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밀리안이 입술을 꽉 깨물자 여자는 그러지 말라며 밀리안의 입술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이러다 상처 나겠어.”
말뿐인 걱정이었다. 여자의 손이 밀리안의 입술에 일어난 작은 각질 조각을 거칠게 떼어냈다.
“읏!”
작은 상처 틈새로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여자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분홍색 살이 보이는 틈을 손톱으로 꾹 눌렀다. 찌릿한 통증에 밀리안의 입술이 크게 벌어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여자의 손가락이 안으로 파고들었다.
“으읍!”
“밀리안, 잘 알아둬. 난 네게 좀 약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관용적인 성격은 아니란 걸.”
반항은 통하는 상대에게 해야 한다며 여자는 밀리안의 입 안을 손가락을 헤집으며 경고했다. 관능적인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 숨은 잔혹함과 폭력성에 밀리안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강제로 벌어진 입술 사이로 타액이 피와 섞여 흘러내렸다. 눈물과 밀리안의 성기에서 쏟아냈던 체액에 피와 침까지 섞이자 완전히 엉망이었다. 그리고 퍽 사람을 동하게 만드는 꼴이었다.
저런 꼴을 하고도 엉덩이에 닿는 성기는 여전히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심지어 왜 괴롭혀 주지 않느냐는 듯 까딱거리며 그녀의 하체를 툭툭 치기까지 했다. 밀리안이 질질 싸고 있는 애액으로 닿은 옷 부위가 축축하게 젖어가고 있었다.
귀엽기도 하지. 클레이는 상체를 내려 밀리안의 단단한 가슴팍에 자신의 가슴을 뭉갰다.
“아직 손은 풀어줄 수는 없지만, 몸으로 느껴봐.”
밀리안의 손을 풀어준다고 해서 그를 놓칠 자신이 아니었지만, 귀찮은 짓을 하긴 싫었다. 클레이는 철저하게 자기 본위 적인 생각을 하며 밀리안의 등에 팔을 감았다. 그리고 부드럽게 가슴을 비볐다.
밀리안은 끔찍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느끼고 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남자의 육체란 본디 그런 것이니까.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발기한 성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좋다고 물까지 질질 흘리며 까딱까딱 흔들리고 있는데 모르면 등신이지.
“당신의 몸이 좋아. 이 부드러운 피부도, 말랐지만 예쁜 골격도. 특히 이 야한 젖꼭지가 예술이지.”
“흣!”
클레이는 상체를 살짝 떼서 밀리안의 가슴을 이로 잘근 깨물었다. 바르르 떨리는 몸의 진동이 맞닿은 몸을 통해 전해졌다.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솔직한 반응이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클레이는 이 사이로 들어온 밀리안의 예민한 살점을 혀로 살살 쓸었다.
“아흣! 으응!”
여전히 밀리안의 젖꼭지를 혀로 간지럽히면서 클레이의 눈이 위로 올라갔다. 여전히 자신의 손가락을 물고 있는 상태로 밀리안은 느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만져주는 대로, 착실하게 반응하는 그에게 상을 주듯 클레이는 이를 떼고 젖꼭지를 세게 빨았다. 입술에 힘을 주고 혀로 난잡하다 싶을 정도로 핥고 빨아주니 귀가 즐거워졌다.
“아응, 흐읏! 응! 아, 아, 아앗!”
덤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하체를 열심히 흔들고 있었다. 클레이는 자신의 엉덩이에 열심히 치대고 있는 밀리안의 성기를 느끼고 마지막으로 강하게 젖꼭지를 빨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을 뒤로 돌려 방치하고 있던 밀리안의 성기를 강하게 쥐었다.
“흐아아!”
얼마나 흔들어 댔는지 깊숙이 꽂아두었던 막대가 반쯤 밖으로 튀어나온 상태였다. 클레이는 손가락을 막대 끝에 달린 진주에 대고 아래로 꾹 내리눌렀다. 순식간에 다시 깊숙이 박힌 막대가 좋은 곳을 짓눌렀는지 밀리안의 상체가 위로 퉁- 하고 올라왔다.
“흐아, 아, 아아, 아아아아! 싫, 싫어, 아파! 아흣! 아! 으아앗!”
“아픈 게 아니라 좋은 거야, 밀리안.”
이 정도로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클레이는 다시 막대를 잡아 올렸다가 내렸다.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전립선을 꾹 누른 상태로 거칠게 휘저어주자 쾌락이 짙게 물든 비명이 침실 안을 가득 메웠다. 클레이의 웃음소리가 밀리안의 교성 사이에 섞여 음탕한 기운이 더 짙어졌다.
“원래는 조금 길들이고 빼주려고 했는데 너무 좋아해서 그럴 수가 없네.”
클레이의 숨결에도 흥분이 거칠게 묻어나왔다. 더는 기다려줄 수 없었다. 밀리안도 이미 준비가 되었으니 망설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클레이는 단추만 풀었지 아직 몸에 걸쳐진 셔츠와 바지를 벗어 던졌다. 속옷은 여유 있게 내릴 정신이 없어 그대로 찢어버렸다.
그리고 밀리안 상체 근처에 흩어져 있는 콘돔을 손으로 흩었다. 갖가지 요도 마개가 있는 콘돔 중에서 베타용 일반 콘돔을 고른 클레이는 이로 끝을 잡고 뜯었다. 콘돔 안에 있던 젤이 입술과 손가락에 튀었지만 그걸 불쾌하게 느낄 정신도 없었다. 이미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클레이는 돌돌 말린 콘돔을 손에 쥔 채로 밀리안을 내려다봤다. 그는 거의 정신을 놓은 것처럼 보였다. 겨우 이 정도에 저런 꼴을 할 정도라면 본 게임에 들어가면 죽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잠깐 들었지만, 지금은 밀리안의 사정을 봐줄 때가 아니었다.
기대감 섞인 한숨과 함께 요도에 막대를 꽂은 상태 그대로 성기에 콘돔을 씌웠다.
“아, 아, 아파! 앗! 하읏!”
이런. 클레이는 과할 정도로 발버둥 치는 밀리안을 보고 혀를 내찼다. 베타용 일반 콘돔인 줄 알았는데 다 씌우고 나니 콘돔 안쪽에 돌기가 촘촘하게 달려서 성기를 압박하고 있었다. 오메가용 콘돔 중에서도 질이 나쁜 콘돔의 유형 중 하나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파하는 밀리안에게 미안하게도 다른 것으로 바꿔줄 여유가 없었다. 진주의 자국으로 동그랗게 튀어나온 콘돔 끝에 살짝 입을 맞추고 자세를 고쳐 잡았다. 클레이는 질 입구에 성기를 맞추고 밀리안을 바라봤다.
“기분 좋게 해줄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아, 아, 아, 안, 안, 안 돼, 안 돼! 제발, 싫어! 아아아!”
안 되긴. 클레이는 밀리안의 거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하체를 내리눌렀다.
“…!”
“하아…….”
질 안을 완전히 채운 성기에 만족감마저 들었다. 클레이는 끝까지 밀리안의 성기를 먹어치운 그대로 잠시 멈춰서 숨을 가다듬었다. 좋아. 아주 좋아. 딱딱할 정도로 흥분한 자신의 가슴 한쪽을 손으로 가볍게 주무르며 클레이는 입술을 혀로 핥았다. 이제는 자신이 즐길 차례였다.
무서워.
밀리안은 난생처음 느껴보는 감각을 느끼며 공포에 떨었다. 여자의 안은 지극한 쾌락과 아픔으로 가득 찬 지옥이었다. 그는 자신이 울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리고 살려달라고 빌고 애원하고 있다는 것도. 그러면서도 여자가 흔드는 대로 열심히 허리를 치대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빠듯하게 조이는 내벽이 뜨거웠다. 성기가 꽉 조여서 너무 아팠는데 너무 좋았다. 여자가 허리를 들어 성기를 빼내면 빨리 넣어달라고 엉덩이를 들어 올려 다시 들어가길 애원하면서도 무섭다고, 싫다고 울었다. 그가 그럴 때마다 여자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묶여 있는 손이 풀렸다는 것도 몰랐다. 클레이 디어는 침대 위에 널브러진 그의 손을 잡고 손바닥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혀를 길게 내밀어 천천히 핥아 올렸다. 그가 몸을 떨며 신음하자 이번에는 이빨로 얇은 살점을 깨물었다.
그 모든 행위의 와중에도 여자의 눈은 그를 향해 있었다. 짐승에게 잡아 먹히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은 그저, 사냥당하기 위해 태어난 연약한 존재일 뿐이었다.
여자는 살짝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그 틈 사이로 빠져나온 굵은 기둥을 손으로 쓸었다.
“으으응!”
“하아, 아, 좋아, 밀리. 당신 최고야.”
알파의 세계에서는 이런 베타의 섹스를 베이비 퍽이라고 부른다며 음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발현한 이후 이런 가벼운 섹스를 해본 적이 없다고, 무서운 말을 덧붙였다. 당연하게도 쾌락에 정신이 나간 밀리안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만져줘.”
여자가 그의 손을 끌어 자신의 가슴에 가져다 댔다. 손안에 가득 차는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에 밀리안은 애달픈 신음을 흘렸다. 그대로 녹아내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그가 손에 힘을 세게 주자 이번에는 여자가 옅은 신음을 흘렸다. 밀리안은 자연스럽게 여자의 유두를 잡았다. 붉은색의 그것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빨고 싶어?”
“으응, 네, 네에. 아흣, 읏, 아아! 제발.”
“일어나, 밀리안.”
밀리안은 쾌락에 젖은 얼굴로 여자가 이끄는 대로 상체를 일으켰다. 여자의 손이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며 자신의 가슴 쪽으로 안내했다.
눈을 가득 채운 도톰한 유두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밀리안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 입을 벌려 그 작고 유혹적인 살점을 빨았다. 달았다. 여자의 단단한 살점이 혀를 긁을 때마다 신음이 흘러나왔다. 상냥한 손길이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고 동그란 귓바퀴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는 그의 머리를 가슴에 안고 매끄러운 팔을 내려 그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옅은 웃음소리가 울렸다.
“이런 것도 좋지만, 여길 잊으면 안 돼.”
“흣!”
밀리안의 허벅지에 주저앉은 여자의 질이 바짝 조여졌다. 그 여파로 콘돔의 돌기가 성기를 압박했다. 눈에서 새파란 불똥이 튀었다. 허리가 녹아내릴 것 같아 밀리안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부드러운 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은 채로 어미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어린 짐승처럼 헐떡이며 울었다.
“움직여봐. 응?”
“모, 못, 못해. 아, 으으응, 너무 ……아파.”
“아까 보니 잘하던데, 왜 이렇게 얌전하게 굴까?”
여자의 손이 연결된 접합점을 지나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바짝 올라붙은 고환을 손안에 넣고 강하게 주물렀다. 찌릿한 통각에 밀리안의 허리가 위로 퉁 튕겨 올랐다. 좁은 질 안으로 깊숙이 밀려 들어가자 콘돔의 돌기가 성기를 강하게 긁었다. 여자가 부러 더 아래를 조이고 있다는 걸 알지 못하고 밀리안은 등을 휘며 울부짖었다.
“흐아아악!”
아파하는 게 뻔히 보일 텐데도 여자는 봐주는 것이 없었다. 빠른 속도로 성기가 자극당했다. 성기가 여자의 안에서 바짝 조여질 때마다 요도 안에 있는 막대가 안을 찔렀다. 끔찍한 아픔과 쾌락이 번갈아 그에게 찾아와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상체를 세웠던 것도 잠시, 밀리안은 다시 침대에 쓰러진 채로 여자에 의해 흔들렸다.
사정하고 싶은데, 앞이 막혀서 그것도 불가능했다. 번개처럼 무자비하게 내리꽂는 쾌락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밀리안은 이제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입만 벌린 채 헐떡였다.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