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124화 (124/132)

124화

“이제 좀 뭔가 있네.”

태천은 자신이 산 땅의 건물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는 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개월 전과는 딴판이었다.

“역시 돈이 최고네. 돈이면 안되는 게 없어.”

4교대를 통해서 24시간 쉬지 않고 건물들을 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거기에 따른 기본 시설 공사도 마찬가지다. 도시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가장 기본적인 시설들이다.

아니 이것들은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도시가 들어온다. 생각해 봐라. 전기나 물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살 사람은 없다. 그건 도시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다.

- 하지만 이제 통장이 위험하군.

천수천안보살의 말에 태천은 NC를 통해서 남아 있는 통장 잔액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1조 3천억원. 현재 태천의 통장에 남아 있는 잔액이다. 그 많은 돈이 다 어디 갔을까? 당연히 모두 도시 건설에 투자되었다. 아직도 돈은 더욱 많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돈이 없다.

“결정체 모아둔 것 풀어버리면 돈은 그걸로 해결 되니까 상관없고.”

도시 건설에 500조가 넘는 돈이 들어가는 것은 태천이 오버한 점도 없지 않아 있다. 모든 것을 최고급으로 건설하고 있으며 거기다가 인부들의 일당도 높게 쳐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거의 막 퍼주고 있다고 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솔직히 돈에 그렇게 구애 받고 있지 않는 태천이기에 별로 상관없었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돈을 푸는 것이 경제 발전에 더욱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태천이 하고 있는 이 도시 건설로만 인해서 차후 생성되는 일자리는 대략적으로 10만개 정도로 예상된다는 전문가들도 있으며 지금 당장에도 인부들이 많이 필요하기에 약 30만에 가까운 인부들이 지금 일하고 있었다.

인부들에게 들어가는 돈만 해도 하루에 600억 정도 들어가니 당연히 태천의 통장의 돈이 남아날 리가 없었다. 오히려 이런 엄청난 공사를 개인이 한다는 것에 세계 여러나라에서 감탄할 뿐이었다.

“공간진은 잘 지키고 있는 중이고. 여기는 이제 그냥 돈만 가져다주면 다 잘 풀릴 것 같네.”

그리고 NC를 통해 자신에게 온 메일을 하나하나 읽는 태천이었다. 지금 태천이 읽고 있는 메일은 각 나라의 왕이나 총리 혹은 대통령에게 온 것이다.

태천이 전 세계에 풀어 놓은 12레벨 몬스터는 총 20마리. 세계의 나라가 187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167개의 국에서 태천의 12레벨 몬스터를 요구하고 있었다.

물론 이들 중에서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1년에 20조원에 가까운 돈을 내야 하는데 그런 돈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나라들은 자연스럽게 제외가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80개 정도의 나라에서 태천의 12레벨 몬스터의 렌탈을 부탁하고 있는 상황. 태천은 메일을 읽으면서 어디가 가장 급한지. 혹은 어디를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 나는 이곳이 좋다고 본다. 가장 시급한 곳이다.

그리고 천수천안보살은 태천의 머리에 어느 영상을 보여주며 말했다.

- 총 69개의 공간진이 있는 곳이지. 영토에 비하면 전 세계적으로 제일 많은 공간진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돈은 충분히 벌 수 있을 것이다.

“흐음. 확실히 나쁘지 않네. 그럼 이곳으로 해야 겠네. 그 다음은 어디 좋은데 없어?”

- 순서대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평화로운 일상. 그 속에서 태천은 그저 밀린 일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 * * * * * * * *

“하아. 또 실패네.”

- 성급하게 할 것 없다.

“그건 그렇지만 이건 진짜 어렵네.”

- 상극의 힘을 하나로 합치려는 것이니 쉬울 리가 없지.

일들을 처리한 태천은 다시 지옥에 와 있었다. 이곳에서 하는 것은 당연히 수련. 천지만신검의 2개의 속성을 하나로 합쳐서 검을 만드는 것. 그것은 아직도 계속 현재진형이었다.

공간과 시간을 합치는 것도 아직은 절대로 무리였지만 상상만 해도 굉장한 위력이 나올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아지는 태천이지만 현실은 불과 얼음. 이 두 가지도 합치지 못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아. 진짜 본래 내가 생각하는 건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 무엇이?

“돈 잘 벌면 그냥 놀러 다닐 생각이었다고. 이렇게 죽어라 수련하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다. 악신들만 전부 처리하면 얼만든지 그래도 상관없다.

“지금의 내가 가진 힘으로도 충분히 싸워서 이길 수 있잖아. 그런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해?”

- 아직. 제대로 된 이들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지금까지는 그저 몸풀기라고 보면 된다. 이제 곧 진짜로 위험한 이들이 나올 테니까.

“진짜로 위험한 이들?”

- 지금까지 상대한 악신들은 악신들 중에서도 약한 측에 속하는 이들이다. 그나마 황룡은 중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이제부터는 강한 이들이 나올 거다. 지금까지 계속 당하고만 있으니... 그들로서도 탐탁지 않을 것이고 더 이상 왕의 성장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겠지.

“그들이 나타나면 내가 이길 가능성은?”

- 공격에 맞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 있다. 창과 창의 대결이 되겠지. 왕의 천지만신검은 막을 수 없다. 신들조차 못 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반대로 왕은 그들의 공격을 막을 힘이 없다. 그러니 누가 먼저 치명타를 먹이느냐의 싸움이다.

“그럼 나도 방패를 좀 더 사용하는게 좋지 않겠어?”

- 그럴 시간에 좀 더 창을 날카롭게 하는 것이 이득이다. 그리고 방패라고 해도 지금 왕의 수준에서 사용할 만한 것들로는 절대로 그들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

“또 다른 초월급의 무구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겠어?”

- ... 또 만들 생각인가?

“해봐야지.”

그리고 잔뜩 쌓여 있는 포인트로 EX급의 강화카드로 전부 구입했다. 그 후 EX급 장비 카드 중에서 방어용 장비 카드를 보다가 태천이 고른 것은 이지스였다.

제우스의 방패. 모든 공격을 막아준다는 신의 방패를 구입하고 거기에 태천은 강화 카드를 사용한다.

- 신의 카드 이지스의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 초월의 방패를 획득하였습니다.

“... 갑자기 한 번에 성공해 버리네.”

- 초월의 방패 [초월급]

= 세상 모든 것을 막을 수 있는 방패. 같은 초월의 힘이 아닌 이상 절대로 뚫을 수 없다.

간략한 설명. 하지만 그 설명으로 충분했다. 태천은 일단 제우스를 다시 한 번 소환하였다.

“무슨 일이지?”

제우스의 말에 태천은 이번에 새롭게 얻은 초월의 방패를 사용했다. 천지만신검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용방법이었는데 초월의 방패는 반투명한 흰색의 빛이었다. 이 빛을 크게 만들어 태천은 자신의 몸에 두른 후 말했다.

“공격해봐.”

“... 공격? 그보다 그 빛은...”

“이번에 새롭게 얻은 아이템. 일단 한 번 해봐 공격.”

“굳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 내 공격으로 그 방어를 뚫을 수는 없다. 하지만 반대로 그 방어막 안에서 공격은 가능한가?”

“응?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며 천지만신검을 만들어 가볍게 휘둘렀지만.

챙!

“어?”

방어막 안에서 휘두른 천지만신검은 쇠를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왔다.

“그 안에서 공격은 안되는 모양이군.”

“헐? 이러면 안 되는데.”

“방어를 얻은 것은 좋지만 동시에 공격은 제대로 할 수 없는 모양이군.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왕. 그 방어막 안에 있으면 우리가 갑작스럽게 역소환 되는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나중에 악신들과의 싸움에서 그 안에 있으면 되겠군.”

그리고 다시 사라지는 제우스... 그를 뒤로 하고 지금 태천은 약간 진지한 고민에 잠겼다. 최고의 검과 최고의 방패를 얻었지만 동시에 사용할 수는 없다.

초월의 방패를 사용하고 천지만신검을 허공에 만드는 것은 가능.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직접 손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래도 위력이 조금 떨어지기 마련이었다.

“에이. 그래도 죽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 올바른 판단이다. 그러면 이제 계속해서 수련해야 겠군. 그 방패가 있으니 이제 내가 굳이 방어막을 쳐주지 않아도 괜찮겠지?

“허공에서 2개의 속성을 합친 천지만신검을 만들라고? 그건 무리지.”

- 염풍검은 가능하지 않은가?

“그건 익숙하니까...”

- 그럼 익숙해질 때까지 훈련해라. 왕의 재능을 무시하는 것도 힘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지만. 왕은 때때로 너무 날로 먹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 힘은 자신의 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너는 보살이라면서 참 예쁘게도 말 한다.”

- 본래 아수라였으니 당연하다.

“하아... 내가 뭐라고 하겠냐.”

최고의 방패를 손에 넣은 태천. 확실히 앞으로의 싸움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올라와 있지만. 그의 수련 스케쥴은 더더욱 빡빡하게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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