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화
“상태가 좋아 보이는데? 이제는 십미호라고 불러야 하나? 아니 요신이라고 불러야 하나. 그도 아니면 호신이라고 부를까? 어떤게 좋을까?”
거대한 어둠. 그 앞에서 로키가 여전히 삐에로 분장을 한 상태로 웃으면서 말하자 어둠이 움직이며 노란색의 짐승의 두 눈이 나타났다.
“너는 이걸 다 알고 그들을 보낸 건가? 로키.”
“하하. 설마. 아무리 나라고 해도 설마 그런 전력을 그냥 버릴까봐? 이것도 급하게 준비하느라 바빴다고. 그리고 치우랑 싸워야 하는데 솔직히 지금 이것도 다 흡수해도 부족하지 않아?”
“그래서. 네놈의 힘도 줄 생각이냐?”
“흐음. 그건 아니지. 나도 할 일이 있으니까. 바쁘다고 나도. 신들 소환하지 못 하도록 차원에 벽 만들어야 하지 그 빌어먹을 놈의 몸에 있는 천수천안 보살도 몸에서 빼내서 독립시켜줘야 했지. 세계에 몬스터들도 풀어야 하지. 얼마나 바쁘다고. 아직도 할 일은 태산이야.”
“그럼 꺼져라.”
“킥킥킥. 그래야지. 그럼 수고해.”
그리고 로키가 자리에서 사라지자 어둠속의 존재. 구미호가 눈을 감으면서 자신의 몸에 흐르는 어둠의 힘을 느끼고 있었다.
“네놈의 손에서 놀아나지 않을거야.”
로키의 목적. 그것은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절대로 신들을 모조리 죽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고자 마음먹었다면 로키라면 옛날에 했을 것이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신들의 숫자를 하나 둘씩만 줄이고 계속 압박만 하고 있었다.
“너도 반드시 죽는다. 로키. 너 또한 신이니까.”
* * * * * * * * * *
“최후의 준비라..”
자신의 저택에서 태천은 혀를 치면서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딱 둘이다. 로키와 구미호. 하지만 구미호는 이미 치우가 상대하기로 했으니 로키만 상대하면 된다.
다른 신들도 소환할 수 있지만.... 그 것은 불가능 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로키가 손을 쓴 것이다. 자신의 몸 안에 있는 천수천안보살 마저 빼내어 버린 로키.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가 더 궁금해질 정도였다.
“치우도 겨우 소환할 수 있는 상태라... 정말로 어떻게 이렇게 딱딱 맞춰서 진행하고 있는 거지? 마치 잘 짜여진 한 편의 연극의 배우라도 된 기분이야.”
그렇게 말하며 태천이 혀를 쳤다. 지금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혹시나 하는 상태를 대비해서 고용인들도 잠시 쉬라고 하였고 지금 리셀이나 다른 S급 헌터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서 몬스터를 처리하기 바빴다.
로키의 영향인지 전 세계에 있는 20마리의 12레벨의 몬스터들도 부족할 정도로 지금 전 세계에서는 몬스터들이 날뛰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최악은 지옥의 몬스터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태천도 바빠야 하지만 지금 태천은 최후의 준비를 위해서 저택에서 쉬고 있었다. 수련이라도 할 까 싶었지만 지금은 쉬는 것이 좋다는 것이 마지막으로 천수천안보살이 하고 떠난 말이기에 일단 쉬는 것으로 하지만...
“심심하다.”
한창 수련의 매일을 보내다가 갑자기 쉬려고 하니 몸이 쑤실 정도였다. 그렇다고 천수천안보살이 마지막으로 한 조언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심심하면 좀 더 수련을 하는 것이 어떠냐?”
머리 위헤서 들리는 목소리에 태천이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붉은색 갑옷을 입고 긴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고 있는 미중년인이 있었다.
“치우?”
“로키가 만든 벽이 더 단단해지기 전에 다른 이들의 힘을 빌려서 이곳으로 강제로 현신한 것이다.”
“그래서 내 정신력이 소모되지 않은건가?”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는 없지.”
그리고 치우가 태천의 몸에 손을 대자 태천은 자신의 몸의 정신력이 소모되는 것을 느꼈다.
“뭐야?”
“신들의 힘으로 이 세계에 남아 있는 것은 힘드니까. 무엇보다 너도 알고 있겠지만 지금 로키는 아주 큰 것을 꾸미고 있다.”
“그렇겠지.”
“단순히 그렇게 말할 규모가 아니다. 잘못하면. 이 지구가 사라질 수도 있을 정도의 규모다. 가이아와 천수천안보살이 마지막으로 무리해서 로키에 대해서 살펴 보았을 때. 로키는 구미호를 완전하게 만들고 있었다.
“구미호를 완전하게?”
“9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가 마지막 하나의 꼬리마저 가지게 된다면... 그 여우는 신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 지금 로키는 그것을 구미호에게 강제로 시키고 있는 중이다.”
“신이라.. 강하겠지?”
“강할 거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그녀는 내가 처리한다. 네가 걱정해야 할 것은 로키다. 로키의 경우는 솔직히 나도 뭐라고 하기 힘들다. 로키는 장난의 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다르게 보면 그는 우주에서 제일 속이는 짓을 잘 한다.”
‘하긴. 거짓의 신이라고도 불리고 있는 로키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태천과 다르게 치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의 속임수는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다. 나조차도 단 한순간만 방심하면 그 순간 죽는다. 그러니 최후의 최후까지 방심하지 마라.”
“그럴 생각이야.”
로키. 그 강함은 치우와 필적한다고 이미 여러 신들에게 충분히 들었다. 가장 골치 아픈 점은 역시 함정. 즉 속임수다.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라 오감까지 완벽하게 속여 버리는 그 속임수에 일반적인 신들은 대응하기도 힘들다고 한다.
신들의 감각마저 속이는 속임수. 그것을 인간인 태천이 어떻게 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하지만 대책이 없냐고 물어보면 그것 또한 아니다. 태천은 이미 거기에 대한 대책을 세워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초월의 방패. 그것을 사용하여 몸을 보호하고 동시에 사방팔방을 마구 공격하는 것. 무식하다고 할 수 있으며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말고는 로키를 상대로 태천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좀 더 수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너무 몰아 붙이는 것도 곤란하겠지. 그들이 나타나면 바로 움직여야 할 테니까.”
“그렇단 말이지.”
“하지만 너무 쉬어도 문제다. 그러니 적당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겠지.”
“그 뜻은?”
“알면서 물어보지 마라. 당연히 적당히 움직일 거다.”
“너랑 하는 것은 정말로 죽어도 사양하고 싶은데... 너는 적당히라는 것을 모르고 움직이잖아.”
“싸움에 적당히 라는 것이 어디 있나? 서로 목숨 걸고 싸우는 전투에서 적당히 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아니... 싸우는 게 아니잖아. 그냥 대련 형식이잖아?”
“그런 것 모른다. 내가 살던 시대에 어디까지나 모든 대련은 실전이다.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시대였다.”
“그러니까 좀 그 시대의 방식을 바꾸라고.”
“거절하지.”
“그보다 궁금한 게 있는데 구미호랑 무슨 사이야? 다른 신들이 다 이야기 하는 것은 꺼리고 있는데.”
내 말에 치우가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건가?”
“그렇지. 조금 과하게 집착하고 있다고. 너도.”
“흐음...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 단순하게 말하면 그저 서로 사랑했다가 일방적으로 차인 상태라고 할까?”
“단순하게 설명하기 힘들 것 같은데.”
“단순한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이지. 내가 아직 인간이던 시절. 나는 그녀를 사랑하였지. 하지만 황제의 꾐에 빠져 그녀는 나를 배신하였다. 결과적으로 내가 패배직전까지 갔지. 당시에는 충격도 크기 때문에 그냥 스스로 죽은 척을 하고 조용히 마음의 정리를 하였다.”
“그래서?”
“그래도 조금의 미련은 남았지. 다시 대화를 하고자 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더군. 그래서 최소한의 도리로서 마무리 정도는 내가 해줄 생각이었다.”
“헤에. 그렇구나. 그런데 이게 간단하게 할 이야기야?”
“몇 천 년 전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무엇보다 이 세계와 전혀 다른 세계에서 왔다. 우리는 차원을 넘고 우주를 넘었고 시간과 공간을 넘었다. 따지고 들어가면 수십억 년 전의 이야기다. 그런 일에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 말 그대로 최소한의 정이지.”
“나는 복잡해서 잘 모르겠다.”
“너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면 알게 될 거다. 지금 마침 서로 좋아 하는 여자가 있지?”
“.... 신이 저주를 하면 무섭거든? 그만두지 않을래. 그 말투.”
“후후후. 그거야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 단지 로키에게 죽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것만 알아두고 싸울 준비를 해라.”
“알고 있어 그 정도는...”
“알고 있는 걸로는 부족하다. 좀 더 경계심을 가지고 스스로 명상이라도 하면서 자신의 심신을 단련해두도록. 속임수는 속임수다. 굳건한 마음이 있다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거다.”
“그건 너니까 할 수 있는 거고. 일반적인 인간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마. 그냥 나는 내가 생각한 방법 그대로 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