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맨틱 섹슈얼-111화 (11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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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칠 것 같아.’

클레이의 엉덩이를 잡고 있는 밀리안의 손은 두 사람이 흘린 애액으로 흠뻑 젖었다. 하지만 그도 부족하다는 듯이 접합부가 떨어졌다 다시 붙을 때마다 물이 흘러내렸다. 클레이는 허리를 흔들 때마다 단단한 가슴에 제 가슴을 뭉개고 비볐다. 평소라면 잡고 빨아달라고 했을 텐데,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타액으로 젖은 입술에 다시 입을 맞대고 가볍게 빨아들였다. 남자의 성기는 음탕하기 그지없었다. 예민하게 달아오른 질 내벽을 완벽하게 채워주고, 또 그 좁은 구멍은 탄력적으로 조여댔다. 그녀는 입을 겹친 채 귀두가 빠져나오기 직전까지 엉덩이를 들었다가 한 번에 밀어 넣었다.

“아흣, 아, 으으응, 하읏!”

“으응. 아, 밀리. 너무 좋아.”

아, 자꾸 시야가 흐려졌다. 요도 안이 계속 찔려서. 그리고 성기가 빈틈없이 조여져서, 미치기 직전이었다. 온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다. 그럼에도 정신을 잃지 않으려 버티는 건, 자칫 클레이를 놓칠까 두렵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어떻게 되더라도 이 여자에게 상처 하나라도 나면 안 된다.

밀리안은 마치 상을 바라듯 클레이의 입술을 찾아갔다. 클레이는 당연히 입을 맞춰줄 것이다. 그리고 그의 확신대로 격렬한 입맞춤이 돌아왔다. 마치 약이라도 한 것처럼 모든 감각이 붕 떠올랐다. 그래서 자신이 클레이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흔들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클레이보다 더 열정적으로 성기를 치받았고, 클레이는 그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정도로만 움직이고 있었다.

“흣!”

“아, 아, 아아, 클레이, 클레이. 너무 빨라, 아, 조금만 천천히, 읏.”

“흣, 아, 무슨, 소리를, 응, 하는 거야, 지금 움직이는, 사람은 당신인데, 아!”

그 순간 밀리안이 클레이의 온몸을 끌어안고 허리를 떨었다. 고환이 뭉개질 정도로 겹쳐진 결합부 사이로 울컥거리며 뜨거운 물이 흘러내렸다. 밀리안이 사정하고 있었다.

쏟아낸 양이 너무 많아 관에 찔린 상태에서도 그 틈새로 사정액이 밀려 나왔다. 클레이는 자신의 안을 가득 채우다 못해 아래로 흘러내리는 은밀한 감각에 눈을 찡그렸다. 그러면서도 안을 조였다 풀며 밀리안의 절정을 도왔다. 살살 허리를 흔들어 요도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전립선을 꾹꾹 누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밀리안은 눈에 초점도 맞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절정에 오르면서도 그녀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었다. 절대로 그녀를 떨어트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클레이는 탄식했다. 사랑스럽다. 정말, 사랑스러운 남자였다. 귀엽고, 멋있어. 좋아. 당신이 너무 좋아. 그녀는 신음을 흘리고 있는 그의 입술에 끊임없이 입 맞췄다.

밀리안의 절정이 어느 정도 끝나자 클레이는 바로 결합을 풀어내고 다리를 내렸다. 그녀가 바닥에 내려서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밀리안의 몸이 흔들렸다. 간당간당하게 이성을 붙들고 있다가 버텨야 할 이유가 사라지자 정신을 놓아버린 것이다. 클레이는 제 몸으로 쓰러지는 밀리안을 가뿐히 안아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걸어가는 길을 따라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짙은 액체가 바닥에 고였다. 클레이는 짐짓 곤혹스럽게 웃으며 벤틀로에게 혼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방을 더럽힌 게 문제가 아니라, 이 정도가 될 때까지 밀리안을 괴롭혔다는 것에. 하지만 이해해줘야 한다. 한창 불타올라도 부족할 커플을 강제로 떨어뜨려 놨으니 벤틀로도 이 정도는 각오하고 있을 것이다.

그를 침대에 눕히자 정신이 돌아왔는지 밀리안이 눈을 깜박였다.

“클레이, 내가…….”

“응, 끝까지 잘 버텼어. 착해.”

“기억이 하나도 안 나요.”

“예뻤어.”

“…….”

“너무 예뻐. 사랑해.”

클레이가 그의 몸 위를 타고 올라 입술을 겹쳤다. 혀끝으로 입천장을 길게 긁어주자 다시 예쁜 소리를 냈다. 그 소리를 즐기며 느긋이 입을 맞추는데 밀리안이 몸을 돌려 그녀의 위로 올라왔다. 방심한 찰나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라 클레이는 눈을 깜박이며 밀리안을 올려봤다.

“밀리?”

“당신은 안 갔잖아요.”

“응?”

“저만 느끼는 건 안 됩니다.”

“……어떻게 해주려고?”

기세 좋게 자신을 눕힌 것치고 밀리안은 수줍어했다. 얼굴을 붉히고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클레이는 느긋이 등에 쿠션을 대고 누워 밀리안이 움직이길 기대했다. 살짝 내려간 눈꼬리 끝에 물기가 고여 있었다. 가지런한 속눈썹도 젖어 있었다. 클레이는 집요하게 밀리안의 얼굴을 감상했다. 저렇게 야한 얼굴이 자신과의 섹스로 인한 산물이라는 게 뿌듯했다.

밀리안은 잠시 주저하더니 아랫단이 다 젖어버린 슬립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남자의 손이 허벅지를 타고 엉덩이 위로 올라갔다. 그의 손등에 슬립이 따라 올라갔다. 클레이는 밀리안의 손길을 따라 몸을 움직이며 그가 옷을 벗기는 것을 도왔다. 하지만 옷을 벗기는 것인지, 온몸을 애무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남자의 손은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다 훑었다. 그의 성격답게 정성스럽고 성실한 애무였다. 슬립이 가슴까지 밀려 올라갔을 때, 밀리안은 양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감싸 쥐었다.

“예뻐요.”

“응, 자기는 내 가슴을 좋아하지.”

“네.”

사실은 당신 몸을 다 좋아한다고, 밀리안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와 동시에 양쪽 유두를 엄지로 문질렀다. 온몸이 저릿저릿했다. 클레이는 쿠션에 머리를 비비며 긴 탄성을 흘렸다.

밀리안은 그녀의 반응을 주의 깊게 살피며 곧게 솟아오른 유두를 엄지와 검지로 살짝 조였다가 조금 세게 비볐다. 그리고 다시 말캉한 살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려 주물렀다. 그의 손안에 완벽한 모양을 자랑했던 가슴이 뭉개졌다. 클레이는 그가 주는 쾌감을 즐기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밀리안의 손길이 익숙한 탓이었다. 순간 웃음이 터질뻔했다.

자칫 분위기를 와장창 깰뻔한 클레이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밀리안이 자신을 만지는 방식은 모두 그녀가 그를 만지던 방식이었다. 제게서 습득한 지식을 다시 제게로 돌려주는 남자가 귀여웠다.

“웃어도 됩니다.”

“안 웃어.”

“저는 누군가를 만져본 적도, 만져진 적도 오로지 당신뿐이라, 다른 방식은 몰라요. 그리고 알고 싶지 않기도 하고요.”

“으응.”

“난 그게 부끄럽지 않아요.”

그 말과 함께 검지로 유두를 튕겼다. 짜릿한 감각에 클레이의 몸이 가볍게 흔들렸다.

“아!”

밀리안은 열기를 가득 담은 시선으로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당신이 날 사랑하니까,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부끄러워하지 않을 겁니다.”

“당연하지.”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에게서 배운 기교를 제게 사용하는 밀리안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상상하기 싫다는 것에 가까웠다. 생각만으로도 열이 뻗쳐서 존재하지도 않는 여자의 목을 조르고 싶었다. 클레이는 다리를 벌려 밀리안의 허리에 감았다. 그리고 허리를 들어 하체를 그의 성기에 비볐다.

“애무는 삽입한 다음에 해도 되지 않을까?”

“……안 됩니다. 당신 안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너무 좋아서 당신에게 받기만 하게 돼서……, 그래서 안 돼요.”

그리고, 빨고 싶어요. 당신 아래를. 밀리안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꿋꿋이 말을 끝냈다. 졌다. 클레이는 밀리안의 허리를 감고 있던 다리를 풀었다. 저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한단 말인가. 제게 쾌락을 돌려주고 싶다는 말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받기만 하는 건 취향이 아니었다. 밀리안에게 봉사를 받는 것보다 그가 느끼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성감을 자극했기 때문이었다.

클레이는 침대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가운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가만히 그녀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던 밀리안이 눈을 찌푸렸다.

“설마…….”

“이거 하면, 당신이 뭘 해도 다 받아줄게.”

단둘이 있었던 저택에서 쓰려다가 못 쓴 전동식 요도 자위 기구였다. 상자를 열어 이전에 한번 봤던 물건을 꺼내는 클레이의 행동에 밀리안의 눈이 정처 없이 흔들렸다. 하지만 여전히 거부감이 보였다. 클레이는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그가 가장 혹할 것을 꺼냈다.

“묶어도 좋으니까. 응?”

“좋아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알겠다고 대답하는 밀리안의 얼굴이 환하게 피었다. 클레이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변태.”

“……클레이도 변태잖아요.”

“맞아. 그래서 좋다는 뜻이야.”

변태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해. 클레이는 손가락 두 개를 합친 것 같은 길이의 얇은 금속에 살짝 키스하며 은밀한 미소를 지었다.

* * *

아, 예쁘다. 클레이는 제 얼굴 위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성기를 홀린 듯 바라봤다. 그녀가 가져온 것은 전동식 딜도만이 아니었다. 고환부터 성기를 감싸는 레이스 리본도 함께 가져왔다. 요도에 딜도를 꽂은 후, 가장 큰 면적의 레이스로 둥근 고환을 감싸고 살짝 타이트하게 리본을 묶었다. 그리고 길게 이어진 레이스 끈으로 성기 기둥부터 돌려가며 성기를 감쌌고, 귀두 끝에 닿은 끈을 허리 뒤로 돌려 묶어 고정했다.

레이스에 감싸인 성기가 늘씬한 배에 닿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클레이는 감탄 섞인 한숨을 내쉬며 리모컨의 버튼을 한 단계 위로 올렸다.

“아아아아아!”

“밀리, 입이 놀고 있잖아.”

클레이는 묶인 손을 머리맡에 올리고 누워 있었고, 그녀의 위로 밀리안이 몸을 반대로 겹쳐 올라탄 상태였다. 제게 예쁘게 포장된 성기를 보이며 음부를 핥고 있던 밀리안이 신음만 흘리며 몸을 떨자 클레이가 웃으며 타박했다. 그리고 레이스에 감싸인 고환을 이빨로 살짝 물었다.

“아읏! 아, 제발, 흣!”

“빨고 싶었다며? 응?”

“하, 하지만, 아―!”

“혼자만 즐기면 안 되지.”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더 세게 깨물었다. 밀리안은 거의 울고 있었다. 안이 찔리고 흔들려서 이미 몇 번이나 절정에 도달했음에도 사정할 수 없으니 괴로울 것이다. 클레이는 얼굴 전체에 밀리안의 성기를 비볐다. 잘게 흔들리는 진동이 그대로 느껴졌다.

손목이 묶였지만, 그렇다고 움직이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그녀가 모양 좋은 그의 엉덩이를 후려치며 빨라고 하자 밀리안이 헐떡거리며 다시 고개를 내렸다.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지만, 체셔가 살갗을 핥는 것보다도 못한 어설픈 움직임이었다. 그럼에도 클레이는 밀리안을 칭찬했다.

“잘 빠네. 응. 그렇게. 혀를 세워서 안쪽으로 집어넣어. 아…….”

“으응. 읏, 아, 아아, 흐읍!”

“한 단계 더 올려줄까?”

“―!”

“안을 더 세게 찔리고 싶지?”

음탕한 속삭임은 낮고 은밀했다. 밀리안은 결국 욕망에 져버렸다.

“네, 네에, 아, 더…….”

“네가 이걸 좋아할 줄 알았어.”

한 단계를 높이겠다던 클레이는 두 단계 위인 가장 최상으로 버튼을 올렸다.

“―!”

밀리안은 소리도 못 지르고 눈을 크게 떴다. 일정한 간격으로 전립선을 찌르던 게 이젠 불규칙한 간격으로 미친 듯이 안을 쑤셨다. 성기 중간까지 올라갔다가 단숨에 내리박는 충격에 눈앞이 하얗게 물들었다. 아니, 박는 수준을 넘어서 느끼는 점을 강하게 때리고 있었다. 사정을 봐주지 않는 난타에 잔인할 정도로 거친 절정이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아, 아, 아, 안, 안 돼, 아, 너무, 싫, 그만, 이건 너무, 흐아아!”

“싫긴. 좋아서 허리를 흔들고 있으면서.”

요도를 막으면 뭐 할까. 기구를 넣은 구멍에서 하얀 물이 울컥울컥 흘러나와 모처럼 예쁘게 입힌 레이스를 엉망으로 적시고 있었다. 레이스로 묶어놓지 않았더라면 안이 찔리는 족족 성기가 제멋대로 흔들렸으리라. 그리고 야한 액체를 허공에 흩뿌렸겠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클레이는 밀리안이 어설프게 묶은 끈을 살짝 당겼다. 손목이 살짝 아팠지만, 이 정도는 크게 무리가 가는 선이 아니었다. 끊을까, 말까. 잠시 고민하던 중에 밀리안이 그녀의 얼굴에 허리를 내려 성기를 문질렀다. 그 순간 이성의 끈이 뚝, 끊겼다.

단숨에 손을 양쪽으로 당겨 끈을 풀어버린 클레이는 밀리안의 몸을 돌려 아래로 내렸다. 밀리안은 아직 절정의 끝을 헤매고 있어 이 상황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리를 활짝 벌린 채 엉덩이를 시트에 문지르고 비비고 난리였다. 그도 모자라 양손으로 성기를 잡고 흔들었다. 재밌는 건 그렇게 버거워하면서도 요도에 꽂힌 기구를 뽑아낼 생각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끝을 잡고 안으로 밀어 넣기까지 한다.

좋아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재미 붙일 줄은 몰랐는데. 클레이는 혼자 열심히 즐기고 있는 밀리안의 손을 붙잡아 바닥에 고정했다.

“애교는 적당히 부렸어야지. 응?”

“아, 안, 아, 싫어, 흐으, 아, 더, 응!”

“야해졌어.”

이렇게까지 쾌감에 길들었으니 이 남자는 이제 자신 외의 다른 사람에게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클레이는 밀리안이 흘린 애액으로 젖은 아랫입술을 혀로 핥았다. 그래도 너무 기구에 맛 들이면 안 되지.

제가 집어넣었지만, 역설적이게도 밀리안이 너무 좋아하니까 또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클레이는 더 시간을 끌지 않고 요도용 딜도를 뽑아버렸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비명 같은 교성과 함께 마치 분수처럼 하얀 점액과 투명한 물이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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