 : 이미 하고 계시면서……ㅋㅋ
나 : 그러게
소으랑 : 보호자야 완전
나 : 보호자 겸 관리자지
소으랑 : 주인님(보호자 겸 관리자)
소으랑 : 관리자보단 사육사?
소으랑 : 아니면 조련사?
나 : 총책임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전부 주인님 책임인 거예요?
나 : 그런 셈이지
소으랑 : ㅎㅎ
나 : 그러니까 걱정 끼치지 좀 마라 제발
소으랑 : 그렇게 심하지도 않으니까
소으랑 : 뒹굴뒹굴하다 보면 나아요
소으랑 : 주말이잖아요ㅋㅋㅋㅋ
나 : 약은 먹었고?
소으랑 : 네
나 : 그래?
소으랑 : 오늘 아침 일찍 나가서
소으랑 : 병원 가서 약 지어왔어요
나 : 감기도 아니고
나 : 몸이 좀 나른할 뿐인데
나 : 약을 지어드셨다 이거지?
소으랑 : ??
나 : 그래 뭐, 그러지 말란 법은 없는데
나 : 의심스럽긴 하다 그치?
소으랑 : 아 왜요 또ㅋㅋㅋㅋㅋ
소으랑 : 뭐가 의심스러워요
나 : 앓아눕지도 않았는데 이틀을 쉬었고?
소으랑 : 그……럴 수도 있죠 뭐
소으랑 : 주인님도 쉬고 싶을 때 있잖아요
소으랑 : 피곤하면 자체휴강도 하고
소으랑 : 다 그런 거 아니에요?
나 : 그럼 병원에서 지어왔다는 약은 뭐냐
소으랑 :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나 : 땀을 닦아내야 할 정도로 열이 올랐는데
나 : 만전을 기하긴 무슨 만전을 기한다 그래
나 : 컨디션 관리는 아프기 전에 하는 거지
소으랑 : 그럼 노력한다는 의미……에서?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안 그러면 주인님 또 화낼 거잖아요
나 : 그 와중에 또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어?
소으랑 : 글구 나 일기 써야 하는데
소으랑 : 계속 누워만 있으니까
소으랑 : 칭찬 받을 만한 것도 없구
소으랑 : 이대로 있다간 혼나겠다 싶어서
소으랑 : 진짜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서
소으랑 : 병원에서 진찰받고 왔는데
소으랑 : 칭찬은 못해줄 망정
소으랑 : 왜 의심스럽다 그래요 진짜ㅠㅠ
나 : 서러움이 폭발하네 아주
나 : 그렇게 힘들었어?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보고 싶어서 힘들었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알았어
나 : 아픈 와중에도 눈도장은 확실하게 찍네ㅋㅋ
나 :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질 않는구만
소으랑 : 진짠데……ㅋㅋㅋㅋ
나 : 알았어
소으랑 : 오늘은 좀 상냥하게 해줘요ㅠㅠ
나 : 그래그래
나 : 우리 서윤이
나 : 평소보다 더 귀여워해줘야겠네
나 : 그래야 빨리 낫지ㅋㅋㅋ
소으랑 : 헿
나 : 근데 의사가 뭐래?
소으랑 : 감기몸살요
소으랑 : 아
소으랑 : 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감기몸살이라 이거지
소으랑 : 아ㅣㄴ, 주인님
소으랑 : 그게 아니라
소으랑 : 그렇게 훅 치고 들어오면
소으랑 : 안심시켜놓고
소으랑 : 진짜
소으랑 : 반사적으로 대답이
나 : 반사적으로 대답이 뭐
소으랑 : 하으ㅠㅠ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어제 일기 썼니?
소으랑 : ……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갑자기 왜 말이 없어
나 : 일기 썼냐고 물어보잖아
소으랑 : ㅠㅠ
나 : 아니, 물어보잖아 내가
나 : 어제 일기 썼냐니까?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죄송하고 자시고
나 : 썼어 안 썼어
나 : 그것만 딱 말해
소으랑 : 진짜 죄송해요
나 : 혼내는 거 아니니까 말을 해봐ㅋㅋㅋ
나 : 이유가 있으면 봐준다고 그랬잖아
소으랑 : 못 썼어요
나 : 이유가 있어서 그랬지?
소으랑 : 네
나 : 서윤아ㅋㅋㅋㅋ
소으랑 : 멍멍
나 : 순순히 자수해서 광명 찾을래ㅋㅋㅋㅋ
나 : 아니면 꼭꼭 숨기다가 개박살 날래
나 : 나 거짓말 싫어하는 거 알면서 그러냐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구라를 치려면 최소한 들키진 말아야지
나 : 이럴 거면 왜 거짓말을 하는 거야
나 : 기왕 할 거면 좀 철저하게 하라니까?
나 : 살짝 찌르기만 해도 술술 나올 거면
나 : 거짓말에 무슨 의미가 있어 대체
소으랑 : 그냥 반사적으로……ㅠㅠ
나 : 쯧
소으랑 : 잘못했어요
나 : 얼마나 아팠어
나 : 괜찮으니까
나 : 솔직하게 말해봐
소으랑 : 그게요
나 : ㅇㅇ
소으랑 : 그저께 주인님이랑 야한 거 하고나서
소으랑 : 잠을 제대로 못 잤거든요
소으랑 : 이상하게 진정이 안 된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몸이 막 욱신거리고 열 나는 것 같아서
나 : 언제부터?
소으랑 : 다 끝나고 샤워한 다음에
소으랑 : 주인님이랑 얘기하면서
소으랑 : 나중에 만나서 같이 밥 먹자고
소으랑 : 날짜 정해서 말해달라고 했을 때요
냐 : 야
나 : 아프면 말을 했어야지
나 : 왜 다물고 있었어
소으랑 : 아직
소으랑 : 그
소으랑 : 주인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소으랑 : 발정난 게 안 가라앉은 줄 알구
소으랑 : 부끄러워서……ㅠㅠ
나 : 미치겠네 진짜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