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화
“누나가 너를 싫어하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 이번 정보를 말해주면서 너에 대한 이야기도 좋게 해줄게.”
- 그렇게 해주면 고마울 뿐이지. 그러면 이만.
그리고 통화를 끊은 바니였다. 하지만 태천은 다시 전화 통화를 하였는데 당연히 그 대상은 이 정보를 알아야 할 사람이었다.
- 무슨 일이야? 태천아.
화상 통화가 아니라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했다. 평생 들어 온 목소리인데 모를 리가 없었다.
“누나.”
- 응. 왜?
“바니에게 연락이 왔어.”
- .... 아직 살아 있구나.
“하하. 목숨은 끔찍하게 챙기는 놈이잖아. 그보다 누나. 이번에 바니가 재미있는 정보를 주더라고.”
- 재미있는 정보?
“천신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했어.”
- 천신문이?
“응. 여러 곳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하더라고. 그들의 목표는 당연히 문주의 자리고.”
- 문주의 자리라면... 이미 내것이나 다름 없는 거야. 그것을 탐내고 있다고?
“반란이라는 것일 수도 있지. 혼란을 틈타서 누나가 문주 자리를 차지해 버렸으니까. 혈육이라는 것도 한몫했지. 하지만 아직까지 그들이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야. 누나도 알고 있었잖아. 그들을 억누르기 위한 힘을 아직 누나는 보여주지 못 했어.”
천신문의 문주로 등극하면 반드시 해야 할 일중 하나가 전 세계에 있는 지부장들과의 비무다. 이 비무에서 만약에 지부장이 승리하면 그가 문주가 될 수 있다. 천신문의 논리는 간단하다. 너무나도 심플하다. 강자존.
강자가 모든 것을 가진다. 그렇다고 일정한 선을 넘지도 않는다. 결코 약자를 괴롭히지 않는 것. 그리고 악을 철저하게 멸하는 것. 이렇게 3가지가 천신문이 만 년간 내려 올 수 있는 이유다.
철저하게 이 3가지를 강조하였고 오로지 이 3가지가 천신문의 절대적인 규율이며 문주라고 해도 이 3가지 규율에 어긋난다면 바로 죽는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으며 강력한 힘도 가지고 있는 천신문. 그들은 유럽, 아시아에서 적수가 없는 명실 공히 최강의 문파이자 전 세계 최강의 단일 단체다. 전 세계와 싸울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말이다.
- 그것을 빌미로 문주의 자리를 노린다. 이거야?
“내 예상이지만 그럴 걸? 자세한 것은 그 녀석도 이야기 안했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누나가 자세히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아.”
- 알았어. 그리고 정말로 마음에 안들지만 죽이지는 안는다고 전해줘.
“하하. 알았어.”
그리고 통화를 끊은 태천이 말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그러자 태천의 그림자에서 어둠으로 이루어진 무언가가 천천시 솟구쳤다.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 어리석은 질문. 나라면 옛날에 죽였다.
“하긴. 그렇겠지...”
태천의 그림자에 있는 몬스터. 9레벨의 그림자 사냥꾼을 12레벨까지 강화시킨 12레벨의 그림자 지배자다. 이름 그대로 그림자를 마음대로 다루는 능력과 그림자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태천의 그림자에 머물고 있지만 태천이 원하면 전 세계를 움직이며 여러 가지 정보 수집도 덤으로 하고 있다.
현재 태천이 소환한 12레벨의 몬스터는 이 그림자 지배자까지 포함시키면 9마리. 하지만 호위이기 때문에 이 그림자 지배자는 소환하고 조정하는 몬스터에서는 제외시켰다.
- 정보를 모을까?
“갔다와. 자세히 좀 알아야 겠어.”
- 그러지.
그리고 어둠이 다시 어둠으로 사라진다. 이것으로 태천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상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는 이제 자신의 누나인 희선에게 달려 있었다.
“하긴. 어리석은 질문이네. 나도 못 이기는 누나를 평범한 인간들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는데 말이야.”
그 말과 함께 태천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늘도 날씨가 참 좋다고 생각했다.
* * * * * * * * *
“무슨 일이야?”
“태천이에게 연락이 왔었어.”
“그래서?”
“마침 잘되었다고 생각해 지금 회의중에 연락이 와서 다행이야. 다시 모이라고 했으면 서로 귀찮았을 테니까.”
“상당히 중요한 일인 모양이군.”
“중요한 일이지. 피터에게도 그리고 너도.”
희선의 말에 희선의 맞은 편에 앉아 있는 피터와 그의 옆에 있는 30대 청년이 말했다.
““우리와?””
“천신문에서 움직인다고 해. 물론 지부들이지만. 그들의 목적은 아무래도 비무를 통해서 나를 껵는 일인 것 같아.”
“그러면 걱정할 필요 없잖아. 누가 너를 이길 수 있다는 거야? 너랑 같이 시간이라도 멈출 수 있는 또 다른 초능력자가 나타나면 모를까.”
“이번에는 나도 그의 말에 찬성이다. 애초에 인간과의 싸움은 너와 성립이 되지 않아. 몬스터들도 너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 수준의 몬스터가 아닌 이상 네가 잡지 못 하는 몬스터는 없다.”
희선의 능력인 시간을 조정하는 능력. 거기에 함께 있는 뇌전의 초능력까지. 이 2가지만으로도 희선을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없다고 보면 된다.
시간을 멈추고 느긋하게 걸어가서 감전 시키면 그 사람은 죽는 것이니 말이다. 몬스터도 마찬가지다. 희선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 수준의 몬스터가 아닌 이상 희선이 잡지 못 하는 몬스터는 없다.
태천의 경우도 말도 안 되는 사기적인 존재라고 하지만 그 태천 보다 더한 경우가 바로 희선이었다. 피터들이 알기로는 고작 비무 따위에 희선이 걱정할 일은 전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상대가 누가 되더라도 시간 자체를 멈춰 버리는 신과 같은 힘에 대항 할 수 있는 인간은 없으니까 말이다.
“알아. 내가 걱정하는 건 비무가 아니야.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들의 다른 수단이야. 비무에서 진다고 그들이 순순히 물러날까? 내가 가진 힘은 굉장하지.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 모두를 보는 것만으로 무릎 꿇게 만들 정도가 아니야. 시간을 멈춘다는 것이 발목을 잡았어.”
“흐음... 확실히. 시간을 멈춰봐야 그들은 아무것도 인지하지 못 할테... 그렇다고 암기 가튼 것을 던진다고 해서 그들이 납득할 리가 없지. 전대 문주와 대등하거나 더 강한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거겠지?”
“그렇다는 거지. 그렇다고 그들을 모조리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희선의 말은 간단했다. 시간을 정시키는 능력. 굉장하다. 신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을 정지시키는 엄청난 위용을 보여주고 싶지만 시간이 정지되어 있다.
즉 다른 존재들은 희선의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사고도 멈춘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희선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들이 알수 있을 리가 만무. 그렇다고 이 능력을 공개적으로 말하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크다.
이 능력 덕분에 생기는 매트리는 매우 많다. 그것을 모두 포기하고 차지할 정도로 천신문의 문주라는 자리가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한 복수의 수단 중 하나 일 뿐이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
그렇게 중얼거린 후 희선이 피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금 도와줄 수 있겠어?”
“언제든지.”
“S급 헌터들에게 전해. 지금부터 움직이지 말라고. 최근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일 했으니까 이제 슬슬 쉬어야지.”
“전부에게 말인가?”
“전원에게. 그 휘아의 모든 헌터들까지 전부.”
“... 응하지 않는 이들도 있을 거다. 그 요구는 너무 커.”
“안 그러면 시간을 멈춰준다고 전해.”
“그렇게 하기는 하겠지만 지금도 그들이 쌓인 불만은 네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다. 더 이상 그들을 압박하는 것은 좋지 않다. 희선.”
“알고 있어. 그러니 말해.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더 이상 내가 그들을 협박하고 일을 시키는 경우는 없을 거야. 그렇다면 그들도 움직이겠지.”
“그들이 믿을까?”
“믿지 않으면? 나를 죽이기라도 할 거야? 무슨 수로 그들이 나를 죽이겠어? 독을 먹여도 시간을 멈추고 해독약을 찾으면 그만이야. 아니면 시간을 극단적으로 느리게 흐르게 할 수도 있고 여차하면 그들을 먼저 다 죽이고 나도 같이 죽을 수도 있지. 그들도 멍청하지 않아. 무엇보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켰어. 그러니 이건 내 신뢰의 문제야. 그들도 그것을 알고 있을 테고.”
“후우... 일단 말한 대로 하겠지만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나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너는 내 편이잖아? 안 그래?”
희선이 미소 지으며 말하자 피터는 얼굴을 붉히고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허험. 그러면 먼저 일어나지.”
그리고 도망치듯이 나가는 피터를 보며 남아 있던 청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남자가 저래서야 원...”
“그러는 너도 바쁘게 움직여야 해. 최대한 지부들의 동요를 줄여야 해. 그들이 모두 움직여도 이곳에 있는 여러 지부들만 동요하지 않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그래야지. 그러면 나도 그만 나갈게. 아 참. 요즘 딸내미가 보고 싶다고 하는데 언제 시간 한 번 내주겠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렇게 할게.”
“시간 나면 연락해줘.”
그 후 사내마저 방 밖으로 나가자 희선은 NC화면을 조작하며 지금까지 모아놓은 자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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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참을 초월하겠다!!! 독자!!!!!