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듀얼리스트-106화 (106/132)

106화

<18. 돈을 쓰고 싶다면 도시를 지어라!>

3일. 그 동안 대한민국의 교육부 관계 관련자와 가디언협회의 헌터 스쿨 관계 관련자 총 20명이 사라졌다. 이것을 숨기는 것도 한계에 도달하였고 이들의 실종에 대해서 매일 언론들이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들의 무능력함이 지목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야 그렇다고 하지만 가디언협회의 간부가 아무것도 못하고 납치 당했다?

이건 이제 능력의 문제다. 아무리 행정업무를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스스로의 자기 방어는 가능해야 했다. A급 이하의 헌터는 간부의 자리에 오를 수도 없으니 말이다.

헌터들을 위한 곳이 가디언 협회다. 당연히 헌터가 아닌 이가 위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 했다. 그런 곳에서 무려 12명이나 실종된 것을 그 누구도 막지도 심지어 알지도 못 했다고 하니 이들을 믿어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리고 4일째. 이제는 국민들도 어이가 없을 정도다. 하루만에 무려 20명이 실종되었다. 정확히는 실종도 아니다. NC를 통해서 위치를 파악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 위치가 1시간 마다. 그것도 인간이라면 결코 불가능 한 곳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순간이동을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대책을 새우란 말이오! 대책을!!!”

청와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집무실에서 고성이 나오고 있었다.

“가디언 협회는 둘째 치고! 우리나라 장관을 포함한 그 휘하의 직원들이 무려 23명이 납치당했는데 아무런 단서도 없다는 것이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오! 이래서야 타국에서 우리를 어떻게 볼 것 같소!!!”

대통령의 호령에 장관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들로서도 할 말이 없다. 정말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심지어 안전가옥에 있던 이들도 그냥 휙 하고 사라졌다.

카메라에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냥 순간 어두워지더니 사라졌다. 그야 말로 오리무중의 상태. 답이 없었다. 거기다가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보다도 더 중요한 인물이라고 평가 받는 남자. 그 남자가 제대로 화가 나버렸다. 지금까지 조용했었다. 별 다른 요구도 없었다.

그런데 그가 처음으로 무언가를 요구했다. 합법적인 절차를 밞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있다. 물론 오래 걸릴 수 있는일이지만 최소한 그 남자가 하는 일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걸리게 해서는 아니되었다.

“지금 상황은 매우 심각하오. 그들을 떠나서 만약에 김태천. 그가 이 나라를 떠나면 그 손해는 누가 감당할 것 같소? 당신들이 옷 벗는 걸로 문제가 끝날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오.”

김태천. 그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인물이 되었다. 그가 없는 현 세계는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거대하였다.

당장 12레벨 몬스터를 통해서 각 나라의 몬스터들을 처리해주는 것 만 해도 그 나라에 큰 도움이 되었다. 물론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그 정도는 싸다고 생각하고 있다.

당장 S급 몬스터가 나오면 그 몬스터를 잡기 위해서 많은 헌터들이 모여야 하는데 그 와중에 발생하는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재산을 떠나서 인명피해를 생각해야 했다.

그렇다고 상시 그 정도의 숫자의 헌터가 국내에 그것도 공간진도 아닌 그냥 평범한 현실에 남아 있다면 그것대로 엄청난 손해였다. 그러니 차라리 태천의 몬스터를 고용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고 싸게 먹히는 일이었다.

그럼 태천의 조국인 대한민국은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다. 가장 먼저 12레벨의 몬스터를 공짜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번에 도시 개발로 인해서 무려 11레벨의 몬스터 12마리가 또 상시 대기 중이다.

거기다가 외교에 있어서도 태천의 이름을 빌려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실제로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그래도 타국에서 한 수 정도는 접어주고 들어가게 할 수는 있었다. 아무리 관계가 없다고 해도 혹시라도 조국의 취급에 불만을 품은 태천이 움직이면 큰일이었으니 말이다.

만에 하나의 경우라고 해도 그들은 만에 하나의 경우를 절대로 거절하고 싶은 심정이니 말 다했다.

“도대체 무슨 일 처리를 이따위로 하는 것이오!”

태천의 문제는 다른 사람이 승인해 주면 된다. 그것으로 끝날 문제기는 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본인이 기분이 나빠졌다는 거다. 일을 처리한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든 그 기분을 풀어줘야 했다. 납치라고 하지만 그것과 이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였다. 심지어 대통령이 따로 연락을 했을 때에도 태천은 인상을 쓰면서 장난 치냐고 말할 정도로 현재 기분이 매우 좋아 보이지 않았다.

“끙... 모두 나가서 어서 해결 방안이나 생각하고 오시오!”

장관들을 모두 내보낸 대통령이 한숨을 쉬었다. 너무 답답했다. 일의 처리가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감성적인 문제가 되어버린 상황.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찾아서 데려와야 할 텐데...”

그것이 일단 최우선의 문제였다.

* * * * * * * * *

“멍청하면 몸이 고생이지.”

천수천안보살의 천리안을 통해서 청와대의 상황을 보고 있던 태천이 미소 지었다. 이번에야 말로 확실하게 이들을 길들일 생각이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고 해도 이번에는 아니었다. 첫날 납치가 된 이후. 다른 이가 그 일을 받았지만 그자 또한 뇌물을 요구한다. 세상에는 김태천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을 많다.

아무래도 그것으로 착각한 것이라고 태천도 생각해 봤지만 무려 동시에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만들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이 자신 이외에 또 있을까?

당연히 알고도 그렇게 나온 것이다. 단합이라도 한 듯이 한 마음 한뜻으로 말이다.

- 일이 너무 커지고 있다. 왕이여. 그들도 이제 슬슬 왕에 대해서 알것이다.

“그래봐야 증거가 없잖아.”

- 이미 원하는 것은 얻었으니 그만하는 것이 어쩌더냐?

“거절하지. 그래도 나도 이제 슬슬 그만할 생각이니까 너무 그렇게 보체지마. 한 4일 정도만 더 하고 끝낼 거야. 마침 적당히 누명 씌울 녀석들도 있으니 그 녀석들에게 누명이나 씌우지 뭐.”

- 이런 식으로 악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릴 생각이더냐?

“어디가 어때서? 확실하게 좋잖아? 나도 좋고 너희도 좋고. 서로서로가 좋은 거지. 윈윈전략 아니겠어?”

- 후우... 내가 너무 약해진 것인지 아니면 왕이 너무 해진 것인지..

“네가 너무 약해졌지. 아니 너 같은 경우는 마음의 자비가 너무 많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누가 보살아니라고 할까봐. 옛날 같았으면 신경도 쓰지 않았을 거야.”

- 그것은 과거의 일. 내가 다시 아수라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왕이여.

“알아.”

- 그래도 끝내 준다고 하니 다행이구나.

“물론 너무 오래 끌어서 나도 좋을 것 하나 없으니까. 그들도 한계인 것 같고. 최소한의 음식은 제공하고 있지만 역시 이제 슬슬 한계지. 나이도 있고 하니까.”

- 그것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안 주면 네가 강제로 뭔가 가져다 놓았을 거잖아.”

처음에는 본래 음식도 주지 않고 시간이 지나서 죽으면 그냥 시체는 버리고 계속 이동할 생각이었지만 태천은 이건 좀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도 최소한의 음식은 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천수천안보살. 그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고 말이다. 괜히 그녀가 더 마음이 약해져서 그들을 어디로 옮기는 것 보다는 이게 더 낳았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역시 너 너무 착해진 것 같아.”

- 보살이니까.

할 말이 없었어진 태천이었다. 그녀는 보살이다. 만인에게 자비를 베푸는 보살.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으로 사람들을 보살피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비록 전혀 다른 세상의 신이고 강제로 신이 된 것이기도 하지만 그녀는 그러한 신이다.

아수라였던 기억이 있어도 그녀는 이제는 천수천안보살이다. 이제 이 이름에 맞게 행동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도 아수라였던 시절의 특성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이제 그것도 정말로 많이 사라졌다.

“너를 내 옆에 계속 두는 것이 잘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 왜 그렇게 생각하지?

“앞으로 내가 나쁜 짓만 하면 네가 엄청 떠들것 같거든.”

- 물론이다.

“너를 진지하게 카드로 돌려 보내는 것을 생각해 봐야겠어.”

- 거절하겠다. 왕이여. 본디 왕이라면 쓴소리를 하는 충신을 옆에 두어야 하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왕은 참으로 제대로 된 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있으니까.

“왜 왕들이 감언이설에 넘어갔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고대에 성군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이런 잔소리를 어떻게 하루 종일 듣고 살았을까?

- 나는 왕의 수하. 왕의 말을 최우선적으로 할 것이다. 하지만 왕이여. 항상 사람을 불쌍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그들 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가졌다. 그들을 위해서 그 힘의 일부분을 써도 우리에게 하등 나쁠 것이 없다. 조금의 귀찮음은 후에 큰 것으로 돌아 올 것이다.

“그래서 학교 만들잖아.”

- 그건 매우 잘한 일이다.

“에휴. 그래 그래. 그러니까 그만해라. 제발. 아주 말려 죽이려고 작정을 했어.”

태천이 납치를 시작한 후 학교에 대한 허가가 떨어지기 까지 이틀 걸렸다. 그 이후 천수천안보살은 10분이 멀다 하고 계속 태천을 쪼았고 여기에 태천은 오기까지 생겨서 더욱 버텼지만 이제 항복이었다.

‘뭐 이 정도면 되겠지.’

물론 얻을 것을 다 얻은 것은 말 하지 않아도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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