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4월 27일 일요일 PM 9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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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얼레
나 : 아저씨밖에 없어요?
나 : .
나 : .
네버다이 : 안녕하십니까~
나 : ㅎㅇ
네버다이 : 다른 분들은 아직 안 오셨습니다.
네버다이 : 시간이 시간이다보니
네버다이 :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나 : 기다린다고 오긴 할까요?
나 : 그럴 만한 정신이 있을라나 모르겠네
네버다이 :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나 : 꼭 무슨 일이라기보단
나 : 새벽 5시까지 달리고 멀쩡하면
나 :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닐까요
네버다이 : 길동 님이랑 같이 술 마셨나요?ㅎㅎ
나 : 초코까지 셋이서 만났음
네버다이 : 오호
네버다이 : 웬일로 쉬는 날이 겹쳤나보네요.
네버다이 : 요즘 초코 님도 엄청 바쁘신 듯 하던데
네버다이 : 길동 님이야 말할 것도 없고.
나 : 딱히 만날 예정이 있었던 건 아니고
나 : 우연히 겹치긴 했는데
나 : 초코는 길동이가 쉬는 것도 몰랐음요
네버다이 : 크으
네버다이 : 갑작스러운 술 약속 아주 좋죠.
네버다이 : 전화 받고 어슬렁어슬렁 슬리퍼 신고 나가서
네버다이 : 편의점 앞에서 오징어 씹으면서 맥주 한 잔~
나 : 금주하기 힘들면 형수님한테 사정을 해요 그냥
나 : 괜히 얘기 들으면서 대리만족하지 말고
네버다이 : 사정사정 통사정을 해도 씨알도 안 먹히는 거 알면서 그러십니까.
나 : 형수님이 보험 안 들어놨나보다
네버다이 : 사랑 받는다는 증거겠죠?ㅠㅠ
나 : 뭐, 그거야 어쨌든
네버다이 : 그럼 원래 초코 씨랑 둘이 만나기로 했던 건가요?
나 : ㅇㅇ
나 : 초코한테 저녁 먹자고 연락이 왔는데
나 : 나는 또 혼자 죽긴 싫으니까
나 : 길동이한테 전화를 걸었고
네버다이 : 정말 절절한 이유네요.ㅎㅎ
나 : 근데 정작 길동이 놈은
나 : 한 달만에 집에서 쉬는 주말이랍시고
나 : 전쟁 터진 거 아니면 찾지 말라더라고요
네버다이 : 어떻게 끌어내셨나요?
나 : 초코가 산다고 하니까
나 : 바로 튀어나오던데요 뭘
네버다이 : ㅎㅎ
나 : 그래서 나오자마자 초코한테 등짝 맞음
나 : 결국 계산도 각자 했고ㅋㅋㅋ
네버다이 : 그럼 세 분이서 새벽까지 마신 건가요?
나 : 개소리로 들리겠지만
나 : 애초에 술 먹을 예정이 없었습니다
나 : 초코가 저녁이나 함 먹자고 불러낸 거라
나 : 나도 길동이도 그렇게 알고 나온 건데
네버다이 : 그걸 믿으셨어요?
나 : 아니, 본인이 피곤하다고
나 : 일찍 쉬어야겠다고 그러니까
나 : 오늘은 진짜 아니겠구나 싶었지ㅋㅋㅋㅋ
네버다이 : ㅎㅎ
나 : 그리고 길동이 놈도 일요일 출근 각 보고 있으니까
나 : 적당히 저녁만 먹고 헤어질 계획이었는데
나 : 아저씨도 알잖아요
나 : 적당히란 말을 모르는 새끼들이란 거
네버다이 : 알죠.
네버다이 : 다들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라.ㅎㅎ
네버다이 : 낭이 님도 마찬가지구요.
나 : 저는 뭐, 그렇게까진……
네버다이 : 두 사람 사이에서 버티는 거 보면
네버다이 : 낭이 님도 상당한 독종이란 거 아니겠습니까.
네버다이 : 어지간한 깡다구론 못 견디죠.
나 : 칭찬인지 아닌지
나 : 아리까리하네요
네버다이 : 나쁜 뜻은 없었습니다.ㅎㅎ
나 : ㅇㅋ
네버다이 : 고생했다는 의미로 한 말이에요.
나 : 고생은 오질나게 했죠 진짜
네버다이 : 두 분 다 술버릇이 얌전한 편은 아니다보니
네버다이 : 아무래도 옆에 있는 사람이 고생을 좀 하겠죠.
네버다이 : 낭이 님 말대로 적당히가 힘든 사람들 아니겠습니까.ㅎㅎ
나 : 아니, 대체
나 :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불러낸 년이
네버다이 : ㅎㅎ
나 :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불러낸 xx염색체가
나 : 밥 다 먹고 나니까 아직 얘기가 덜 끝났다면서
나 : 근처 치킨집으로 2차를 가자고 졸랐고
나 : 셋이서 치킨 두 마리 해치우고
나 : 슬슬 배가 터질 것 같은데
네버다이 : 많이 드셨네요.
나 : 이번에는 길동이가 술이 모자라다면서
나 : 주변에 잘 아는 횟집이 있다면서 3차를 끌고갔고
나 : 세꼬시에 소주를 때려붓다가
나 : 이러다 누구 하나 길에서 쓰러지면
나 : 경찰 불러야겠구나 싶어서
나 : 택시 타고 초코 집 가서 또 마셨슴다
네버다이 : 어이쿠
네버다이 : 많이도 달리셨네요.
나 : 그리고 첫차 타고 집 와서 쓰러졌어요
나 : 좀 전에 일어남
나 : 뒤질 것 같음
네버다이 : 주말을 제대로 즐기셨네요.
나 : 이 시발 년놈들한테 끌러다닌 덕분에
나 : 토요일 일요일을 다 날렸는데
나 : 이게 어딜 봐서 제대로 즐긴 거임?
네버다이 : 와이프 잔소리 들으면서 청소로 날려버린 반나절보다야
네버다이 : 알차고 힐링할 수 있는 주말이 아니었을까요?
나 : 형수님 오셨어요?
네버다이 :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됐습니다.
나 : 짧은 자유였네요
네버다이 : 그러게나 말입니다.
네버다이 : 그래도 딸내미 얼굴 봐서 좋네요.ㅎㅎ
네버다이 : 고작 이틀 못 봤다고 현관에서부터 아빠를 찾는데
네버다이 : 이런 게 바로 자식 키우는 맛이구나 싶었습니다.
나 : 그건 다행이네요
네버다이 : 어쨌든 고생하셨습니다.
네버다이 : 다들 쌓인 게 많아서 할 얘기들이 많았을 텐데
네버다이 : 그럴 때는 잠자코 들어주는 것도 일이죠.
나 : 말도 마요
나 : 마시는 내내 쉬지도 않고 양쪽에서 떠드는데
나 : 돌아버리는 줄 알았여요 진짜
나 : 귓가에서 날아다니는 모기마냥 때려잡을 수도 없고
네버다이 : 앵앵거리던가요?ㅎㅎ
나 : 아직도 누가 옆에서 떠드는 기분이 듭니다
네버다이 : 오싹하겠네요.
나 : 길동이는 앉자마자 상사랑 직장 얘기
나 : 덩달아 초코가 손님이랑 남자 얘기
나 : 그러다가 둘이 또 말꼬리 붙잡고 싸우는데
나 : 이 새끼들은 대체 언제쯤 철이 들까 싶더라구요
나 : 덕분에 나만 존나 바빴음
네버다이 : 설마 말리느라 바쁘진 않으셨을 테고.
나 : 당연히 이리저리 옮겨다니면서 극딜만 박았죠
네버다이 : 항상 중도노선만 걷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나 : 저야 뭐, 모두까기 인형 아니겠습니까
네버다이 : 얻어먹는 처지에 그러기도 쉽지 않을 텐데 말이죠.ㅎㅎ
나 : 하고 싶은 말은 못 참는 성격이라
나 : 그리고 얻어 먹지도 않았어요
네버다이 : 말하고 싶어도 꾹 참아야 할 때가 있는 법이지요.
네버다이 : 말 한 번 잘못했다가 10년째 욕 먹는 일이 허다합니다.
나 : 형수님이 또 뭐라 그랬어요?
네버다이 : 청소 좀 하고 살라며ㅠㅠ
네버다이 : 어떻게 고작 이틀 집을 비웠는데
네버다이 : 집이 이렇게 더러워졌냐고 욕을 먹었습니다.
네버다이 : 청소하는데 왜 연애할 무렵 얘기가 나오는 걸까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볼 때는
나 : 언젠가 써먹으려고 적어두는 것 같아요
나 : 안 그러면 그렇게 자세히 기억할 리가 없음
네버다이 : 그리고 별로 더럽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네버다이 : 와이프 말만 들어보면 제가 돼지우리에서 뒹굴고 있었나
네버다이 : 그런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
네버다이 : 역시 사람은 뭐든 적당한 게 좋다는 교훈~
나 : ㄴㄴ
나 : 너무 적당해도 보기 안 좋아요
나 : 차라리 형수님처럼 완전 깔끔한 게 낫지
나 : 초코는 자기가 집에 가자고 데려와놓고
나 : 잠깐만 기다리고 있으라고 밖에다 세워놓던데요
나 : 길동이 놈 담배 두 대 태울 동안
나 : 옆에서 간접흡연하고 있었음
네버다이 : 사람마다 다른 법 아니겠습니까.
나 : 그런데도 뭘 치웠는지 모르겠다는 게 놀랍지 않음?
나 : 속옷도 대충 침대에다 던져놓고 이불로 덮어놨던데
나 : 왜 그러나 몰라
네버다이 :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의 마지노선이겠죠.ㅎㅎ
나 : 이제 와서 자기 속옷에 관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나 : 보여주려고 입는 속옷도 아니던데
네버다이 : 그 와중에 보긴 보셨네요.
네버다이 : 관심은 없지만 눈길은 가던가요?
나 : 뭐, 그렇다고 칩시다
네버다이 : 본능이니 어쩔 수 없죠.
나 : 알았으니까 그만 해요
나 : 으랑이 들으면 뭐라 그래요 또
나 : 그러고 보니 으랑이가 없네
나 : 진작 와서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네버다이 : 소으랑 님이라면
나 : 아직 안 왔어요?
네버다이 : 조금 전에 잠깐 왔다가 저밖에 없는 걸 보시더니
네버다이 : 이따가 다시 오겠다고 나가셨습니다^^
나 : 하
네버다이 : ㅎㅎ
나 : 나중에 제가 잘 말해두겠습니다
나 : 형님
네버다이 : 그럴 것까지 있나요.
네버다이 : 잠깐 바쁜 일이 생겼을 수도 있죠.
나 : 아니에요
나 : 도망간 거예요 그거
네버다이 : 제가 많이 불편했나봐요.ㅎㅎ
나 : 안 불편해하는 사람을 찾는 게 빠를 걸요
네버다이 : 그중 한 사람이 낭이 님이고?
나 : 그런 건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나 : 제가 그걸 제 입으로 말해야겠습니까?
나 : 쪽팔리게시리
네버다이 : 쪽팔릴 게 뭐가 있나요.ㅎㅎ
네버다이 : 그나마 한 사람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죠.
나 : 하나면 충분하다고 만족을 해버리니까 문제죠
나 : 두루두루 잘 지내줬으면 좋겠는데
나 : 내가 안 오는 날은 새벽까지 기다리질 않나
나 : 딱히 다른 사람들이랑 노는 것 같지도 않고
나 : 오늘은 도망까지 쳤네요 아예
네버다이 : 엊그제 그런 얘길 듣긴 했어요.
네버다이 : 제가 말하는 게 낭이 님이랑 비슷하다면서
네버다이 : 잘못 대답했다간 큰일 날 것 같다고.ㅎㅎ
네버다이 : 아마 그것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요?
나 : 뭐가 비슷하다는 거임?
네버다이 :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나 : 아무리 봐도 아저씨가 한술 더 뜨는데
나 : 아니, 한술로는 부족하고
나 : 밥 한 공기쯤?
네버다이 : 소으랑 님에게 들켰을 리가 없는데 이상하네요.ㅎㅎ
나 : 으랑이가 좀 모자라 보이긴 해도
네버다이 : ㅎㅎ
나 : 모자라다는 건 좀 그런가?
나 : 덜떨어졌다
나 : 어리버리하다
나 : 나잇값 못한다
네버다이 : 생각보다 소으랑 님에 대한 평가가 박하네요?
나 : 사실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음
네버다이 : 본인 앞에선 안 그러시리라 믿습니다.ㅎㅎ
나 : 그거야 상황에 따라 다르고
나 : 어쨌든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나 : 으랑이가 의외로 그렇게까지 바보는 아니에요
나 : 머리가 잘 돌아간다곤 못하겠는데
나 : 원래 성격이 그렇다보니까
나 : 은근히 사람을 잘 봐요
네버다이 : 그런가요?
나 : ㅇㅇ
나 : 아저씨 말대로 본인 앞에선 못할 말이긴 한데
나 : 음
나 : 아니다
나 : 잊어버려요 그냥
나 : 너무 개인적인 내용이라
나 : 본인 허락 없이 할 만한 얘기가 아닌 것 같음
네버다이 : 잘 생각했어요.
네버다이 : 본인 앞에서 못할 말이면
네버다이 : 남들 앞에서도 안 하는 게 좋긴 하죠
나 : 아무튼 걔 성격이 좀 그런 식이에요
나 : 이해가 안 될 만큼 신경을 많이 씀
나 : 뭐만 하면 자기가 잘못했는지 물어보고
나 : 아니라고 해야 안심을 하고
나 : 눈치도 많이 보고
네버다이 : 그렇군요.
네버다이 : 평소에 그런 개인적인 얘기도 하나요?
나 : 저한테도 자세하게는 얘기 안 해요
나 : 그냥 지나가는 말로 잠깐
네버다이 : 굳이 캐묻진 않으셨죠?
나 : 그 정도로 병신 머저리는 아닙니다
네버다이 : 다행입니다.
네버다이 : 소으랑 님이 스스로 말해주기 전까지는 그러지 마세요.
네버다이 : 아픈 과거 들쑤셔봤자 변변한 일이 없습니다.
나 : 알고 있습니다
나 : 근데 이 년도 저 년도 배려를 해주면 해주는 만큼 기어올라요
나 : 그 꼴을 볼 때마다 빡이 치는데 어떡하죠
네버다이 : 어차피 못 이기는데 그만 포기하세요.
네버다이 : 이기려고 악을 써봤자 손해만 보게 되어 있습니다.
나 : 오늘도 그래요
나 : 다른 멤버들이랑 잘 좀 지내보라고
나 : 나랑 있을 땐 무조건 인사라도 하고 가라 했더니
나 : 진짜 인사만 하고 도망갈 줄은 몰랐네요
나 : 어떻게 이렇게 효과적으로 복장을 터트리지?
네버다이 : 아마 낭이 님이 없어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네요.ㅎㅎ
나 : 누굴 위해서 이런다고 생각하는 건지
네버다이 :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꼭 전해지란 법은 없죠.ㅎㅎ
네버다이 : 공연한 참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네버다이 : 설명을 해도 납득을 못 하면 어쩔 수 없는 거죠.
네버다이 : 상대는 변하지 않으니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나 : 형수님한테 잔소리만 들은 게 아니라
나 : 또 한바탕 했나봐요?
네버다이 : ㅎㅎ
나 : 적당히 싸워요
나 : 하은이 보고 배울라
네버다이 : 저도 낭이 님처럼 하루 종일 친구들과 술 먹고
네버다이 : 아침이 밝을 때쯤 귀가해보는 게 소원입니다.
나 : 맞아죽으려면 뭔 짓을 못해ㅋㅋ
네버다이 : 그래도 역시 주말 내내 병원 들락거리느라 피곤했는지
네버다이 : 지금은 잔소리하다가 지쳐서 자고 있습니다.
나 : 이 시간부터 들어와 있는 이유가 있었구만요
네버다이 : 짧은 휴가를 누렸으니 이제 열심히 일해야죠.
나 : 야구는 잘 했어요?
네버다이 : 몇 년 만에 깔끔하게 2루타 치고 왔습니다.
네버다이 : 역시 야구는 보는 게 아니라 하는 거죠,
네버다이 : 회식까지 풀 코스로 달리고 왔으니 여한이 없습니다.ㅎㅎ
나 : 안 다쳤으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네버다이 : 사실 사구에 어깨를 맞긴 했는데
네버다이 : 다행히 아직 와이프한테는 안 들켰네요.
나 : 들키는 게 문젭니까 지금?
나 : 아저씨 나이에 어디 다치면 큰일 나요
나 : 빨리 형수님 깨워서 찜질해달라 그래요
네버다이 : 어휴
네버다이 : 깨우긴요
네버다이 : 물 한 잔 달라고 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는 처지인데
네버다이 : 큰일 날 소릴 하고 계시네.ㅎㅎ
나 : 아저씨 나이를 생각해요
나 : 욕 좀 먹는 거랑
나 : 입원하는 거
나 : 어느 쪽이 더 낫겠어요
네버다이 : 안 그래도 조금 전까지 냉찜질 하고 있었습니다.
네버다이 : 내일 일어나서 부어올랐으면 병원 가야죠.
나 : 아니, 성님
나 : 아내한테 파스 하나 붙여달라고 말도 못할 거면
나 : 결혼한 의미가 있긴 합니까?ㅋㅋ
네버다이 : 의미를 찾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네버다이 : 딸내미 얼굴 보면서 하루하루 사는 거지.
나 : 거 참
네버다이 : 낭이 님은 아직 이해할 필요 없습니다.ㅎㅎ
네버다이 : 지금은 그냥 정신없이 20대를 즐기세요.
네버다이 : 정말로 후딱 지나갑니다.
나 : 앞으로도 딱히 이해하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네버다이 :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네버다이 : 한 10년 뒤엔 얘기가 통할 수도 있겠네요.ㅎㅎ
네버다이 : 아니면 길동 님이랑 먼저 육아의 고충을 나누게 되려나
나 : 그때까지 살아있어야 할 텐데
네버다이 : 요즘 같은 세상에 무슨 소릴.ㅎㅎ
나 : 10년이나 기다리긴 좀 그런데요
나 : 아저씨 노망이 나서 벽에 똥칠할지도 모를 일이고
네버다이 : 안 그래도 요즘은 갈수록 기억이 흐릿해지는 게
네버다이 : 어제 뭘 먹었는지도 헷갈리는 터라 걱정이 많습니다.
네버다이 : 딸내미 결혼할 때까진 정신 똑띠 차리고 있어야 할 텐데.
나 : 정작 하은이 결혼한다 그러면
나 : 사시미 역수로 쥐고 회 뜨러 갈 양반이ㅋㅋ
네버다이 : 딸의 행복이야말로 모든 아버지들의 바람 아니겠습니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버다이 : 그리고 낭이 님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이는데
네버다이 : 아직 정신이 멀쩡할 때 들어둬야겠죠.
나 : 형님이랑은 얘기가 빨라서 좋아요
나 : 으랑이 같았으면 여기서 한참은 더 떠든 다음에야
나 : 간신히 본론으로 들어갔을 텐데
네버다이 : 뭐든 부담 갖지 말고 말씀하세요.ㅎㅎ
나 : 뭐, 딱히 대단한 건 아니고
나 : 며칠 전부터 형님이랑 얘기를 좀 해야겠다
나 :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네버다이 : 간만에 진지한 이야기인가보네요.
나 : 사람들 없을 때 뭣 좀 물어보고 싶어서
나 : 마침 좋은 기회기도 하니
네버다이 :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