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4월 25일 금요일 PM 07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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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으랑 : 낭님은 경험도 많구……이것저것 많이 해봤잖아요
소으랑 : 막 여자친구도 있었다 그러고
소으랑 : 친구들이랑 만나기도 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되게 많이 알던데
나 : ?
나 : 뭘
소으랑 : 야한 거……ㅋㅋㅋㅋ
나 : 그냥저냥 평범한 수준인데?
나 : 나도 모르는 거 엄청 많아
나 : 잘못 알고 있는 것도 꽤 있을 테고
소으랑 : 그래도 저보다는 많잖아요
나 : 뭐든 0보다는 많겠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니까요
소으랑 : 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진 게
소으랑 : 낭님은 경험도 많구
소으랑 : 여러 가지로 아는 것도 많은데
소으랑 : 음
나 :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소으랑 : 그냥 좀……낭님이 보시기엔 어땠나 싶어서요
나 : 뭐가
소으랑 : 저요 저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이 보기에 어땠냐구요
나 : 어땠냐는 게 무슨 소리야
소으랑 : 또 모른 척한다ㅋㅋㅋㅋ
나 : 아니, 내가 무슨 초능력자도 아니고
나 : 머리 꼬리 다 떼어먹고
나 : 뜬금없이 어땠냐고 물어보면
나 : 뭐라고 대답을 해야 돼
소으랑 : 낭님은 말 안 해도 다 알지 않음?
나 : 아무리 그래도 글자 몇 개로
나 : 사람 속을 꿰뚫어볼 정도로
나 : 닳고 닳진 않았어
소으랑 : 음
소으랑 : 그니까
소으랑 : 제가요
나 : ㅇㅇ
소으랑 : 오늘 낭님을 주인님이라 불렀잖아요
소으랑 : 그리고 플레이도 했고
소으랑 : 또
소으랑 : 생전 처음으로……가버리기도 했구ㅠㅠ
나 : 그랬지
소으랑 : 다들 그래요?
나 : 야
나 : 말 똑바로 안 하냐?
나 : 아까부터 뭔데
나 : 뭐가 자꾸 아까부터 그렇고 저렇고 이렇고
나 : 야밤에 빡치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
나 : 그런 거라면 꽤 성실했다
소으랑 : 아니, 그게
소으랑 : 말하기 좀 그런데;;;;
소으랑 : 다들 저처럼
소으랑 : 처음인데도 느끼고 그러나……싶어서ㅠㅠ
나 : ?
소으랑 : 아니, 그니까
나 : 니가 유독 민감한 거냐고 묻고 싶은 거야?
소으랑 : 다른 사람들도 손가락만으로 느끼고 그러냐구요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저만 그런 거예요??
나 : 하
소으랑 : 왜요……ㅋㅋㅋㅋ큐ㅠ
소으랑 : 물어보고 싶은 거 물어보라면서요
소으랑 : 아까부터 왜 한숨을 쉬고 그래요
나 : 아니, 갑자기 한심해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뭔 소릴 하나 했네 진짜
나 : 얼마나 말 못할 이야기인가 싶어서
나 : 자세도 바로 하고
나 :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더니
나 : 궁금한 게 그거밖에 없었어?
소으랑 : 그게 제일 궁금한데 어떡해요……ㅠㅠ
나 : 다음 플레이 계획이나 내용
나 : 뭐 그런 건 안 궁금하든?
소으랑 : 그건……걍 낭님 마음대로 하세요
소으랑 : 저는 딱히 아무 때나 상관없음
소으랑 : 낭님이 하고 싶을 때
소으랑 : 하고 싶은 거 하시면 됨ㅋㅋㅋ
나 : 너 존나 이상한 거 알아?
소으랑 : 왜요……
소으랑 : 뭐가요
나 : 아니, 다른 사람에 비해서 민감한지 물어보는 건 부끄러운데
나 : 아무 때나 옷 벗고 보지 벌리겠단 얘기는 안 부끄러워?
나 : 그것도 남자가 하고 싶을 때마다?
소으랑 : 그런……가?
나 : 넌 진짜 남자 조심해라
나 : 너는 그런 뜻이 아니었겠지만
나 : 괜히 오해 받아서 이상한 소문 퍼질 수도 있어
소으랑 : ㅠㅠ
나 : 만약 너 지금처럼 아싸 아니었으면
나 : 아마 지금쯤 존나 구설수에 휘말려서
나 : 그래
나 : 아싸가 됐겠지
나 : 늦냐 빠르냐의 차이밖에 없네
나 : 어째 처지가 달라져도 결말은 똑같냐
나 : 포기하고 살아라 그냥ㅋㅋ
소으랑 : 씨잉
소으랑 : 대답이나 해줘요 빨리
소으랑 :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래요?
나 : 아니라 그러면 어쩔래?
소으랑 : 안 그래요……?
나 : ㅇㅇ
나 : 보통은 안 그래
소으랑 : 진짜요?
나 : 보지구멍에 뭘 넣어서 쑤시다가 가버렸으면 이해라도 하지
나 : 구멍은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고
나 : 주변만 손가락으로 깔짝거리게 했는데
나 : 질질 싸는 년이 어디 있냐
나 : 그것도 자기는 잘 못 느끼는 체질이라고
나 : 그런 소리나 하면서
나 : 제대로 절정해본 적도 없는 애가
나 : 주인님 부르면서 가버리는 게 어딜 봐서 평범한 거야
나 : 말도 못하게 음란한 년 같으니
소으랑 : 아……으아ㅠㅠ
나 : 그러니까
나 : 저런 말이 듣고 싶은 거 아니면
나 : 궁금해하지 마 그냥
소으랑 : ?
나 : 어차피 성감이란 건 사람마다 개인차가 크고
나 : 그날의 컨디션이나 심리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나 : 어떻게 거기다 대고 가타부타를 말할 수 있겠냐
소으랑 : ???
나 : 내가 볼 때는 그냥 보통이야 너
나 :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존나 평범해
나 : 그만큼 자극하면 싸는 게 당연하지
나 : 그렇게 안 되는 게 더 이상한 거야
소으랑 : 지금 저 놀린 거예요?
나 : ㅇㅇ
소으랑 : 저 진짜 진지하게 물어본 건데
소으랑 : 왜 놀리고 그래요
소으랑 : 자꾸 그러면 저도 화낼 수 있어요
소으랑 : 아니, 화낼 거예요
나 : 니가 진지하게 생각했던 이유라고 해봤자 뻔하지 뭐
나 : 내가 널 음란한 년으로 볼까봐
나 : 그게 신경 쓰였던 거잖아
소으랑 : 아니, 다 알고 있었구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무슨 초능력자가 아니라느니
소으랑 : 그만큼 닳고 닳지는 않았다느니
소으랑 :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이었네
소으랑 : 사람이 왤케 못됐음???
나 : 니가 그만큼 단순한 거야
소으랑 : 짜증나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러니까 그런 거 궁금해하지 말고 시키는 거나 잘해
나 : 말만 잘 들으면 니가 음란하든 음란하지 않든 딱히 신경 안 쓰니까
나 : 애완동물이 주인 말만 잘 들으면 됐지
나 : 뭐가 더 필요하냐
소으랑 : 낭님도 되게 단순한 거 알아요?
소으랑 : 말만 잘 들으면 된다니……ㅋㅋㅋ
나 : 까다로운 것보단 낫지
소으랑 : 하긴
나 : 자잘한 거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은 피곤해
나 : 예민하면 어디서 터질지 모르니까
나 :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도 않고
소으랑 : 아;;;
나 : 야
나 : 난 니가 그럴 때마다 존나 불안해
나 : 왜
나 : 뭔데 또
나 : 언제 예민하게 굴기라도 했어?
나 : 아니면 짐작 가는 일이 있어?
소으랑 : 그건 아닌데……ㅋㅋㅋㅋㅋ
나 : 넌 항상 그건 아니라고 말해놓고
나 : 뒤에 아닌 게 아닌 뭔가가 따라붙더라?
나 : 그냥 솔직하게 말해
나 : 빙빙 돌리지 말고
소으랑 : 또 한심하다고 그럴 거잖아요ㅠㅠ
나 : 뭐라고 생각하든 내 자유지
나 : 한심하다고 그러면
나 : 왜
나 : 뭐 어쩔 건데
소으랑 : ㅠㅠㅠㅠㅠㅠ
나 : 됐으니까 빨리 말이나 해봐
나 : 뭔지 알아야 대답을 해주지
나 : 대답을 하든 상담을 하든
나 : 이도저도 아니면 맞장구를 쳐주든 할 거 아냐
소으랑 : 별 건 아니구……
소으랑 : 그냥 아까부터 계속 우울해하는 게
소으랑 :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 싶어서요
소으랑 : 낭님한테도 이상한 거나 물어보고
나 : 아니, 말했잖아
나 : 니가 유별나게 음란한 것도 아니고
나 : 그냥 보통이라니까?
소으랑 : 아니, 그게 아니라ㅋㅋㅋㅋ
소으랑 : 저도 처음엔 그거 때문에 우울한 줄 알았는데
소으랑 : 계속 곱씹어봐도……
소으랑 : 뭔가 좀 다른 것 같아서ㅠㅠ
소으랑 : 이유를 잘 모르겠음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사과할 일은 아니고
나 : 애초에 플레이 끝나고 우울한 기분이 드는 거
나 : 딱히 드물지도 않아
나 : 너만 그런 거 아니야
소으랑 : 그래요?
나 : ㅇㅇ
나 : 그래서 아까 말했잖아
나 : 대충 알 것 같다고
소으랑 : 그거 그냥 떡볶이 얘기 아니었어요?ㅋㅋㅋ
나 : 비유랍시고 했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리가 있겠냐
나 : 그리고
나 : 야
나 : 애초에 이해시킬 자신이 없으면 비유 같은 거 하질 마
나 : 내가 폭식해서 배 터질 것 같다는 애길 듣고
나 : 니 기분까지 알아맞춰야 하냐?
소으랑 : 그래서 저도 이걸 어케 알아 들었나 싶었음ㅋㅋㅋㅋ
나 : 어떻게 알아 듣기는
나 : 전에 비슷한 반응을 본 적이 있어서 알았지
나 : 그래서 애프터 케어가 필요한 거고
소으랑 : 그럼 제가 이상한 건 아니에요?
나 : ㅇㅇ
소으랑 : 다행이다ㅠㅠ
나 : 얘는 이상하단 소리에 트라우마가 있나
나 : 뭐 그리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그래
나 : 사람이 좀 이상할 수도 있지
소으랑 : 트라우마까진 아니고……ㅋㅋㅋ
소으랑 :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긴 해요
소으랑 : 뭘 하든 평균 이하밖엔 안 되는 인생인데
나 : 갑자기 인생에 회의감이 들어?
나 : 그래
나 : 그런 시간이긴 하지
소으랑 : 아니, 낭님이 그랬잖아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부르면서 가버리는 게
소으랑 : 어딜 봐서 평범한 거냐구
나 :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나 : 요즘 같은 세상에 평범한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그래
나 : 신체 건강하고 자기 할 일만 잘 하면 되는 거지
나 : 너 정도면 멀쩡한 편이야
소으랑 : 평범하다곤 안 하시네ㅋㅋㅋㅋㅋ
나 : 평범하진 않지
소으랑 : 그쵸?
소으랑 : 보통은 남자친구 이름을 부를 텐데……ㅋㅋ
소으랑 : 그렇게 생각하니까
소으랑 : 내가 이상한가 싶어서
나 : 그래 뭐, 그럴 수 있어
나 : 특히 너처럼 아예 성적인 거랑 담을 쌓고 살아온 애들은
나 : 플레이 끝나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나 :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들 우울해하더라
소으랑 : 죄책감……인가?
소으랑 : 잘 모르겠어요
소으랑 : ㅇㅅㅇ
나 : 아니면 플레이하면서 참았던 부끄러움이
나 : 끝나니까 한꺼번에 몰려온 걸수도 있고
나 : 정확한 이유까진 나도 몰라
나 : 어떻게 알겠어
나 : 직접 본 것도 아니고
소으랑 : 으
나 : 그래서 어디까지나 일반론을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나 : 혹시 들어봤을까 모르겠다
나 : 길티 플레져라는 말이 있거든?
소으랑 : ?
나 : guilty pleasure
나 : 들어본 적 없어?
소으랑 : 없어요
나 : 정확히 뭐라고 번역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나 : 죄책감을 동반하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는 게 제일 나을 것 같다
나 : 아까 니가 말했던 떡볶이 얘기가 의외로 정확한 게
나 : 예를 들면
나 : 내가 어제 새벽에 배가 너무 고파서
나 : 라면을 달걀 풀어서 두 개나 끓여 먹었다고 치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럼 안 되죠
소으랑 : 건강에 안 좋아요
나 : 물론ㅇㅇ
나 : 당연히 안 좋겠지
나 : 알고는 있는데
나 : 야식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겠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죄책감은 들겠지만
나 : 그래도 일단 입은 즐겁고 배도 부르겠지?
나 : 배가 부르면 어때
나 : 기분이 좋잖아
소으랑 : 아
나 : 대충 그런 느낌이야
소으랑 : 너무 잘 알 것 같다ㅋㅋㅋ
소으랑 : 저도 밤에 배고파서 과자 먹고 그러거든요
소으랑 : 근데 먹으면서도 걱정 되게 많이 해요
나 : 걱정은 하는데 손이 멈추는 것도 아니고
나 : 진짜 걱정만 하잖아
나 : 그치?
소으랑 : 그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특히 맵고 짜고 기름지고
나 : 자극적일 수록 야식으론 최고 아니겠냐
소으랑 : ㅇㅇㅇㅇㅇ
나 : 아마 지금 니가 느끼는 우울함도 비슷한 거 아닐까 싶다
나 : 니 말대로 자기나 오빠보다 먼저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남자가 생긴 것도 그렇고
나 : 아무리 그런 걸 좋아한다지만
나 : 내 앞에서 무릎 꿇고 귀여움 받아야 하는 애완동물처럼 구는 것도
나 : 하면 안 된다……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나 : 남들한테는 말할 수도 없고
나 :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하잖아
나 : 어디 가서 남친 생겼다는 얘기는 해도
나 : 모시는 주인님이 생겼다곤 못하겠지?
소으랑 : 미치지 않고서야……ㅋㅋㅋ
나 : 우울할 이유로는 충분한 것 같은데?
소으랑 : 그런가ㅠㅠ
나 : 완전 동일한 라인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나 : 개인적으론 식욕이나 성욕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해
나 : 그리고 그게 자기 기준이나 세간의 상식에서 벗어났을 때
나 :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그렇고
나 : 일종의 경고겠지 뭐
소으랑 : 이해가 될랑 말랑
나 : 더 들어가면 에고나 초자아 같은 얘기가 되니까 패스하고
소으랑 : 근데 있잖아요
나 : ㅇㅇ
소으랑 : 좀 다른 얘기긴 한데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 혹시 철학과에요?
나 : 불만 있으면 그냥 쌍욕을 박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쓸데없이 빙빙 돌리지 말고
나 : 그게 더 기분 나쁘니까
소으랑 : 아니, 근데 왤케 잘 알아요
소으랑 : 심리학적인 얘기부터 시작해서
소으랑 : 저는 잘 모르지만
소으랑 : 에고 같은 건 되게 철학적인 얘기잖아요
나 : 이것저것 주워들은 게 있으니까 그런 거지
나 : 나도 자세한 건 잘 몰라
소으랑 : 나중에 시간 있을 때 천천히 말해줘요
소으랑 : 교양강의 듣는 기분일 듯ㅋㅋㅋ
나 : 안 돼
나 : 길어지면 밑천 드러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말하다보니 떠오른 건데
나 : 한국어로 번역할 만한 단어가 있긴 하네
나 : 배덕감이라고
소으랑 : 아
소으랑 : 알 것 같기도 하고
나 : 사회적으로 용납받지 못하고
나 : 떳떳하게 드러낼 수 없는 행위일 수록
나 : 사람을 몰두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는 거겠지 뭐
나 : 유부녀가 꼴리는 거랑 비슷한 이치랄까
소으랑 : 헐?
나 : 물론 내 얘긴 아니고
나 : 어디까지나 일반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 취향이 좀 의심스럽……ㅋㅋㅋ
소으랑 : 그리고 불륜이 왜 일반론이에요
소으랑 : 그걸 일반화시키면 큰일 남;;;;
나 : 아니 쉬벌
나 : 꼴리는데 어쩌라고
소으랑 : 자기 얘기 아니라면서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현실에서만 안 그러면 되는 거 아니냐
소으랑 : 그건……그런데ㅋㅋㅋㅋ
소으랑 : 아 뭐지
소으랑 : 뭔가 납득이 안 되는 기분이다
나 : 또 삼천포로 얘기가 빠지기 전에
나 : 하던 말 마저 하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대놓고 말 돌리는 것 봐
나 : 어차피 말해봤자 이해 못할 것 같아서
나 : 아깐 굳이 설명할 필요를 못 느끼긴 했는데
나 : 내가 형식상으로나마 주인을 자처한 게
나 : 따지고 보면 너 때문이거든?
소으랑 : 저 때문이에요?
나 : ㅇㅇ
나 : 플레이 중에 섭의 컨트롤
나 : 물론 중요하지
나 : 어울리는 분위기를 조성해서 몰입하게 만들고
나 : 적당한 수준의 긴장을 유지해서 기분도 고조시키고
나 : 근데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게 멘탈케어야
나 : 애프터케어라고 많이들 하는데
나 : 사람이 감정이 고조되면 도파민이 팍팍 나오잖아?
소으랑 : 넹
나 : 근데 근데 그 절정기를 지나면
나 : 좀 단기적인 우울증이라고 해야 하나
나 : 현자타임 비슷한 게 찾아와
나 : 남자만 그런 줄 알았는데
나 : 의외로 여자들도 그런 게 좀 있더라
소으랑 : 경험담이에요?ㅋㅋㅋ
나 : ㅇㅇ
나 :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어
나 : 왜 우울해하는지;;;
나 : 얘기를 들으도 하나같이 두루뭉술하고
나 : 딱히 납득도 안 가더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서 니가 왜 우울해하는지
나 : 무슨 이유에서 그러는지는 나도 잘 몰라
나 : 니가 말해주지 않는 이상은
소으랑 : 사실 저도 잘 모르는데……;;
나 : 그럼 나는 짐작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지
나 : 그래서 일반론을 얘기할 수밖에 없는 거고
나 : 사실 원인이나 이유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건 쉽다?
나 : 대충 그럴듯하게
나 : 들어본 적 없고 어려운 단어나 이론 몇 가지 주워섬기면서
나 : 억지로 납득을 시키려고 하면 못할 것도 없어
소으랑 : 낭님이 제일 잘하는 거잖아요 그거ㅋㅋ
소으랑 : 제가 몇 번을 당했는데
소으랑 : 뭔가 아닌 것 같은데 정신 차려보면 끄덕끄덕 하고 있고
나 : ㅇㅇ
나 : 평소엔 그래도 딱히 문제될 게 없지만
나 : 이런 경우엔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아
나 : 만약 아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서 납득을 시켰다간
나 : 나중에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나 : 좋지 앟은 루틴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어서
나 : 어지간하면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놔두고 싶어
소으랑 : 음
나 : 근데 혼자서는 그러기가 어렵잖아
나 : 우울한 상태에서 혼자 고민해봤자 더 우울해지기만 할 뿐이지
나 : 나아지는 경우는 별로 없거든
소으랑 : 아
소으랑 : 맞아요
소으랑 : 우울해서 기분이 막 바닥을 쳤는데
소으랑 : 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기분임
소으랑 : 바닥에 바닥에 밑바닥에……ㅋㅋㅋㅋㅋ
나 : ㅇㅇ
나 : 게다가 또 문제가 문제다보니
나 : 누구한테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란 말이야?
나 : 가족이나 친구나……누구한테 말하겠어
나 : 근데 또 이야기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긴 할 테고
소으랑 : 그쵸
나 : 그래서 명함밖에 없는 이름이라도 필요한 거야
나 : 그게 아무리 플레이 도중에만 국한된 역할이더라도
나 : 거기서 벌어진 모든 것을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긴 하거든
나 : 어쨌뜬 니가 날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이상
나 : 그게 내가 해야 될 일이고ㅋㅋ
소으랑 : 많이 귀찮겠다
나 : 알면 잘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왜요
소으랑 : 잘 하잖아요 저
나 : 앞으로 어떨지 두고 봐야지
나 : 그래 뭐, 어쨌든
나 : 넌 잘못한 게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나 :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되게 중요한 거거든
나 : 꼭 필요하기도 하고
소으랑 : 글쿠나
나 : 그러니까 너도 오늘처럼
나 : 우울하면 우울하니까 같이 좀 있어 달라고
나 : 자기 전까지라도 좋으니까 놀아달라고 말을 해
나 : 내가 신경을 써주는 건 한계가 있어
나 : 그나마도 니가 말을 안 해주면 모르는 것 투성이고
나 : 까딱 잘못하면 원하는 거랑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으니까
나 : 말을 안 하면 아예 모르는 거야
나 : 알았지?
소으랑 : 아깐 게임하러 간다 그랬으면서
나 : 야
나 : 그건
소으랑 : 일찍 자라고 그랬으면서ㅋㅋㅋㅋ
나 :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지
나 : 결과적으로 내가 지금 어디 있어?
나 : 게임하러 갔냐?
나 : 아니잖아
소으랑 : 그게 과연 낭님이 원했던 걸까……ㅋㅋㅋ
소으랑 : 억지로 졸라서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건 아닐까
소으랑 : 사실 그냥 빨리 보낸 다음에
소으랑 : 게임이나 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의심이 그렇게 많아서 어따 쓰겠냐
나 : 주인님이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나 : 그러면 못써
소으랑 : 플레이 중에만 주인님이라 그랬으면서ㅋㅋ
나 : 야
나 : 벗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밤새도록 주인님이라고 부르게 해줄게
나 : 울면서 그렇게 부르도록 만들고 만다 내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최소한 내일까진 기다려줘요……ㅋㅋ
소으랑 : 지금은 도저히 안 될 것 같음
나 : 농담이지 당연히
나 : 오늘은 푹 쉬어
소으랑 : ㅎㅎ
나 : 오늘 많이 고생했어
나 : 다음부턴 나도 네가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테니까
나 : 괜히 또 반향해서 혼나지 말고
소으랑 : 이렇게 또 보내려고……ㅋㅋㅋㅋ
소으랑 : 마무리 각 잡는 것 봐
소으랑 : 아무튼 틈만 나면 진짜
나 : 슬슬 졸릴 때가 됐다 싶어서
소으랑 : 어떻게 아는 거지 대체……
나 : 다 아는 법이 있지
나 : 조금 전부터 짧게 대답밖에 안 하더만
소으랑 : 그랬나?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안 그래도 아까부터 자꾸 눈이 감기려고 그래서
소으랑 : 억지로 참고 있었어요
나 : ㅇㅇ
나 : 참지 말고 어여 가서 자
나 : 나도 오늘은 하루 종일 채팅만 했네
나 : 어째 눈이 뻑뻑하더라
소으랑 : 낭님도 자요 얼른
나 : 그래야지
나 : 내일은 또 채널 구축해야 되고
나 : 플러그인 찾아서 설치해야 되고
나 : 거 참
나 : 귀찮네
소으랑 : ㅎㅎ
소으랑 : 내일은 주말인데 어디 안 가요?
나 : 아마도?
나 : 집에 있을 것 같은데
소으랑 : 또 친구 만난다고 나가는 거 아니에요?
나 : 그거야 모르지
나 : 갑자기 연락 와서 나가게 될 수도 있고
나 : 왜
나 : 친구보다 너 만나러 왔으면 좋겠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네
나 : 친구 놈들이랑 술 마시는 것보다
나 : 너랑 있는 게 더 즐거우면 그렇게 하겠지
소으랑 : 열심히 할게요
나 : 뭘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뭐든지?
나 : 그래그래
나 : 졸린 게 눈에 보이는 것 같다
나 : 가서 자라 얼른
소으랑 : 낭님
나 : 왜
소으랑 : 오늘 고생하셨어요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나 : 고마워
소으랑 : 앞으로도 고생해주세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놀아달라는 말을 뭐 그리 돌려서 하냐
소으랑 : ㅎㅎ
나 : 알았으니까 오늘은 그만 하자
나 : 나도 좀 쉬러 가야겠다
소으랑 : 또 게임하지 말고
소으랑 : 자러 가요
나 : 알았어
소으랑 : 그럼 전 가볼게여
소으랑 : 내일 뵈요
나 : ㅇㅇ
나 : 가
나 : 잘 자고
소으랑 : 낭님도 잘 자요
나 : 그려
SYSTEM :// [소으랑] 님이 퇴장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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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 [김낭] 님이 퇴장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