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화 〉4월 30일 수요일 PM 7시 (5)
소으랑 : 솔직히 섭보다 훨씬 와닿아요
나 : 그래?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서브미시브라고 말을 들어도
소으랑 : 이게 뭔가……싶은 느낌이라 좀 낯선데
소으랑 : 아니, 무슨 뜻인지는 알거든요?
나 : ㅇㅇ
소으랑 : 낭님이 가르쳐주기도 했구
소으랑 : 사전적인 의미로도 순종적이라 그러니까
소으랑 : 대충 그런가보다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었는데
소으랑 : 사실 크게 실감이 나진 않았거든요
나 : 내가 설명을 제대로 못했나?
소으랑 : 그게 아니라……ㅋㅋㅋㅋㅋ
소으랑 :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소으랑 : 낭님이 가르쳐주는 게 너무 많으니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솔직히 지금 다시 물어보시면
소으랑 : 대답할 자신 없음……ㅋㅋ
나 : 시험 보는 것도 아니고ㅋㅋ
소으랑 : 그래두
나 : 그렇게 진지할 필요 없어
나 : 모르면 모르는 거지 뭐
나 : 다시 물어보면 가르쳐줄 텐데
소으랑 : 짜증 안 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뭐 그런 걸 가지고 짜증을 내냐
나 : 내가 언제 물어본다고 짜증낸 적 있었어?
소으랑 : 그건 아닌데……;;;;
소으랑 : 낭님이 같은 말 두세 번씩 시키지 말라고
소으랑 : 엄청나게 화냈잖아요
나 : 내가?
소으랑 : 그랬잖아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제파악도 못하고
소으랑 : 주인님한테 막 기어오른다고
나 : 야
나 : 그거랑 비교하면 안 되지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래두
나 : 내가 평소에도 그러는 건 아니잖아
소으랑 : 그건 그래요
나 : 이래서 허락을 안 해주는 거야ㅋㅋ
나 : 딱히 심하게 대한 적도 없는데
나 : 혼자 겁이나 먹고 말이야
나 : 그런데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하면
나 : 얼마나 더 심해자겠어ㅋㅋㅋ
소으랑 : 으
나 : 서윤이가 그런 관계를 좋아한다는 건 알겠는데
나 : 그렇다고 평소에도 나한테 겁 먹고
나 : 눈치 보면서 우물쭈물하면
나 : 내 기분은 어떻겠어ㅋㅋㅋㅋㅋ
소으랑 : 끝내주나……?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야
소으랑 : 그래요?
소으랑 : 낭님 그런 거 좋아하지 않남
나 : 예의 바르고 순종적인 건 좋지만
나 : 무서워하진 않았음 좋겠어ㅋㅋㅋㅋ
소으랑 : 화낼 때 빼곤 별로 안 무서워요ㅋㅋ
나 : 그래 뭐, 그럼 됐어
나 : 어쨌든
나 : 펫이라고 부르는 쪽이 훨씬 와닿는다는 거지?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훨씬 알기 쉽잖아요
소으랑 : 한 방에 이해가 되는 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느낌이 달라?ㅋㅋㅋㅋ
소으랑 : 펫이면 애완동물이잖아요
나 : 그치
소으랑 : 그래서
소으랑 : 내가 애완동물이구나
소으랑 : 그렇구나……싶어서ㅋㅋ
나 :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나 : 그래 뭐, 만족한다니 다행이네
소으랑 : 근데 저런 건 어떻게 아는 거예요?
소으랑 : 주인님 같은 사람은 딱 보면 알아요?
소으랑 : 아니, 낭님 같은 사람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오늘부터 니가 가장 경계해야 할 건
나 : 하나부터 열까지 척 보면 안다는 사람이다
나 : 알았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왜요 또ㅋㅋㅋㅋㅋㅋ
나 : 세상에 그런 인간은 없어
나 : 아니, 있긴 하겠지만
나 : 너한테 접근하는 건 죄다 사기꾼이야
나 : 뒤통수 조심해라 진짜
소으랑 : 낭님은 다 알면서……ㅋㅋ
나 : 내가 어떻게 알아
나 : 그동안 니가 별 생각없이 떠들었던
나 :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 : 그런 얘기들을 취합해서
나 : 그럴싸하게 들려주는 거지
소으랑 : 그래도 눈치 되게 빠르신 것 같은데
나 : 니가 너무 알기 쉬운 거야
나 : 그리고 서윤아ㅋㅋㅋ
소으랑 : 멍멍
나 : 우리가 하루에 몇 시간이나 떠든다고 생각하냐?
나 : 길면 5시간에서 못해도 2~3시간이야
소으랑 : 만나는 게 6~7시쯤이니까
소으랑 : 아
소으랑 : 진짜 그렇다ㅋㅋㅋ
소으랑 : 플레이 없는 날도 그렇고
소으랑 : 생각보다 오래 하네요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 왤케 짧게 느껴지지
소으랑 : 매일 낭님이 오늘은 끝내자고 할 때마다
소으랑 : 이상하게 섭섭하고 아쉽고 그랬는데
소으랑 : 사실 되게 오랫동안 떠든 거구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이 왜 피곤하다 그러는지 알겠다
나 : 매일 그만큼 대화를 했으면
나 : 옥장판을 팔아도 아파트 한 동만큼 팔았겠다
나 : 정수기를 팔았으면 이달의 우수사원이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무튼 조심해 진짜
나 : 아무한테나 그렇게 꼬리 흔들다간
나 : 나중에 큰코다친다
소으랑 : 아무한테나 그러진 않는데
나 : 조심하란 소리야
소으랑 : 낭님도 좀 바뀐 거 알아요?
나 : 내가?
소으랑 : 네엥
나 : 나만큼 한결같은 인간이 어디 있다고
소으랑 : 얼마 전부터 좀 자상해졌음……ㅋㅋ
소으랑 : 너무 잘 속는다고 말하면서도
소으랑 : 막 부끄러운 말도 안 시키고
소으랑 : 첨에는 애둘러서 괴롭히고 그랬는데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요즘은 안 그래?
소으랑 : 요즘은 걍 편하게 대해주시잖아요
소으랑 : 부끄러운 게 전부 플레이 쪽으로 몰려서 그런가
소으랑 : 거기까진 잘 모르겠지만……ㅋㅋㅋㅋㅋ
소으랑 : 암튼 전처럼 심술궂은 느낌은 아님
나 : 그땐 간 좀 보느라 그랬던 거고
나 : 지금은 안 그래도 알아서 앵기는데
나 : 뭐하러 그러겠냐ㅋㅋㅋㅋ
소으랑 : 짭짤했어요?
나 : ?
소으랑 : 간을 왜 봤냐구요ㅋㅋㅋㅋ
나 : 내 취향인지 아닌지
나 : 미끼 함 던져본거지 뭐
소으랑 : 취향 아니면 어쩌려고 했어요??
나 : 그걸 꼭 물어봐야 알아?ㅋㅋ
소으랑 : 주인님이라고 부르지도 않았을 테구
소으랑 : 야한 얘기도 안 해줬겠죠?ㅋㅋㅋ
소으랑 : 그냥 언제 없어져도 안 이상한
소으랑 : 그런 애로 대해주셨을 듯
나 : 정확하네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서
나 : 어느 쪽이 더 좋아?
소으랑 : 심술부리지 마요ㅋㅋㅋㅋㅋㅋ
나 : 사람이 그렇게 쉽게 바뀌겠냐
소으랑 : 낭님 취향이라 다행인 걸로……ㅋㅋ
소으랑 : 전 당연히 지금이 더 좋아요
소으랑 : 다 얼면서 물어보고 그러세요
나 : 반복학습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자꾸 이렇게 반복적으로 대답을 시켜야
나 : 머릿속에 새겨져서 주제파악 확실하게 하지
소으랑 : 진짜 조련당하는 기분이당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조련이고 조교가 별거냐
나 : 이런 식으로 길들이는 거지 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너무해요
나 : 뭐가 너무해
소으랑 : 낭님은 맨날 알아서 생각하라고
소으랑 : 뭐가 좋고 싫은지 확실하게 하라고
소으랑 : 그랬으면서……ㅋㅋ
나 : 그랬으면서 뭐
소으랑 : 정작 낭님은 이런 식으로
소으랑 : 싫은 것도 좋아하게 만들잖아요
소으랑 : 전에는 멍멍하는 것도
소으랑 : 엄청 부끄러웠는데
소으랑 : 이젠 반사적으로 나옴……ㅋㅋ
나 : 별로 부끄럽지도 않지 이젠?
소으랑 : 부끄럽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소으랑 : 그냥 그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져서
나 : 원래 사람이란 게 같은 행동을 반복할수록
나 : 그거에 대해 무뎌지게 되어 있거든
나 : 그 왜
나 : 같은 냄새를 계속 맡으면
나 : 코가 마비되고 그러잖아
소으랑 : 그거보단 좀 더 복잡하지 않을까 싶은데……ㅋㅋ
나 : 어차피 수치심도 감각이니까
나 : 결국은 비슷한 거야
나 :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게 되어있어
소으랑 : 그런가;;;
나 : 익숙해지고 무뎌지고
나 : 그러다 보면 버릇이 되는 거지
소으랑 : 그럼 낭님은 이런 거 볼때마다
소으랑 : 막 뿌듯하고 그래요?
소으랑 : 성취감 같은 거 느껴지고?
나 : 음
나 : 반반?
소으랑 : 나머지 반은 뭔데요?
나 : 그만큼 책임감 같은 것도 강하게 느끼니까
나 :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는 거지 뭐
소으랑 : 글쿠나
나 : 내가 별로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 거겠지만
나 :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를 자꾸 생각하게 되네
소으랑 : 그래도 싫진 않잖아요……ㅋㅋ
소으랑 : 낭님 취향의 여자
나 : 당연하지
소으랑 : 당사자 입장에선 쫌 복잡한 기분이지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래도 괜찮은 건가 싶어서
나 : 무섭기도 하고
나 : 잘못될까봐 걱정도 되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아서 싫은데
나 : 막상 그만두고 싶지는 않고
나 : 그치?
소으랑 : 너무 정확해요ㄷㄷ
나 : 뻔하지 뭐
나 : 너 같은 애들 한두 번 보나
나 : 이런 말하면 또 삐질 거야?ㅋㅋ
소으랑 : 제가 언제 삐졌다구
나 : 요즘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나 : 기분 나쁜 티를 팍팍 내던데?
나 : 모를 줄 알았어?ㅋㅋㅋㅋ
나 : 얘 왜 말이 없니
나 : 어디 갔어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ㅇㅇ
나 : 아무리 찔려도
나 : 대답은 해야지
소으랑 : 아니에요
나 : 뭐가?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갑자기 뭐가 아니야
나 : 대답하기 싫다고?
소으랑 : 아니, 그게 아니라
소으랑 : 암튼 아니에요
소으랑 : 아닌 건 아닌 거임
나 : 뭐라는 거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술 먹었니?
나 : 한 잔 하고 왔어?
소으랑 : 몰라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아니, 그리고!!
소으랑 : 낭님은 주인님이라고 못하게 하면서
소으랑 : 왜 이름 부를 때마다 짖으라고 그래요?
나 : 얘가 또 급발진하네
소으랑 : 낭님이 막 이름 불러서
소으랑 : 부르는 거 보니까
소으랑 : 갑자기 억울해졌어요
나 : 그래서 싫어?
소으랑 : 싫은 건 아닌데……;;;;
나 : 항상 말하는 거지만
나 : 관두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을 해
나 : 싫다는데 억지로 강요하진 않아
소으랑 : 아니, 싫은 게 아니라요
소으랑 : 쫌 불공평하다고 생각 안 해요?
나 : ?
소으랑 : 플레이 때만 주인님이니까
소으랑 : 평소에는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소으랑 : 그렇게 말했잖아요
나 : 그렇지
소으랑 : 그럼 저도 평소엔 강아지 아닌 거 아님?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 왜 이름 부를 때마다
소으랑 : 멍멍하고 짖어야 됨?
소으랑 : 불공평하지 않아요????
나 : 앞으론 이름 부르지 말까 그럼?
소으랑 : 그건 싫어요
나 : 짖는 게 싫다는 건 아니다
나 : 이름도 계속 불러주면 좋겠다
나 : 근데 불공평한 것 같다
소으랑 : ㅇㅇ
나 : 뭐 어쩌라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이 이름 불러주면
소으랑 : 이상하게 설렌단 말이에요
소으랑 : 특히 우리 서윤이라고 해줄 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앞으론 좀 자제해야겠네
소으랑 : 그럴 줄 알았어ㅋㅋㅋ
나 : 그래?
소으랑 : 낭님은 제가 좋아한다고 하는 건
소으랑 : 뭐가 됐든 도리질부터 치고 보잖아요
소으랑 : 제대로 듣기도 전에ㅋㅋㅋㅋ
나 : 청개구리라 그래
소으랑 : 개굴개굴
나 : 비 오는 날도 좋아하고
나 : 근데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잠깐 생각해봤는데
나 : 내가 짖으라고 시킨 적은 없지 않아?
나 :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에 없는데
소으랑 : ?
소으랑 : 낭님 아니면 누가 시켰다는 거임
나 : 니가 좋아서 했을 수도 있지
소으랑 :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이 짖으라고 시켰잖아요
소으랑 : 이름 부를 때마다
소으랑 : 멍멍하고 대답하라 그랬는데
소으랑 : 그것도 기억 안 나요?
나 : 아니, 기억은 다 하는데
나 : 그게 아마 서윤이 팬티 벗겨서
나 : 네 발로 기어다니게 했을 때였지?
소으랑 : 네엥……
나 : 근데 그 뒤로는 딱히 시킨 적 없잖아
나 : 너 혼자 버릇이 들어서 그렇지
나 : 안 짖는다고 뭐라 그랬던 적은 없는데
나 : 이것도 내가 기억 못하는 거야?
소으랑 : 뭐라고 한 적은 없어요
소으랑 : 없는데요
소으랑 : 그런 거 있잖아요
소으랑 : 안 하면 큰일날 것 같고
소으랑 : 괜히 혼날 것 같고
나 : 결국 니가 스스로 한 거네?
소으랑 : 아니라니까요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이 시켰으니까 습관이 된 거지
소으랑 : 딱히 좋아서 하는 건 아니에요
나 : 그럼 그만두면 되잖아
소으랑 : 아 왜 그ㅐㄹ요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급하네 우리 서윤이ㅋㅋㅋ
나 : 오타를 다 내고
소으랑 : 예고도 없이 훅 들어오니까 그렇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요즘 좀 자상해졌다고 하길래
나 : 간만에 심술 좀 부려볼까 싶었어
소으랑 : 성격 진짜 이상해;;;;
나 : 편하다고 긴장 풀지 말란 소리야ㅋㅋ
나 : 언제 치고 들어갈지 모르니까
소으랑 : 새디스트
나 : 뭐래
소으랑 : 맞잖아요
나 : 나 딱히 가학적인 성격은 아닌데?
나 : 고통스러워하는 걸 즐기지도 않고
소으랑 : ????????
나 : 평소보다 물음표가 좀 많네
소으랑 : 낭님이 새디스트가 아니면
소으랑 : 대체 누가 새디스트인데요
소으랑 : 맨날 괴롭힐 생각만 하는 사람이
나 : 음
소으랑 : 맨날 나 괴롭히면서 좋아하잖아요
나 : 너 울리고 존나 미안해하던 건 벌써 잊었냐
소으랑 : 그런……가?
나 : 그리고 너 괴롭히는 건
나 : 뭐랄까
나 : 귀여운 강아지 툭툭 건드리면서
나 : 귀찮게 구는 거에 가까운 거 아닐까?
나 : 우리 서윤이가 워낙 귀여워야 말이지
소으랑 : 안 넘어가요
소으랑 : 흥이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러니까 딱히 울리고 싶다거나
나 :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는
나 : 그런 불순한 의도는 아니야
소으랑 : 그럼 뭔데요?
나 : 굴복시켜서 내 발 아래에 두고 싶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둘 다 똑같이 불순해요
나 : 너한테는 차라리 다행 아닐까?
소으랑 : ?
나 : 너 아픈 거 싫어하잖아
나 : 내가 좀 더 가학적이었으면
나 : 벌써 꽤 맞았을 걸?
소으랑 : 어떻게요?
소으랑 : 때리러 오실 거임?ㅋㅋ
나 :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
나 : 방법은 많아 서윤아
나 : 니가 생각도 못하는 방법들이
나 : 세상엔 참 많아ㅋㅋㅋ
소으랑 : 무섭게 왜 그래요;;;
나 : 그러니까 감사하라고ㅋㅋㅋ
나 : 적어도 난 잘못했다고 때리진 않잖아
소으랑 : 대신 엄청 화를 내잖아요
나 : 안 그러면 반성을 안 하잖아
나 : 물론 가끔 의도적으로 그럴 때가 있긴 해
나 :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나 : 길들이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인 거지
나 : 딱히 좋아서 하는 건 아니야ㅋㅋ
소으랑 : 아니던데
소으랑 : 되게 좋아하던데
나 : ㄴㄴ
나 : 나도 너 혼내면서 기분이 좋진 않아
나 : 솔직히 존나 불편해
나 : 나도 우리 강아지가 원하는 대로
나 : 우쭈쭈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은데
소으랑 : 진짜요??
나 : ㅇㅇ
나 : 근데 니가 말을 안 듣잖아
나 : 내가 언제 플레이 시작하자마자
나 : 존나 갈구면서 트집 잡았냐?
소으랑 :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ㅋㅋ
나 : 난 되도록이면 플레이 중에도
나 : 가능한 좋은 분위기 유지하고 싶어
나 : 특히 너는 경험이 없어서
나 : 빡세게 조지고 싶지 않다니까?
소으랑 : 그럼 저만 잘하면
소으랑 : 어
소으랑 : 그러니까
소으랑 : 주인님 말씀 잘 듣고
소으랑 : 시키는대로만 하면
소으랑 : 안 혼나는 거예요?
나 : 뭐 그리 당연한 걸 말하고 있냐
나 : 내가 좋아서 혼내는 줄 아나 얘는
나 : 지금까지 뭐 배웠어 너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왜
나 : 갑자기 뭐가ㅋㅋ
소으랑 : 제가 잘못해서 혼나는 건 알았는데
소으랑 : 낭님도 솔직히 좀 즐긴다고……ㅋㅋㅋ
소으랑 :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나 : 얼씨구?
소으랑 : 근데 낭님도 저 혼내면서
소으랑 : 마음이 불편했다고 생각하니까
소으랑 : 되게 잘못한 것 같고 그래요
나 : 알았으면 잘해
소으랑 : 잘할게요 주인님
나 : ㅇㅇ
나 : 얼마나 오래 갈지도 모르는데
나 : 당연히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
나 : 나 그렇게 독한 사람 아니야
소으랑 : 낭님은 저 싫어요?
나 : 얘는 아까부터
나 : 뭐 이렇게 급작스럽냐
나 : 싫다는 게 무슨 의미야?
소으랑 : 아니,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