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클레이는 밀리안의 얼굴에서 하체를 떼어냈다. 밀리안은 완전히 가버린 얼굴로 헐떡이고 있었다. 잔뜩 젖었던 갈색 눈동자를 타고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눈물과 침, 그리고 그녀가 쏟아낸 액체로 범벅이 되어 지저분해진 남자는 끝내주게 야했다. 제대로 영역표시를 한 기분이었다. 클레이는 사납게 웃으며 밀리안의 발기한 성기를 손으로 잡았다. 그 순간 예쁘게 몸을 부풀린 성기가 부르르 떨더니 물어진 액체를 뿜어냈다.
“아, 아흐읏!”
“하. 내 보지를 빨면서 간 거야? 응?”
착한 자지네? 클레이가 노골적인 단어로 밀리안의 귀를 더럽혔다. 코와 입에서 그녀가 쏟아낸 우윳빛 점액을 질질 흘리면서도 고작 그런 말이 부끄럽다고 또 얼굴을 붉힌다. 아주, 귀여웠다.
“밀리, 난 참으려고 했어. 그런데 당신이 자극한 거야.”
어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라며 클레이가 속삭였다. 고작 이 정도로 쌓인 게 풀어질 리가 없었다. 그녀는 밀리안의 볼을 혀로 핥았다. 제 정액의 맛은 썩 좋지 않았지만, 밀리안의 얼굴에 묻어 있어서 그런지 그의 냄새도 배어서 썩 그럴싸했다.
* * *
침실로 돌아온 클레이는 밀리안을 전신 거울 앞에 세웠다. 밀리안은 차마 거울을 보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도 부족해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그녀는 밀리안의 턱을 손으로 잡고 정면을 향해 돌렸다.
“봐봐. 네가 얼마나 예쁜지.”
“……이, 이게 어디가, 예쁘다고…….”
밀리안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수치스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진주가 알알이 박힌 레이스가 그의 가슴과 하체를 감싸고 있었다. 여자는 너무 극단적이었다. 한없이 다정해져서 어딘가 허전함을 느끼게 했다가, 이번에는 처음보다 더 저질스럽게 굴었다. 밀리안의 말에 클레이가 작게 웃었다. 그리고는 그의 성기에 집어넣은 요도 바이브의 전원을 올렸다.
“아―!”
“예쁘게 꾸며줬는데, 예쁘게 울어야지. 응?”
클레이는 밀리안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그의 가슴을 쓸었다. 그녀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레이스에 매달린 진주가 도르르 굴러 살갗을 자극했다. 밀리안의 몸이 안으로 둥글게 말렸다. 전립선에 닿은 바이브가 덜덜 흔들리며 안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도 부족해 가슴까지 건드려지자 참을 수가 없었다.
“아, 아, 아, 아아아! 안, 안 돼, 아, 이제 더는 못, 아흑!”
“무슨 소리야, 밀리. 당신은 이제 사정을 하지 않고도 가는 방법을 익혔잖아.”
여자는 성기가 뚫리는 걸 좋아하지 않냐며 가슴을 만지던 손 하나를 내려 흉하게 발기한 성기의 표면을 부드럽게 쓸었다. 그리고 바이브 끝을 꽉 짓눌렀다. 그 순간 밀리안의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아응, 읏. 으으으! 아흣, 시, 싫어, 아!”
“이것 봐. 이렇게 예쁘게 가면서.”
“그, 그만, 제발……, 아아아!”
“정말 그만하길 원해?”
여자의 말과 함께 성기를 진동시키던 물건이 우뚝 멈췄다. 여자에게서 배웠던 은밀한 쾌락이 더 깊어져 가다가 중간에 멈춰버리자 밀리안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거울에 비치는 클레이를 바라봤다. 여자는 정말 이대로 멈춰도 상관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밀리안의 목울대가 움칫 움직였다.
“응? 그만해? 말했잖아. 난 네가 말 한대로 한다고.”
“……그.”
“응.”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는다. 너무 과한 자극이었다. 여자는 자신을 엉망으로 헤집었다. 그리고 부끄럽게 만들었고, 수치심과 쾌락으로 울게 했다. 그런데.
“그, 그만하지, ……말아요.”
그 말을 하는 밀리안의 입술이 잘게 떨렸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부끄러워 죽겠다는 듯 눈을 질끈 감는다. 클레이는 바짝 말라버린 아랫입술을 혀로 핥았다.
“하지만 네가 자꾸 싫다고 하잖아.”
“…….”
“난 마음이 약해서 네가 싫다고 할 때마다 멈출 수밖에 없어.”
거짓말! 밀리안이 눈을 부릅뜨고 클레이를 원망스럽게 바라봤다.
“네가 부끄러울까 봐 내가 말해줄게. 너무 좋을 때 싫다는 말이 나오는 거지?”
“뭐, 뭐, 무슨……!”
“싫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더 해달라는 말로 해석해도 돼?”
그게 아니면 마음이 아파 멈출 수밖에 없다며 여자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뻔뻔한 여자의 말과 더 깊은 절정으로 올라가다 중간에 강제로 멈춰진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던 밀리안은 입술을 깨물었다.
“자지 구멍이 너무 좁아서 솔직히 조금 아프단 말이야. 당신이 내 관을 너무 쪽쪽 빨아서 박을 때마다 좀 힘들어. 적당히 달라붙어야지.”
“아, 제발, 그런 말 좀.”
“쑤셔지는 쾌감에 좀 더 익숙해지라고 하는 건데, 정말 싫어?”
“…….”
클레이는 밀리안의 고환을 손으로 잡고 부드럽게 주물렀다. 갑자기 다가온 자극에 밀리안의 무릎이 안쪽으로 좁혀졌다. 그녀는 앞으로 굽혀진 어깨에 턱을 괴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은 그냥 고개만 끄덕이면 돼. 부끄러운 말은 내가 알아서 해줄 테니까.”
그녀는 한 손으로는 남자의 고환을 주무르고, 다른 손으로는 레이스 사이로 볼록 튀어나온 예쁜 젖꼭지를 잡아당겼다. 그러면서도 정작 필요한 자극은 주지 않았다. 밀리안은 힘이 풀린 두 다리만으로는 몸을 지탱하기 어려워 손으로 거울을 짚으며 머리를 뒤로 젖혔다. 길게 드러난 목에 날카로운 각이 뚜렷하게 잡혔다.
이건 이상했다. 다들 이런 식으로 관계를 맺는 걸까? 이렇게 끔찍할 만큼 강렬한 쾌락으로 괴롭혀지고, 절정에 달하고, 우는 걸까? 물기가 서린 시야에 잡힌 고아한 문양이 옅게 새겨진 천장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전처럼 상냥하기만 한 섹스는 싫다. 밀리안은 뒤로 고개를 젖힌 채 옆으로 돌려 클레이를 바라봤다. 그를 바라보는 여자의 눈이 깊었다. 그녀는 못 참겠다는 듯 그의 입술을 물어뜯었다.
잡아먹히는 것 같은 키스가 만족스럽다. 밀리안은 제 입 안을 거침없이 탐하는 클레이의 혀에 설핏 웃었다. 어쩔 수가 없다. 다정하고 점잖은 섹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짐승 같던 입맞춤이 멈추고, 클레이가 더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듯 성급한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빨리 대답해. 더는 기다리기 힘들어.”
“…….”
만지고 싶어 안달 나 죽겠다며 조금 전의 태연하던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채 그를 채근한다. 밀리안은 결국 여자의 뜻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가 없었다. 부족한 쾌감에 안달이 난 것은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 * *
여자의 가랑이 사이에서 다리를 활짝 벌린 밀리안의 성기가 안에서 진동하고 있는 요도 바이브에 따라 정신없이 흔들렸다.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는 그의 왼쪽 유두를 꽉 집고 있었다. 클레이는 반지를 끼고 있는 왼쪽 손으로 뾰족하게 솟은 붉은색 돌기를 살살 어루만졌다.
“당신 몸은 예뻐서 꾸미는 보람이 있어.”
“아, 아흣, 으응, 아아아아, 아앗!”
“이 날렵하고 늘씬한 등도, 이 예쁜 젖꼭지도. 하지만 가장 예쁜 곳은 바로 여기야.”
“하읏!”
클레이가 그의 성기를 강하게 쥐어짰다. 요도가 좁혀지면서 안에서 요동치고 있는 바이브의 움직임이 더 집요해졌다. 밀리안이 넋을 놓고 큰 소리로 울었다.
“자기 자지가 너무 예뻐서 미치는 줄 알았어. 보는 순간 예뻐해 주고 싶어서 몸이 달았지.”
“흐아아아아!”
“이렇게 예쁘게 울 줄 알았으니까.”
클레이는 그의 목부터 어깨, 등을 빨았다. 그러다 이를 드러내고 살점을 아득 깨물었다. 밀리안이 몸을 요동치며 벌벌 떨었다. 그 와중에도 바이브를 집어넣은 성기 끝에서는 묽은 액체가 줄줄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가 집요해질수록 밀리안은 더 잘 느끼고, 더 예쁘게 울었다. 지금도 다시 절정에 올라 몸을 제대로 지탱하지도 못할 정도로 느끼고 있었다.
“아, 안 돼, 싫어, 아, 이제 더는, 아, 아흣, 응, 그만……!”
“더 해달라고?”
참 음란한 몸이라며 여자가 질책한다. 밀리안은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여자가 입술을 겹쳐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차라리 이런 이상한 것보다 여자의 성기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강제적으로 찾아오는 절정은 그가 어떻게 막을 수가 없었다.
입술이 겹쳐진 채로 밀리안의 성기에서 요도 바이브가 뽑혔다. 사정이 막힌 채 수없이 절정에 달했던 몸은 안을 막고 있는 것이 사라지자 막혔던 것이 터지듯 사정액을 토해냈다. 하지만 오늘 과도할 정도로 쏟아냈던 터라 나오는 액체는 매우 묽고, 양이 적었다. 밀리안의 신음은 모두 클레이가 빨아 마셨다. 클레이는 구멍이 벌어져 가련할 정도로 안쓰럽게 벌름거리고 있는 밀리안의 요도를 손으로 부드럽게 쓸었다.
“다 울었어?”
“대체, 어딜, 흣, 보고 말을…….”
“우리 자기의 두 번째 입이랄까?”
“저질…….”
밀리안은 다 갈라진 목소리로 클레이를 비난했다. 새삼스럽지 않은 말이어서 클레이는 해사한 얼굴로 웃을 뿐이었다.
“당신도 이런 내가 좋잖아.”
“…….”
“부정하지 않네? 귀여워라.”
싫다고 하면 더 괴롭히지 않냐며 밀리안이 작은 목소리로 더듬거렸다. 자신이 말하고도 부끄러워하는 게 여실했다. 클레이가 키득거리며 웃으며 그의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밀리안은 클레이에게 안겨 침대로 옮겨졌다. 어차피 다리가 경련하고 있어서 걸을 수도 없는 상태였지만, 이렇게 여자에게 안겨 어딘가로 이동할 때면 부끄러움을 참을 수가 없었다. 비록 그녀가 그에 비해 힘이 더 세다고 하더라도, 체격적으로 더 큰 사람은 자신이었기 때문이었다. 밀리안의 얼굴은 더 이상 달아오를 수 없을 정도로 새빨갛게 붉어졌다.
“왜 새삼 부끄러워하는 건데?”
클레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묻자 밀리안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반대 입장이 되면 알지 않을까요?”
“당신이 날 이렇게 안아주면 난 좋을 거 같은데?”
“…….”
“그러니 열심히 몸을 만들어.”
안아주기는커녕 중간에 기절이나 안 하면 다행이라며 클레이가 혀를 찼다. 밀리안은 팔로 얼굴을 가렸다. 이정도까지 사람을 괴롭히는데 멀쩡하게 버티는 게 이상한 거였다. 그래도 이제는 끝이겠지 싶어 밀리안은 시트를 끌어 몸을 덮으려고 했다. 클레이가 의아한 얼굴로 그의 손을 막지 않았더라면.
“벌써 자려고?”
“……설마…….”
“난 아직 안 했잖아, 밀리. 자기 혼자만 열심히 느끼면 다야?”
클레이가 그의 성기를 잡으며 너무한다고 투덜거렸다. 아직 끝이 아니라고? 밀리안의 눈동자가 불안으로 잘게 떨렸다.
하지만 클레이가 몸을 내려 그의 성기를 입에 물었을 때, 그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하, 하지, 아, 아흣!”
“그러니까, 체력을 키우라니까.”
클레이는 축 늘어진 성기를 가볍게 빨아들인 후, 혀로 기둥을 핥으며 눈을 휘며 웃었다. 더 이상 서지 않으리라 믿었던 성기는 여자의 웃는 얼굴을 보자마자 단단하게 일어섰다.
“역시 우리 예쁜이는 뭘 좀 아네.”
저질스러운 말과 함께 여자는 귀두 끝에 촉, 입을 맞추며 상체를 세웠다. 부드러운 가슴이 출렁이며 흔들렸다. 그와 함께 밀리안의 눈도 정처없이 흔들렸다.
“정신 잃으면 안 돼.”
“아, 안 돼!”
“안 되긴.”
클레이가 악마처럼 웃으며 허리를 내려 그의 성기를 집어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