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랜선조교기록 (69)화 (69/313)



〈 69화 〉4월 28일 월요일 PM 5시 (4)


소으랑 : 갑자기 웬 자기소개요?
소으랑 : 제일 첨에 왔을  했던 게 그거잖아요
소으랑 : 나이랑 이름이랑……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다
소으랑 : 이름은 나중에 말했구낭


나 : ㅇㅇ


소으랑 : 처음에는
소으랑 : 나이랑 사는 곳이랑
소으랑 : 그리고 성별이랑
소으랑 : 그렇게만 말했었죠?

 : 그치
나 : 이름은 나중에 들은 거고

소으랑 : 주인님이 예쁜 이름이라고 해주셨음
소으랑 : 어차피 기억 못하겠지만……ㅋㅋ


나 : 이젠 아예 단정을 해버리네

소으랑 : 그럼 아니에요?
소으랑 : 당연히 잊어버렸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 : 까먹은  맞긴 한데
나 : 그렇긴 한데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것 봐요

나 :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게 뭐랄까
나 : 아니다
 : 됐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근데
소으랑 : 이제 와서 자기소개를 또 해요?
소으랑 : 그것도 영상으로 찍어가면서??


나 : ㅇㅇ

소으랑 : 이미 들을 거 다 들었잖아요
소으랑 : 다른 사람들이면 몰라도
소으랑 : 주인님은 이것저것 많이 들어서
소으랑 : 딱히 궁금한 것도 없을 텐데 뭐하러……ㅋㅋ

 : 그건 니가 사람일 때 얘기고


소으랑 : ?
소으랑 : 


 : 이해했어?


소으랑 : 한 것 같아요
소으랑 : 아니, 했다고 생각은 하는데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

나 : 그럼 내가 뭘 시키려고 하는 건지
 : 자기 입으로 말해봐
 :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아야 하니까

소으랑 : 어


나 : 시간이 걸려도 괜찮으니까
나 : 또박또박 확실하게

소으랑 : 제가요


나 : ㅇㅇ


소으랑 : 닉네임 달고 소개할 때랑은 다르게
소으랑 : 그때는 다른 분들도 있었고
소으랑 : 그거면 충분했으니까
소으랑 : 주인님도 별로 깊게 안 물어봤는데
소으랑 : 이제는 주인님한테 이름이랑 나이랑
소으랑 : 사는 곳까지 다 알려드렸고
소으랑 : 저는 주인님의
소으랑 : 어
소으랑 : 노예?
소으랑 : 섭?


나 : 노예
나 : 암컷
나 : 암캐
나 : 애완동물

소으랑 : 주인님의 애완동물로서……ㅠㅠ
소으랑 : 조교를 받게 됐으니까
소으랑 : 주인님한테 제대로 다시 소개하라는
소으랑 : 그런 의미인  같아요

 : 정확해


소으랑 : 진짜요?

나 : ㅇㅇ
나 : 그래도  번 해봤다고
나 : 이제는 좀 감이 잡히나보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 정도로 바보 아니에요


나 : 맞아
나 : 우리 서윤이가 눈치가 부족해서 그렇지
나 : 머리가 나쁜 건 아니지
나 : 착해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그래
나 : 뭐, 아무튼
나 : 내 의도는 정확히 이해한 것 같네
나 : 별로 어렵진 않지?

소으랑 : 으

나 : 왜 또

소으랑 : 영상으로 찍는 것만 아니면
소으랑 : 괜찮을 것 같긴 한데……ㅋㅋㅋㅋ


 : 그거 이미 끝난 얘기 아니었어?


소으랑 : 주인님이 양보해줬다고 생각했을 땐
소으랑 : 너무 감사해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소으랑 : 결국은 주인님 의도대로 됐다고 생각하니까
소으랑 : 조금
소으랑 : 진짜 조금이긴 한데ㅋㅋㅋㅋㅋ
소으랑 : 촬영하는 게 억울하게 느껴져서


나 : 어차피 나오는 건 목소리밖에 없는데 뭘
나 : 아니면 처음에 오해했던 대로
나 : 얼굴에 마스크 하나만 착용하고
나 : 알몸으로 촬영할래?


소으랑 : 아뇨……ㅠ

나 : 나는 그래도 상관없는데

소으랑 : 그냥 찍을게요

 : 그게 낫겠지?


소으랑 : 네엥ㅠㅠ

나 : 그리고 애완동물 주제에 말이야
나 : 주인님 의도대로 놀아나서 억울해한다는 건
나 : 내 손바닥 위에서 벗어나겠단 소리 아니냐?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안 벗어날 거예요ㅋㅋ

나 : 암캐면 암캐답게
나 : 주인 손바닥 위에서 만족해야지?

소으랑 : 네


 : 머리 꼭대기에 올라 앉으려는 암캐
 : 나는 안 키운다


소으랑 :  그럴 거예요
소으랑 : 주인님 손바닥 안에 있을게요

 : 그래그래
 : 플레이가 간단하다보니
나 : 자꾸 쓸데없는 소릴 하게 되는데
나 : 촬영을 한다는  좀 까다로울 뿐이지
나 : 플레이 자체는 되게 간단한 편이라서
나 : 딱히 설명할 것도 없어

소으랑 : 자기소개하는 거 촬영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나 : ㅇㅇ
 : 스마트폰 바닥에다 두고
 : 무릎 꿇은 다음에 자기소개하면 끝이야
나 : 그렇게 하면 얼굴 나오지도 않고
나 : 화면에는 허벅지랑 가슴 언저리까지밖에 안 나오니까
나 : 쉽지?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아
소으랑 : 근데요 주인님
소으랑 : 자기소개라고 해도

 : ㅇㅇ

소으랑 : 전에 했던 것처럼 하면 안 되겠죠……?
소으랑 : 면접 보는 것처럼 평범한 자기소개였으면
소으랑 : 주인님이 안 시켰을 것 같은데

 : 

소으랑 : 왜여?

나 : 이건 좀 칭찬해주고 싶은데?
나 : 일일이 설명 안 해줘도
 : 중요한 부분을 알아서 짚고 넘어가네ㅋㅋㅋㅋㅋ

소으랑 : 
소으랑 : ㅎㅎ

나 : 기특하다 서윤아ㅋㅋ
나 : 딱히 교육을  기억도 없는데
나 : 머리가 좋은 건지
나 : 원래부터 소질이 있는 건지


소으랑 : 그건  미묘한 칭찬……ㅋㅋ


나 : 왜

소으랑 : 야한 거에 소질 있다는 말을 들으면
소으랑 : 선천적으로 음란하다고 들은  같아서
소으랑 :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 : 왜 자꾸 그 부분에서만
 :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 : 그래 뭐, 알았어
나 :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소으랑 : ㅎㅎ

나 : 니가 말한 것처럼
나 : 당연히 평범한 자기소개는  되지
나 : 그건 사람들이 하는 거잖아ㅋㅋ
 : 암캐면 암캐답게 소개해야지


소으랑 : 암캐답게……는 어떤 거예요?

나 : 아직 스스로 생각하라고 하는 건 힘든가


소으랑 :  모르겠어요;;;

나 : 음
 : 서윤아

소으랑 : 멍멍

나 : 자기소개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해?
나 : 왜 사람들은 쎄빠지게 자소서를 쓰고
나 : 면접을 볼 때는  그런  시키는 걸까?


소으랑 : 당연히 자기를 알려야 하니까……겠죠?


 : 왜?


소으랑 : 처음 보는 사람이니까
소으랑 : 저에 대해  잘 알아줬음 좋겠구
소으랑 : 그래야  더 유리해지고
소으랑 : 내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소으랑 : 알려주고 싶어서?

나 : ㅇㅇ
나 : 이것도 똑같아
나 : 상대가 면접관이 아니라
 : 주인님이라는 것만 다를 뿐이지

소으랑 : 으

나 : 정 어려우면 촬영하기 전에
나 : 연습이라도 한 번 해봐

소으랑 : 연습?


 : ㅇㅇ
 : 촬영 시작한 다음에 머리 굴리는 것보단
나 : 화면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
나 : 미리 생각하고 정리해두는 편이 낫지 않겠어?
나 : 지금이면 내가 봐줄 수도 있고ㅋㅋ


소으랑 : 아


 : 물론 니가 결정할 일이긴 한데
 : 너한테도 나쁜 얘기는 아니라고 봐

소으랑 : 오늘 주인님 왤케 친절해요?

나 : 너도 내가 친절하면 기분 나쁘냐?

소으랑 : 아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너무 좋아요
소으랑 : 아껴주는 기분이 들어서


나 : 우리 서윤이
 : 아끼지 당연히

소으랑 : 글구 이번엔
소으랑 : 실수한다고 벌이 있는  같지도 않구
소으랑 : 저번엔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소으랑 : 정신없는 상태에서 초조하기까지 하니까

 : 벌이 없는 건 아니야

소으랑 : 진짜요……?


 : 아니, 굳이 따지자면 패널티에 가깝긴 한데
나 : 실패했을 땐 어떻게 할 거다, 라는 벌칙이 있어야
나 : 긴장감을 갖고 플레이에 집중할  있지
나 : 안 그래?ㅋㅋㅋㅋ

소으랑 : 심한 거예요?

나 : 그건 시작하기 전에 말해줄게
 : 지금 들으면 괜히  불안하게 만들  같아서

소으랑 : 불안해할 정도로 심한 건가ㅠ


 :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드는 정도?
나 : 딱 그 정도의 패널티라고 생각하면 돼

소으랑 : 으

 : 애초에 그러지 말라고 연습도 시켜주는 거고
나 : 서윤이가 잘만 하면 걱정할 일도 없어
 : 벌을 주고 싶었으면 바로 촬영부터 들어갔지
나 : 오늘은 좀 간단하게 가자ㅋㅋㅋ
나 : 나도 계획에 없던 플레이라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ㅋㅋ
소으랑 : 연습할게요

나 : 그렇게까지 빡세게 괴롭힐 기분이 안 든다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나 : 시작해봐


소으랑 : 으아;;;;


나 : 너도 자소서 써봤으니 알겠지만
나 : 너무 장황하지 않게 요점만
나 : 알았지?


소으랑 : 저는
소으랑 : 저느은
소으랑 : 음
소으랑 : 스무 살 대학생 성서윤이라고 합니다

 : 일단 계속 말해봐
나 :  건드릴 테니까


소으랑 : 저는 요즘 주인님한테 조교를 받고 있는데
소으랑 : 제 주인님은 김낭이라는 사람이에요
소으랑 : 진짜 이름은 모르는데
소으랑 : 물어봐도 알려줄  같지 않아서
소으랑 : 굳이 물어볼 필요를 못 느끼고 있어요
소으랑 : 나이는 스물 다섯 살에
소으랑 : 휴학생이고 서울 산대요
소으랑 : 처음에는 낭님이라고 불렀는데
소으랑 : 에쏌이란 걸 좋아한다 그래서
소으랑 : 자꾸 얘기하다 보니까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말도 되게 싸가지 없이 하고
소으랑 :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딱히 믿음직스러운 것도 아니고
소으랑 : 성격도 엄청 이상해서
소으랑 : 제가 말만 하면 막 뭐라 그러면서 화내요
소으랑 : 빡쳤다는 말이랑 쌍욕은 매일 듣는  같아요
소으랑 : 근데 또 말빨은 장난 아니라서
소으랑 : 다단계 했으면 이미 피라미드 정상까지
소으랑 : 아니, 신흥종교 교주를 했으면
소으랑 : 교과서에 실릴 것 같은 사람이에요


 : 아니
나 : 

소으랑 : 근데 경험도 되게 많은 것 같구
소으랑 : 저한테는 되게 다정하고 상냥해요
소으랑 : 얘기도 잘 들어주고
소으랑 : 굳이 시간 내서 나 같은 애랑도 놀아주고
소으랑 : 친구도 많은 것 같아요
소으랑 : 술을 좀 많이 먹는 것 같아서 걱정인데
소으랑 : 어차피 내 잔소리는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까
소으랑 : 걱정해주는 보람이 없어요


나 : 야


소으랑 : 아마 이거 들으면서 이를 악물고 있을 텐데


나 : 그만
나 :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건드린다고 말해놓고 미안한데
나 : 도저히  되겠다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난 분명히 자기소개 연습을 하라고 했지
나 : 연습을 핑계삼아서 불만을 터트리라곤  했는데?


소으랑 : 불만 같은  아니고……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자기소개하는데 주인님 얘길 빼놓을 수가 없어서
소으랑 : 얘기하다보니 그렇게 됐어요ㅋㅋㅋㅋ


나 : 빼놓을 수가 없기는
나 : 100퍼센트 내 얘기잖아 지금
나 : 자기소개를 하라고 했지
나 : 누가  소개를 하라고 했냐고

소으랑 : 제 얘기할 게 없단 말이에요ㅠㅠ


 : 그러니까 잘 생각을 해야지
나 : 아무 말이나 막 뱉고 있어


소으랑 : ㅠㅠ


 : 또 그러면 혼낸다
 : 장난을 치고 있어
나 : 플레이 중이란 거 잊지 말고

소으랑 : 죄송해요ㅠ


 : 너무 긴장해도  좋지만
나 : 지금처럼 있는 힘껏 느슨해지면
나 : 바로 몽둥이 날아간다
나 : 알았냐?


소으랑 : 잘못했어요
소으랑 : 주인님


 : 

소으랑 : 첨부터 장난치려던 건 아니었는데
소으랑 : 말하다 보니까 이상하게 그런 쪽으로 흘러가서ㅠ
소으랑 : 이번엔 진짜 제대로 할게요

나 : ㅇㅇ

소으랑 : ㅠㅠ

나 : 다시 해봐


소으랑 : 저는 스무 살 대학생 성서윤입니다

나 : ㄴㄴ
나 : 대학생이 아니잖아
나 : 이게 아직도 자기를 사람이라고 생각하네?


소으랑 : 


나 : 다시

소으랑 : 저는 스무 살 암캐 성서윤입니다

 : ㅇㅇ

소으랑 : 지금은 낭님한테 조교를 받는 강아지인데
소으랑 : 사실 주인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소으랑 : 조교나 에쎔이 뭔지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었는데
소으랑 : 주인님한테 이것저것 얘기를 듣다 보니
소으랑 : 제가 애완동물처럼 귀여움 받으면서 길러지는
소으랑 : 그런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돼서
소으랑 : 그런 여자라는 걸 알아서
소으랑 : 그래서
소으랑 : 어……


나 : 왜?

소으랑 : 잠깐 생각을 좀……ㅎㅎ

 : 알았어

소으랑 : 어떻게 하다보니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음
소으랑 : 그리고
소으랑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ㅠㅠ
소으랑 : 주인님


나 : 뭐, 이것저것 있잖아
나 : 특기라던지
나 : 취미라던지

소으랑 : 특기는 집안일?
소으랑 : 요리나 청소 같은 것도 잘하고


나 : ㄴㄴ
 : 그런 특기를 묻는 게 아니잖아

소으랑 : 아니, 근데요ㅠㅠ
소으랑 : 그런 쪽으로 가면 진짜 말할 게 없어요
소으랑 : 아무런 경험이 없는데
소으랑 : 무슨 특기를 말하란 거예요


나 : 나야 모르지
나 : 니 특기를 왜 남한테 물어보냐

소으랑 : ㅠㅠ


나 : 특기 없다고 탈락하는 것도 아니고ㅋㅋㅋ
나 : 없으면 없는대로 상관없으니까
나 : 이것저것 생각을 해봐 그냥


소으랑 : 사실 남자경험은커녕
소으랑 : 남자친구를 사귄 적도 없어서
소으랑 : 알고 지내는 남자는 주인님이 유일하구요
소으랑 : 오빠보다 주인님이 먼저 생겼습니다
소으랑 : 그래도 주인님이 다정하셔서
소으랑 : 기분 좋게 해주시기도 하고……ㅎㅎ
소으랑 : 근데
소으랑 : 아무리 생각해도 특기는 모르겠어요
소으랑 : 애초에 별로 민감하지도 않아서
소으랑 : 주인님이 개발해주신다고 했구
소으랑 : 음
소으랑 : 취미는

나 : 취미나 특기라고 하긴 했는데
나 :  형식 맞춰서 할 필요는 없어
 : 그동안  했다던가
나 : 그런 거라도 상관없고

소으랑 : 지금까지
소으랑 : 
소으랑 : 주인님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멍멍 짖었구요
소으랑 : 그걸 시작으로
소으랑 : 네 발로 엎드려서 개처럼 기어봤고
소으랑 : 문밖이지만 속옷 없이 나가봤고
소으랑 : 가슴이랑 허벅지에 음란한 낙서를 적어서
소으랑 : 바깥에 나가보기도 했어요


나 : 아니면 요즘 빠져 있는 거라도 괜찮으니까
나 : 아니, 그만 떠먹여줘야겠다


소으랑 : 요즘은

나 : 나도 가만히 지켜보질 못하는 성격이라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며칠 전에 주인님이랑 같이 했던
소으랑 : 오르가즘 컨트롤이란 플레이가……ㅠㅠ
소으랑 :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소으랑 : 혼자서 해보려고 했다가
소으랑 : 계속 실패하는 바람에
소으랑 : 주인님한테 혼자서 하는  금지당했습니다


 : 슬슬 마무리하자
나 : 길어진다

소으랑 : 음

 : 어차피 다 쳐낼 건데


소으랑 : 주인님은 항상 전 파트너가 아니고
소으랑 : 자기가 길들이는 섭도 아니라고
소으랑 :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소으랑 : 왠지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것 같아서
소으랑 : 조금 쓸쓸합니다
소으랑 : 끝이에요
소으랑 : ㅎㅎ


나 :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나 : 무슨 작문 같네


소으랑 : 저도  그렇게 생각함……ㅋㅋ


나 : 아까부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많은  같은데
나 : 딱히 신경 안 써도 되지?

소으랑 : 네엥~


나 : 두 글자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은데
나 : 대답은 대답이니 신경 안 쓰련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래 뭐, 장황하게 잘 들었고
나 : 이제부터 최대한 줄여
나 : 싹둑싹둑 잘라내

소으랑 : 줄여요?

나 : 그럼 저걸  말하게?
 : 생각하는 것보다 힘들 텐데?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
소으랑 : 왠지 플레이 중이란 기분이  든다
소으랑 : 진짜로 퇴고하는 기분이야……ㅋㅋㅋㅋㅋ

나 : 아직 본방은 시작도 안 했어
나 : 이 녀석아

소으랑 : ㅎㅎ
소으랑 : 저는 스무  암캐 성서윤입니다

나 : 정리하는 김에 좀 더 야하게 꾸며봐
나 : 그래야 듣는 맛도 있지

소으랑 : 야하게……?

나 : ㅇㅇ
나 : 어떤 느낌인지 대충 알잖아
 : 저번에 해봤으니까

소으랑 : 잘 모르겠는데요;;;


나 : 또 한번 뒤지게 맞아볼래?
나 : 그럼 감을 잡지 않을까?

소으랑 : 열심히 생각할게요ㅠㅠ

나 :  말이 험해져야 움직인다니까
 : 왜 그러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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