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 〉4월 19일 토요일 PM 06시 (5)
나 : 흠
나 : 60초 지났다 서윤아.
나 : 얘 뭐하니.
소으랑 : ㅠㅠㅠㅠㅠㅠㅠㅠ
나 : 뭐야
나 : 왔네?
소으랑 : 네ㅠㅠ
소으랑 : 죄송합니다
소으랑 : 늦었어요……ㅠㅠ
나 : 늦은 건 괜찮은데
나 : 뭐하다 이제 왔어.
소으랑 : 그
소으랑 : 잠깐 좀……ㅠㅠ
소으랑 : 숫자를 세다가
소으랑 : 아니
소으랑 : 어
소으랑 : ㅠㅠ
나 : 왜
나 : 뭔데 이렇게 뜸을 들여?
나 : 누구 만났어?
소으랑 : 그런 건 아닌데
소으랑 : 그냥 넘어가주심 안될까요ㅠㅠ
소으랑 : 낭님이 이런 거 되게 싫어하시는 건 아는데
소으랑 : 이건 도저히 말을 못하겠어요……ㅠㅠ
나 : 굳이 그런 식으로 말을 한다는 건
나 : 억지로 캐물어달라는 소리로밖에 안 들리는데.
나 : 빨리 말해봐.
소으랑 : 제발요ㅠㅠ
나 : 뭔데
나 : 말해.
소으랑 : 진짜 별 거 아닌데
소으랑 : 넘어가면 안 돼요……?
나 : 별거 아니면 말할 수 있겠네.
나 : 너도 알다시피
나 : 내가 그런 거 진짜 싫어하거든?
나 : 처음부터 말을 안 했으면 모르겠는데
나 : 말 꺼내놓고 넘어가달라고 하는 거
나 : 정말 짜증스러워.
소으랑 : 어떻게 안 될까요?
나 : 뒤지게 혼나고 울면서 말할래.
나 : 얌전히 말하고 그냥 넘어갈래.
나 : 좋은 쪽을 선택해라.
소으랑 : 그
소으랑 : 낭님이 시킨대로
나 : 응
소으랑 : 60초 세는 동안
소으랑 : 으
소으랑 : 가슴 만졌어요.
소으랑 : ㅠㅠ
나 : 흥분해서?
소으랑 : 흥분……이라기보단
소으랑 : 사실 엄청나게 긴장했는데
소으랑 : 그
소으랑 : 초코 님 얘기가 갑자기 떠오르니까
소으랑 : 이런 상황에서 만지면
소으랑 : 어떤 기분이 드는지
소으랑 : 갑자기 궁금해져서……ㅠㅠ
나 : 그래서 지금
나 : 내가 말한 것도 안 듣고
나 : 5분이나 복도에서
나 : 주물럭거리다 온 거야?
나 : 니 멋대로?
소으랑 : 살짝……ㅠㅠ
소으랑 : 진짜 살짝.
소으랑 : 어떤 느낌인지만 궁금했을 뿐이에요 진짜.
소으랑 : 그렇게 흥분하지도 않았고
소으랑 : 무서운 게 더 커서
소으랑 : 평소보다 민감한 건지도 모르겠고
소으랑 : 어쨌든 흥분했던 건 아니에요ㅠㅠ
나 : 그래 뭐,
나 : 좀 예상을 빗나가긴 했는데
나 : 고생했어ㅋㅋ
소으랑 : 이제 진짜 그만할래요ㅠㅠ
소으랑 : 도저히 못하겠어요.
소으랑 : 너무 지치고 힘이 들어서
소으랑 : 움직일 기운도 없어요.
나 : 어차피 여기까지만 시킬 생각이었어.
나 : 아까 아쉽다는 투로 얘기하지만 않았어도
나 : 거기서 끝났을 텐데ㅋㅋㅋ
소으랑 : 아쉬운 거 아니에요……
나 : 슬슬 장난의 수위를 좀 벗어나고 있으니
나 : 여기서 그만둬야지.
나 : 안 그러면 큰일난다.
나 : 아쉬워도 참아ㅋㅋ
소으랑 : 안 아쉽다구요ㅠㅠ
나 : 그래그래.
나 : 아무튼
나 : 지금도 발정한 게 눈에 보이는데
나 : 무리시키고 싶지 않다.
소으랑 : ;;;;
소으랑 : 어쨌든 감사합니다.
소으랑 : 솔직히 좀 많이 힘들어요 지금.
소으랑 :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소으랑 : 몸도 아프고ㅠㅠ
나 : 몸이 아파?
소으랑 : 너무 긴장하고 있었나봐요.
소으랑 : 내일 근육통 올 것 같은데 어쩌지ㅠㅠ
나 : 빨리 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나 : 자기 전에 스트레칭 충분히 한 다음에
나 : 오늘은 충분히 쉬어.
나 : 공부한답시고 밤샘하지 말고.
소으랑 : 네
소으랑 : 그래야 할듯.
나 : 근데 오늘은 발정했다는 말 들어도 반응이 없네?
나 : 어제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면서
나 : 거품을 물던데ㅋㅋㅋㅋㅋ
소으랑 : 제가 언제 거품을 물었다고;;
소으랑 : 그리고 이미 실컷 강아지 취급 당한 후인데요 뭘.
소으랑 : 이제 와서 걸고 넘어지는 것도 새삼스럽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럼 저 지금 씻고 와도 돼요?
소으랑 : 아까부터 몸이 살짝 오슬오슬해서
소으랑 : 따뜻하게 목욕하고 올게요.
나 : 그래라.
나 : 오면 부르고.
소으랑 : 네.
소으랑 : /@김낭
나 : 생각보다 빨리 왔네?
소으랑 : 호다닥 몸만 씻고 왔어요ㅋㅋ
소으랑 : 머리까지 감으면 너무 오래 걸려서
소으랑 : 기다시리게 하면 미안하잖아요.
나 : 신경 안 써도 되는데
나 : 아무튼
나 : 좀 괜찮아?
소으랑 : 좀 진정이 되긴 했는데
소으랑 : 일단 기분이 가라앉으니까
소으랑 : ……죽고 싶어요.
소으랑 : 아으으으으ㅠㅠㅠㅠ
소으랑 : 왜 그랬지 진짜.
나 : 제정신 돌아오니까 죽고 싶어?ㅋㅋ
소으랑 : 제정신인 건 처음부터 제정신이었어요.
소으랑 : 제가 무슨 술을 마신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근데 좀 이상하게 충동적이었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유혹에 너무 약해ㅠㅠ
나 : 기분은 좀 괜찮고?
소으랑 : 그냥 잊게 해주세요.
소으랑 : 잠깐이라도ㅠㅠ
나 : ㄴㄴ
나 : 그대로 내버려뒀다간
나 : 오늘 밤에 이불킥 하면서
나 : 접시물에 코 박고 싶어질 걸?
나 : 차라리 지금 다 털어내고
나 : 조금이라도 홀가분해지는 게 좋아.
소으랑 : 그런……건가ㅠㅠ
나 : ㅇㅇ
나 : 원래 플레이가 끝나면
나 : 다독거려주면서
나 : 멘탈케어 해주는 것까지가 순서야.
소으랑 : 플레이……
나 : 플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긴 한데
나 : 느낌은 대충 비슷하니까
나 : 깔짝 맛만 본 느낌으로?
나 : 그렇다 치고 대충 넘어가자.
소으랑 : 플레이라고 하니까
소으랑 : 되게 야한 느낌이 들긴 하는데
소으랑 : 전 그냥 일방적으로
소으랑 : 괴롭힘 당한 기분이라ㅠㅠ
소으랑 : 창피하기도 하고
소으랑 : 죽고 싶다ㅠㅠㅠㅠ
나 : 다시 생각하니까 부끄럽고 그래?
소으랑 : 다시 생각 안 해도 이미 부끄러우니까
소으랑 : 떠오르게 하지 마요 진짜.
나 : 그렇다고 안 물어볼 수는 없잖아ㅋㅋ
나 : 감상이 어때?
소으랑 : 생각하던 것보다 기분 좋진 않았어요.
나 : 뭐, 그렇겠지.
소으랑 : 약간 환상이 깨졌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낭님이 해준 얘기만 들을 때는
소으랑 : 좀……이렇게,
소으랑 : 부끄럽지만 기분 좋은?
소으랑 : 그런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소으랑 : 막상 제가 해보니까
소으랑 : 그냥 무서워요.
나 : 당연히 그렇지.
나 : 최소한의 안전보장도 안 되어 있는데
나 : 몸을 던진 거잖아ㅋㅋㅋㅋ
소으랑 : 그러니까요ㅠㅠ
나 : 그리고 말했잖아.
나 : 모든 건 일단 주종관계를 전제로 깔고 들어간다고.
나 : 근데 넌 말을 잘 듣긴 해도
나 : 나한테 복종하고 헌신하려는 섭은 아니잖아.
소으랑 : 그쵸……?
나 : 그러니 당연히 힘들고 괴로울 수밖에ㅋㅋ
소으랑 : 진짜 힘들었어요.
소으랑 : 무서워서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없고
소으랑 : 혼자 만지작거려봐도 전혀 기분 좋다는 생각이 안 들고ㅠㅠ
소으랑 : 빨리 끝내고 칭찬받고 싶은 거 하나?
소으랑 : 그거말곤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요.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하ㅠㅠ
나 : 기분은 이해하는데
나 : 그래도 죽지는 마ㅋㅋㅋ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지금 낭님도 막 미워질려고 그러고
소으랑 : 예민하니까 건드리지 마요ㅠㅠ
나 : 알았어.
나 : 안 건드릴게ㅋㅋㅋㅋㅋ
소으랑 : 처음에 멍멍할 때는 좀 좋았던 것도 같은데
소으랑 : 갈수록 점점 힘들고 무서워져서……
소으랑 : 으으
나 : 근데 뭐, 제대로 플레이를 했던 것도 아니고
나 : 여기서 본격적으로 들어갔으면
나 : 넌 이미 이 년, 저 년, 시발년 소리 들어가면서
나 : 바닥에서 구르고 있었을 걸?ㅋㅋ
소으랑 : 그래서 전 지금 낭님을
소으랑 :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ㅋㅋ
나 : 나름대로 상냥하게 대해준다고 하긴 했는데
나 : 역시 좀 그랬나?
소으랑 : 그게 아니라……ㅠㅠ
소으랑 : 아니에요.
소으랑 : 호기심에 넘어간 제 잘못이 크죠.
나 : 다 벗긴 다음에 목줄 채워서 산책을 시키던가
나 : 아니면 정말 개처럼 무릎 꿇려서
나 : 혀로 바닥을 핥게 만들다던가ㅋㅋㅋ
소으랑 : 아니, 내용이 궁금하단 소리가 아니고
소으랑 : ……됐어요ㅠㅠ
나 : 대충 짐작은 가는데
나 : 그렇게 고민하진 마ㅋㅋㅋ
나 : 잠깐 놀았다고 생각해 그냥.
소으랑 : 그리고 제가 어?
소으랑 : 낭님 섭도 아닌데
소으랑 : 명령을 왤케 거리낌 없이 해요.
나 : 해달라며.
소으랑 : 그건 그런데……
소으랑 : 그 자리에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잖아요.
소으랑 : 진짜 낭님이 뭘 시키든 했을 것 같은데.
나 : 그럴까봐 적당한 타이밍 잡아서 관뒀잖아.
소으랑 : 그건……감사하다고 생각은 해요.
소으랑 : 거기서 더 밀어붙였으면
소으랑 : 진짜로 벗었을 것 같기도 해서……ㅠㅠ
나 : ㅋㅋㅋ
나 : 벗었을 것 같아?
소으랑 : 저도 몰랐는데……
소으랑 : 뭐랄까,
소으랑 : 명령을 받다 보니까……어
소으랑 : 거기에 의지? 의존?
소으랑 : 그런 상태가 되더라구요.
소으랑 : 무섭고 부끄럽고, 자괴감도 쩔고
소으랑 : 막 그러는데
소으랑 :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소으랑 : 빨리 시키는대로 하고 칭찬 받아야겠다.
소으랑 : 이런 생각밖에 안 드니까
소으랑 : 점점 머릿속에 낭님이 하신 명령밖에 안 남는?
소으랑 : 그거 말곤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
소으랑 : 그렇게 되더라구요ㅠㅠ
나 : 그래서 좀 더 억지로 찍어 눌렀으면
나 : 옷도 벗었을 거다?
소으랑 : 아마 그랬을 것 같아요.
소으랑 : 그래도 낭님이 벗길 생각 없다고 해주셔서
소으랑 : 좀 안심했어요ㅠㅠ
나 : 그거야 뭐, 당연한 거지.
소으랑 : 솔직히 많이 불안하긴 했는데ㅋㅋ
소으랑 : 낭님이 정도를 지켜주셔서
소으랑 : 좀 다시 보기도 했고……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 뭐, 고생했어ㅋㅋ
나 : 진짜는 아니지만 플레이란 게 만만치가 않지?
소으랑 : ㅠㅠ
소으랑 : 사실 어제 낭님이 하신 얘기 듣고
소으랑 : 좀 궁금해져서
소으랑 : 낭님이 짖으라고 할 때도
소으랑 : 미끼란 걸 알긴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맘대로 하라고 했던 거거든요?
나 : ㅇㅇ
소으랑 : 근데 생각보다 기분 좋지가 않으니까ㅠㅠ
소으랑 : 그리고 상상할 때는 항상 누가 옆에 있었는데
소으랑 : 지금은 혼자밖에 없으니까
소으랑 : 막 허무하고, 자괴감도 들고
소으랑 : 살짝 자존심도 상하고ㅠㅠ
소으랑 : 그래서 누가 안아줬으면 좋겠는데
소으랑 : 아무도 없어서
소으랑 : 혼자 무릎 끌어안고 있어요.
소으랑 : 온기가 필요해ㅠㅠ
나 : 누가 안아줬으면 좋겠어?ㅋㅋㅋㅋㅋ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지금 누가 막 위로해주고
소으랑 : 쓰다듬어 주고 안심시켜주고
소으랑 : 그런 게 절실하게 필요한데
소으랑 : 혼자 있으니까……
소으랑 : 저라도 안아줘야죠ㅠㅠ
나 : 원피스 입고 그렇게 앉아있으면
나 : 다리 사이로 들여다보면
나 : 전부 보이겠네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그런 말 하지 마요 진짜.
소으랑 : 보인다던가, 보여준다던가
소으랑 : 그런 말 들으면
소으랑 : 흠칫흠칫함ㅠㅠㅠㅠ
나 : 그래.
나 : 약속은 약속이니까
나 : 오늘은 무슨 말을 하든 대충 다 흘려넘길게.
나 : 고생했다 진짜.
소으랑 : 정말요?
나 : ㅇㅇ
소으랑 : 나중에 막 뒤끝 남아서 갈구고
소으랑 : 그러는 건 아니죠?
나 : 얘가 누굴 쓰레기로 보나.
소으랑 : 지금까지 저한테 한 짓은요?
나 : 알았어.
나 : 쓰레기 할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 쓰레기!
나 : 그래그래.
나 : 오늘은 내가 허락할 테니까
나 : 뭐든 맘대로 말하렴.
소으랑 : 대형폐기물!
나 : 맞아.
나 : 실제로 그래.
소으랑 : 안 타는 쓰레기!
나 : 그래도 불붙이면 잘 탈 것 같은데.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또 뭐가 있을까.
소으랑 : 이상성욕자!
소으랑 : 인간말종!
소으랑 : 하루 종일 방구석에서 야동만 찾는 사람!
나 : 오늘만 봐주는 거다, 진짜.
소으랑 : 이 악문 거 아니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안 그래.
소으랑 : 정말요??
나 : 그럼. 당연하지.
나 : 기분은 좀 풀렸니?
소으랑 : 아직 한참 멀었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그러니까 오늘은 놀리지도 말고
소으랑 : 제가 무슨 말을 해도 화내지 마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하
소으랑 : 불만 있어요??
나 : 그런 건 아닌데,
나 : 기회다, 싶어서 달라붙는 게
나 : 평소의 복수처럼 느껴져서.
소으랑 : 음.
소으랑 : 약간?ㅋㅋㅋㅋ
나 : 뭐, 됐다.
나 : 그걸로 기분전환이 된다면 얼마든지 해.
나 : 웬만한 수준까진 받아줄 테니.
소으랑 : 웬만하지 않으면요?
나 : 듣고 싶어?
소으랑 : 아뇨…….
나 : 농담이고,
나 : 오늘은 쌍욕해도 봐줄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저 근데 쌍욕 같은 거 못해요.
소으랑 : 험한 말도 잘 못함ㅠㅠ
나 : 그럴 것 같긴 해.
나 : 근데 그런 애가 뭐가 그렇게 억울해서
나 : 나한테 쌍욕을 박으려고 그랬니.
소으랑 : 진짜로 할 생각은 아니었단 말이에요ㅠㅠ
소으랑 : 제가 낭님한테 그렇게 불만이 많은 것도 아니고
소으랑 : 근데 그렇게 막
소으랑 : 어
소으랑 :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니까……
나 : 그런 거 자꾸 봐주다간
나 : 갈수록 점점 선을 넘으니까
나 : 차라리 낌새가 보일 때 밟아버리는 게 낫더라고.
소으랑 : 제가 잡초도 아니고ㅠㅠ
나 : 비슷한 거지 뭐.
나 : 어쨌든
나 : 생각보다 잘 따라와서 놀랐어.
나 : 내가 시키긴 했지만
나 : 울 것 같아서 각오는 하고 있었거든?ㅋㅋ
소으랑 : 울릴 생각이었어요?
나 : 보통은 울었을 거다
나 : 이 말이지.
소으랑 : 저도 보통인데요……?
소으랑 : 평범한 사람인데ㅠㅠ
나 :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했어?
소으랑 : 항상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나 : 평범한 사람이 친구도 없고
나 : 화장실에서 밥 먹고 그러나?
소으랑 : 안 그런다니까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안 그래요ㅠㅠㅠ
소으랑 : 안 그런단 말이에요.
소으랑 : ㅠㅠ
나 : 알았으니까 울지 마.
나 : 우쭈쭈 해주기도 힘드네.
나 : 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상냥하게 대해준다면서
소으랑 : 하나도 안 상냥해ㅠㅠ
나 : 그렇게까지 말한 적은 없는데?
나 : 뭐라 말하던 받아준다곤 했지만.
소으랑 : 현관까지 잘 갔다오면 이뻐해준다면서요ㅠㅠ
소으랑 : 그리고 어?
소으랑 : 받아주는 김에
소으랑 : 토닥토닥 좀 해주면
소으랑 : 어디가 덧나나!!
나 : 바라는 것도 많네.
소으랑 : 반성도 안 해ㅠ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알았으니까 울지 마.
나 : 거 참 까다롭긴.
소으랑 : 멀쩡한 사람을 개처럼 걷게 해놓고 까다롭대.
소으랑 : 세상에 둘도 없는 못된 인간 같으니.
나 : 어쨌든,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면
소으랑 : 말 돌리는 거 봐.
소으랑 : 나빴다 진짜.
나 : 생각보다 잘 해줘서 기특했다, 정도?
소으랑 : 됐어요.
소으랑 : 뭐라 그러든 변태라고 하는 것 같아서
소으랑 : 기분이 좀 그러네요.
나 : 음.
나 :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나 : 됐다.
소으랑 : 왜요.
소으랑 : 뭔데요 또ㅋㅋㅋㅋ
나 : ㄴㄴ
나 : 진짜로 울릴 수는 없지.
소으랑 : 어떻게든 눈물 뽑으려고
소으랑 : 못됐다 진심ㅋㅋㅋㅋㅋㅋ
나 :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나 : 욕을 먹네.
나 : 오늘만 봐준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분명 뒤끝 없다고 약속했어요.
소으랑 : 잊으면 안 됨.
나 : 안 그래.
나 : 함부로 건드렸다가 울면 어떡해.
소으랑 : 그렇게 쉽게 안 울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
나 : 맞아.
나 : 너무 눈물이 흔하면
나 : 울리는 보람이 없어.
소으랑 : …….
나 : 칭찬하는 건데?
나 : 반응이 왜 그래.
소으랑 : 아.
소으랑 : 칭찬이었어요?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갑자기 인성자랑을 하셔서
소으랑 : 뭐지 싶었는데.
나 : 너는 잘 안 울어서 좋다고
나 : 칭찬한 건데.
소으랑 : 그게 그런 뜻이었나.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누가 봐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소으랑 : 소중한 평소의 행실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
소으랑 : 확실히 이렇게 떠드니까
소으랑 :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소으랑 : 대화하는 게 도움이 되긴 하네요.
소으랑 : ㅋㅋㅋ
나 : 그렇지?
소으랑 : 근데 또 제가 이렇게 단순했나 싶어서
소으랑 : 찜찜하기도 해서
소으랑 :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것 같음ㅋㅋ
나 : 마이너스에서 제로까지 올라왔으면
나 : 결국 통상운행이란 거잖아?
소으랑 : 뭐, 그렇죠?
나 : 잊어버려 그냥
소으랑 : 그럼 자꾸 떠오르게 하질 마시던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