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화
국회는 태천의 예상보다 조용했다. 태천이 허무할 정도로 국회의원들은 회의장에 모여서 조용히 이야기 중이었다. 웃음소리도 들릴 정도였다.
“팔자 좋구만.”
그런 회의장에 갑작스럽게 들리는 외부인 목소리. 당연히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그 동안 쉬고 있던 방송국의 카메라가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포착했는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모를 국회의원들이 아니었다.
“카메라 안 끄나!!”
“끄지마. 그리고 너희들 팔자 더럽게 좋구나.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꼭 말해야 할 것 같다. 지금 밖이 어떤 상황인지 알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수만의 사람들이 지금 당신들을 끌어내기 위해서 대기하고 있다고. 그런데 지금 한가하게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닐텐데?”
“이놈! 누구에게 함부로 말하는 것이냐!!!”
“너희들을 뽑은 장본인이 말하고 있다. 대리인 주제에 닥치고 찌그러져 있지? 우리가 너희들 보고 놀라고 세금 받치는 줄 아냐? 그리고 무엇보다 이 와중에도 남의 돈이 탐나냐?”
그리고 나는 내가 들고 온 서류를 들고 카메라가 있는 곳으로 가자 국회의원들도 뭔가 심상치 않았다는 것을 아는지 나에게 다가온다.
“이놈이 지금 여기가 어디라고! 썩 나가지 못 하아아악!!”
“엄살은.”
천수천안보살을 이용해 가볍게 몸을 잡아서 띄워 놓은 것인데 참 시끄럽다.
“어이 카메라 커져있어?”
“예? 예에...”
그럼.
“생방송으로 해. 방송사에 연락해 특급 생방송이라고.”
“이.. 이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달려드는 또 다른 국회의원 역시 천수천안 보살로 들려 올려준다. 그러자 다른 국회의원들은 주춤한다. 이에 사는 카메라에 당당히 서류를 보여준다.
“서류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힘들게 만든 학교도시에 지분을 가지고 싶다는 이야기죠. 돈은? 평당 천원에 해서 말이죠. 이게 말이 된다고 봅니까?”
지금 그 땅의 가치는 엄청나게 상승했다. 태천이 사서 관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11레벨의 몬스터 12마리가 자리잡고 있기에 어느 곳 보다 안전했다. 부산보다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부산에 공간진이 하나도 없기는 하지만 다른 곳에서 나타난 몬스터가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 비해서 지금 태천의 땅은 아예 공간진 바로 앞에 11레벨 몬스터 4마리가 자리잡고 있기에 부산보다도 더 안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전혀 틀리지는 않았다.
그 덕에 땅의 가치는 매우 솟구치며 지금 한 평에 2만원까지 상승했다. 여기서 더욱 더 많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다. 그런 땅을 평당 천원?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었다.
“미쳤지? 당신이 봐도 이건 아니지? 이런 사람들이 있는 곳이 이 나라 국회야. 이런 사람들을 애초에 믿고 뽑았다는 것이 미친 짓이지. 물론 이런 놈들만 나타나는 것도 문제지만 말이야.”
그리고 그 서류를 허공에서 찢어버린 태천이 국회의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들 전원. 여기 있을 가치가 없다. 이곳은 나라의 여러 가지 법을 관장하는 곳이지 누구들의 배를 불리는 곳이 아니거든. 보살.”
- 알겠다.
그리고 나온 황금빛의 수십개의 빛이 국회의원 전원을 붙잡는다. 그 상황에서 태천은 천천히 밖으로 나아간다.
“노.. 놔아라!!!”
“이건 납치야!!! 명백한 납치라고!!!!”
열심히 소리치는 국회의원들을 무시하며 태천은 태연하게 회의장에 나오기 무섭게 경찰들이 태천을 포위했다. 동시에 공중에 황금빛에 몸이 감겨 둥둥 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시선이 가게 된다.
“비킬래요. 안 그러면 이렇게 될래요?”
“이건 명백한 납치이며 불법 행위 입니다!”
경찰의 말에 태천이 어깨를 으쓱 거렸다.
“돈 많고 권력 있으면 장땡인 세상인데 뭐 나에게 뭔 일 있으려고요? 그렇죠? 위에 있는 분들.”
“웃기지 마라!!! 너는 범죄자다!!!”
열심히 소리치고 있는 국회의원의 입을 황금빛으로 막아버리고 태천은 계속해서 나아갔다. 동시에 경찰들은 뒤로 물러났다. 지금 자신들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럴 리가. 누가 나를 범죄자로 만들 거지? 이 나라 공권력이? 지금 무너지기 1초전이야. 당신들을 내가 시민들에게 넘기면 그걸로 공권력은 끝이지. 국회가 무너졌다.
경찰은? 경찰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얼마나 된다고 버틸 건데? 2천만 정도는 되나? 그럴 리가 없지. 무엇보다 내가 12레벨 몬스터 한 마리만 소환해도 끝날텐데?”
“그런 짓을 하면 전 세계가 네놈을 가만 두지 않을 거다!!!”
“내 생각은 달라. 전 세계가 나를 가만두지 않는다고? 내가 사라지면 그들이 지금 몬스터들을 잡을 수 있을까? 지금 전 세계 각지에 있는 12레벨 몬스터들만 철수해도. 그것이 너희들 때문이라고만 해도 너희들이 이 세상에 이 지구에 발 붙이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놈이!!!!”
“두고 보자고. 어떻게 되는지.”
그 때 건물의 바닥이 천천히 솟구치더니 그 속에서 단아한 모습의 가이아의 성녀가 나타났다.
“무슨 일이시죠?”
“오늘 부로 여기 돌아다니면서 몬스터 막는거 그만둬.”
“예. 왕님.”
태천의 말에 경찰들의 표정은 눈에 띄게 굳었다.
“그런 짓을 하고도 시민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으냐!!!”
“왜? 나는 이 나라에 돈을 받지 않았어. 그냥 무료봉사 중이었지. 그 무료봉사를 그만 두겠다고 하는데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지? 그리고 뭐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건데? 바뀌는 것은 없어. 그러면 계속 가자고. 아 성녀. 저들 좀 처리해줘.”
“죽이는 건 아니겠죠?”
“조용히만 시켜.”
“예에~”
그리고 다시 땅이 솟구치며 경찰들을 덮친다. 하나의 둠의 형태로 경찰들을 성녀가 가두자 태천은 느긋하게 국회 밖으로 걸어갔다. 태천이 밖으로 나오자 시민들도 경찰들도 웅성거릴 수 밖에 없다.
황금빛에 묶인체 공중에 떠 있는 국회의원들의 등장은 당연히 시선이 갔다.
“차후 방송을 보면 어떻게 되었는지 다 알겁니다. 생방송이 돌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상관없겠죠. 이것들 여러분들에게 드리죠!”
그리고 국회의원들을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두자 국회의원들이 더욱 뭐라고 소리치지마 무시했다. 상대할 가치가 없었다. 경찰들의 움직임은 태천의 등 뒤에 나타난 30m가 넘는 땅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거인에 의해서 막혔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소식. 앞으로 가이아의 성녀는 이 나라를 보호하지 않습니다. 무료봉사 기간 끝났습니다. 앞으로 계속 성녀의 보호를 받고 싶다면 돈 내세요. 이상!”
그리고 태천은 전력으로 신법을 사용해서 움직이자 한줄기의 바람보다 더욱 빠르게 사라졌다. 사람들의 어안이 벙벙하고 있을 때 성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되었네요. 그럼 여러분들 모두. 평안하시기를...”
그 말과 함께 성녀도 땅의 밑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상황파악이 되었다. 왜 무료 봉사가 끝났는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이제 성녀가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그 어이없음. 그리고 분노는....
“네놈들 때문이야!!!”
“이 망할 놈들!!!”
국회의원들에게 향했다.
* * * * * * * * *
독립 이후. 지금 대한민국은 역사에 다시없을 혼돈의 시기였다. 과거 독재자를 쫒아내기 위한 민주화 운동과도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엄청난 시위와 폭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국회의원들은 죽지 않았지만 반병신이 되어서 병원에 실려 갔으며 이들을 이렇게 만든 시위대 전원이 범죄자가 되자 그것은 최악의 한수가 되었다.
무려 3만의 시위대 전원이 범죄자가 되었다. 그것도 그냥 불법 시위죄가 아닌 집단 폭력죄가 되었다. 이것으로 모든 사람들이 뿔났다. 물론 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때린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고 사람들은 그들을 말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원이 범죄자. 국회의원을 때린 모습을 보지도 못 한 전원이 범죄자라는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들고 일었다. 특히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는 곳은 경찰서다. 물론 무작정 들어가지 않았지만 각 동에 구에 있는 경찰서에 사람들이 쭉 둘러 포위하고 있었다.
헌터와 초능력자들로 이루어진 특별 부서들조차 다른 헌터와 초능력자들에 의해서 움직이지 못하고. 나라는 점점 더 혼란으로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