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화 〉4월 25일 금요일 PM 07시 (19)
소으랑 : ㅎㅎ
소으랑 : 그럼 있잖아요
소으랑 : 전 용서해달라고 그랬으니까
소으랑 : 이제 신경 써주는 거예요?
나 : 언제는 안 써준 것처럼 얘기하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하긴
소으랑 : 그것도 그렇다
나 : 이래서 옛말에
나 : 은혜를 모르는 검은 머리 짐승은
나 : 거두는 게 아니라 그랬는데
나 : 이놈의 팔자가 시발
소으랑 : 팔자까지 들먹일 건 없잖아요
소으랑 : 그리구 팔자라고 하니까 되게 이상하다
소으랑 : 운명이나 인연처럼
소으랑 : 좋은 말들 많은데 왜 하필 팔자임ㅋㅋ
나 : 시끄러
나 : 가서 자
나 : 빨리
소으랑 : 왜 자꾸 재우려고 그래요
소으랑 : 어차피 저 보내고 나면 할 것도 없으면서
소으랑 : 아니면 게임하려고 그러나
나 : 눈치만 징그럽게 늘어가지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게임 좀 그만해요 진짜
소으랑 : 이 시간에 무슨 게임이야
나 : 새벽에 정신병자가 적어서
나 : 게임하기 좋단 말이야
나 : 그리고 원래 랭크는 새벽에 돌리는 거야
소으랑 : 랭크……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소으랑 : 아무튼 안 돼요
소으랑 : 오늘은 졸릴 때까지 같이 있어줘요
나 : 얘가 오늘 왜 이래
소으랑 : 그냥 기분이 그래요……ㅋㅋ
소으랑 : 아까부터 뭔가 싱숭생숭하다고 그래야 하나
소으랑 : 몸은 힘들어서 축 늘어져 있는데
소으랑 : 가슴이 막 술렁술렁하고
소으랑 : 진정이 안 돼요
나 : 발정 난 게 아직 안 가라앉았나
소으랑 : 그런 건 아니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냥 어째 좀 우울한 것 같기도 하고
소으랑 : 의기소침한 느낌……?
나 : 그래?
소으랑 : 이게 무슨 기분이냐면요……
소으랑 : 어
소으랑 :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분식집에 갔는데
소으랑 : 갑자기 튀김이랑 순대도 엄청 맛있어 보여서
소으랑 : 어묵도 넣고 달걀도 넣고 만두도 넣고
소으랑 : 아
소으랑 : 그리고 김말이도
소으랑 : 아무튼 그렇게 이것저것 다 시켜서
소으랑 : 전부 먹고 났더니
소으랑 : 빈 접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랑 좀 비슷한 것 같아요
나 : 뭐라는 거야
나 : 배고프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듣고 보니 약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소으랑 : 아무튼
소으랑 : 살짝 그래요
나 : 흠
소으랑 : 그래서 누가 같이 있어줬음 좋겠어요
소으랑 : 주인님이든 낭님이든ㅋㅋㅋㅋ
소으랑 : 안 그러면 이따가 좀 울어버릴 것 같아요
나 : 그래 뭐, 무슨 기분인지 대충 알 것 같긴 해
소으랑 : 오옹?
소으랑 : 말하고도 대체 뭔 소린가 싶었는데
소으랑 : 그걸 어케 이해하셨지ㅋㅋㅋ
나 : 니 말을 이해한 건 아니고
나 : 비슷한 반응을 겪어본 적이 있어서 아는 거지
나 : 폭식해서 배가 터질 것 같다는 말만 듣고
나 : 니 기분이 어떤지
나 : 내가 어떻게 알겠냐
소으랑 : 주인님은 그런 경험 없으신가
나 : 누가 사주는 거 아니면 뭐
나 : 그렇게 배 터질 정도로 먹을 일은 별로 없지
나 : 과음은 자주 하지만……
소으랑 : 난 맛있는 거 먹고 나면 마음이 편해지던데
소으랑 : 거기에다 달달한 것까지 들어가면
소으랑 : 뭐든지 용서할 수 있음ㅋㅋ
나 : 그러다 살찐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은 좀 더 달다리한 걸 먹어야 돼요
소으랑 : 그래야 독기가 빠지지
소으랑 : 원래 당분이 스트레스 해소에도 되게 좋대요
나 : 스트레스 받는 만큼 다른 사람들한테 푸니까 딱히 상관없어
소으랑 : 그러면 더 안 되죠;;;
나 : 초코누나도 디저트 좋아하던데
나 : 나중에 함 같이 가봐
나 : 여자들 많이 가는 카페 같은 곳 있잖아
소으랑 : 싫어요
나 : 존나 단호하게 거부하네ㅋㅋ
소으랑 : 초코 님을 밖에서 만날 자신이 없음……ㅋㅋ
소으랑 : 아니, 옆에서 걸을 자신이 없음
소으랑 : 얼굴도 예쁘고
소으랑 : 몸매도 좋고
소으랑 : 스타일도 좋은 사람 옆에서
소으랑 : 대체 무슨 시선을 받을라구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공주와 시녀?
소으랑 : 으앙ㅠㅠ
나 : 독수리 앞에 똥파리
소으랑 : 하지 마요 진짜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도 같이 가요 그럼
소으랑 : 절대로 둘이서는 안 만날 거임
나 : 니들 사이에 끼고 싶지 않다
소으랑 : 왜요?
나 : 아니, 꼭 니들이 문제라기보다는
나 : 여자가 둘 이상 모이는 장소엔 가기 싫어
나 :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해
소으랑 : 아
나 : 뭐라고 떠드는지도 모르겠는데 귀청은 터질 것 같고
나 : 대체 왜 웃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나 : 30분 전에 했던 얘기는 왜 또 하는지 이해가 안 가고
나 : 그리고 뭣보다 내가 먹고 싶은 걸 못 먹어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허니 토스트 같은 거 먹기 싫다고
나 : 아니, 허니 브레드인가
나 : 아무튼 카페에서 파는 그거 있잖아
소으랑 : 알아요ㅋㅋㅋ
소으랑 : 크림 잔뜩 올라가서 맛있는데
소으랑 : 혼자 가긴 좀 그래서
소으랑 : 별로 먹어본 적은 없음……ㅋㅋ;;;
나 : 아니, 맛은 둘째치고
나 : 일단 존나 비싼데다 양은 드럽게 적어서
나 : 거기에 조각 케이크랑 쿠키 몇 개
나 : 그렇게 먹고 나면
소으랑 : 비싸죠
나 : 아니, 배가 고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좀 든든하게 제대로 된 식사가 하고 싶은데
나 : 지들은 배부르다고 싫대
나 : 밥은 됐으니까 그냥 놀자고 하네?
나 : 그러면서 가는 곳이 어딘지 알아?
나 :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다른 카페야
나 : 배부르다면서 뭘 그리 처먹는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서 앵간하면 여자들만 모이는데는 안 가
나 : 돈은 돈대로 쓰면서
나 : 불만은 불만대로 쌓이니까
나 : 도저히 감당이 안 돼
소으랑 : 낭님은 집에서 뒹굴거리는 여자 만나면 행복하실듯ㅋㅋ
나 : 집 데이트도 좋지
나 : 아니, 존나 사랑하지
나 : 만약 여친이 오늘 내 생일이니까
나 : 집에서 족발에 보쌈 시켜먹자고 그러면
나 : 결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 : 와
나 : 상상만 해도 행복하네
소으랑 : 그렇게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기념일마다 밖에 나가서
나 : 밥 먹고 사진 찍고 선물 주고
나 : 립 서비스도 몇 번 하고
나 : 너무 피곤해 진짜
나 : 섹스 하나만 보고 버티긴 한다만
나 : 귀찮으니까 안 했으면 좋겠어
소으랑 : ㅎㅎ
나 : 근데 무슨 얘기하다가 여기까지 왔지?
소으랑 : 떡볶이 먹고 싶다?
나 : 떡볶이
나 : 그래
나 : 맞아
소으랑 : 우리 되게 아무 말이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ㅋㅋ
나 : 시간이 늦기도 했고
나 : 딱히 얘기할 만한 주제가 없기도 하고
나 : 그러고 보니
나 : 물어보는 게 좀 늦었는데
소으랑 : 넹?
나 : 어차피 지금 안 졸리지?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아깐 막 나른나른해서
소으랑 : 금방 잘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소으랑 : 지금은 잠이 좀 깼어요
나 : 그럼 오늘 소감이나 한 번 들어볼까?
소으랑 : 소감……
나 : ㅇㅇ
나 : 생각해보니까 니가 너무 늦는 바람에
나 : 피드백하는 것도 잊고 있었어
나 :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소으랑 : 근데 갑자기 소감이라고 해도……ㅋㅋ
나 : 툭 까놓고 말해서
나 : 처음 싸본 감상이 어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갑자기 그렇게 물어보시니까 쫌 당황스럽다
소으랑 : 너무 훅 들어오시네
나 : 아까는 더 부끄러운 말도 했으면서
나 : 뭘 이 정도로 당황하고 그러냐
소으랑 : 그건……제가 아니었어요ㅋㅋㅋㅋ
나 : 니가 아니면 누군데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제가 아니라 주인님 노예 쪽의 서윤이에요
소으랑 : 똑같은 사람 아니에요
나 : 허어
나 : 그렇게 나오시겠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낭님도 하루 종일 주인님 하긴 힘들다면서요
소으랑 : 그럼 저도 당연히 나눠야죠
나 : 플레이와 일상의 전환을 구분하라 그랬지
나 : 인격을 나누라곤 안 했는데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암튼 그거 저 아니에요
소으랑 : 평소에 안 하던 반항하는 거 보면 알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한테 혼나는 건 나쁜 서윤이임
소으랑 : 착한 저는 그런 짓 안 해요
나 : 그래?
나 : 그럼 나쁜 서윤이한테 전해줘
나 : 오늘 고생했고
나 :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소으랑 : 왜 그래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나만 따돌리려고 또
나 : 플레이할 때 만나는 건 그쪽이잖아
소으랑 : 아니, 플레이할 때 나타난다기보단
소으랑 ; 뭐라고 해야 되지……ㅋㅋㅋ
소으랑 : 아무 생각도 안 날 정도로 몸이 뜨거울 때?
나 : 발정이 나야 등장하는 거야?ㅋㅋㅋㅋ
소으랑 : 아으
소으랑 : 진짜 이상한게요……
소으랑 : 제가 원래 그렇게 짜증부리고 그런 성격은 아니거든요?
소으랑 : 특히 주인님 앞에서는 절대 그럴 생각 없었는데
소으랑 : 제가 아니라고 느껴질 만큼
소으랑 : 좀 극적으로 달라지는 기분이었어요
나 : 혼자 할 때랑은 많이 다르지?
소으랑 : ㅇㅇㅇㅇㅇ
소으랑 : 혼자서는 그렇게까지 못 느낄 것 같아요
소으랑 : 너무……
소으랑 : 그
소으랑 : 머릿속이 아득해진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아무튼 신기한 기분이었음
나 : 이러다 버릇 들겠네ㅋㅋㅋ
소으랑 : 근데 혼자서는 못할 것 같음
소으랑 : 참기도 힘들고
소으랑 : 엄청 기분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소으랑 : 됐으니까 빨리 가버리고 싶어서
소으랑 : 자꾸 실패할 것 같아요
나 : 그렇게 기분이 좋았어?
소으랑 : 음
소으랑 : 사실……잘 모르겠어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계속 말했던 것 같은데
소으랑 : 기분이 좋은 거랑
소으랑 : 아픈 거랑 차이를 잘 못 느끼겠어서
소으랑 : 그
소으랑 : 몸이 막 반응하는 거 보면
소으랑 : 기분 좋은 쪽으로 느끼는 것 같긴 한데
소으랑 : 머릿속에선 아프고 힘들고
소으랑 : 혼나서 우울하고
소으랑 : 막 그러니까
소으랑 : 정말로 기분이 좋았는지 잘 모르겠어요ㅠㅠ
나 : 처음부터 너무 빡세게 굴렸나보네
나 :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소으랑 : 따지고 보면
소으랑 : 제가 말을 안 들어서 그렇게 된 거라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 원망은 안 해요
나 : 그래 뭐, 피차 다음부턴 좀 더 조심하기로 하고
나 : 기분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 그랬는데
나 : 많이 쌌어?
소으랑 : 그거 아까도 물어보지 않았어요?
소으랑 : 벌써 두 번째인데ㅋㅋㅋ
나 : 대답을 안 하면 다섯 번까지도 물어볼 의향이 있어
소으랑 : 세 번만 더 버티면 된다!
나 : 여섯 번째는 없거든
소으랑 : 아니, 진짜
소으랑 : 부끄러워서 대답을 못한다곤 생각 안 해요?ㅋㅋㅋㅋ
나 : 널 믿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 안 하려고
소으랑 : 아으……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게요
소으랑 : 평소엔 그냥 아무리 심해도
소으랑 : 그 주변만 축축하게 젖는 정도였는데
소으랑 : 오늘은……질퍽질퍽?
소으랑 : 막 허벅지 타고 흐르기도 하구
소으랑 : 엎드려 있으니까 바닥에 뚝뚝 떨어지기도 하고
소으랑 : 그거 보고 좀 신기했음
나 : 뭐가 신기했어?
소으랑 : 나도 여자구나……싶은 느낌?
나 : 그동안 살아온 인생으론 근거가 부족했어?
나 : 20년만에 확신을 가질 정도로?
소으랑 : 아니, 그게 아니라ㅋㅋㅋㅋㅋ
소으랑 : 당연히 여자 맞죠
소으랑 : 맞는데
소으랑 : 생물학적인 여자라기보다는
나 : 아
소으랑 : 그
소으랑 : 아시잖아요 뭔 소린지ㅋㅋㅋㅋ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저 꾸미는 것도 잘 못하고ㅋㅋㅋㅋ
소으랑 : 그러다보니까……이걸 뭐라고 해야 되나;;;
소으랑 : 어쨌든 그
소으랑 : 그거 있잖아요
나 : 내가 이거 저거 그거 하지 말라 그랬지
소으랑 : 보지요……ㅠㅠ
나 : ㅇㅇ
나 : 그게 왜
소으랑 : 아니, 따지고 보면
소으랑 : 기분 좋아지라고 있는 거잖아요 그거
소으랑 : 그리고……남자하고
소으랑 : 그
소으랑 : 섹스하라고 있는 구멍이구ㅠㅠ
나 : 거야 그렇지
소으랑 : 아 몰라요
소으랑 :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다는 거지
소으랑 : 딱히 뭘 어쩌겠다는 것도 아니고
나 : 왜 이렇게 말에 두서가 없어
소으랑 : 그냥 아까부터 어째 좀 우울해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이것저것 생각은 많이 하게 되는데
소으랑 : 하나같이 중간에 뚝뚝 끊어진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걱정하실까봐 말하고 싶진 않았는데
나 : 나한테 안 하면 누구한테 하려고
소으랑 : 그래도 낭님이랑 이러고 있으니까 좀 나아졌어요ㅋㅋ
나 : 그래 뭐,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다 해
나 : 아무 말이나 해도 받아줄 테니까
나 : 우울할 때는 그게 최고야
소으랑 : 음
소으랑 : 하고 싶은 얘기……
나 : 많을 것 같은데?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한테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소으랑 : 다음에는 좀 마음 편한 상태에서……느껴보고 싶어요
소으랑 : 이번엔 막 긴장하고 초조하고 그래서 힘들었는데
소으랑 : 주인님이랑 꽁냥거리면
나 : 음
나 : 그러게
소으랑 : 마음이 놓여서라도 좀 더 기분이 좋지 않을까
소으랑 : 그렇게 생각해요ㅋㅋㅋㅋㅋㅋ
나 : 본격적으로 해본 플레이는 이게 처음이긴 하지?
소으랑 : 네엥
나 : 그동안은 거의 장난치는 분위기였고
나 : 그렇게 유도하기도 했는데
나 : 이번에는 일단 호칭부터 달라졌고
나 : 네 입장에선 여러 모로 변했다고 느껴졌을 텐데
나 : 좀 어때?
소으랑 : 뭐가요?
나 : 따라오기 힘들다거나
나 : 이런 건 좀 고쳤으면 좋겠다거나
나 :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있었어?
소으랑 : 주인님이 화내는 게 무서웠어요
나 : 그건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 익숙해져야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거 말곤 없어?
소으랑 : 가버리고 싶은 걸 참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소으랑 : 나중에는 기분이 좋은 건지
소으랑 : 아픈 건지 잘 구분이 안 갈 정도라서
소으랑 : 그냥 많이 괴로웠어요……ㅠㅠ
나 : 다음부터는 좀 살살해줬으면 좋겠어?
소으랑 : 살살……이라기보단
소으랑 : 가끔 쓰담쓰담도 해주면서 해줬으면 좋겠어요ㅋㅋㅋ
소으랑 : 계속 엄격하게 대하시니까
소으랑 : 오늘은 특히 화도 내셨고……
소으랑 : 주인님이랑 거리가 멀어진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나 : 평소보다 거리를 좀 두긴 했지
소으랑 : 이젠 그래야 한다고 머리로는 이해하는데요……
소으랑 : 그래도 역시 주인님이 쌀쌀맞게 대하니까
소으랑 : 살짝 울 것 같았어요ㅋㅋㅋㅋ
나 : 딱히 그래야 한다는 법은 없어
나 : 서로 좋아하는 쪽으로 맞춰가는 거지 뭐
나 : 오늘은 일부러 니가 원하는 반대 방향으로 노선을 잡아봤는데
나 : 일단 알았어
소으랑 : 다 알면서 왜 그랬어요;;;
나 : 니가 원하는 건 결국 주인한테 어리광 부리면서
나 : 애완동물처럼 관리받는 건데
나 : 내가 섭들을 그렇게 대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나 : 평소에 하던 것처럼 해봤어
소으랑 : 전 그거 싫어요……ㅠㅠ
나 : 그래
나 :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지 같이 생각을 좀 해보자
나 : 오늘은 늦었으니까 안 되겠고
나 : 당분간은 익숙해질 겸 천천히 맞춰가는 쪽으로
나 : 그럼 되겠지?
소으랑 : 네엥
나 : 너도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나 : 어려워하지 않아도 되니까
나 : 언제든지 얘기해
소으랑 : 그래도 돼요?
소으랑 : 어차피 낭님이 정하는 거 아닌가ㅋㅋ
나 : 내 맘대로 했더니 그건 싫다며
나 : 나중에 싫다고 징징거리지 말고
나 : 원하는 거 있으면 확실하게 말을 해
소으랑 : 원하는 거……
나 : ㅇㅇ
나 : 이건 명령이야
소으랑 : 명령이면……어쩔 수 없죠ㅋㅋ
나 : 에휴
소으랑 : 왜 한숨을 쉬고 그래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ㄴㄴ
나 : 아무것도 아니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럼 있잖아요
소으랑 : 명령이라 그랬으니까
소으랑 : 지금 하나만 얘기해도 돼요?ㅋㅋ
나 : 뭔데
소으랑 : 아까 주인님일 땐 엄청 무섭게 대했으면서
소으랑 : 지금은 자상하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낙차가 너무 커서 적응하기가 어려운데
소으랑 : 그냥 평소에도 주인님이라고 부르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