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101)화 (101/313)



〈 101화 〉4월 30일 수요일 PM 7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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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오래 기다렸어?


소으랑 : .

나 : 대답이 바로 나오는 거 보면
나 : 진짜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나보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


나 : 늦어서 삐졌어?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


나 :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긴 했다
 : 이럴 생각이 아니었는데


소으랑 : .

나 : 알았어 미안해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네버 아저씨랑 얘기 좀 하다가
나 : 도중에 초코가 들어와서
 : 야
 : 솔직히 사람이 왔는데
 : 잠깐이라도 얼굴은 보고 가야지
나 : 안 그러면 서운하다 그래

소으랑 : 매일 보는 얼굴인데……?


나 : 만약 내가 서윤이랑은 매일 보니까
나 : 사람들한테 그냥 가도 괜찮을 거라고 말하고
나 : 들어오자마자 나가버리면 서운하지 않을까?
나 : 나라면 되게 서운할 것 같은데


소으랑 : .

 : 아니, 뭐라고 하려는 건 아니고ㅋㅋ
 : 그리고 너 10분 전에 나갔다고 했는데
나 : 바로 따라나가는 것도 좀 그렇잖아
나 : 적당히 떠들다가 시간을 두고
나 : 자연스럽게 빠져나와야지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래도 너무 늦었잖아요
소으랑 : 한 시간이 넘게 기다렸는데

나 : 그러게
 : 벌써 12시가  됐네
나 : 오늘 시간 진짜 빠른 것 같아?

소으랑 : 지금까지 계속 떠들다 온 거예요?

나 : 아니, 그건 아니고


소으랑 : 그럼 뭐했어요?
소으랑 : 뭐하다 왔어요
소으랑 : 편의점 갔다 왔어요?


 : 찝찝해서 샤워 좀 하고 왔어


소으랑 : 저 여기 있는 건 잊어버렸어요?


나 : 그럴 리가


소으랑 : 그럼 와서 얘기하고 가도 됐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이 한 마디만 해줬으면
소으랑 : 계속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진 않았을 텐데

 : 그것도 그렇지
나 : 맞아
나 : 미안하게 됐어


소으랑 : 까먹었죠?


나 : 아니라니까
나 : 그냥  생각이 짧았다고 해두자
나 :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고
나 : 넌 그런 적 없어?


소으랑 : 뭐가요

나 : 기껏해야 10분 정도밖에  된 것 같은데
나 : 시계 보니까 체감의 3배쯤은 더 지났을 때?


소으랑 : 없어요


나 : 아 그래
나 : 그렇구나
나 : 하긴
나 : 사람마다 다르겠지

소으랑 : 그리고 말 돌리지 마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알았어

소으랑 : 솔직히 말해봐요
소으랑 : 까먹은 거 아니에요?


나 : 어떡하면 우리 서윤이
나 : 기분이 풀릴까

소으랑 : 까먹은 거 맞죠?

나 : 아니래도

소으랑 : 서운해요

나 : 미안하다 서윤아


소으랑 :  주인님이 얌전히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서
소으랑 : 다시 접속도 안 하고 게속 기다렸는데
소으랑 : 막상 들어갔는데 주인님 없으면 곤란할 것 같아서


 : 그래그래


소으랑 : 근데 주인님 안 왔어요
소으랑 :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으면서
소으랑 : 한 시간 넘게 안 왔어요

나 : 아니, 무슨 유기된 강아지처럼 말을 하냐
나 : 다큐멘터리 나레이션인  알았네

소으랑 : .


 : 알았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미안해 진짜로
나 : 고작 점 하나 찍혀있는데
 : 볼 빵빵하게 부풀린 게 보이는 것 같네


소으랑 :  늦었어요 진짜


나 : 미안하다니까ㅋㅋㅋㅋㅋ

소으랑 : 씻느라 한 시간 넘게 걸렸다는 게
소으랑 : 말이 되냐구요 진짜
소으랑 : 잊어먹고 딴짓하다 늦은 거잖아요


나 : 언제 이렇게 눈치가 빨라졌지


소으랑 : 내가 바보인 줄 알아요??

나 : 그래
나 : 내가 죽일 놈이다


소으랑 : 방치해둘 거면 말이라도 해줘요
소으랑 : 사람 비참하게 만들지 말구

나 : 방치는 안 
나 : ㅇㅇ
 : 그건 걱정하지 

소으랑 : 방치 안 해요?

 : ㅇㅇ
 : 배고픈 개는 목줄 끊고 달아나는 법이라서
나 : 일부러라도 계속 관심 주고 그래야지
나 : 정말 어쩔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 장기적으로 거리를 두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

소으랑 : 그럼 역시 까먹은 거네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유도심문이었냐

소으랑 : 이건 좀 너무하지 않아요?
소으랑 : 어떻게 기다리라고 해놓고 까먹어요?
소으랑 : 주인님  잊어먹는 건 알고 있었는데
소으랑 : 이렇게까지 하기에요 진짜?


나 : 내가 요즘 머릿속이 복잡해서 그래
나 : 그러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니고
나 : 평소에도 접속 종료하고 나면
나 : 습관적으로 일어나서  일하러 가거든

소으랑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 : 미안해ㅋㅋㅋ

소으랑 : 저한테 관심이 없는 건 아니죠?

나 : 그걸 말이라고 하냐
 : 관심이 없었으면 이뻐하지도 않았어

소으랑 : 이뻐하는  맞아요……?

 : 내가 죽을 죄를 지었다 서윤아
 : 어떡해야 기분이 풀릴 것 같니

소으랑 :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요

 : 음


소으랑 : 난 주인님이 기다리라 그랬으니까
소으랑 : 금방 온다고 그랬으니까 그거 믿고
소으랑 : 한 시간 내내 기다린 건데

 : 그래
나 : 미안해


소으랑 : 주인님이랑 놀고 싶었는데

나 : 내가 원래 늦는 사람 아니잖아
나 : 안 그래?


소으랑 : 사정이 있어서 늦는 거랑
소으랑 : 그냥 까먹어서 늦는 거랑은
소으랑 : 아예 다른 거잖아요

나 : 그……렇지


소으랑 : 평소처럼 궤변  늘어놓으면서
소으랑 : 설득 안 해요?


나 : 궤변이라니

소으랑 : 주인님 특기잖아요


나 : 궤변도 어느 정도는
 : 뭐랄까
나 : 비벼볼 여지가 있을 때 효과가 있는 거지
나 : 지금처럼 일방적인 상황에선ㅋㅋㅋ
나 :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한다고
나 : 들어봤자 짜증밖에 더 나겠냐


소으랑 : 잘 아시네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난감하네
 : 어떻게 해야 하지


소으랑 : 사실 주인님한테
소으랑 ; 이런 식으로 말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소으랑 : 그래도 많이 서운해요

나 : ㅇㅇ
나 : 괜찮아
 : 딱히 플레이 중인 것도 아니고
나 : 서운한 건 바로바로 말해야지
나 : 잘하고 있어 서윤아


소으랑 : 주인님이 싫은 건 쌓아둘 필요 없다고
소으랑 : 나중에 터지면 그게 더 골치 아프니까
소으랑 : 바로바로 말하라고 그랬잖아요
소으랑 : 괜히 꽁해있지 말고

나 : 맞아
 : 잘 기억하고 있네

소으랑 : 근데 왜 주인님은 기억을 못해요


나 : 그러게 말이야
나 : 서윤이가 옆에서 말을 안 해주면
나 : 기억도 못하는 게 태반이니 원

소으랑 : 그렇게 기억력이 나쁜데
소으랑 : 다른 여자들은 뭐라 안 했어요?

나 : 다른 여자들?


소으랑 : 주인님이 길들였던
소으랑 : 그 사람들이요


나 :  얘긴 왜 자꾸 물어보는 거야?
 : 오늘 유독 그러는 것 같네


소으랑 : 궁금하잖아요

나 : 이미 끝난 사이기도 하고
 : 아니, 다른 것보다
나 : 너 앞에서 자꾸 얘기하기 좀 그러니까
 : 나도 꼭 필요할  아니면
나 :  꺼내지도 않는 얘기인데
나 : 그게 그렇게 궁금해?

소으랑 : 몰라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말하기가  어렵긴 한데
 : 내 경험상 여자들이 그런 식으로
나 : 뭐랄까
나 :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물어보는 게
 :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거든?
나 : 전에 만났던 애들보다 서윤이가  낫다고
나 :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도 알아
 : 근데 난 너 앞이라고 해서
 : 억지로 까내리거나 비난하고 싶지도 않고
나 : 애초에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싫어ㅋㅋㅋㅋ
나 : 물론 나한테 화가 난 심정은 이해하는데
나 : 굳이 상관없는 사람까지 걸고 넘어지진 말자
나 : 알았지?

소으랑 : 

나 : ㅇㅇ
나 : 내가 널 아끼는 이유 중 하나가
 : 이런 때에도 말은 잘 들어ㅋㅋㅋㅋ
나 : 보통은 토라져서 입 다물고 버티는데
나 : 서윤이는 꼬박꼬박 대답하잖아


소으랑 : 대답 안 하면 안 되잖아요

나 : 그것도 그렇지


소으랑 : 주인님인데 당연히 그래야죠

나 : 원래 성격이 온순해서 그런가
나 : 기본적으로 자세가 낮아서 좋다니까
나 : 화가 나도 떽떽거리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사실
소으랑 : 주인님이 생각하는 것만큼
소으랑 : 화가 나진 않았어요


나 : 그럼?


소으랑 : 그냥 섭섭해서 그래요
소으랑 : 서운하기도 하고
소으랑 : 나한테 별로 관심이 없구나
소으랑 :  정도밖에 안 되는구나
소으랑 : 그런 생각이 들어서……ㅎㅎ

나 : 서윤이는
나 : 음
나 : 하루라도 연락이  오면
나 : 불안하고 그래?

소으랑 : 연락 올 사람이 없는데요?

나 : 아니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만약에 말이야
나 : 남자친구가 생기면
나 : 매일 꼬박꼬박 연락을 해야
나 : 직성이 풀릴  같아?

소으랑 : 걱정되니가 연락 정도는 해줬음 좋겠지만
소으랑 : 이거랑은 다른 문제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이 금방 갈 테니까
소으랑 :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는데
소으랑 : 안 와서 그러는 거잖아요

 : 그것도 그렇지

소으랑 : 남자친구가 아니라 부모님이 그랬어도
소으랑 : 충분히 섮섭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나 : 맞아ㅇㅇ
나 : 근데 오타지?


소으랑 : 뭐가요

나 : 갑자기 섮이라고 하길래
나 : 나 병신이라고
나 : 에둘러서 맥이는  알았지


소으랑 : 아니에요ㅋㅋ

나 : ㅇㅇ
나 : 그래
나 : 그럴 리가 없지


소으랑 : 꼭 필요한 만큼만 믿는다는 게
소으랑 : 이런 거예요?ㅋㅋㅋ


나 : 넌 최소한 욕은  하잖아


소으랑 : 그쵸

 : 그런 부분에 대한 믿음인 거지 
 : 아무튼
 :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고
나 : 내가 너한테 관심이 없다거나
나 : 아끼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나 : 그래
 : 그냥 내가 죽일 놈인 거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뭐라  말이 없네


소으랑 : 잘못했죠?

나 : ㅇㅇ

소으랑 : 담부턴 그러지 마요 진짜


나 : 조심해야지
나 : 모니터 앞에 포스트잇을 붙여서라도


소으랑 : 또 그러면 어떡할 거예요?

 : ㄴㄴ
나 : 중요한 건 그게 아니잖아


소으랑 : 그럼요?

나 : 사람이 잘못을 했으면
 :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니겠냐
 : 근데 같은 실수를 반복했을 경우를 미리 상정해봐
 : 그게 과연 다시는 안 그러겠다는 마음가짐에 도움이 될까?

소으랑 : 이제 슬슬 비벼볼 건덕지가 보여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진짜
나 : 와
나 : 너 언제 그렇게 말빨이 늘었냐
 :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나 : 역시 주변환경이 해로워서 그런가?


소으랑 : 대부분은 주인님 때문이에요ㅋㅋ

 : 거 
나 : 알았어
나 : 내가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하면
나 : 그땐 구워먹든 삶아먹든
나 :  마음대로 해


소으랑 : 진짜요??

나 : ㅇㅇ
나 : 그러니까 서운해하지 마
나 : 너무 미안해서 기분이 좀 그렇다

소으랑 : 주인님이 유일하게
소으랑 : 무조건적으로 상냥할 때가
소으랑 : 울었거나 울기 직전인 것 같음ㅋㅋ


 : 그렇다고 별것도 아닌 일로
 : 기분 나쁜 척하면서 간 보면 뒤진다

소으랑 : 안 그래요ㅋㅋ

 : 그래그래
 : 기분은 좀 풀렸어?

소으랑 : 사실 좀 더 응석부리고 싶은데
소으랑 : 주인님이 너무 미안해하시는 것도 좀 그러니까
소으랑 : 그만 묻어두려구요ㅋㅋ
소으랑 : 별로 화가 난 것도 아니라서


 : 그럼 다행이고

소으랑 : 저돚 주인님이랑 불편한 것보다
소으랑 : 사이좋게 꽁냥거리는 게 더 좋아요
소으랑 : 그래서 오래 끌고 싶지 않음


 :  부분은 나랑 잘 맞네
나 : 나도 질질 끄는 거 싫어하거든


소으랑 : ㅎㅎ

나 : 어쨌든
나 : 우리 서윤이 서운해서 어떡하냐
나 : 야한 거 하고 싶어서
나 :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

소으랑 : 아무래도 분위기가……ㅋㅋㅋ


나 : 그러게 말이야
나 : 지금은 나도 엄격하게 못할  같다
나 : 어리광 부리면 다 받아줄  같네


소으랑 : 그럼 안 돼요……?

나 : 섭을 대할 때 자상함이 필요하긴 하지만
나 : 다 받아주는 건  되지 당연히
나 : 애초에 섭한테 보여주는 자상함이란 것도
나 : 길들이는데 필요한 도구인 경우가 많으니까


소으랑 : 그건 좀……충격이다;;;;

나 : 아니, 거짓말을 한다는 소리가 아니라
나 : 당근과 채찍 같은 느낌으로
나 : 어느 정도 완급조절을 해서
나 :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게 낙차를 준다는 거야

소으랑 : 아
소으랑 : 말을 잘 듣게 하려구요?

 : ㅇㅇ

소으랑 : 근데 주인님
소으랑 :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나 : 뭔데


소으랑 : 주인님이 말씀하시는 거 들어보면
소으랑 :  어떻게 조교를 해야 하는지
소으랑 : 길들이는 방식이라거나
소으랑 : 그런 것들을 많이 듣게 되는데


나 : ㅇㅇ

소으랑 : 제가 알면  되는 거 아니에요……?


나 : 왜?

소으랑 : 제가 알면 효과가 없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이 하시는 말씀이랑 행동이
소으랑 : 어떤 목적인지 다 알고 있으면
소으랑 : 전혀 소용이 없을 것 같은데


나 : 정말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

소으랑 : 으

나 :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ㅋㅋ
나 : 다 알고 있는 뻔한 수법인데
나 : 왠지 모르게 저항할 수도 없고
나 : 저항하기도 싫은
나 : 그냥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고 싶은 기분
나 : 느껴본  있지 않아?


소으랑 : 그……런  같아요

나 : 그럼 알려줘도 상관없지?

소으랑 : 네 주인님


 : ㅇㅇ
나 : 난 서윤이가  알고도
나 : 나한테 길들여지길 바라면 좋겠다니까?
나 :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 말빨로 속여봤자 오래 못 가
나 :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주고
 : 전부 배우게  다음에
나 : 선택하게 만드는 과정이 즐거운 거지

소으랑 : 주인님 진짜 자신감 대단한  같아요
소으랑 : 제가 만약 주인님 싫다 그러면
소으랑 : 진짜 어쩌려고 그래요???


나 : 그럼 나랑은 인연이 아닌가보다
나 : 그렇게 생각하고 포기하는 거지


소으랑 : 붙잡을 생각은 안 들어요??

나 : ㅇㅇ
나 : 본인이 싫다는데 뭘 어쩌겠어
나 : 진지하게 고민해보라는 이유가 그거야
나 : 심사숙고해서 나온 결론이
 :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면
나 : 미련 가질 필요가 뭐 있냐

소으랑 : 너무 냉정하다……

 : 쓸데없는 정은 안 주는 성격이라

소으랑 : 나한테 맨날 쌀쌀맞은 것도 그래서인가ㅋㅋ


나 : 그건 그냥 성격이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솔직해서 좋은 것 같아요
소으랑 : 가식적이지 않으니까
소으랑 : 가끔씩 다정할 때 좀 설레……ㅋㅋ

나 : 초코는 최소한의 가식이라도 떨어보라던데

소으랑 : 전 지금이  좋아요
소으랑 : 진심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그만큼 서운할 때도 있지만ㅋㅋ


 : 뭐, 초코야 워낙 오래 알고 지냈으니


소으랑 : 전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내도
소으랑 : 그런 말은 안  듯……ㅋㅋ

 : 그래그래
나 : 그래도 초코한테 너무 그러지 마라
 : 안 그래도 고달픈 인생인데ㅋㅋㅋㅋㅋ


소으랑 : 몸매좋고 얼굴 되는데
소으랑 : 고달플 일이 뭐가 있어요

 : 걔도 알고 보면 속으로 꼬인 거 많아ㅋㅋㅋㅋㅋ
 : 외로움도 잘 타고 멘탈도 약해서
나 : 한 번 주저앉으면 계속 가라앉는 타입이라
나 : 주변에서 끊임없이 다독여줘야 하는 성격이거든

소으랑 : 많이 걱정하시는 듯

 : 걱정이 안 되게 생겼냐ㅋㅋ
나 : 안 그래도 요즘 인생이 자꾸 꼬인다고
나 :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우울해하던데
나 : 너라도 잘 좀 대해줘ㅋㅋㅋ
나 : 정 많은 애라서 언니라고 불러주면
나 : 진짜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거다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 ㅇㅇ

소으랑 : 나 토닥토닥 받고 싶어요


나 : 갑자기?
 : 아니, 그보다 왜 뜬금없이
 : 어리광을 부리고 그래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그냥 지금 누구한테 안기고 싶은 기분이에요
소으랑 : 누가  안아줬으면 좋겠어요


나 : 너도 외롭냐?ㅋㅋ


소으랑 : 우리 야한 거 해요
소으랑 : 네?

나 : 그런 분위기 아니라더니?

소으랑 :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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