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71)화 (71/313)



〈 71화 〉4월 28일 월요일 PM 5시 (6)



 : 가면 간다고 말이라고 하고 사라지던지
나 : 오케이 사인 떨어지자마자 증발을 해버리네
나 : 거 참
나 : 1분 지났다
나 : 어
나 : 뭐야
나 : 벌써 5분 지났네
 : 시간 다 됐다 서윤아
나 : 얘 뭐하니

소으랑 : 주인님


 : 왔니

소으랑 : 죄송해요ㅠㅠ
소으랑 : 케이블이 오래됐는지
소으랑 : 연결이 제대로 안 돼서……ㅠㅠㅠㅠ
소으랑 : 노트북으로 옮기느라 시간이 좀 걸렸어요
소으랑 : 그거 때문에 좀 늦었어요
소으랑 : 지금 업로드 중이에요
소으랑 : 쪼금만 기다려주세요


 : 업로드하고 있어?

소으랑 : 네


나 : 그리고
나 : 끝났으면 말이라도 한 마디 해주지 그랬어
나 : 말도 없이 사라지더니
나 : 올 때도 조용히 스리슬쩍 와있네
나 : 뭐가 그렇게 급해

소으랑 : 죄송해요

 : 나도 잠깐  때리느라
 : 시간이 다 된지도 몰랐는데

소으랑 : 시간제한이 있다 그러니까
소으랑 : 갑자기 조급해져서
소으랑 : 빨리빨리 해야 할 것 같고 막;;;

 : 너무 새가슴 아니냐


소으랑 : 저 그래서 게임할 때도
소으랑 : 시간 다 돼서 타이머 돌기 시작하면
소으랑 :  심장이 쿵쾅쿵쾅거려서
소으랑 : 손이 제대로 안 움직이고 그래요

나 : 너 게임도 해?

소으랑 : 그냥 블럭쌓기 게임 같은 거?
소으랑 : 아니면 퍼즐게임이라던가
소으랑 : 가끔 심심할 때마다 해요
소으랑 : 침대에 누워서
소으랑 : 한두  정도

나 : 난  뭐라고


소으랑 : ㅎㅎ

 : 그래
나 : 다음부턴 아무리 그래도
 : 한 마디 말이라도 하고 가자
나 : 알았지?

소으랑 : 그렇게 하겠습니다
소으랑 : 주인님


나 : 대답은 참 잘해
나 : 역시 혼이 나야 기합이 들어가나?

소으랑 : ㅠㅠ

나 : 다음부터는 안 그럴 거지?


소으랑 : 네엥ㅠㅠ

 : 알았어
나 : 업로드 얼마나 남았냐

소으랑 : 거의  끝났어요


SYSTEM :// 공유폴더에 새로운 파일이 추가되었습니다. 확인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소으랑 : 금방 끝날 것 같은데
소으랑 : 아


나 : 끝났네

소으랑 : 아으;;;;

 : 왜


소으랑 : 불안하기도 하고
소으랑 : 살짝 긴장되기도 하고
소으랑 : 가슴 안쪽이 간질간질한……?
소으랑 : 저도  몰라요ㅋㅋ


나 : 그 모른다는 소리는 매번 듣는 것 같다?

소으랑 : 진짠데……ㅋㅋ


나 : 거짓말이란 소린 아니고


소으랑 : 긴장했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긴 한데
소으랑 : 그렇게까지 싫은 느낌은 아니고
소으랑 : 아니, 약간 싫기는 한데
소으랑 : 좀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강하게 밀어붙이면 거절 못할 것 같은 기분?

나 : 내가 잘못했다
 : 여자한테 기분을 물어보는 게 아니었는데

소으랑 : 평소엔 되게 편하고 안심되고 그러는데
소으랑 : 이상하게 항상 주인님이라고만 부르면
소으랑 : 이런 기분이 들어서……ㅋㅋㅋㅋ
소으랑 : 저도 이상하다고 생각은 해요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어
나 : 그만 설명해도 

소으랑 :  주인님


나 : 쨌든
 : 항상 그런 기분이 든다는 건
나 : 딱히 동영상 보여주는 게 싫지는 않다는 거네?

소으랑 : 아


나 :  당연히 그런  알았는데
나 : 거기까진 생각이  미쳤나 보구나
나 : 머리 좋다고 칭찬한지
 : 10분도 안 지난  같은데

소으랑 : 아뇨
소으랑 : 그건 아닌데……ㅋㅋㅋ


나 : 지금 입에서 나오는 말이
 :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나 : 찍으면서도 아무 생각 없었어?


소으랑 : 그게요

 : 그런 걸 영상으로 찍어서 올렸는데도
나 : 심지어 그걸 이제부터 남한테 보여줘야 하는데도
 : 반응이
 : 
나 : 한 마디로 끝이야?


소으랑 : 사실요
소으랑 : 계속 시간에 쫓기느라……ㅠㅠ
소으랑 : 당연히 부끄럽긴 했는데요
소으랑 : 늦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소으라 : 뭐라고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 음

소으랑 : 늦으면  혼나잖아요
소으랑 : 그리고 급하니까 폰도 떨어트리고
소으랑 : 몸이 생각처럼 안 움직여서

나 : 플레이 내용에 따라서
나 : 시간제한을 두는 경우가 있긴 한데
 : 사실 이번에는 그럴 필요가 없었거든?


소으랑 : 네


나 : 근데 굳이 5분이라고 정해줬던 이유는
 : 너 성격에 괜히 또 패널티 걱정해서
 : 몇 번씩 다시 찍을까봐 그랬던 거였는데
 :  정도로 마음이 급했을 정도면
나 : 오히려 독이 됐네

소으랑 : 쫓기면  돼요?

나 : 그렇게까지 가슴 졸이면서 찍은 영상에
 : 실수가 하나도 없으면 이상한 거지


소으랑 : 


나 : 전에도 몇 번 말한  같은데
나 : 난 억지로 트집 잡아가면서까지
 : 벌을 주고 싶지는 않아
 : 잘하면 칭찬하고
나 : 실수하면 혼내고
나 : 제대로 못하면 벌주고
나 : 그런 걸 확실하게 지켜야
나 : 너도 안심을 하지
나 : 안 그래?


소으랑 : 주인님 말씀이 맞아요

나 : 너 얌전하니까 좀 그렇다?

소으랑 : 전 항상 얌전했는데요……ㅋㅋ

나 : 좀 전에 혼내고 이런 말 하는 것도 이상하긴 한데
나 : 조잘조잘 잘만 떠들던 애가
나 : 기가 팍 죽어있으니까
나 :그것도 썩 보기 좋지는 않다


소으랑 : ㅠㅠ


나 : 그래 뭐, 아무튼
 : 확인  하고 올게
 : 잠깐만 기다려

소으랑 : 되게 짧아요
소으랑 : 1분도  되더라구요
소으라 : 지금 보고 있어요?


나 : ㅇㅇ
나 : 위아래가 붙어있는 파자마라길래
나 :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옷인가 했더니
 : 체크 무늬일 줄은 몰랐다 야
나 : 생각보다 평범하네


소으랑 : 그럼 뭔 줄 알았어요?

나 : 네글리제 같은 거 상상했어
나 : 아니, 베이비돌이라고 그러나 그거?
나 : 그 왜
나 : 어깨 끈 달려서 아래로 하늘하늘하게 늘어지는데
나 : 시스루처럼 얇게 속이 비치는 란제리 있잖아

소으랑 : 주인님 변태ㅋㅋㅋ

 : 솔직히 좀 기대했다

소으랑 : 제가  그런 걸 입어요
소으랑 : 그것도 집에서
소으랑 : 혼자 있는데

나 : 상상은 자유잖아

소으랑 : 좀 말이 되는 상상을 해야죠

 : 주소 불러라
나 : 택배로 보내줄게
 : 그거 입고 영상 함 찍자

소으랑 : 싫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젠 아주 본격적으로 포르노를 찍을려구;;;;

나 : 원래 처음이 어려운 거지
나 : 그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아니야

소으랑 : ;;;;;


나 : 그래 뭐, 생각했던 거랑 다르긴 한데
나 : 나름대로 귀여운 맛이 있네


소으랑 : 옷이요?


나 : 내가 패션에 관심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나 : 설마 잠옷이 귀엽다고 그랬겠냐
 : 입고 있는 애가 귀엽다는 거지

소으랑 : 저요?

나 : ㅇㅇ
나 : 시킨 대로 무릎도 꿇고
나 : 공손하게 손도 모으고
 : 다소곳해서 좋다ㅋㅋㅋㅋ


소으랑 : ㅎㅎ


나 : 자꾸 꼼지락거리는 건 긴장해서 그래?


소으랑 : 네
소으랑 : 어떻게 긴장을 안 하겠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그래도 긴장한 것치고는
나 : 또박또박 의식해서 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네
나 : 좀 많이 더듬긴 하는데ㅋㅋㅋㅋ
나 : 이 정도는 애교지 뭐


소으랑 : 제가 원래는 안 그러는데
소으랑 : 너무 긴장하는 바람에 목이 메여서
소으랑 : 그리고
소으랑 :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목소리도 탁하고
소으랑 :  갈라지고
소으랑 : 별로 듣기 좋은 상태가 아니라서


 : 알았으니까 진정해

소으랑 : 평소엔 이 정도까진 아니거든요 진짜

나 : 충분히 듣기 좋은데 왜 그래

소으랑 : 정말요……?


 : ㅇㅇ
나 : 좀 어린 티가 나긴 하는데
나 :  정도면 미성이지 뭘


소으랑 : 많이 앵앵거려요?


나 : 미성이라고 말한  못 들었냐?

소으랑 : 아
소으랑 : 혹시 거슬릴까 싶어서;;;;

 : 거슬리기는ㅋㅋㅋ
나 : 이런 애가 옆에서 떠들고 있으면
나 : 그냥 그것만으로도 기운이 날 것 같은데 

소으랑 : 에이……ㅋㅋ
소으랑 :  정도까지는


 : 진짜야
나 : 내가 별로 말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 : 잘 떠드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나 : 이상하게 기분이 좋더라고

소으랑 : 전 그렇게 잘 떠들진 못하는데요ㅋㅋ

나 : 그럼  귀여워서라도 웃겠지 뭐
나 : 아무튼 쓸데없는 걸로 걱정하지  마
나 : 왜 그렇게 콤플렉스가 많아
 : 충분히 듣기 좋으니까 자신감 좀 가져

소으랑 : ㅠㅠ

나 : 음
나 : 근데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너 가장 처음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해?

소으랑 : 어
소으랑 : 잠시만요
소으랑 : 낭님의 애완동물인 스무 살 성서윤입니다
소으랑 : 이렇게 말했던  같은데요
소으랑 : 왜요?


나 : ㅇㅇ
나 : 정확히 그렇게 말했는데
나 :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들어?


소으랑 : ?

 : 서윤아
나 : 잘 들어봐?

소으랑 : 멍멍


 : 서윤이가 영상을 촬영했잖아


소으랑 : 네넹

나 : 근데 그거 누구한테 보여줄 거야?
나 : 아니, 누가 보라고 찍는 거야


소으랑 : 아무한테도 보여주기 싫은데요……;;;

나 : 나는 이미 봤잖아


소으랑 : 주인님 아니면 싫어요
소으랑 : 사실 주인님한테 보여주는 것도
소으랑 :  많이 망설여지긴 하는데

나 : 그래?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근데 이미 보셨잖아요


나 : 그치


소으랑 : 이미 끝난 일로다가 싫다고 그러면
소으랑 : 또 벗으라고 할  같아서……ㄷㄷ


나 : 사실 나도 그쪽이 더 좋은데
나 : 싫다고 한 번만 해봐 제발
 : 그대로 벗겨버리게


소으랑 : 싫어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그 싫은 게 아니라
소으랑 : 싫다고 하는 게 싫어요
소으랑 : 절대로 싫어요
소으랑 : 주인님이라도 안 돼요

나 : 알았어 알았어
나 : 그렇게까지 안 해도
나 : 싫다는   시켜


소으랑 : 그만 좀 포기해요 진짜……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너무 끈질겨요
소으랑 : 사람이 포기할 줄을 몰라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나 : 뭐가 문제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모르겠는데
소으랑 : 잘못된  있긴 해요……?
소으랑 :  진짜 모르겠는데

나 : 그럴 땐 보통 두 가지 이유가 있지
나 : 문제를 문제라고 생각을 안 하거나
 : 아니면 내 의도를 전혀 눈치 못 챘거나

소으랑 : 뭐가 문제지……ㄷㄷ
소으랑 : 애완동물이라고 해서 그래요?
소으랑 : 노예가 맞는 거예요?


나 :  다 거기서 거기란 생각은 안 드니
나 : 개보지년이나 개걸레년이냐
나 : 보지 함부로 쓰는 년인건 마찬가지인데

소으랑 : 그렇게까지 심한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나 :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로 한 말이야

소으랑 : 매번 왜 그렇게 예시가 과격한지;;;


 : 아무튼
 : 모르겠어?


소으랑 : 네엥
소으라 :  진짜 하나도 짐작 가는  없어요
소으랑 : 주인님이 왜 그러는지도 모르겠고

나 : 내가 억지로 트집 잡는  같아?

소으랑 : 네?


 : 지금 니가 하고 있는 생각 말이야ㅋㅋ
나 : 신상필벌은 확실하게 지키겠다고 말한 주제에
나 : 어떻게든 하나 꼬집어서 억지 부린다고
나 :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소으랑 : 으


나 : 근데 그렇게 말을 하려니
나 : 아까처럼 의심한다고 혼날 것 같아서
나 : 뭐라고 하진 못하겠고ㅋㅋㅋㅋㅋ
나 : 그래서 겨우 나온 말이
나 :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 이거 아니야?

소으랑 : 잘못했어요
소으랑 : ㅠ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어?


소으랑 : 약간……?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 딱히 주인님을 의심하거나  건 아니구요
소으랑 : 진짜  그대로
소으랑 :  잘못했는데 저러시나……
소으랑 : 딱  정도였어요
소으랑 : 아무리 생각해도  떠올라서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왜 낭님이라고 그랬어?


소으랑 : 넹?

나 : 까딱 실수로 그렇게 부를까봐
나 : 아까부터 일부러 지적도 하고
나 : 계속 주인님이라고만 부르게 했는데
나 : 왜 갑자기 낭님이라 그랬어


소으랑 : 그게 문제가 돼요……?


나 : 일단 대답이나 해봐

소으랑 : 주인님이라고 하면 누군지 모르잖아요
소으랑 : 확실하게 낭님이라고 해야지
소으랑 : 그냥 주인님이라고만 하면
소으랑 : 제가 누구 건지 어케 알아요……;;;

나 :  가끔
나 : 니가 진짜로 이해가 안 가
 : 개보지나 개걸레년이란 말을 듣는 건
나 : 존나 부끄러워하면서
나 :  소유라고 하는 건  부끄러워?


소으랑 : 아니, 그런 말들은
소으랑 : 주인님이 괴롭히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잖아요
소으랑 : 아닌 거 알면서도
소으랑 : 그러니까 당연히 싫고
소으랑 : 들을 때마다 부끄럽고 그런데

나 : 그런데?

소으랑 : 주인님 거라고 하는 건
소으랑 : 아예 다른 문제 아니에요??
소으랑 : 그거 싫었으면
소으랑 : 지금 이러고 있지도 않았을 텐데……


나 :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나 : 아니, 됐다
나 : 본인이 만족하면 된 거지


소으랑 : 요즘은  맨날 말하다가 말아요?
소으랑 : 그런 사람 아니면서ㅋㅋㅋㅋ
소으랑 :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은


 : 나라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아니야
 : 특히 말해봤자 소용 없을 것 같을 때는
나 :  다물어버리는 게 속 편하지

소으랑 : ???


나 : 됐고
 : 안 돌아가는 머리라도 생각이란 걸 좀 해봐
나 : 나 말고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도 싫다며
나 : 아니, 관심 갖는 것도 싫다며
나 : 근데 그런 애가 아무나 들락거리는 클라우드에
나 : 자기 이름 대면서 떡하니 영상을 올렸어
나 : 그런데 아무 생각도 안 들어?


소으랑 : 어차피 주인님이 맨날 야동 올리는 곳인데;;;
소으랑 : 주인님 말고는 다들 제 이름 모르기도 하고
소으랑 : 
소으랑 : 아아

나 : 알겠어?

소으랑 : 바로 지울게요

나 : 누가 봐도 집에서 찍은 영샹인데
 : 자기 이름이랑 나이까지 소개하는 년 입에서
나 : 존나 익숙한 닉네임이 튀어나오면
나 : 누군지 절대로 모르겠다
나 : 그치?

소으랑 : 이거 어떻게 지우지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지워줘요 빨리

 : 원래는 그대로 박제해둘 생각이었는데
나 : 너 때문에 고민을 좀 해봐야  것 같아

소으랑 : 지워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빨리 지워요 진짜ㅋㅋㅋㅋㅋ
소으랑 : 왜 꾸물거리고 있어요
소으랑 : 이러다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나 : 고민되네


소으랑 : 그러지 말고 빨리요
소으랑 :  진짜!!!!!!!!
소으랑 : 이거 삭제 어케 해요
소으랑 : 알려줘요
소으랑 : 이건가?
소으랑 : 삭제 누르면 완전히 사라지는 거 맞음?
소으랑 : ?
소으랑 : ????
소으랑 : 관리자가 뭐라고 메세지 뜨는데요?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이거 뭐에요
소으랑 : 권한이 없대요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김낭
소으랑 : /@김낭
소으랑 : 이거 잠가놓은 거예요?


 : ㅇㅇ

소으랑 : 아니, 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어쩐다


소으랑 : 빨리 풀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언제 잠갔어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왜 이럴 때만 행동이 빨라요
소으랑 : 제발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주인님 진짜로
소으랑 : 괴롭히지 말구요
소으랑 : 저 진짜 심각하단 말이에요


나 : 아무래도 오늘은
나 : 서윤이 삽질하는 날로
나 : 정해져 있었나보다

소으랑 : 그러지 말구요ㅠㅠㅠㅠ


나 : 이따가 운세 한 번 체크해봐

소으랑 : 아 진짜!!!
소으랑 : 그런 소리 하지 말구요
소으랑 : 주인님 제발요
소으랑 : 빨리 지워줘요

나 : 손가락 하나 까딱  해도
나 : 알아서 괴롭힐 건덕지를 만들어주는데
나 : 가까운 사람을 조심하라고 쓰여있으면
 : 존나 웃길 것 같아서

소으랑 : 하나도 안 웃겨요
소으랑 : 빨리 지워줘요
소으랑 : 빨리요


나 : 사진 때도 그랬지만
 : 난 정말 이럴 생각이 없었다
 : 서윤아


소으랑 : 없긴 뭘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소으랑 : 촬영하라 그랬던 거잖아요


 : 내가 초능력자도 아니고
나 : 미래가 보였으면 로또를 샀겠지
 : 여기서 너 괴롭히고 있었겠냐

소으랑 : 주인님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음
소으랑 : 어쩐지 오늘은 뭔가 이상했어 진짜
소으랑 : 갈수록 일이 꼬이더라


나 : 얘가 이젠 헛소리를 하네


소으랑 : 아니, 그니까
소으랑 : 주인니임!!
소으랑 : 빨리 지워줘요
소으랑 : 주인님
소으랑 : 네?

 : 서윤이가 잠깐 잊고 있는 것 같은데
 : 우리 아직 플레이 중이거든?
 : 부탁을 그딴 식으로 하게 되어있나?
나 : 그렇게 애원한다고 해서
나 : 내가 들어줄 것 같아?

소으랑 : 아니, 이건 얘기가 다르잖아요


 : 무슨 얘기를 했는데 내가

소으랑 : 삭제 못한다는 소린 없었잖아요
소으랑 : 그런 얘긴 하나도 안 해줬으면서
소으랑 : 왜 심술을 부리고 그래요


나 : 딱히 심술부리는 건 아니고
 : 너무 예쁘게 잘 나와서
나 : 지우는 게 아까워서 그래
 : 다른 사람들한테도 보여주고 싶어서

소으랑 : 아니 진짜ㅠㅠㅠㅠㅠ

나 : 그냥 놔두자 우리


소으랑 : 제가 잘못했어요ㅠㅠ
소으랑 : 주인님 제발요
소으랑 : 전 주인님 말고는 싫단 말이에요
소으랑 : 보여주기도 싫구
소으랑 : 들키는 건 더더 싫구

나 : 잘못했어?

소으랑 : 잘못했어요
소으랑 : 무조건 잘못했어요

나 :  그렇게 잘못했어


소으랑 : 주인님이라고 안 부르고
소으랑 : 낭님이라고 부른 거요


나 : 실수했지?

소으랑 : 네네
소으랑 : 네?
소으랑 : ??
소으랑 : 실수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

나 : 내가 강아지를 너무 아끼는 착한 주인이라
나 : 실수 한두 번쯤은 너그럽게 넘어가고 싶은데
 : 미리 뱉은 말이 있어서 그렇겐 못하겠다
 : 괜히 또 나쁜 전례를 만들면  되잖아?
 : 오늘 니 덕에 복선 회수 빡세게 하네
나 : 근데 그거야 뭐, 어쨌든


소으랑 : 주인님……?


나 : 대충 예상이 가지?


소으랑 :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소으랑 : 진짜루


나 : 실수를 인정한 다음
나 : 얌전히 벌칙을 받고 다시 찍을래?
나 : 아니면 나름  경험인데
나 : 기념으로 클라우드에 남겨둘래


소으랑 : 혹시나 싶어서 물어보는 건데요
소으랑 : 계속 그럴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건 아니죠……?

나 : 좋을 대로 선택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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