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4월 26일 토요일 PM 02시 (5)
나 : 내가 그 정도 인간으로밖에 안 보이냐?
소으랑 : 그건 아닌데ㅋㅋㅋㅋㅋㅋㅋ
나 : 얘는 허구한 날
나 : 충성스러운 척 하면서 멍멍 짖는데
나 : 정작 이럴 땐 믿는 건지 안 믿는 건지
나 : 전혀 모르겠다니까
소으랑 : 당연히 믿고 있긴 하죠ㅠㅠ
나 : 야
나 : 그래도 좀 웃겼다 서윤아ㅋㅋㅋㅋ
나 : 너무 쉬워서 질렸냐는 소린 또 처음 들어보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요즘 변했다는 소리는 자주 들어봤는데
소으랑 : 여친한테서요?
나 : ㅇㅇ
나 : 자기가 쉬운 여자란 자각은 있어?
나 : 아니, 쉽다고 느껴질 만큼
나 : 우리가 뭘 하긴 했던가?ㅋㅋㅋㅋ
소으랑 : 알았으니까 고만 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보지 한 번 벌렸으니까 쉬운 여자인 거야?ㅋㅋㅋㅋ
소으랑 : 아 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알았어
소으랑 : 이유나 알려주고 때리던가……ㅠㅠ
소으랑 : 뭐가 문제라는 건지도 모르겠고
소으랑 : 제 머리론 그것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
소으랑 : 말이나 하고 괴롭혀요 제발!!
나 : 왜 니가 성질이야
소으랑 : 제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소으랑 : 낭님이 원인이라는데 짐작도 안 가고
소으랑 : 말하다가 도중에 그만두는 거 싫다고
소으랑 : 바로 위에서 말했는데!!!
나 : 거 참
소으랑 : 설명이라도 해줘요ㅠㅠ
소으랑 : 자꾸 그러면 저 오늘 잠 못자요
소으랑 : 궁금해서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너한테 말을 안 할 때는
나 : 보통 둘 중 하나거든?
소으랑 : ?
나 : 하나는
나 : 말해봤자 소용 없을 것 같을 때
소으랑 : 저 그렇게 못 미더워요?
나 : 미덥고 못 미덥고의 문제가 아니라ㅋㅋㅋ
나 : 괜히 말해봤자 걱정이나 할 것 같고
나 : 적당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면
나 : 그럼 굳이 뭣하러 얘기하겠어
나 : 안 하는 편이 낫지
소으랑 : 그래도 다 얘기해줬음 좋곘는데……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도 얘기하면 편해진다고 그랬잖아요
나 : 거기서 이어지는 건데
나 : 다른 하나는
나 : 너한테 해도 되는 얘기가 아니거나
나 : 들어서 득 되는 게 없을 때
소으랑 : 둘 다 비슷한 의미 같은데……ㅋㅋ
소으랑 : 해도 되는 얘기가 아니란 건 무슨 말이에요?
소으랑 : 들으면 안 되는 거라도 있음?
나 : 뭐, 그런 셈이지
소으랑 : 아까 초코 님이 면회 갔다는 얘기처럼?
소으랑 : 엄청 필사적으로 숨기던데ㅋㅋㅋ
나 : 그런 잡담 같은 화제 말고도
나 : 주인의 위엄을 해치거나
나 : 섭의 의욕을 떨어트릴 우려가 있어서
나 : 자제하는 것들이 많지
소으랑 : 그래요???
나 : 예를 하나 들어볼까?
소으랑 : 네엥
나 : 내가 너한테 목줄을 채우고
나 : 홀딱 벗겨서 산책을 나간다고 치자?
소으랑 : 아무것도 안 입고……?
나 : 뭐, 보는 눈이 있으니
나 : 외투 정도는 입히겠지
나 : 그렇게 산책을 하면
소으랑 : 저 그거 알아요
소으랑 : 야외노출 플레이
나 : ㅇㅇ
나 : 그럼 넌 당연히 별 생각 없이
나 :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겠지?
소으랑 : 네엥
나 : 거기가 어디인지
나 : 내가 널 어디로 데려가는지 궁금하긴 하겠지만
나 : 장소가 어디인지보다는
나 : 자기가 어떤 모습인지가
나 : 훨씬 중요할 거란 말이야?
소으랑 : 아마 그렇겠……죠?
소으랑 : 알몸으로 바깥에 나간다는 게 중요한 거지
소으랑 : 어딜 가는지는 딱히 신경쓰이진 않을 것 같아요
소으랑 : 막 엄청 이상한 곳만 아니면
나 : 네 입장에선 존나 불안하고 무섭고 부끄럽고
나 : 사람들이 보면 어쩌나
나 : 혹시라도 주인님이 벗으라고 그러면
나 : 뭐, 그런 생각들을 하겠지?
소으랑 : 네엥
나 : 사실 당연한 거지
나 : 원래 그런 플레이니까
나 : 근데 그래봤자 결국은 플레이거든?
소으랑 : ?
나 : 아니, 그러니까
소으랑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ㅋㅋㅋ
나 : 생전 처음 보는 장소에 널 데려가진 않는다는 거야
나 : 어느 정도 시간을 들여서 안전한 길을 찾고
나 : 사람들이 얼마나 다니는지 확인하고
나 : 시뮬레이션 해보고
나 : 적절하게 숨 돌릴 수 있는 장소도 체크하고
나 : 여차할 때 어디에 몸을 숨길 수 있는지
나 : 어지간한 건 사전에 전부 확인을 해야 하니까
소으랑 : 생각보다 할 게 많다……ㅋㅋㅋ
소으랑 : 그냥 나가서 돌아다니면 되는 줄 알았는데;;;
나 : 당연히 많아야지
소으랑 : 그래서 혼자 나가지 말라고 그랬던 거예요?
소으랑 : 원래는 저렇게 준비가 많이 필요한 거라서?
나 : ㅇㅇ
나 : 그러니까 혼자서는 아무래도 좀 힘들어
나 : 위험하기도 하고
소으랑 : 주인님 진짜 엄청 고생하는 듯ㅋㅋㅋㅋ
소으랑 : 저걸 다 어떻게 해요
나 : 귀찮은 건 사실이긴 한데ㅋㅋㅋ
나 : 내가 고생 좀 해서 무사히 끝난다면
나 : 싸게 먹히는 거지 뭐
소으랑 : 오
나 : 근데 그걸 섭한테 일일이 떠든다고 생각해봐
나 : 생색내는 건가 싶어서 좀 깨겠지?
나 : 자기 고생했다고 자랑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소으랑 : 그래요?
나 : ㅇㅇ
소으랑 : 보통은 나 때문에 고생했으니까
소으랑 : 고맙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야 정상 아닌가
나 :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
나 : 근데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어도
나 : 그런 대화가 자꾸 반복되면
나 : 장기적으로 봐선 절대로 좋을 게 전혀 없어
소으랑 : 전 딱히 상관없을 것 같은데
나 : 말했잖아
나 : 디엣은 결국 역할극이고
나 : 내가 순종적인 강아지를 바라는 만큼
나 : 상대가 이상적인 주인을 요구하는 것도 당연한 거야
나 : 그럼 원하는 해줘야지 어쩌겠어ㅋㅋㅋㅋ
소으랑 : 어렵당
나 : 어렵지ㅇㅇ
소으랑 : 손해본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ㅋㅋㅋ
소으랑 :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많고
소으랑 : 전부 책임져야 하고
소으랑 : 할 것도 많은데
나 : 그래서 가끔씩이지만
나 : 내가 뭘 하는 건가
나 : 왜 이러고 있는 건가
나 : 전부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가 있긴 해
나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다 때려치울까 생각도 들고
나 : 연락 안 하고 잠수 타면
나 : 며칠 만에 화내려나 싶기도 하고
소으랑 : 에이
소으랑 : 그래도 낭님이 그러면 안 되죠
나 : 누가 진짜로 한다 그랬냐
나 : 그냥 생각만 하는 거야
소으랑 : 그래도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소으랑 : 상대방한테 성실하지 못한 거 아님?
나 : 음
나 : 그렇게 말하면 할 말 없긴 하지
나 : 너무 정론이라
소으랑 : 사실이 그렇잖아요
소으랑 : 파트너는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소으랑 : 낭님이 그랬으면서ㅋㅋㅋ
나 : ㅇㅇ
나 : 그랬지
나 : 니 말이 맞아
소으랑 : 귀찮다고 때려치운다 그러면
소으랑 : 처음부터 시작하면 안 되죠ㅋㅋㅋ
나 : 알았다고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냥 한번 해본 소리 가지고
나 : 거 되게 깐깐하게 구네
소으랑 : ㅎㅎ
나 : 안 그런 줄 알았는데
나 : 서윤이가 은근히 빡빡한 구석이 있네
나 :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나 : 지나가던 여자한테 고개만 돌아가도
나 : 구박하는 거 아니냐
나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왜요?
나 : 알아
나 : 너 그런 성격 아닌 거
나 : 잠깐 투덜거리고 말겠지ㅋㅋ
소으랑 : 아니, 그게 아니라요
나 : ?
소으랑 : 애인이 있는데 왜 다른 여자한테 눈길을 줘요?
나 : 음
소으랑 : 그럼 안 되잖아요
나 : 아니 뭐, 그렇긴 한데
나 : 잠깐 보는 것 정도는 어때ㅋㅋㅋㅋㅋ
나 : 바람을 피우겠다는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그런가;;;
나 : 너도 잘생긴 남자 있으면 돌아보고 그러잖아
나 : 당장 아이돌이 지나가는데
나 : 옆에 있는 오징어가 눈에 들어오겠냐?
나 : 그거랑 비슷한 거야ㅋㅋㅋ
소으랑 : 저는 남자친구가 옆에 있으면
소으랑 : 안 그럴 것 같은데
소으랑 : 미안하잖아요
나 : 그거야 그렇긴 한데
나 : 일단 미래의 니 남친을 위해 변명을 좀 하자면
나 : 그건 널 사랑하는 거랑은 전혀 상관없고
나 :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동물이라 그래
소으랑 : 그래도 그러면 안 되잖아요
소으랑 : 좋아해서 사귀는 걸 텐데
나 : 이걸 헌신적이라고 봐야 하는 건지
나 : 아니면 독점욕이 강하다고 봐야 하는 건지
나 : 잘 모르겠다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니, 근데
나 : 음
나 : 하긴
나 : 너 저번에 돈도 빌려주겠다 그랬지
소으랑 : 낭님한테는 안 빌려줄 거임
소으랑 : 주인님이랑은 다른 거니까
나 : 나도 코 묻은 돈은 필요 없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안 묻었어요ㅋㅋㅋㅋㅋ
나 : 그나저나
나 : 니 남친은 고생 좀 하겠다
나 : 싸우기도 엄청 싸우겠네
나 : 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도 그랬어요?
나 : 나?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여자친구가 옆에 있는데도
소으랑 : 막 다른 여자 훑어보면서 다녔어요?
나 : 야
나 : 무슨 말이 그러냐
나 : 그냥 힐끗 보고 마는 거지
나 : 훑어보긴 뭘 훑어봐
나 : 나도 목숨이 하나고 여자친구가 하나인데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도 여자친구가 뭐라고 안 했음?
나 : 어차피 쳐다볼 거면
나 : 적어도 자기보다 예쁜 애를 보라고 그러더라
나 : 자기보다 못생겼으면 자존심 상한다고
소으랑 : 와ㄷㄷ
소으랑 : 자신감 멋있다
나 : 자신감은 무슨
나 : 그냥 보지 말란 소리지
소으랑 : 왜요?
나 : 여자친구 앞에서
나 : 너보다 저 여자가 더 예쁘다고 어떻게 그러냐
나 : 차라리 헤어지자고 하는 게 훨씬 쉽지
소으랑 : 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무튼
나 : 얘기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는데
나 : 내가 말을 안 하는 건
나 :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거니까
나 : 너무 궁금해하지 마
소으랑 : 그래도 궁금한데……ㅠㅠ
소으랑 : 진짜 안 돼요??
나 : 얘는 지금까지 내가 말한 걸 듣긴 한 건가?
소으랑 : 비밀로 할게요ㅋㅋㅋㅋ
나 : 너 솔직히 말해
나 : 무슨 내용인지는 별로 안 궁금하지?
나 : 그냥 내가 말을 안 하니까
나 : 그게 신경 쓰이는 거잖아 지금
소으랑 : ㅎㅎ
나 : 비밀 좋아하는 건 다들 똑같구만
소으랑 : 아니, 꼭 비밀이라서 궁금한 게 아니라
소으랑 : 낭님이 뭘 고민하는지……ㅋㅋㅋ
소으랑 : 그게 알고 싶은 거예요
소으랑 : 혹시 알아요?
소으랑 :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나 : 우리 으랑이
나 : 담백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나 : 생각보다 끈질긴 부분이 좀 있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랑 아주 상관이 없지는 않을 것 같아서ㅋㅋ
소으랑 : 국가기밀쯤 되는 거 아니면
소으랑 : 말이나 해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요즘 너무 응석을 받아줬나
나 : 그러다가 조만간 기강 한번 쎄게 잡혀서 울지 말고
나 : 적당히 귀엽게 봐줄 때 알아서 조심하자
나 : 알았지?
소으랑 : 저 혼난지 하루도 안 됐는데요ㅋㅋㅋ
나 : 니가 잘못해서 혼나는 거랑 같냐
나 : 아무튼 나는 경고했다 서윤아
나 : 안 듣고 나중에 잘못했다고 빌어봤자
나 : 소용 없는 거 알지?
소으랑 : 조심할게요
나 : ㅇㅇ
나 : 어차피 별 것도 아닌데
나 : 거 참
나 : 그냥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나 : 좀 생각하고 있었어
소으랑 : 오옹?
나 : 말 안 해주면 끝까지 조를 거잖아 너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 뭘 어떻게 해요?
소으랑 : 플레이 얘기에요?
나 : 그렇지 뭐
소으랑 : 계획 같은 거?
나 : 계획이라기보단
나 : 방향성?
소으랑 : ??
나 : 너한테 할 만한 얘기는 아니긴 한데
나 : 아니, 진짜로 하고 싶지 않은데
나 : 그냥 좀 넘어가면 안 되냐?
소으랑 : 여기까지 왔으면 그냥 포기해요ㅋㅋㅋ
나 : 너 점점 말하는게 날 닮아간다?
소으랑 : 일부러 흉내 좀 내봤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너라고 뭐 다르겠냐
나 : 다 똑같지ㅋㅋ
소으랑 : 넹?
나 : ㄴㄴ
나 : 그나저나 이것 참 설명하기가 까다롭네
나 : 솔직하게 말하자니 쪽팔리고
소으랑 : 플레이 중이 아니면 주인님 안 한다면서요ㅋㅋ
소으랑 : 근데 좀 쪽팔리면 어때요ㅋㅋㅋㅋㅋㅋ
나 : 너 오늘 왜 이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내가 아는 서윤이 맞아?
나 : 아까부터 계속 정곡을 찌르는데
소으랑 : ㅎㅎ
나 : 사실 이게 너한테 말하기가 좀 그런 게
나 : 앞으로 널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그래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왜요?
소으랑 : 낭님 경험 많잖아요
소으랑 :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님?
나 :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별로 많은 것도 아니야
나 : 내 경우엔 운 좋게 괜찮은 사람을 만나기도 했고
나 : 주도권 뺏기가 어려워서 빡이 쳤던 거지
나 : 너처럼 완전히 바닥부터 가르칠 필요도 없었거든
나 : 그래서 교육에 대해선 약간 흐지부지 넘어간 감이 없잖아 있는데
나 : 지금 너 하는 걸 보고 있으니까
나 : 솔직히 경험부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소으랑 : 자신없는 낭님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너무 좋당
나 : 아니, 시발
나 : 이래서 말하기 싫었다고
나 : 내가 왜 너한테 이런 말을 해야 하는데?
소으랑 : 그러지 말고 끝까지 해줘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어차피 시작한 건데
소으랑 : 그래야 낭님도 안 찝찝하지 않겠음?
나 : 쯧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 뭐, 아무튼
나 : 가르치는 방법 같은 건 당연히 알고 있지
나 : 알고는 있는데
소으랑 : 몸이 안 따라요?
소으랑 : 아니면 양심에 찔리나?
나 : ㄴㄴ
나 : 그게 아니라
나 : 보통은 시작할 때 자존심을 박살을 내거든?
나 : 좀 무리를 해서라도 자존심을 꺾어놔야 고분고분해지고
나 : 주인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도 쉬우니까
소으랑 : 으
나 : ?
소으랑 : 아니, 그게……ㅋㅋㅋㅋㅋ
소으랑 : 전에는 낭님이 이런 거 얘기해줄 때마다
소으랑 : 낯설고 긴장되고 그랬는데
소으랑 : 오늘은 어째 좀 간질간질해서ㅋㅋㅋ
나 : 하던 얘기 마저 한다?
소으랑 : 네엥ㅋㅋㅋㅋ
나 : 아무튼 처음부터 자존심을 꺾어놔야
나 : 나중에 반항도 안 하고
나 : 아니, 반항을 해도 파탄내지 않을 수준에서 그치니까
나 : 차근차근 플레이 난이도를 높이기에도 좋단 말이야?
소으랑 : 저도 그러면 되는 거 아님?
나 : 근데 넌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렇고
나 : 처음부터 별로 거부감이 없었잖아
나 : 애초에 아무것도 모를 때부터
나 : 애완동물처럼 다뤄지는 로망이 있다는 말도 했고
소으랑 : 아무것도 모를 때라고 하니까
소으랑 : 되게 오래된 것처럼 들린다ㅋㅋㅋㅋ
나 : 원래 성격이 수동적이라 그런가
나 :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잘 따라오니까
나 : 오히려 진도 나가기가 참 까다로워
소으랑 : 근데요
소으랑 : 낭님
나 : ㅇㅇ
소으랑 : 보통은 반대 아니에요……?
소으랑 : 말을 안 들어야 까다로운 거 아닌가?
나 : 보통이라면 그랬겠지
나 : 근데 온플은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잖아
나 : 직접 얼굴을 맞대고 있는 게 아니니까
소으랑 : 그쵸
나 :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 : 보통은 심리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부분도 포기해야 하니까
나 : 빈 자리를 플레이 내용으로 메꿔야 하는데
나 : 그러다보면 아무래도 과격해지겠지
소으랑 : 과격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나 : 그럴 리가 있나
나 : 아무리 거부감이 덜하다 그래도
나 : 서윤이 니가 견딜 수 있는 한계치는 되게 낮단 말이야
나 : 근데 무턱대고 수위를 높이면 어떻게 되겠어?
소으랑 : 안 되겠……죠?
나 : ㅇㅇ
나 : 기세만으로 떼우려고 그러면 금방 망가져
나 : 정신적인 부분도 그렇고
나 : 당연히 육체적인 것도
나 : 그러니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절을 해야 하는데
소으랑 : 음
소으랑 : 잘 모르겠다;;;
나 : 그래서 말했잖아
나 : 니가 들어봤자 소용도 없고
나 :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얘기라고
소으랑 : 생각보다 진지한 내용이라……ㅋㅋㅋㅋㅋㅋㅋ
나 : 괜히 들었다 싶지?ㅋㅋㅋㅋㅋ
소으랑 : ㅠㅠ
나 : 하도 졸라서 말해주긴 했는데
나 : 원래는 몰라도 되는 거야
나 :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소으랑 : 사실 낭님이 해준 얘기 중에
소으랑 : 온라인이라 할 수 있는 게 적다는 것 말곤
소으랑 : 제대로 이해했는지도 잘 모르겠음……ㅠ
나 : 이해 못해도 어쩔 수 없는 거고
나 : 어차피 너한테 할 만한 얘기가 아니었으니까
나 : 그냥 듣고 잊어버려도 상관없어
소으랑 : 낭님이 막 밧줄로 묶거나
소으랑 : 채찍으로 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ㅋㅋ
나 : 어째 희망사항으로 들린다?
소으랑 : 희망사항까진 아니구……ㅋㅋㅋ
나 :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