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로맨틱 섹슈얼-44화 (4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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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 아흣! 아, 안 돼!”

“으음…….”

갈라진 음부에 대고 성기를 문지르다 매끄러운 애액에 귀두가 안쪽으로 밀려들 뻔했다. 두툼한 성기가 입구에 살짝 들어온 감각은 클레이의 인내심을 갉아먹었다. 혈관이 곤두선 목덜미에 뜨거운 숨을 내쉬고 클레이는 허리를 위로 들어 올렸다.

그녀가 쏟아낸 애액으로 흠뻑 젖은 성기가 튕기듯 위로 올라갔다. 밀리안은 거의 정신을 놓기 직전이었다. 허리를 세우지 못하고 소파에 거의 눕듯이 쓰러진 채 그녀를 바라봤다.

그 모습에 짓궂은 마음이 든 것은 클레이의 책임이 아니었다. 전부 저 남자가 너무 야한 탓이었다.

“밀리, 여길 봐.”

“……?”

“잘 보고 있어.”

클레이는 무릎을 양쪽으로 벌리고 선 채 가뜩이나 짧은 치마를 위로 들어 올렸다. 짙은 금색의 체모 아래로 양쪽으로 갈라진 붉은 음부를 밀리안의 시야에 보이도록 했다. 초점에 제대로 맞지 않던 눈동자가 조금씩 커지며 한 곳을 홀린 듯 보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봐.”

손을 내려 아래를 쓸다 구멍 안쪽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밀리안이 쏟아낸 애액과 그녀가 흘린 것이 합쳐져 아래는 흠뻑 젖어 있었다. 끈적한 액체는 순식간에 그녀의 손을 더럽혔다.

“사…….”

“으음.”

“…….”

하얗고 가지런한 긴 손가락이 붉은 곳으로 들어갔다가 천천히 나올 때마다 찌걱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났다. 밀리안은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한 곳에 고정된 눈동자는 깜박이는 것조차 거부했다. 실제로 여자의 성기를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야하고 음란한 곳에 자신이 들어갔었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손가락을 타고 짙은 애액이 아래로 흘러내렸다. 여자가 흥분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심장이 무섭게 뛰었다. 분명 약을 먹어 여자의 페로몬이 맡아지지 않는데도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아니, 정말 맡아지지 않는 게 맞는 걸까. 너무 흡입하다 못해 후각이 마비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때, 한숨을 길게 내쉰 여자가 그의 손을 잡았다.

“무……!”

“만져줘.”

“뭐, 뭐, 뭘…….”

반항을 해야 하는데…… 여자의 손을 뿌리쳐야 하는데,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꼴불견일 정도로 덜덜 떨고 있는 손이 여자의 안내를 따라 그가 계속 훔쳐보고 있던 곳으로 들어갔다.

뜨거워.

뜨겁고 축축하고…… 좁았다. 고작 손가락 하나가 여자의 안에 들어갔을 뿐인데 숨이 헐떡였다.

“좀 더 깊게.”

“아, 안…… 제발…….”

“괜찮아. 조금 더 깊게, 안쪽으로 넣어봐. 응?”

클레이의 허리가 음란하게 요동쳤다. 마치 섹스를 하고 있는 듯이. 입구 근처에만 서성이던 손가락이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시 빠져나오길 반복했다. 안쪽의 뜨거운 살이 그의 손가락을 조이고 풀었다.

그 아찔한 감각에 아무런 자극도 받지 않은 밀리안의 성기 끝에서 물컹한 애액이 쏟아져 흘러내렸다. 밀리안의 입에서도 뜨거운 숨이 헐떡헐떡 토해졌다. 그의 손을 감싼 손이 떨어졌음에도 밀리안은 여자의 안에 집어넣은 손가락을 빼지 못했다.

“하. 못 참겠어.”

“흐읏!”

클레이는 금색의 콘돔포장지 끝을 이로 물고 단번에 뜯었다. 대충 손에 잡히는 것을 골랐는데, 요도를 막는 플래그는 구슬이 길게 연결되어 있었다. 뽑기 운이 좋은 것도 있지만, 밀리안을 위해 골라 놓은 콘돔들이 모두 그녀의 취향으로 맞춰진 탓도 있었다. 즉, 어느 것을 골랐어도 마음에 들지 않을 리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손을 뒤로 뻗어 밀리안의 성기를 잡고 플래그를 먼저 밀어 넣었다. 사정을 봐줄 여유도 없어 길게 연결된 구슬이 요도 깊숙이 박혔다. 그 뒤 바로 콘돔을 씌웠다.

“―!”

“소리, 참아.”

“……하, 하지……!”

“쉬이. 괜찮아. 착하지?”

언제나 생각했지만, 밀리안의 좆은 모양이 예쁜 만큼 크기 또한 컸다. 아래가 꽉 차는 포만감에 클레이가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았다. 밀리안의 몸이 잘게 요동쳤다. 아프다고 울먹이는 소리 안에 쾌감이 짙게 배어 나오고 있음을 모를 수가 없었다. 앙큼한 남자. 그녀는 상체를 내려 밀리안의 입술에 흘러내린 타액을 핥고 빨았다.

기어코 밀리안을 울렸다. 클레이는 셔츠가 밀려 올라가 탄탄한 아랫배를 흠뻑 적신 밀리안을 두고 책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그의 종아리쯤에 흘러내린 바지를 단숨에 벗겼다. 바지에 이어 완전히 젖어 살갗에 달라붙은 레이스도 찢듯이 벗겼다. 밀리안은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바짝 몸을 수축했다.

“뭐, 뭘, 읏, 뭘 하려고.”

“그럼 다 젖은 속옷을 입고 있으려고?”

클레이는 타액으로 젖은 그의 입술을 손가락으로 눌러 벌렸다. 그리고 가볍게 입을 맞춰 혀를 휘저었다. 경계심이 살짝 비쳤던 갈색 눈동자가 다시 몽롱하게 풀렸다. 그 정도로 멈추려고 했던 클레이는 움찔 몸을 굳혔다가 다시 그의 입술에 깊게 입을 맞췄다.

밀리안과 관계를 맺기 전까지는 그렇게 키스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살짝 입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이런 얼굴을 하니 그녀까지 좋아지고 있었다.

가지런한 치열을 혀로 긁어주면 애끓는 신음을 흘리며 보챘다. 그리고 입천장을 살살 문지르면 몸에 힘이 주욱 풀린다. 클레이는 책상 위에 아예 누워버린 밀리안의 허리를 끌어안고 방향을 바꿔 다시 입을 맞췄다.

회사만 아니면 좋겠는데. 왜 하필 회사에서는 끝까지 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을까. 그녀는 더 하면 아예 끝까지 진도를 뺄 것 같아 혀를 빼고 그의 입술에 잘게 입맞춤하며 키스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밀리안이 반항하기 전에 클레이는 그의 다리에 새로운 속옷을 끼워 넣고 위로 올렸다. 요도까지 틀어막았던 콘돔은 여전히 씌워진 상태였다.

“자 엉덩이 들고, 옳지.”

강제로 엉덩이를 들어 속옷을 끝까지 밀어 올려놓고 마치 시키는 대로 순순히 입은 듯이 말을 했다. 클레이 디어가 입힌 속옷은 너무 타이트했다. 심지어 너무 작아서 성기는커녕 고환도 제대로 수납되지 않았다.

안 입는 것보다 못한 여자의 속옷. 밀리안은 발버둥 치며 벗으려고 했지만 클레이가 그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꽉 쥐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했다.

“생각보다 너무 잘 어울리는데?”

밀리안의 얼굴이 새빨갛게 익었다. 자신에게 성기를 빨릴 때보다도 더 붉어서 클레이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그를 책상에서 내려오게 해 거울처럼 비추는 유리창으로 데려가 그 뒤에 섰다.

밀리안이 자꾸 시선을 피해서 클레이는 그의 턱을 손으로 잡고 정면을 보도록 만들었다. 좌절과 수치심 섞인 신음이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잘 입고 있어. 중간에 벗거나 하면 오늘 밤에 잠은 다 잔 거니까.”

“……변태, 아닙니까? 어떻게 이런.”

“음, 나도 이런 취미는 없었는데 당신에게만 이래.”

하얀색 셔츠와 그 아래 성기가 삐죽 튀어나온 붉은 속옷, 그리고 쭉 뻗은 마른 다리. 이곳이 회사고, 자신의 사무실이라는 것까지 모두 섹시했다. 장소도, 인물도, 상황도 모두 완벽했다. 클레이는 말랑하게 풀린 밀리안의 성기를 손가락으로 살짝 튕겼다. 고작 이 정도 자극에 고개를 들어 올리는 순진한 성기가 착해서 클레이는 창백한 목덜미에 이를 박고 가볍게 빨았다.

“으읏!”

“이 상태로 집에 갈 때까지 잘 버티면 오늘은 얌전히 재워줄게.”

물론 여자 속옷을 입고 질질 쌀 리가 없겠지, 우리 모범적인 비서님께서. 클레이가 살살 약을 올리며 도발을 했다.

“……정말, 입니까?”

“당연히. 난 한번 한 말은 지켜.”

“그럼.”

그녀가 결코 지는 내기를 하지 않는다는 걸 모른 채 밀리안은 꼭 그 말을 지키라고 몇 번이고 약속을 받아냈다.

‘쓸데없이 꼼꼼하네.’

클레이는 문서까지 작성하겠다고 종이를 꺼내는 밀리안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렇게 신뢰를 받지 못할 정도로 행동했던가. 가만히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보던 클레이는 묵묵히 밀리안이 내미는 펜을 받아들었다.

“뭐라고 쓰면 돼?”

“절대로 제게 손을 대시면 안 됩니다.”

“흐음.”

별로 어렵지 않은 요구였다. 클레이는 유려한 필체로 거침없이 적어나갔다. 고작 하나로 끝날 것 같지 않은데…….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밀리안을 바라보았다. 어딘가 불편한 기색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밀리안은 슬쩍 다리 위치를 바꾸며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 클레이는 모호한 웃음을 흘리며 그의 하체 쪽으로 시선을 내렸다.

“절 보지 마십시오.”

“……설마 그것도 여기에 써야 하는 거야?”

만지지 말라는 건 이해하지만, 보지도 말라니. 같은 회사, 같은 사무실에서. 심지어 밀리안은 자신의 비서였다. 너무 불공평하잖아. 그녀가 그런 사실을 피력하자 밀리안은 입술을 깨물며 한발 물러섰다. 저 입술을 무는 버릇을 좀 고치긴 해야 할 텐데. 클레이는 그를 바라보며 멍하게 생각했다.

“제, 아래를 보지 않는 거로 바꾸겠습니다.”

“크흡.”

“…….”

“아니, 안 웃었어. 으음. 정말이라니까?”

밀리안의 시선이 차갑게 굳어서 클레이는 황급히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종이 위에 쓱쓱 적어나갔다. 종이에 그 문장을 쓰고 나니 견디기가 힘들었다. 클레이는 웃음을 터트릴 것 같아 종이에서 시선을 돌렸다.

“또 없어?”

얼마든지 조건을 들어주겠다는 듯 적극적으로 구는 클레이를 보던 밀리안이 지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이런 짓을 왜 하시는 겁니까……?”

“좋아서.”

그리고 이렇게 건드리지 않으면 반응을 하지 않으니까. 클레이는 밀리안의 침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적으로 건드리면 반응을 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대체 뭐가 나올까. 단 한 번도 상대에게 그런 것을 기대한 적이 없었는데 밀리안은 달랐다. 정확히 자신이 뭘 원하는지 클레이 자신도 명확히 정의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밀리안이 경계를 풀고 제게 기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온전히 제게 몸을 맡기고 무방비하게 웃으며,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는 모습을 상상하면 온몸이 삐죽 솟는 것 같았다.

그래, 예를 든다면 조금 전 친모에게서 온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라든가. 아주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그녀에게 말하며 의지를 해주었으면 했다. 혼자 고민하고 상처받을 바에는 제게 말해 해소하는 것이 나을 텐데도 밀리안은 여전히 속을 꼭꼭 숨기고 있었다.

물론 자신의 방법이 썩 좋지 않았으니 밀리안이 이러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초반에 기를 죽여놓지 않으면 도망갈 생각만 할 테니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도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것 같지만. 밀리안이 가장 숨기고 싶어 하는 약점을 잡아 묶어놨으니 이제부터는 아예 속까지 다 자신으로 채워 넣을 때였다. 도망갈 마음도 들지 않도록, 아주 깊숙이. 클레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장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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