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7화 〉4월 28일 월요일 PM 5시 (12)
나 : 글쎄
나 : 어떠려나
소으랑 : 저 혼내려고 한 말이잖아요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그렇잖아요
소으랑 : 빨리 그렇다고 해주세요
소으랑 : 네?
소으랑 : 주인니임ㅠㅠ
나 : 그래 뭐, 진심은 아니었다
나 : 그 정도로 해두자
소으랑 : 그럼 진심일 때도 있어요?
나 : 진심일 때?
나 : 있지
소으랑 : 아……
나 : 오랫동안 알고 지내다 보면
나 : 가끔 정나미 떨어질 때도 있고
나 : 다 그런 거 아니겠냐
소으랑 : 그건 쫌 싫은데
나 : 일단은 서윤아
나 : 그 얘긴 나중에 다시 하자
나 : 별로 중요한 거 아니잖아
소으랑 : 저한테는 엄청 중요한데요……ㅠ
나 : 그럼 빨리 마무리 지은 다음에
나 : 마음 편한 상태에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나 : 지금은 아무래도 좀 그렇잖아
나 : 알았지 서윤아?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그래그래
나 : 아무튼
나 : 내가 왜 울었냐고 물어봤냐면
나 : 서윤이가 조금 전에 그랬잖아
소으랑 : ㅇㅅㅇ?
나 : 예의 바른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했다며
소으랑 : 아
소으랑 : 네엥
나 : 사실 예의 바른 목소리가 뭔지
나 : 난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나 : 본인이 그렇다니 뭐, 대충 넘어가고
소으랑 : 달라진 게 안 느껴져요?
소으랑 : 진짜 하나도?
나 : 내가 원래 여자들한테 그런 질문 받으면
나 : 반사적으로 대답이 나오는 사람인데
소으랑 : 이번엔 아니에요?ㅋㅋ
나 : 내 귀가 이상한 건지는 몰라도
나 : 별로 그렇게 큰 차이를 못 느끼겠어
소으랑 : 이상하다
나 : 그보다는
나 : 울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 : 아니 울어서 그런 거겠지만
나 : 아까보다 기운도 없고
나 : 목소리가 기어들어가서
소으랑 : 아
나 : 이것 봐
나 : 가장 처음에 찍었던 거랑 비교하니까 바로 티가 나잖아
나 : 목소리에서부터 벌써 풀이 죽은 게 느껴지네
소으랑 :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ㅠㅠ
나 : ㅇㅇ
나 : 너한테 뭐라고 하는 건 아니야
나 : 당연히 그럴 수 있지
나 : 근데
나 : 음
소으랑 : 또 뭐가 있어요?
나 : 목소리가 작은 것도 작은 건데
나 : 코맹맹이 소리 때문에 발음이 뭉개져서
나 : 뭐라 그러는지 제대로 안 들려ㅋㅋ
소으랑 : 많이 심해요?
나 : 많이 심하다기보단
나 : 좀 웅얼거리는 정도인데
소으랑 : 다시 찍어야 될 정도로……?
나 :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나 : 아예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야ㅋㅋ
나 : 그랬으면 당연히 다시 찍으라 그랬겠지
나 : 걍 중간중간 코 먹는 소리가
나 : 신경 쓰여서 그래ㅋㅋㅋ
소으랑 : 그럼 어떡해요?
소으랑 : 다시 찍어요?
나 : 아니라는데 왜 자꾸 물어봐
나 :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찍고 싶어?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절대 아니에요 주인님
나 : 다시 하란 소린 아니고
나 : 중간에 불분명하게 들리는 게 있어서
나 : 함부로 대하는 게 좋다는 말 다음에
나 : 아니
나 : 아니다
나 :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쭉 읊어봐
나 : 뭐라고 했는지 영상 보면서 비교 좀 하게
소으랑 : 처음부터요?
나 : ㅇㅇ
소으랑 : 뭐라 그랬더라
소으랑 : 저는
소으랑 : 그러니까
소으랑 : 아
소으랑 : 다시 하려니까 부끄럽다
소으랑 : ㅠㅠㅠㅠ
나 : 그래도 해야지?
소으랑 : 네 주인님
소으랑 : 저는 남자친구랑 쪽 하는 것보다
소으랑 : 주인님께 매도당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소으랑 : 주인님의 좆물받이입니다
나 : 그 부분에서 좀 많이 더듬더라?
소으랑 : 저거 되게 부끄러워요
나 : 암캐나 걸레는 괜찮으면서?
소으랑 : 그것보다 훨씬
소으랑 : 진짜 훨씬 더 많이 부끄러움
소으랑 : 암캐나 걸레 같은 건 원래 의미가 따로 있잖아요
소으랑 : 그냥 비유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거지만
소으랑 : 저거
소으랑 : 그
소으랑 : 좆물받이는요……;;;;
소으랑 : 아예 그럴 목적으로 쓰는 말이라
소으랑 : 저한테는 되게
소으랑 : 뭐랄까
소으랑 : 허용범위를 벗어나는 느낌이에요
나 : 알았으니까 계속해
소으랑 : 네 주인님
소으랑 : 주인님께서 함부로 대해주시는 게 너무 좋은
소으랑 : 전용 보지노예 주제에 건방지게 굴어서 벌을 받는 중입니다
소으랑 : 정액받이 서윤이의 씹걸레 개보지
소으랑 : 콘돔 없이 생으로 질내사정해서
소으랑 : 너덜거리는 보지구멍을
소으랑 : 사랑하는 주인님의 정액으로 가득 채워주세요
소으랑 : 제발 부탁드립니다 주인님
나 : 아
나 : 뭐야
나 : 보지노예라고 한 거였어?
소으랑 : 네ㅠㅠ
나 : 그래 뭐, 듣고 보니까
나 : 그렇게 안 들리는 것도 아니네
나 : 다음부턴 발음 좀 똑바로 하자
나 : 목소리도 좀 키우고
나 : 또박또박도 좋은데 알아들을 순 있어야지
소으랑 : 그렇게 작아요……?
나 : 볼륨 안 키우면 제대로 안 들려ㅋㅋㅋㅋ
나 : 보면서 그런 생각 안 들었어?
소으랑 : 안 봐서 몰라요……ㅋㅋ
나 : ?
소으랑 : 제대로 나오는지만 확인하고
소으랑 : 바로 올린 거라서
소으랑 : 어떻게 찍혔는지는 저도 모름
나 : 뭐야
나 : 왜 안 봤어?
소으랑 : 부끄러워서 싫단 말이에요ㅠㅠ
소으랑 : 자기가
소으랑 : 그
소으랑 : 야한 거 하는 영상을
소으랑 : 어떻게 봐요
나 : 그래도 확인은 해야지ㅋㅋ
나 : 서윤이 보지 예쁘게 나오나
소으랑 : ㅠㅠ
나 : 방금 건 농담이지만
나 : 아무리 부끄러워도 확인은 꼭 해야지
나 : 어떡하려고 그래 서윤아
소으랑 : 촬영하면서 엄청 부끄러웠는데
소으랑 : 굳이 또 볼 필요가 있나 싶어서요ㅠㅠ
나 : 그러면 안 되지
소으랑 : 그럼 있잖아요
소으랑 : 만약 주인님이
소으랑 : 어
소으랑 : 주인님이 나오는 야동을 봐야 한다면
소으랑 :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아요?
나 : 그딴 걸 왜 봐
나 : 생각만 해도 좆같은데
나 : 시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 왜 저한테만 그래요ㅠㅠ
소으랑 : 주인님은 인증이라 그랬지만
소으랑 : 사실 따지고 보면 저거 야동이잖아요
소으랑 : 인터넷에서 많이 보이는
소으랑 : 그런 거잖아요
나 : 그건 그렇지
소으랑 : 거기에 제가 나왔다고 생각하면
소으랑 : 머리가 익어버릴 것 같은데
소으랑 : 그걸 다시 보라고 하시면
소으랑 : 전 진짜 어떻게 될 것 같아요……ㅠㅠ
소으랑 : 지금보다 더 수치스러워하라는
소으랑 : 주인님 생각은 알겠는데요
소으랑 : 진짜 좀 봐주세요
나 : 지금 많이 힘들어?
소으랑 : 저번에 했던 플레이는요
소으랑 : 몇 번씩 가버리는 거 참느라고
소으랑 : 막 다리도 후들거리고
소으랑 : 암튼 엄청나게 힘들었거든요?
나 : 오늘은?
소으랑 : 근데 오늘은
소으랑 : 주인님한테 혼나기도 하고
소으랑 : 촬영 같은 거 하면서
소으랑 : 몸보다는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어요
소으랑 : 지금은 주인님이랑 이렇게 얘기하면서
소으랑 : 어느 정도 잊어버리고 있긴 한데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일단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나 : 이것부터 말해야겠다
나 : 들어봐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내가 영상을 확인하라고 말한 게
나 : 너 부끄러워하라고 시키는 게 아니라
나 : 만에 하나 있을 사고를 조심하라는 거야
소으랑 : ?
나 : 혹시라도 얼굴 찍혔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나 : 아니, 얼굴도 얼굴인데
나 : 신상이 공개될 만한
나 : 음
나 : 예를 들면 집 구조라던가
나 :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식당 간판 같은 거
나 : 그런 거 보이면 어떡하려고
나 : 확인도 안 하고 그냥 올렸어ㅋㅋ
소으랑 : 창문 닫아놨고
소으랑 : 어차피 원룸인데……ㅋㅋ
나 : 저건 예를 든 거지 그냥
나 : 아무리 그래도 인터넷에 올리는 건데 조심 좀 하자
나 : 개인정보는 정말 별의별 곳에서 다 캘 수 있어
나 : 전에 만났던 어떤 년은 인증하라 그랬더니
나 : 얼굴은 마스크로 가린 주제에
나 : 자기 방이 다 나오게 사진을 찍어보내서
나 : 책장에 올려놨던 졸업장이 그대로 나오더라고
나 : 거기까지 생각이 안 미쳤던 건지
나 : 결국 나한테 이름부터 졸업한 학교까지 다 들켰지
소으랑 : 다른 여자랑도 이런 거 했어요?
나 : 지금 얘기 듣고 할 말이 그거밖에 없어?
소으랑 : 아니, 걍 궁금해서……ㅋㅋ
소으랑 : 어떤 사람이었는데요?
나 : 너보다 한두 살쯤 많았을 걸
소으랑 : 글쿠나
소으랑 : 그럼 그 여자한테도 저처럼
소으랑 : 강아지라 그랬어요?
나 : 그것도 지금 할 만한 얘기가 아닌 것 같다
나 : 내가 괜한 말을 꺼냈네
나 : 미안
나 : 어쨌든
나 : 그런 경우도 있으니까
나 : 만약 그럴 때를 대비해서
나 : 제발 확인하고 올려
나 : 알았어?
나 : 내가 이런 말까지 해야겠냐 진짜
소으랑 : 근데요 주인님
소으랑 : 문제될 만한 게 있었어요?
소으랑 : 그
소으랑 : 영상에서요
나 : 딱히?
소으랑 : 다행이다ㅠㅠ
나 : 다행이란 생각은 들어?
소으랑 : 걱정을 안 했던 건 아니에요……ㅋㅋ
나 : 걱정하는 것치곤 잘만 몰두하던데?
나 : 기껏해야 구멍 주변만 살살 문지르는 주제에ㅋㅋ
나 : 자기는 둔감하다고
나 : 느껴본 적이 없다고 그러더니
나 : 둔감하긴 뭐가 둔감해
나 : 손가락이 훑고 지나갈 때마다 흠칫흠칫하더만
소으랑 : 아으;;;;
나 : 다리도 자꾸 닫으려고 하고ㅋㅋ
나 : 부끄러워서 그랬어?
나 : 화면을 많이 신경 쓰더라?
소으랑 : 안 쓸 수는 없잖아요……ㅠ
소으랑 : 근데 얼굴은 진짜 안 보였죠?
나 : ㅇㅇ
나 : 앵글이 낮아서 턱까지밖에 안 보이는데
나 : 조금이라도 올라갔으면 보였을 거야 아마
나 : 아니, 최소한 고속버스 의자 젖히는 것처럼
나 : 뒤로 살짝 눕기만 했어도 다 보였을 걸?
소으랑 : 그럼 좀 위험한데……ㅠㅠ
나 : 니가 생각해도 그렇지?
소으랑 : 어차피 주인님은 이름이랑 다 알고 있으니까
소으랑 : 알려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진 않겠지만……ㅋㅋ
소으랑 : 그래도 그 부분은 좀 거부감이 있어서
소으랑 : 아직은 좀 그래요
소으랑 : 죄송해요 주인님
나 : 죄송할 게 뭐있냐
나 : 당연한 거지
나 :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꼭 확인하고 올리자
나 : 안 그러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어
나 : 시켜놓고 이런 말 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나 : 제발 걱정하게 만들지 좀 마라ㅋㅋ
소으랑 : 근데요
소으랑 : 주인님은 그러면 좋은 거 아니에요?
소으랑 : 막 협박해서 야한 것도 많이 시키고
소으랑 : 아니면 현실에서도……ㅋㅋㅋㅋ
소으랑 : 그럴 것 같은데
나 : 얘가 야동을 너무 많이 봤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니가 그런 플레이를 원하면 생각은 해보겠지만
나 : 그건 어디까지나 플레이 내에서의 시나리오로 끝나야지
나 : 실제로 그랬다간 잡혀가기밖에 더 하겠냐
나 : 아니면 그게 목적이야 혹시?
나 : 그렇다면 제법 괜찮은 밑밥이었다
소으랑 :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어쨌든
나 : 그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돼
나 : 나는 가능한 네 의사를 존중할 테니까
나 : 나한테 약점을 잡히거나
나 : 그런 종류의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렴
소으랑 : 네엥
나 : 그나저나
나 : 우리 서윤이ㅋㅋㅋ
나 :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소으랑 : 왜 그러세요?
소으랑 : 주인님
나 : 생각했던 것보다
나 : 훨씬 주무르는 보람이 없겠는데?
나 : 껌딱지까지는 아니지만
나 : 과속방지턱 수준밖에 안 되겠다 야
소으랑 : 갑자기???
나 : 그래도 꼴에 빨통이라고
나 : 실패한 빵 반죽 만큼은 부푼 게 보이긴 하는데
나 : 그래봤자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네
나 : 이거 뭐, 작아서 흔들리기나 하겠냐
소으랑 : 그래서 실망할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 안 들으셨잖아요……ㅠㅠ
나 : 영혼까지 끌어모아야 간신히 계곡 비슷한 게 만들어지겠네
소으랑 : 전 분명 실망할 거라고 말했어요
나 : 딱히 실망하진 않았어
나 : 애초에 기대도 안 했는데
나 : 왜 실망을 하겠어
소으랑 : 제가요
소으랑 : 오늘도 그렇고
소으랑 : 주인님한테 심한 말도 듣고
소으랑 : 진짜 별의별 소릴 다 들었는데
소으랑 : 이건 좀
소으랑 : 좀 많이 슬퍼요ㅠㅠ
나 : 너무 사실이라?
소으랑 : 날카로운 비수에 푹푹 찔리는 기분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도 모양은 이쁘니 됐잖아
나 : 가슴 그까짓 거
나 : 커봤자 쳐지기나 하지
나 : 아담하니까 보기 좋네 뭐
소으랑 : 그래도 커다란 게 좋지 않아요……?
나 : 없으면 없는대로 괴롭힐 방법이 있으니까 걱정 마
나 : 그리고 우리 서윤이 우유통이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라
나 : 무릎 위에 앉혀놓고 심심할 때마다 만지작거리기 좋겠는데?
나 : 간지러워서 꼼질거리는 거 보고 있으면
나 : 시간도 잘 갈 것 같고ㅋㅋㅋㅋ
소으랑 : 저기
소으랑 : 주인님
나 : 존나 대놓고 신음 참는 거
나 : 왜 이렇게 귀엽냐ㅋㅋ
소으랑 : 주인님?
나 : 입술 꽉 깨물고 억지로 참는 게 보여서
나 : 진짜 존나로 귀엽네 시발년
나 : 신음소리 낼 때마다 절정 1회씩 추가해서
나 : 언제까지 참을 수 있나 보고 싶은데?
소으랑 : 그만 보시면 안 돼요……?
나 : 왜
소으랑 : 아니면 차라리 욕을 해주세요
소으랑 : 저 지금 얼굴이 터질 것 같거든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화끈거리는 걸 넘어서
소으랑 : 펑 터질 것 같아요
나 : 그렇게 칭찬해달라고 조르더니
나 : 지금은 부끄러워?ㅋㅋㅋㅋ
소으랑 : 이건 칭찬도 아니고……ㅠㅠ
소으랑 : 그냥 놀리는 거잖아요
나 : 칭찬하는 거야
소으랑 : 그리고
소으랑 : 자꾸 상상돼서 미칠 것 같단 말이에요ㅋㅋㅋ
소으랑 : 안 그래도 주인님이 본다고 생각하니까
소으랑 : 긴장돼서 별로 느끼지도 못했는데
나 : 제대로 못 느꼈다고?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내가 보는 건 뭐야 그럼
나 : 존나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데
나 : 그러고 보니
나 : 내가 가버리라는 말을 안 했던가?
나 : 그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
소으랑 : 말씀은 하셨는데요ㅠㅠ
나 : 근데?
소으랑 : 제가요
소으랑 : 찍으면서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소으랑 : 어떻게든 두 번은 안 된다는 생각에 조급하니까
소으랑 : 반쯤 정신이 나가 있어서ㅠㅠ
소으랑 : 어떻게든 빨리 끝내고 싶어서 그랬던 거예요
나 : 어쩐지 영상이 별로 안 길더라
나 : 그냥 살짝 느낌 오니까 거기서 끝냈구나?
소으랑 : 네엥……ㅠㅠ
나 : 그러네
나 : 후다닥 마무리해버렸네
소으랑 : 죄송해요 주인님
나 : 아니 뭐, 그래
나 : 이미 합격이라 그랬으니 어쩔 수 없지
나 : 대신 다음부터는 잘하자?
소으랑 : 네 주인님
소으랑 :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 오늘은 많이 혼나기도 했고
나 : 힘들었을 텐데 그래도 잘해줘서
나 : 그냥 넘어가는 거야
소으랑 : 별로 잘한 것 같진 않지만
소으랑 : 다음엔 주인님 실망 안 시키도록
소으랑 : 그리고
소으랑 : 그리고 또
소으랑 : 어
소으랑 : 아무튼 혼나지 않도록
소으랑 : 더 열심히 할게요
나 : 그래그래
나 : 고생했어ㅋㅋㅋㅋㅋ
나 : 엄청 지쳤지?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괜찮아요 주인님
나 : 이제 괜찮으니까 솔직하게 말해ㅋㅋ
소으랑 : 진짜 괜찮아요
소으랑 :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소으랑 : 주인님
나 :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믿어라
소으랑 : 그렇게 안심시켜놓고
소으랑 : 또 뭐라고 하실까봐……ㅋㅋ
나 : 괜찮대도 그러네
소으랑 : 주인님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소으랑 : 의심이 많아지는 건
소으랑 :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ㅋㅋ
나 : 평소처럼 불러 이제
SYSTEM :// CLEAR LOG
나 : 로그도 삭제했고
소으랑 : 끝난 거예요?
나 : ㅇㅇ
소으랑 : 진짜로……?
나 : 아무래도 플레이 시작이랑 종료를 알리는
나 : 신호 같은 걸 만들어야 할 것 같아
나 : 너무 당하다보니 이젠 믿지를 못하네ㅋㅋ
소으랑 : 그냥 지금처럼 주인님이 로그 지우면
소으랑 : 끝나는 걸로 할까요?ㅋㅋㅋㅋㅋ
나 : 생각하기도 귀찮아?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지금 살짝 어질어질하긴 해요ㅋㅋㅋㅋ
소으랑 : 머리로 피가 몰린 기분이라서
소으랑 : 뭔가 생각할 만한 체력도 안 남았고
나 :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ㅋㅋㅋㅋ
나 : 시작할 땐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시키면 되겠지
나 : 이런 건 하나쯤 만들어두면 편하긴 해서
소으랑 : ㅎㅎ
나 : 아
나 : 젠장
소으랑 : 혀 씹었어요?
나 : 아니야 이 년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그게 아니라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너한테 사과해야 할 게 생겼다
나 : 미안하다
나 : 진짜 진심으로
소으랑 : 갑자기 왜 그래요
나 : 나도 아직 멀었구나 시발
나 : 아니, 배울 게 많다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나 : 어떻게 이걸 까맣게 잊고 있었을 수가 있지?
소으랑 : 왜요?
나 : 방금 니가 말하기 전까진
나 :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
나 : 미쳤구나 진짜
소으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