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화 〉4월 19일 토요일 PM 06시 (3)
소으랑 : ㅎㅎ
나 : 뭐가 그렇게 좋아 또.
소으랑 : 딱히 뭐가 좋다기보단ㅎㅎ
소으랑 : 이상하게 낭님한테 착하다는 말을 들으면
소으랑 : 반사적으로 약해진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그런 게 좀 있어요.
나 : 너 칭찬에 너무 약한 거 아니냐ㅋㅋㅋ
소으랑 : 왠지 또 건수 잡으신 것 같은……ㅋㅋ
소으랑 : 계속 약점이 늘어난다ㅠㅠ
나 : 늘어나면 뭐.
나 : 왜.
소으랑 : 누가 뭐랬나요ㅋㅋ
나 : 할말이 많은 것 같아서
나 : 들어주려고 그랬지.
소으랑 : 할말 없습니다ㅋㅋㅋㅋ
소으랑 : 맘대로 하시어요.
소으랑 : 말린다고 들을 분도 아니고ㅋㅋ
소으랑 : 괜히 또 뭐라 그랬다가 혼날라.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
나 : 좋은 태도야ㅋㅋ
소으랑 : 앞으론 안 기어오르겠습니다ㅠㅠ
나 : 그래그래.
나 : 알았으니까 이제 공부하러 가.
나 : 나중에 나 때문에 조졌다 그러지 말고.
나 : 장학금 받아야 한다며.
소으랑 : 좀만 더 놀아주시면 안 돼요……?
나 : 지금까지 놀아줬잖아.
소으랑 : 혼내는 건 아니라고 그랬지만
소으랑 : 전 혼나는 기분이었단 말이에요ㅠㅠ
나 : 그건 니 잘못이지.
소으랑 : 어차피 내일 일요일이라 밤샘할 것 같은데
소으랑 : 혼자 있으니까 심심하기도 하고
소으랑 : 진짜 놀아주시면 안 돼요?ㅋㅋ
나 : 그래놓고 나중에 또
나 : 틈만 나면 놀린다느니, 괴롭힌다느니
나 : 또 뭐랬더라.
나 : 사람 취급을 안 한다고 그랬나?
나 : 그런 소리 하지 말고
나 : 보내줄 때 그냥 좀 가라 제발.
소으랑 : 그건 낭님이 자꾸 괴롭히니까ㅋㅋ
소으랑 : 근데 요 며칠 많이 익숙해지긴 했어요.
소으랑 : 특히 어제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맞아.
나 : 어제도 많이 놀아줬잖아.
나 : 근데 아직도 욕구불만이야?
나 : 왤케 혈기왕성하냐 진짜.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사실 어제 낭님이 해줬던 말들이요.
소으랑 : 자려고 누웠는데
소으랑 : 계속 떠올라서……ㅋㅋㅋㅋ
소으랑 : 잠을 좀 설치긴 했어요.
나 : 미안한데
나 : 나 피곤하거든?
나 : 안 받아줄 거야.
소으랑 : 앗……ㅠㅠ
나 : 나는 이제 너처럼 젊지가 않아서
나 : 이틀 연속으로 놀아주질 못한단다.
소으랑 : 늙고 병든 낭님ㅠㅠ
소으랑 : 그리고 누가 야한 거 하자고 했나.
소으랑 : 그냥 놀아달라는 건데……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야한 얘기.
나 : 일부러 고쳐 말할 필요는 없는데.
소으랑 : 또 무슨 소릴 들으려고ㅋㅋㅋㅋ
소으랑 : 지금까지 무덤은 충분히 판 것 같은데
소으랑 : 더 이상은 ㄴㄴ해요.
나 : 오래는 못 갈 것 같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무튼 놀아줘요.
소으랑 : 네?
소으랑 : 네네?
나 : 하
소으랑 : 놀아줘요~~~~~~~
소으랑 : 심심하단말이에에ㅕㅇ=ㅇ영ㄴㅇ러러ㅣㅏ
나 : 아 시끄러워.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뭐가 시끄러워요ㅋㅋㅋㅋㅋ
나 : 글자가 시끄러워.
소으랑 : 놀아줘요 그럼.
나 : 저게 어딜 봐서 성인이야.
나 : 아니, 사람이야.
나 : 산책 가자고 떼쓰는
나 : 개 한 마리 보는 기분인데 진짜.
소으랑 : 멍멍!!
나 : ?
소으랑 : 그르르르르륵
소으랑 : 컹컹컼어어ㅓㅇ엉ㅇ!!!!
소으랑 : 아르르르르르르륽
나 : 하
나 : 갑자기 급피곤해진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멍멍!!
나 : 그냥 확실하게 말을 해.
나 : 사람 취급 받기 싫다고.
소으랑 : 그런 건 아닌데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이 피곤해하시는 게
소으랑 : 너무 재밌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놀아줘?
나 : 후회 안 하지 진짜?
소으랑 : 멍! 멍멍!
나 : 알았으니까 그만 짖어라.
나 : 동네 시끄럽다.
소으랑 : ;;;;;
나 : 왜
소으랑 : 아뇨……ㅎㅎ
소으랑 : 사람한테 짖는다고 그러면
소으랑 : 좀 그렇지 않을까요.
나 : 너 방금 짖었잖아.
소으랑 : 그렇긴 한데……
소으랑 : 너무 직설적이라고 해야 하나ㅋㅋ
소으랑 : 다른 표현도 많은데 굳이
나 : 서윤아.
소으랑 : 넹?
나 : 짖어봐.
소으랑 : 멍멍?
나 : 뭐가 좀 그렇다고?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아니, 뭐지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반사적으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
나 : 말은 참 잘 들어.
나 : 강아지 키워본 적 있어?
소으랑 : 옛날에 키운 적 있어요.
소으랑 : 아직도 생각나네ㅎㅎ
소으랑 : 커다란 흰색 개였는데
소으랑 : 덩치에 비해 엄청 순해서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제가 올라타고 있는 사진도 있음.
나 : 공 던지면 물어오고 그러지?
소으랑 : ㅇㅇ
소으랑 : 되게 똑똑해요.
소으랑 : 공 던지면 막 꼬리 흔들면서 달려가서 물어오고
소으랑 : 돌아와선 손 위에 올려놓고 그래요.
나 : 제대로 물어오면
나 : 칭찬해주고
나 : 쓰다듬어주고 그랬겠네?
소으랑 : 그쵸.
소으랑 : 칭찬 안 해주면 풀이 죽는데
소으랑 : 불쌍하잖아요ㅋㅋㅋ
소으랑 : 커다란 애가 축 쳐져 있으면 측은함.
나 : 서윤아
소으랑 : 자꾸 이름 부르지 마요.
소으랑 : 불안해지게 왜……ㅋㅋㅋㅋㅋ
나 : 손
소으랑 : 아주 본격적으로 개 취급이네ㅋㅋㅋ
소으랑 : 네.
소으랑 : 손 여기 있습니다ㅋㅋㅋ
나 : 잘했어.
소으랑 : 괜히 멍멍했나ㅋㅋㅋ
소으랑 : 분위기 갑자기 이상해지고 그러네.
소으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아.
소으랑 : 왜 자꾸 불러요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개가 사람 말을 하면 안 되지.
나 : 부르면 멍멍하고 대답해봐.
소으랑 : 다 알면서 물어보는 거긴 한데
소으랑 : 싫다고 그러면 할 때까지 시킬 거죠?
나 : 당연한 말을.
소으랑 : 으앙ㅠㅠㅠㅠ
나 : 서윤아.
소으랑 : 이상한 의미 없는 거죠 진짜?
소으랑 : 그냥 노는 거 맞죠?
소으랑 : 그쵸??
나 : 서윤아.
소으랑 : ㅠㅠ
소으랑 : 이젠 대답도 안 해주네.
나 : 성서윤?
소으랑 : ……
소으랑 : 멍멍.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웃지 마요 진짜ㅠㅠ
소으랑 : 못됐어…….
나 : 잘했어.
나 : 머리 쓰다듬어주고 싶네.
나 : 머리카락은 긴 편이야?
소으랑 : 쫌 그런 편이죠?
소으랑 :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기르고 있으니까
소으랑 : 허리까지는 내려와요.
소으랑 : 관리하는 거 진짜 귀찮음ㅠㅠ
나 : 무릎 위에 앉혀두고
나 : 천천히 쓰다듬고 싶네.
나 : 나 그런 거 좋아하거든.
소으랑 : ……ㅎㅎ
나 : 고양이는 자기가 질리면 달아나잖아.
나 : 근데 강아지는 계속 쓰다듬어 달라면서
나 : 무릎 위에서 떠나질 않으니까
나 : 하루 종일도 예뻐할 수 있을 것 같아.
소으랑 : 강아지가 좋긴 하죠ㅎㅎ
소으랑 : 저도 강아지 완전 좋아해요.
나 : 나도 좋아해.
나 : 말 잘 듣잖아.
나 : 순종적이고, 주인 없으면 못 살고
나 : 시키면 시키는대로 고분고분하게 따르고.
나 : 역시 고양이보다 개가 좋아.
소으랑 : 그
소으랑 : 진짜 개 말하는 거 맞죠……?
소으랑 : 네 발로 걷는ㅋㅋㅋ
나 : 당연히 네 발로 걸어야지.
나 : 사람이 아닌데.
소으랑 : 낭님이 말하니까 뭔가
소으랑 : 전혀 다른 의미로 들려서ㅋㅋㅋㅋ
소으랑 : 어제의 영향인가;;;
소으랑 : 요즘 눈에 음란마귀가 씌어서……ㅠㅠ
나 : 서윤아
소으랑 : 네?
나 : 서윤아
소으랑 : 아
소으랑 :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서윤이 뭐하냐.
나 : 빨리 대답 안 하니.
나 : 혼날래?
소으랑 : 멍멍……ㅠㅠ
나 : 잘했어.
나 : 대답도 잘 하고 착하네.
소으랑 : 기분 이상하다 이거ㅠㅠ
소으랑 : 분명 장난이었는데
소으랑 : 왜 이렇게 된 거지.
나 : 놀아달라며.
소으랑 : 놀아달라고 하긴 했는데
소으랑 : 뭔가 제 생각이랑은 많이 달라서ㅋㅋㅋ
소으랑 : 그리고 제가 할 때는 괜찮았는데
소으랑 : 낭님이 시키니까 어째 좀……ㅠㅠ
나 : 왜
나 : 어째 좀 뭐가.
소으랑 : 몰라요ㅋㅋㅋㅋ
나 : 서윤이.
소으랑 : 멍멍……
나 : 앞으로는 이름 부르면 짖게 해야겠다.
나 : 의외로 고분고분하게 잘 하는데?ㅋㅋ
소으랑 : 그렇게 말하지 마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안 그래도 지금 떨려서 죽을 것 같으니까.
소으랑 : 숨이 잘 안 쉬어짐ㅋㅋㅋㅋ큐ㅠ
나 : 그 정도야?
소으랑 : 네……ㅠㅠ
소으랑 : 긴장도 되고, 부끄럽기도 하고
소으랑 : 당연한 거 아니에요?
나 : 긴장을 왜 하고 있어.
나 : 혼내는 것도 아닌데ㅋㅋㅋㅋㅋ
나 : 긴장하지 마.
소으랑 : 네……ㅠㅠ
나 : 그거 말곤?
소으랑 : 아 모른다고요ㅋㅋㅋㅋ
나 : 서윤이?
소으랑 : 멍멍……ㅠㅠ
나 : 대답은 솔직하게 해야지?
소으랑 : 맨날 다 알면서 그렇게 물어보고……ㅠㅠ
소으랑 : 대답 안 하면 끝까지 시키니까 싫다 그럴 수도 없고.
소으랑 : 으
나 : 한번 더 불러야 하나?
소으랑 : 진짜 몰라요ㅠㅠ
소으랑 : 어제처럼 막 어질어질하기도 한데
소으랑 : 멍해서 다른 생각하기도 힘들구
소으랑 : 근데도 이상하게 설렌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모르겠어요ㅠㅠ
나 : 집에서 기르는 개처럼 다뤄지니 설렜어?
소으랑 :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 것 같긴 한데
소으랑 : 아랫배 쪽이 꾸욱, 하고 당겨지는 기분이라
소으랑 : 아니, 이상한 의미는 아니고!!
소으랑 : 긴장된다는 느낌으로……?
나 : 그래그래.
소으랑 : 그리고 낭님은 맨날!
소으랑 : 왜 그렇게 갑작스러워요ㅠㅠ
나 : 갑작스러워야 서프라이즈가 되지.
소으랑 : 너무 과하니까 문제죠……
소으랑 : 마음의 준비라도 하게 해줘야
나 : 짖어봐.
소으랑 : 멍멍ㅠㅠ
나 : 설렜냐고 물어보는데
나 :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어.
소으랑 : 저도 잘 모르겠는데 무슨 대답을 하란 거예요.
소으랑 : 이젠 말도 맘대로 못하게 하네ㅠㅠ
나 : 잘 모르겠으면 몇 번 더 해볼까?
소으랑 : 이제 그만하면 안 돼요?ㅠㅠ
소으랑 : 저 이미 좀 지친 것 같은데……
소으랑 : 진이 빠진다고 해야 하나.
나 : 손
소으랑 : 손……ㅠㅠ
나 : 싫어?
소으랑 : 아니, 싫은 건 아닌데
소으랑 : 이런 건 좀 그렇잖아요ㅋㅋㅋㅋㅋ
소으랑 : 낭님도 오늘 피곤하다 그랬고
소으랑 : 우리 다른 얘기 해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네?
나 : 이야
나 : 걱정해주는 거야?
나 : 나 피곤할까봐??
소으랑 : 그럼요ㅎㅎ
나 : 기특하긴 한데……뭐, 괜찮아.
나 : 놀고 싶다는데 놀아줘야지.
나 : 얼마나 심심했으면
나 : 정신줄 놓고 개처럼 짖었겠어.
소으랑 : 진짜로 그러실 필요 없는데
소으랑 : 저도 이따가 공부해야 하니까ㅋㅋㅋㅋ
소으랑 : 너무 과하면 아무래도 좀
소으랑 : 그게
나 : 짖어.
소으랑 : 멍……
나 : 놀아주겠다는데.
나 : 말이 많다.
소으랑 : ㅠㅠ
소으랑 : 이젠 저도 몰라요.
소으랑 : 맘대로 해요 진짜ㅠ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래도 되겠어 정말?
소으랑 : 언제부터 제 말을 그렇게 들어줬다구……ㅠㅠ
소으랑 : 평소처럼 안 물어보고 걍 밀어붙일 거잖아요.
나 : 내 맘대로 하면 따라올 자신은 있고?ㅋㅋ
소으랑 : 몰라요……
소으랑 : 낭님은 맨날 그렇게 듣는 척만 하잖아요.
소으랑 : 어차피 저한테는 선택권이 없는 거 알고 있는데
소으랑 : 뭐하러 물어보는지도 모르겠고ㅠㅠ
나 :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거겠지.
소으랑 : ㅠㅠ
나 : 근데 뭐, 부끄럽다는데 억지로 시킬 것도 아니고
나 : 싫어하는 걸 강요하는 것도 찜찜하니까ㅋㅋㅋㅋㅋ
나 : 넌 가뜩이나 그런 거에 저항감 있어 보이고.
소으랑 : 다 알면서……너무한다 진짜ㅠㅠ
나 : 서윤아.
소으랑 : 네?
소으랑 : 아니,
소으랑 : 멍ㅠㅠ
나 : 도저히 못 견디겠으면 그만할까?
소으랑 : 아니, 그러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물어보는 의미가 있냐구요.
소으랑 : 어차피 제가 뭐라고 하든 낭님 맘대로 할 거면서.
나 :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까?
소으랑 : 항상 그렇게 했으면서 뭘……ㅋㅋ
소으랑 : 자꾸 왜 물어봐요.
나 : 그럼 이제 안 물어본다?
소으랑 : 그
소으랑 : 제가 먼저 놀아달라고 하기도 했고
소으랑 : 낭님도 심심하니까……
소으랑 : 그쵸?
나 : 그렇지.
소으랑 : 그냥 노는 거니까……이상한 거 아니죠?
소으랑 : 시간도 벌써 이렇게 됐고,
소으랑 : 딱히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니고
나 : 맞아.
소으랑 : 낭님도 제가 진짜로 싫어하면 그만둘 테니까
소으랑 : 딱히 문제 될 것 같지도 않고……
소으랑 : 안 하겠다고 발악을 해도
소으랑 : 낭님은 어차피 내가 뭐라든 결국 자기 맘대로 할 테니까
소으랑 : 여기서 뭐라고 말하든 아무 소용 없을 테고……ㅠㅠ
나 : 뭐 그렇지.
나 : 니가 싫어하든 말든 어차피 내 맘대로 할 거니까
나 : 그만 투덜거리고 포기해ㅋㅋㅋ
소으랑 : 제가 여기서 싫다고 해도
소으랑 : 억지로 시킬 거잖아요
소으랑 : ㅠㅠ
나 : 그래서 포기하겠다는 거지?
소으랑 : 그거말곤 방법이 없으니까……ㅠㅠ
나 : 이제 정말 안 물어본다?
나 : 잘 생각해서 대답해ㅋㅋㅋㅋ
소으랑 : ……
소으랑 : 아
소으랑 : 흐으
소으랑 : ㅠㅠㅠㅠ
나 : 그렇게 고민할 거면 관두던가.
나 : 공부하러 가면 되겠네.
나 : 시험기간인데 무리할 필요 없어.
소으랑 : 낭님
나 : 응?
소으랑 : 멍
나 : 오?
소으랑 : 어제도 생각한 거지만
소으랑 : 나 유혹에 너무 약해……ㅠㅠㅠㅠ
나 : 이건 좀 많이 기특한데ㅋㅋ
나 : 내 옆에 있었으면
나 : 진짜 하루 종일 쓰다듬어줬다.
소으랑 : 의도가 뻔히 보이는데
소으랑 : 거부를 못하겠어ㅠㅠ
나 : 그래그래.
나 : 칭찬해줄게.
소으랑 : 몰라요ㅠㅠ
소으랑 : 배 째.
소으랑 : 씨잉.
나 : 그럼 기왕 배 째는 김에
나 : 방금 짖었잖아?
소으랑 : 네.
나 : 실제로도 한번 해봐.
나 : 목소리 내서.
소으랑 : 꼭 해야 돼요?
나 :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나 : 무슨 느낌일지 궁금하지 않을까 싶어서ㅋㅋ
소으랑 : 일부러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죠?
나 : 당연하지.
소으랑 : 으……ㅠㅠ
소으랑 : 이상한 느낌.
나 : 기분이 어때?
소으랑 : 오싹오싹해요ㅠㅠ
소으랑 : 살면서 제 입으로 이런 말? 소리?
소으랑 : 아무튼 이런 걸
나 : 개처럼 짖는 걸.
소으랑 : 네……ㅠㅠ
소으랑 : 개처럼 짖게 될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소으랑 : 제 목소리가 아닌 것 같고 그래요.
소으랑 : 엄청 어색해요.
나 : 그래도 애가 착해.
나 : 딱히 강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 : 시키는대로 다 하고.
소으랑 : ㅠㅠ
나 : 지금 노트북으로 접속한 거지?
소으랑 : 네
나 : 책상이야?
소으랑 : 책상은 아니고……밥상?
소으랑 : 침대에 기대서 앉아 있어요.
나 : 거기서 현관까지 몇 걸음 정도 걸려?
소으랑 : 현관은 왜요?
나 : 몇 걸음이나 걸리는지
나 : 지금 가서 한번 세봐.
소으랑 : 왜 그런 걸 궁금해 하시지.
소으랑 : 알았어요.
소으랑 : 잠시만 기다려요.
나 : ㅇㅇ
소으랑 : 여섯 일곱 걸음 정도?
소으랑 : 남자들은 더 짧을 것 같긴 한데
소으랑 : 제 보폭으론 그 정도 걸려요.
나 : 서윤아.
소으랑 : 멍멍……ㅠㅠ
나 : 재롱 한번 부려볼래?
소으랑 : 재롱?
나 : ㅇㅇ
나 : 현관까지 기어서 갔다 와.
나 : 네 발로 엎드려서.
소으랑 : ……네?
나 : 제대로 잘 다녀오면 칭찬해줄게.
소으랑 : 아무리 그래도ㅋㅋㅋ
소으랑 : 너무 개처럼 다루는 거 아니에요……?
소으랑 : 갑자기 네 발로 기라고 하시면ㅠㅠ
나 : 싫어?
소으랑 : 잠깐만요.
소으랑 :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소으랑 : 저 지금 엄청 호흡이 힘들거든요?ㅋㅋㅋㅋㅋㅋ
소으랑 :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소으랑 : 갑자기 너무 생각지도 못한 걸 시키니까……
나 : 시키는대로 제대로 하면 귀여워해줄게.
나 : 칭찬도 해주고.
나 : 니가 바라던 거 아니야?
소으랑 : 아……
나 : 쉽게 발이 안 떨어져?ㅋㅋ
소으랑 : 어차피 낭님은
소으랑 : 제가 싫다고 그래도
소으랑 : 어떻게든 시킬 거죠?
나 : ㅇㅇ
소으랑 : 그럼 시키는대로 하는 수밖에 없잖아요.
소으랑 : 그렇죠?
나 : 당연하지.
소으랑 : 그럼 억지로 버텨서 혼나느니
소으랑 : 시키는대로 하고 귀여움 받는 게
소으랑 : 훨씬 나은 거죠?
나 : 잘 아네.
소으랑 : ……
소으랑 : 잘 갔다 오면 칭찬해줄 거예요?
소으랑 : 진짜로??
나 : 오늘 하루 제대로 이뻐해줄게.
나 : ㅋㅋㅋㅋ
나 : 왜 말이 없어.
나 : 얘 뭐하니.
소으랑 : ……
나 : 뭐하는데 대답이 없어.
나 : 마음의 준비라도 하고 왔어?ㅋㅋ
소으랑 : 현관까지 갔다 왔어요.
소으랑 : 시키는대로 네 발로 기어서.
나 : 지금?
나 : 말도 없이?
소으랑 : 아
소으랑 : 죄송해요.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갔다 왔다고 하니까 별 말은 안 하겠는데
나 : 앞으론 제대로 보고하고 가라.
나 : 알았지?
소으랑 : ……네.
나 : 그래서 기분이 어때?
소으랑 : 무릎 아파요……ㅠㅠ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그리고?
소으랑 : 그리고 막 엄청 부끄러운데
소으랑 : 평소에도 가끔 기어다니긴 하거든요?
소으랑 : 리모콘에 손이 안 닿는데 일어서기 귀찮을 때라던가……
소으랑 : 근데 그런 거랑은 차원이 다르니까
소으랑 : 다리도 막 덜덜 떨리고
소으랑 : 입이 자꾸 벌어져서 침도 흐르고ㅠㅠ
소으랑 : 자꾸 고개가 밑으로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소으랑 : 누가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 같고
소으랑 : 아무튼 힘들어써요ㅠㅠ
나 : 그래그래
나 : 고생했어ㅋㅋ
소으랑 : 진짜ㅠㅠㅠㅠ
소으랑 : 생각만큼 입이 안 다물어져요 이거.
소으랑 : 침이 턱을 타고 흐르니까
소으랑 : 진짜 개가 된 것 같고
소으랑 : 심장서리가 막 귀에서 들리고ㅠㅠ
소으랑 : 예전에 키웠던 개랑
소으랑 :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소으랑 : 사람으로써 하면 안 되는 걸 하는 것 같아서
소으랑 : 막 자신이 없어지고……ㅠㅠ
나 : 알았어.
나 : 진정해ㅋㅋ
나 : 이럴 땐 수고했다고 토닥토닥 해줘야
나 : 좀 안정이 될 텐데.
나 : 그럴 수가 없네ㅋㅋㅋ
소으랑 :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