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117화 (117/132)

117화

<20. 황룡과 청룡.>

태천은 오늘도 지옥에 있었다. 지옥과 밖의 지구의 시간 차이는 상당한 편이기에 수련하기에 있어서 지옥만한 곳도 없다. 무엇보다 훌륭한 샌드백들도 있고 말이다.

“그래서 이제 뭘 해야 하는 거야?”

- 육체적인 준비는 어느 정도 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그 검에 대한 부분을 파고들 거다.

“이거?”

천지만신검. 신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악신을 단 칼에 베어버릴 수 있는 최강이라는 이름이 부족하지 않은 지금의 태천이 가진 최고의 무기였다.

- 그렇다. 그걸 앞으로는 중점으로 익혀야 한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말이지...”

천지만신검은 세상 모든 원소를 검으로 구상할 수 있다. 과거 공간과 시간을 겨우겨우 검으로 만들었을 때와 다르게 지금은 손쉽게 할 수 있다. 거기다가 요즘에는 생명과 죽음 그 자체를 검으로 만들 수도 있었다.

생명의 검에 베인 존재는 생명력이 단숨에 흘러넘치며 다 죽어가던 사람이라고 해도 살릴 수 있으며 여차하면 아예 재생마저 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죽음의 검은 전 반대. 베인 존재를 완벽하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검이다. 대상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신이라고 해도 조금이라도 베이면 그 부분부터 해서 전신이 죽어 결국은 완벽한 죽음에 도달한다.

이 두 가지의 검을 만든 이후 태천은 더 이상의 발전은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 이제부터는 2가지의 원소를 하나의 검에 담는 훈련을 해야 한다.

“2개를 하나?”

- 불의 특성을 생각하면 간단하다. 불은 대상을 태운다. 그럼 이번에는 얼음을 보지. 얼음은 대상을 얼린다. 만약 이 두 가지의 힘이 동시에 발현된다면. 그것은 대상을 태우고 동시에 얼리겠지.

“오호. 재미있어 보이네.”

- 지금 왕이 만들 수 있는 천지만신검은 총 15가지. 최종족인 목표는 이 15가지의 검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그건 내가 죽을때까지 해도 힘들 것 같다 야.”

- 나도 그렇게 보고 있다.

“그렇겠지. 그럼 일단 2개부터 해볼까.”

그리고 태천은 상상한다. 천지만신검은 상상력에서부터 시작된다. 불의 검을 만들고 싶으면 불을 상상하고 그 불이 이룰 검을 상상하면 된다.

‘불하고 얼음의 검.’

극과극의 속성이지만 확실히 태워버리고 동시에 얼리면 그 위력은 결코 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태천은 정신을 집중해서 새로운 천지만신검을 상상했다.

그리고 태천의 앞에 불과 얼음이 서서히 만들어지며 섞이기 시작하자 천수천안보살도 놀라며 태천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생각 이상으로 너무나도 쉽게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파지직!

그때 돌연 뇌전이 튀더니 곧 풍선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과 얼음이 사라졌다.

“우왓! 위험해!”

터지는 순간 천수천안보살은 자신의 힘을 이용해 태천을 보호했다. 물론 그것은 힘만 하였지 그녀의 손을 이용하지는 않았다. 실패하여 생긴 폭발.

그 여파는 굉장했다. 태천을 중심으로 사방 50m가 왼쪽에는 몇 남아 있지 않던 풀들이 모조리 타버렸고 땅마저 타버렸으며 오른쪽은 모조리 얼어버렸다.

‘역시...’

무엇보다 천수천안보살이 직접 만든 보호막도 한쪽은 불에 타버리며 녹아내렸으며 한쪽은 얼어버린 채 얼음 조각으로 부서지며 사라졌다.

초월급. 초월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인간도 악마도 신도 심지어 이 우주마저 뛰어 넘어 버린 힘. 우주를 만든 태초의 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이 되는 힘. 그것이 바로 초월급이 아닐까 하고 태천의 천지만신검을 본 치우가 말한 것을 천수천안보살은 떠올린다.

‘신들조차 베어버릴 수 있는 최고의 검이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주인조차 집어삼켜버릴 수 있군. 대비하기를 잘했어.’

결코 융합되지 않는 2개의 힘을 융합시키려고 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반응이기는 했다.

- 처음부터 너무 무리했다. 불과 얼음이 아니라 불과 바람을 해보는 것이 좋을 거다.

“쩝. 그래야 겠네. 이거 까딱 잘못했으면 죽을 뻔 했어.”

- 천천히 해라. 결코 크게 만들지 말고 조그마한 크기로 천천히. 확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쯧. 이걸 또 다시 하게 될 줄이야.. 생명하고 죽음의 검을 완성한 후에 다시 할 생각은 전혀 못 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 방어막은 내가 쳐주겠다.

“그럼 부탁할게.”

그리고 태천은 다시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며 2개의 원소가 합쳐진 새로운 천지만신검을 만들었다. 그 와중에 몬스터들은 접근하지도 못 했다.

실패할 때마다 생기는 여파만으로도 신에게 조차 큰 타격을 준다. 몬스터들은 그저 그 여파만으로도 죽어나갔다. 물론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천수천안보살이 따로 손을 쓰기도 했고 말이다.

* * * * * * * *

“안보이는 군.”

황금으로 치장된 옷과 금발 금안의 사내가 하늘의 높이 떠있는 상태에서 중얼거렸다.

“쯧 귀찮게 또 저 공간이 비틀려져 있는 곳으로 들어간 건가? 그럼 찾기도 힘든데 말이야.”

그리고 사내가 다시 천천히 지상을 살핀다.

“어쩔 수 없지. 그냥 해볼까.”

그 말과 함께 사내가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간다.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화려하게 금으로 치장한 사내가 내려오자 당연히 시선이 집중되었다.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지상으로 내려 온 사내가 말했다.

“그럼. 일단 가볍게 정리하도록 할까.”

사내를 중심으로 황금 빛이 사방으로 퍼졌다. 사람들은 그 빛에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 후. 이 황금빛의 빛을 받은 사람들의 몸에서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

“끄아아아악!!!”

피부가 찢어지고 옷이 찢어지며 전신에 파충류의 황금색 비늘이 생겨났으면 긴꼬리가 생겨났다. 몸도 더욱 커졌다.

“취리릭.”

긴 혀를 날름거리는 아까전만 해도 사람이었던 이들을 바라보며 사내는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라.”

“취이이이!!!!”

그리고 황금색의 리자드맨이라고 불리는 몬스터가 미국 타임스퀘어에 갑작스럽게 출몰하며 미국 전역을 서서히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전염성. 이들에게 물린 이들 전원이 같은 리자드맨으로 변했다.

개나 고양이 너나 할 것 없이 살아 있는 동물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었다. 심지어 물에 사는 물고기들마저 이 감염은 피할 수 없었다. 순식간에 미국의 영토 30%가 이들에게 유린당했다.

물론 미국에 있는 태천의 12레벨 몬스터와 급하게 귀국한 리셀이 최대한 방어를 해서 여기서 끝난 것이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미국은 전멸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이 소식은 전 세계를 강타하며 미국은 가디언 협회에 정식으로 지원 요청을 하였다. 당연히 가디언 협회는 이를 수락하며 헌터들을 최대한 보내주었다.

그 헌터들은 좋으나 싫으나 일단 가야 했다. 불행중의 다행이라고 한다면 이 황금색의 리자드맨을 잡아도 에테르 결정체는 나온다는 사실이었다. 단지 그 시체는 금세 재로 변해서 사라졌다.

* * * * * * * * *

“후우.”

심호흡을 하며 태천은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그가 생각하는 것은 불과 바람이 조화를 이룬 검. 바람이 중심에서 계속해서 움직이고 불이 그 바람을 감싸며 바람의 힘과 불의 힘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검의 모습을 상상한다.

- 성공이군.

허공에 모이는 바람과 불. 조그마한 소용돌이를 불이 감싼다. 그리고 불은 더욱 강하게 타오르고 바람도 강하게 분다. 신기한 자연현상이 서서히 하나의 검이 되어 자리 잡는다.

“성공이네.”

눈을 뜬 태천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2개의 원소가 합쳐진 새로운 천지만신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검을 잠은 태천은 가볍게 휘둘렀는데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염풍이 쏘아지며 전방을 잿더미로 만듬과 동시에 거대한 검이 지면을 베고 지나간 듯한 수많은 자상들이 나타났다.

“이건... 악신들 아니면 사용해서는 안되겠다. 위협용으로도 사용해서 될 놈이 아니네.”

- 그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그럼 이제 나가 볼까.”

그리고 태천은 공간의 검을 만들어 검을 휘두른다. 저 융합된 검을 만들면서 태천의 천지만신검에 대한 이해는 더욱 높아졌다. 이제는 이렇게 공간을 자르고 새로운 공간을 이어 붙여서.

“후우. 드디어 돌아 왔다.”

순식간에 지옥에서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 오는 것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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