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4월 25일 금요일 PM 07시 (11)
나 : 왜?
소으랑 : 깊게 생각하지 말라고 해서 골랐는데
소으랑 : 왜냐고 물어보시면……
나 : 아니ㅋㅋㅋㅋ
나 :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나 : 남친보다 그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으니까
나 : 고른 거 아니야?
소으랑 : 으아……ㅠㅠ
나 : 혹시나 싶어서 말하는 건데
나 : 별 이유도 없이 찍었다고 하면 혼낼 거다
나 : 난 니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나 : 물어봤다고 했어 분명
소으랑 : 아니, 찍은 건 아닌데……
소으랑 : 으
소으랑 : 이걸 뭐라고 해야 되지
소으랑 : 낭님도 알겠지만
소으랑 : 제가 남친을 사귀어본 적이 없잖아요
나 : ㅇㅇ
소으랑 : 아니, 남친은 고사하고
소으랑 : 남자랑 거의 말해본 적도 없거든요?
나 : 그렇겠지
소으랑 :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 보니깐
소으랑 : 살짝 울컥하네ㅋㅋㅋ
소으랑 : 암튼
소으랑 : 그래서 딱히 남자친구가 싫다는 건 아닌데
소으랑 : 그냥 좀
소으랑 : 그 상황 자체가 잘 상상이 안 가요
나 : 어떤 상황이?
소으랑 : 어
소으랑 : 어케어케 좋은 분위기가 돼서
소으랑 : 그
소으랑 : 섹스까지 할 수 있는……?
나 : ㅇㅇ
소으랑 : 그게 무슨 느낌인지도 잘 모르겠구
소으랑 : 애초에 그런 상황까지 가면
소으랑 : 부끄러워서 막 피할 것 같거든요?
나 : 근데 주인님은 아니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주인님은 낭님 덕분에 간접체험? 유사경험?
소으랑 : 그런 느낌으로다가 몇 번 겪어보기도 했고……
소으랑 : 그리구
소으랑 : 아까 낭님이 했던 말 있잖아요
소으랑 : 주인님이 말했다고
나 : ?
나 : 아
나 : 보지 쓰게 준비하고 나오라는 거?
소으랑 : 네엥……
소으랑 : 그래서 만약 낭님이 지금 저더러 그런 말을 했다 치고
소으랑 : 제가 어떻게 할지 잠깐 생각해봤는데
나 : 응
소으랑 : 대충 알 것 같아서……
소으랑 : 실제로도 지금
소으랑 : 낭님이 옷 벗으라고 하는 거 기다리고 있고
소으랑 : 시키는 대로 열심히 가슴 문지르면서
소으랑 : 그게
소으랑 : 으
소으랑 : 낭님이 절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소으랑 : 준비도 했구……
나 : 그러니까 주인님이 시키는 건
나 :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다고?
소으랑 : 남친이랑 비교하면 좀 더 현실감이 있다는 정도……?
소으랑 : 아니, 애초에 이게 훨씬 더 비현실적이란 건 알고 있는데
소으랑 :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ㅋㅋ
소으랑 : 글구 아마 남친 앞에서 벗게 되면
소으랑 : 부끄러워서라도 싫다고
소으랑 : 거절할 것 같은데
소으랑 : 주인님이 벗으라고 그러면
소으랑 : 명령이니까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으랑 : 어쩔 수 없이 벗을 것 같아요
나 : 남친보다는 주인님을 선택하겠다는 거야?ㅋㅋ
소으랑 : 아니,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의미가 아니라……
소으랑 : 좀 더 익숙한 쪽을 골랐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제가 가슴도 작고……
소으랑 : 별로 보여줄 만한 게 없는 몸이라
소으랑 : 남자친구가 보면 실망할 것 같은데
소으랑 : 주인님은 아니잖아요
나 : 어떻게 아닌데?
소으랑 : 다른 사람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소으랑 : 낭님은 제가 말 잘 듣고 애교부리고
소으랑 : 시키는 대로 잘 하고……
소으랑 : 그런 거 좋아하잖아요
나 : ㅇㅇ
소으랑 : 그래서 제가 열심히 봉사하면
소으랑 : 몸이 좀 빈약하고
소으랑 : 아무것도 못하는 여자라도
소으랑 : 예뻐해주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나 : 그건 그렇지
소으랑 : 암튼 그래서
소으랑 : 꼭 반드시 어떻게든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면
소으랑 : 남친보단 주인님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소으랑 : ㅠㅠ
나 : 나중에 서윤이랑 사귀게 될 남자가 불쌍한데?ㅋㅋ
나 : 열심히 공들여서 작업해놨더니
나 : 정작 처녀는 다른 사람이 가져가고
나 : 주인님이 더 낫다는 말이나 하고 있고ㅋㅋ
나 : 나중에 중고보지나 따먹으면서
나 : 자기가 처음인 줄 알겠지
소으랑 : 중고라고 하지 마요……ㅠㅠ
나 : 포장 뜯고 나면 중고지 뭐
소으랑 : 글구
소으랑 : 전 주인님이랑 남친 둘 다 만들 정도로
소으랑 : 헤픈 여자도 아님……
나 : 그건 모르는 일이긴 한데
나 : 그래 뭐
나 : 헤픈 여자는 아니지 그래
나 : 거미줄을 쳤을 뿐이지
소으랑 : 아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 아직 스무살이거든요??
소으랑 :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소으랑 : 왜 자꾸 그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나 : 왜 장담을 하고 그래
소으랑 : ㅠㅠㅠㅠ
나 : 보지가 헤퍼서 문제라기보다는
나 : 남자를 사귀면서 주인님한테 다리 벌리고 다닐 정도로
나 : 능력이 좋지 않다는 게 문제 아닐까ㅋㅋㅋ
소으랑 : 그것도……그렇긴 함ㅠㅠ
소으랑 : 안 들킬 자신이 없음
나 : 그럼 결국 남는 건 주인님이겠네
소으랑 : 그런가……?
나 : 오히려 애인 있는 쪽이 좋다는 사람도 많으니까
나 : 니 몸에 질리지 않는 이상
나 : 버려질 걱정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소으랑 : 낭님은 어떤데요?
소으랑 : 남자친구 있는 쪽이 좋음?
나 : 난 존나 싫어해
소으랑 : 왜영?
나 : 이렇게 상식적인 말을 듣고도
나 : 이유를 들어야 이해하는 거야?
소으랑 : 이해를 하다기 보다는……ㅋㅋㅋㅋ
소으랑 : 걍 궁금하잖아요
소으랑 : 낭님 취향은 어떤지
나 : 내 취향이 왜 궁금할까 대체
소으랑 : 와
소으랑 : 나한테는 어떤 취향인지
소으랑 : 어떤 상황에서 흥분하는지
소으랑 : 그
소으랑 : 무슨 상상하면서……하는지
소으랑 : 다 물어봐놓고ㅋㅋㅋㅋ
소으랑 : 자기 얘긴 맨날 꽁꽁 감추고 있어
나 : 음
나 : 일단 나도 애인이 있는 입장으로서
나 : 만약 여친이 나한테 비밀로
나 : 다른 사람한테 헌신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나 : 개빡칠 것 같아
소으랑 : 여친 없다 그랬잖아요
나 : 그래 시발
나 : 애인이 있었던 입장으로서
나 : 됐냐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럼 상대 남자를 생각해서
소으랑 : 안 좋아하시는 거구나
나 : 그런 건 아니고
나 : 걍 내가 같은 입장일 때
나 : 존나 싫을 것 같아서
나 : 앵간하면 애인 있는 여자는 거들떠도 안 봐
나 : 상식적으로 봐도 그게 맞는 거고
소으랑 : 이상하다
소으랑 : 저런 거 보면 되게 다정한데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시끄럽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도 남친한테 미안해서
소으랑 :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
소으랑 : 낭님이 말한 것처럼
소으랑 : 그럴 능력도 없고ㅋㅋㅋㅋ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요
소으랑 : 남친한테 미안한 게 문제면
소으랑 : 그냥 주인님이랑 사귀면 되는 거 아님……?ㅋㅋㅋ
소으랑 : 그럼 중고라도 상관없잖음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어
소으랑 : 진짜 그럼 되겠다
나 : 그래
나 : 그런 방법도 있긴 하지
소으랑 : 주인님이랑 사귀는 거면
소으랑 : 눈치 보면서 숨겨야 할 필요도 없고
소으랑 : 야한 거 할 때도
소으랑 : 알아서 리드해줄 테고……
소으랑 : 어차피 처음이고 못하는 거 아니까
소으랑 : 딱히 뭘 바라지도 않겠고
나 : 뭔가 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 : 뭐 됐다
나 :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소으랑 : ?
나 : ㄴㄴ
나 : 그나저나
나 : 평소에 니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들었더니
나 : 남친보다 주인님이 더 좋다는
나 : 이 암캐년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나 : 대충 감이 왔어
소으랑 : 암캐는 또 뭐에요ㅋㅋㅋ
소으랑 : 갈수록 부르는 패턴이 다양해지네
소으랑 : 중고에 암캐에……
소으랑 : 차라리 자판기가 나았던 건가ㅠㅠ
나 : 아니, 나도 물어보면서도 설마 했거든
나 : 아무리 그래도 남친이 우선이겠지 싶었는데
나 : 여자보다는 암캐로 남고 싶다는 건지……
나 : 상상했던 것보다 상상 이상이었어
소으랑 : 그걸 또 그렇게 몰아가시네ㅋㅋ
나 : 오늘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나 : 니가 했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나 : 곰곰히 생각해봐
나 : 알았지?
소으랑 : 나 그렇게 이상한 소릴 했나……
소으랑 : 주인님 쪽이 덜 부끄러우니까
소으랑 : 괜찮다는 거였는데
나 : 그건 나중에 혼자 천천히 되짚어보고
나 : 일단은
나 : 갑자기 내가 왜 저런 걸 물어봤는지
나 : 궁금할 거야
소으랑 : 안 궁금하다 그러면 혼나려나ㅋㅋㅋ
나 : 뭘 새삼스럽게
소으랑 : ㅎㅎ
소으랑 : 그래서 왜 물어보셨는데요?
나 : 지금 당장은 아니고
나 : 앞으로의 문제긴 한데
소으랑 : 넹
나 : 이걸 플레이라고 해야 할지
나 : 아니면 유사 디엣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나 : 어쨌든
나 : 그동안 너한테 시킨 플레이는
나 : 가볍게 놀이 감각을 벗어나지 않게
나 : 조절을 했단 말이야?
소으랑 : 그동안이라고 하니까
소으랑 : 뭔가 디게 오랫동안 했던 것처럼 들리네……ㅋㅋ
소으랑 : 사실 따지고 보면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나 : 뭐 그렇지
나 : 너도 흥미가 있어서 어울려주고 있을 뿐이고
나 : 나도 너한테 맞춰서 적당히 노는 감각으로
나 : 겸사겸사 취미생활도 겸해서 놀아준 건데
소으랑 : 취미생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서 더 고민이 되더라
소으랑 : 왜요?
나 : 생각을 좀 해보니까
나 : 앞으로 점점 플레이가 빡세질 거란 말이야?
나 : 지금도 봐
나 : 야한 얘기 몇 번 하다가
나 : 개처럼 몇 번 짖다가
나 : 낙서도 하고 그 꼴로 학교도 가고
나 : 결국은 옷 벗고 보지 적실 준비까지 하고 있잖아
소으랑 : 어
소으랑 : 그러네……??
나 : 에스컬레이트라는 게 생각보다 눈치채기가 쉽지 않아ㅋㅋ
나 : 정신 차려보면 그렇게 되어 있는 거라서
소으랑 : 살짝 놀랐음ㅋㅋ
소으랑 :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가는 느낌이라
소으랑 : 이게 다 낭님 때문인가ㅠㅠ
나 : 누구 때문인지는 차치해두더라도
나 : 어쨌든 앞으로 니가 강하게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나 : 이것저것 시키면서 즐기겠지?
소으랑 : 그렇겠죠……?
소으랑 : 아니, 뭐지ㅋㅋㅋㅋ
소으랑 :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소으랑 : 정작 뭐가 이상한지는 잘 모르겠음;;;
나 : 니가 모르는 걸 내가 알 리는 없으니까
나 : 하던 말 계속 하자면
나 : 널 느끼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하긴 했는데
나 : 그 감각을 몸애 새기려면
나 : 한두 번 가지고는 어림도 없거든?
소으랑 : 그런……가?
나 : 하루이틀 깔짝거린다고 해서 갑자기 질질 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 : 물론 세상엔 그런 걸 가능하게 만드는 인간들도 있겠지만
나 : 나는 아니잖아?
소으랑 : 낭님이 웬일로 저런 소릴……
나 : 그리고 내가 직접 건드리는 것도 아니고
나 : 모니터 뒤에서 명령밖에 못 하는 입장인 이상
나 : 꾸준히 건드려서 익숙하게 만들어야
나 :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반응이 나올 테니
나 : 심심하면 벗겨서 가지고 놀 텐데
소으랑 : 으아……ㅋㅋ
나 : 확실하게 관계정립을 해놔야
나 : 나중에 뒷탈이 안 생길 것 같더라고
소으랑 : 그래요?
소으랑 : 잘 모르겠다
나 : ㅇㅇ
나 : 보통은 그렇지
나 :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나 : 이러쿵 저러쿵 떠들면 거부감이 들지 않겠어?
소으랑 : 낭님은 뭐 관계가 있어서
소으랑 : 지금까지 저한테 이러쿵 저러쿵 했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지금까지는 상황을 만들고
나 : 몰입할 수 있도록 떨어트렸으니까
나 : 그럭저럭 따라온 거겠지만
나 : 아무래도 몸을 주물럭거리게 되면
나 : 얘기가 다르지
소으랑 : 음
소으랑 : 그럴……려나요?
나 : 특히 몸이 힘들수록 반발심리도 심해지고 그럴 거야
소으랑 : 누가 주물럭거린 적이 없어서
소으랑 : 잘 모르겠다ㅋㅋㅋㅋ
나 : 그리고 익숙해질수록 자기 멋대로 하려는 경향도 강해질 테고
나 : 가까워지면 가까워지는대로 불평도 하고 불만도 늘어놓고
소으랑 : 불평 정도는 들어줘요……ㅋㅋ
나 : 아니,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은 당연히 받지
나 : 근데 뭐랄까
나 : 주인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
소으랑 : ?
나 : 예를 들면 좀 더 착실하게 살라던지
나 : 아니면 요즘 자기한테 소홀해졌다던지
나 : 여친한테서나 들을 법한 어리광 있잖아
소으랑 : 안 되나;;
나 : 사람에 따라 다르지
나 : 받아주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소으랑 : 낭님은 어떤데요?
나 : 상대에 따라 달라
나 : 불평불만만 늘어놓으면서
나 : 자기 멋대로 행동하려는 년한테는 가차없지만
나 : 평소에 잘하면 적당히 넘어가주는 편이야
소으랑 : 오옹
나 : 어쨌든
소으랑 : 근데 전 안 그럴 것 같은데ㅋㅋ
소으랑 : 낭님한테 불평불만……
소으랑 : 무서워서 못하죠ㅋㅋㅋㅋ
나 : 니가 그런다는 게 아니라
나 : 내 경험상 그런 경우가 좀 있더라는 거야
나 : 그래서 이 암캐년을 홀딱 벗겨놔도
나 : 반항할 엄두도 못 낼 만큼
나 : 빡세게 고삐를 쥘 수 있는 포지션이 뭘까
나 : 잠깐 생각을 해봤는데
소으랑 : 말 좀 이쁘게 해줘요……
소으랑 : 자꾸 그러면 없던 반항심도 생길 듯
나 : 결국 애인 아니면 파트너겠더라고
소으랑 : 아
소으랑 : 그래서 한 쪽만 고르라고 물어본 거였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ㅇㅇ
소으랑 : 제가 남자친구 골랐으면
소으랑 : 어떡하려고 했어요?ㅋㅋㅋㅋ
나 : 그럼 뭐, 항상 그랬던 것처럼
나 : 대충 어떻게 살살 구슬려서
나 : 원하는 쪽으로 몰고가려고 했지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근데 다행히 내가 편한 쪽을 골라줘서
나 : 정말 아무런 망설임이나 죄책감 없이
나 : 갈굴 수 있을 것 같아
소으랑 : 처음부터 선택지가 없었……ㅋㅋㅋ
나 : 선택지가 없었던 건 아니지
나 :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없었을 뿐
소으랑 : 그거나 그거나……
나 : 본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나 : 의외로 중요하거든
나 : 심리적인 달성감이라고 해야 하나
나 : 나중에 니 선택이었다고 압박하기도 쉽고
소으랑 : 지금 다 까발리면 의미 없는 거 아니에요?
나 : 사기를 칠 것도 아니고ㅋㅋㅋ
나 :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나 : 너한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다
소으랑 : 오……
나 : 어쨌든
나 : 대충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는 알았으니까
나 : 앞으로는 그런 쪽으로 노선을 잡아보려고
소으랑 : 그런 노선이 뭔데요?ㅋㅋ
소으랑 : 오늘부터 주인님이라도 하시게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ㅇㅇ
소으랑 : 어……
소으랑 : 진짜로?
나 : 일단은 편의상 그런 포지션을 좀 취해볼까 해
나 : 딱히 너더러 어떻게 하라고는 안 할 테니까 걱정 말고
소으랑 : 그냥 길들이고 싶다고 말을 해요
소으랑 : 편의상은 뭐야ㅋㅋㅋㅋ
나 : 뭐, 굳이 말하자면 구실이지
나 : 명분?
소으랑 : 뭐에요 그게ㅋㅋ
나 : 이름뿐인 직함도 없는 것보단 낫다고 하면
나 : 못 알아들으려나?
소으랑 : 하나도 모르겠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니가 올려다 봐야 하는 포지션에 있으면
나 : 아무래도 명령하기도 수월하고 여러 모로 편하거든
나 : 이해 못 하겠거든 그냥
나 : 나중을 위한 보험이라고 생각해
소으랑 : 걍 찍어 누르고 싶어서
소으랑 : 그런 건 아니구요?
나 : 아니라곤 못하겠네
소으랑 : 아니, 근데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지금까진 안 그랬던 것처럼 말씀하시네
소으랑 : 맨날 짖어보라 그러고
소으랑 : 벗으라고 그러고
소으랑 : 무슨 말만 하면 혼낸다고
소으랑 : 엉덩이 때린다고 그랬으면서
소으랑 : 왜 아닌 척 하고 그래요
소으랑 : 충분히 주인님처럼 굴고 있었구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몇 번이나 말했잖아
나 : 그런 취향이 있을 뿐인 여자랑
나 : 내가 기르는 섭이랑은
나 : 아예 대하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소으랑 : 긍까
소으랑 : 지금 낭님이 하는 말을 정리하면
나 : ㅇㅇ
소으랑 : 제가 낭님 섭이고?
나 : 그렇지
소으랑 : 낭님이 제 주인님이고?
나 : 맞아
소으랑 : 굳이?
나 :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