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화 〉4월 28일 월요일 PM 5시 (13)
나 : 세이프 워드 말이야
소으랑 : 그게 뭔데요?
나 : 몰라?
소으랑 : 넹
소으랑 : 아웃워드는 아는데
소으랑 : 안전한 쪽은 몰라요ㅋㅋ
나 : 저번에 설명해준 적 있지 않았나?
나 : 한 번 그랬던 것 같은데
소으랑 : 잘 기억이 안 나는데요;;;
소으랑 : 설명했었……나?
나 : 좀 전까지 잊고 있던 새끼가 할 말은 아니지만
나 : 내가 이걸 너한테 설명 안 하고 넘어갔을 리가 없는데
나 : 거 참
나 : 이상하네
소으랑 : 죄송해요
소으랑 : 제가 주인님이 말했던 건 웬만하면 다 기억하는데
소으랑 : 저건 기억이 안 나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들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고
소으랑 : 아닌 것도 같고
나 : 지나가는 말로 대충 넘겼나?
나 : 모르겠네
소으랑 : 그러게요
소으랑 : 몰겠다
나 : 그리고 넌 또 왜 주인님이야
나 : 스위치 확실하게 안 누르지 진짜
소으랑 : ?
소으랑 : 아……ㅋㅋㅋㅋ
소으랑 : 진짜네
소으랑 : 죄송해요
소으랑 :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서
소으랑 : 주인님이라고 불렀는지도 몰랐어요
나 : 정신 안 차릴래?
나 : 다른 인간들 앞에서도 그럴 거야?
소으랑 : 그럼 주인님이랑 둘만 있어도 돼요?
소으랑 : 아니, 낭님이랑……ㅎㅎ
나 : 시끄러
나 : 헛소리하지 말고 제대로 구분이나 해
나 : 확실하게 못하면 될 때까지 훈련시킨다
소으랑 : 그럼 우리 더 많이 하는 거예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알았어요
소으랑 : 조심할게요
나 : 그래그래
나 : 제발 좀 부탁할게
나 : 아니
나 : 근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너 지금 많이 피곤한 거 아는데
나 : 바로 쓰러질 정도는 아니지?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엄청 지치긴 했는데
소으랑 : 그럭저럭 견딜만해요
나 : 바로 나갈 것도 아니고?
소으랑 : 주인님이랑
소으랑 : 아니, 낭님이랑 놀다 갈건데요
나 : ㅇㅇ
나 : 좀 떠들다 갈 거지?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주인님이랑 얘기하면서
소으랑 : 아
소으랑 : 낭님이랑 노닥거리면서
소으랑 : 힐링할 생각이에요ㅋㅋㅋㅋ
나 : 그게 왜 힐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만
나 : 어쨌든 당장 갈 생각 아니면 됐어
소으랑 : 다른 분들 보고 가라구요?
나 : ㄴㄴ
나 : 오늘은 고생 많이 했으니까
나 : 그럴 필요는 없고
나 : 피곤하면 바로 쉬러 가
소으랑 : 네에잉
나 : 아무튼
나 : 좀 갑작스럽긴 하지만
나 : 좋아하는 단어 하나만 골라봐
나 : 평소엔 절대로 쓸 일이 없는
나 :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단어로
소으랑 : 왜요?
나 : 필요하니까
소으랑 : 어디에요?
나 : 아니, 글쎼
나 : 일단 골라보라니까
소으랑 : 왜요?
나 :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지금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왜요
소으랑 : 플레이하고 있을 때 아니면
소으랑 : 좀 기어올라도 된담서요
나 : 그것도 어느 정도지
나 : 5분도 안 돼서 태도가 돌변하는데
나 : 그걸 가만히 놔두냐 그럼?
나 : 손바닥 뒤집다가 손목 부러지겠다
나 : 이 년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럴 때 아니면 주인님한테 뭐라 그럴수가 없으니까
소으랑 : 아
소으랑 : 자꾸 주인님이라 그러네ㅠ
나 : 정작 호칭은 쉽게 안 바뀌는 걸 보니까 더 열받는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동안 실컷 뭐라 그랬으니까
소으랑 : 이 정도는 귀엽게 봐줘요
소으랑 : 제가 욕을 하는 것도 아니잖슴ㅋㅋ
나 : 알았어
나 : 알았으니까
나 : 그래
나 : 일단 세이프 워드가 뭔지부터 설명을 하면
나 : 아니, 근데 이거 분명 전에 말했던 것 같은데
나 : 왜 기억이 안 난다고 그러지
소으랑 : 그럴 수도 있죠 뭐……ㅠㅠ
소으랑 : 낭님도 맨날 기억에서 지우면서
소으랑 : 왜 저한테만 뭐라 그래요
나 : 쯧
소으랑 : 자기는 훨씬 중요한 것도 기억 못하면서
나 : 알았으니까 고만 하고
소으랑 : 헿
나 : 세이프 워드가 뭐냐면
나 : 플레이 중에 사용하는
나 : 일종의 안전장치야
나 : 브레이크라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누가 밟는 건데요?
나 : 너지 누구야
소으랑 : 오옹?
나 : 레드카드……라고 하면 좀 이상하고
나 : 브레이크가 맞겠다 역시
나 : 더 이상은 아웃이라고 선언하는 거지
나 : 왜냐하면
나 : 너도 이제 감이 오지 않아?
나 : 지금이야 나한테 농담도 하고
나 : 억울하다면서 깐죽대기도 하는데
나 : 플레이 중에 그러면 어떻게 되겠어?
소으랑 : 낭님 자주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소으랑 : 뒤지게 맞아요ㅋㅋㅋ
소으랑 : 목이 돌아가요
나 : 정확해
소으랑 : ㅎㅎ
나 : 플레이하는 동안
나 : 섭은 자기 행동의 주도권을 넘겨주기 때문에
나 : 좀 힘든 명령도 쉽게 거절할 수가 없거든?
나 : 애초에 그럴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닐 뿐더러
나 : 그런 식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도록 놔두지도 않고
소으랑 : 아
나 : 무슨 느낌인지 알겠지?
소으랑 : 약간은 알 것 같아요
소으랑 : 저도 주인님도 플레이 시작하면
소으랑 : 살짝 숨이 막힌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찌릿찌릿하게……?
소으랑 : 암튼
소으랑 : 지금부터 긴장해야 하는구나
소으랑 : 그런 생각이 들어서
소으랑 : 좀 조심스러워지는 편이에요
소으랑 : 눈치도 많이 보게 되고
나 : ㅇㅇ
나 : 그래서 나도 플레이 중에는
나 : 그런 분위기를 부추기려고
나 : 일부러 욕도 많이 하고
나 : 서윤이가 부끄러워하는
나 : 수치심을 주기 위한 말들?
나 : 그런 걸 많이 쓰는 편이야
나 : 결국 분위기지 뭐
소으랑 : 욕은 좋아서 하는 거 아니었어요?
나 : 평소에 너더러 시발년이라곤 안 하잖아
나 : 내가 언제 그랬어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나 : 그리고 굳이 욕이 아니더라도
나 : 사람 열 받게 만드는 방법은 많아
소으랑 : 하긴
소으랑 : 낭님의 세치 혀라면……ㅋㅋ
나 : 가장 직설적으로 상대를 경멸하면서 깔아뭉개고
나 : 깎아내릴 수 있는 방법이 욕설이라서 쓰는 거지
나 : 원래 난 좀 더 세련되게 돌려 까는 쪽이 취향이야
소으랑 : 길동 님한테 그러는 거 보면
소으랑 : 딱히 세련되진 않던데ㅋㅋㅋㅋㅋㅋ
나 : 그것도 상대에 따라 다르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어쨌든 그래서
나 : 어디까지 말했더라
나 : 아
나 : 그래
나 : 그렇게 강압적인 분위기다보니
나 : 진짜 싫어도 싫다는 말이 잘 안 나와
나 : 분위기에 눌린다는 말 알아?
나 : 험상궂게 생긴 사람을 앞에 두면
나 : 무서워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그러잖아
소으랑 : 낭님도 그래요??
나 : 나도 사람인데 그럼 안 무섭겠냐
소으랑 : 간은 집에 두고 다닐 것 같은 사람이ㅋㅋ
나 : 그건 니 얘기 같은데?
나 : 플레이 중이 아닐 때는
나 : 어느 정도 봐준다고 말은 했지만
나 : 안 혼낸다고는 말 안 했다?
소으랑 : 네엥~
나 : 잔망스러운 년
소으랑 : 잔망미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그보다
나 : 제발 딴소리 좀 하지 마
나 : 설명 좀 하자
나 : 그거 해봤자 얼마나 걸린다고
나 : 옆에서 자꾸 겐세이를 넣어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입 다물고 있을게요
나 : 아무튼
나 : 그러다 보면 명백하게 한계를 벗어나는 명령
나 : 예를 들면 눈을 가리고 입을 막은 채로
나 : 구속당해서 몇 시간 동안 버텨야 한다던지
나 : 이건 좀 극단적인가?
나 : 뭐, 어쨌든
나 : 힘에 부쳐서 도저히 안 되겠다
나 : 아니면 이건 절대로 못할 것 같다
나 : 그럴 때 세이프 워드를 쓰는 거야
나 : 멈춰달라는 의미로
소으랑 : 음
나 : 애초에 섹스할 때도 그렇지만
나 : 이럴 땐 싫다는 말이 좀 다르게 쓰이거든
나 : 그래서 얘가 정말 싫어서 그렇게 말하는 건지
나 : 단순히 부끄러우니까 튕기려고 그러는 건지
나 : 잘 모를 때가 많아
나 : 그래서 세이프 워드란 게 필요한 거지
나 : 거긴 절대로 죽어도 안 된다면서
나 : 막을 생각을 안 하는 걸 보면 참 기분 묘하거든
나 : 솔직히 존나 헷갈려 진짜
소으랑 : 저도 그래요?
나 : 뭐가?
소으랑 : 저도 안 되겠단 소리 많이 하는데
소으랑 : 울 주인님이 안 들어줬던 것 같아서ㅋㅋ
소으랑 : 근데 또 막상 엄청 혼나고
소으랑 : 주인님한테 욕 먹으면서 등 떠밀리면
소으랑 : 어떻게든 다 하게 되니까
나 : 알았어
나 : 내가 미안해
소으랑 : 사과 받으려고 한 게 아니구요ㅋㅋㅋㅋ
소으랑 : 제가 싫다고 안 된다고 말했던 것도
소으랑 : 주인님한테는 튕기는 걸로 보였나 싶어서요
소으랑 : 그래서 안 들어주나 궁금했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글쎄
나 : 꼭 튕겨서 그렇다기보다는
나 : 일단 서윤이 너랑 플레이를 할 땐
나 : 다른 년들에 비해서 조심스러워지거든
나 : 그래서 난이도도 낮추고
나 : 되도록이면 혼내지도 않으려고 그래
나 : 너무 엄격하게 분위기를 잡지도 않고
나 : 설렁설렁 농담도 받아주면서
소으랑 : 그게 엄격하지 않은 거예요??
나 : 내가 너 기어오른다는 거 말고
나 : 다른 이유로 혼낸 적 있어?
소으랑 : 없……나?
나 : 왜 확신을 못해ㅋㅋ
소으랑 : 혼난 건 기억하는데
소으랑 : 왜 혼났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걸 잊으면 안 되지
소으랑 : 나도 낭님 닮아가나ㅋㅋㅋㅋㅋ
나 : 난 분명히 말했다
나 : 똑같은 이유로 세 번 실수하면
나 : 가만 안 놔둔다고
나 : 다음은 없어
소으랑 : 안 그럴게요……ㅋㅋㅋㅋㅋㅋ
나 : 쯧
소으랑 : 근데 생각해보니까
소으랑 : 진짜 건방지다는 이유 말곤
소으랑 : 혼난 적 없는 것도 같구
소으랑 : 애초에 주인님은 이유도 설명 안 해주고
소으랑 : 불합리하게 트집 잡아서 혼내진 않는다고 했잖아요
나 : ㅇㅇ
나 : 그렇다고 또 은근슬쩍
나 : 주인님이라 부르진 말고
소으랑 : 네엥ㅎㅎ
나 : 그래서 다른 년들은 뒤지게 쳐맞을 만한 것도
나 : 너한테는 너그럽게 넘어가는 편이야 보통
소으랑 : 예를 들면요?
나 : 플레이 중에 딴소릴 자꾸 한다던가
소으랑 : 아
나 : 그러니까 그것도 못하겠다 그러면
나 : 나로선 방법이 없지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만 엄청 살살 해주는 거였구나
나 : 안 그랬으면 이미 처음 얘기 나왔을 때
나 : 오늘처럼 영상으로 찍어서 인증시키고
나 : 매일마다 보고하라고 시켰을 걸?
소으랑 : 헐
나 : 근데 넌 그냥 좀 흥미가 있을 뿐이고
나 : 애초에 아무런 지식도 없을 뿐더러
나 : 어딜 만져야 제대로 느끼는지도 모르는데
나 : 그런 애를 어떻게 빡세게 굴리겠냐
소으랑 : ㅎㅎ
나 : 어쨌든 얘기가 또 옆길로 샜는데
나 : 너랑 있으면 이게 문제야
나 : 잡담하느라 얘기가 진행이 안 돼ㅋㅋㅋ
소으랑 : 전 좋은뎅
나 : 나도 싫어하진 않는데
나 : 너한테 뭔가 설명하다가 삼천포로 가면
나 : 처음에 무슨 소릴 하고 있었는지 까먹으니까
나 : 일일이 위로 올라가야 해서 귀찮아
소으랑 : 세이프 워드가 왜 필요한지
소으랑 : 그거 말하고 있었어요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 있잖아요
나 : 왜
소으랑 : 지금 막 궁금한 게 생겼는데
소으랑 : 만약 플레이를 시작했잖아요
나 : 시작했는데?
소으랑 : 근데 갑자기 하기가 싫어졌어요
소으랑 :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소으랑 : 그냥 단순히 변덕이 생겨서
소으랑 : 지금 당장 플레이를 그만두고 싶으면
소으랑 : 그럴 때 써도 돼요?
나 :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나 : 이해주는 사람이 있고
나 : 아닌 사람이 있겠지
소으랑 : 낭님은요?
나 : 난 뭐, 딱히 상관없어
소으랑 : 헐
소으랑 : 진짜요??
나 : ㅇㅇ
나 : 계속 말하지만
나 : 이건 결국 상호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역할극인데
나 : 본인이 즐겁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
나 : 오늘은 도저히 그럴 기분이 아니라는 애한테
나 : 억지로 강요하는 것도 못할 짓이고
소으랑 : 글쿠나
나 : 물론 그렇다고 해서 너무 변덕을 부리면
나 : 그건 그것대로 상대한테 실례겠지?
나 : 상대적으로 약자인 서윤이가 보호받아야 하는 건 맞지만
나 : 그렇다고 해서 내가 존중받지 말아야 한다는 건 아니잖아
소으랑 : 오
나 : 어리광도 받아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적당히 부려야지
나 : 안 그러면 서로 지쳐서 오래 못 가
소으랑 : 근데요
소으랑 : 플레이하는 도중에 갑자기 중단해버리면
소으랑 : 주인님도 짜증나는 거 아니에요?
나 : 맥이 좀 빠지고 존나 아쉽긴 하겠지만
나 : 그런 걸로 짜증낼 정도면 주인노릇하면 안 되지
나 : 고작 몇 시간의 짧은 흥분이나 만족감이
나 : 파트너보다 더 소중하다면야 할 말 없지만
나 : 그런 인간은 그냥 자격이 없는 거야
나 : 적어도 내 생각은 그래
소으랑 : 아깐 저더러 태도가 너무 쉽게 바뀐다고 그랬으면서
소으랑 : 낭님도 만만치 않은 거 알아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게 어딜 봐서 같은 사람이야
나 : 그래서 솔직히 너한테 너무 미안하다 지금
소으랑 : 에이
소으랑 : 안 그래도 돼요
소으랑 : 잘못한 것도 아닌데
소으랑 : 뭘 또 그렇게까지ㅋㅋㅋ
나 : ㄴㄴ
나 : 이건 내 잘못이 맞아
나 : 의심의 여지 없이
소으랑 : 낭님은 되게 뻔뻔한 것 같으면서도
소으랑 : 은근 자기 잘못은 잘 인정하는 것 같음
소으랑 : 자주 그러는 건 아니지만ㅋㅋㅋㅋ
나 : 이건 진짜 중요한 거라서 그래
나 : 게다가 아까 울었다는 말이 떠올라서
나 : 미안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ㅋㅋ
소으랑 : 전 진짜 괜찮은데ㅋㅋㅋㅋ
나 : 신경 써준다고 말은 열심히 했으면서
나 : 정작 중요한 것도 못 챙기고
나 : 지금까지 내가 대체 뭘 했나 싶네
소으랑 : 울었던 것도 다른 이유가 아니라
소으랑 : 주인님이 저 때문에 화가 났는데
소으랑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랬던 거고
나 : 어떤 게 상처가 될지 모르는 거야
나 : 나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도
나 : 상대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는 거고
나 : 특히 너 같은 경우엔
나 : 바로 옆에서 케어해줄 수 없으니까
나 : 더 조심하고 주의했어야 하는데
나 : 진짜 미안하다 서윤아
소으랑 : 전 별로 상관없지만
소으랑 : 낭님이 그렇게까지 말하면
소으랑 : 용서해드릴게요ㅋㅋㅋ
나 : 진짜 왜 잊어버렸지
소으랑 : 앞으로는
소으랑 : 낭님도 실수란 걸 하는 인간이라고
소으랑 : 기억해두겠습니다ㅋㅋㅋㅋㅋ
나 : 당연한 거 아니냐
소으랑 : 당연한 거긴 한데……ㅋㅋㅋ
소으랑 : 왠지 낭님은 되게 철저하고 엄격한?
소으랑 : 카리스마 있고 뭐든지 척척 해낼 것 같은
소으랑 : 아
소으랑 : 물론 그런 사람 아닌 거 아는데
소으랑 : 제 안에서는 그런 이미지에요ㅋㅋㅋㅋ
소으랑 : 그래서 낭님도 실수할 거라는
소으랑 : 그런 당연한 생각이 잘 안 듦
나 : 생각 좀 하고 살아
소으랑 : 미안한 거 맞아요?
나 : 알았어
나 : 안 할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소으랑 : 뭐지 이 기분
소으랑 : 좀 전까지 막 갈구고 화내고
소으랑 : 나한테 욕하던 사람이
소으랑 : 꼼짝도 못하니까
소으랑 : 되게
소으랑 : 되게 막
소으랑 : 암튼 좀 그렇다ㅋㅋ
나 : 뭐라는 거야
소으랑 : 기운 좀 내시라구요ㅋㅋㅋ
소으랑 : 앞으로 잘하면 되는 거 아니겠음?
나 : 위로할 거면 돈으로 줘
소으랑 : 저한테 자꾸 그럴 거예요?
나 : 이 시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은 항상 제 머리 꼭대기에 있으니까
소으랑 : 지금처럼 저한테 꼼짝 못하는 게
소으랑 : 좀 많이 신선해서 재밌당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
나 : 어디 무서워서 실수하겠냐 이거
소으랑 : 에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제가 뭘 어쨌다구
나 : 나도 아직 배울 게 많다
소으랑 : ㅎㅎ
나 : 너한테 뭘 가르칠 때가 아니었네
나 : 갑자기 자신이 없어지는데
소으랑 : 주인님
나 : 이렇게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나 : 강아지가 있어서 더 그런 것 같다
나 : 인생 시벌……
소으랑 :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게 아니라요
나 : 그럼 뭔데
소으랑 : 빨리 정하자구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 세이프 워드라는 거
소으랑 : 어차피 플레이에 쓰는 거니까
소으랑 : 주인님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
나 : 그냥 니가 그렇게 부르고 싶은 건 아니고?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나 : 말 나온 김에 정해버리자
나 : 실수한 걸 알았으면
나 : 바로바로 피드백을 해야지
소으랑 : 어떻게 정하는 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