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4월 28일 월요일 PM 5시 (9)
나 : 아니기는 시발년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닌 년이 딜을 쳐걸고 자빠졌냐
나 : 우리 서윤이 많이 컸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설마 나한테 협상하자고 덤빌 줄은 몰랐네
소으랑 : 덤비진 않았잖아요……ㅠㅠ
나 : 이거 무서워서 주인노릇 하겠냐ㅋㅋㅋㅋ
나 : 까딱 잘못했다간 또 개처럼 발정나서
나 : 방치해뒀다고 사람을 들들 볶을 텐데ㅋㅋ
소으랑 : 왜 그래요 진짜ㅠㅠ
소으랑 : 화났으면 말로 해줘요 제발
소으랑 : 제가 반성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소으랑 : 맨날 왜 그런 식으로 말을 해요
소으랑 : 그러지 마요ㅠㅠㅠㅠ
나 : 화 안 났다니까?
나 : 삼세번이라고 하더니
나 : 기어코 같은 말을 세 번 시키네
소으랑 : 근데 왜 그래요 자꾸ㅠㅠ
나 : 아니, 이 상황이 존나 웃기잖아 지금ㅋㅋㅋㅋㅋㅋㅋ
나 : 좀 전까지는 부끄러워서 죽어도 싫다던 년이
나 : 알몸으로 노예선언하는 영상 찍어서 보낼 테니까
나 : 자위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안 웃겨?
소으랑 : 하나도 안 웃긴데요
나 : 근데 왜 나는 웃길까?
소으랑 : 저야 모르죠……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리고 제가 아무한테나 보여주겠다는 것도 아니구
소으랑 : 주인님이니까 괜찮다는 거잖아요ㅠㅠㅠㅠ
소으랑 : 근데 왜 아무나 좋다는 것처럼 말을 하고 그래요
나 : 그럼 지금까지 왜 튕겼는데
소으랑 : 주인님도 저더러 벗으라고
소으랑 : 보고 싶다고 말했으면서
소으랑 : 왜 저한테만 그러냐구요ㅠㅠ
나 : 아니, 그러니까 왜 튕겼냐고
나 : 설명을 해봐
나 :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다 합치면
나 : 1mb는 안 되겠구나
나 : 0.5kb는 나오려나
나 : 어쨌든 시발
나 : 사진 한 장 크기만큼도 안 나올 것 같긴 한데
나 : 그걸 존나 무의미하고 가치 없는 데이터 쪼가리로
나 : 만들어야 했던 이유를 설명해 보라고
소으랑 : 그
소으랑 : 주인님
나 : 왜
소으랑 : 좀 더 쉽게 말해주시면 안 될까요……?
소으랑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나 :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했으면
나 : 지금보다 훨씬 깔끔하게 진행됐을 텐데
나 : 뭐하러 쓸데없이 시간이랑 데이터 낭비해가면서
나 : 여기까지 질질 끌고 왔냐 이 말이지
나 : 썅년아
소으랑 : 저한테도 시간이 필요했단 말이에요
나 : 그래서 고민고민하다가 나온 결론이 그거야?
소으랑 : 고민하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ㅠㅠ
나 : 주인님한테 조건을 내거는 거?
소으랑 : 주인님도 싫으면 싫다고 말하라고 했으면서
나 : 확실하게 의사표시를 하라고는 했지만
나 : 주인님이랑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나 : 협상을 하라곤 안 했는데?
소으랑 : 그것 때문에 화가 난 거예요……?
나 : 4번째는 없다고 미리 말을 했어야 하나?
소으랑 : 맞는 것 같은데ㅠㅠ
소으랑 : 지금 화내고 있잖아요
소으랑 : 왜 아니라고 그래요
나 : 그러는 너는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젠 욕망에 솔직하기로 한 거야?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맘대로 생각해요
나 : 어쭈?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진짜 나쁜 거 알아요?
나 : 알지 그럼
소으랑 : 너무 당당해서 짜증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진짜 왜 그래요
소으랑 : 나한테만 그러는 거예요?
나 : 평소의 행실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니
소으랑 : 차라리 그냥 쭉 나빴으면 기대도 안 할 텐데
소으랑 : 평소엔 엄청 다정하고 잘 챙겨주니까
소으랑 : 이럴 때 배신감 엄청 들잖아요ㅠㅠ
소으랑 : 왜 정작 감싸줘야 하는 곳에선 칼을 꽂냐구요
나 : 다정하단 소린 여친한테도 못 들어봤는데
나 : 너한테 계속 들으니까 새삼스럽다
소으랑 : 그래요?
나 : ㅇㅇ
나 : 지랄맞다는 소리는 몇 번 들어봤는데
나 : 니가 사람 새끼냐는 말도 제법
소으랑 : 자업자득이겠죠
나 : 나도 그렇게 생각해
소으랑 : 거기서 아니라고 해야
소으랑 : 불평도 하고 그럴 텐데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쁜 놈 맞다고 인정해버리니까
소으랑 : 할 말이 없당ㅋㅋㅋㅋㅋㅋ
나 : 인정할 건 인정하자니까?
소으랑 : 가끔은 부정도 좀 해봐요
나 : 싫어
소으랑 : 지금 말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해줘도 뭐라 그러네
나 : 아무튼 여자들이란
소으랑 : 그거랑 무슨 상관인데요;;;
나 : 됐고
소으랑 : 아
소으랑 : 또 말 돌린다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나한테 화났냐고 계속 물어보는데
나 : 잘 생각을 해봐
나 : 기르는 개가 어느 날 갑자기 밥상에 발을 얹더니
나 : 이렇게 말하는 거야
소으랑 : ?
나 : 야
나 : 있잖아 주인님아
나 : 내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야
나 : 니가 그렇게까지 재롱을 보고 싶어 하는데
나 : 우리 사이에 너무 빼는 것도 좀 그렇지?
나 : 널 위해서라도 까짓거 힘 좀 써보지 뭐
나 : 대신 이따가 산책한 다음 목욕이나 좀 시켜줘
나 : 어때?
나 : 이 정도면 괜찮은 조건 아니냐?
소으랑 : 저렇게 건방지게 얘기 안 했는데……
나 : 자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저런 말을 들었어
나 :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소으랑 : 좀 웃길 것 같은데요……ㅋㅋㅋㅋ
소으랑 : 개가 저렇게 말하면
나 : ㅇㅇ
나 : 웃기겠지
나 : 그치?
소으랑 : 주인님?
나 : 근데 곱씹을수록 웃긴 걸 넘어서 울컥하지 않을까?
나 : 귀여워해졌더니 이젠 맞먹으려고 드나 싶어서
소으랑 : 아니, 주인님ㅠㅠ
소으랑 : 저는 그냥
나 : 애초에 고분고분 시키는 대로만 했으면
나 : 고생한 거 뻔히 아는데 가만히 내버려뒀을까?
나 : 아니, 최소한 공손하게라도 부탁을 했으면
나 : 그래 뭐, 열심히 했으니까 그 정도는 괜찮겠지
나 : 아니면 좀 더 귀여워해주고 싶으니까
나 : 직접 놀아줬을 수도 있고
나 : 그렇지?
소으랑 : 아으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촬영하면서 했던 대사들
나 : 다시 한 번 읊어봐라
소으랑 : 지금요?
나 : ㅇㅇ
소으랑 : 어……
소으랑 : 잠시만요
나 : 그래
소으랑 : 저는 낭님의 애완동물인 스무 살 성서윤입니다
소으랑 : 저는 이제부터 주인님 앞에서는 순종적이고 예의바른 노예이자 암캐로서
소으랑 :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와 즐거움을 포기하고
소으랑 : 늘 주인님 소유의 애완동물이자 전용 암컷이란 사실을 명심하겠습니다
소으랑 : 또 주인님께 지배당하고 복종할 수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고
소으랑 : 언제나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주인님께 기쁨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며
소으랑 : 주인님께 복종하고 봉사하는 것을 삶의 기쁨으로 삼을 것을 맹세합니다
나 : 그래그래
나 : 말은 잘 하더니
나 : 정작 무슨 뜻인지는 몰랐나봐?
나 : 맞아
나 : 언제나 말은 쉽지
소으랑 : 으
나 : 예의바른 노예이면서 암컷이라는 년이
나 : 엶심히 머리 굴려서 내린 결론이
나 : 부탁이 아니라 협상이라면
나 : 그건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소으랑 : 잘못했어요 주인님
나 : 거 참
소으랑 : 다시는 안 그럴게요
나 : 이게 월요일이라 그런가
나 : 오늘은 진짜 이상한 날인 것 같다
나 : 그렇게 생각 안 하냐?
소으랑 : 네?
나 : 그렇게 생각 안 하냐고
소으랑 : 그……런 것 같아요
나 : 왜 그런다고 생각하니
소으랑 :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소으랑 : 주인님
나 : 생각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잖아 지금
나 : 느긋하게 저녁까지 시시덕거리려고 했는데
나 : 정신을 차려보니 너한테 주인님이라 불리고 있고
나 : 이것 좀 해보려고 하면 태클이 들어오고
나 : 저쪽으로 가려고 하면 급커브를 꺾어버리고
나 : 이게 왜 그런다고 생각하니
소으랑 : 저 때문이에요……?
나 : 누구 때문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나 : 굳이 따지자면 내 탓이지?
나 : 내가 좀 더 주도권을 빡세게 쥐고
나 : 컨트롤을 했어야 했는데
소으랑 : 화내지 마세요 주인님
나 : 내가 성격이 좀 많이 지랄맞아서
나 : 일이 생각한 대로 안 돌아가면 신경이 곤두서거든?
나 : 특히 오늘처럼 아무 계획도 없이
나 : 정신없이 튀어다니는 경우엔 더 그렇고
소으랑 : 제가 다 잘못했어요
나 : 그래서 지금 이 전개가 썩 마음에 들진 않네
나 : 니가 화가 났냐고 물어보는 걸 포함해서
소으랑 : 그게요
나 : 아니면 화를 내야 만족하려나
소으랑 : 제가 겁이 좀 많아서ㅠㅠ
소으랑 : 주인님이 욕이나 나쁜 말을 할 때마다
소으랑 : 가슴이 막 철렁 내려앉는 것 같거든요
소으랑 : 그래서 자꾸 물어보는 것 같아요
나 : 글쎄
나 : 욕 처먹으면서 흥분하는 년이
나 :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소으랑 : 그건……
나 : 그래 뭐,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나 : 하던 애기 마저 하자면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이젠 그냥 다 내려놓기로 한 거야?
나 : 아주 당당하게 자위하게 해달라고 말을 하던데?
소으랑 : 딱히 그런 건 아닌데
나 : 그럼?
소으랑 : 주인님한테 부탁할 때는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소으랑 : 안 그러면 똑바로 하라면서 혼날 것 같아서요
나 : 그건 그렇지
나 : 계속 혼나더니 그건 잘 배웠네
나 : 교육의 성과인가?
소으랑 : 글구 딱히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그냥 기분 좋게 해달라는 거라서
소으랑 : 아니, 기분 좋아지고 싶다는 거라서
소으랑 : 주인님도 허락해주지 않을까
소으랑 : 그렇게 생각했어요
나 : 그래 뭐, 나쁜 건 아니지
소으랑 : 근데 주인님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소으랑 : 저도 좀 쉽게 생각했나봐요ㅠㅠ
나 : 말하는 방법이 잘못됐지?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그러게 왜 그랬어
나 : 우리 서윤이
나 : 주제파악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 저한테 막 한번 쓰면 질린다고
소으랑 : 또 가슴도 엉덩이도 별 볼일 없는 년이라고
소으랑 : 남자한테 박히는 것밖에 모르는 걸레년이라고
소으랑 : 자꾸 그러셔서 살짝
소으랑 : 그게
나 : 울컥했어?
소으랑 : 많이는 아니구요
나 : 그래서 주인님하고 맞먹으려고 들었다?
소으랑 : 그러려고 한 건 아니구요
소으랑 : 어떻게 하다보니까 말이 잘못 나와서……ㅠㅠ
나 :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나 : 우발적인지 계획적인지
나 : 판단하기가 참 어렵네
소으랑 : 주인님한테 기어오르려고 한 거 아니에요
나 : 근데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내가 한 적 없는 말이 보이는데
나 : 이건 어떻게 된 거냐?
소으랑 : 네?
나 : 마지막에 저거
나 : 내가 한 말이 아닌데?
소으랑 : ?
나 : 남자한테 박히는 것밖에 모르는 걸레년이라니
나 : 나 그런 말은 한 적 없어
나 : 위로 올라가봐
소으랑 : ???
나 : 내가 안 그랬지?
소으랑 : 어
소으랑 : 그러네요……?
소으랑 : 뭐지
나 : 그러게
나 : 뭘까
나 : 누구한테 들은 말인지
나 : 나도 참 궁금하네
소으랑 : 아니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주인님
나 : 오늘 아니란 소리 참 많이도 듣는다
소으랑 : 진짜 그런 거 아니에요
소으랑 : 그냥 말이 잠깐 헛나온 거예요
소으랑 : 진짜에요
나 : 다른 사람한테 들은 게 아니고?
소으랑 : 네네네네
소으랑 : 절대로 아니에요
나 : 그냥 머릿속에서 떠오른 거라고?
소으랑 : 살짝
소으랑 : 아주 살짝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 알고 지내는 남자도 없어요
소으랑 : 아시잖아요ㅠㅠ
나 : 아니, 그건 딱히 아무래도 상관없고
나 : 오히려 제발 좀 알고 지냈으면 좋겠다는 게
나 : 솔직한 심정이긴 한데
소으랑 : ㅠㅠ
나 : 그거야 뭐, 어쨌든
나 : 아무래도 내가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서윤아
나 : 머릿속에선 이미 돌림빵 당하는 공중변소인 걸 모르고
나 : 안 그런 척 내숭 떠는 거에 깜빡 넘어가버렸네
소으랑 : 살짝이라 그랬잖아요ㅠㅠ
소으랑 : 그렇게까진 생각한 적 없어요
나 : 그런 년을 처음이랍시고 사정 봐주느라 느슨하게 굴렸으니
나 : 다정하다는 얘기가 안 나오고 배기겠냐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그건 평소에……
나 : 우리 서윤이
나 : 그동안 제대로 암컷 취급을 안 해줘서 많이 서운했겠다?
나 : 머릿속에 씹질밖에 안 든 빡대가리 암캐년아
소으랑 : 아니에요ㅠㅠ
소으랑 : 주인님이 자주 쓰는 말이라서
소으랑 : 아
소으랑 : 그리고
소으랑 : 아까 주인님이 콘돔 얘기도 하고
소으랑 : 밤새도록 막 그런다고 해서
소으랑 : 그냥 기억에 남아 있었던 거예요
나 : 아니기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또 마음에도 없는 소리 나오는 거 봐라
소으랑 : 정말이라니까요
소으랑 : 말을 하면 믿어줘요 제발
소으랑 : 진짜라구요ㅠㅠ
나 : 그래 뭐, 빠지는 기분도 이해는 한다
나 : 좆 한 번 빨아본 적 없는 아다년이 언제 그런 걸 느껴봤겠어
나 : 자려고 누워있는데도 생각이 났겠지
소으랑 : 그게……
나 : 아니라곤 못하겠지?
소으랑 : ㅠㅠㅠㅠ
나 : 그래 뭐,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닌데ㅋㅋㅋㅋㅋㅋ
나 : 가버릴 수만 있으면 알몸 정도는 보여줄 수 있어?
나 : 생각했던 것보다 존나 가벼운 년이였네 이거
나 : 엉덩이가 가벼운 건지 머리가 가벼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소으랑 : 으
나 : 쨌든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아무래도 이번엔 그냥 못 넘어갈 것 같다
나 :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 벌을 받아야겠지?
소으랑 : 아으
나 : 어떻게 생각해
소으랑 : 잘못했어요
나 : 그 말도 오늘 꽤 많이 들었어
나 : 근데 그럴 때마다 대충 타이르고 넘어갔더니
나 : 실수해도 잘못했다고만 하면 봐준다고 생각을 하나
소으랑 : 그런 건 아닌데
나 : 제대로 된 반성을 안 하는 것 같으니
나 : 이쯤에서 제대로 된 벌이 필요할 것 같다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판단 빨라서 좋네
나 : 그럼 일단
나 : 음
나 : 뭐가 좋을까
나 : 아까 나한테 요구했던 게 뭐였지?
소으랑 : 네?
나 : 업로드한 영상은 서버에 남기지 말고
나 : 그리고 자위하게 해달라는 거였나?
소으랑 : 아
소으랑 : 네 주인님
소으랑 : 맞아요
나 : 그래 뭐, 그중 하나만 들어줄게
소으랑 : 하나만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설명할 테니까 잘 들어?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지금부터 너한테 영상을 두 개 찍으라고 시킬 거야
나 : 하나는 아까처럼 무릎 꿇고 두 손 공손하게 모으고
나 : 얼굴 안 나오도록 초점 아래쪽으로 잡아서
나 : 무슨 말인지 알지?
소으랑 : 네
나 : 그렇게 세팅한 다음에 파자마 벗고 촬영해
나 : 이건 니가 하겠다고 한 거니까 불만 없지?
소으랑 : 그
나 : 있어?
소으랑 : 아니에요 주인님
나 : 뭐라고 안 할 테니까 말해봐
소으랑 : 그게요
나 : ㅇㅇ
소으랑 : 파자마만 벗으면 되는 거죠……?
소으랑 : 속옷까지 벗어야 하나 싶어서
나 : 음
나 : 어느 쪽이든 딱히 상관은 없는데
나 : 어차피 중요한 건 목소리랑 대사라서
나 :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소으랑 : 네 주인님
나 : ㅇㅇ
나 : 무릎 꿇고 있으면 속옷 같은 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아
나 : 여자들이 집에서 입는 팬티 같은 건 보고 싶지도 않고
소으랑 : 아까랑 똑같이 말하면 돼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서윤아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멍
나 : 얘 좀 봐라 진짜
나 : 똑같은 구도에 똑같은 대사
나 : 그게 뭐가 재밌다고 그래
나 : 신선도가 떨어지잖아
소으랑 : 그럼요?
나 : 주인님한테 협상하자고 덤빌 만큼
나 : 발정이 나서 눈에 보이는 게 없는 것 같으니까
나 : 보지 쑤시게 해달라고 조르는 걸 찍어봐
나 : 며칠 전에 한 번 해봤지?
나 : 이번엔 목소리 내서 함 해보자
소으랑 : 아으
나 : 그리고
나 : 그거 찍은 다음에는
나 : 음
소으랑 : 다음이요……?
나 : 영상 두 개 찍는다고 했잖아
나 : 똑바로 안 듣지 시발년아
소으랑 : 아
나 : 정신 똑바로 안 차리냐
나 : 대답해봐
나 : 너 나한테 뭐 해달라고 했어
소으랑 : 다른 사람들이 못 보게 영상은 지우고
소으랑 : 그리고 자위하게 해달라고 그랬어요 주인님
나 : 내가 둘 중 하나만 들어준다고 그랬지?
소으랑 : 네 주인님
소으랑 : 아
소으랑 : 아니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그게요
소으랑 : 그럼 혹시
소으랑 : 저 영상 남겨두실 거예요……?
나 : 무슨 영상 말하는 거야?
소으랑 : 주인님이 삭제 못하게 한 영상이요
나 : 아
나 : 걱정하지 마
나 : 저건 확실하게 지워줄게
나 : 남한테 보여주면 가치가 떨어지잖아
나 : 저장해두고 나만 볼게
소으랑 : 다행이다
나 : 그런 건 남한테 못 보여주지ㅋㅋㅋㅋ
나 : 말이라고 하냐 그걸
소으랑 : 그니까요ㅠㅠ
나 : 서버에 박제해서 남겨두는 건
나 : 서윤이가 손가락으로 보지 벌리고
나 : 가버릴 때까지 잘못했다고 반성하면서
나 : 자위하는 영상밖에 없으니까 안심해
소으랑 :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