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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
클레이 디어의 손짓에 밀리안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문을 열기 무섭게 그녀가 블라인드를 내리는 모습을 보고 이럴 거라는 건 짐작했다. 그래서 자리에 앉는 그녀를 두고 문 앞에 서서 되지도 않는 마음의 준비를 하던 차였다. 여자가 다시 한번 그를 향해 손짓했다. 밀리안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의자를 책상에서 조금 떨어지게 뒤로 민 여자는 다리를 우아하게 꼬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밀리안을 천천히 훑었다. 끈적한 밀도의 눈빛은 단단한 바닥을 물렁거리게 했다. 밀리안은 자신이 제대로 걷고 있는 건지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한번 쾌락을 익힌 몸은 여자의 눈빛에조차 반응했다. 이상한 초조함에 목의 울대가 일렁였다. 그런 작은 반응도 여자는 놓치지 않았다. 천천히 휘어지는 붉은 입술이 그의 상태를 모두 파악했다는 의미였다.
밀리안이 여자의 책상 근처까지 도달했을 때, 여자는 더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순식간에 책상과 여자의 사이에 선 밀리안은 여전히 의자에 앉아 저를 보고 있는 시선에 몸을 잘게 떨었다.
긴 손가락이 그의 하체를 툭툭 쳤다.
“벗어 봐.”
“사장님, 여긴 회사.”
“내가 벗겨줄까? 그럼 끝까지 가는 거고.”
“…….”
“확인해야지. 예쁘게 입고 있는지.”
어서. 여자는 다시 한번 재촉했다. 밀리안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여자의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바지 버클을 열었다.
지익.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가 천둥 같았다. 수치심에 눈이 뜨거워졌다. 밀리안은 바지가 내려가지 않도록 손으로 꽉 잡고 버텼지만, 여자의 손이 그의 손을 치워냈다.
“다리도 벌려야지.”
“…….”
“자꾸 두 번 말하게 할 거야? 응?”
여자의 나른한 목소리가 점차 낮아졌다. 밀리안은 덜덜 떨리는 다리를 조금 벌렸다. 그 틈새를 타고 매끄러운 다리가 들어와 강제로 더 넓게 벌렸다. 엉덩이는 책상 끝에 걸친 채, 앞은 여자에게 막혀서 밀리안은 도망칠 수가 없었다.
“역시 잘 어울려.”
낮은 감탄사가 수치심을 더했다. 클레이 디어는 밀리안의 모든 걸 간섭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처럼 굴었다. 자신의 손으로 입힌 옷 외에는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약점을 잡힌 그로서는 그게 싫어도 들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이런 걸 몇 번을 반복해도 이 수치심은 줄어들지 않을 것 같았다.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간 바지 위로 하얀색 레이스가 그의 하체를 촘촘히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손바닥만 한 작은 속옷이 그의 성기를 모두 감싸기는 무리였다. 색이 옅은 성기가 그 사이에서 반쯤 발기한 채 갇혀 있었고, 성기의 반은 위로 드러나 있었다. 휘어지지 않도록 레이스 리본으로 귀엽게 묶기까지 해 눈을 즐겁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물론, 클레이 디어에게만 한정해서.
“흐읏!”
“쉬이. 조용히 해야지.”
클레이가 밀리안의 성기 끝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그녀가 입힌 레이스는 고환을 받친 부분부터 성기를 반쯤 감싼 부분까지 귀여운 리본으로 이어져 있었다. 즉 완전히 벗길 필요 없이 리본만 살짝 풀어내면 밀리안의 예쁜 곳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
클레이의 전속 디자이너의 특기가 레이스였고, 심지어 장인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이런 속옷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클레이나, “재밌겠네요.”하고 조금 더 디자인을 추가해 완성해온 디자이너 둘 다 정상은 아니었다. 클레이는 밀리안의 성기를 한번 빨았던 것만으로도 밀리안의 성기가 발기하긴 전의 크기, 발기한 후의 크기, 고환의 부피라든가 구체적으로 수치를 적어와 밀리안에게 완전히 최적화된 속옷을 만들어냈다.
이 예쁘기만 한 아주 작은 레이스의 가격이 얼마인지 알면 펄쩍 뛰겠지. 하지만 밀리안에게 너무 잘 어울려서,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일주일간 밀리안에게 들어간 비용은 그가 그녀에게 요구한 평생 치의 약값보다도 많았다. 남들에게는 거액이겠지만, 클레이의 기준에서는 가진 재산에서 눈에도 보이지 않는 티끌이 빠져나간 수준일 뿐이었다.
간단히 립을 지운 후 클레이는 밀리안의 성기를 깊게 물었다. 목구멍을 열어 집어넣었지만, 아쉽게도 다 들어가지 않았다. 저택에서라면 완전히 집어삼켰겠지만, 그 정도까지 넣으면 밀리안이 소리를 참지 못할 테니 어쩔 수가 없었다. 완전히 발기하지 않은 성기는 이 자체로도 컸지만, 그녀가 목을 조일 때마다 부피가 더 커지고 있었다. 입 안을 꽉 채우다 못해 살짝 벅차게 느껴질 정도로. 숨을 깊게 들이쉬어 빨아들이자 밀리안의 몸이 파득 튀었다.
“흐읏…… 아, 제발…….”
“흐음. 응.”
“아!”
바지가 허벅지 아래로 내려가 근육이 튀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클레이는 조금 더 깊이 물었다가 천천히 빼냈다. 길이가 길었던 탓에 완전히 빠져나오는 것도 시간이 걸렸다. 예민한 성기 아래를 혀로 살살 핥으며 빼낸 클레이가 손으로 자신의 타액으로 젖은 것을 부드럽게 쓸었다.
“소리. 난 다른 사람이 들어도 상관없는데, 당신은 괜찮아?”
“그, 그만, 아흣, 흐으…….”
“조금 더 오래 버텨봐.”
그녀는 붉은 혀를 내밀어 뿌연 액을 흘리고 있는 작은 구멍을 핥았다. 이전에는 아주 좁았는데, 그동안 길들인 보람이 있게 밀리안의 구멍은 조금 더 커진 상태였다. 성기가 크면 보통 구멍도 좀 넓은 게 보통이었는데, 밀리안은 수줍은 성격 그대로 구멍조차 좁았다.
입구에 묽은 액체가 맺힐 때마다 혀로 핥아내자 구멍이 바르르 떨었다. 작고 좁은 주제에 야해 빠졌다. 자신의 것은 커서 이 안을 범하면 상처 날지도 몰라 계속 참고 참으며 길들이기만 하고 있는데, 계속 뻐끔거리며 유혹하고 있었다.
여자의 손가락이 그의 허벅지를 타고 천천히 올라왔다. 허벅지가 이렇게 예민한 살갗인지 몰랐다. 긴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밀리안의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여자의 혀 차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예민해.”
“흣!”
“벌써 이렇게 서서. 정말 내가 처음 맞아?”
“아읏, 으.”
“이대로 두면 다 적시겠어.”
살갗에 딱 달라붙은 레이스 안쪽으로 손가락을 집어넣고 벌리더니 탁, 소리가 나게 놓았다. 이미 선액을 흘리던 성기에 닿는 찌릿한 충격에 밀리안의 몸이 둥글게 휘었다.
“으아, 아흣…….”
“소리, 귀여워.”
못 참겠네, 정말. 여자의 목소리가 관능적으로 갈라졌다. 저런 목소리를 낼 때, 여자가 얼마나 집요하게 그를 괴롭히는지 알고 있는 밀리안은 제 성기를 잡으려는 여자의 손을 잡았다.
“회, 회사에서는 안 하겠다고.”
“……물론이지.”
여자는 긴 눈매를 휘고 웃었다. 밀리안이 긴장을 조금 늦추던 때, 성기가 강하게 조여졌다.
“삽입은, 말이야.”
“……!”
여자가 말하는 삽입은 베타의 성교를 뜻하지 않았다. 그의 요도만 범하지 않는다면, 그 외의 성관계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할 수가 있었다. 그런 계약을 했다. 입술을 핥으며 짐승처럼 웃는 여자를 보며 밀리안의 허리가 부르르 떨렸다.
한쪽 다리가 벌어져 여자의 어깨에 걸쳐졌다. 뿌연 시야로 사장실의 평평한 천장이 일그러졌다. 아래가 빨릴 때마다 밀리안은 하체를 움찔거리며 튕겼다.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손등을 꽉 깨물고 있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좁은 목구멍까지 밀려 들어갔던 성기가 내벽을 훑으며 빠져나오는 감각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웠다. 축축하고 조이고 뜨겁고 물컹한 감각이 흠뻑 뒤엉켜 참고 참던 밀리안은 결국 애타는 신음을 토해냈다.
“흐으응.”
“좋아?”
“흣.”
“난 좋아. 너무 예뻐서 계속 빨고 싶어.”
조금 핥았다고 질질 새어 나오는 비린 액체도, 동그란 고환도, 느낄 때마다 파득 떨리는 엉덩이도 모두 취향이라며 여자가 자신의 입술을 혀로 핥으며 웃었다. 멍하게 여자의 얼굴을 보던 밀리안은 눈을 질끈 감았다. 여자의 붉은 입술에 묻은 희뿌연 액체는 그가 이 순간을 즐겼다는 증거였다. 그게 끔찍하고, 자신의 음란한 본성에 구역질이 나는데……, 자꾸 허리가 흔들렸다. 그가 느꼈던 쾌락은 이게 끝이 아니란 것을 알아서. 더, 더, 더 깊은 쾌락을 원했다.
“아, 안, 안 돼.”
“그냥 놔버리라니까. 다 괜찮아질 거야.”
성기의 기둥을 혀로 핥으면서 할 말이 아니었다. 밀리안은 잘게 쏟아지는 쾌락에 허리를 떨면서 자조 어린 웃음을 지었다.
“고집은.”
그게 당신 매력이긴 해. 클레이는 곧게 솟은 성기를 손으로 훑었다. 기껏 예쁜 속옷을 입혀놨는데 성기에서 흘러나온 끈적한 애액으로 모두 젖어버렸다. 어쩔까.
목구멍이 타들어 갈 정도로 애가 타고, 아래가 젖을 정도로 그의 유혹은 클레이에게 큰 효과를 발휘했다. 물론 밀리안은 자신의 구멍이 어떤 상태인지 모를 테지만. 그래서 항상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자신뿐이었다.
클레이는 차라리 안 보는 게 낫겠다는 마음에 밀리안의 귀두만 입 안에 집어넣고 빨았다. 남은 기둥은 한 손으로 쥐고 흔들었고, 다른 손으로는 고환을 주물렀다. 쾌락에 약한 남자의 애타는 신음이 흐느끼듯 흘러나왔다.
페로몬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약을 먹는다고 그들의 관계가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어차피 그녀는 밀리안이 베타라고 생각할 때부터 그를 가지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그의 향기가 없어도 욕망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밀리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만지기도 전에 발기하고 만지는 대로 흐느껴 울고 쾌락을 느끼는 것은 여전했다. 밀리안은 약이 본능마저 막아줄 거라 기대했겠지만 결코 그렇게 놔둘 클레이가 아니었다.
밀리안의 애액은 꽤 양이 많은 편이었다. 클레이는 입을 가득 채우는 비린 액체를 달게 삼켰다. 그러고도 부족해 성기를 강하게 빨아 남은 것까지 모두 뽑아냈다. 절정에 달해도 이성은 남아 있었는지 밀리안은 기특할 정도로 소리를 잘 참아냈다.
“흐으…….”
눈물을 머금은 눈동자가 여리게 일렁거렸다. 원망과 쾌락과 수치심이 담긴 갈색 눈동자는 언제 보아도 성욕을 자극했다. 클레이는 활짝 벌려놓았던 밀리안의 다리를 모으게 한 뒤 그의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풀이 죽은 밀리안의 성기를 자신의 좁은 치마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속옷을 입지 않아 바로 음부에 닿은 말랑하던 성기가 바로 곤두섰다.
‘이런 점이 귀엽단 말이야.’
싫다면서도, 수치스러워하면서도 밀리안은 항상 자신의 몸에 반응했다. 그녀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며 밀리안의 입술을 핥았다.
예민하게 달아오른 갈라진 틈에 성기가 비벼졌다. 안쪽 깊숙한 입구에 성기의 끝이 걸리는 게 느껴졌다. 넣고 싶다. 클레이는 아래로 성기를 삼키는 대신 밀리안의 입술을 혀로 핥았다.
“입술, 벌려봐.”
“하읏, 응……아! 사, 사장님, 제발, 사, 삽입은 하지 않기로…….”
“안 한다니까? 의심이 가면, 콘돔이라도 끼워줄까? 응?”
계약서에까지 써서 공증을 받아 놓은 건데 어길 리가. 클레이가 날카롭게 곤두선 욕망을 내리누르고 다정하게 속삭였다.
“그 예쁜 자지에 말이야.”
섬세한 손에 한껏 부풀어 오른 성기가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