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맨틱 섹슈얼-73화 (7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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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클레이는 움직이던 몸을 멈추고 자신을 끌어안은 밀리안의 떨림을 느꼈다. 절정에 달한 쾌락에 머리가 멍한 와중에도 그가 조금 전과 다름을 기민하게 깨달았다. 모를 수가 없었다. 그녀의 모든 신경이 밀리안에게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아파할까 봐. 잘못된 첫 관계로 인해 지금도 그렇게 느낄지 몰라 주의하고 또 주의하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를 짚고 있던 손으로 밀리안의 등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붉은 기가 올라온 날렵한 어깨에 끊임없이 입을 맞췄다. 몇 번을 반복했을까, 자신의 목을 끌어안은 밀리안의 팔에서 힘이 점차 풀렸다. 그녀는 그의 목에 묻고 있던 고개를 들어 밀리안을 바라봤다.

“괜찮아?”

“……네.”

“힘들면 조금 쉴까?”

사실 지금도 참느라 힘들었다. 여전히 밀리안의 성기가 질 내벽을 자극했고, 좁은 요도 구멍이 관을 꽉꽉 조여 물었다. 이미 그들의 접합 부위는 흥건히 젖은 애액으로 완전히 더럽혀진 상태였다. 사정한 뒤였지만, 고작 한 번일 뿐이었다. 아직 턱없이 부족했다. 짐짓 침착하게 말했지만, 등골이 찌릿하게 울릴 정도로 깊은 욕망에 헐떡였다. 그럼에도, 설혹 해소하지 못한 욕망에 미칠 것 같더라도, 밀리안이 그만하자고 한다면 멈출 수 있다.

클레이는 남자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봤다. 온통 붉어진 얼굴, 땀에 젖은 축축한 피부, 숨결 사이로 배어 나오는 열기는 그도 아직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고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지금까지 자신이 제멋대로 착각하고 오해해 그를 괴롭게 했으니까.

그때 밀리안의 허리가 움직였다. 테크닉이라고는 전혀 없는 서툰 동작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클레이는 눈앞이 아득해지는 쾌감을 느꼈다.

“읏.”

“흐……, 으읏! 머, 멈추지, 말……, 아!”

원하는 대로. 클레이는 그를 깊게 끌어안은 상태로 깊게 허리를 내렸다. 요도 끝에 숨어 있는 전립선이 도톰하게 부풀어서 그녀의 관에 짓눌렸다. 하아― 떨리는 숨이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터져 나왔다. 클레이는 밀리안의 좋은 곳을 누른 상태로 뭉근하게 허리를 돌렸다.

밀리안이 끊임없이 신음하고 쾌락으로 울었다. 조금 더 빨리, 세게 움직였다. 그럼에도 그의 얼굴에는 고통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안심이 됐다. 클레이는 타액으로 젖은 밀리안의 입술을 가볍게 빨았다.

* * *

서로의 숨결과 페로몬을 숨 쉬듯 들이켜고 내뱉는다. 마치 이대로 세상이 끝날 것처럼 절박하게 서로를 찾았다. 상대의 몸을 끌어안고 만지고 핥고 엉망으로 뒹굴었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던 시트는 엉망으로 젖어 있었고, 더 이상 쓰지 못할 것처럼 구겨졌다.

몇 번을 사정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클레이는 너무 젖어 미끄러운 밀리안의 구멍에서 천천히 몸을 빼냈다. 빠져나가는 것에도 느끼는지 밀리안의 요도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러다 다시 불이 붙을 것 같아 클레이는 이를 악물었다. 몇 번을 해도 질리지 않는다. 밀리안의 몸 안은 세상의 모든 쾌락이 숨어 있는 것처럼 달콤했고, 중독적이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삽입하고 있었다. 자신의 정액만 받아들인 채 사정하지 못하고 절정을 맞았던 밀리안의 아랫배가 티가 날 정도로 부풀어 있어서 힘겨워 보였다. 클레이는 완전히 몸을 빼낸 뒤 밀리안의 성기를 손으로 잡았다.

“아, 아, 안, 아흣!”

“쉬이, 괜찮아. 안 아픈 거야. 기분 좋게 사정하기만 하면 돼.”

밀리안의 성기는 퉁퉁 부어있었다. 안에 자신이 쏟아낸 것으로 꽉 차 있어서 살짝 잡은 것만으로 끝에서 뿌연 액체가 뭉글하게 흘러나왔다. 밀리안의 몸이 거세게 요동쳤다. 그와 동시에 빳빳하게 부푼 성기에서 안에 고여있던 정액이 그의 애액과 섞여 길게 뿜어져 나왔다.

“아아아아아아아아!”

“후우.”

조금 더, 조금 더. 클레이는 마지막까지 쏟아내라고 밀리안의 아랫배를 눌렀다. 긴 포물선을 그리며 쏟아지는 액체가 클레이와 밀리안의 몸을 모조리 뒤덮었다. 이렇게 많이 쌌었나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밀리안이 등을 바짝 세운 상태로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흔들었다. 야해. 클레이는 얼굴까지 자신의 정액으로 흠뻑 젖은 밀리안을 홀린 듯 바라봤다.

고작 안에 든 자신의 정액을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다시 절정에 다다른 밀리안이 기특하고 섹시했다. 이 남자는 왜 이렇게 예쁠까. 클레이는 밀리안의 성기를 흔들어 남은 것을 모조리 쏟아내게 했다. 포물선을 그릴 정도로 많이 쌓였던 액체는 거의 빠져나왔는지 성기 끝에서 드문드문 적은 양의 액체가 튈 뿐이었다.

클레이는 질척하게 젖은 자신의 손을 핥은 뒤 밀리안의 성기도 샅샅이 핥았다. 통통하던 성기가 힘이 빠져 수그러들었다. 옅은 분홍색이었던 이전과는 달리 완전히 붉은색이 돼 버린 성기는 그녀의 혀에 닿아 움찔움찔 떨었다.

“아, 제발, 그만, 하읏, 아, 아아흣, 아!”

“너무 느껴서 괴로워?”

“……!”

“네가 나로 인해 느끼는 게 좋아. 행복해.”

입술을 깨물고 원망스럽게 그녀를 보는 밀리안을 향해 클레이가 화사한 얼굴로 웃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밀리안 성기 끝을 살짝 물고 가볍게 빨았다. 자신에게 박혀서 헤집어진 요도 구멍을 혀로 핥아주는 것으로 마무리한 뒤 클레이는 몸을 위로 올려 밀리안을 끌어안았다.

축축한 시트가 그다지 불쾌하지 않았다. 그와 나눈 사랑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외려 달갑기까지 했다. 클레이는 여전히 숨을 헐떡이고 있는 밀리안의 얼굴을 손으로 부드럽게 쓸었다. 입을 맞추고 싶은데 아직 진정이 안 된 밀리안에게는 벅찰 것 같아 꾹 눌러 참았다. 대신 더러워진 그의 얼굴 여기저기에 입을 맞추고 혀로 핥았다. 자신의 정액이 혀에 달라붙어 비린 맛을 내었지만, 별로 역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밀리안의 몸에 묻어 있는 것이라 달게만 느껴졌다.

겨우 진정이 됐는지 가느다란 숨을 길게 내쉰 밀리안의 몸이 힘을 잃고 늘어졌다. 성애에 지친 얼굴이 가련하고, 또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괜찮아?”

“……다신, 못 할 것 같습니다.”

“그건 좀 곤란한데.”

클레이는 진심으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별로 좋지 않았냐며 답지 않게 소극적으로 묻는다. 밀리안은 말도 안 되는 질문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좋았다. 너무 좋아서 문제였다. 완전히 이성이 날아가 끊임없이 쾌감에 젖었다. 요도 안으로 들어온 여자의 관은 너무 굵어서 벅찼지만, 그건 이성이 남아 있을 때나 느낄 수 있는 감각이었다. 안을 찔릴 때마다 미친 사람처럼 울부짖어야 했다. 전신이 바들바들 떨리고 시야가 점멸했다. 그걸 또 한다니. 모를 때야 용기가 있었다고는 해도 몸으로 직접 체득한 뒤에는 차마 다음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건 너무…….

“…….”

클레이는 자신이 눈치 없는 질문을 했다는 걸 깨닫고 비실비실 웃음을 흘렸다. 얼굴은 가린다고 가렸지만, 목과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어 듣지 않아도 대답을 들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밀리안의 손을 치우고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안 그래도 붉은 얼굴이 그녀의 집요한 시선에 더 붉어졌다.

“왜…….”

“사랑해.”

“―!”

“정말, 당신을 너무 사랑해서 심장이 아파.”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서 힘들다. 사랑스러운 남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절대로 놓치지 않고 품에 안아 끊임없이 사랑만 주고 싶은 자신의 남자였다. 클레이는 벅찬 감정에 밀리안의 입술에 입을 맞댔다. 이미 더한 것을 한 상태였는데, 고작 입술만 맞닿은 것만으로도 황홀한 이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아, 그렇구나.

클레이는 이전보다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감각을 통해 자신이 밀리안에게 각인했음을 깨달았다. 정말 이제는 평생 부정하지도 거부하지 못할 단 한 사람이 심장에 낙인처럼 박혔다. 자신의 세상에 온통 이 남자만 존재하는 것만 같다. 땀과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더러워진 얼굴조차 빛이 나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 나의 오메가.

“날 버리면 안 돼.”

“클레이?”

“네가 전부 가졌으니까. 버리면 울 거야.”

“무슨,”

자신의 말이 농담처럼 들렸는지 황망한 얼굴을 하던 밀리안이 소리 내어 웃었다. 진심인데. 분명 울 거다. 그리고 이를 갈며 그를 붙잡아 오겠지. 클레이는 마음이 통한 이후에도 더 깊어지는 집착과 열망에 옅게 웃었다.

“이제 좀 쉬었으니까 다시 할까?”

“……네?”

“당신 자지가 다시 섰어.”

“읏!”

클레이는 밀리안의 가랑이 사이로 다리를 집어넣고 뭉근하게 비볐다. 반쯤 부풀었던 성기가 단박에 곤두섰다. 밀리안의 눈이 당황으로 커지자 클레이의 웃음이 더 짙어졌다.

그녀는 밀리안을 제 위에 올려놓은 채로 다리를 벌려 성기를 안에 집어넣었다. 남자에게 기승위를 시킨 것도 밀리안이 처음이었다. 어설프게 양손으로 침대를 짚고 그녀를 내려보고 있는 남자의 얼굴에 당황이 스쳤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얼굴이 귀여워서 살짝 입을 맞춘 뒤, 고개를 내려 밀리안의 유두를 혀로 핥으며 음미했다. 조그만 돌기가 꼿꼿이 서서 그녀의 혀를 밀어냈다. 그게 귀여워 이로 잘근잘근 깨물자 밀리안의 허리가 퉁- 튕겼다. 약간은 느슨했던 결합이 밀리안의 행동으로 인해 깊어졌다. 클레이는 밀리안의 유두를 강하게 깨물며 눈을 찡그렸다.

“아흣! 아!”

“하아, 흣. 이제는 알아서……, 박기까지 하고 기특하네.”

“아니, 그게, 아, 아아! 아, 안 돼. 너무……!”

“너무 좋아?”

나도 그래. 클레이가 밀리안의 유두에 대고 속삭였다. 타액에 젖은 유두는 평소보다 색이 짙어졌다. 그녀가 말을 하며 내뱉는 뜨거운 숨결에 그 작은 돌기가 바들바들 떨었다.

“젖꼭지가 그렇게 좋아? 구멍을 왜 이렇게 조여?”

“아, 제발, 그런 말 좀…….”

“자기 자지가 좋다고 바들바들 떠는데 어떻게 안 해.”

“―!”

밀리안의 얼굴이 훅 붉어졌다. 수치심과 쾌락에 젖은 얼굴을 보며 클레이가 활짝 웃었다. 자신의 말은 사실이었다. 음탕한 말을 할 때마다 밀리안의 성기가 요동치고 안이 조였다. 지금도 애액을 줄줄 흘려 결합한 곳이 흥건해졌다. 은근히 야한 말을 좋아했다.

“난 좋아. 당신이 내 앞에서는 솔직해졌으면 좋겠어.”

어디가 좋은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모럴 따위 집어치우고 음탕한 속내를 마음껏 풀어주길 바랐다. 그녀는 밀리안의 허리에 다리를 감았다.

“움직여, 밀리안.”

“어, 어떻게…….”

“조금 전처럼. 이렇게.”

“아!”

클레이는 손을 뻗어 밀리안의 엉덩이를 가볍게 쳤다. 그 반동으로 밀리안의 성기가 안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그리고 두껍게 부푼 관의 끝이 밀리안의 전립선에 문질러졌다. 일자로 펴졌던 남자의 팔이 덜덜 떨리더니 풀썩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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