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4월 26일 토요일 PM 02시 (4)
나 : 이젠 안 시켜도 벗고 싶은가보네
나 : 나중엔 아예 알몸으로 기다리겠어?
소으랑 : 그게 아니라……ㅋㅋㅋㅋㅋㅋㅋ
나 : 우리 서윤이
나 : 언제부터 그렇게 음란해졌나 모르겠네
나 : 아니면 원래 그런 년이었나?
소으랑 : 그런 거 아니에요ㅋㅋㅋ
나 : 그렇게 벗고 싶으면 원하는대로 해도 되는데?
나 : 아예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다 벗긴 다음에
나 : 하루 종일 네 발로 기어다니면서
나 : 주인님 올 때까지 기다리게 해볼까?
소으랑 : 아니, 진짜!!!
소으랑 : 아니라는데 왜 그래요 자꾸ㅠㅠ
나 : 만지지도 않았는데 이미 젖어 있는 거 아니야?ㅋㅋㅋ
소으랑 : 혹시 지금 복수하는 거예요?
나 : 근데 난 쉽게 치마끈 푸는 년은 진짜 별로인데
나 : 명령도 안 했는데 달라붙어서 유혹하는 강아지를
나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서윤아
소으랑 : 맞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모르긴 뭘 몰라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복수하는 거잖아요 지금
소으랑 : 제가 놀려서 되갚아주는 거잖아요
나 : 인정하는 거야?
소으랑 : 뭘요?
나 : 다 알면서 어떻게든 한번 맥이고 싶었다는 거
소으랑 : 아……ㅎㅎ;;;
나 :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니
나 : ㅉㅉ
소으랑 : 가끔은 좀 당해줘도 괜찮잖아요……
소으랑 : 맨날 낭님만 괴롭히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글구 플레이 중에 그런 것도 아닌데
소으랑 : 왜 혼나야 돼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누가 뭐랬냐
나 : 혼낸 적 없는데 왜 그래
소으랑 : 좀 전까지 실컷 뭐라 그랬으면서
나 : 니 말대로 적당히 돌려준 거지
나 : 그러게 왜 나서고 그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가만히 있었으면 그냥 넘어갔을 텐데
소으랑 : 아니, 그게요
나 : ㅇㅇ
소으랑 : 낭님이 이 방은 플레이할 때만 쓴담서요
나 : 그랬지
소으랑 : 그래서 당연히……할 줄 알고
소으랑 : 어차피 주인님이 명령하면 벗어야 하잖아요
나 : 그래서 미리 선수친 거야?ㅋㅋ
소으랑 : 차라리 제가 먼저 하겠다고 그러면
소으랑 : 기특하다고 칭찬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ㅠ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평소엔 어리어리한 주제에
나 : 왜 그런 부분에서만 머리를 쓰는지 모르겠다
소으랑 : 암튼 그러니까 음란한 거 아니에요
소으랑 : 유혹하려던 것도 아니에요
나 : 그럼 뭔데?
소으랑 : 그냥 주인님을 따르는 거예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따르는 거야?
소으랑 : 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그래
나 : 필사적이라 귀엽네
소으랑 : ㅎㅎ
나 : 근데 니가 생각해도 너무 뻔한 수작이긴 했지?
소으랑 : 뻔했어요……?
나 : ㅇㅇ
나 : 다음부턴 칭찬받고 싶으면 좀 더 교묘하게 던져봐
나 : 그런 수작질에 넘어갈 정도로 쉬운 남자 아니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넘 노골적이었나
나 : 그래도 뭐, 불순한 목적이 아니라 다행이네
나 : 잠깐이지만 혹시나 싶었는데
나 : 우리 서윤이가 그럴 리 없지
소으랑 : ???
나 : ㄴㄴ
나 : 아무것도 아니야
소으랑 : 뭐가 불순한데요?
소으랑 : 불순한 목적이 뭔데요??
나 : 그런 게 있어
소으랑 : 아
소으랑 : 뭔데요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왜 말을 하다 말아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 그런 거 싫아한단 말이에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넌 가끔 이상한 걸 궁금해하더라
소으랑 : 그런가?
나 : ㅇㅇ
소으랑 : 아니, 근데
소으랑 : 제가 그럴 리가 없다면서요
소으랑 : 그럼 당연히 신경 쓰이지 않겠어요?
나 : 내가 말을 안 하는데는 이유가 있겠지?
소으랑 : 그럼 왜 말을 안 하는지 이유라도 알려줘요
나 : 집요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헿
나 : 진짜 별 것도 아닌데
나 : 가끔 자기 몸에 대단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 년들이 있거든
나 : 벗으면 웬만한 일은 대충 다 무마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나 : 불리하다 싶으면 일단 가슴부터 내밀고 보는 년들
소으랑 : ?
나 : 이해 못했으면 됐어
소으랑 : 아니, 그게 아니라요
소으랑 :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면 그렇게 행동할까 싶어서요ㅋㅋ
소으랑 : 스타일이 어마어마한가봄
나 : 뭐, 근거 있는 자신감은 항상 보기 좋지
소으랑 : 근데 낭님한테는 안 통할 텐데
소으랑 : 오히려 욕을 더 먹으면 먹었지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괜히 짜증만 더 돋우는 거 아닌가 몰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됐으니까 그 얘긴 고만 하자
소으랑 : 통해요……?
나 : 고만 하자고
소으랑 : 나한테 안 쉬운 이유가 그래서였던 건가
나 : 아니, 거 참
소으랑 : 아니, 그리고!!
소으랑 : 왜 절 보고 그런 생각을 해요
소으랑 : 아닌 거 알면서
나 : 그래서 잠깐이라고 했잖아
나 : 정전기 같은 거였어
소으랑 : 우리 서윤이가 그럴 리 없다는 말이
소으랑 : 이젠 좀 다르게 들리네요
소으랑 : 흥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앞으론 그러지 마요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
나 : 플레이 중에는 엎드려야 하니까
나 : 평소에 실컷 기어오르려는 거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기어오르는 건 아니구……ㅎㅎ
나 : 그래그래
나 : 목줄 안 차고 있을 때만이라도 풀어줘야지
나 : 가끔 산책도 데리고 나가야 할 테고
나 : 지킬 것만 지키면 터치 안 할게
소으랑 : 목줄……
나 : 주인님한테 사랑 받고 싶으면
나 :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좀 더 하고ㅋㅋ
소으랑 : 남자가 처음이고
소으랑 : 주인님은 더 처음이라
소으랑 : 암것도 안 떠오르는데요ㅋㅋㅋ
소으랑 : 너무 많은 걸 바라신다
나 : 그러니까 다음에는 더 잘해보라는 거지
소으랑 : 언제는 말만 잘 들어도 된다 그랬으면서
나 : 누가 들으면 내가 시킨 줄 알겠다?
나 : 자기가 좋아서 벗겠다고 나선 주제에
나 : 왜 또 나한테 책임을 돌리고 그래
소으랑 : 좋아서 벗는 거 아니에요
나 : 그럼?
소으랑 : 주인님이 벗으라고 하는 게 좋은 거예요
나 : 오
소으랑 : 괜찮았어요?
나 : 이야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이번엔 머리 좀 썼는데?
소으랑 : 이 정도면 넘어가줄 거예요?
소으랑 : 칭찬해줄 마음 들었어요?
나 :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은 넘겼다고 치자
소으랑 : 아직도 만점이 아닌 건가……ㅠㅠ
나 : 아직 걸음마도 못하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합격점이지ㅋㅋ
나 : 설마 거기서 그렇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진짜
소으랑 : 그거 낭님한테 배웠음ㅋㅋ
소으랑 : 끝났다고 생각해서 방심한 순간 푹!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착실하게 물들어가고 있네
소으랑 : ㅎㅎ
나 : 그래그래
나 : 다 좋은데 성격만 닮지 마라ㅋㅋ
소으랑 : 왜요?
나 : 못 봐줄 것 같거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어차피 기본 부품이 너무 달라서
소으랑 : 그럴 일 없어요
나 : 그럼 다행이고ㅋㅋ
소으랑 : 암튼!!!
소으랑 : 제가 마음만 먹으면 이 정도는 한다구요
소으랑 : 알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까부터 당당하네 아주ㅋㅋㅋㅋㅋ
나 : 한 건 했다 이거야?
소으랑 : 그니까 자꾸 단순하다고 그러지 마요
소으랑 : 낭님이 자꾸 그렇게 말하니까
소으랑 : 내가 진짜 단순한가 고민하게 되잖아요ㅋㅋㅋ
나 : 단순하면 좋지 뭐
나 : 내가 언제 나쁘다고 그랬냐?
소으랑 : 맨날 뭐라 그러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거야 귀여우니까 그러는 거고
소으랑 : 아으……
나 : 너무 섬세하고 예민해도 귀찮아
나 : 알기 쉬운 게 제일이지
소으랑 : 편해서 좋다는 의미로 들리는데요?ㅋㅋ
나 : ㅇㅇ
소으랑 : 주인님의 강아지로선 기쁘긴 한데요
소으랑 : 여자로선 어떨까 싶은데……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둔한 게 눈치도 없다고 하신 것 같아서
소으랑 : 어째 좀 복잡한 기분……ㅠ
나 : 아니, 니가 섬세하지 않다는 건 아니고
나 : 편하다는 것도
나 : 쉽다는 의미보다는
나 : 음
나 : 아니다
나 : 이건 내가 말을 잘못했네
나 : 크게 의미를 둔 건 아니긴 한데
나 : 미안해
소으랑 : 갑자기 왜 그래요ㅋㅋㅋ
소으랑 : 사과 받으려고 그런 거 아닌데
나 :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해야지
소으랑 : 딱히 그럴 만한 일도 아닌 것 같은데
나 : 그렇다고 실수한 걸 알았는데
나 : 그냥 넘어갈 수도 없잖아
나 : 그랬다간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되어 있어
소으랑 : 낭님은 참……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절대로 안 그럴 것 같은데
소으랑 : 왤케 착실하지
나 : 버릇이 돼서 그래
소으랑 : 무슨 버릇이요?
나 : 연애하면서 유일하게 배운 게 그거거든
나 : 잘못을 했으면 바로바로 사과하자
나 : 내 잘못이 아니더라도 일단 반성하는 척이라도 해보자
나 : 어차피 결국 누가 잘못했냐는 큰 상관이 없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이 어떤 연애를 했는지 좀 신경 쓰인다ㅋㅋ
나 : 아
나 : 그렇다고 미안하다곤 생각도 안 하는데
나 : 어떻게든 기분 풀어주려고 사과한 건 아니고
나 : 방금은 진짜 실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
소으랑 : 알아요ㅋㅋㅋㅋ
나 : 나도 슬슬 서윤이가 편해지는지
나 : 좀 무신경한 발언이 툭툭 튀어나오네
나 : 앞으로 조심할게
소으랑 : 걍 편하게 대해주심 되는데
소으랑 : 너무 신경 쓰시는 것도……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제 입장에선 좀 불편할 것 같아서
나 : 편한 건 편한 거고
나 : 아무렇게나 함부로 대하는 거랑은 다르지
나 : 친할수록 예의를 갖추라고 그러잖아
소으랑 : 길동 님이랑 얘기하는 거 보면
소으랑 : 딱히 그렇지만도 않아 보이던데요……?
소으랑 : 그게 어딜 봐서 예의를 갖춘 거예요ㅋㅋㅋㅋㅋ
나 : 별로 안 친하다니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리고 요즘은 하나같이 나만 보면
나 : 으랑이 좀 애끼라고
나 : 잘 좀 대해주라고
나 : 다들 돌아가면서 똑같은 소릴 해대는 바람에
나 :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라
나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미 많이 아껴주신다고 생각하는데
소으랑 : 다른 분들이 보기엔 아닌가봄?
나 : 주변에선 그냥 괴롭히는 걸로 보이겠지ㅋㅋ
소으랑 : 애정을 담은……괴롭힘?
소으랑 : 이러면 말이 좀 이상한가
나 : 그럼 내가 너무 쓰레기 같잖아
나 : 애정표현을 왜 그렇게밖에 못해
나 : 초등학생도 아니고
소으랑 : 장난친다고 해요 그럼ㅋㅋ
나 : 장난 좋네
나 : 가끔 웃어넘길 수 없을 만큼
나 : 수위도 높아지고
나 : 그치?
소으랑 : ㅎㅎ
나 : 어쨌든
나 : 앞으로도 내가 실수한 건 계속 사과할 거고
나 : 그거에 대해선 불편하게 생각하지 마
나 : 부담 갖지도 말고
소으랑 : 네엥
나 : 그리고 너도 이건 좀 아닌데? 싶으면 바로 말을 해
나 : 몇 번이나 말했지만
나 : 혼자서 속에 쌓아둘 필요 없어
나 : 오히려 나중에 터지면 그게 더 골치 아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왜
소으랑 : 전 아직 낭님처럼 on이랑 off가 제대로 안 되나봐요
소으랑 : 분명 플레이 중에만 주인님이라 그랬는데
소으랑 : 낭님이 사과하는 거 보고
소으랑 : 좀 기분이 이상했어요……ㅋㅋㅋㅋㅋ
나 : 어떤 식으로?
소으랑 : 나한테 사과를 왜 하지……싶은?
나 : 주인님이라고 부르라고 한지 하루도 안 지났다
나 : 너무 적응이 빠른 거 아니냐 서윤아
소으랑 : 저도 알아요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근데 자꾸 낭님이 아니라
소으랑 : 주인님이랑 대화를 하고 있단 생각이 드는데
소으랑 : 저더러 어쩌란 거예요ㅠㅠ
나 : 거 참
나 : 보통은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만드는 것만 해도
나 : 좀 시간이 걸리는데
나 : 얘는 왜 이렇게 거부감이 없냐
나 : 원래 순종적인 성격이라 그런 건가?
소으랑 : 다른 사람들은 안 그래요?
나 : 보통은 복종의 대상이 있다는 거에 거부감을 느끼지
나 : 자존심이나 체면 같은 것도 신경 써야 하고
소으랑 : 저도 신경은 쓰는데요;;
소으랑 : 그래서 남들한테 보여주기 싫은 거구
나 : 그건 누구나 다 그래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그럼 주인님이 특별해서 그런가보죠 뭐
나 : 플레이 할 때 말곤
나 :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말라 그랬지
나 : 아까부터 계속 그러네 얘가
나 : 무의식중에 튀어나오면 어쩌려고 그래
소으랑 : ㅎㅎ
나 : 왜 나만 걱정하는 것 같지?
소으랑 : 아니에요ㅋㅋ
소으랑 : 저도 들키는 거 싫음
소으랑 : 낭님도 곤란해질 테구
나 : 그런 것치곤 아까부터 별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나 : 혹시나 싶어서 물어보는 거지만
나 : 여기로 도망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소으랑 : 아
소으랑 : 그럼 되겠다
나 : 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아까부터 왜 이렇게 대답이 건성이야?
소으랑 : 어차피 낭님도 들키든 말든 크게 신경 안 쓰잖아요
나 : 그건 또 뭔 소리야
소으랑 : 아까도 길동 님 있는데서
소으랑 : 막 마당에서 기르겠다 그러질 않나
소으랑 : 개집에서 살라고 그러고
나 : 뭐래니 또
나 : 아
나 : 아까 길동이랑 했던 얘기?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잊고 있었어요??
나 : 당연한 거 아니냐
나 : 농담을 어떻게 일일이 기억해
소으랑 : 제가 진짜 말은 안 했는데
소으랑 : 그거 때문에 얼마나 초조했는지 알아요???
소으랑 : 근데 낭님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게 그렇게 불만이었어?
소으랑 : 혹시 실수로라도 주인님이라고 부를까봐
소으랑 : 신경도 엄청 쓰고
소으랑 : 너무 낭님이랑만 떠들면 의심 받을까봐
소으랑 : 일부러 길동 님하고도 얘기하고
소으랑 : 낭님 오기 전에도
소으랑 : 혹시라도 트집 잡힐까봐 말하는 것도 엄청 조심했는데
나 : 의외로 노력 많이 했네ㅋㅋ
소으랑 : 하마터면 실수할 뻔한 것도
소으랑 : 어떻게든 눈치 못 채도록 잘 넘겼더니
소으랑 : 마당이 있어야 개를 기른다니
소으랑 : 그게 할 말이에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음
소으랑 : 전 심장이 떨어지는는 줄 알았는데
소으랑 : 낭님은 고작 둘이 있는데 주인님이라고 불렀다고
소으랑 : 아무 생각도 안 한다고 뭐라 그러고
나 : 시발시발거렸던 이유가 있었구만
소으랑 : 안 그랬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18이라고밖에 안 했잖아요
나 : 그거나 그거나
소으랑 : 아무튼
소으랑 : 분명 낭님이 그러라고 한 거니까
소으랑 : 나중에 혼내면 안 돼요?
나 : ?
소으랑 : 쌓아두지 말라고……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좀 아니다 싶으면 다 말하라고
나 : 그래그래
나 : 하고 싶은 말은 해야지
소으랑 : ㅎㅎ
나 : 다 쏟아내고 나니까 속이 좀 시원해?
소으랑 : 넹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알았어
나 : 앞으론 나도 말조심 좀 해야겠네
소으랑 : 그래줘요 진짜ㅠㅠ
나 : 고작 그 정도로 무슨 일이 있겠냐만은
나 : 너 불안해하는 거 먼저 달래야지 뭐
소으랑 : 근데 낭님
나 : ?
소으랑 : 어제는 플레이 중이 아닐 때도
소으랑 : 제 앞에서 주인님 노릇하는 건 엄청 귀찮다고
소으랑 : 쉬는 것도 필요하다 그랬으면서
소으랑 : 지금 되게 착실하게 주인님처럼 하고 있는 거 알아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럼 어쩌겠냐
나 : 내가 키우는 강아지가 주인님을 너무 좋아하는데
나 : 계속 귀여워해주려면 평소부터 이것저것 생각해놔야지
소으랑 : ㅎㅎ
소으랑 : 그럼 저도 주인님이라고 해도 돼요?
나 : 너는 안 돼
소으랑 : 왜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넌 너무 엎드리는데 거부감이 없어
나 : 그러니까 주인님 소리도 쉽게쉽게 나오고
나 : 말도 잘 듣고 그러지
소으랑 : 그래야 하는 거 아니에요?
나 : 뭐, 그렇지
소으랑 : 낭님 그런 거 좋아하기도 하고
나 : ㅇㅇ
소으랑 : 말 안 들으면 혼낼 거잖아요
나 : 잘 아네
소으랑 : 근데 뭐가 문제에요?
나 : ㄴㄴ
나 : 문제라고 하기엔 좀 그런데
나 : 니가 뭘 잘못했다기보단
나 : 애초에 나한테 원인이 있는 거라
나 : 말해도 별 소용이 없어ㅋㅋㅋ
소으랑 : 혹시 너무 쉬워서 질린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