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94)화 (94/313)



〈 94화 〉4월 30일 수요일 PM 7시 (6)




소으랑 : 요즘 들어서 자꾸
소으랑 : 오래 못 갈  같다느니
소으랑 : 그만두고 싶은 거 아니냐고
소으랑 : 그런 말을 하시는 것 같아서
소으랑 : 쫌 불안불안……ㅋㅋㅋ


나 : 에휴

소으랑 : 근데 저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거라
소으랑 : 낭님은 신경 안 써도 돼요ㅋㅋㅋ


 : 원래 그렇게 걱정이 많아?

소으랑 : 저요?

나 : ㅇㅇ

소으랑 : 원래 소심한 성격이라
소으랑 : 걱정도 많긴 한데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걸 물어보는  아니죠?

나 : ㅇㅇ

소으랑 : 음
소으랑 : 되게 별것도 아닌 일로
소으랑 : 쉽게 우울해지긴 해요


 : 예를 들면?


소으랑 : 낭님이 저한테 자주 하는 말 있잖아요
소으랑 : 빡대가리라느니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음란한 년이라느니
소으랑 : 뭐, 그런 것들이요
소으랑 : 당연히 그런 의미가 아니란 건 아는데
소으랑 : 그래도 내가 진짜 그렇게 보이나 싶어서
소으랑 : 자꾸 생각나고 그래요……ㅋㅋㅋ

 : 허어


소으랑 : 아니, 그렇다고 조심해달란 건 아니구
소을아 : 그만큼 낭님이 농담하고 웃어준 것도
소으랑 : 다 기억 나니까 괜찮아요ㅋㅋㅋ

나 : 혼자서 땅 파는 스타일이라 이거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맞아요
소으랑 : 혼자 삽질하고 그래요


나 :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어서
 : 자꾸 곱씹다보면 더 우울해지고
나 : 누워서 바닥이나 긁고 있고

소으랑 : 그래도 요즘은
소으랑 : 낭님이랑 노닥거리니까
소으랑 : 많이 나아졌어요ㅋ


 : 그럼 다행인데


소으랑 : 전에는 혼자 방에 틀어박혀서
소으랑 :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울고 그랬는데
소으랑 : 요즘은 낭님 기다리느라
소으랑 : 괜히 기운 빼기 싫어서ㅋㅋㅋ

나 : 힘든 일이 많아서 그래?

소으랑 : 딱히 그런  아닌데
소으랑 : 누구나 그럴 때가 있지 않아요?
소으랑 : 아무것도  하고 있는데도
소으랑 : 막 울고 싶은 기분ㅋㅋ

나 : 음


소으랑 : 낭님은 그런 적 없으려나……ㅋㅋ


나 : 사람마다 다른 거지 
나 : 스트레스 푸는 방법도 그렇고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그래서 작년까지만 해도 엄청 울었어요
소으랑 : 3년동안 울었던 거에 절반만 아꼈어도
소으랑 : 키가 5cm는 더 컸을 듯ㅋㅋㅋㅋ


나 : 수분이 빠져나가서 쪼그라든 거야?ㅋㅋ

소으랑 : 그럴  같지 않아요?
소으랑 : 아예 영향이 없진 않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하긴
나 : 성장기에 맘고생이 심하면
나 :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
나 : 잘은 모르겠지만ㅋㅋㅋ


소으랑 : 그니까요

나 : 근데 작년이면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그
 : 대답하기 싫으년  해도 되는데
나 : 혹시  고등학교 때
나 : 아니
나 : 아니다
 : 됐어


소으랑 : ㅎㅎ

나 : 물어보면  되는 거 아는데
나 : 굳이 떠올리게 하는 것도 못할 짓이고
나 : 근데 서윤아
나 : 이거 하나는 들어야겠다


소으랑 : 네엥


나 : 혹시 몸에 상처를 남기는 게
 : 안심이 되서 좋다던가
나 : 그걸 보면서 마음이 가라앉는다던가
나 : 그런 건 아니지?


소으랑 : 아픈 거 싫어한다니까요ㅋㅋ


나 : 그래
나 : 그럼 다행이고

소으랑 : 바늘에 찔리기만 해도  것 같은데
소으랑 : 무서워서 어떻게 자해를 한다고……ㅋㅋㅋ
소으랑 : 그렇게까지 심각한 건 아니에요


 : 알았어
 : 미안해ㅋㅋ


소으랑 : 저 정신적으로 불안해 보여요?

나 : ㄴㄴ
나 : 그런 게 아니라


소으랑 : 너무한다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걱정되서 물어본 거야
나 : 아까 몸에 흔적이 남는 걸 좋아한다길래
니 : 혹시 그런 식으로
나 : 그 뭐냐
 :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게 아닐까 싶어서
 : 아니면 다행이고

소으랑 : 그거랑은 다르죠……;;;

 : 그래?

소으랑 : 주인님이 자기 소유라고
소으랑 : 표시를 남겨주시는 거랑
소으랑 : 제가 함부로 몸에 상처 내는 게
소으랑 : 어떻게 같아요ㅋㅋㅋ

 : 그것도 그렇지

소으랑 : 낭님은 자기 물건에 흠집 나도 괜찮아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래
나 : 그런 사고방식이구나
 : 알아들었어


소으랑 : 그래서 벌을  때도
소으랑 : 정신적으로 건드린다고
소으랑 : 그렇게 말했으면서ㅋㅋㅋ


나 : 근데 좀 신기하네


소으랑 : 머가요?

 : 행동의 기준이 나야?


소으랑 : ?

나 : 아니, 그러니까
나 : 평소에도 뭔가 생각하거나 행동하면서
나 : 내가 싫어할지 안 할지 고민해?


소으랑 : 조금?
소으랑 : 아니
소으랑 : 좀 많이?


나 : 그래?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주인님 생각 아니면
소으랑 : 할 게 없다 보니까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상한 거에요?

나 : ㄴㄴ
나 : 이상하다기보단
나 : 매일 그러고 있으면
나 : 안 피곤한가 싶어서

소으랑 :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요?
소으랑 : 낭님 별로 까다롭지도 않구
소으랑 :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도 없어서
소으랑 : 아
소으랑 : 혹시 평소에도 주인님 눈치 본다고
소으랑 : 뭐라고 하시려는 거예요……?


나 : 아니야

소으랑 : 아님 말구요ㅋㅋ


나 : 그냥  이해가 안 가서 그래

소으랑 : 낭님은 눈치 보는 거
소으랑 : 되게 싫어하죠?

나 : ㅇㅇ
나 : 그것도 그런데
 : 딱히 그런 이유는 아니고
 : 그냥 안쓰러워서 그래

소으랑 : 그건 저도 알아요ㅋㅋ


 : 확실히 너처럼 문제 있는 애들한테
 : 마음이 쓰이긴 하는 것 같다
나 : 사람 심란하게 만드네 이게

소으랑 : ㅎㅎ

나 : 요즘도 많이 울어?


소으랑 : 혼자 자취 시작하고부턴 딱히?
소으랑 : 부모님 얼굴  봐도 되고
소으랑 : 딱히 사람들이랑도 엮이질 않으니까
소으랑 : 감정기복이랄까
소으랑 : 별로 우울하진 않아요
소으랑 : 그만큼 들뜨지도 않지만ㅋㅋ


 : 별로 건전한 생활이라곤 못하겠다

소으랑 : 그쵸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도 그렇게 생각함


나 : 웃을 일이 아니야 서윤아

소으랑 : 근데 이렇게 지내다 보면요
소으랑 : 낭님은 왠지 알 것 같은데……ㅋㅋ

나 : ?

소으랑 : 의욕이 안 생겨요
소으랑 : 계속 누워만 있고 싶고
소으랑 :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 : 우울해서?


소으랑 : 그런 건 아닌데요
소으랑 : 그냥 몸이 안 움직여요ㅋㅋ
소으랑 : 움직이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물 젖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서
소으랑 : 밥 먹는 것도 귀찮고
소으랑 : 그런 상태가 계속되니까


나 : 그게 우울한 게 아니라고?

소으랑 : 우울한가……?


나 : 적어도 즐거워 보이진 않는다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
소으랑 :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서
소으랑 : 멍하니 시간만 죽이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큰일이네


소으랑 : 그래도 요즘은 낭님 덕분에 괜찮ㅎㅎ


나 : 그래서 내가 안 오면
나 : 그렇게 바가지를 긁었구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바가지라뇨ㅋㅋㅋㅋㅋㅋ

 : 쪽박이 깨지도록 긁어대던데


소으랑 : 하나도 안 미안해하니까 그러죠
소으랑 : 난 하루 종일 기다렸는데
소으랑 : 나만 기다리던  같고 막……ㅠㅠ


나 : 에휴

소으랑 : 그리고 심심하단 말이에요ㅋㅋ
소으랑 :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소으랑 : 오늘 있었던 일이랑
소으랑 :  먹었는지
소으랑 : 그런 되게 시답잖은 얘기들
소으랑 : 낭님이랑 하고 싶은데……ㅋㅋㅋ

나 : 기다렸는데 안 오니까 화가 나?

소으랑 : 서운해요ㅋㅋㅋ


나 : 쯧


소으랑 : 그래서 자꾸 툴툴거리는 듯ㅋㅋ
소으랑 : 낭님  오면 노트북 켜놓고
소으랑 : 진짜 하루 종일 기다리니까


나 : 밥은 잘 챙겨먹냐?


소으랑 : 먹고 싶으면 간단하게?
소으랑 : 글구 혼자 있으면 배도  고파요
소으랑 : 일 인분씩 만들기도 귀찮구
소으랑 : 누워서 계속 잠만 자요ㅋㅋㅋ

나 : 흠

소으랑 : 그나마 낭님이 저녁쯤 접속하니까
소으랑 : 일어나서 청소도 하고ㅋㅋㅋ
소으랑 : 안 먹으면 걱정할까봐
소으랑 : 밥도 만들어 먹고 그러는 거지

나 : 씻기는 하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꼬질꼬질하게 다니긴 싫어서
소으랑 : 하루에  번씩은 씻어요
소으랑 :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소으랑 : 학교 갔다와서 또  

나 : 그래
 : 잘했어


소으랑 : ㅎㅎ

나 : 집 학교 집 학교만 반복한다길래
 : 그냥 집에 있는 걸 좋아하나 싶었는데
나 : 저건 좀 문제가 있는 생활 같다

소으랑 : 저도 그렇게 생각함……ㅋㅋ

 : 큰일이네

소으랑 : 머가요?


나 : 너 관리가 좀 필요할 것 같아
나 : 오늘이
 : 뭐야
나 : 30일이네?
나 : 시발
나 :  달이 벌써 다 갔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시간 참 빠르네
 : 아무튼
나 : 다음주였나 다다음주였나
나 : 한 이틀 정도 못 들어올 것 같은데


소으랑 : 예비군 때문에요?


나 : ㅇㅇ
 : 나 없는 동안 어떻게 지낼지 생각하니까
나 : 가만히 놔두면 큰일날 것 같아


소으랑 : ㅋㅋㅋ

나 : 널 진짜 어떡해야 좋니

소으랑 : 언제 가는데요?

나 : 언제더라
 : 11일쯤이었던 것 같은데
 : 자세한  나중에 확인해볼게
 : 통지서를 어따 뒀는지 기억이 안 나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정리 좀 하고 살아요

나 : 그래야지
나 : 근데 일단
나 :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널 어떻게 할지는 천천히 생각해보고
 : 일단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은

소으랑 : 네엥

 : 내가 하는 얘기에 일희일비하지 마
 : 어차피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 진짜 중요한 내용이면
 : 제대로 얘기해줄 테니까ㅋㅋㅋㅋㅋㅋ
나 : 제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좀 마


소으랑 : 근데 있잖아요
소으랑 : 낭님이 막 그만두고 싶지 않냐고
소으랑 : 그렇게 말할 때마다
소으랑 :  되게 불안불안한  알아요?

나 : 왜 그럴까

소으랑 : 사실 그렇잖아요……ㅋㅋ
소으랑 : 엄청 이쁘거나 스타일이 좋으면
소으랑 : 저도 이런 걱정 안 했죠ㅋㅋ
소으랑 : 근데 아니잖아요
소으랑 : 성격이 막 활발해서
소으랑 : 같이 있으면 재밌는 것도 아니고

나 : 음


소으랑 : 지금이야 낭님이 저보고 취향이라 그러구
소으랑 : 시키는 대로 야한 것도 하니까
소으랑 : 일부러 시간 내서 놀아주는 건데
소으랑 : 정작 제가 딱히 장점이 있는 게 아니라
소으랑 : 언제 질려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소으랑 :  불안해지고 그래서……ㅋㅋㅋ

나 : 일단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 들어봐


소으랑 : 네


나 : 내가 저런 말을 하는 이유는
나 : 딱히 널 떠보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나 : 사람 일이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
나 : 그렇지?

소으랑 : 네엥

나 : 지금이야 여기서 매일 보지만
 : 갑자기 서비스 종료할 수도 있는 거고
나 : 별로 현실성은 없지만ㅋㅋㅋ
나 : 아니면 서윤이가 공부 때문에 바빠서
 : 한동안 연락이 끊길 수도 있잖아


소으랑 : 


나 : 그런 걸 말하는 거니까
나 : 딱히 니가 싫어졌다거나
나 : 그래서 하는 말은 아니야

소으랑 : 알고는 있는데……ㅋㅋ
소으랑 : 그래도 불안해요
소으랑 : 자꾸 거리 두려는  같아서


 : 에휴

소으랑 : 죄송해요

 : 죄송할 건 없고
나 : 그냥 안쓰러워서 그래
 : 어떡해야 좀 덜 불안할까?


소으랑 : 몰라요……ㅋㅋ

 : 모르긴 뭘 몰라
나 : 속으로는 다 알고 있으면서
 : 말하기 그러니까
나 : 괜히 빼는 거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렇지?


소으랑 : 낭님은 진짜 맞는 것 같아요

나 : 맞긴 뭐가 맞아
나 : 쳐맞는다고?

소으랑 :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게 아니라요
소으랑 : 어쩜 저렇게 다 알지?
소으랑 : 대박이다 진짜

나 : 니가 너무 알기 쉬운 거라니까


소으랑 :  태어나서 알기 쉽다는 말
소으랑 : 낭님한테 처음 들은 거 알아요?

나 : ?

소으랑 : 진짜에요ㅋㅋㅋㅋ
소으랑 : 다들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소으랑 :  그렇게 우중충한 얼굴로
소으랑 : 옆에서 알짱거리냐고


나 : 오케이
나 : 그만

소으랑 : ㅠㅠ

나 : 거기까지 하자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일부러 안 물어봤는데
나 : 왜 혼자 상처를 헤집고 그래
 : 분위기 어쩔 거야ㅋㅋㅋ
 : 간신히 수습하고 있었는데


소으랑 : 눈치 없어서 죄송합니다

 : 저 가시나를 우짤꼬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가끔은 괜찮잖아요
소으랑 : 맨날 나만 당하니까ㅋㅋ

 : 곧죽어도 손해는 안 보시겠다?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뭐, 그게 중요한  아니니까
나 : 어쨌든
나 : 바라는 게 있으면 말을 해야지
 :  그러면 몰라
나 : 알아도 모른 척할 거야


소으랑 : 알고는 있는데요;;;

나 :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나 : 그건 그것대로 싫어한다 서윤아


소으랑 : 싫다고 하지 마요ㅠ


나 : 널 싫어한다는 의미가 아니잖아ㅋㅋ

소으랑 : 그래두


 : 됐고
나 : 말이나 해봐
 : 들어나 보자

소으랑 : 그게요


나 : ㅇㅇ

소으랑 : 엊그제 낭님이 했던  있잖아요
소으랑 : 그것 때문에 계속 생각했는데

나 : ?


소으랑 : 왜 저를 섭이라고 안 부르는지
소으랑 : 저보고 말도 잘 통하고
소으랑 : 하는 짓이 귀엽다고……ㅋㅋ
소으랑 : 근데 제가 싫어할까봐
소으랑 : 확실하게 선을 긋진 못하겠다고
소으랑 : 그렇게 말했잖아요


나 : 내가 말했던 거랑은 살짝 다른 것 같은데?

소으랑 : 그래요?


나 : 서윤이가 싫어할까봐서가 아니라
나 : 나중엔 싫어도 싫다는 소릴 못할까봐
나 : 아예 싫다는 생각도 못하게 될까봐
나 :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면 안 될 것 같다고
나 :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소으랑 : 뭐가 다른 거예요?


나 : 당장은 싫지 않더라도
 : 좀 더 이것저것 많이 겪어보고
나 : 시간이 지나서 냉정해지면
 : 내가 왜 그랬지 싶어서
 : 후회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냐
 : 그 차이지 뭐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


나 : 넌 후회 안 할 것 같지?

소으랑 : 네엥

 : 그런 생각이  때가 제일 위험한 거야
나 : 그래서 가능한 다른 선택지를 남겨두려는 거고
나 : 서둘러서 결정할 필요가 없는 문제니까

소으랑 : 낭님은  필요 없어요……?

 : 그게 또  그런 식으로 이어지냐ㅋㅋ

소으랑 : 맨날 저 혼자만 안달복달하는 것 같아서ㅠㅠ
소으랑 : 낭님은 항상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나 : 나는
 : 음
 : 너한테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나 : 그냥 있는 그대로 얘기하면

소으랑 : 네

나 : 내가 섭 성향의 여자랑 만나서
나 : 짧게 한두 번 즐기고 끝내는 
나 :  해본 건 아니거든?

소으랑 : ?

나 : 일단 끝까지 들어봐


소으랑 : 네엥

나 : 근데 그런 여자들은 있잖아
나 : 음
 :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나 : 내가 얼마나 공을 들이든 간에
나 : 결국 엔조이 상대란 말이야?
나 : 원나잇 같은 거라고


소으랑 : ;;;;;

나 : 클럽에서 만난 여자가 아무리 이뻐도
나 : 여자친구로는 도저히  보이는 것처럼
나 : 아니
나 : 이런 얘기는 됐고
 : 어쨌든 그런 애들은 내 취향에 맞게 길들이고
 : 귀여워해주고 예뻐해줄 수가 없단 말이야


소으랑 : 그렇겠……죠?


나 : 내가 만약 널 그렇게 보고 있었다면
나 : 이미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시키고
나 : 영상이나 사진으로 개인정보  빼내서
나 :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 다음에

소으랑 : 


나 : 지금쯤 너 앉아있는 침대에서
나 : 서윤이 아다 뚫어주고 있었겠지?

소으랑 : 침대에 앉아있는 건 어케 아셨담……ㅋㅋ

나 : 그래?


소으랑 : 네엥

나 : 그래 뭐, 어쨌든
나 : 근데 내가 원하는 건
나 : 되도록 오래 시간을 들여서
 : 맞춰갈  있는 파트너라서
나 : 솔직히 말할게?

소으랑 : 네

나 :  서윤이가 나한테 복종하길 바라거든?
 : 몸도 마음도 전부 굴복시켜고 지배해서
나 : 오직 내 명령에만 따르고
나 : 나한테만 애교 부리고
나 : 내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나 : 그런 여자로 길들이고 싶어


소으랑 : 목덜미가 찌릿찌릿ㅠㅠ

나 : 근데 서둘러서 되는 게 아니잖아ㅋㅋ
나 : 시간이 허락하는  신중하고 싶고
나 : 너한테 생각할 시간도 충분히 주고 싶어
나 : 일단 시작하면 끝내기도 어렵고
나 : 관계를 정리했을 때 상실감도 크니까

소으랑 : 제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니죠?

 : ㅇㅇ
 : 부족한  가르치면 되잖아
나 : 그런 이유로 고민하진 않아ㅋㅋ
나 : 대신 서윤이는
 : 음
나 : 뭐랄까
나 : 대인관계라던지
 : 사회경험이 많이 부족하니까
나 : 좀 더 깊이 생각을 해보라는 거야ㅋㅋㅋ
나 : 정말 내가 주인이어도 괜찮은지
나 : 앞으로 조교를 받는다고 하면
나 : 제대로 견딜 자신이 있는지


소으랑 : 괜찮다고 해도 안 믿으실 거죠……?

나 : ㅇㅇ
나 : 지금은 당연히 안 되지


소으랑 : ㅠㅠ


나 : 기다려줄 테니까 천천히 생각해봐
나 : 시간도 많은데 뭐가 그리 급해ㅋㅋㅋ

소으랑 : 그럼 생각해볼게요


 : 그래그래

소으랑 : 진짜진짜 진지하게 생각해볼 테니까
소으랑 : 낭님도 나중에 딴소리하면  돼요

 : 알았어ㅋㅋ


소으랑 : 제가 괜찮다고 하는데
소으랑 : 낭님이 맘이 바뀌었다 그러면
소으랑 : 저 진짜 울어버릴 거예요


나 : 안 그래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뭐, 대충 대답이  것 같은데

소으랑 : 근데 있잖아요 낭님


 : ?
 : 


소으랑 : 그 대신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데
소으랑 :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있어요?

나 : 뭔데

소으랑 : 그게요
소으랑 : 주인님이 받아주기 전까지만이라도 좋으니까
소으랑 : 그동안 제가 주인님 소유라고
소으랑 : 아니, 주인님 소유가 될 예정이라고
소으랑 : 좀 더 확실하게 표시해주시면
소으랑 : 훨씬 안심할  있을 것 같은데
소으랑 :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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